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1022)에 참석했던 독서 모임 후기입니다. 레드스타킹 공식 인스타그램에도 공개될 예정입니다.

    

 

 

 

캘리번과 마녀함께 읽기세 번째 시간에는 3(대 캘리번 : 반란자의 신체에 대한 투쟁)4(유럽의 대 마녀사냥, ~266) 절반을 읽었습니다. 실비아 페데리치(Silvia Federici)는 여성의 신체를 통제의 대상, 재생산의 도구로 바라보는 국가의 권력이 자본주의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주장합니다.

    

 

 

 

 

 

 

 

 

 

 

 

 

 

* 실비아 페데리치 캘리번과 마녀(갈무리, 2011)

 

 

중세 봉건제에서 자본주의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급부상한 부르주아지(bourgeoisie, 지배 계급)는 농민들이 이용하던 공유지에 울타리를 세워 타인의 사용을 막음으로써 사유화했습니다. 인클로저(enclosure)는 자본주의가 자연을 본격적으로 상품화하는 첫 단계였습니다. 한순간에 생계 수단을 잃은 농민들은 빈농으로 전락했으며 이로 인해 불평등 문제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됐습니다. 공유지를 통해 공적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여성들은 임금을 받지 않으면서도 가정의 재생산 노동을 하게 됐습니다.

 

이 혼란의 시기에 국가는 여성을 포함한 농민들의 불만과 저항을 막기 위해 새로운 정치적 기획(4246)을 시도합니다. 국가는 여성을 남성보다 더 열등한 존재로 만들기 위해 마녀사냥을 일으킵니다. 국가가 주도한 정치적 기획’, 즉 마녀사냥은 자본주의의 확산과 국가의 대대적인 통제에 저항하는 여성을 공격한 집단적 폭력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이성이 강조되던 17세기에 활동한 지식인들은 마녀에 대한 위험성을 심각하게 인식했고, 마녀 박해를 부추겼습니다. 과학적 · 철학적 합리주의가 발전했던 그 시절에 지식인들은 왜 마녀에 관심을 가졌을까요?

    

 

 

 

 

 

 

 

 

 

 

 

 

 

 

* [안 읽은 책] 토머스 홉스 리바이어던(나남출판, 2008)

* 르네 데카르트 방법서설(문예출판사, 1997)

 

    

 

페데리치는 토머스 홉스(Thomas Hobbes)데카르트(Descartes)의 철학을 분석하면서 신체를 바라보는 두 철학자의 인식이 어떻게 국가와 지배 계급의 입맛에 맞는 통치술에 반영되었는지 보여줍니다. 홉스와 데카르트는 인간의 신체를 이성과 자유 의지에 무관한 물리적인 물질로 인식했습니다. 그들의 눈에 신체는 자율적인 힘이 없는 기계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신체에 대한 홉스와 데카르트의 입장은 기계론적 철학으로 발전했고, 이 철학은 개인의 신체에 대한 국가의 개입과 통제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를 뒷받침하게 됩니다. 따라서 국가는 기계론적 철학을 근거로 여성의 신체를 출산 기계로 만드는 규율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공유지 박탈 이후로 농민들은 지배 계급 밑에서 일하는 것을 거부했고, 스스로 프롤레타리아트(proletariat, 무산계급)가 되었습니다. 농민들의 노동 거부는 자본주의 체제를 위협할 정도였고, 지배 계급은 무산계급을 강제로 노동자로 만들기 위해 빈민이나 부랑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습니다. 님은 이때부터 노동 거부를 나태한 행동으로 여겼으며 일하지 않는 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녀사냥을 부추긴 지배 계급은 마법을 노동을 거부하는 반항적 행위로 인식했습니다. 그래서 일하지 않는 자는 주류(임금을 받고 일해야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벗어난 존재가 되었고, 무임금 재생산 노동을 하면서 약초에 관심이 많은 여성은 일하지 않고 마법에 심취한 마녀로 낙인찍혔습니다.

