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19년 청년 인문 상상 프로젝트 지원’ 사업에 ‘레드스타킹’이 선정되었습니다. ‘청년 인문 상상 프로젝트’는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운영하는 인문 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입니다.

 

 

 

 

 

 

 

레드스타킹은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되었습니다. 그래서 레드스타킹은 대구에 페미니즘을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목표로 ‘엄청난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레드스타킹이 ‘페미니즘 스쿨(페미 스쿨)을 개설했습니다. 페미 스쿨은 대학원 수준의 페미니즘 이론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분, 페미니즘 공부를 통해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찾고 싶은 분들을 위해 만든 대안적 학습 공간입니다.

 

 

 

모집 인원은 ‘입금 완료’를 기준으로 선착순 6명입니다. 수강료는 7만 원입니다.

 

수강 신청은 여기 링크에 하면 됩니다.

https://bit.ly/2ILBCyw

 

 

 

참여 조건은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싶은 분이라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페미 스쿨에 참여하게 되면 2주에 한 번 A4 한 장 분량의 글을 작성하여 네이버 카페(개설 예정)에 등록합니다. 그리고 교육이 끝나는 마지막 날에 ‘졸업 에세이’를 발표합니다.

 

 

페미 스쿨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간: 2019년 7월 1일 월요일 ~ 2019년 10월 28일 월요일 (총 15주)

 

* 교육 일정: 강의 6회 + 글쓰기 피드백 1회 + 세미나 6회 + 워크숍 1회 + 졸업 에세이 발표 1회 (총 15회)

 

* 일정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 강의 시간(빨간색 글씨)에는 강사와 함께하며, 나머지 시간은 수강생들끼리 진행됩니다.

 

* 총 15주의 교육 일정 중 10주 이상 참석(70% 이상)하고, 졸업 에세이 1편을 작성해야 수료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교육 장소는 ‘카페 스몰토크’입니다.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해서 10시(그날 교육 진행 상황이나 분위기에 따라 종료 시각이 짧아질 수 있고 길어질 수 있습니다)까지 진행됩니다.

 

 

 

 

 

 

 

 

 

 

 

 

 

 

 

 

 

* [품절] 전혜은 《섹스화된 몸: 엘리자베스 그로츠와 주디스 버틀러의 육체적 페미니즘》 (새물결, 2010)

 

* [페미 스쿨 교재] 전혜은, 루인, 도균(비사이드 콜렉티브) 《퀴어 페미니스트, 교차성을 사유하다》 (여성문화이론연구소, 2018)

 

 

 

 

* 강사는 전혜은 선생님입니다. 전혜은 선생님은 퀴어 이론과 퀴어 페미니즘 장애학을 공부하는 연구가입니다. 저서로는 《섹스화된 몸: 엘리자베스 그로츠와 주디스 버틀러의 육체적 페미니즘》이 있고, 현재 ‘아픈 사람’과 퀴어, 장애와 행위성에 관한 주제로 글을 쓰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퀴어 페미니스트, 교차성을 사유하다》의 집필진으로 참여하여 책의 서문, 『장애와 퀴어의 교차성을 사유하기』, 『‘아픈 사람’ 정체성』을 썼습니다.

 

 

 

 

 

 

 

 

 

 

 

 

 

 

 

 

 

 

 

 

* [페미 스쿨 교재] 오드리 로드 《시스터 아웃사이더》 (후마니타스, 2018)

* [페미 스쿨 교재] 주디스 버틀러 《젠더 허물기》 (문학과지성사, 2015)

* [페미 스쿨 교재] 주디스 버틀러, 아테나 아타나시오우 《박탈》 (자음과모음, 2016)

 

 

 

 

* 전혜은 선생님과 함께 4개월 동안 ‘교차성 페미니즘’, ‘퀴어 페미니즘 장애학’, ‘주디스 버틀러’라는 이 세 가지 주제로 강의를 듣고, 책을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집니다. 수업 관련 교재는 오드리 로드의 《시스터 아웃사이더》, 전혜은 선생님이 공저로 참여한 《퀴어 페미니즘, 교차성을 사유하다》,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허물기》《박탈: 정치적인 것에 있어서의 수행성에 관한 대화》, 총 4권입니다.

 

 

대구에서, 그것도 여성학과 대학원 밖에서 고급 수준의 페미니즘 이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이번에 레드스타킹이 야심차게 준비한 페미 스쿨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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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6-18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좋은 기회다. 수강료도 싸고.
경쟁를이 좀 있겠는데? 너도 수강하지?ㅋ

<섹스화된 몸>은 나도 읽어보고 싶다.
근데 왜 벌써 품절이래.ㅠ
그도 그렇지만 상품화된 몸도 문제 아니겠니? 같은 맥락일 것 같은데?

cyrus 2019-06-19 12:51   좋아요 0 | URL
네, 저도 페미 스쿨 학생이에요. <섹스화된 몸>을 도서관에 가서 읽어보려고 하는데 하필이면 서고에 보관되어 있어요. 사서한테 직접 이 책을 달라고 얘기해야 되는데 말을 할 수가 없네요... (부끄부끄) ^^;;

stella.K 2019-06-19 14:07   좋아요 0 | URL
그때는 마스크하고 썬글라스 끼고
사서한테 조용히 책 제목을 적은 쪽지를 내밀면 되지.ㅎㅎㅎ

cyrus 2019-06-20 16:51   좋아요 0 | URL
그러면 사서가 이상한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겠는데요.. ㅎㅎㅎㅎ

2019-12-21 0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12-23 22:02   좋아요 0 | URL
멤버들이 하자고 하면 해야죠. ^^
 

 

 

 

 

 

 

 

책방 ‘서재를 탐하다’가 2019년 6월 21일로 문을 닫는다. 책방은 3년 동안 머물렀던 동네(대구 북구 침산동)를 떠나게 된다. 책방뿐만 아니라 책방의 이웃인 옷 수선 가게와 떡 가게도 떠난다. 책방과 소규모 가게들이 사라진 자리에 40층짜리 아파트가 들어선다. ‘서재를 탐하다’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다시 태어날 뿐이다. 빠르면 다음 달에 원대동에서 ‘서재를 탐하다’ 두 번째 인생이 시작된다.

