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리의 법칙 - 내 안에 숨겨진 최대치의 힘을 찾는 법
로버트 그린 지음, 이수경 옮김 / 살림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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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나비가 될 수 있나요?”. “애벌레인 너의 모습을 버릴 수 있을 만큼 너무 너무 날고 싶은 마음을 가져야지. 나를 잘 보거라. 지금 고치를 만들고 있단다. 마치 숨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치란 피해 달아나는 장소가 아니란다. 참 모습을 찾기 위해서 거쳐 가는 곳일 뿐이지. 나비는 이미 만들어지고 있는 거야. 다만, 아주 천천히 만들어질 뿐이란다. 나비가 없다면 이 세상의 꽃들은 사라질 거야”. (트리나 폴러스  『꽃들에게 희망을』중에서)

 

 

 

 

 ♣ 소년 모차르트의 피나는 노력

 

경박하지만 놀라운 재능을 지닌 천재 모차르트와 그의 재능을 시기하며 괴로워하는 범인(凡人) 살리에리를 그린 영화 《아마데우스》. 그 도입부엔 모차르트의 교향곡 25번이 짧게 흐른다. 모차르트가 교향곡 25번을 작곡한 나이는 열일곱. 모차르트는 우리에게 ‘하늘이 내린 천재’의 대명사로 꼽힌다. 하지만 사실을 들여다보면 그렇지가 않다.

 

매우 어린 나이에 작곡을 시도한 것은 대단했지만 어린 아마데우스가 발표한 초기 작품들은 전혀 비범하지 않았다. 사실상, 그의 초기 작품은 단지 다른 유명 작곡가들의 모사에 불과했다. 11세부터 16세까지 작곡한 초기 일곱 개의 피아노 콘체르토 작품들은 독창성이 거의 없고, 심지어 모차르트가 썼다고 하기도 민망한 수준이었다.

 

모차르트가 독창적인 작품을 쓰기 시작한 것은 작곡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어서였다. 그 10년이라는 수련기 동안 모차르트는 그만의 내공을 키웠다. 모차르트는 4살 때부터 아버지인 레오폴트에게 음악을 배웠으며, 레오폴트는 모차르트와 함께 연주여행을 다니며 철저하게 음악을 가르쳤으며 끊임없이 피아노 연습을 시켰다. 뛰어난 천재로 각광받은 모차르트의 이면에는 천재가 되기 위해 감수해야 했던 고통이 숨겨져 있었다. 아버지의 지도를 받으면서 소년 모차르트는 늦은 밤까지 피아노 앞에 붙들려 있어야만 했다.

 

말콤 글래드웰이 쓴 『아웃라이어』에 소개된 1만 시간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이루고자 할 때에는 1만 시간을 투자해야 그 성과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 3시간씩 10년 연습하면 되고, 6시간씩 연습하면 5년이 걸린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재능은 타고나는 것,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새롭게 형성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말에 설득력이 있다.

 

 

 

 ♣ 내면에 있는 능력을 끌어올리는 ‘마스터리’

 

모차르트는 오랜 반복된 노력 끝에 마침내 자신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취를 끌어낼 수 있는 ‘마스터리’(Mastery)를 확보했다. 모차르트가 갖고 있는 힘, 이 ‘마스터리’는 주변 세계와 타인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온전히 장악하며 자유자재로 다스리는 힘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일반적으로 마감시간이 정해진 상황에서 발휘되곤 한다.

 

이런 식이다. 지금 당장 오늘 밤까지 하지 않으면 아주 곤란해지는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사소한 일들에는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내 자신이 상상할 수 없었던 놀라운 능력을 발휘해 간신히 데드라인 몇 분 전에 주어진 과제를 해결한다. 이것이 바로 ‘마스터리’의 경험이다.

 

많은 사람이 ‘마스터리’가 특정한 소위 위대한 천재들만 획득할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평범한 사람도 일생에 한번쯤은 ‘마스터리’라는 힘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단연코 ‘마스터리’는 천재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정한 법칙에 따라 자신의 분야를 정하고 그 분야에서 적절한 수련기를 겪으면 누구나 끌어낼 수 있는 힘이다.