    

 

 

 

 

 

 

 

 

 

 

 

 

 

 

* [안 읽은 책] 피터 싱어 동물 해방(연암서가, 2012)

 

    

 

몸과 영혼을 분리해서 보는 기계론적 철학은 허점이 많은 논리가 되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신체를 함부로 대하는 비정한 시선은 남아 있습니다. 시신 앞에서 고인을 모욕하는 행위를 한 해부학과 실습 학생들이 있었고, 경찰은 유가족의 동의 없이 백남기 씨의 시신을 부검하려고 했습니다. 데카르트는 동물이 인간처럼 영혼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을 부정하기 위해 동물을 해부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동물은 인간처럼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확신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허무맹랑한 생각이고, 데카르트의 동물 해부는 동물 학대에 가까운 일입니다. 님은 이성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의 우월함을 강조하기 위해 동물 학대를 정당화하는 논리에 반대한다면서 여성 차별과 동물 차별은 별개의 문제가 아닌 동등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과학이든 철학이든 학문은 국익을 앞세우는 논리나 지배 계급의 통치 이데올로기에 갇혀선 안 됩니다. 국익과 지배 계급 권력 유지를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학문은 인간을 위한 학문이란 이름 아래에 사람을 인격체로 보지 않으며 실험 대상으로 만들어버리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캘리번과 마녀를 읽으면 과연 학문은 누구에게 의미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여성의 신체를 국가의 통제 속에 두려는 시도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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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가해자에게 배울 것은 없다!!!>

 

대충 살자, 자기가 한 일도 기억 못하는 K교수처럼

 

 

K교수처럼 살려면?

성추행 하고도 내가 그랬다면 미안하다라고 가정법 쓰면서 사과해 버리기!

성추행하고도 당당하게 성폭력 상담소장 해 버리기!

성추행 하고 연구실 이전 처분받자 산격 2호점 생겼다자랑 해 버리기!

.

.

언제까지 성폭력 가해자를 교단에 서게 해야 합니까?

언제까지 학교가 우리를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을 참아야 합니까?

.

.

부디 함께해주십시오.

.

.

성폭력 가해자는 교단을 떠나라!

성폭력 가해 교수도 유죄!

가해자 싸고도는 경북대도 유죄!

 

  

  

서명 링크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f5JnL0Acuyn1dzaERp2XUinAYqJVcUHWf5ZppOX94zOhydQg/view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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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10-05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명했다. 아직도 저런 정신 빠진...

2018-10-05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그만 메모수첩 2018-10-06 16: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명했습니다. 성추행범이 성폭력 상담소장... 갑갑합니다 정말.
 

 

 

 

10월 9일대구 페미니즘 북클럽 ‘레드스타킹’이 만들어진지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역사적인 첫 모임 선정도서가 바로 슐라미스 파이어스톤(Shulamith Firestone)《성의 변증법》이었습니다. 모임 장소는 경상감영공원 근처에 있는 작은 카페 ‘스몰토크’였습니다. 이 날 모임에 총 8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중 5명은 이미 페미니즘 독서 모임을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사용된 모임명은 ‘아마추어 불편러’였습니다. 《성의 변증법》을 읽기 시작했을 때도 모임명은 레드스타킹이 아니라 ‘아마추어 불편러’였습니다. 매주 월요일 카페 ‘스몰토크’에 모여 오후 7시 30분부터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 [레드스타킹 첫 번째 선정도서]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성의 변증법》 (꾸리에, 2016)

모임 기간 : 2017년 10월 9일, 16일, 23일, 30일,

11월 6일, 13일 (총 6주)

 

 

 

 

 

 

 

모임명이 ‘레드스타킹’으로 변경된 날은 2017년 11월 13일입니다.

 

 

 

 

 

 

 

 

 

 

 

 

 

 

 

 

 

 

* [레드스타킹 두 번째 선정도서]

마거릿 애트우드 《시녀 이야기》 (황금가지, 2002)

모임 기간 : 2017년 11월 27일, 12월 4일, 11일 (총 3주)

 

 

 

한 권의 책을 다 읽으면 한 주 쉬고, 다음 주부터 새로운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두 번째 독서모임 선정도서는 작년에 리커버 특별판이 나와서 화제가 되었던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Atwood)《시녀 이야기》였습니다.

