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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광고는 소비자의 마음을 훔친다.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 감성에 제대로 전달하는 광고는 소비자들의 뇌리에 남는다. 그런데 기괴하거나 불쾌감을 주는 광고도 있다. 비록 짧은 광고이지만 임산부, 노약자, 심약자는 감상을 자제하기 바란다.

 

 

 

 

  

 

 

 

쓸쓸한 분위기가 감도는 벌판에 정체불명의 아이가 달려오면서 등장한다. 영상 속에 흐르는 배경음악이 음산하다.

 

 

 

 

 

아이의 모습을 클로즈업한 장면이 나온다. 아이는 가면을 썼다. 그런데 가면의 표정이…‥. (흠좀무)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이 영상은 2000년 한화가 출시한 마이크로아이(MICROi) 휴대폰 광고. 가면을 쓴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아이라는 별명이 붙여진 휴대폰을 의미한다. 이 광고가 무섭다는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방송 중단이 됐다고 카더라.

 

 

 

 

 

 

 

 

 

 

 

 

 

 

 

 

  

* 게르트 호르스트 슈마허 신화와 예술로 본 기형의 역사(도서출판 자작, 2001)

    

 

 

광고에 나오는 아이의 모습은 영락없이 난쟁이. 밤중에 문제의 광고를 보면 난쟁이가 아이의 유령으로 보이기도 한다. 아이의 모습에서 연골이영양증 환자의 특징을 볼 수 있다.  연골이영양증은 연골 성장의 결함으로 인해 사지가 짧아지는 유전병이다. 짤막한 사지, 지나치게 커 보이는 머리, 그리고 안장코는 난쟁이들에게 나타나는 신체적 특징이다.

 

 

 

 

 

 

 

 

 

 

 

 

 

 

 

 

 

 

 

 

 

 

 

 

 

 

 

 

 

 

 

 

 

 

 

 

 

 

 

 

 

 

 

 

 

 

* 자닌 바티클 벨라스케스 : 인상주의를 예고한 귀족화가(시공사, 1999)

* 노르베르트 볼프 벨라스케스(마로니에북스, 2007)

* 서경식 나의 서양미술순례(창비, 2002)

* 나카노 교코 무서운 그림으로 인간을 읽다(이봄, 2012)

* 나카노 교코 내 생애 마지막 그림(다산초당, 2016)

* 강상중 구원의 미술관(사계절, 2016)

    

 

 

난쟁이는 볼거리 집착의 희생양이었다. 어릿광대로 분장한 난쟁이가 묘기를 부리는 모습은 왕족, 귀족들에겐 박장대소하며 보는 색다른 오락이었다. 17세기 스페인의 국왕 펠리페 4(Philip )는 난쟁이들을 항상 곁에 두었다. 궁정에 지내는 난쟁이들은 왕세자나 공주의 놀이 상대였다. 왕의 전속 화가 벨라스케스(Velázquez)는 왕족 같은 권력층뿐만 아니라 비천한 신분의 난쟁이도 그림의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난쟁이와 나란히 선 발타사르 카를로스는 궁정에서 일하는 난쟁이를 처음으로 그린 그림이다. 발타사르 카를로스(Baltasar Carlos)는 펠리페 4세의 왕세자다. 그림의 제작연도는 1632, 이때 왕세자의 나이는 세 살이었다. 왕세자와 난쟁이가 서 있는 구도가 대조적이다. 세 살짜리 왕세자와 난쟁이의 키가 얼추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벨라스케스는 꼬마 왕세자의 위엄을 한층 돋보이려고 왕세자를 그림 정중앙에 서 있도록 했다. 난쟁이는 왕세자의 위치보다 좀 더 낮은 쪽에 서 있다. 왕세자와 난쟁이의 신분은 하늘과 땅 차이다. 두 사람이 서 있는 위치는 신분 간의 차이를 의미한다. 하지만 죽음에는 정해진 순서가 없다. 신분과 관계없이 모든 인간은 닥쳐오는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여야 한다. 왕세자는 16살에 병을 앓아 세상을 떠나고 만다.

    

 

 

 

 

궁정 난쟁이 프란시스코 레스카노의 초상화는 육체적, 심리적 사실성을 동시에 재현(자닌 바티클, 89)’한 걸작이다. 관람객들의 시선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은 레스카노의 얼굴이다. 레스카노는 약간 모자란 듯한 표정을 지은 채 정면으로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레스카노는 바보 연기를 잘하는 어릿광대였을지도 모른다. 벨라스케스는 비천한 신분의 난쟁이를 존엄성 있게 묘사했다. 이 그림을 보면 레스카노는 육체의 장애를 가지고 있어도 마음은 다 자란 성인보다 건강한 사람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 유경희 《가만히 가까이(아트북스, 2016)

 

 

 

그는 오른쪽 발을 앞으로 내뻗은 채 앉아 있다. 발은 남근을 상징한다. 앞으로 우뚝 솟은 한쪽 다리, 그리고 자신 있게 내민 발. 레스카노의 자세를 남근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궁정 난쟁이가 지녀야 할 긍지와 자부심이 없으면 저런 당당한 자세가 나올 수 없다. 만약 벨라스케스가 평범하게 앉아 있는 레스카노의 모습을 그렸다면 이 그림은 볼품 없고, 얼빠진 궁정 어릿광대의 초상화로 남게 되었을 것이다.

 

벨라스케스는 왜소한 몸에 갇힌 사람들의 영혼(나카노 교코, 116)’을 사실적으로 그려낼 줄 알았다. 돈 세바스티안 데 모라의 눈빛은 관람객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서경식은 그의 눈빛을 바라보면 난쟁이가 생전에 봤던 것들도 보인다고 말했다. 그것은 바로 낙일(落日)의 우울이 드리워진 스페인 궁정의 깊은 어둠(101)’이다. 강상중은 난쟁이가 수심이 가득하지만, 뭔가 깨달은 듯한 철학자와 같은 눈(28)’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펠리페 4세가 살았던 스페인 궁정에 죽음의 그림자가 덮쳤다. 명문가의 혈통을 유지하겠다는 명목으로 행해진 근친혼이 유전병의 원인이 되었고, 펠리페 4세의 아이들은 예상치 못한 죽음에 속절없이 쓰러졌다. 펠리페 프로스페로(Felipe Próspero) 왕세자는 방울이 달린 여자 옷을 입고 지내야 했다. 그 당시에 왕자가 입은 여자 옷은 죽음을 부르는 마귀를 막는 부적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프로스페로도 4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왕족은 난쟁이의 묘기를 보면서 근심과 불안을 잊으려고 했다. 고귀한 유전병 환자들이 비천한 유전병 환자들의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보면서 위안으로 삼았던 상황이 아이러니하다. 벨라스케스와 궁정 난쟁이들은 무시무시한 운명 앞에 무력한 왕족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이들이 궁정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은 같았을 것이다. 죽음은 넘나 무서운 것. 누구도 죽음을 비껴갈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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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7-07 16: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불쾌한 골짜기에 빠진것 같은데요....

