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숲’ 출판사시공사의 장르문학 출판 브랜드이다. 브랜드명이 독특해서 한 번 들으면 쉽게 기억할 수 있다. 다만, 기시 유스케(貴志祐介)《검은 집》(창해, 2004)과 헷갈릴 수 있는 단점도 있다. 필자는 예전에 ‘검은숲’ 출판사에 나온 책을 알아보려고 했을 때 실수로 ‘검은 집’으로 검색한 적이 있다…‥. 나만 이런가. ‘검은숲’이라는 이름이 정해지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전재국 대표가 나무를 좋아해서 그런 것일까. 쓸데없이 두꺼운 《전두환 회고록》이순자 씨의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를 만든 시공사 계열 출판사명이 ‘자작나무숲’이다. 전 대표가 숲을 정말로 좋아한다면 종이로 변신하기 위해 희생하는 나무에 미안할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전 대표가 가장 애착이 가는 대상은 숲과 종이책이 아니라 자신을 태어나게 해준 부모님이다.

 

 

 

 

 

 

각설하고 ‘검은 숲’ 이야기를 해보자. 지금부터 나오는 ‘검은 숲’은 어떤 사람의 성(姓)이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애청한 분들에겐 아쉽겠지만, 블랙우드 가문(House Blackwood)을 얘기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쓴 것이 아니다. 이 글의 주인공은 바로 앨저넌 블랙우드(Algernon Blackwood)이다. 그는 영국 출신의 작가이다. 그가 주로 쓴 작품들은 고딕 소설(Gothic novel), 환상소설, 공포소설 등이다. 그의 작품들이 라디오, 텔레비전 드라마 대본으로 만들어져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게 되었으며 본인이 자신의 공포소설을 라디오로 낭독하여 소개한 활동도 했다. 왕성한 작품 집필과 방송 활동을 한 블랙우드는 ‘고스트 맨(Ghost Man)’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 프랑수아 레이몽, 다니엘 콩페르 《환상문학의 거장들》 (자음과모음, 2001)

* 《러브크래프트 전집 6》 (황금가지, 2015)

* 김미정, 김아영, 노승엽 《문학 속에서 고양이를 만나다》 (바른번역, 2009년, e-Book)

 

 

 

 

블랙우드는 범신론자다. 범신론(汎神論)은 신과 세계를 하나로 보는 입장이다. 범신론자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신이 나타낸 현상이라 믿는다. 블랙우드는 인간의 정신(혹은 영혼) 속에 있는 초자연적인 힘에 관심을 가졌다. 그의 대표작 『버드나무(The Willows)』, 총 다섯 편의 연작 시리즈 <존 사일런스(John Silence: Physician Extraordinary)>는 범신론적 세계관과 범신론적 인물관이 반영된 작품이다. 『버드나무』는 러브크래프트(Lovecraft)가 극찬한 단편 소설이다. 인적이 드문 다뉴브 강의 섬에 두 사나이가 야영을 한다. 그들은 그곳에서 ‘자연의 영적인 힘’이 기운을 느낀다. 다뉴브는 실제로 있는 강이지만, 블랙우드의 소설에 나오는 다뉴브는 현실의 익숙함을 탈피한 비현실적인 공간이다. 『버드나무』의 주인공들은 다뉴브 섬에 갇힌 채 지내게 되는데, 현실의 익숙함에 쉽게 타협해 버리는 습성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자연의 놀라운 능력에 조금씩 압도당하는 모습을 보인다. 비록 자연의 영적인 힘에 두려움을 느끼지만, 이들은 낯선 공간에 적응하면서 자연의 영적인 힘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 블랙우드는 유동적은 인간의 의식이 만물에 보편적으로 내재하는 신을 알 수 있다고 믿었다.

 

존 사일런스는 초자연적 현상의 실체를 파악하는 능력을 갖춘 의사이다. 러브크래프트는 이 작품이 ‘대중적이고 진부한 탐정 소설 분위기’ 때문에 망쳤다고 지적했다.[1] 《문학 속에서 고양이를 만나다》에 수록된 『존 사일런스(원제: A Psychical Invasion, 초자연적 습격』는 ‘존 사일런스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다. 이 작품은 시작부터 존 사일런스의 외모, 성격 등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존 사일런스는 과학적으로 증명 가능한 신비한 사건에 일절 손을 대지 않는다. 그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심령 현상의 원인을 파헤치는 ‘심령 전문의’이다. 그가 찾는 환자들은 ‘영적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다. 블랙우드가 같은 출신 작가 코난 도일(Conan Doyle)의 셜록 홈즈 시리즈를 모를 리가 없다. 홈즈는 사람의 정신적 힘이 개입할 수 없는 심령 현상을 ‘사건’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사일런스와 다른 정반대의 가치관을 가졌다. 사일런스의 언행을 유심히 살펴보면 ‘대중적인’ 도일의 탐정소설에 영향을 받은 듯한 인상을 느낄 수 있다.

 

 

 

 

 

 

 

 

 

 

 

 

 

 

 

 

 

 

* 앨저넌 블랙우드 《웬디고》 (문파랑, 2009)

* 구사노 다쿠미 《환상동물사전》 (들녘, 2001)

* 노무라 마사타카 《크툴루 신화 대사전》 (AK커뮤니케이션즈, 2013)

 

 

《웬디고(The Wendigo》(문파랑, 2009)는 미국과 캐나다 원주민들의 전설에 등장하는 괴물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원주민들 사이에선 웬디고는 인간을 습격해서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신이다. 웬디고를 만나 운 좋게 살아남아도 미쳐서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

 

 

 

 

 

 

이 작품은 『버드나무』와 유사한 플롯으로 전개된다. 완전히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웬디고의 등장에 인간은 알 수 없는 공포감에 서서히 잠식된다. 이러한 작품의 전개는 러브크래프트의 『던위치 호러(The Dunwich Horror)』에 영향을 주었다. 웬디고는 러브크래프트 사후에 완성된 ‘크툴루 신화(Cthulhu Mythos)’에 편입되었다. 그러므로 웬디고를 러프크래프트가 창조한 괴물로 오해하면 안 된다.

 

러브크래프트는 블랙우드의 또 다른 단점들 중 하나로 ‘인종적 교조주의’라고 했다. 블랙우드의 단편소설 『비서의 기이한 이야기(The Strange Adventures of a Private Secretary in New York)』에 유대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대목이 있다. 그런데 러브크래프트 선생, 생전에 흑인과 유색인종을 끔찍이 싫어했던 당신이 그렇게 말할 입장은 아닌 것 같소.[2]

 

 

 

 

[1] 러브크래프트 《공포 문학의 매혹》 (북스피어, 2012) 134쪽

[2] 관련 글 : [러브크래프트가 무서워했던 것] 2017년 1월 10일 작성

(http://blog.aladin.co.kr/haesung/9042894)

 

 

 

 

 

 

 

 

 

※ 국내에 번역된 블랙우드의 작품들

 

 

 

 

* The Strange Adventures of a Private Secretary in New York (1906)

비서의 기이한 이야기

 

 

 

 

 

 

 

 

 

 

 

 

 

 

 

《세계 괴기소설 걸작선 1》

윤효송 역 / 자유문학사 (2004년, 절판)

 

 

 

 

* The Willows (1907)

버드나무

 

 

 

 

 

 

 

 

 

 

 

 

 

 

《러브크래프트 전집 6》

정진영 역 / 황금가지 (2015년)

 

 

 

 

* A Psychical Invasion (John Silence: Physician Extraordinary, 1908)

존 사일런스

 

 

 

 

 

 

 

 

 

 

 

 

 

 

 

《문학 속에서 고양이를 만나다》

김미정, 김아영, 노승엽 / 바른번역 (2009년, e-Book)

 

 

 

 

* The Wendigo (1910)

웬디고

 

 

 

 

 

 

 

 

 

 

 

 

 

 

 

이지선 역 / 문파랑 (2009년)

 

 

 

 

* Old Clothes (1910)

헌 옷

 

 

 

 

 

 

 

 

 

 

 

 

 

 

《세계 호러 걸작선》

정진영 역 / 책세상 (2004년)

 

 

 

 

* The Centaur (1911)

켄타우로스

 

 

 

 

 

 

 

 

 

 

 

 

 

 

《러브크래프트 전집 1》

정진영 역 / 황금가지 (2009년)

 

 

※ 소설 문장 일부가『크툴루의 부름』 제사(題詞)로 인용됨.