 

 

 

 

 

12월 초에 ‘레드스타킹’ 공식 로고와 홍보용 명함이 만들어졌습니다. 모임 멤버 중에 디자인, 포토샵에 능한 분들이 있어서 독서모임 관련 공지 게시물이나 행사 홍보용 포스터를 직접 만듭니다.

 

 

 

 

 

 

2017년 12월 18일에 송년 모임 ‘페미 부흥회’를 열었습니다. 이 날 모임 멤버들이 각자 가지고 온 페미니즘 책들은 책방에 채워졌는데, 지금도 카페에 가면 페미니즘 책으로 채워진 책장이 있습니다. 레드스타킹 회원이 되면 책장에 있는 책들을 마음껏 읽을 수 있습니다. 올해도 두 번째 ‘페미 부흥회’가 열립니다.

 

 

 

 

 

 

 

* [레드스타킹 세 번째 선정도서]

실비아 페데리치 《혁명의 영점》 (갈무리, 2013)

모임 기간 : 2018년 1월 1일, 8일, 15일, 22일 (총 4주)

 

 

 

 

 

 

 

2018년 1월 1일 신정인데도 독서 모임을 한 적이 있었네요. 무서운 사람들…‥.

 

 

 

 

 

레드스타킹은 《혁명의 영점》 완독 기념으로 첫 번째 영화상영회(1월 29일)를 열었습니다. 이 날은 ‘전설의 시작’이었죠. 그동안 레드스타킹은 독서 모임 멤버 위주로 활동했습니다. 영화 상영회는 독서 모임 정식 멤버가 아닌 외부인도 참석할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레드스타킹은 독서 모임을 넘어서서 영화 상영회를 직접 준비하고 홍보하기 시작했습니다. 레드스타킹 입장에서 보면 이 날은 아주 뜻 깊은 날입니다. 왜냐하면, 영화 상영회 이후로 레드스타킹이 알려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새로 들어온 신입 멤버들이 많았습니다. 그 멤버 중 한 사람이 바로 접니다. 저는 영화상영회에 참석해서 처음으로 멤버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 [레드스타킹 네 번째 선정도서]

케이트 본스타인 《젠더 무법자》 (바다출판사, 2015)

모임 기간 : 2018년 2월 12일, 19일, 26일 (총 3주)

 

 

 

 

 

 

 

제가 정식으로 독서 모임에 참석한 날은 2018년 2월 12일입니다. 그 날 분위기를 술회하자면, 오랜만에 독서 모임에 참석했던 터라 조금은 긴장했습니다.

 

 

 

 

 

 

 

 

* [레드스타킹 다섯 번째 선정도서]

마리아 미즈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갈무리, 2014)

모임 기간 : 2018년 3월 12일, 19일, 26일, 4월 2일

(총 4주)

 

 

 

 

3월 11일에 두 번째 영화상영회가 열렸고, 3월 31일에 월경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자유롭게 대화를 나눠보는 ‘본경 월경 토크’를 진행했습니다.

 

 

 

 

 

 

 

 

* [레드스타킹 여섯 번째 선정도서]

권김현영 엮음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교양인, 2018)

모임 기간 : 2018년 4월 23일, 30일 (총 2주)

 

 

 

 

 

 

 

4월은 잔인할 정도로 바쁜 달이었습니다. 세 번째 영화상영회(4월 9일), 권김현영 강연(4월 16일), 독서 모임(4월 23일), 나영 강연(4월 28일)이 있었거든요.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첫 번째 모임 날에 영남일보 기자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레드스타킹이 처음으로 언론에 언급되었습니다.

