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는 안경을 벗고 눈을 비비더니 줄곧 자기를 주시하던 타이웨이에게 자료를 건넸다.

“범인은 남자고 나이는 25~35세 정도, 키는 175센티미터를 넘지 않고 분명 마른 체격일 겁니다.”

 

타이웨이는 팡무를 응시하다가 몇 분 뒤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게 다인가?”

“네, 그게 답니다.”

팡무는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

 

 

타이웨이는 크게 실망했다.

팡무가 딩수청이 말한 것처럼 범인의 외모, 생활환경, 가정환경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묘사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모호한 결론만 내렸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팡무가 판단한 내용은 그다지 쓸모있는 단서가 아니었다.

그렇게 잔인한 수단을 쓰는 건 대개 남성이고, 대다수 연쇄살인범의 나이는 마흔을 넘지 않았다. 현장에서 발견한 용의자의 족적을 보면 범인의 키와 몸무게를 유추할 수 있었다.

현장에 남은 흔적은 범인과 피해 여성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있었던 걸 말해주는데 이는 범인의 힘이 세지 않다는 걸 의미했다.

 

“이 자료들과 현장사진으로 제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그게 전부예요.”

팡무는 타이웨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것처럼 말했다.

이윽고 몇 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범인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무슨 문제인지는 저도 확실치 않고요.”

흥, 범인이 변태라는 건 바보도 알겠구만! 타이웨이는 속으로 구시렁거렸다.

 

 “변태와 정신장애는 달라요.” 타이웨이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불과 몇 분 사이에 두 번이나 자신의 속마음을 팡무에게 들켰다는 걸 알았다.

자신이 놀랐다는 걸 감추기 위해서 타이웨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팡무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래, 고맙네. 혹시라도 자네 도움이 필요하면 또 연락하지. 그럼.”

팡무가 타이웨이의 손을 잡았다. 열기라고는 없는 차가운 손이었다.

“다시 볼 일 없는 게 좋을 겁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타이웨이가 놀라서 눈썹을 치켜 올렸다.

“우리가 다시 본다는 건 또 한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뜻일 테니까요.”

타이웨이는 입을 열다 결국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섰다.

 

 

농구장을 나오던 타이웨이는 궁금증에 다시 뒤를 돌아봤지만 팡무는 이미 벤치를 떠나고 없었다.

옆으로 시선을 돌리자 등진 채 홀로 공을 던지는 팡무의 모습이 보였다.

날이 저물어 농구장에 남아 있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어둠이 내려앉으면서 팡무의 실루엣은 점차 희미해졌다.

 

 

그저 끊임없이 올라가는 손과 농구공 이 하늘에 그리는 궤적만 알아볼 수 있을 뿐이었다.

 

 

 

 

 

 

 

<심리죄:프로파일링> 사전연재 마지막 회입니다.

2018년 3월 21일 전국의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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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jbjbjbijnijnik 2018-04-13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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