 

 

상상컨대, 위대한 권능과 존재 중에서 끝까지 생존하는 것이 있으니……. 까마득히 먼 시대의 생존자로서……. 진화된 인류가 도래하기 전에 형태와 모습을 감춘 이후로, 그 심상만은 분명하게……. 시와 전설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표현되어서, 찰나의 기억으로 스치는 그 존재는 신과 괴물, 신화적 존재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이름으로 불리어 왔다……. (135쪽)

 

 

 

 

* The Whisperers (1912)

속삭임

 

 

 

 

 

 

 

 

 

 

 

 

 

 

 

《세계 호러 단편 100선》

정진영 역 / 책세상 (2005년)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얄라알라 2017-10-30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달 역시 알라딘에 올라오는 숱한 리뷰를 읽었는데 감히 제가 꼽고 싶은 best of the best!
검은숲, 검은 집...그런 생각 없이 책 보다, 다음부터는 출판사 브랜드명에 더 눈이 갈 것 같아요

cyrus 2017-10-30 18:49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ㅎㅎㅎ 작가에 대한 작품이 많이 번역되지 않아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없었어요.

독특하고 재미있는 출판사 브랜드명이 많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그런 곳이 대형 출판사(문학동네, 민음사 등) 계열입니다. ^^

2017-10-30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0-30 18:50   좋아요 0 | URL
출판사 대표는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어요. 하지만 ‘자작나무숲’이 나온 걸로 봐서는 새로 선출된 시공사 대표는 ‘바지사장’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seele003 2020-03-06 0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화된 ‘우주에서 온 색채‘를 보는데 배우중에 하나가 ‘the Willows‘라는 책을 들고 있길래 궁금해서 찾아보니 이분 책이었군요. 심지어 러브크래프트 전집6권에 있는것을 아직 읽지도 않고 있었습니다. 앨저넌 검은숲님 작품도 찾아봐야겠네요. 좋은 정보 잘 얻어갑니다. ..... ‘자작나무숲‘ 이야기도 흥미롭네요 ㅎㅎ

cyrus 2020-03-06 14:5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seele003님. 영화에 그런 장면이 있었군요. 오늘 처음 알았어요. ^^
 

 

 

 

공포의 챔피언. 이 별명을 가진 자는 누구일까? 에드거 앨런 포, 러브크래프트, 아니면 스티븐 킹? 무시무시한 별명의 주인공은 바로 로버트 블록(Robert Bloch, 로버트 블로흐)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를 ‘영화 <사이코>의 원작자’로만 알고 있다. 어쩌면 영화 <사이코> 속 전설적인 샤워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블록의 작품 세계를 상세하게 소개한 책이 많지 않다. 《환상문학의 거장들》(자음과모음, 2001)‘This Crowded Earth(1958)’을 번역한 《지구는 대만원》(위즈덤커넥트, 2017, e-Book)이다. 지금부터 나올 블록에 대한 설명은 이 책들에 있는 내용을 토대로 작성했음을 밝힌다.

 

‘공포의 챔피언’은 내가 붙여준 별명이 아니다. 《환상문학의 거장들》 ‘로버트 블로흐 편’을 작성한 책의 저자들(프랑수아 레이몽, 다니엘 콩페르)이 붙인 것이다. 저자들은 블록을 ‘포와 러브크래프트의 계승자’, ‘현대 미국 환상문학계의 가장 중요한 작가’라고 극찬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블록이 얼마나 대단한 작가인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놀라기엔 이르다.

 

올해가 블록 탄생 100주년이다. 1917년 블록은 미국으로 건너온 독일 출신 유태인 부모에서 태어났다. ‘블로흐(Bloch)’는 독일 성씨이다. 블록은 어렸을 때부터 환상소설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특히, 그가 많이 애독했던 잡지가 바로 <위어드 테일즈(Weird Tales)>였다. 이 잡지에 환상, 미스터리, 공포, SF 등 폭넓은 장르의 단편소설이 연재되었다.

 

 

 

 

 

 

 

 

 

 

 

 

 

 

 

 

 

 

17세의 블록은 ‘전업 작가’로 인정받게 된 첫 번째 작품을 <위어드 테일즈>에 발표한다. 그 작품이 바로 『수도원에서의 만찬』(The Feast in the Abbey, 1934)이다. 이 단편소설은 ‘수도원의 향연’이라는 제목으로 정태원 씨가 편역한 《공포특급 5 : 세계편》(한뜻, 1996)에 소개되었다. 이 소설에 ‘신부(神父)로 분장한 식인귀(구울, Ghoul)’가 나온다. 식인귀가 등장하는 러브크래프트의 『픽맨의 모델』에 영향을 받은 블록의 초기작이다.

 

블록과 러브크래프트. 이 두 사람은 평생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편지를 자주 주고받을 정도로 돈독한 친분 관계를 형성했다. 러브크래프트가 블록의 『사탄의 하인들』(Satan’s Servants, 1949)을 검토한 적도 있다. 블록은 러브크래프트와 닮은 주인공이 괴물의 손에 끔찍한 최후를 맞는 『별들의 배회자』(The Shambler from the Stars, 1935)라는 단편소설을 썼다. 러브크래프트는 이에 대한 화답으로 『어둠에 사로잡힌 자』(The haunter of the dark, 1936, 국내 번역명은 ‘누가 블레이크를 죽였는가?’)라는 소설을 써서 공개했다. 이 소설은 ‘로버트 블레이크’라는 작가의 기이한 죽음을 소재로 한 이야기다. 이름만 봐도 ‘블레이크’가 누굴 의미하는지 알 수 있다. 대선배 작가를 모델로 한 주인공이 나오는 작품을 쓴 블록의 패기가 대단하다. 그리고 젊은 후배의 과감한 창작 활동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러브크래프트의 대인배적 모습도 훌륭하다.

 

 

 

 

 

 

 

 

 

 

 

 

 

 

 

 

 

 

 

‘The haunter of the dark’를 번역한 『누가 블레이크를 죽였는가?』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이주한 그 해 겨울, 블레이크는 유명한 다섯 편의 단편을 창작한다. 「지하의 토굴」, 「지하실의 계단」, 「샤가이」, 「프나스의 골짜기」, 「행성에서 온 방문객」이 그 당시 완성한 대표작이었다. [1]

 

During that first winter he produced five of his best-known short stories—The Burrower Beneath”, “The Stairs in the Crypt”, “Shaggai”, “In the Vale of Pnath”, and “The Feaster from the Stars”

 

 

블레이크가 쓴 다섯 편의 소설은 가공 작품이다. 그렇지만 ‘행성에서 온 방문자(The Feaster from the Stars)’는 러브크래프트가 『별들의 배회자』(The Shambler from the Stars) 제목을 패러디한 것이 분명하다. 블록을 위한 러브크래프트의 ‘이스터 에그(Easter Egg, 재미로 숨겨놓은 메시지)’로 볼 수 있다.