 

동네도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생로병사의 변화를 겪는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동네에서는 끊임없이 창조와 파괴가 일어난다. 오래된 건물들이 철거돼 새로운 모습으로 재개발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재개발로 한층 젊어진 동네의 부동산 가치는 높아졌을지 모르지만 이곳에 거주하던 주민들은 또 다른 삶의 터전을 찾아 떠나야 한다.

 

책방은 도시의 오아시스다. 책방은 너무나 빠른 도시의 속도에 지친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휴식처다. 그러나 자주 가던 책방이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확신해서는 안 된다. 잠시 발길을 끊었다가 다시 찾으면 셔터가 내려 있거나, 다른 간판이 걸려 있는 경우가 너무 많다. 특히 오래된 책방(헌책방)은 동네 책방보다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제자리를 지킨 책방도 ‘책의 맛’을 아는 독자들이 주로 찾는 노포(老鋪). 노포가 사라지면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음식들이 잊히는 것처럼 오래된 책방이 사라지면 그곳에 있는 책들도 사라진다.

 

 

 

 

 

 

 

 

 

 

 

 

 

 

 

 

 

 

* 오 헨리 《마지막 잎새》 (펭귄클래식코리아, 2010)

 

 

 

 

내게 오래된 책방은 오 헨리(O. Henry)의 단편소설에 나오는 ‘마지막 잎새’와 같다. 담쟁이덩굴을 자신의 생명과 같이 생각하는 소녀는 마지막 잎새가 다 떨어지면 자기도 죽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을 안타깝게 여긴 늙은 화가는 비바람을 무릅쓰고 마지막 잎새를 벽에다 그려놓고 세상을 떠난다. ‘마지막 잎새’와 같은 오래된 책방이 사라지면 그 속에 있는 책들의 생명도 끝이 난다. 책의 일부는 다른 책방으로 이동하게 되지만, 팔지도 못하는 책들은 폐휴지로 전락한다. 오래된 책방이 살아남으려면 책방을 운영하는 젊은 주인이 있어야 하고, 책방을 찾는 손님들이 조금 많아져야 한다. 그러나 도시의 ‘마지막 잎새’를 지켜줄 (젊은) 애서가와 독자들이 많지 않다.

 

 

 

 

 

 

 

 

 

 

 

 

 

 

 

 

 

 

* 야마시타 겐지 《서점의 일생》 (유유, 2019)

 

 

 

‘가케쇼보(벼랑 책방)’라는 이름의 책방을 11년 동안 운영하다 다른 곳으로 옮겨 ‘호호호좌(웃음소리가 있는 곳)’라는 새 간판을 단 야마시타 겐지《서점의 일생》에 보면 이미 책방 폐점을 경험한 일본인의 글을 인용한 내용이 나온다. 야마시타 겐지는 ‘가케쇼보’ 책방을 문 닫을지 고민한 적이 있었다. 그는 책방을 운영한 적이 있는 하야카와 요시오라는 가수를 직접 만나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그런데 하야카와는 책방을 그만두니까 “편안해졌다”라고 말한다. 하야카와도 책방에 대한 글을 썼는데, 그 글의 제목은 「폐점한 날」이다. 야마시타는 자신의 책에 「폐점한 날」의 일부를 인용한다.

 

 

 폐점한 나는 울고만 있었다. 눈물이 끝없이 나왔다. 책장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손님과 말을 주고받는 것만으로 눈물이 났다.

 폐점을 알고 매일 오는 손님이 있다. 이제 우리 가게는 그 사람이 살 만한 것은 남아 있지 않다. 그런데 무엇인가 찾아 간다. [중략] 이와나미 문고가 반품되지 않았다는 걸 알고 그것만 사 가는 손님도 여럿 있었다. 전별금을 놓고 가는 사람도 있었다. 그분은 친한 사람도 아니었다. 가게 앞에 멈춰 서서 들어오자마자 “너무 서운해요”라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예순 살 정도의 사람이다. 다른 손님이 일제히 이쪽을 바라본다.

  뜻밖이었다. 흔히 말하는 단골이나 친한 손님(물론 안타까워해 줬지만)보다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사람, 한 번도 이야기한 적이 없는 사람이 아쉬워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중략]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감동이 책방에는 매일매일 있었던 거다. 감동은 예술의 세계에만 있지 않고, 아무것도 아닌 일상생활에도 비슷하게 있는 거다. 나는 그것을 폐점 일에 손님에게 배웠다.

 

(《서점의 일생》 중에서, 256쪽)

 

 

책방을 제 집처럼 드나드는 단골손님뿐만 아니라 어디선가 저만치 떨어져서 책방을 몰래 지켜보는 사람들도 책방이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한다. 그들은 책을 좋아하지 않아도 안에 들어가기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지는 책방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책방에 자주 오지만, 책을 사지 않는 손님을 삐딱하게 바라봐선 안 되고 쫓아내서도 안 된다. 그들은 책방의 아늑한 분위기, 그리고 책방에 가득한 사람들의 따스한 온정을 느끼고 싶어서 그곳에 찾아오는 것일 수도 있다.

 

책방의 친숙함과 편안한 분위기를 외면할 사람은 없다. 그들은 새로운 것의 가치 못지않게 오래된 것의 가치를 잘 안다. ‘오래’라는 수식어가 붙여지면 민망할 수도 있지만, 빨리빨리 변하는 현재 도시의 속도를 생각하면 책방이 3년 이상 유지되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도시의 속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책방이 많아졌으면 한다. 책에 대한 애정에 상관없이 누구나 편하게 올 수 있고, 사람의 온정이 느껴지는 도시의 오아시스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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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7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06-17 16:59   좋아요 0 | URL
원대동이 행정구역상 서구에 속한 곳이에요. 제가 어렸을 때 비산 1동에 살았는데요, 비산지하도를 건너면 원대동이에요. 책방을 새로운 곳으로 이전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 새삼 책방지기님이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레삭매냐 2019-06-1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는 이들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
책방은 과연 어떻게 생존하게 될 지
궁금하네요.