 

 

 

 

 

 

* [레드스타킹 일곱 번째 선정도서]

패트리샤 힐 콜린스 《흑인 페미니즘 사상》 (여이연, 2009)

모임 기간 : 2018년 5월 14일, 21일, 28일,

6월 4일, 11, 18일 (총 6주)

 

 

 

 

 

 

 

 

 

 

* [레드스타킹 여덟 번째 선정도서]

게일 루빈 《일탈》 (현실문화, 2015)

모임 기간 : 2018년 7월 9일, 16일, 23일, 30일,

8월 6일, 13일 (총 6주)

 

 

 

 

 

 

 

5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는 혼자서 읽지 못할 ‘벽돌 책들’을 연속으로 만났습니다. 7~8월도 4월 못지않게 무척 바빴던 시기였습니다. ‘정희진 강연(8월 25일)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레드스타킹은 정말 열심히 행사를 준비했고, 홍보했습니다.

 

 

 

 

 

 

* [레드스타킹 아홉 번째 선정도서]

미셸 푸코《성의 역사 1》 (나남출판, 2010)

모임 기간 : 9월 3일, 10일, 17일 (총 3주)

 

 

 

 

 

 

 

추석 연휴가 있는 주가 오기 전에 《성의 역사》 1권을 다 읽었습니다. 지금도 ‘푸코 앓이’를 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푸코의 책을 읽어볼 생각입니다. 그런데 푸코를 읽어야 할 명분이 하나 생겼어요.

 

 

 

 

 

 

왜냐하면, 푸코의 이론이 이번 달에 읽어야 할 책과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레드스타킹 열 번째 선정도서는 실비아 페데리치《캘리번과 마녀》입니다.

 

 

 

 

 

 

‘레드스타킹 1주년’ 기념으로 ‘씨네 토크’ 행사오오극장에서 열립니다. 이 날, 영화감독님도 오십니다. 영화 상영 후에 영화를 주제로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2년 동안 남긴 레드스타킹의 발자취를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레드스타킹 공식 인스타그램’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링크: https://www.instagram.com/feminism_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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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10-01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면 제가 강연장에서 명함을 받았던 시점에는 ‘레드스타킹‘으로 바뀐 지 얼마 안 된 상황이었겠군요. ㅎㅎ

cyrus 2018-10-01 17:53   좋아요 0 | URL
레드스타킹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syo님이 가셨던 강연에 참석했던 멤버들의 사진이 있을 거예요. 아마도 syo님이 받았던 명함은 첫 번째 버전일 것입니다. 잘 보관해두세요. 지금은 첫 번째 버전 명함이 남아 있는 않거든요. ^^

어제 서부도서관에 왔었죠? 타도서관 반납 기록부에 syo님 이름이 있던데요. ㅎㅎㅎ

syo 2018-10-01 18:07   좋아요 0 | URL
우리는 맨날 그런 식으로 서로의 자취만 확인하곤 하지요 ㅋㅋㅋㅋㅋㅋ 아 재밌다..

stella.K 2018-10-01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년이면 아직 역사라고 할까지야...
그런데도 괜찮은 강연회도 있었고 나름 활발한 활동을 하는 거 보면
가히 폭풍적이라고 할 수 있을 거야. 좋은 일이지^^

cyrus 2018-10-01 18:12   좋아요 0 | URL
제가 레드스타킹 이전의 과거를 잘 몰라서 그렇지 페미니즘 독서 모임이 운영된지 2년 넘었을 거예요. ‘레드스타킹’으로 변경하기 전의 활동을 포함하면 모임이 오래 유지되었어요. ^^

2018-10-02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10-02 17:51   좋아요 1 | URL
저는 1년을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모임 활동을 했던 터라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한 분들과는 달리 감회가 새롭다는 식의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
 

 

 

 

대구에서 아주 특별한 페미니즘 강연이 열립니다. 페미니즘 북클럽 ‘레드스타킹’이 여성학자 정희진 님을 초청했습니다. 레드스타킹은 페미니즘 공부에 목말라 있는 분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5시간’ 강연을 마련했습니다. 강연은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고요, 한 시간 동안 질의응답이 진행됩니다.

 

 

 

 

 

 

 

 

 

 

 

 

 

5시간 강연에 참석하는 일은 결코 후회하지 않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번 강연에는 요즘 사회적으로 가장 뜨거운 페미니즘 이슈들을 다룰 예정입니다. 새로운 시선과 마음으로 페미니즘 이슈를 재해석해보고, 더 나은 페미니즘 담론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석 부탁드립니다!

