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바위



  돌·바위는 크거나 무거운 몸을 저 스스로 가장 마음에 드는 자리에 둔다. 그때까지 구르고 움직이면서 ‘언제까지나 머물 터’를 찾아나서는데, 드디어 ‘한 자리’를 찾아서 ‘몸이 머물’면, 이제 ‘몸을 떠나 마음으로 나들이’를 나선다. 돌·바위는 온누리·별누리 어디로나 즐겁고 홀가분하게 나들이를 다니는데, 누가 돌·바위를 만지거나 안으면 제 몸으로 바로 돌아와서 그동안 나들이를 다닌 이야기를 들려주고 보여준다. 돌·바위를 만진 이가 사람이든 풀벌레이든 뱀이든 짐승이든. 새벽 네 시에 바위가 마음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림을 보여주네. 나는 바윗소리를 가만히 마음으로 듣고서 옮겨 적었다.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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