 

모든 것이 자기 자신 속에서 응축되어 기술과 경험을 자유자재로 끌어 쓰게 되는 순간, 그들은 이제 더 이상 부분이 아닌 ‘전체를 느끼는 감각’을 얻게 된다. 그러면 ‘내 안에 숨겨진 최대치의 힘’을 평상시에도 어려움 없이 끌어내어 탁월한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경지, 즉 ‘거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위대한 거장들의 삶에서는 미래의 성취에 밑거름이 되는 기본 역량이 형성되고 발달하는 특정한 시기가 있게 된다. 이런 거장들의 삶 속에서 다양한 분야에 상관없이 공통적인 과정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마스터리’에 이르기 위한 일종의 이상적 수련 방식을 발견할 수 있다.

 

‘마스터리’를 형성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인생의 과업을 발견한다. 올바른 직업적 길을 찾는 첫 번째 할 일은 어릴 적부터 좋아한 일, 남이 시키지 않아도 몰입한 일이 무엇인지 기억해내는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목표의 일을 설정했다면 ‘나비의 애벌레’ 시절과 같은 일종의 수련기를 거쳐야 한다. 수련기에 ‘거장’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해서 수양의 과정을 멈추지 않는다. 수련기에 습득한 지식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할 수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은 ‘마스터리’의 주변에 견고한 벽을 세워놓았다. 하지만 이 벽은 상상의 산물일 뿐이다. 누구나 적절한 수련기를 겪으면 내면에 잠재된 능력을 끌어낼 수 있다.

 

 

 

  ‘노력’과 ‘열정’ 없이는 거장이 될 수 없다

 

우리는 남과 다른 탁월한 전문성을 발휘하거나 창의적인 사람은 만나면 도대체 어떤 노력을 해서 저렇게 되었는지 물어본다. 즉 우리는 탁월함이나 창의력을 갖춘 개인의 특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할 때 무엇이 다른지 개인 차원에서 알아보려는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남다른 탁월성과 창의성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과 어떤 점에서 다른지 묻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로버트 그린의 표현대로 신(神)이 내린 천재 따위는 없으며 열정을 파고든 거장만 있을 뿐이다.

 

자기 회의에 빠지는 기간을, 연습하고 공부하는 지루한 시간을, 어김없이 겪게 되는 실패를, 시샘하는 자들의 가시 돋친 비판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없는 강인한 회복력과 자신감을 키워나간다. (31쪽)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꾸준히 노력한다고 해서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이든 일주일에 한 번 7시간 몰아 하는 것은 쉬워도, 매일 1시간씩 꾸준히 계속하는 것은 어렵다. 결의만 하고 중도에 포기한 경험이 훨씬 더 많다. 개인의 꿈과 야망을 이루는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도중하차하고 만다. 대부분 좋아서 시작하게 된 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개인별 능력에 큰 차이가 나는 원인변수로 개인의 동기, 집중력, 성취 의욕, 멘토의 지도력 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 인내의 세월을 견뎌야 한다. 자기의 열정을 알고, 자기를 훈련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한 단계 도약을 위한 변화, 거기에 따르는 고통은 아름답다. 그러나 인고의 세월은 나비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의 열정이 있기에 감내할 수 있다. 열정은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힘’이다. ‘열정’을 딛고 노력하는 자는 절대로 지지 않는다. 미래의 달콤함을 위해 기꺼이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이미 널리 알려진 ‘일만 시간의 법칙’이 소개된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를 읽은 독자라면 이보다 조금 더 두꺼운 로버트 그린의 신작을 차례차례 읽으면서까지 저자의 메시지를 파악하지 않기를 권한다. 굳이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으며 관심 있는 장에 소개된 사례 중심으로 읽는다면 좋을 것이다. 사실 인용된 사례를 제외한다면 저자가 독자에게 강조하는 성공하는 삶을 위한 하나의 처세술로 매번 강조되는 것이다. ‘노력’과 ‘열정’. 이것이 하나의 단어로 축약된 것이 ‘마스터리’다.

 

‘마스터리의 법칙’을 착실하게 따라 실천하다보면 ‘마스터리’를 획득할 수 있고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에 구멍을 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수적천석(水滴穿石)과 같이 꾸준하게 한 우물을 파는 노력이 있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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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의 재발견 - 1년 내내 계획만 세우는 당신을 위한 심리학 강의
피어스 스틸 지음, 구계원 옮김 / 민음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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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신감 없는 거북은 달리기 경주에 승리할 수 있었을까?