만약 저 마이크로 아이의 얼굴 크기가 줄어들고 이목구비의 비율이 비장애 인간에 완전히 가까워서 유전병자처럼 보이지 않았다 하더라도 저렇게 구성된 얼굴의 색, 질감, 이목구비의 형태 자체가 불쾌한 골짜기에 이미 빠져 있어서 불쾌감을 유발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cyrus 2017-07-08 10:0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어렸을 때 저 광고를 봤는데 불쾌한 기분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저 광고를 잊지 못합니다. 문제의 광고가 1999년에 나왔다면 세기말적 분위기에 잘 어울렸을 겁니다. ^^;;

블랑코 2017-07-07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납량특집이었던 걸까요. 대체 어떤 생각으로 기획한 건지 무섭습니다

cyrus 2017-07-08 10:04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뿐만 외국(특히 일본)에도 기괴한 광고가 나옵니다. 저런 광고를 보고 ‘약 빤 광고’라고도 합니다. ^^;;

꼬마요정 2017-07-07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펠리페4세의 아이들이 죽을 때 같이 있던 난쟁이들을 순장하거나 하지는 않았나봅니다. 권력자의 죽음에 희생된 이들이 너무 많아 가끔 저도 모르게 이런 무서운 생각이 들 때가 있네요.

고귀한 유전병 환자와 비천한 유전병 환자라... 표현이 참 맘 아픕니다만 정말 정확한 설명이네요.

cyrus 2017-07-08 10:06   좋아요 0 | URL
스페인 왕족들은 난쟁이를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자기들이 필요할 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과 같은 존재로 여겼어요.

2017-07-07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7-08 10:09   좋아요 1 | URL
난쟁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까요? 아직 성장기가 오지 않은 아들의 키를 걱정하는 부모들이 있어요. 그리고 남자 아이는 무조건 키가 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2017-07-07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7-08 10:12   좋아요 1 | URL
유튜브에 있는 영상을 가져온 것입니다. 글쓰기 기능 중에 ‘동영상 넣기’가 있어요. ^^

http://blog.aladin.co.kr/zigi/7378077 링크된 주소에 들어가면 동영상을 넣는 방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7-07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렸을 적 봤던 미드 중에서 천재 컴퓨터 공학자지만 난쟁이를 주인공으로 한「맥케이」라는 드라마가 생각나네요.. 당시 「맥가이버」는 재밌게 보면서도 「맥케이」는 그러지 못했던 것을 보면 마음의 문제라 생각되기도 하네요...

cyrus 2017-07-08 10:16   좋아요 1 | URL
맥케이, 처음 들어봤어요. 궁금해서 검색해봤는데요, ‘맥케이’만 입력해도 나오지 않았어요. 더 찾아보니까 미드 제목을 발견했습니다. ‘마법사 맥케이’였습니다. MBC에 방송되었군요. ^^

겨울호랑이 2017-07-08 10:21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워낙 오래 전 일이라 기억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 자료가 거의 없을 거예요.
 
가만히 가까이 - 배꼽에서 눈물까지, 디테일로 본 서양미술
유경희 지음 / 아트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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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어느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은 사진을 각각 다른 방식으로 본다고 한다. 심리학 연구팀은 남녀 대상으로 다양한 사진과 그림을 보여주고, 그들의 시선이 어디에 머무는지 관찰했다. 이들의 시선이 공통으로 머문 곳은 눈과 손과 같은 신체 부위였다. 그러나 여성은 남성과 비교하면 사람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얼굴 아랫부분이나 다른 신체 부위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여성이 타인의 시선을 마주치는 부담감을 피하려고 의도적으로 다른 쪽으로 시선이 향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림을 바라보는 남녀의 시선은 초점산점(散点)’에 비유할 수 있다. 초점은 사물의 중심 부분을 바라보는 하나의 고정된 시선이다. 초점의 반대말인 산점은 여러 곳으로 분산된 시선이다. 이 두 가지 시선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시점을 이동하면서 그림을 살펴본다. 마음에 드는 그림의 세부 묘사를 발견하면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지그시 바라본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그림의 세부 묘사를 깊이 있게 관찰할 수 있다. 가만히 가까이(아트북스, 2016)는 서양 미술 속 몸과 몸짓을 좀 더 세밀히 접하고, 자기만의 시선으로 그림을 느껴보는 취지로 쓰였다. 이 책에 나오는 글은 네이버에 연재한 몸으로 본 서양미술을 수정 · 정리한 것이다.

 

저자처럼 그림 속 몸을 꼼꼼하게 훑어보면 그 그림 전체가 새롭게 보인다. 따라서 디테일(detail)을 살펴보고 음미하는 것은 그림을 이해하는 데 더없이 좋은 방법이다. 사람마다 그림을 보는 시선의 흐름은 다르다. 그러나 색다르게 보는 것을 즐길 줄 아는 여유가 있다면 눈이든, 코든, 입술이든, 그림의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다. 저자가 천착하는 주제는 몸의 섬세한 매력이다. 미술에 재현된 몸 속에 절망과 웃음과 눈물을 지닌 하나하나의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렘브란트(Rembrandt)는 고통, 상처, 절망의 상황에서 자화상을 그렸다. 그는 자화상 제작을 통해 절망감에 휩싸인 세상에서 희망으로 상징되는 예술의 본질을 알아보려 시도했다. 자화상 속 화가의 눈은 인간적 체취와 고독을 강하게 느끼게 한다. 렘브란트의 눈빛이 무언의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자신의 얼굴이 화가가 지녀야 할 자긍심이 남아있는 영혼의 얼굴이라고.