 

1940년대부터 블록은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에서 벗어난 작품들을 발표했다. 블록의 초기 작품이 사악한 초자연적인 존재가 등장하는 이야기라면, 원숙기에 접어든 작품들은 ‘현실적인 인간 내면의 근원적 공포’를 소재를 내세운다. 그는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진정한 공포는 어둠 속에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 두뇌 속 뒤틀린 작은 공간에서 발생한다”[2]라고 밝혔다. 블록은 악몽과 같은 환각 증세, 자아가 분열된 심리 상태, 강박 관념 등 인간의 내면을 뒤틀리게 하는 공포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1943년에 전설적인 살인마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를 소재로 한 『살인마 잭으로부터』(Yours Truly, Jack the Ripper)를 썼다. 이때부터 블록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

 

1950년대는 블록의 전성기라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블록은 에드거 앨런 포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을 발표했다. 특히 『포를 수집한 남자』(The Man Who Collected Poe, 1951)는 포를 완벽하게 모방한 블록의 재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포의 소설에 열광하는 팬이 포를 부활시켜 새로운 이야기를 쓰게 한다는 이야기다. 포 전문가들은 블록에게 포의 미완성 소설 『등대』(The lighthouse)의 결말을 완성해달라는 제안을 한다. 1953년에 블록이 결말을 쓴 포의 『등대』가 공개됐다.

 

 

 

 

 

 

 

 

 

 

 

 

 

 

 

 

 

 

 

1959년에 그 유명한 《사이코》가 발표되었고, 이 해에 블록은 『지옥으로 가는 열차』(That Hell-Bound Train, 1958)휴고상 최우수 단편소설 상(Hugo Award for Best Short Story)을 받았다. 1960년대 이후부터 블록은 TV 드라마, 영화 각본 집필을 하기 시작했다. 블록은 로드 설링(Rod Serling)<나이트 갤러리> 시즌 2 20화 『Logoda’s Heads』 편(1971년 12월 29일 방영)의 각본을 맡았는데, 이 각본의 원작자는 <위어드 테일즈> 전성기에 활동한 작가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Clark Ashton Smith)다. 1975년 최초로 열린 ‘세계 판타지 컨벤션’에 참석하여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재미있게도 평생 공로상 트로피가 블록의 재능을 높이 평가했던 러브크래프트의 흉상 모양이었다. 블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딴 ‘로버트 블록 상’이 제정되었다.

 

스티븐 킹은 블록의 등장으로 ‘서스펜스’라는 장르가 재발견되었다고 평가했다.[3] 블록은 공포소설뿐만 아니라 추리소설, SF, 스릴러 소설 등 다방면으로 이야기를 쓸 줄 아는 재능 있는 작가이다. 블록을 스티븐 킹 등장 이전에 시대를 군림한 ‘장르소설의 제왕’이라고 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블록 탄생 100주년에 이른 지금까지도 국내에 ‘로버트 블록 작품 선집’ 출간 소식이 나오지 않고 있다. 2017년이 거의 두 달 남았는데 이렇게 그냥 지나가기 아쉽다.

 

 

 

 

 

[1] 《러브크래프트 전집 1》 420쪽, 정진영 역

[2] 《지구는 대만원》 작가 소개

[3] 《지구는 대만원》 작가 소개

 

 

 

 

 

 

 

 

 

※ 국내에 번역된 로버트 블록의 소설들

 

 

 

* The Feast in the Abbey (Weird Tales 1935. 1)

수도원의 향연

《공포특급 5 : 세계편》

정태원 역 / 한뜻 (1996년)

 

 

 

 

* The Suicide in the Study (Weird Tales 1935. 6)

서재에서의 자살

 

http://blog.naver.com/jinboradory/220819441314

(번역 : 신비동물학자)

 

 

 

 

* The Shambler From the Stars (Weird Tales 1935. 9)

별들에서 기어드는 자

 

http://blog.naver.com/jinboradory/220814541210

(번역 : 신비동물학자)

 

 

 

 

* Change of Heart (1948)

변심

 

 

 

 

 

 

 

 

 

 

 

 

 

 

 

 

《나의 꿈꾸는 여자 : 환상 미스테리 걸작선》

정태원 역 / 동숭동 (1993년)

 

 

 

 

* String of Pearls (1956. 8)

진주목걸이

 

 

《세계의 걸작 미스테리 1》

정태원 엮음, 송노미 역 / 한길사 (1992년)

 

 

 

 

* That Hell-Bound Train (1958. 9)

지옥으로 가는 열차

 

 

 

 

 

 

 

 

 

 

 

 

 

 

 

 

《토탈호러》

박상준 엮음 / 서울창작 (1993년)

 

 

 

 

 

* This Crowded Earth (1958. 10)

《지구는 대만원》 (전 2권)

 

 

 

 

 

 

 

 

 

 

 

 

 

 

 

 

TR클럽 역 / 위즈덤커넥트 (2017년, e-Book)

 

 

 

 

 

* Psycho (1959)

《사이코》

 

 

 

 

 

 

 

 

 

 

 

 

 

 

 

정태원 역 / 도서출판 다시 (2004년)

※ 2004년에 나온 종이책은 절판되었고, 올해 e-Book으로 재출간되었다.

 

 

 

 

 

* Life in Our Time (Ellery Queen's Mystery Magazine 1966. 10)

우리 시대의 삶

타임캡슐

 

 

 

 

 

 

 

 

 

 

 

 

 

 

 

 

 

《세계 서스펜스 걸작선 2》

《세계 문학 베스트 미스터리 컬렉션 2 : 1950~1960년대》

홍현숙 역 / 황금가지 (2005년)

정태원 역 / 새로운사람들 (2007년)

 

 

 

 

 

* The Model (1975. 11)

모델

 

 

 

 

 

 

 

 

 

 

 

 

 

 

《호러 사일런스》

미첼 슬렁 엮음, 김성화 역 / 고려문화사 (1994년)

 

 

 

 

* Nina (1977. 6)

니나

 

 

《공포특급 5 : 세계편》

정태원 역 / 한뜻 (1996년)

 

 

 

 

 

* The Closer of The Way (1977. 8)

그 길의 끝

 

 

 

 

 

 

 

 

 

《토탈호러 2》

서울창작 (1996년)

 

 

 

 

 

* 미인과 초콜릿 (원제 확인 불가)

 

 

《악성인자 : 세계 미스터리 명작여행》

정태원, 최진섭 편역 / 우담 (1994년)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10-27 1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0-27 17:50   좋아요 1 | URL
책을 많이 읽어서 안다기보다는 책을 좋아하면 자연스럽게 작가를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90년대에 나온 단편소설 앤솔러지를 모으다 보니 로버트 블록의 작품을 알게 됐고, 그의 작품 세계에 호기심을 가지게 됐어요. ^^

sprenown 2017-10-27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야, 공포하면 공동묘지와 전설의 고향을 떠올리고, 위의 리뷰중에 아는 것이라곤 영화로 봤던 ‘싸이코‘뿐인 문외한이지만... 이런 훌륭한 작가의 탄생 100주년인데도 돈 때문에 출판사가 나서지 않는다면, 매니아들 만이라도 블록 탄생 100주년 기념모임이라도 가져보시는게 어떠실지?

cyrus 2017-10-27 17:51   좋아요 0 | URL
블록을 좋아하는 마니아가 많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저도 러브크래프트처럼 내성적인 성격이라서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7-10-27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 님을 알라딘 장르 문학 MD 직원으로 추천합니다.

cyrus 2017-10-27 18:34   좋아요 0 | URL
아직 못 읽은 장르소설이 많습니다. 곰발님처럼 스티븐 킹을 분석할 수준의 경지에 오르려면 한참 멀었어요. 알라딘 장르 문학 MD에 가장 잘 어울리는 분은 물만두님입니다. ^^