 

 

서로 제가 더 날래다고 거북과 토끼가 다투었다. 둘은 헤어지기 전에 날짜와 장소를 정해놓았다. 토끼는 타고난 속력을 믿고는 서둘러 출발하지 않고 길가에 누워 잠을 잤다. 거북은 제가 느리다는 것을 알고는 쉬지 않고 뛰었다. 그리하여 거북은 자고 있던 토끼를 앞지르고 경주에서 이겨 상을 탔다. (352. 토끼와 거북이, 천병희 역 《이솝 우화》 도서출판 숲, 378쪽)

 

 

이솝 우화 중에 ‘토끼와 거북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빠른 토끼와 느린 거북이 사이에서 달리기 경주에서 드러난 결과를 가지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노력하는 자가 승리한다는 교훈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를 180도 바꿔서 바꿔보겠다. 거북은 자신이 토끼보다 걸음이 느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태어나기 전부터 자신의 느린 걸음을 치명적인 단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경주에 임하기 전부터 거북의 마음은 심란하다. ‘내가 토끼보다 걸음이 느린데 과연 내일 달리기 경주에서 토끼를 이길 수 있을까?’ 거북은 마음속으로 후회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토끼보다 빠르다고 우겼던 패기는 온데간데없다. 점점 자신감은 떨어지고 있다.

 

자신감이 부족해서 벌써부터 목이 움츠려진 거북은 토끼와의 경주에서 이길 수 있었을까?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 나는 거북이 토끼를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제 뜀걸음에 오만한 토끼가 여유를 부린다고 해도 거북은 이기지 못할 것이다. 단지 거북이 느리다고 해서 토끼의 우승을 점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느린 걸음에 자신감이 위축되어 무력감에 빠져 있을 때부터 거북은 이미 패배한 거나 다름없다. 경기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토끼에게 기권을 선언했을지도 모른다.

 

 

 

 ♣ 늑장의 유혹에 쉽게 무너지는 유형

 

우화의 정본에 등장하는 토끼는 거북과의 경주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을 믿고 잠들어버리는 바람에 쉬지 않고 묵묵히 걸어 나간 거북에게 패하고 만다. 내용을 완전히 비틀어서 새롭게 구상한 우화에 나오는 거북은 자신이 토끼보다 느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자마자 경기를 포기하거나 패하게 된다.

 

감정의 상태를 스스로 주체하지 못해 패배하게 된 토끼와 거북. 이들은 눈앞에 있는 계획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결심했으나 포기하고 마는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시험에서 목표 점수 이상 받기, 일주일에 담배 두 갑을 피던 흡연 습관을 버리고 금연하기, 옷에 삐져나오기 일부 직전인 물렁물렁한 뱃살을 빼기 위해 일주일에 두, 세 번 운동하기.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계획과 목표를 세운다. 그러나 대다수는 계획의 목표치를 이루지 못한 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 시작할 땐 좋다. 계획했던대로 실행해나간다. 그러자 게으름의 신이 우리 옆에서 강림하사 유혹의 손짓을 한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미룬다. 꼭 해야 되는데 하기가 싫어진다. 공부해야 되는데 머릿속에는 공식 대신 컴퓨터 게임 화면이 아른거린다. 이틀 동안 담배를 입에 물지 않았을 뿐인데 입이 텁텁하고 몸의 기운이 빠진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운동을 하니까 힘든 마당에 야식으로 시켜 먹었던 치킨과 피자가 먹고 싶어진다. 젠장, 목표는 개나 줘버리고 원래 일상생활로 돌아가게 된다. 작심삼일이다.

 

준비한 계획을 포기하게 되면 늑장 부린 자신의 나태함을 ‘멘탈 부족’이라는 근거를 대면서 자책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면서 작심삼일로 인해 마음의 쓰레기통으로 폐기처분된 계획의 횟수를 어림잡으면 상당히 많다. 앞으로 남은 인생의 반을 생각해본다면 쓰레기통으로 향하게 될 계획들은 더 있을 것이다. 슬픈 결과가 나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고치기가 쉽지 않은 것이 늑장 부리는 태도다.