저부터도 동네책방에서 책을 사본
기억이 다 가물가물하네요.

사라지는 노포... 아쉽네요.

서점이 사라지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
선다는 소식이 서글프네요.

cyrus 2019-06-17 17:02   좋아요 0 | URL
동네에 만화책 대여점을 찾는 것도 어려워졌어요. 제가 군대를 갔다 오고 나니까 집 근처에 있는 만화책 대여점이 폐점되었어요.

stella.K 2019-06-18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옮겨서라도 계속 한다니 다행이긴 하다.
하지만 너의 마지막 말대로 되기는 왠지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사람들은 술 한 잔 꺾으러 가지 책 읽으러 가지는 않거든.
옛날 방식 가지고는 안 될 거야.
주인이 인품이 좋던가 술이나 차와 같이 팔던가 뭐 그런 다양한 형태로
가야겠지. 이미 그런 영업 방식을 구가하는 책방도 있는 것 같고.
암튼 참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아. 우리는.ㅠ

근데 저 그림은 누가 너...?

cyrus 2019-06-18 16:42   좋아요 0 | URL
책방 그림은 서재를 탐하다 책장지기님이 직접 그린 거예요. ^^

요즘 책방들은 책도 팔고, 취미 생활을 공유할 수 있는 소규모 모임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운영하려면 돈이 있어야 해요. 책방 입장에서는 운영비를 최대한 줄이면서 책방에 사람들을 모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할 거예요. 정말 책만 파는 책방은 오래 가지 못해요.. ㅠㅠ

맑은 생각 2019-06-22 14: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으면 마음의 위로와 삶에 생기가 있어서 각박함이 없을것입니다.

cyrus 2019-07-08 17:51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저 같은 경우 책을 읽으면 지루하다는 생각이 나지 않아요. 며칠 동안 책을 안 읽으면 무언가 허전한 마음이 들어요.

뒷북소녀 2019-07-07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전하면 저도 한번 찾아가 봐야겠어요.
온라인에서 보기만 하고, 한번도 가보지 못했네요.

cyrus 2019-07-08 17:53   좋아요 0 | URL
뒷북소녀님은 대구에 사시는가 보군요. 지금쯤이면 책방 이전이 거의 다 완료되었을 거예요. 이번 달 독서모임 장소가 새로운 곳에 정착한 책방에서 하거든요. 조만간 새로운 책방이 문 열게 되는 소식이 책방 인스타를 통해서 나오게 될 것입니다. 시간 나면 꼭 가보셔요. ^^
 

 

 

 

 

 

 

 

※ 레드스타킹 공식 인스타그램에도 공개된 글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공식 후기를 써보네요. 《경계 없는 페미니즘》은 한동안 절판된 책이었는데요, 몇 달 전에 레드스타킹 멤버 한 분이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 출판사에 직접 전화를 해서 재고가 남아 있다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때 출판사 측은 재고가 남아 있지 않다고 답변을 했었는데요, 다행히 그 분의 의견이 출판사 측이 반영했는지 지난달부터 알라딘에 책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언제 절판될지 모르니 관심 있는 독자는 꼭 구입하시길.

 

 

 

 

 

추위와 따뜻함이 반복되는 변덕스러운 봄 날씨는 감기에 걸리기 쉬운 날씨입니다. 제 주변에 감기나 몸살 증세를 호소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이 글을 보고 있을 분들 모두 감기 조심하시기를 바랍니다.

 

 

 

 

 

 

 

 

 

 

 

 

 

 

 

 

 

 

 

지난 월요일(25일)찬드라 탈파드 모한티(Chandra Talpade Mohanty)《경계 없는 페미니즘》 첫 번째 읽기 모임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첫 번째 시간에는 1부 1, 2장을 읽었습니다. 모한티는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도 출신의 여성학자입니다. 그녀는 미국 내 유색인 여성 차별 문제,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책 제목인 ‘경계 없는 페미니즘(Feminism without borders)’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일단 먼저 ‘경계’가 무슨 뜻인지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경계는 젠더, 섹슈얼리티, 계급, 인종, 종교, 장애 등 인간의 일상생활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해주는 기준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여러 가지 경계선을 가지고 세상을 구분합니다. “세상을 둘로 나누어 본다”는 강력한 믿음은, 일상생활을 가로지르는 투명한 ‘경계’에서 나옵니다. 이 경계는 때론 차별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피부 색깔로 인종을 구분하는 인종차별주의입니다. ‘국민-비(非)장애인-이성애자-정상’과 ‘난민-장애인-성 소수자-비정상’으로 나누어 판단하는 것 또한 보이지 않는 경계가 만들어내는 이분법적 구분입니다. 이러한 구도는 모한티가 허물려고 하는 ‘장벽’입니다. 따라서 ‘경계 없는 페미니즘’은 수많은 개인과 사회집단의 경험을 관통한 다차원적인 경계들을 극복하는, ‘해방의 잠재력을 지닌 페미니즘’[주1]입니다.

 

저자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페미니즘의 분석 방법으로 탈식민주의와 반자본주의적 비평을 제시합니다. 탈식민주의는 ‘서구-비서구’를 가르는 틀, 그리고 서구의 제국주의가 피식민지 비서구를 바라보며 재현하는 방식 등을 비판하는 이론입니다. 반자본주의 비평은 사회 전반에 걸쳐 작동하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를 비판하고 반대하는 비평 방식입니다. 그래서 탈식민주의는 ‘제3세계’로 명명되는 비서구를 착취한 서구 제국주의 및 식민지 문화를 문제 삼는다면, 반자본주의적 비평은 제3세계를 착취하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에 주목합니다.