임모르텔 2017-10-28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사이러스님네오면 굶주린 후, 잔치집에 온 것처럼 뭐부터 먹어야할지 휘둥그레 설레입니다.^^

cyrus 2017-10-28 10:06   좋아요 0 | URL
제 글을 음식의 맛에 비유하면 싱거운 음식입니다. 저는 ‘맛이(재미가)‘ 없어서 사람들이 잘 안 ‘먹는(읽는)‘ 책을 좋아해요. 제 글을 계속 보면 부작용이 생겨요. 처음에는 흥미있다가 계속 보면 질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임모르텔 2017-10-28 11:52   좋아요 0 | URL
제가 좀 ADHD라 ..뭐든 작심삼일이고..권태가 빨라서,3번이상 못보거나 못하는데.. 이 곳을 들락인지가 3번이상 되네요.ㅎ~
밑줄안내 해주셔서 - 신비동물학자님네 글도 읽는 중입니다.^^

zombie 2017-10-31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어드 테일즈 출신 작가들을 많이 언급하시는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해외에서도 이쪽 장르가 인정받은 역사가 최근이다보니 우리나라는 이런 작가들 작품 번역서를 보는게 힘드네요. 흔히 러브크래프트 사후 덜레스가 발굴한 3군작가들의 작품도 보고싶더라구요. 콜린윌슨의 정신기생체를 제외하면 램지 캠벨이나 린 카터의 작품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크툴루 신화에서 이 작가들이 창작한 창작물(글라키,이호트 등등)들도 꽤나 신화내에서 유명한 반면에 정작 이작가들의 소설은 국내에서 보기 힘드네요... 빨리 번역서들이 양질의 퀄리티로 나올정도로 위어드 테일즈소설들이 유명해졌음 합니다. 러브크래프트의 팬으로서요....

cyrus 2017-11-01 12:05   좋아요 0 | URL
왠지 좀비님은 저보다 크툴루 신화에 대해서 많이 아실 것 같습니다. 저는 국내에 나온 책들을 많이 의존하는 편입니다. 그렇다 보니 러프크래프트와 크툴루 신화를 소개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러브크래프트와 위어드 테일즈 소속 작가들을 비평한 S. T. 고시의 책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zombie 2017-11-01 1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이 안다기보다는 대략적인 크툴루신화의 개요를 이해하고있는 정도입니다. 저는 크툴루 신화에서 분류를할때 1군 소설들은 러브크래프트 본인의 순수 작품들로 보고있습니다. 2군 소설들은 러브크래프트 생전 영향을 받거나 창작활동을 공유했던 작가들로 보고있구요. 애슈턴 스미스, 로버트 e 하워드, 로버트 체임버스, 로버트 블록, 특히 어거스트 덜레스 등이 2군 신화작가들에 해당되구요. 특히 덜레스는 신화의 확장에 큰 기여를 함과 동시에 신화 분위기를 망치는 설정들을 집어넣어 러브크래프티안들 사이에서 만년 논쟁의 대상이 되었죠. 3군은 러브크래프트사후에 덜레스가 계승한 신화를 바탕으로 위어드 테일즈에서 발굴된 작가들입니다. 콜린윌슨, 램지캠벨, 린카터 등의 작가들인데 현재 살아있는 작가들도 있죠. 재밌는건 현재 국내에 나온 크툴루신화 사전같은 해설서들은 대부분 카오시움 회사의 콜오브 크툴루 TRPG에서 만들어진 설정을 반영하고있다는겁니다. 카오시움은 콜오브크툴루 시리즈를 만들기위해 덜레스가만든 출판사 아컴하우스와 직접 연계해서 위어드 테일즈 크툴루 신화 작품군의 모든 라이센스를 얻어놓은 상태입니다. 때문에 이들이 게임을위해 자신들의 입맛대로 신화 설정을 만든 부분들도 꽤 됩니다. 물론 카오시움의 초창기엔 러브크래프트의 신화체계를 잘 정립하고 반영했지만 게임으로서 판매가 먼저였던지라 갈수록 이상한 설정들도 붙어가는게 보이더군요. 특히 TRPG로 크툴루 신화를 먼저 접한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는 크툴루 신화가 전파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일본 플레이어들이 만든 잡다한 설정들도 섞여서 혼란스럽게 되었더군요. 어쨋든 우리나라는 현재 러브크래프트전집 출간으로 1군 중심의 신화체계는 사람들이 접할 기회가 있었지만, 덜레스를 중심으로한 2,3군의 신화들은 실제 작품보다 카오시움 게임을 통한 해설서의 영향이 먼저 받아들여졌다는 겁니다. 물론 크툴루 신화가 애초 확장되는 세계관인데다가 러브크래프트 본인이 이걸 장려하기도 했지만 좀더 깊게 신화를 정립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2,3군 소설들의 정발이 안되는게 안타까울 뿐이죠. 러브크래프트는 죽기전 자신의 영향을 받았다는 작가들이 없는것을 한탄했다고 하네요. 자신이 포의 영향을 많이 받은것처럼 본인도 그런 영향력을 호러계에 남기고싶었나봅니다. 이제보면 러브크래프트는 그 꿈을 사후에 충분히 이루고도 남은것 같네요.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나온 러브크래프트 전집(7, 2015)은 훌륭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번역본이다. 그러나 구성이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오탈자가 있는 책에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러브크래프트 전집 특별판클라크 애슈턴 스미스 걸작선26에 오식(誤植)이 있다.

 

 

스미는 집필 과정의 초안이나 구상 등을 기록한 자신의 창작 노트인 검은 책에서 이 작품을 거대한 체현이란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구상했다.

 

 

이 문장의 주어는 스미. 그런데 스미가 뭘까? '스미골'은 아닐테고... ‘스미‘(클라크 애슈턴)스미스의 오식이다. 같은 책 482에도 인물명을 잘못 적은 오식이 있다.

 

 

이 작품(마법사의 귀환- cyrus )은 스미스의 소설 중에서 가장 유명하며, 로드 스털링의 나이트 갤러리라는 TV시리즈물로 만들어졌다.

 

 

영미권 성씨 이름 중 하나인 스털링의 철자는 ‘Sterling’이다. 그런데 <나이트 갤러리>(Night Gallery)라는 TV드라마 시리즈에 관련된 사람은 로드 스털링이 아니라 로드 설링(Rod Serling)’이다.

 

 

 

 

        

 

 

로드 설링의 본명은 로드먼 에드워드 설링(Rodman Edward Serling)이다. ‘로드(Rod)’는 그를 언급할 때 자주 사용되는 애칭이다. 로드 설링은 CBS에서 방영된 TV시리즈 <환상 특급>(The Twilight Zone) 제작자 겸 작가이다. <환상 특급>1959년부터 1964년까지 방영되었으며 시즌 5까지 제작되었다. 미스터리, SF, 환상, 공포 등의 소재로 만든 이야기들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드라마는 항상 로드 설링의 해설로 시작되는데 그가 이야기를 소개하는 장면은 패러디 소재로 사용된다. 설링은 제작, 해설뿐만 아니라 드라마 대본을 직접 쓰기도 했다. 리처드 매드슨(Richard Matheson), 찰스 보먼트(Charles Beaumont), 존 콜리어(John Collier) 등의 미스터리 및 환상소설 작가들의 단편소설을 각색하는 작업에도 참여했다.

 

 

 

       

 

     

 

 

 

<나이트 갤러리><환상 특급>과 유사한 TV시리즈로 NBC에서 방영되었다. 1969파일럿(Pilot) 방송을 시작으로 1973년 시즌 3까지 제작되었다. 여기서도 설링은 13(제작, 해설, 드라마 대본 집필)을 맡는다. <나이트 갤러리>의 묘미는 이야기 시작 전에 나오는 기괴한 그림들이다. 구글에 ‘Rod Serling Night Gallery’를 검색하면 드라마 방영 당시 나온 그림들을 볼 수 있다. 미스터리, 환상을 소재로 한 드라마의 특성상 <나이트 갤러리>에 나오는 그림들은 음침하고 그로테스크하다. 설링은 음산하고 어두운 스튜디오를 혼자 걸으면서 그림과 관련된 무서운 이야기, 즉 드라마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환상 특급>를 빠짐없이 챙겨볼 정도로 열광했던 유명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할리우드에 진출하기 전에 TV드라마 연출을 맡았다. 그 작품이 바로 <나이트 갤러리> 파일럿 편의 두 번째 에피소드 Eyes(1969118일 방영).