 

미국의 심리학자 피어스 스틸은《결심의 재발견》이라는 책에서 늑장 부리는 사람의 세 가지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충동에 쉽게 휘둘리면 십중팔구 계획을 실행할 수 없다. 자신의 능력을 믿고 졸음을 이지기 못해 경주 도중에 잠드는 토끼처럼 말이다. 그러나 충동적으로 행동한다고 해서 ‘멘탈’이 나쁘다고 크게 자책할 필요는 없다. 계획의 구체성 정도에 따라서 이에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의 목표는 구체적으로 세우는 반면 장기간 실행해야 할 미래의 목표는 추상적으로 세우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장기적 목표를 구체적인 내용인 아닌 추상적으로 세운다면 늑장 부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목표에 대한 흥미와 몰입도도 떨어지게 된다. 우리 주변에 유혹하는 것들이 넘쳐나는 마당에 꾸준히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일에 싫증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특히 즐겁지 않은 일수록 늑장 부리기 쉽다. 리포트 준비 기간을 두 달 잡아 부여하더라도 제출 마감 기한을 남겨두고 끝내기란 의외로 어렵다. 성실하고 근면한 성격의 학생이라면 미리 리포트 작성을 준비하고 작성할 것이다. 하지만 어느 누가 리포트 쓰는 걸 즐겁게 여기겠는가. 제출 마감 기간까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면 슬슬 늑장의 기운이 올라온다. 리포트를 빨리 준비하고 작성하면 좋겠지만 막상 쓰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는다.

 

마지막 늑장 부리기 쉬운 유형으로는 앞에서 소개한 자신감을 상실한 거북이 있다. 목표에 대한 기대치가 낮고 의욕이 없으면 목표 수립을 위한 도전하기가 힘들어진다. 이러한 비관적인 심리 상태가 지속된다면 스스로 포기한다. 더 이상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게 된다. 이러한 자아 인식을 ‘자기 이행적 예언’이라고 한다. 스스로 실패라고 예상하면 목표를 위한 노력은 하지 않게 되며 당연히 성과 달성을 기대할 수가 없다.

 

 

 

 ♣ 우리 마음 속 내부의 적, 늑장

 

생각지 못한 내부의 적이 일을 그르칠 때가 있다. 우리 삶에 있어서 한 번씩은 꼭 망쳐버리는 최악의 결과를 유도하는 적이 바로 ‘늑장’이다. ‘늑장’을 연구했다는 저자도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내부의 적을 한두 번 당한 게 아니었다. 오죽하면 자기 자신을 스스로 ‘미루기 대장’이라고 부르겠는가. 백전백승 지피지기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 심리학자는 또다시 내부의 적에게 당하지 않기 위해서 뇌과학과 동물행동학, 진화생물학 등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늑장의 본질적 원인에 대해 조사했다.

 

늑장연구를 통해 그 원인과 행태를 파악하여 늑장과의 싸움에서 패배를 면할 수 있는 ‘늑장 완전 공략 매뉴얼’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이 매뉴얼을 제시함으로써 실천 가능한 늑장 탈출의 전략을 조언하고 있다. 다만 내부의 적을 완전히 소탕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앞에서 늑장의 요인으로 꼽은 ‘충동성’은 매 순간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금 당장 모든 것을 손에 넣고 싶어 하는 성향에 의해 형성된다. 그리고 늑장 부리기는 유전자처럼 깊숙이 박혀 있어 좀처럼 고치기 어렵다.

 

전쟁의 승패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전쟁에 참전하는 병사의 사기다. 사기가 제대로 충전되지 않으면 애초에 전쟁에 이길 기대감을 가져서는 안 된다. 늑장이라는 적과 맞서 싸우기 위해서 상황에 임하는 태도와 인식이 중요하다. 늑장이 더 기세 부리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확고하게 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신을 흩뜨려지게 만들고 늑장의 세력을 더욱 확장시키게 만드는 외부적인 원인 또한 잘 살펴봐야 한다.

 

혹시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공략 매뉴얼을 보고도 당장 실천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거나 여전히 매뉴얼에 신뢰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애써 실행하지 않기를 바란다. 흥미가 느껴지지 않는 일을 하다간 늑장만 더 키우는 꼴이 되니까. 늑장과의 싸움은 결국 정신력, 즉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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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 우리는 왜 부정행위에 끌리는가
댄 애리얼리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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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닝 행위를 하는 이유

 

 

 

 

 

 

 