 

흔히 ‘제3세계’라고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프리카’, ‘가난한 나라’, ‘(정치적으로, 또는 성적으로) 억압받는 민족’입니다. 그런데 저를 포함한 대부분 사람은 한국이나 일본, 중국과 같은 아시아를 제3세계 국가라고 인식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레드스타킹 멤버 중에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하는 분이 있습니다. 그분이 배우고 있는 제3세계 여성을 다룬 과목은 중국 · 재중동포(조선족) 여성에 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구 여성, 서구 페미니스트들이 생각하는 제3세계 여성 이미지는 주체적으로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서구 여성 이미지와 대비됩니다. 저자는 제3세계 여성을 ‘서구 식민화의 피해자’, ‘남성 폭력의 피해자’, ‘가부장적 친족체제에 벗어나지 못하는 종속적인 여성’ 등으로 일방적으로 규정해버리는 서구 페미니즘 담론을 비판합니다. 이러한 서구식 담론은 제3세계 여성의 주체적인 목소리와 그녀들 고유의 역사를 생략해버립니다.

 

제3세계 여성을 ‘피해자’로 묘사하는 서구식 담론의 문제점은 우리나라에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레드스타킹 멤버들은 우리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서구식 제3세계 담론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멤버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예는 국제 구호단체의 기부금 모집 광고였습니다. 구호단체의 광고를 보면 굶주림에 시달리거나, 절망 어린 눈빛을 한 중동 · 아프리카 난민들의 모습이 많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피해자로서의 난민’ 이미지를 지나치게 부각하는 광고는 ‘가난하고 꾀죄죄한 난민’이라는 고정관념을 만듭니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 성행하고 있는 ‘여성 음핵 절제술’은 제3세계 여성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악습입니다. 여성 음핵 절제술 근절에 앞장서는 서구 페미니스트들의 관심과 참여는 훌륭한 일입니다. 하지만 여성 음핵 절제술의 위험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제3세계 여성을 ‘남성에 의해 성적으로 억압받는 무기력한 피해자’로 규정하는 입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저자는 제3세계 여성에 대한 온정주의적 태도에 ‘서구가 우월하다는 이념의 헤게모니(hegemony)[주2]가 스며들어 있다고 말합니다.

 

 

 

 

 

 

 

《경계 없는 페미니즘》을 함께 읽은 레드스타킹 멤버들은 제3세계 여성을 설명하는 서구식 담론과 헤게모니에 익숙해진 것에 대해 반성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3세계 여성 같은 타자의 정체성을 일방적으로 단정하게 만드는 ‘일상 속 권력’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해자’의 위치에 서서 연대해야 할 타자를 ‘피해자’로 대상화했을 수도 있습니다. 무지는 연대를 형성하지 못하도록 만들 뿐 아니라, 타자들의 고통을 가중하는 커다란 함정이 됩니다. 이 책에 언급된 ‘성찰적 연대(reflective solidarity)[주3]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연대의 필요성을 말하기 전에 ‘나’와 ‘타자’의 관계가 제대로 상호작용하고 있는지 ‘성찰’해야겠습니다. ‘성찰’이 빠진 연대는 타자의 아픔을 제대로 품을 수 없습니다.

 

 

 

 

[주1] 찬드라 탈파드 모한티, 문현아 옮김, 《경계 없는 페미니즘》, 여이연, 14쪽.

 

[주2] 같은 책, 69쪽.

 

[주3] 같은 책, 2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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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3-27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러스 브로는 가히 페미니즘 전문가로
등극하실 것 각입니다 !!!

전 리베카 솔닛의 책을 두어권 사긴 했는데
딴 데 정신이 팔려서리...

이른바 白禍의 시대에 서구석 관점에서부터
탈피하는 게 가장 우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cyrus 2019-03-28 17:12   좋아요 1 | URL
‘페미니즘 전문가’가 되고 싶지 않아요.. ㅎㅎㅎㅎ ‘남성 페미니스트’라는 말이 없듯이 ‘남성 페미니즘 전문가’도 없어요. 저는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마음으로 공부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

비연 2019-03-27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참 대단. 엄지척!

cyrus 2019-03-28 17:13   좋아요 0 | URL
대단하지 않습니다. 매주 월요일에 만나는 분들이 저보다 뛰어나고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분들입니다. ^^

페크pek0501 2019-03-30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비를 맞는 사람에게 우산을 주는 것보다 더 좋은 게 함께 비를 맞는 것, 이라는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함께, 라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주는 자와 받는 자로 나뉘는 게 아니라 함께...

cyrus 2019-04-08 05:58   좋아요 0 | URL
“비를 맞는 사람에게 우산을 주는 것보다 더 좋은 게 함께 비를 맞아야 한다”라는 말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비를 맞으면 옷이 젖고, 감기에 걸리기 쉬워요. 결국 비를 맞는 것은 유쾌한 일은 아니에요. 고통이 생기는 일이죠. 내가 타인과 함께 비를 맞는 것은 타인을 힘들게 하는 경험을 함께 하면서 그가 느끼고 있는 고통을 이해한다는 뜻입니다.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타인과 ‘나’ 모두가 비를 ‘안’ 맞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고통을 주는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적극적인 일을 시도하는 거죠. 저는 ‘비를 맞는 사람’은 고통을 감수하기만 하는 피해자 정체성을 가진 사람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비를 안 맞으려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페크pek0501 2019-04-14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함께 비를 맞는다는 의미를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비를 안 맞을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비를 맞아야만 하는 상황인 거예요. 예를 들면 어느 농성장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자며 며칠 동안 농성을 한다고 할 때 이것이 비를 맞는 상황인 겁니다. 이럴 때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건 함께 비 맞기. 즉 텐트에서 자고 농성을 하며 동고동락함이 되는 것이죠. ^^
 

 

 

 

 

 

 

 

대구 페미니즘 북클럽 ‘레드스타킹’은 한 달에 한 번씩 여성주의 영화를 봅니다. 한 달 동안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책과 관련된 주제의 여성주의 영화를 보는 거죠. 어제가 바로 영화를 보는 날이었습니다. 이날을 ‘무비 나이트(Movie Night)라고 부릅니다.