 

 

 

 

 

     

케테 콜비츠(Kathe Kollwitz)죽은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눈물을 주제로 한 글의 제목 액체로 된 포옹에 잘 어울리는 그림이다. 그 그림을 보면 죽은 아이의 가슴팍에 묻고 흐느끼는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세상의 슬픔을 끌어안으며 피눈물로 새긴 그림을 생각하면 4년 전 진도 바다 한가운데서 생긴 거대한 환부의 흉터가 생각난다. 콜비츠의 그림은 가라앉고, 녹슬어버린 환부의 흉터를 만져보라고 우리의 손길을 천천히 잡아끈다.

 

 

    

 

 

프리다 칼로(Frida Kahlo)는 자신의 여동생에게 향한 남편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의 애정 편력을 알고는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잘라버린다. 그녀가 머리카락을 자르는 행위는 남편에게 보내는 복수의 신호이며 새로운 삶의 길을 찾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책에 나오는 모든 그림을 오랫동안 관찰하면 그 속에 들어있는 예술가의 의미를 알아낼 수 있다. 저자가 알려준 대로 그림을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 마음 가는 대로 그림의 디테일에 다가서는 일은 자유로운 유희다. 독자는 거기서 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자유롭게 그림을 매만지고 느껴볼 때 비로소 미처 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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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5 2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7-06 15:27   좋아요 0 | URL
이야기가 숨어 있는 그림에 매력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그림도 잘 보면 재미있는 것이 있어요. ^^

yamoo 2017-07-05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사이러스 님 리뷰를 보니, 약간은 나열식인거 같은데, 책의 내용은 볼만한가요? 별이 4개니, 저도 구경은 한 번 해 봐야 겠습니다~

cyrus 2017-07-06 15:29   좋아요 0 | URL
손, 눈, 입술, 가슴, 엉덩이, 털, 발, 신체 부위와 몸짓을 주제로 그림을 소개한 책입니다. 책의 판형은 크지 않습니다. ^^

나와같다면 2017-07-06 0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밀란 쿤데라 <정체성>
자식의 죽음에 대한 절망을 이보다 더 처절하게 쓴 글을 나는 알지 못한다
이 글을 읽고 또 읽는다

˝ 내가 감히 이 세계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네가 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cyrus 2017-07-06 15:37   좋아요 0 | URL
케테 콜비츠도 죽은 아들에 대한 슬픈 감정을 글로 기록했습니다. 그녀는 아들의 죽음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참기 힘든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원전 6세기, 그리스의 가장 큰 섬인 크레타에 에피메니데스(Epimenides)라는 사람이 살았다고 한다. 그는 모든 크레타 섬 사람들은 거짓말쟁이다라는 말을 했다.

 

 

 

 

 

 

 

 

 

 

 

 

 

 

 

 

* 마틴 가드너 이야기 파라독스(사계절, 2003)

 

 

 

문제는 그도 거짓말을 일삼는 크레타 사람 중 한 명이다. “모든 크레타 사람은 거짓말쟁이다라는 말이 참이라면 그는 거짓말을 한 것이다. 반대로 모든 크레타 사람은 거짓말쟁이다라는 말이 거짓이라면 그는 참말을 하고 있다. 도대체 어느 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헷갈린다. 에피메니데스의 한 마디는 이처럼 스스로 진실이면서 거짓이고, 거짓이면서 진실이기도 한 모순의 연속이다. 논리학에서 지금까지도 논쟁거리가 되는 거짓말쟁이의 역설(Liar Paradox)’이다. (마틴 가드너, 15)

  

1947, 명제의 참과 거짓을 판별하는 프로그램이 내장된 논리 기계가 처음으로 미국에서 개발되었다. 기계 개발자들은 이 기계에 거짓말쟁이의 역설을 입력해봤다. 그러자 기계는 시끄러운 기계음을 내면서 참, 거짓, , 거짓을 교차하는 형태로 무한 반복했다. (마틴 가드너, 19)

 

 

 

 

 

 

 

 

 

 

 

 

 

 

 

 

 

 

* 마틴 데이비스 수학자, 컴퓨터를 만들다(지식의풍경, 2005)

* 박정일 튜링 & 괴델 : 추상적 사유의 대단한 힘(김영사, 2010)

 

 

 

앨런 튜링(Alan Turing)은 논리적인 생각을 표현한 프로그램을 집어넣으면 그 기록된 대로 수행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고 싶었다. 그가 고안한 튜링 기계(Turing Machine)는 수식과 언어를 연산 처리해낼 수 있는 기계이며 현대 컴퓨터의 전신이라 할 수 있다. 20세기 수학계를 군림한 힐베르트(Hilbert)명제들의 참과 거짓을 판별하는 방법이 있다고 선언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이 세상의 모든 수학 문제 또는 명제는 명쾌하게 해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튜링 기계는 힐베르트의 믿음을 깨뜨려버렸다. 그 기계조차도 , 거짓을 판별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괴델, 에셔, 바흐(까치, 1999)

* 이진경 수학의 몽상(휴머니스트, 2012)

 

 

 

사실 튜링 기계보다 한 발 먼저 힐베르트의 믿음을 박살 내버린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쿠르트 괴델(Kurt Godel)이다. 괴델은 불완전성 정리를 통해 인간 이성의 한계를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어떤 대상에 대한 절대적이고 완전한 설명을 제시할 수 있는 수학 명제나 해결 방식은 없다. 그의 주장은 모든 수학적 정리는 증명할 수 있다완전성 정리가 지배적인 시절 나온 것으로 불완전성 정리라고 이름 붙여졌다. 괴델의 정리는 결국 20세기 수학 기초이론의 핵심이 되었고 컴퓨터라 해도 풀 수 없는 수학적 문제가 있다는 생각으로 발전되어 인공지능 개발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가짜 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 두 회사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정보를 자동 분석해 참인지 거짓인지를 구분해주는 프로그램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과연 인공지능의 시대에 거짓이 사라지게 될까? 인공지능이 인간의 교묘한 거짓을 잘 찾아내도 이 세상에 거짓말쟁이들이 계속 나올 것이다. 그리고 그 수많은 거짓말쟁이 중에 컴퓨터 알고리즘이 포함될 수 있다. 정보를 편집, 변형, 조작하는 기술을 가진 컴퓨터 프로그램 또는 인공지능이 등장한다면 사실인 정보와 가짜인 정보를 구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거짓을 가려내는 똑똑한 기계의 도움을 받으면 정보를 검증하여 분석하는 작업 절차가 간소화된다. 하지만 최종적인 결정은 우리 인간의 몫이다. 기계에 의존한 삶이 보편화하면서 스마트폰이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대신하고, 계산기가 암산을 대신하는 등 암기와 사고 등 뇌의 기능을 인터넷이 대신해 주면서, 뇌를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제 거짓 정보를 가려내는 일도 인공지능에게 맡기려고 한다.