자신이 공부한 만큼 정당한 평가를 받는 것이시험의 올바른 목적이다. 그러나 학생이면 누구나 이왕이면 자신의 실력보다 조금은 좋은 성과를 얻기를 바라는 것 또한 사실이다. 대학의 학점이 다음 학기 장학금과 취업에서의 점수 등 자신의 미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운이라도 따랐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게 된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시험기간에 빠지기 쉬운 유혹이 있으니 바로 컨닝이다. 시험이라는 제도를 인류가 시행하면서부터 시작되었을 컨닝은 적은 노력으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으로 많은 학생들에게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다. (나 또한 컨닝이 보내는 유혹의 손짓을 여러 번 느낄 때가 있었다) 또한 예전부터 대학가에는 컨닝이 너무나도 만연해있어서 컨닝을 하는 학생을 구경하는 것은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심지어 어떤 학생들은 컨닝이 대학문화의 일종이며 젊은 시절 한번씩은 해보는 낭만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컨닝은 분명히 불법행위다. 정해진 규칙을 따르지 않는 것이고 남보다 쉽게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옳지 않은 행위다. 그러나 컨닝을 하는 학생도, 또는 하지 않는 학생도 컨닝이라는 행위가 가지는 부당함에 대해 그리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우리는 왜 컨닝 행위가 부정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일까? 사람들이 시험을 보면서 기회가 있으면 남의 답을 훔쳐보는 이유를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실험 참여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컴퓨터로 수학 시험을 보게 했다. 그리고 첫 번째 A 그룹에게는 스페이스 바를 눌러야 답이 모니터에 나오게 했고 두 번째 B 그룹에게는 엔터키를 누르지 않아도 5초 내에 답이 저절로 모니터에 뜨게 했다. 과연 어느 그룹에서 컨닝 행위가 발생했을까? 연구결과 두 번째 B 그룹 참여자들이 컨닝을 더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B 그룹은 별도로 키 조작을 안 해도 답이 모니터에 나오기 때문에 자기는 부정 행위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더 쉽게 답을 볼 수 있었다. 즉, 이런 부도덕한 행동이 자신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생각할 때 더 많이 답을 베꼈던 것이다.

 

 

 

 

 인간은 편익을 위해서 부정행위를 저지른다?

 

 

 

 

 

 

조르주 드 라 투르  『속임수 (사기 도박꾼)』 16세기경

 

 

 

사람들은 옳은 일 또는 그른 일과 마주쳤을 때 감정적인 갈등을 경험한다. 이 때 죄책감이나 부끄러움을 느낀다면 도덕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런데 종종 우리 사회에서는 정직하고 도덕적인 이미지를 지닌 사람이 과거에 저지른 부정행위에 들통이 나버리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만큼 이성적이면서도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는 인간도 도덕과 부정행위 사이의 갈등 앞에서 쉽게 굴복하고마는 나약한 존재다. 이러한 뉴스를 접하면서도 사람들은 부정행위가 어떠한 행위에 들어가는 비용과 그것으로부터 비롯되는 편익을 고려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합리적 범죄의 단순 모델'(Simple Model of Rational Crime, SMORC)라고 한다. 즉, 인간은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부정행위를 쉽게 저지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는 SMORC 모델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반박하는 이유를 알아보기 전에 먼저 시각장애인과 일반인을 태운 택시기사 실험을 주목해보자.

 

일부 비양심적인 택시기사들 중에는 손님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운전할 때 지름길을 두고 일부러 먼 길로 운전하는 일명 '뺑뺑 돌기'라는 꼼수를 부리기도 한다.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먼 길을 일부러 운행함으로써 손님으로부터 받게 되는 요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본다면 비용편익 효과에 기반하는 부정적 행위에 대한 일반적인 요인이다. 그렇다면 만약에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 손님이 택시를 탔다면 비양심적인 택시 기사는 일반인 고객보다 쉽게 '뺑뺑 돌기' 운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SMORC 모델에 상반된 실험 결과가 나왔다. 택시기사들은 시각장애인보다 일반인을 태웠을 때 길을 우회하는 부정을 더 많이 저질렀던 것이다. 길을 돌아가도 인지하기 어려운 시각장애인 손님을 속였을 때 부정행위가 발각될 우려가 없고 일반인보다 속이기 편하다. 이러한 실혐 결과를 통해서 인간의 부정행위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요인이 작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만 부정행위를 하는 것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정직을 추구한다던 당신도 거짓말이야~"

 