 

 

 

 

 

 

 

 

 

 

어제 본 영화는 넷플릭스(Netflix)에 공개된 두 편의 다큐멘터리 형식의 단편 영화입니다. <피리어드: 더 패드 프로젝트(Period: End of Sentence)><From Iron Girls To Leftover Women>입니다.

 

 

어제 같은 월요일은 ‘월요병’이 생기는 날이죠. 그렇지만 어제 출근을 하지 않아서 월요병에 시달리는 일은 없었어요. 어제 오전에 네 시간짜리 민방위 교육을 받았어요. 오후에는 할 일이 없었습니다. 일요일 같은 월요일을 보내는 기분이었습니다.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기가 아까워서 일찍 ‘스몰토크’로 향했습니다. ‘스몰토크’는 레드스타킹 독서 모임, 영화 모임을 진행하는 장소이며 각종 스터디 모임 등을 하기에 아주 좋은 카페입니다. 어제는 카페 사장님이 출근하지 않는 날이라서 제가 카페 문을 직접 열었어요. 사장님에게 미리 허락을 받았습니다. 제가 사장님 대신에 카페 장사를 하는 건 아니고요, 저녁에 있을 행사를 준비할 겸 카페에서 책 읽으려고 일찍 문 열었어요.

 

카페에 가기 전에 대구시청 주변의 헌책방과 알라딘 서점을 먼저 들렀어요. 지난주에 알라딘에 주문한 책들이 서점에 따로 보관되어 있어서, 그거 받으려고 갔어요. 한 시간 정도 헌책방과 알라딘 서점을 둘러보고 난 뒤에 카페에 도착하니까 오후 4시경이었어요. 카페에 도착하자마자 저녁 행사를 위해 탁자와 의자들을 배치했어요.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라서 저 혼자서 할 수 있었습니다.

 

 

 

 

 

 

 

 

 

 

 

 

 

 

 

 

 

 

 

 

 

 

 

 

 

 

 

 

 

 

 

 

 

 

* 이지언 《도나 해러웨이》 (커뮤니케이션북스, 2017)

* [품절] 피터 커스 《ISADORA, A Sensational Life》 (홍익출판사, 2003)

* 라나 톰슨 《자궁의 역사》 (아침이슬, 2001)

* [절판, No Image] 《일본대표단편선 3》 (고려원, 1996)

 

 

 

 

행사 준비를 끝낸 뒤에 저 혼자만의 시간을 누렸습니다. 혼자서 카페에 책을 읽어보는 게 소원이었는데요, 드디어 어제 그날이 이루어졌습니다. 조용한 분위기의 장소에서 책을 읽으니까 몰입이 잘 되었습니다. 알라딘 온라인으로 주문한 책은 영국의 무용수 이사도라 던컨(Isadora Duncan) 평전인 《ISADORA, A Sensational Life》와 이제는 과거 속 이름만 남게 된 대형 출판사 고려원에서 나온 《일본대표단편선 3》, 그리고 페미니스트 과학철학자인 도나 해러웨이(Donna Jeanne Haraway)의 사상을 요약 정리한 《도나 해러웨이》입니다. 어제 마침 알라딘 서점에 《자궁의 역사》라는 책 한 권을 발견해서 사들였습니다.

 

 

 

 

 

 

오후 5시 조금 지나서 레드스타킹 핵심 멤버인 hippie-yolo(히피 욜로)이 오셨어요. 레드스타킹 모임에 참여하고 싶은 분은 이 히피 욜로 님의 인스타그램에 DM으로 신청하면 됩니다(깨알 홍보). 저녁 행사 때 먹을 간식들을 함께 사러 갔어요. 그리고 의자를 다시 배치했어요. 처음에 저는 탁자를 치우고 의자만 세워서 놓았어요(Before 사진 참조). 히피 욜로 님은 영화 보는 사람들이 편하게 마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의자 배열 한 가운데에 커다란 탁자 하나를 놓자고 제안했습니다. 히피 욜로 님이 제안한 방식대로 탁자와 의자를 배치했습니다(After 사진 참조). 제가 시도했던 의자 배열 보다 좋았습니다. 저는 또 한 번 히피 욜로 님에게 한 수 배웠습니다.

 

 

 

 

 

오후 7시부터 외부 손님들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레드스타킹이 주최한 공식 모임이나 행사 관련 포스터를 제작하는 멤버가 ‘어른들을 위한 음료’를 무려 5캔이나 사왔어요. 영화가 시작되기 전부터 맥주를 마셨어요. 다음 번 영화 행사는 ‘무비 나이트’가 아니라 ‘무비 앤 알코올(M&A) 나이트’가 될 것 같군요.

 

 

첫 번째로 본 영화는 <피리어드: 더 패드 프로젝트>였습니다. 이 영화는 올해 열린 제91회 미국 아카데미상의 ‘단편 다큐멘터리 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인도 여성들은 가난한 농촌에서 생활합니다. 그녀들은 위생적인 생리대를 사보거나 사용해본 적이 없습니다. 인도에는 여성의 생리를 금기로 여기는 문화가 남아 있습니다. 인도 여성들은 ‘생리’라는 단어조차 입으로 꺼내지 못합니다. 영화 초반부에 인터뷰어(영화감독으로 추정됩니다)는 여학생에게 ‘생리’에 대해서 질문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때 여학생은 아주 난감한 표정을 지은 채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지금도 그 여학생의 표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난감한 표정이라기보다는 두려움을 느끼는 표정이었습니다. 여학생의 두 눈에 ‘생리’에 대해서 말을 했다간 신에게 벌을 받을 수 있다는 듯한 두려움이 보였습니다.

 

 

 

 

 

 

 

 

 

 

 

 

 

 

 

 

 

 

 

* 엘리즈 티예보 《이것은 나의 피》 (클, 2018)

* 김보람 《생리 공감》 (행성B, 2018)

 

 

 

인도의 상당수 힌두교 사원은 생리 중인 여성의 출입을 막고 있습니다. 생리하는 여성이 ‘깨끗하지 못하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인도 성인 여성들조차도 생리를 불결하면서도 부끄러운 신체 현상으로 생각합니다. 또 생리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거나 생리 중에 사원에 출입하면 신을 노하게 하여 재앙을 받을 거라고 믿습니다.

