보일러를 스스로 알기



  보일러를 스스로 아는 길은 여럿일 텐데, 저는 여러 길 가운데 손수 보일러를 장만해서 집에 붙이는 쪽으로 나아갑니다. 지난주에는 순환펌프가 맡은 일을 조금 더 깊게 배웠고, 오늘은 순환펌프에서 콘덴서라고 하는 작은 전자장치가 하는 일을 조금 더 넓게 배웁니다. 이 배움길을 걸으면서 돌아봅니다. 어릴 적에 누가 저한테 보일러 배관이나 손질이나 새로놓기를 가르친 적이 있는가 하고요. 아이 손힘으로는 보일러를 놓거나 손질하기는 만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서 어느덧 아귀힘이 부쩍 세지는 날을 맞이해요. 어릴 적에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어른이 되어서 무엇을 어디에 맞추어야 할는지 모르겠지요. 콘덴서 다음으로는 또 무엇을 배우려나 헤아려 봅니다. 조금 더 깊고 넓게 배우면, 아마 스스로 난로를 뚝딱뚝딱하는 길까지 배우려나 하고 어림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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