아빠는 8살짜리 딸이 짝꿍의 연필 한 자루를 훔쳤다는 내용의 편지를 선생님으로부터 받았다. 아빠는 불같이 화를 내며 2주 동안 학교에 갈 때 외에는 집 밖에 나가지 못하는 벌을 준다. 너무 화가 난 아빠는 벌을 주면서 아이에게 이렇게 묻는다.  "연필이 필요하면 얘기를 하지 그랬어? 아빠한테 말하면 되잖아. 그러면 아빠가 회사에서 연필 한 자루가 아니라 몇 다스는 가져다줄텐데 말이야."   (p 51)

 

 

같은 반 친구의 연필 한 자루를 훔치는 행위가 나쁜 짓이라는 건 알면서 회사 사무실에 있는 연필 한 다스를 아무런 거리낌없이 집으로 가져가는 행위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댄 애리얼리는 인간은 이득을 얻기 위해 사소한 부정을 저지르지만 자신은 정직한 사람이라고 합리화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능력은 도덕적인 이미지와 이기적인 욕망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발현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정직하고 올바른 인간으로 봐주길 바란다. (자아 동기부여, Ego motivation) 반대로 다른 사람을 속여서 이익을 얻고자 하는 경우가 있다. (재정적 동기부여, Financial motivation)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도덕 갈등의 경험은 바로 이 두 가지의 상반된 동기부여의 충돌로부터 비롯된다. 부정행위에 대한 죄의식의 결과를 두려워한다면 '도덕'이 승리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꼭 좋은 행위의 결과를 선택하는 건 아니다. 바로 여기에서 사람들은 부정행위에 쉽게 끌리고 저지르게 된다. 부정행위로부터 얻게 되는 결과적 이익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행위가 부당함에도 불구하고 자기합리화하게 된다. 즉, 자신은 부정행위를 하면서도 스스로 착하고 정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사소한 부정행위 앞에서 어떠한 죄의식을 느끼지 않으며 아무리 선량하고 정직한 사람이라도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

 

 

 

 

 착한 사람이 부정행위자로 돌변하는 것을 막는 게 어려운 일인가?

 아니면 부정행위자를 착한 사람으로 만드는 게 어려울까?

 