 

더 놀라운 건 영화 장면으로 나온 인도 남성들의 반응입니다. 그들은 ‘생리대(패드)’가 무슨 용도로 쓰는 건지 모릅니다. 어떤 인도 남성은 생리대가 ‘하기스 기저귀’가 아니냐고 말합니다. 생리대의 필요성을 느낀 인도 여성들은 친환경적이면서도 친서민적인 생리대를 직접 만들어 팔기로 결심합니다. 이것이 바로 ‘패드 프로젝트’입니다. 생리대의 재료는 인도에서 자라는 부드러운 목화 솜털입니다. ‘패드 프로젝트’에 참가한 여성들은 직접 기계를 다루면서 생리대를 제작합니다. 완성된 생리대는 ‘플라이(fly)라는 이름으로 판매됩니다. ‘패드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여성들이 사는 집에 직접 방문해서 홍보하거나 한 자리에 모인 여성들 앞에 생리대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홍보합니다. ‘패드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처음으로 ‘경제 활동’을 경험합니다. ‘패드 프로젝트’가 참가한 여성들은 그동안 집에서 ‘무급 가나 노동’만 하면서 지냈거든요. 생리대를 판매한 여성들은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여성은 경찰이 되는 게 꿈(경찰이 되면 여성을 괴롭히는 남성을 붙잡아서 채찍으로 때려주고 싶다고 말합니다)입니다. 경찰은 인도 여성의 경제적 ·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켜주는 직업입니다.

 

레드스타킹 여성 멤버는 생리대 이름이 너무 좋다고 말했습니다. ‘플라이’가 ‘날다’라는 뜻 이외에도 ‘자유’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플라이’를 사용하는 여성들과 ‘플라이’를 판매하는 여성들 모두 자유와 해방감을 만끽합니다. <피리어드: 더 패드 트로젝트>는 생리대 하나가 인도 마을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하게 만드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 박이은실 《월경의 정치학》 (동녘, 2015)

 

 

 

저는 영화를 보면서 인도 사람들의 인식 변화에 긍정적으로 느껴졌지만, 인도 여성들이 ‘날개’를 달아 ‘자유’를 누리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을 억압하는 종교의 권위와 남성 중심 가부장제의 힘이 합친 거대한 카르텔을 깨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월경의 정치학》이 인용한 어느 문화인류학자의 주장에 따르면 여성의 생리를 금기로 여기는 종교 문화는 여성을 억압하는 요인이 아니라, 여성을 ‘해방’해준다고 합니다. 생리 중인 여성들은 사원에 출입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소한 집안일조차 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되면 여성들은 집안일의 중압감에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집에 있는 다른 여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친교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럴 듯한 견해이지만, 생리 중인 여성들이 제대로 쉴 수 있는 기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이 편하게 쉴 수 있다고 해도 ‘일시적인’ 해방에 불과합니다.

 

 

 

 

 

 

 

 

 

 

 

 

 

 

 

 

 

 

* 슐람미스 샤하르 《제4신분, 중세 여성의 역사》 (나남출판, 2010)

* [레드스타킹 선정 도서] 실비아 페데리치 《캘리번과 마녀》 (갈무리, 2011)

 

 

 

 

종교가 점진적으로 여성을 억압하는 구습을 타파하고, 여성의 권익 신장에 노력하는 건 좋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백래시(backlash)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기득권을 가진 종교의 주류 세력은 변화를 지향하려는 다른 종교 세력을 환영하지 않았습니다. 종교의 주류 세력은 비주류 세력의 힘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들에게 ‘이단’이라는 딱지를 붙이면서 공격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종교 대립이 심했던 유럽 중세 시대에 이단 종파로 몰린 ‘카타리 파(Cathari)입니다. 카타리 파는 여성에게도 사제 서품을 했으며, 여성들의 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생활했으며 여성 사제들을 양성했습니다. 카타리 파가 공식적으로 이단 종파로 규정되기 전까지 카타리 파에 가입한 신자의 60% 이상은 여성이었습니다. 슐람미스 사하르(Shulamith Shahar)《제4신분, 중세 여성의 역사》실비아 페데리치(Silvia Federici)《캘리번과 마녀》는 사회적 개혁을 요구하는 여성 신자들에게 ‘이단’이라는 누명을 씌워 ‘마녀’로 만든 기독교의 탄압 사례를 잘 설명한 책입니다.

 

두 번째로 본 <From Iron Girls To Leftover Women>은 중국 여성 문제를 다룬 영화입니다. 1966년에 문화대혁명이 일어나면서 ‘여성이 하늘의 절반을 받치고 있다’는 구호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문화대혁명을 주도한 마오쩌둥(毛澤東)은 남성의 가부장적 권력을 혁명으로 척결해야 할 권력 중 하나로 봤습니다. 마오쩌둥은 국가 경제력을 향상하기 위해 여성 역시 국가를 위해 일하는 ‘인민’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하여 중국 여성의 사회적 참여 기회를 늘리기 위해 각종 법적 제도를 마련했고, ‘여성은 곧 국력’이라는 사실을 부각한 ‘강한 여성’ 이미지를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사회주의가 외친 ‘여성 해방’은 헛된 구호로 그치고 말았습니다. 문화대혁명 이후의 중국 여성들은 여전히 가사 노동을 책임지고 있었고, 국가는 인구수를 조절한다는 이유로 중국 여성들의 출산 능력을 통제했습니다. 1980년대 중국 정부의 ‘한 자녀가정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실행한 이후로 중국 인구수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성비 불균형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배우자를 찾지 못한 결혼 적령기의 남성들을 위한 ‘결혼 시장(相亲角, 샹친쟈오)이 성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결혼하지 못한 남성을 자식으로 둔 노부모들은 아들의 프로필이 적힌 종이를 들고 공원에 갑니다. 자식의 결혼 상대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From Iron Girls To Leftover Women>의 초반부는 결혼 시장의 풍경을 보여줍니다.