 

<환상 특급>의 또 다른 광팬은 스티븐 킹(Stephen King)이다. 그의 단편소설 할머니(Gramma)1985년에 새롭게 방영된 <환상 특급> 시즌 1 에피소드로 재탄생한다.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을 각색한 사람은 할란 엘리슨(Harlan Ellison). 공포문학의 두 거장이 만난 드라마판 할머니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최고의 걸작 에피소드이다.

 

유튜브에 들어가면 로드 설링이 제작한 <환상 특급> 오리지널 시리즈, 80년대 리메이크판, 2002년에 만들어진 두 번째 리메이크판 그리고 <나이트 갤러리> 에피소드 일부를 볼 수 있다. 자막이 없고 완전한 분량이 아니라서 아쉽지만, 이 오래된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게 어디냐. 드라마를 보기 어려워도 <환상 특급>, <나이트 갤러리> 에피소드로 만들어진 원작 단편소설들은 볼 수 있다.

 

    

 

 

* It’s a Good Life (<환상 특급 시즌 3> Episode 8, 1961113일 방영)

즐거운 인생

 

 

 

 

 

 

 

 

 

 

 

 

SF 명예의 전당 2 : 화성의 오디세이

제롬 빅스비(Jerome Bixby) / 오멜라스 (웅진, 2010)

 

 

 

* Mute (<환상 특급 시즌 4> Episode 5, 1963131일 방영)

벙어리 소년

 

 

 

 

 

 

 

 

 

 

 

 

더 박스

리처드 매드슨 / 노블마인 (2010)

 

    

 

* Nightmare at 20,000 Feet

(<환상 특급 시즌 5> Episode 5, 19631011일 방영)

2만 피트의 상공

 

 

 

 

 

 

 

 

 

 

 

 

줄어드는 남자

리처드 매드슨 / 황금가지 (2007)

    

 

 

* Number 12 Looks Just Like You (드라마 에피소드명)

(<환상 특급 시즌 5> Episode 17, 1964124일 방영)

아름다운 사람들 (The Beautiful People, 원작명)

 

 

 

 

아름다운 사람들

TR클럽 / 위즈덤커넥트 (2017, e-Book)

 

20171021일 수정 작성

 

 

 

 

* An Occurrence at Owl Creek Bridge

(<환상 특급 시즌 5> Episode 22, 1964228일 방영)

아울크리트 다리에서 생긴 일

 

 

 

 

 

 

 

 

 

 

 

 

내가 샤일로에서 본 것

앰브로즈 비어스 / 아모르문디 (2013)

 

 

 

* A Message from Charity

(<환상 특급 리메이크판 시즌 1> Episode 6, 1985111일 방영)

채리티가 남긴 말

 

 

 

 

 

 

 

 

 

 

 

 

 

시간여행 SF 걸작선

윌리엄 M. (William M. Lee) / 고려원 (1995)

 

 

 

* Paladin of the Lost Hour

(<환상 특급 리메이크판 시즌 1> Episode 7, 1985118일 방영)

잃어버린 시간을 지키는 기사

 

 

 

 

 

 

 

 

 

 

 

 

제프티는 다섯 살

할란 엘리슨 / 아작 (2017)

 

 

 

* The Star

(<환상 특급 리메이크판 시즌 1> Episode 13, 19851220일 방영)

동방의 별

 

 

 

 

 

 

 

 

 

 

 

 

환상특급

아서 클라크 단편 전집 1953-1960

아서 C. 클라크 / 서울창작 (1994), 황금가지 (2009)

 

 

 

* Gramma

(<환상 특급 리메이크판 시즌 1> Episode 18, 1986214일 방영)

할머니

 

 

 

 

 

 

 

 

 

 

 

 

 

스켈레톤 크루 ()

스티븐 킹 / 황금가지 (2006)

 

 

 

* The Last Defender of Camelot (1979)

(<환상 특급 리메이크판 시즌 1> Episode 24, 1986411일 방영, 최종회)

캐멀롯의 마지막 수호자

 

 

 

 

 

 

 

 

 

 

 

 

드림 마스터

로저 젤라즈니 / 행복한책읽기 (2010)

 

 

 

 

* The Cold Equations

(<환상 특급 리메이크판 시즌 2> Episode 16, 198817일 방영)

차가운 방정식

 

 

 

 

 

 

 

 

 

 

 

 

환상특급

SF 명예의 전당 1 : 전설의 밤

톰 고드윈 / 서울창작 (1994), 오멜라스 (2010)

    

 

 

 

 

<나이트 갤러리> 에피소드

 

* Season 1 Ep. 3 (19701230일 방영)

Certain Shadows on the Wall

 

 

 

 

 

 

 

 

 

 

 

 

원작: 벽 그림자(The Shadows on the Wall)

세계 호러 걸작선 2(책세상, 2004)

메리 윌킨스 프리먼

각색: 로드 설링

 

 

 

* Season 2 Ep. 17 (1971121일 방영)

Pickman’s Model

 

 

 

 

 

 

 

 

 

 

 

 

픽맨의 모델

러브크래프트 전집 1(황금가지, 2009)

원작: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 Season 2 Ep. 18 (1971128일 방영)

Cool Air

 

 

 

 

 

 

 

 

 

 

 

 

냉기

러브크래프트 전집 2(황금가지, 2009)

원작: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각색: 로드 설링

 

 

 

* Season 2 Ep. 21 (197215일 방영)

The Funeral

 

 

 

 

 

 

 

 

 

 

 

 

 

장례식

나는 전설이다(황금가지, 2005)

원작, 각색: 리처드 매드슨

 

 

      

* Season 3 Ep. 1 (1972924일 방영)

Return of the Sorcerer

 

    

 

 

 

 

 

 

 

 

 

마법사의 귀환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 걸작선(황금가지, 2015)

원작: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yo 2017-10-20 16: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인가 위키인가....

cyrus 2017-10-20 16:14   좋아요 1 | URL
위키를 참고하면서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

sprenown 2017-10-20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합니다요... 엄지척!

cyrus 2017-10-20 18:50   좋아요 0 | URL
대단한 일이 아닙니다. 위키피디아가 있어서 가능했던 일입니다. ^^

yureka01 2017-10-20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대단하네요..관심사항이 폭이 태평양같으네요..^^..

cyrus 2017-10-20 18:51   좋아요 0 | URL
오탈자 지적만 하고 글을 마무리 짓기가 허전해서 로드 설링이라는 인물을 조사해봤습니다. ^^

sprenown 2017-10-20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의 오탈자 까지 잡아내고, 책과 관련된 자세한 에피소드 소개까지..이정도면 덕후를 뛰어넘어 서지학자 수준이네요..^^.