 

어쩌면 미래 사회에 이런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거짓말하는 기계거짓말을 찾아내려는 기계간의 대결. 가짜 정보를 악용하려는 사람들은 거짓말하는 기계를 이용하여 공공기관 및 시민의 약점을 노릴 것이다. 해커가 거짓말을 찾아내려는 기계의 시스템에 침투해서 거짓말쟁이의 역설과 유사한 명령어를 입력시킬 수 있다. “내가 입력시키는 모든 명령은 거짓이니 받아들이지 말 것.” (마틴 가드너, 19쪽) 기술이 향상되어도 기술 자체로 거짓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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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7-05 15: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대 이집트에서 피라미드 설계 기술이 시대에 따라 발전되었지만, 결국 도굴꾼을 이기지 못했다는 사실이 떠오르네요^^:

cyrus 2017-07-05 18:22   좋아요 3 | URL
제가 표현하고 싶은 생각에 딱 어울리는 비유입니다. 맞습니다. 좋은 기술이 나오면 역으로 그 기술을 뒤집거나 넘어서는 새로운 기술이 나오게 됩니다. 희망의 빛이 길게 드리워지면, 반드시 그림자도 생깁니다. ^^

2017-07-05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7-05 18:27   좋아요 2 | URL
거짓을 좋게 표현하면 ‘허구’입니다. 소설은 사실을 전제로 해서 만든 허구적인 이야기에서 시작된 장르입니다. 허구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문화(구술문화)가 발달되니까 인간의 언어 능력이 향상되었고, 그 부작용으로 거짓말이 나왔을 거로 추정할 수 있겠군요.
 
완벽한 호모 사피엔스가 되는 법 - 미래 로봇이 알아야 할 인간의 모든 것, 2018년 행복한아침독서 선정
닉 켈먼 지음, 김소정 옮김 / 푸른지식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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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4회 영남일보 책읽기賞 독서감상문 대회에 출제한 글입니다.

 

 

 

기초과학 연구 환경이 척박한 이 땅에서 로봇기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요즘처럼 뜨거운 적은 일찍이 없었다. 언론에선 로봇 산업을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 차세대 미래 산업이라며 연일 치켜세운다. 대중의 상상력은 온갖 궂은일을 대신해주는,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에 나오는 인간형 로봇을 꿈꾸고 있다. 그 즐거운 공상 속에 인간을 닮은 존재를 만들려는 염원이 들어 있다. 인간이 기계를 발명하게 된 계기는 기계가 인간의 일을 대신 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행동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 내는 일, 안드로이드(Android)는 기술 발전의 꼭대기에 이르는 것이 된다.

 

안드로이드도 잘만 이용할 수 있다면 인간 생활은 더 윤택하고 편해질 수 있다. 하지만 빛과 그림자가 동시에 존재하듯이 안드로이드 산업에도 그림자가 어려 있다. 그 그림자는 정보사회로의 급격한 이행 중에 경험했던 대량실업의 공포다. 몇몇 학자는 안드로이드의 등장으로 사람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회사와 공장들이 속속 생길 것을 경고한다. 유발 하라리(Yuval Harari)는 먼 미래에 인간과 신이 결합한 호모 데우스(Homo Deus)가 지구에 살고 있을 거라고 말한다. 그는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한다. 인류에 행복을 선물할 거로 기대했던 데이터가 오히려 인류의 종말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하라리는 디스토피아의 미래가 꼭 예언은 아니라며, 비극으로 치닫지 않을 선택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몰락한 인류 대신 안드로이드가 지배하는 세계는 공포영화보다 더욱 심각한 현장이 될 수 있을까? 하라리의 전망이 남긴 찝찝한 뒷맛을 지우고 싶을 때 시나리오 작가 닉 켈먼(Nic Kelman)완벽한 호모 사피엔스가 되는 법(푸른지식, 2017)을 읽으면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은 호모 사피엔스가 되고 싶은 안드로이드 이다. 잭이 사는 세상은 인류와 안드로이드가 공존하는 미래 사회이다. 안드로이드 주제에 여성 인간을 사귀기도 한다. 닉 켈먼은 과감한 역발상으로 안드로이드의 시선으로 인간을 관찰한다. 그래서 책의 부제가 미래 로봇이 알아야 할 인간의 모든 것이다.

 

이 책은 특이하게 두 개의 이야기로 교차 편집되어 있다. 하나는 잭의 이야기이며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의 인간 관찰 보고서다. 편집 방식 때문에 이야기의 몰입도가 떨어지지만, 탄생의 비밀을 추적하는 잭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결말이 몹시 궁금해진다. 잭은 처음에 인간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의 눈은 정확하다. 그가 바라보는 인간은 비합리적인 행동을 한다. 우리는 자신이 합리적으로 의사 결정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의 선택은 대부분 비합리적이다. 잭은 인간처럼 행동하기 위해 인간의 약점까지 따라 한다.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안드로이드가 약점이 많은 인간이 되기 위해 흉내 내는 모습이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잭은 왜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걸까? 재미있게도 잭은 안드로이드야말로 인간보다 연약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안드로이드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말한다.

 

우리 안드로이드에 관한 사람들의 환상은 사실에 기반을 두었다기보다는 우리가 인류를 멸종시키거나 인류를 대체할 거라는 공포에 기반을 두고 있어. 사람들이 그렇게 믿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들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기계들이 얼마나 엉성한 것이었는지 잘 알면서도 우리는 처음부터 파괴될 수 없는 존재로 창조되었다고 믿기 때문이지. 그건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야. 우리도 사람처럼 연약한 존재란 말이야. 아니, 사람보다 더 연약할지도 몰라. (11~12)

 

듣고 보니 그럴싸하다.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문제와 마주친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이성적으로 똑똑한 결정을 내린다고 자부한다. 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에는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은 인공지능, 인간과 구별할 수 없는 AI 로봇이 상용화되는 미래를 원한다. 반면 어떤 이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을 깊숙이 침투하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하다고 착각하는 인간이 엄청 똑똑한 안드로이드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생각이 우습다. 아직 완벽하게 실현되지 않은 안드로이드 제작 기술에 벌벌 떠는 인간의 모습도 좀 웃기긴 하다.