 

 

 

 

 

 

 

 

 

 

 

 

 

 

 

 

 

 

* [레드스타킹 선정 도서] 마리아 미즈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갈무리, 2014)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6장 ‘민족해방과 여성해방’ 편은 사회주의 국가들(중국, 구 소련, 베트남)이 내세웠던 여성 정책과 그곳 여성들이 현실적으로 부닥친 여러 가지 문제들을 보여주면서 한때 ‘여성 해방’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은 사회주의를 비판적으로 분석한 글입니다. 이 글은 <From Iron Girls To Leftover Women>을 보기 전에 읽으셔도 좋습니다. 여성을 위한 중국 사회주의적 정책이 나온 배경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 주부터 《경계 없는 페미니즘》을 읽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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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3-19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에도 생리대를 못 사는 아이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개선이 됐는지 모르겠다.
인도는 그렇다쳐도 OECD 가입국이라면서 이게 사실인가
의아스럽더군.
모임 분위기와 달리 영화 보면서 좀 착잡했겠다.

cyrus 2019-03-20 12:36   좋아요 0 | URL
영화에 보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인도 여성들의 모습이 나와요. 일상용품이나 다름없는 스마트폰이 보급되어 있는데도 생리대가 없는 인도의 현실이 웃펐습니다... ^^;;

레삭매냐 2019-03-19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러스 브로는 맥쥬 드시면 안되지
않았나요? ㅋㅋㅋ

모임에 열심으로 임하는 뜨거운 열정이
느껴지는 것 같아 참으로 보기 좋습네다.

cyrus 2019-03-20 12:37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낮술을 하고 싶어서 점심 때 친구들이랑 한 잔, 저녁에는 두 잔 마셨어요. 이 정도면 적게 마신 겁니다... ^^;;

목나무 2019-03-19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영화 모두 저에게는 생소하기만 한데... 리뷰글 보니 한번 보고싶네요!
그나저나 혼자가 아닌 여럿이 즐기는 M&A 나이트라니요! 진짜 부럽습니다.~ ^^

cyrus 2019-03-20 12:39   좋아요 1 | URL
<피리어드: 더 패드 프로젝트>는 한글 자막이 있어요. <From Iron Girls To Leftover Women>은 한글 자막이 없어서 영어 자막으로 봐야 해요. 넷플렉스에 가입하면 한 달 동안 영화를 무료로 볼 수 있어요. ^^
 

 

 

지난주 토요일 새벽 2시에 일찍 일어나서 조선희 작가의 《세 여자》 2권을 읽었습니다. (새벽 2시에 《세 여자》 2권을 읽은 사2러스) 5시 조금 넘어서야 책을 다 읽었어요.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과 2권의 오자를 언급한 글 한 편 쓰고 나니까 7시가 지났습니다. 9시에 다시 잤습니다. 점심을 먹은 뒤에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조선희 작가의 북 토크 행사는 오후 5시 카페 ‘스몰토크’에서 진행됐습니다. 저는 그 날 행사 준비를 맡았기 때문에 오후 3시에 카페에 도착해야 했습니다. 점심시간 이후부터 오후 3시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대구역 기찻길 다리(‘대구역 굴다리’로 알려진 곳이죠) 밑에 있는 헌책방에 갔습니다. 그곳에서 책 두 권을 샀습니다.

 

 

 

 

 

 

 

 

 

 

 

 

 

 

 

 

 

 

* 조선희 《세 여자》 (한겨레출판, 2017)

 

 

 

스몰토크는 경상감영공원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 대구역에서 출발하여 경상감영공원까지 걸어서 가면 얼마 걸리지 않습니다. 저는 시간에 딱 맞춰 스몰토크에 도착했습니다. 북 토크에 총 27명(레드스타킹 멤버 포함)이 참석했습니다. 저는 27명이 앉을 수 있도록 의자를 나열했습니다. 다행히 의자는 모자라지 않았습니다.

 

 

 

 

 

 

 

북 토크에 특별한 손님이 오셨어요. 영화 <밀정>의 제작(공동 제작)과 기획에 참여한 이진숙 님입니다. 조선희 작가님과 같이 오셨어요.

 

 

 

 

 

 

 

 

 

조선희 작가님은 《세 여자》가 나온 이후로 48번이나 북 토크가 열렸다고 말했습니다. 작가님은 허정숙에 대한 내용을 썼을 때, 대리 만족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허정숙은 자유연애를 실천한 사회주의 독립 운동가였고, 네 차례나 이혼했습니다. 《세 여자》에서 허정숙은 다른 인물들보다 활동적으로 그려졌습니다. 반면 주세죽고명자를 묘사했을 때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인물들이라서 그들을 묘사하는 내내 슬펐다고 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서 상상력에 의존해서 만든 장면이 많았다고 합니다.

 

주세죽과 고명자는 조선공산당 화요회 소속 동지인 박헌영김단야를 사랑하게 되어 부부가 됩니다. 그러나 이 네 사람은 조선공산당 내 파벌 싸움(화요회 대 북풍회)에 휘말리게 되고, 일제의 압박을 피하면서 좀 더 나은 사회주의 운동을 하기 위해 조선을 떠나 뿔뿔이 흩어지게 됩니다. 박헌영은 일제에 잡혀 서대문형무소에 갇혔고, 주세죽은 자신의 유일한 혈육인 딸 비비안나 박을 품에 안고 모스크바로 향합니다. 비비안나 박은 볼셰비키 정부가 세운 공동 탁아소에 맡겨집니다. 모스크바에서 홀몸으로 지내던 주세죽과 김단야는 서로 사랑에 빠져 부부로 지내게 됩니다. 주세죽은 김단야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지만, 두 사람 앞에 커다란 불행이 찾아왔습니다. 김단야는 일제를 도운 간첩으로 혐의를 받아 처형되었고, 주세죽은 카자흐스탄 수형소로 가게 됩니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두 번째 자식이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허정숙은 처음에 박헌영을 좋아했다가 역시 화요회 동지인 임원근을 만나 결혼합니다. 두 사람은 헤어지고, 허정숙은 북풍회 소속의 송봉우와 같이 살게 됩니다. 언론들은 허정숙의 스캔들에 관심이 많았고, 그녀는 ‘조선의 콜론타이(Kollantai: 러시아의 여성운동가, 혁명가)라는 별명을 가지게 됩니다. 작가님은 처음에 《세 여자》를 쓰면서 나온 원고의 분량이 3000매라고 말했습니다. 이 어마어마한 양의 원고를 줄이면서 내용도 줄어들게 되었는데, 특히 송봉우에 대한 내용을 가장 많이 줄였다고 했습니다. 해방 이후 허정숙은 김일성이 중심이 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초대 내각의 주요 인사로 등용되었습니다. 초대 내각 중 유일한 여성 정치가는 허정숙이었습니다.