cyrus 2017-10-20 18:52   좋아요 0 | URL
이 글이 장르문학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레삭매냐 2017-10-23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브 크래프트 전도사인 싸이러스님
덕분에 저도 어쩌면 이 책에 도전하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cyrus 2017-10-23 15:13   좋아요 0 | URL
제가 하도 홍보(?)를 해서 막상 읽어보면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

jmiriam 2018-01-02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상특급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꼬꼬맹이때 봤던 기억이 있어요^^ 너무 늦게 끝나는 바람에 늘 끝까지 못보고 자야했다는...ㅠㅠ 어린시절의 한맺힌(?) 드라마였는데 이참에 찾아서 함 볼려구요 좋은 정보 정말 감사드려요^^

cyrus 2018-01-02 23:33   좋아요 0 | URL
제가 중딩이었을 때 케이블 채널에서 환상특급 리메이크판을 방영한 적이 있었어요. 그땐 환상특급의 명성을 몰라서 제대로 보지 못했어요. 전부는 아니지만 유튜브에 환상특급 에피소드 영상이 있습니다. ^^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 걸작선 - 러브크래프트 전집 특별판 러브크래프트 전집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 지음, 정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몸이 아파서 사는 게 힘들 지경입니다.” 힘이 없어 보이는 저 표정이 말해주고 있다.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Clark Ashton Smith)는 어린 시절부터 병약한 체질이었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던 스미스의 유일한 오락은 독서였다. 그는 정규 교육을 받는 것을 포기하고 항상 책들과 어울려 놀았다. 스미스는 열여덟 살에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의 첫 시집을 읽은 어느 소설가는 스미스를 ‘셰익스피어, 키츠, 셸리의 전통을 잇는 가장 위대한 미국 시인’이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그를 향한 혹평도 만만치 않았다. 소심한 성격의 스미스에게 혹평은 마음의 상처를 주는 독이었다. 수줍은 성격 때문에 문단의 동료 작가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반짝인기에 그치고 만 스미스는 문단과 대중에 잊혀갔다. 만약에 스미스가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면 살아있는 자들은 그를 ‘미국이 외면한 천재 요절 시인’으로 기억했을 것이다. 다행히 스미스는 키츠와 셸리처럼 요절 시인의 운명을 밟지 않았다. 스미스는 자비로 시집을 펴냈으며 가끔 양계업에 종사하는 아버지의 일을 도와주면서 생계를 근근이 이어왔다.

 

어느 날 스미스는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스미스의 시집을 읽은 ‘소설가’가 보낸 편지였다. 소설가의 편지는 스미스의 시집에 향한 극찬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인간관계에 이미 크게 한 번 데인 적이 있는 스미스는 소설가의 칭찬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이다. 스미스는 자신의 시를 호의적으로 보는 소설가를 만나서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지만 만날 수가 없었다. 소설가도 스미스처럼 세상의 교류를 끓은 채 독서와 글쓰기에 전념하는 ‘아웃사이더’였다. 스미스는 소설가의 칭찬이 진심으로 느껴졌고, 그가 추구하는 문학을 이해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직접 답장을 보내기로 한다. 편지봉투에 적힌 주소는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Providence). 수신자의 이름은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Howard Phillips Lovecraft)였다.

 

“나는 프로비던스에서 태어났다(I’m Providence).” 러브크래프트가 생전에 했던 말은 그의 묘비명이 된다. 러브크래프트는 신(Providence)이다. 그는 무명작가로 남을 뻔한 스미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구세주(Providence)다. 러브크래프트의 조언을 받은 스미스는 책의 양분을 먹고 자란 상상력을 이용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스미스의 시집을 혹평한 평론가들은 스미스를 ‘불길한 작가’, ‘송장을 파먹는 구울(Ghoul)’이라고 조롱했다. 그러나 스미스는 자신의 연약한 마음을 아프게 만든 독을 이용하여 과감하고 대범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스미스의 공포소설에 나오는 장소는 대체로 불길한 기운을 내뿜는다. 거기다가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도 등장한다. 스미스의 몸은 허약했으나 상상력이 충만한 정신은 아주 튼튼했다.

 

『노래하는 불꽃의 도시』레이 브래드버리(Ray Bradbury)할란 엘리슨(Harlan Ellison)에게 영감을 준 의미 있는 소설이다. 할란 엘리슨은 이 소설을 읽고 본격적으로 환상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으며, 『노래하는 불꽃의 도시』에 묘사된 음산한 도시의 풍경은 레이 브래드버리의 『도시』『콘크리트 믹서』(두 작품 모두 황금가지 출판사의 《일러스트레이티드 맨》에 수록)의 분위기와 흡사하다.

 

『요-봄비스의 지하 납골당』은 을씨년스러운 행성인 화성의 공포를 소재로 한 ‘SF 호러’ 작품이다. 폐허가 된 화성의 고대 유적지를 발견한 지구인 탐험대는 미로 같은 지하 납골당을 발견한다. 그들은 그곳에 잠들어 있던 무시무시한 괴물을 만나게 된다. 이 소설의 압권은 탐험대원들이 납골당에 갇혀 괴물의 공격에 무기력하게 당하는 장면이다. 독자도 탐험대원이 되어 출구가 보이지 않는 납골당 안을 헤매고 다닌다는 실감에 사로잡힌다.

 

스미스는 흑마술, 시체 숭배 의식오컬트(Occult)적인 소재를 이용하여 독자를 불길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꾸밀 줄 안다. 그것이 러브크래프트도 인정한 스미스의 탁월한 능력이다. 거기다가 흉측한 괴물의 모습까지 실감 나게 묘사한 스미스의 섬세한 표현력은 러브크래프트를 뛰어넘는다. 스미스가 창조한 괴물은 형태가 온전하게 드러나 있으며 인간의 눈에 보이는 존재이다. 정체를 끝까지 숨기려는 러브크래프트의 괴물과 차이가 있다. 『아삼마우스의 유고』, 『지하 무덤에서 나온 씨앗』, 『납골당의 신』은 작가의 잔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고문자들의 섬』은 그로테스크 상상력의 정점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여기에 스미스는 기괴하고 잔인한 몰골을 펼쳐낸다. 그는 누구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섬뜩한 고문의 현장 또는 인간의 잔혹성, 폭력성 등 현실에서 겉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원초적인 욕구를 세밀하게 구체화시킨다. 이 소설은 고어 영화(gore film)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작품이다.

 

어딘가 아파 보이는 저 얼굴이 끔찍하고도 오싹한 이야기를 만든 작가라면 당신은 믿을 수 있겠는가? 스미스의 얼굴에 속지 마시라. 생긴 건 허약해 보여도 그는 분명 무서운 사람이다. 스미스는 세상의 잔혹함을 파헤칠 뿐만 아니라 공포에 약한 독자의 심장을 파먹는 작가이다. 평범한 무명 시인을 환상소설, 공포소설 작가로 만들어 준 러브크래프트에게 고마워해야 하나? 러프크래프트, 당신은 대체…‥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10-18 2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0-19 17:22   좋아요 0 | URL
놀라운 사실은 러브크래프트와 스미스는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습니다. 편지로 서로 안부를 전하고, 문학적 교류를 했습니다. 두 사람의 교류는 알라딘 마을에서 소통하는 것과 비슷해요. 얼굴을 알지 못하고,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끼리 친하게 지내잖아요. ^^

임모르텔 2017-10-19 1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생에서 운명을 바꾸는 인연을 만날 기회가 있다고해요. 예감..!! ㅎ
특히 아웃사이더들에게는 그런인연을 만날 기회가 아주 드문데 ,, 러브그래프트~ 스미스의 가디언이 보낸듯..^^ 스미스님의 센치하고 멜랑꼴리한 인상보니 상상이 풍부하게 생기셨네요.


cyrus 2017-10-19 17:25   좋아요 1 | URL
외톨이는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사람을 알아보는 것 같습니다. 서로 성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친하게 지낸다면 외롭지 않을 거예요. ^^

2017-10-23 0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3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zombie 2017-11-01 0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밌는점은 스미스의 시를 인정해준 사람중에 앰브로스 비어스가 있었습니다. 하스터의 최초 창작자인 앰브로스로부터 로버트 체임버스로 이어지는 노란옷의 왕과 이를 좋아했던 러브크래프트의 코스믹 호러장르까지. 당대 작가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준것을 보면 뭔가 시대가 요구했던 공통된 새로운 가치관이나 시선들이 아웃사이더들 사이에서 공유 공감된듯 합니다.

cyrus 2017-11-01 12:06   좋아요 0 | URL
정말 신기한 인연입니다. 재능 있는 자들은 서로를 알아보는 특별한 안목이 있는 것 같습니다. ^^
 

 

 

미국의 인기 만화 <The Simpsons>는 온갖 개그와 패러디로 뒤범벅이 되어 있다. 한두 번 보아서는 그냥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 매 편마다 원형이 조금씩 달라지는 수많은 오프닝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유튜브에 들어가면 오프닝만 따로 모아서 편집한 동영상들을 볼 수 있다.