 

인간 관찰 보고서는 직업, , 사랑, 종교, 문화 등 여러 가지 삶의 방식에 얽힌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그것은 안드로이드를 위한 훌륭한 처세술이다. 인간으로 살고 싶은 안드로이드는 이 보고서를 읽고, 거기에 적힌 내용대로 행동한다. 그렇다고 이 글이 인간 독자가 읽을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인간 독자가 인간 관찰 보고서를 읽으면 그 글은 인간 탐구 보고서가 된다. 이 글을 읽고 우리 자신, 즉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사실 안드로이드보다 더 무서운 것이 보고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 속에 기술 발전에 집착하는 광기에 사로잡힌 인간의 모습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을 만들려는 욕구는 번식 욕구 다음으로 강하다. 인류의 초기 단계에서 이런 욕구는 아주 유용한 본능이었겠지만, 지금은 너무 지나치게 사람 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욕구가 아닌가 싶다. (142)

 

우리 같은 안드로이드가 문자 그대로 사람을 종속시키거나 몰살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해도, 사람은 우리 같은 인공지능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 (144)

 

더 나은 기술을 끊임없이 갈망하는 인간의 상상은 미래에 대한 불안한 강박의 산물이다. 아이작 뉴턴(Isaac Newton)나는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사람들의 광기는 도저히 예측하지 못하겠다.”며 탄식했다고 한다. 미래의 모습보다 예측하기 힘든 것이 바로 우리 마음 어딘가에 숨어 있을 광기다. 안드로이드를 만들려는 인간의 시도는 바람직한 도전인가, 아니면 강박에 의한 집단 광기일까. 인간의 온기를 품지 않는 과학기술이 자본의 가치 증식에만 봉사한다면 사회적 경종이 울려야 할 것이다. 그 경종을 제때 울리려면 일단 우리 자신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다.

 

 

 

 

리뷰의 제목은 레미 드 구르몽의 시 낙엽의 구절(“시몬, 너는 좋냐? 낙엽 밟는 소리를.”)을 패러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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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등이 굽은 사나이

(The Adventure of the Crooked Man)

 

 

 

* 원문 :

“Ah, here is Simpson to report.”

“He’s in all right, Mr. Holmes,” cried a small street Arab, running up to us.

“Good, Simpson!” said Holmes, patting him on the head.

 

 

* 시간과 공간사 (구판, 233) :

, 저기 내가 일을 맡긴 심슨이 있군. 심슨의 보고부터 들어봐야겠네.” 좁은 거리에서 한 소년이 우리에게 달려오며 소리쳤다.

그는 집에 있습니다. 홈즈 선생님.”

잘했네, 심슨!” 홈즈는 만족한 듯 소년의 등을 토닥거리며 말했다.

 

* 동서문화사 (중판) :

보게, 심프슨이 보고하러 이리로 오고 있네.”

집에 있어요. 홈즈 씨.” 조그마한 떠돌이 소년이 뛰어와서 큰 목소리로 말했다.

좋아, 좋아.”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홈즈는 말했다.

 

* 더클래식 (구판) :

여기일세, 저기 심슨이 보이는군.” 거지 소년이 홈즈를 보자 달려왔다.

지금 집에 있습니다, 홈즈 선생님!”

좋았어, 심슨!” 홈즈가 소년의 등을 토닥였다.

 

* 문예춘추사 :

, 심슨이 보고를 하러 오는군.”

선생님,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기에 있으니까요.” 꼬맹이 부랑자가 달려와서 커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잘했다, 심슨!” 홈즈가 그 아이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려 주었다.

 

* 현대문학 (주석판, 265) :

, 저기 심프슨이 보고하러 오는군.”

그 사람은 이상 없어요, 홈즈 씨.” 거리의 꼬마 아랍인이 우리에게 달려오며 외쳤다.

고생했어, 심프슨!” 홈즈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 더클래식 (개정판) :

저기 심슨이 보이는군.” 거지 소년이 홈즈를 보고 달려왔다.

지금 집에 있습니다, 홈즈 선생님!”

좋았어, 심슨!” 홈즈가 소년의 머리를 토닥였다.

 

* 황금가지 (2, 247) :

, 여기 심슨이 보고하러 왔군.”

홈즈 선생님, 그 사람은 집 안에 있습니다.” 작은 거리의 아이가 우릴 보고 달려와서 소리쳤다.

잘했다. 심슨!” 홈즈는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저기 심슨이 상황을 알리러 오고 있군.”

별 이상 없습니다, 홈즈 씨.” 부랑 소년이 우리에게 달려오면서 외쳤다.

잘했다, 심슨!” 홈즈가 심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 엘릭시르 (273~274) :

, 저기 심프슨이 있군. 보고를 하러 오는 걸 거야.”

그 사람은 여기 있어요. 홈스 씨.” 자그마한 체구의 부랑아가 달려오면 소리쳤다.

잘했다. 심프슨!” 홈스는 소년의 머리를 토닥이며 칭찬을 해주었다.

 

  

 

Comment

pat : 쓰다듬다, 토닥거리다

 

 

 

 

 

 

 

 

8. 그리스 어 통역관

(The Adventure of the Greek Interpreter)

 

    

 

* 원문 :

It was after tea on a summer evening, and the conversation, which had roamed in a desultory, spasmodic fashion from golf clubs to the causes of the change in the obliquity of the ecliptic, came round at last to the question of atavism and hereditary aptitudes.

    

 

* 시간과 공간사 (구판, 277) :

어느 여름 저녁, 홈즈와 나는 차를 마시고 난 뒤 밑도 끝도 없는 잡담을 했고, 이야기의 화제는 마침내 격세 유전과 유전적 소질에까지 미쳤다. 어떤 개인의 특수한 재능이 어느 정도까지 젊을 때의 훈련에 의하는 것인가 하는 게 논점이었다.

 

* 동서문화사 (중판) :

어느 여름날 저녁 때, 차를 마시고 난 뒤 골프 클럽 일로부터 황도(黃道)의 경사도 변화에 이르는 밑도 끝도 없고 껑충 뛰는 식인 종잡을 수조자 없는 잡담을 하고 있는 사이, 화제가 마침내 격세 유전과 유전적 소질에까지 미쳤다. 어떤 개인의 특수한 재능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까지 젊을 적의 훈련에 의하는가 하는 게 논점이었다.

 

* 더클래식 (구판) :

어느 여름날 저녁, 홈즈와 나는 식사를 마치고 끊임없이 잡담을 주고받았다. 그러다 이야기가 가족력과 유전에까지 뻗쳤다. 우리는 한 사람의 재능이 그의 노력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 토론했다.

