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군 君


 김형수 군 → 김형수 / 김형수 님

 군은 앞으로 → 그대는 앞으로 / 자네는 앞으로

 군에게 실례되는 → 그대한테 잘못한 / 자네한테 옳지 않은


  ‘군(君)’은 “1. (성이나 이름 뒤에 쓰여) 친구나 아랫사람을 친근하게 부르거나 이르는 말 2. 듣는 이가 친구나 손아래 남자일 때 그 사람을 조금 높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하게할 자리에 쓴다”고 하지만, 일본에서 아주 흔히 쓰는 말씨입니다. 한국에서도 이 말씨를 고스란히 받아들여서 쓸 만할까요? 또는 오랜 한국 말씨를 헤아려서 수수하게 쓰는 길이 나을까요? 한국에서는 ‘씨’라는 말씨도 잘 안 붙입니다. 그냥 이름만 “형수”나 “김형수”라 하지요. 또는 ‘-이’를 뒤에 붙일 수 있고, ‘님’을 뒤에 붙여 보아도 됩니다. ‘군’을 따로 부름말로 삼으려 할 적에는 ‘그대’나 ‘자네’나 ‘너·네’로 고쳐 줍니다.



내가 얌권군에게 물었다

→ 내가 얌권이한테 물었다

→ 내가 얌권님한테 물었다

→ 내가 얌권한테 물었다

《회사를 해고하다》(명인, 삼인, 2018) 186쪽


야노 군은 나보다 7살쯤 어리지만 우리는 취향이 비슷해 대화가 잘 통한다

→ 야노는 나보다 7살쯤 어리지만 우리는 비슷한 것을 좋아해 얘기가 잘 된다

→ 야노 님은 나보다 7살쯤 어리지만 비슷한 것을 좋아해 말이 딱딱 맞는다

《다이스케, 아스파라거스는 잘 자라요?》(오치 다이스케/노인향 옮김, 자연과생태, 2018) 95쪽


군 등이 아직도 직접 제작해 보기 전에 붓으로만 쓰는 말은

→ 그대들이 아직 손수 찍어 보기 앞서 붓으로만 쓰는 말은

→ 자네들이 아직 손수 해 보기 앞서 붓으로만 쓰는 말은

《조선 영화의 길》(나운규, 가갸날, 2018) 11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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