 

영화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Guillermo del Toro)도 <The Simpsons> 오프닝 연출을 딱 한 번 담당한 적이 있다. <The Simpsons> 제작진은 매년 핼러윈 시즌에 ‘Treehouse of Horror’라는 이름으로 공포특집 에피소드를 내놓는다. 기예르모는 2013년에 방영된 공포특집 오프닝 연출을 맡았다. 판타지 및 호러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내는 감독답게 그가 만든 오프닝 영상 속에는 ‘공포와 환상’과 관련된 가상의 존재 또는 관련 인물들이 순식간에 등장한다. 예전에도 이 오프닝 영상을 소개한 적이 있다.

 

 

 

 

 

 

 

 

 

※ Colla[book]ration #6 미국 공포문학의 아버지 : 포 X 러브크래프트

(2015년 2월 3일 작성)

http://blog.aladin.co.kr/haesung/7363627

 

 

 

 

약을 빤 듯한 영상에 기예르모 감독의 영화에 나온 캐릭터들이 나오고,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러브크래프트(Lovecraft)도 ‘심슨형 인간’이 되어 잠깐 출연한다. 여기에 ‘까마귀(The Raven)’‘크툴루(Cthulhu)’가 깨알같이 나온다. 이 녀석들은 각각 포와 러브크래프트의 정체성을 알려주는 어트리뷰트(속성, Attribute)다.

 

 

 

 

 

 

포 옆에 덩치 큰 사나이의 몸에 그림을 그리는 노인이 있다. 그는 레이 브래드버리(Ray Bradbury)다. 그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문신을 새기고 있다. ‘문신을 새긴 사나이’는 브래드버리의 대표작 《일러스트레이티드 맨》(The Illustrated Man)에 나온다. 이 소설은 1968년에 영화로 만들어졌다.

 

빵모자를 쓴 흰 수염의 노인은 리처드 매드슨(Richard Matheson)이다. 매드슨 옆에 괴상한 복장을 한 사람이 서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변종 인간이다. 변종 인간은 빛을 피하려고 선글라스와 수도승 옷을 착용하며 주로 밤에 돌아다닌다. 이 가공의 존재는 1971년 찰턴 헤스턴(Charlton Heston) 주연의 영화 <오메가 맨(The Omega man>에 등장한다. 매드슨의 대표작 《나는 전설이다》(황금가지, 2005)는 이 영화의 원작이다.

 

브래드버리는 2012년에 세상을 떠났고, 기예르모가 만든 심슨 오프닝 영상은 이듬해에 공개되었다. 브래드버리가 이 영상을 봤다면, 대단히 흡족해했을 것이다. 공포 문학의 거장과 같이 있다는 것은 브래드버리 본인에게는 엄청난 영광이다. 어린 시절부터 독서를 꾸준히 해온 브래드버리가 포의 소설을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포가 창조한 어둡고 음침한 상상력이 브래드버리를 포함한 후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래드버리는 포의 소설을 오마주(hommage)한 작품을 두 편 썼다. 『화성의 미친 마법사들』(The Mad Wizards of Mars, 《일러스트레이티드 맨》 수록) 또는 『추방자들』(The Exiles, 《레이 브래드버리 : 태양의 황금 사과 외 31편》 수록)이라는 두 개의 제목으로 알려진 소설과 《화성 연대기》(샘터사, 2010)에 수록된 『2005년 4월 어셔2』(April 2005: Usher II)다.

 

『화성의 미친 마법사들』은 상상력을 ‘불법’으로 규정하여 규제하는 미래 사회를 그린 작품이다. 이 이야기의 연도는 서기 2120년. 이 시기로부터 100년 전에 지구인들은 공포 소설 또는 환상 소설을 ‘금서’로 지정하거나 불태웠다. 화성에는 작가의 영혼들이 거주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쓴 창작물을 불태우려는 지구인들을 막기 위해 전쟁을 준비한다. 지구인들이 책을 불태우면, 그 책을 쓴 작가의 영혼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전쟁을 지휘하는 수장이 에드거 앨런 포다. 앰브로즈 비어스(Ambrose Bierce), 앨저넌 블랙우드(Algernon Blackwood)의 영혼이 포를 보좌해주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포는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의 영혼에게 직접 찾아가서 전쟁에 협조하도록 요청하지만, 디킨스는 거부한다. 포의 요청을 거부하는 디킨스의 변명이 압권이다.

 

 

 “포 씨, 난 귀신 따위 믿는 사람이 아니에요. 공포 소설가도 아니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난 당신들과 달라요. 당신들 따위 인정하지도 않소! 난 마녀니 흡혈귀 따위 음산한 것들은 쓴 적이 없단 말이오!”

“그럼 『크리스마스 캐럴』은 뭡니까?”

“웃기고 있네! 달랑 그거 한 편이오. 그러고 보니 유령 나오는 이야기를 몇 편 쓴 것 같기도 한데, 그게 뭐 어쨌다는 거요? 난 기본적으로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안 쓰는 사람이오!” [1]

 

 

디킨스의 영혼은 자신이 ‘공포 소설가’가 아니라면서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디킨스는 1843년부터 1847년까지 크리스마스에 맞춰서 짧은 소설을 발표했다.

 

 

 

 

 

 

 

 

 

 

 

 

 

 

 

 

 

 

 

 

※ ‘signalman’이 수록된 국내 번역본

 

 

 

 

 

 

 

 

 

 

 

 

 

 

 

 

 

 

 

 

 

 

 

 

 

 

 

 

 

 

 

 

 

 

 

 

* 제목명: 신호원, 《세계 괴기소설 걸작선 3》 (자유문학사, 2004)

* 제목명: 신호원, 《빨간 구두》 (생각의나무, 2007)

* 제목명: 신호수, 《가든 파티》 (창비, 2010)

* 제목명: 신호수, 《세계의 환상소설》 (민음사, 2010)

* 제목명: 신호수, 《세계 서스펜스 추리여행 1》 (나래북, 2014)

* 제목명: 신호원, 《북극성호의 선장》 (지식여행, 2017)

 

 

 

이때 나온 작품 중 한 편이 바로 그 유명한 《크리스마스 캐럴》이다. 디킨스는 《크리스마스 캐럴》처럼 유령이 나오는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몇 편 썼다. 유령이 나오는 이야기를 썼다고 해서 디킨스를 ‘공포문학의 거장’으로 평가하기에 근거가 불충분해 보인다. 그렇지만 고전 공포문학 단편 앤솔로지에 자주 수록되는 『신호수』(signalman)는 ‘설명 불가능한 초자연적 현상’이 주는 공포감을 제대로 구현한 작품이다. 디킨스를 ‘근대적 환상문학의 거장’으로 소개한 《환상문학의 거장들》(자음과모음, 2001)에 보면 『신호수』를 ‘포를 흉내 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작품’[2]이라고 평가한 내용이 나온다.

 

브래드버리는 『화성의 미친 마법사들』을 통해 ‘환상문학 덕후’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 소설에 환상문학으로 분류되는 작가와 작품들이 언급된다.

 

 

  스미스는 몸을 숙여 먼지 낀 책들의 제목을 읽어 보았다.