 

* 문예춘추사 :

어느 여름날 저녁, 차를 마시고 난 뒤 나와 홈즈는 골프 클럽 이야기나 23.5도 기울어져 있는 황도 경사도가 바뀌는 원인 등등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가 화제는 격세유전과 유전적 특성의 문제로 이어졌다. 특정한 재능은 어디까지가 조상들에게서 물려받은 것이고, 또 어디까지가 젊었을 때의 훈련에 의한 것일까 하는 점이 논의의 초점이었다.

 

* 현대문학 (주석판, 309~310) :

어느 여름날 저녁, 차를 마신 후였다. 두서없이 산만하게 흘러가던 대화는, 골프채 얘기에서 황도의 기울기가 변하는 이유로 넘어갔다가, 이윽고 격세유전과 재능의 유전 문제에 이르렀다. 개인의 독특한 재능은 순전히 조상 덕인가, 아니면 초기 학습에 좌우되는가, 이것이 논의의 핵심이었다.

 

* 더클래식 (개정판) :

어느 여름날 저녁, 홈즈와 나는 차를 마신 후 끊임없이 잡담을 주고받았다. 그러다 두서없는 이야기가 골프채에서 황도 경사의 변화 원인을 거쳐 마침내 격세 유전과 유전적 소질에까지 뻗쳤다. 우리는 한 사람의 재능이 그의 노력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유전으로 물려받은 것인지에 대해 토론했다.

 

* 황금가지 (2, 293~294) :

어느 여름 저녁, 차를 마신 다음이었다. 우리의 대화는 두서없이 산만하게 이어져 골프채에서 황도 경사의 변화 원인을 거쳐, 종내는 격세유전과 유전적 소질의 문제에까지 이르렀다. 우리는 개인의 특수한 재능에서 어디까지가 물려받은 것이고, 또 어디까지가 교육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 토론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어느 여름날 밤, 차를 마시고 난 뒤 대화가 이어졌다. 골프채 이야기부터 태양이 지나는 황도의 경사도가 변하는 원인까지 종잡을 수 없는 주제로 산만하게 흘러갔다. 그러다 결국 격세 유전과 유전성 재능이라는 문제에 이르렀다. 개인의 뛰어난 재능에 가계 혈통이 얼마만큼 기여하고, 어릴 적 교육은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미치는지가 토론의 핵심이었다.

 

* 엘릭시르 (320) :

어느 여름날 저녁, 우리는 차를 다 마시고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었다. 대화는 골프채 이야기에서 황도 경사각이 바뀌는 원인을 오가며 특별한 주제도 없이 오락가락 이어지다가 마침내 격세유전과 재능의 유전 문제에 다다랐다. 개인의 특별한 자질은 어디까지가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것이고 어디까지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 훈련의 결과인가 하는 문제였다.

 

 

 

Comment :

홈즈는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 사전과 같은 인물이다. 그와 대화를 나누면 삼천포로 여러 번 빠지는 일은 기본이다. [시간과 공간사 구판][더클래식 구판]에 홈즈와 왓슨의 대화 주제를 나타내는 문장(from golf clubs to the causes of the change in the obliquity of the ecliptic”)이 누락되었다.

 

golf club : 골프채, 골프

obliquity : 경사각(傾斜角)

ecliptic : 황도(黃道. 태양의 둘레를 도는 지구의 궤도)

 

 

 

 

 

 

 

 

9. 해군 조약문 / 해군 조약 사건

(The Adventure of the Naval Treaty)

 

  

* 원문 :

“A very commonplace little murder,” said he. “You’ve got something better, I fancy. You are the stormy petrel of crime, Watson. What is it?”

    

 

* 시간과 공간사 (구판, 313) :

흔한 살인 사건이야. 왓슨, 자네가 가지고 온 사건은 좀 더 좋아야 할 텐데. 매우 중대한 사건인가 보군. 뭐지?”

 

* 동서문화사 (중판) :

아주 흔해 빠진 조그만 살인 사건이라네.” 그는 말했다. “자네는 좀 더 굵직한 것을 가져왔을 테지. 자네는 정말 범죄의 바다제비니까 말일세. 어떤 사건인가?”

 

* 더클래식 (구판) :

살인 사건이야. 왓슨, 과연 자네가 가져온 사건은 어떨지 모르겠군.”

 

* 문예춘추사 :

그냥 평범하고 작은 살인 사건일세. 왓슨, 자네는 좀 더 재미있는 사건을 가져왔겠지? 자네는 폭풍을 부르는 바다제비 같은 사람이니까. 어떤 사건인가?”

 

* 현대문학 (주석판, 348~349) :

아주 진부한 살인 사건이야.” 그가 말했다. “보아하니 자네는 좀 더 나은 사건을 물어 온 모양이군. 자네는 범죄 사건을 물어 오는 바다제비야, 왓슨. 그래, 무슨 사건이지.”

 

* 더클래식 (개정판) :

아주 평범한 살인 사건이야, 왓슨. 자네는 더 나은 사건을 가져왔겠지? 자네는 사건을 물어오는 바다제비잖아. 어떤 사건인가?”

 

* 황금가지 (2, 331) :

아주 평범한 살인 사건이지. 그런데 자넨 좀 더 그럴듯한 사건을 가져온 것 같군. 왓슨, 자네는 사건을 물어다 주는 바다제비일세. 이번엔 뭔가?”

 

* 코너스톤 (개정판) :

아주 진부한 살인 사건이야.” 홈즈가 말했다. “하지만 자네는 뭔가 더 나은 일을 가져온 거지? 자네는 제비처럼 사건을 물어 나르니까. 그래, 이번에는 뭐야?”

 

* 엘릭시르 (361) :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살인 사건이지. 그런데 자네가 이보다 더 좋은 사건을 가져온 것 같군. 자네 주변에는 항상 사건이 일어나잖아, 왓슨. 이번에는 무슨 사건인가?”

