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 손질하다



쓰기란 어렵지 않다. 그저 쓰면 된다. 쓰기는 우리 마음 드러내기이니 우리 마음을 스스로 읽고 고스란히 펴면 된다. 다만, 이렇게 쓴 글을 어디에 싣거나 책으로 엮자면 손질해야 한다. 처음 써 놓은 글을 토씨 하나 안 고치고 싣는다든지 책으로 엮을 수도 있지만, 내 마음에서 울린 이야기를 이웃한테 한결 넓고 깊게 들려주면서 뜻을 나누고 싶다면 ‘손질하기’를 거쳐야 한다. 손질하기 가운데 하나는 교열과 교정이다. 다시 말해서, 글쓰기만 헤아린다면 굳이 손질하기라는 길을 거치지 않아도 되고, 교열과 교정이라는 길도 안 거칠 만하다. 책으로 거듭나는 글이 되기를 바란다면, 글쓰기에 20이라는 품을 들였다면 손질하기에 80이라는 품을 들여서 100이 되도록 할 노릇이다. 한 번 마무리한 글을 자꾸자꾸 손질해야 하고, 때로는 통째로 다시 써야 한다. 아주 갈아엎는달까. 출판사에 편집자가 있는 까닭을 생각해야 한다. 글을 쓰는 이는 편집자가 바라는 대로 모두 받아들여서 글손질을 해야 글이 발돋움하고, 글을 쓰는 손길도 자란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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