 

 

 

※ 강연 신청 링크

http://bit.ly/2JVZF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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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틈에 2018-08-19 0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케줄 보고 갈 수 있으면 신청해야겠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stella.K 2018-08-20 1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페미니즘에 관심 많은 너로선 결코 놓치면 안 되는 기회네.
부러운데? 좋은 시간 되라.^^
 

 

 

 

 

 

 

 

지난 수요일(25일)박차민정 선생님과 함께한 ‘《조선의 퀴어》 북 토크’가 진행되었습니다. 북 토크가 진행된 장소는 레드스타킹의 아지트인 카페 ‘스몰토크’였습니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레드스타킹이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독서동아리 활동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쁜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독서동아리 지원금으로 북 토크를 열 수 있었습니다. 레드스타킹에는 준비성과 실행력이 뛰어난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 덕분에 제가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네요.

 

 

 

 

 

 

 

 

 

 

 

 

 

 

 

 

 

* 박차민정 《조선의 퀴어》 (현실문화, 2018)

 

 

 

이번 달 초에 북 토크 홍보가 시작됐어요. 저도 ‘알라딘 서재’에 홍보하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레드스타킹 공식 인스타그램에 북 토크 포스터가 공개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벌써 정해진 신청 인원이 다 채워져서 신청 접수가 조기 마감됐어요.

 

 

 

 

 

 

 

 

 

 

 

 

 

 

 

 

 

 

 

 

 

 

 

 

 

 

 

 

 

 

 

 

* 미셸 푸코 《광기의 역사》 (나남출판, 2003)

* 미셸 푸코 《감시와 처벌》 (나남출판, 2016)

* [읽고 있는 책] 미셸 푸코 《성의 역사 1 : 지식의 의지》 (나남출판, 2010)

* [읽을 예정인 책] 미셸 푸코 《성의 역사 2 : 쾌락의 활용》 (나남출판, 2018)

* [읽을 예정인 책] 미셸 푸코 《성의 역사 3 : 자기에의 배려》 (나남출판, 2004)

 

 

 

 

《조선의 퀴어》는 1920~3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벌어진 성적 담론을 분석한 책입니다. 책은 그 시대의 전통적 성적 규범을 거부하는 동시에 성적 욕망을 표현하면서 살아간 ‘퀴어(Queer)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박차민정 선생님이 《조선의 퀴어》를 쓸 수 있었던 건 미셸 푸코(Michel Foucault)가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민정 선생님은 책을 소개하기 전에 푸코의 사상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습니다. 푸코는 근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범죄자 · 정신질환자 등이 사회통제의 주된 대상으로 규정되었고, 정신병원과 의학 치료라는 담론이 형성됐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그가 말한 ‘담론’은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고 처벌하기 위해 지식과 권력이 담합하여 만들어 낸 개념입니다. 그래서 푸코는 정상과 비정상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그 경계를 추적하고 그것이 미치는 효과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 [절판] 에스텔라 V. 웰든 《사도마조히즘》 (이제이북스, 2006)

 

 

 