    

 

 

Comment :

 

 

 

 

 

 

 

 

 

 

 

 

 

 

  

* J. 스티븐 랭 교양인을 위한 바이블 키워드(들녘 · 2007)

    

 

‘stormy petrel’은 관용어다. 직역하면 폭풍을 부르는 바다제비가 된다. 바다제비는 바다 표면 위를 살짝 스치면서 날아가는 습성이 있다. 고대 사람들은 바다제비가 나는 모습을 보면서 물 위를 걷는 예수의 기적이 떠올렸을 것이다. 성서 마태복음에 물 위를 걷는 예수를 따라 하다가 실패한 베드로(Peter) 이야기가 나온다. ‘stormy petrel’는 베드로의 일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J. 스티븐 랭)

 

 

 

 

 

 

 

 

 

 

 

 

 

 

 

  

* 강준만 교양 영어사전 1(인물과사상사 · 2012)

    

 

옛날 선원들은 바다제비를 폭풍이 나타나는 징조를 알려주는 새로 여겼다. 그래서 ‘stormy petrel’나타나면 사건이 일어나는 사람’, ‘분쟁을 일으키는 사람을 뜻하는 관용어가 되었다. (강준만)

 

홈즈는 사건을 해결하는 일에 재미가 들린 인물이다. 그래서 홈즈는 하숙집을 방문한 왓슨이 반가워서 사건을 물어다 주는 바다제비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썼다. [시간과 공간사 구판]을 번역한 정태원 씨는 ‘the stormy petrel of crime’매우 중대한 사건으로 의역했다. [더클래식 구판] 번역은 홈즈가 사용한 관용어의 의미를 살리지 못했다.

 

 

 

 

사실은 항상 나타날 때마다 사건이 일어나는 엄청난 녀석이 따로 있다. 그 이름은 코난. 탐정이다.

 

 

 

 

 

10. 마지막 사건

(The Adventure of the Final Problem)

 

    

 

* 원문 :

“This morning the last steps were taken, and three days only were wanted to complete the business. I was sitting in my room thinking the matter over, when the door opened and Professor Moriarty stood before me.”

 

 

* 시간과 공간사 (구판, 371) :

오늘 아침에 마지막으로 할 일을 마쳤고, 3일만 있으면 모든 일이 끝나게 되어 있었어. 그런데 방에 앉아서 생각에 잠겨 있는데 갑자기 방문이 열리면서 모리아티가 내 앞에 나타난 거야.”

 

* 동서문화사 (중판) :

오늘 아침에 마지막 짜임이 갖추어져서 이제 일의 완성에 앞으로 3일간이 필요할 뿐으로 되었네. 내가 방에 앉아 이 사건을 여러 모로 생각하고 있었을 때, 갑자기 문이 열리고 눈앞에 몰리아티 교수가 서 있지 않겠는가.”

 

* 더클래식 (구판) :

오늘 아침에 마지막 단계를 끝냈고, 이제 삼 일만 더 지나면 모든 게 마무리되지. 그런데 내 사무실로 누가 들이닥쳤는 줄 아나? 바로 모리어티였어.”

 

* 문예춘추사 :

오늘 아침에 나는 최후의 수단을 썼어. 이제 사흘 후면 모든 것이 끝날 판이었지. 그래서 나는 내 방에 들어앉아 이 사건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모리어티 교수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 아닌가?”

 

* 현대문학 (주석판, 410) :

오늘 아침 최후의 조치가 취해졌고, 이제 일이 완결되는 데에는 딱 사흘이 남았어. 그런데 오늘 내가 방에 앉아 이 문제를 곱씹고 있을 때, 문이 열리면서 모리아티 교수가 내 앞에 떡하니 나타난 거야.”

 

* 더클래식 (개정판) :

오늘 아침에 마지막 조치를 했고 이제 삼 일만 더 지나면 모든 게 마무리된다네. 그런데 오늘 내 방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는데 문이 열리더니 모리어티가 내 앞에 나타난 거야.”

 

* 황금가지 (2, 398) :

나는 오늘 아침에 마지막 포석을 놓았지. 이제 사흘간 기다리기만 하면 상황이 종료될 참이었네. 그런데 아침에, 곰곰이 그 생각을 하면서 방에 앉아 있는데 문이 열리더니 모리어티 교수가 나타났네.”

 

* 코너스톤 (개정판) :

나는 오늘 아침에 마지막 조치를 취했고, 이제 단 사흘만 기다리면 일이 완전히 마무리될 거야. 그런데 내 방에 앉아서 이번 일을 다시금 곱씹고 있는 도중에 문이 덜컥 열리더니 모리아티 교수가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게 아닌가.”

 

* 엘릭시르 (433) :

마침내 오늘 아침 마지막 조치를 취했네. 앞으로 사흘이면 모든 일이 끝날 걸세. 내 방에서 이 문제를 곰곰이 생각하던 중이었는데 문이 열리더니 모리아티 교수가 보이지 뭔가.”

 

 

 

 

 

 

* 원문 :

‘You have less frontal development that I should have expected,’ said he, at last. ‘It is a dangerous habit to finger loaded firearms in the pocket of one’s dressing-gown.’

    

 

* 시간과 공간사 (구판, 371) :

일의 진행이 내 기대에 못 미치는군요.’ 마침내 모리아티가 입을 열었지. ‘가운 주머니 속의 장전된 권총에 손을 갖다대는 건 위험한 짓이오.’

 

* 동서문화사 (중판) :

생각했던 것보다 두뇌의 발달이 모자라는 사람이군요.’ 그는 마침내 입을 열었네. ‘가운의 주머니 속에서 장전한 권총을 만지작거린다는 건 위험한 습관이지요.’

 

* 더클래식 (구판) :

일은 잘 되어 갑니까?’ 모리어티가 말했어. 나는 극도의 위협감을 느꼈다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리다가 서랍에서 권총을 꺼내 가운 주머니에 넣었지. 하지만 모리어티는 그걸 알아챘어.

 

* 문예춘추사 :

자네는 생각보다 머리가 좋지 않은 것 같군. 실내복 주머니 속에서 총알이 장전된 권총을 만지작거리고 있다니, 위험한 습관이야.’

 

* 현대문학 (주석판, 412) :

자네 전두골이 그리 발달하지 않았다니 뜻밖이군.” 그가 마침내 말했어. “실내복 주머니에 장전된 화기를 집어넣고 만지작거리는 건 위험한 버릇이야.”

 

* 더클래식 (개정판) :

생각만큼 전두골이 발달하진 않았군.’ 마침내 그가 말했어. ‘자신의 가운 주머니에 장전된 총을 넣고 만지작거리는 건 위험한 습관일세.’

 

* 황금가지 (2, 399~400) :

예상보다는 전두골이 덜 발달하셨군.’ 교수는 마침내 입을 열었네. ‘그런데 실내복 주머니에 장전한 총을 집어넣고 만지작거리는 건 위험한 습관이지.’