 

작가님이 실제로 경험한 일인데요,《세 여자》가 출간된 이후에 작가님에게 한 통의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연락한 분은 고명자의 사촌 언니였다네요. 작가님은 이분을 직접 만나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고명자의 행적에 관해서 물어봤다고 합니다. 고명자의 사촌 언니는 조치원에 살고 있었고, 작가와 만난 지 한 달 뒤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세 여자》에는 허정숙, 주세죽, 고명자 이외에도 여성 독립 운동가들이 등장합니다. 작가님은 고명자와 함께 모스크바 대학에 유학을 하러 간 김명시김조이, 허정숙이 몸담은 조선여성동우회 소속의 정종명정칠성을 소개했습니다. 이 네사람은 소설에서 조연으로 나오지만, 작가님은 이 네 사람의 행적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독립운동에 뛰어든 ‘혁명하는 여성’의 계보를 언급하면서 차마리사, 조신성을 소개했습니다. 이 두 사람은 허정숙에 영향을 준 독립 운동가입니다. 작가님은 이들이 과부였음에도 사회의 따가운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주체적인 삶을 살았다고 말했습니다.

 

 

 

 

 

 

북 토크가 진행하는 도중에 ‘털보 아저씨’가 카페를 방문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 분이 카페에 자주 찾는 손님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털보 아저씨는 이진숙 님 옆에 앉아 작가님의 말씀에 경청했습니다.

 

북 토크가 끝난 뒤에 작가님과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스몰토크는 ‘단체 예약 모임’이 가능한 카페입니다. 그래서 이곳에 독서 모임뿐만 아니라 식사도 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카페에 음식을 가져오거나 주문하려면 카페의 주인인 ‘완 사장님’에게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 유시민, 정훈이 그림 《표현의 기술》 (생각의길, 2016)

 

 

 

늦게 들어온 털보 아저씨는 자연스럽게 조 작가님 옆에 앉아서 식사를 했습니다. 저는 저 분이 누군지 궁금했습니다. 털보 아저씨가 대화하는 도중에 담배 피러 밖에 나갔을 때 작가님은 저 분이 만화가 ‘정훈이’라고 알려줬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영화전문 주간지 <씨네21>을 절대로 모를 수 없을 것입니다. 정훈이 님은 <씨네21>에서 ‘정훈이 만화’를 연재하며 오랫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만화가입니다. 유시민 씨의 책 《표현의 기술》(생각의길) 일러스트는 정훈이 님이 그렸습니다. 예전에 저는 이 책을 읽은 적이 있어서 정훈이 님이 누군지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분을 실제로 뵙게 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조선희 작가님은 <씨네21> 초대 편집장으로 활동한 적이 있어서 오래전부터 정훈이 님과 알고 지낸 사이입니다. 작가님도 그렇고, 첫 번째 특별 손님과 두 번째 특별 손님 모두 ‘영화’와 관련된 분들이네요. 그렇지만 작가님은 《세 여자》가 드라마로 각색되는 걸 원한다고 밝히셨습니다. 어느 분(작가님이 말씀하신 것 같은데 우연히 들은 거라 누가 말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이 드라마 《세 여자》의 허정숙 또는 주세죽 역에 어울리는 배우로 ‘문소리’를 언급했습니다.

 

 

 

 

 

 

 

 

 

 

 

 

 

 

 

 

 

 

 

* [2월 레드스타킹 선정 도서]

낸시 프레이저, 리처드 로티, 주디스 버틀러, 아이리스 매리언 영 외,

이현재, 문현아, 박건 옮김 《불평등과 모욕을 넘어》 (그린비, 2016)

 

 

 

작가님과 이진숙 님, 정훈이 님이 먼저 자리에 일어났고, 레드스타킹 멤버들은 카페에 남아 다음 달 일정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다음 달에 읽어야 할 책도 어마어마합니다또 '아주 특별한 분'이 스몰토크에 찾아오셔서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강연자가 누군지 알 수 있는 힌트는 《불평등과 모욕을 넘어》에 있습니다.

 

 

 

 

※ 조선희 작가님이 북 토크 후기를 남겨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https://www.facebook.com/100000017776783/posts/232322803102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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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1-22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줄였을까? 고생해서 썼는데...
어쩐지 칼질했다는 느낌이 들었어.
3000장이면 4권쯤 되지 않을까? 아무리 페미니즘 문학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작품 나오기가 쉽지 않을텐데 말야.
근데 고명자 사촌 언니를 만나고 그분이 만난지 한 달만에
돌아가셨다니 좀 극적이다 싶기도 하다.
근데 누가 드라마로 만들까? 요즘 사극이 좀 주춤하잖아.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
이진숙 씨가 왔다니 가능하지 않을까?
암튼 좋은 시간이었겠구나.^^

cyrus 2019-01-23 18:42   좋아요 0 | URL
영화로 만들면 소설의 절반을 덜어내야 할걸요. 그러면 원작에 미치지 못한 졸작이 나올 가능성이 커요. 그래서 작가님은 드라마로 제작되기를 바라시더라고요. ^^

이진숙 님은 조선의용대 소속 장군으로 활약한 김명시의 삶을 그린 영화 제작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가제는 ‘전사의 시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