푸코는 게이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사도마조히즘(Sadomasochism, SM)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푸코는 SM 플레이가 허용된 미국 캘리포니아의 게이 모임을 방문한 적도 있습니다[주1]. 푸코는 에이즈(AIDS)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는데요, 그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하지 않았어요. 푸코는 동성애가 용인되지 않은 사회에서 ‘괴상한(Queer) 경험’으로 점철된 ‘비정상인’의 길을 걸으면서 섹슈얼리티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만약에 푸코가 1920~30년대 일본이나 식민지 조선에 태어나 살았다면 그는 ‘변태’로 취급받았을 것입니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죠. 일찍 외국 문화를 수용한 일본은 서양의 성과학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변태 붐(Hentai Boom)이라고 불릴 만큼 성 과학 지식이 유행했습니다. 성과학의 창시자인 독일의 정신의학자 크라프트에빙(Krafft-Ebing)은 사도마조히즘, 동성애 등을 ‘비정상적인 성적 욕망’으로 분류했고, 이를 묶어 ‘변태성욕’으로 규정했습니다. 이때부터 근대 섹슈얼리티의 계보가 시작된 거죠. 일본의 ‘변태 붐’은 현해탄(대한해협)을 건너 조선에까지 퍼지게 됩니다. 일본에 유학한 조선 지식인들은 일본이 수입 · 번역한 성과학을 접하게 되고, 이들이 본격적으로 조선에 성과학을 소개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신문과 잡지는 집중적으로 ‘변태 붐’을 다룬 기사를 보도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신문과 잡지는 여장한 남성, 동성애자, 심지어 남성 중심 성별 특권을 뛰어넘으려고 했던 신여성 등을 ‘사회 부적응자’ 또는 ‘변태성욕자’로 소개했습니다. 일제 식민지 통치가 극에 달했던 시기에는 ‘복장 단속’이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양복을 입은 여성이나 여성의 옷을 입은 남성을 단속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죠. 그래서 국가는 통치 권력을 동원해 퀴어한 존재 자체를 ‘불법화’로 만들어버립니다.

 

 

 

 

 

 

 

 

 

 

 

 

 

 

 

 

 

 

* 강병철 외 《성소수자 - LGBT(Q) 》 (알마, 2018)

 

 

 

성소수자를 ‘성도착증 환자’로 규정하는 일제의 통치 방식은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과거의 권력은 강압적인 힘을 과시하여 대중을 통제했다면, 지금 현대의 권력은 자신을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개인들, 즉 대중입니다. 대중은 자신과 다른 타자를 ‘비정상’으로 단정하여 그들의 행동을 규제하고 억압합니다. 이러한 권력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투명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은 ‘성소수자를 비정상으로 보는 차별과 억압’이 왜 심각한 문제인지 인식하지 못합니다. 미국의 페미니스트 시인 에이드리언 리치(Adrienne Rich)는 이성애 중심주의가 이성애를 따르지 않는 관계에 차별을 주고 억압한다고 주장했습니다[주2]. 따라서 식민지 조선부터 지금까지 성소수자를 처벌하는 통제의 근간에는 젠더 이분법과 이성애 중심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성소수자 탄압의 역사가 함께 자리하고 있습니다.

 

 

 

 

 

박차민정 선생님이 바쁘신 관계로 행사 진행 시간은 부족했습니다. 선생님께 질문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하지 못했어요. 다음부터는 눈치 보지 말고 제일 먼저 질문해야겠어요.

 

 

 

 

[주1] 에스텔라 V. 웰든, 최정우 옮김, 《사도마조히즘》, 이제이북스, 2006, 53쪽.

[주2] 백조연, 『‘동성애 찬성, 반대’에 대하여』, 《성소수자 - LGBT(Q)》, 알마, 2018, 6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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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30 1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7-31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8-08-01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간성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여성도 아니고 남성도 아닌 경우에 해당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독일이 간성인들에게 법적 권리를 부여했다고 하네요.

푸코뿐만 아니라 옛 외국 작가들 중에 게이가 많더라고요. 그들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인간의 특징을 알 것 같습니다. 우리보다 더 넓은 세계에서 인간을 본다고나 할까요.

문제는 조금이라도 특이하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인 것 같아요. 그들이 그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할 것 같아요.

cyrus 2018-08-01 15:16   좋아요 1 | URL
가장 대표적인 동성애 작가가 오스카 와일드입니다. 일반적으로 그의 작품, 특히 <행복한 왕자> 같은 동화가 ‘어른과 아이를 위한 동화’로 평가받는데, 저는 그의 작품에 동성애 코드가 숨어 있다고 생각해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초판이 나왔을 때 동성애를 간접적으로 묘사한 장면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되어 삭제된 채 2판이 출간되었어요. 지금 나오고 있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번역본은 초판을 번역한 게 아니에요. 동성애 작가의 문학작품을 재평가해야 합니다. 이성애 관점이 아닌 퀴어 관점으로요. ‘퀴어 비평’라는 분야도 있답니다.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비평 분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