 

* 코너스톤 (개정판) :

자네는 생각보다 전두골이 크게 발달하지 않았군.’ 마침내 그자가 말문을 열었어. ‘실내복 주머니에 장전한 화기를 넣고 만지작거리는 건 위험한 버릇이네만.’

 

* 엘릭시르 (434) :

내 기대보다 전두골이 덜 발달했군. 실내복 주머니에 장전된 총을 만지작거리는 습관은 위험하다오.’

 

 

Comment :

모리어티의 말(‘You have less frontal development that I should have expected,’)19세기에 유행했던 골상학과 관련되어 있다. 골상학자들은 두개골의 형태를 통해 인물의 성격 그리고 범죄 성향을 유추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를 근거로 범죄자 얼굴의 특징을 찾는 연구를 시도했다. 골상학자들은 똑똑한 사람일수록 전두골이 발달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리어티는 홈즈의 전두골을 비난하면서 기선 제압을 시도한다. [시간과 공간사 구판][더클래식 구판]의 번역문은 원문의 의미와 완전히 다르다. 의역을 시도한 문장으로 보인다. 머리가 둔한 사람(전두골이 발달되지 않은 사람은 둔하다)은 일 진행이 더디기 때문이다.

 

 

 

 

 

* 원문 :

Tell Inspector Patterson that the papers which he needs to convict the gang are in pigeonhole M.,done up in a blue envelope and inscribed “Moriarty.”

 

* 시간과 공간사 (구판, 392) :

모리아티라고 적힌 푸른 봉투 안에 모리아티 일당을 유죄판결로 소탕하는 데 필요한 서류를 다 넣어 서류함 ‘M’항목에 두었으니 패터슨 경감에게 전해 주게.

 

* 더클래식 (구판) :

모리어티라고 적힌 봉투에 그와 그 일당들을 유죄 판결을 내릴 증거가 들어 있네. 그걸 패터슨 그레고리 경감에게 전해 주게나.

 

 

Comment :

페터슨 그레고리 경감은 누구?

 

 

 

 

 

 

 

* 원문 :

I shall ever regard as the best and the wisest man whom I have ever known.

    

 

* 시간과 공간사 (구판) :

문장 생략

 

* 더클래식 (구판) :

문장 생략

 

* 문예춘추사 :

셜록 홈즈는 내 생애를 통틀어 가장 좋은 친구이자 가장 현명한 친구로 기억될 것이다.

 

* 현대문학 (주석판, 438) :

홈즈는 내가 아는 사람 가운데 가장 선하고 가장 현명한 사람으로 내 마음에 영원토록 기억될 것이다.

 

* 더클래식 (개정판) :

내 기억 속에서 홈즈는 세상 그 누구보다 훌륭하고 현명한 남자일 것이다.

 

* 황금가지 (2, 423) :

홈즈는 내게 언제까지나 세상에서 가장 선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남아 있으리라.

 

* 코너스톤 (개정판) :

홈즈는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에 가장 선하고 가장 현명한 사람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 엘릭시르 (458) :

홈스는 언제까지고 내게 살면서 가장 훌륭하고 현명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Comment :

<마지막 사건>의 마지막 문장. 떠나간 친구에게 보내는 왓슨의 찬사는 홈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독자들을 울리게 만든다.

 

[동서문화사]의 괴랄한 번역은 슬픈 분위기를 반감시킨다. 도대체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을 이렇게 망쳐 놓다니.

 

 

가공할 만한 괴수에 관해서는 재판 중 언급되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이 문장에서 내가 그의 경력을 분명히 밝히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어째서냐 하면, 그것은 그를 옹호하려고 하는 지각없는 인간들이 존재하여 그들이, 내가 내 평생에 알게 된 가장 선량하고 가장 현명한 인간이라고 영원히 간주할 인물에게 공격을 가함으로써, -다시 말해서 몰리아티의 이름을 결백한 것으로 남기고자 노력하기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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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4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7-04 17:28   좋아요 0 | URL
네, 번역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소설이나 시를 쓰는 일도 어렵지만, 다른 나라의 말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이 제일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런 힘든 작업에 감히 토를 다는 제가 우습기도 합니다. ^^;;

카스피 2017-07-04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예전에 한 3개정도 출판사의 홈즈관련 번역을 비교한 적이 있는데 님은 많은 출판사를 비교해 주셨네요.그나저나 영문번역이 모두 각각인것을 보면 역시 남의 나라 글을 우리글로 번역하는 것은 참 어려운 작업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그리고 패터슨 그레고리는 누구?라고 코멘트를 하셨는데 셜록홈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경찰관련 인물들중의 하나가 그레고리 경감이 있는데 해당 단편의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그 소설에 그레고리 경감이 등장해서 그렇게 번역한것이 아닌가 싶네요^^

cyrus 2017-07-05 12:54   좋아요 0 | URL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권에 ‘패터슨 경감’에 관한 주석 항목이 있어요. 어떤 학자는 패터슨 경감이 모리어티가 심어놓은 스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무튼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인물입니다. 원문에 경감 이름이 ‘패터슨’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패터슨이 그레고리 경감의 동일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

오후즈음 2017-07-05 0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런걸 볼때마다 cyrus님에게 감탄!! 다른 나라 와서 한정된 언어로 얘기 할때마다 우리 나라만의 그 느낌의 말을 찾아 전달 할 수 없을때가 있더라구요. 번역도 그런 부분에서 오류들이 있는것 같아요.

cyrus 2017-07-05 12:58   좋아요 0 | URL
번역을 어설프게 하면 인물의 말투도 이상하게 됩니다. 홈즈가 자신의 대학교 동창인 사건 의뢰인에게 높임말을 쓰는 번역본이 있습니다. ^^;;

Finiteness 2019-09-30 0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을 잘 읽고 있는데 혹여 오해하는 바가 있으신 거 같아 댓글을 남깁니다.
three days를 사흘로 해석한 걸 틀렸다고 했고, 3일로 한 건 옳다고 표시해뒀습니다. 하지만 사흘은 3일과 동일한 뜻입니다. 4일과 동의어는 나흘입니다.
또한 이 오해로 인하여 https://blog.aladin.co.kr/haesung/9422406에서도 실수가 반복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cyrus 2019-10-01 17:38   좋아요 0 | URL
오류를 지적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사흘’과 ‘나흘’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몰랐어요. 국어사전을 검색해보면 알 수 있는 건데 제가 방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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