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이 답이다 - 진화 심리학자의 한국 사회 보고서
전중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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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진화심리학에 대한 짤막한 에세이들로 엮여 있는 책이다. 이미 진화 심리학에 대해서는 많은 책들이 출간되었고 내용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진화심리학에 대한 편견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저자는 일단 진화심리학이 과학이라고 생각하며, 과학으로 증명된 이론으로 이 사회를 좀 더 살기좋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피력한다.

 

물론 진화심리학이 프로이트류의 심리학에 비해 진화적 가설에 대한 과학적 실험들로 여러가지 사회현상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폭력이나 살인, 아동학대, 여성차별의 문제등을 진화심리학이 인간의 본성이라 어쩔 수 없는 듯 설명한다고 하여 기피하고 과학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저자는 서문에서 "진화 심리학은 논쟁이 벌어지는 어떤 행동이 왜 일어나는지, 어떤 조건 하에서 그 행동이 줄어들지 설명함으로서 이를 장려 또는 억제하는 정책에 따르는 이득과 손실을 보다 정확히 가늠하게 해준다"고 주장한다. 암이 발생한다고 암치료를 멈추지 않듯이 인간본성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킨다고 인간에 대한 변화가능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 책은 일반인들이 매우 접근하기 편하게 쓰여졌다. 더구나 한국적 상황에 대입되는 예시들이 많아서 읽어내리기도 매우 친숙하다. 더구나 최근 벌어지는 여성혐오나 테러리즘, 갑질에 대한 문제, 계부모의 학대문제, 타인을 도와 주는 문제, 성매매, 등에 대한 심리적 분석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타당해 보인다. 물론 지면에 발표한 글들을 모아서 편집한 탓인지 중복되는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그렇게 심하지 않다. 무엇보다 전문 서적이 아니고 대중입문서의 경우라 이해하기 더 쉬운 면이 있다.

 

그럼에도 본성을 안다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본성을 어떻게 억제되는가 또는 발현시키는가의 문제는 또 다른 영역의 문제일 수 있다. 물론 여러가지 예시를 통해 조그만 해답을 던져주는 친절함을 베푸는 면도 있지만, 입문서이다 보니 그 해결책이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면도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좀 아쉽기는 하다.

 

이제 진화 심리학의 분야에서 국내 연구원들의 저서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다. 외국의 사례와 실험만이 아니라 이 땅에서 벌어지는 사례와 실험으로 좀더 풍부한 인간에 대한 성찰이 이루어지길 기대하면서 이 책이 그 길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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