“『신비와 몽상에 관한 이야기들』, 에드거 앨런 포. 『드라큘라』, 브램 스토커. 『프랑켄슈타인』, 메리 셸리. 『나사의 회전』, 헨리 제임스. 『슬리피 할로의 전설』, 워싱턴 어빙. 『라파치니의 딸』, 너대니얼 호손. 『아울 크리크 다리 사건』, 앰브로즈 비어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버드나무 숲』, 앨저넌 블랙우드. 『오즈의 마법사』, 라이먼 프랭크 바움. 『인스머스의 기이한 그림자』,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더 있군요. 월터 델라메어, 웨이크필드, 하비, 웰스, 애스퀴스, 헉슬리…‥ 다 금서 작가 아닙니까? 핼러윈이 불법 판정을 받고 크리스마스가 금지되던 해에 불태운 책들인데!” [3]

 

 

 

월터 델라메어(월터 데라메어, Walter John De la Mare, 1873~1956)는 영국의 시인 겸 소설가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뛰어난 작가로 인정받았으나 오늘날에는 잊힌 이름이 되었다.

 

 

 

 

 

 

 

 

 

 

 

 

 

 

 

 

 

 

 

러브크래프트는 비평문 《공포문학의 매혹》(북스피어, 2012)에서 델라메어의 시와 소설들을 높이 평가한다. 델라메어는 ‘보이지 않는 신비로운 세계’[4]를 소재로 글을 썼는데, 우리말로 번역된 글을 찾아보기 힘들다. 흡혈귀를 소재로 한 단편소설 『시튼의 이모』《뱀파이어 걸작선》(책세상, 2006)에 수록되어 있다.

 

 

 

 

※ ‘August Heat’가 수록된 국내 번역본

 

 

 

 

 

 

 

 

 

 

 

 

 

 

* 제목명: 염천, 《세계 괴기소설 걸작선》 (자유문학사, 2004)

* 제목명: 팔월의 열기, 《세계 호러 단편 100선》 (책세상, 2005)

* 제목명: 8월의 무더위, 《세계 호러 걸작 베스트》 (북타임, 2010)

 

 

 

※ 『다섯 손가락을 지닌 짐승』이 수록된 국내 번역본

 

 

 

 

 

 

 

 

 

 

 

 

 

 

*《세계 공포 문학 걸작선 : 고전 편》 (황금가지, 2003)

 

 

 

‘하비’는 윌리엄 프라이어 하비(William Fryer Harvey, 1885~1937)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대표작은 『팔월의 열기』(August Heat)와 『다섯 손가락을 지닌 짐승』(The Beast with Five Fingers) 등이 있다.

 

 

 

 

 

 

 

 

 

 

 

 

 

 

 

 

‘웰스’는 허버트 조지 웰스(Herbert George Wells), ‘헉슬리’는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를 의미한다. ‘웨이크필드’와 ‘애스퀴스’는 정확히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

 

 

수많은 부하들이 그(에드거 앨런 포-글 작성자 주)를 뒤쫓아 달렸다. 앨프리드 에드거 코파드 씨와 아서 매켄 씨도 합류했다. [5]

 

 

브래드버리가 영국 환상문학 쪽에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 앨프리드 에드거 코파드(Alfred Edgar Coppard, 1878~1957) 역시 월터 델라메어와 비슷한 작가(생전에 명성을 얻었으나 지금은 존재감이 투명해진 작가)로 분류된다. 영문판 위키피디아(Wikipedia)에 그의 생애를 소개한 내용이 있으나 특기할 만한 정보가 없다. 코파드가 생전에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David Herbert Lawrence)러디어드 키플링(Rudyard Kipling)의 작품을 싫어했다는 사실이 그나마 눈여겨 볼만한 정보이다.

 

 

 

 

 

 

 

 

 

 

 

 

 

 

 

 

에로틱 공포 단편을 모은 《호러 사일런스》(고려문화사, 1994)『실버 서커스』(Silver Circus)라는 제목의 작품이 있다. 내가 알기로는 국내에 유일하게 소개된 코퍼드의 소설이다.

 

 

 

 

 

 

코퍼드의 이름을 딴 문학상이 있다. 미국의 작가 조 힐(Joe Hill)<Better Than Home>(국내 미번역)으로 코퍼드 상을 수상했다. ‘조 힐’은 필명이고, 본명은 조셉 힐스트롬 킹(Joseph Hillstrom King)이다. 그의 아버지가 ‘호러 킹’ 스티븐 킹(Stephen King)이다.

 

 

 

 

 

 

 

 

 

 

 

 

 

 

 

 

 

아서 매켄(Arthur Machen)은 웨일스 출신의 소설가다. 켈트 신화의 영향을 받은 환상 소설을 썼다. 매켄의 작품 선집을 리뷰한 적이 있다. 이 졸문에 매켄의 작품에 대한 글쓴이의 소개가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해도 된다.

 

 

※ [이야기가 끝나도 지속되는 악몽의 여운]

(《불타는 피라미드》 리뷰, 2015년 2월 24일 작성)

http://blog.aladin.co.kr/haesung/7395283

 

 

 

사실 이 글에 앨저넌 블랙우드라는 작가를 소개하려고 했다. 그러나 글이 길어져서 더 쓸 수 없다. 더 쓰고 싶은 내용이 있었지만 자제했다. 블랙우드에 대한 글은 따로 작성해서 공개할 예정이다. 연휴 동안 참았던 나의 덕력이 폭발해서 작가들에 향한 ‘팬부심’을 부려봤더니 글의 전개가 산만하고, 글의 분량이 늘어났다. 북플에서 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대충 보는 사람보다 긴 글이라서 쳐다보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을 듯하다. cyrus가 쓴 글은 믿고 거르면 된다.

 

 

 

 

 

[1] 레이 브래드버리 《일러스트레이티드 맨》 185, 186~187쪽

[2] 프랑수아 레이몽, 다니엘 콩페르 《환상문학의 거장들》 64쪽

[3] 레이 브래드버리 《일러스트레이티드 맨》 179쪽

[4] 러브크래프트《공포문학의 매혹》 107쪽

[5] 레이 브래드버리 《일러스트레이티드 맨》 187쪽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깨비 2017-10-11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런 백스토리를 알고 보니 왠지 색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판타지의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가 TV쇼 심슨의 오프닝을 담당하다니요. 당장 유투브라도 찾아 봐야 겠습니다.

cyrus 2017-10-11 16:24   좋아요 1 | URL
‘기예르모 델 토로 심슨‘으로 입력하면 동영상이 나옵니다. 오프닝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디테일하게 하나하나 알려주는 영상도 있어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

syo 2017-10-11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씩 cyrus님 무서울 때 있어요.

이럴 때요.

cyrus 2017-10-11 18:44   좋아요 0 | URL
syo님이 더 무서워요. 일주일에 읽는 책의 앙을 보면 저도 열심히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이 곳에 무서운 사람들이 많아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7-10-11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모든 인간이 총충동했네요. 러브크래프트 은근 닮았군요. 저도 이 심슨 에피소드를 무척 좋아합니다. 최고였죠. 킹 부자도 반갑네요. 이달의 당선작으로 적극 추천합니다.

cyrus 2017-10-11 18:46   좋아요 0 | URL
호러 영화를 좋아하는 곰발님이라면 오프닝에 나오는 캐릭터들 절반은 아실 것 같습니다. ^^

2017-10-11 2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0-11 21:26   좋아요 0 | URL
거의 집에서 시간을 보냈어요. TV 보면서 먹기만 했습니다. 심심하면 밖에 나가서 먹고 오구요.. ㅎㅎㅎ

transient-guest 2017-10-12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라와 SF 그리고 판타지가 없었다면 책읽는 재미가 상당부분 덜 했을 것 같습니다.ㅎ 그런데 절판된 책이 많아서 아쉽네요.

cyrus 2017-10-12 12:44   좋아요 0 | URL
절판본에 숨어 있는 걸작이 있습니다. 그래서 절판된 장르문학 단편 선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

짜라투스트라 2017-10-12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저 긴 글을 다 읽었어요^^ 제가 관심 가지고 있는 이름들이 다수 나와서 더 좋았어요

cyrus 2017-10-12 12:44   좋아요 0 | URL
말씀으로 해주시는 것만으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