그가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실험 사례들은 아무리 정직한 인간이라도 부정행위의 욕망 앞에서 무너지게 되고 어떻게 작용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빈번이 저지르게 되는 부정행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까?  댄 애리얼리는 도덕적 행위의 규범을 기준으로 삼아 공과 사적 행위를 스스로 규정지을 수 있는 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다만, 저자는 사람의 행동을 도덕적으로 바꾸는 게 무척 어려운 일이라고 실토한다. 그렇지만 도덕적 인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기간의 훈련과 연습이 아니라 장기적인 측면으로 문화적 변화를 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소개된 인간의 부정행위에 관한 재미난 사례를 소개할까 한다. 학교 내 화장실에서 주말마다 새 두루마리 휴지를 두고 가면 다음 주 월요일만 되면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화장실 휴지는 공유물이므로 개인적인 용도로 가져가지 말라는 쪽지를 화장실 문에 붙여놨다. 이 쪽지를 붙이고 난 뒤부터 도난당한 화장실은 제자리로 돌아왔고, 정작 경고 문구가 담긴 쪽지를 붙이지 않은 다른 화장실에는 휴지가 사라지는 일이 여전했다. 저자는 '사라지는 두루마리 휴지 사건' 사례를 통해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 도덕적 규범을 반복적으로 떠올리게 만드는 방안의 필요성을 증명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 사례만 가지고는 거짓말, 부정행위를 쉽게 저지르면서도 그걸 또 쉽게 죄의식에 빠져 도덕적 인간이 되어버리는 인간의 단순한 면모를 보여주고자 한 것은 아니다.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인간의 복잡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이 속한 집단의 구성원이 사회규범을 벗어난 행동을 하게 되면 스스로 도덕성 기준을 바꿔버리고 그의 행동을 자신의 모델로 삼게 된다. 모델이 저지른 부정행위 수위를 본인에게 허용되는 기준 범위로 생각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앞에서 소개한 컨닝 사례처럼 상대방이 저지른 부정행위를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그것을 묵인해버리고 자신도 똑같이 부정행위를 모방하게 된다. 이것이 부정행위의 전염성이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최근에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 폭력 사건 현상과 결부시킬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제안한 도덕적 규범 기준의 필요성이 꼭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부정행위를 해결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화장실 휴지 사건이 주는 교훈만으로도 현실적으로 부정행위의 수준을 줄이고, 도덕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와 비슷한 일례로 동물원을 가 보 사람들이라면 겪어 보거나 목격하게 되는 사소한 부정행위로 들 수 있다. 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는 쇠창살에 보면 '동물이 있는 곳으로 돌이나 이물질을 던지지 마세요, 동물이 다칠 수 있습니다'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 있다. 일부 동물원에서는 관람객이 먹는 스낵을 주지 말라는 경고도 종종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동물에게 돌을 던지게 되면 그것을 음식물로 착각하게 되어 그것을 입으로 가져가게 된다. 심지어 사람들이 무심코 던지는 돌덩어리는 동물들에게 상처를 입힐 우려가 있다. 그리고 동물들의 심리를 자극하여 공격 성향을 드러날 수도 있다. 동물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동물원을 구경하는 관람객 전체에게 크게 해를 입힐 수 있는 부정행위인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간결한 문구도 뭉용지물이다. 동물들에게 돌을 던지는 철이 들지 못한 관람객들(특히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을 동물원에서 볼 수 있다. 이렇듯, 제 아무리 도덕 규범을 강조해도 인간의 부정행위를 자발적으로 또한 제도적으로 억제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평범하고 착한 사람들이 부정을 쉽게 저지를 수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자기합리화'라는 눈가리개를 씌운 이상 아무리 선량한 사람이라도 부정행위를 조금씩 저지르고 만다. 아이러니하게도 착한 사람들이 사소한 부정행위 하나라도 행하지 못하게 막는 것도 어려우며 부정행위에 익숙한 비양심적인 사람을 도덕적으로 교화시키는 것 또한 어렵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착한 독자'들에게는 댄 애리얼리의 주장이 여간 수긍되기가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자신이 몰래 저지른 부정행위의 원인들을 증명하고 있는 진실 앞에서 부끄러워할지도. 우리 사회에 발생하고 있는 부정행위들을 완전히 근절할 수는 없지만 댄 애리얼리가 주장하는 도덕적 규범의 중요성은 온갖 부정으로 판치며 그것을 묵인하는 세상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정직하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언론에 난 정치인 등의 부정, 경제인들의 비리를 보면서 분노한다. 그러면서 우리 자신은 이런 저런 작은 부정과 작은 비리를 일상적으로 저지르고 있지는 않은지 곰곰이 되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글의 마무리는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격언으로 맺을려고 한다. 부정행위를 가볍게 생각하는 독자라면 대문호가 남긴 격언을 자신만의 '도덕적 규범'의 기준으로 삼아 되새겨볼 것을 권한다.  

 

 

 선을 행함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악을 억제하려면 보다 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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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2-09-18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책감을 못느끼고 저지르는 부정이 있고, 죄인줄 알기 때문에 합리화하려는 심리도 있을 겁니다.이래저래 보통 사람들이 저지르는 조그만 죄가 많지요.그래서 자기는 자기를 냉정하게 심판할 수 없어요.이런 책을 읽으면 왠지 도둑질하다 들킨 기분이죠.

cyrus 2012-09-19 23:12   좋아요 0 | URL
그렇겠죠, 저도 읽으면서 느낌이 이상했어요. 내용을 읽다보면 수긍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찝찝하더라고요 ^^;;

감은빛 2012-10-19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밀히 따지고 들면 죄를 안 짓고 사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그러니 기독교의 '원죄론'이 먹히는 것이겠죠.
그렇지만 또 달리 생각해보면 인간은 실수 할 수 밖에 없는 동물이 아닌가 싶어요.
사소한 잘못들은 순간의 실수가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cyrus 2012-10-20 14:05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리고 잘못을 저질러 놓고선 그 원인이 자신에게 있는지도 잘 모르기도 하죠 ^^
 
멀티플라이어 - 전 세계 글로벌 리더 150명을 20년간 탐구한 연구 보고서 멀티플라이어
리즈 와이즈먼 외 지음, 최정인 옮김, 고영건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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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  작년에 국내에 개봉한 영화 『Money Ball』의 주인공 빌리 빈의 대사다. 『Money Ball』은 2000년대 초반 메이저리그의 만년 꼴찌 구단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돌풍과 최악의 구단을 최고의 구단으로 변신시킨 빌리 빈 단장에 대한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다. 매 시즌마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야만했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재정 악화로 인해서 팀의 주축을 양키스나 보스턴 등 부자구단에 내주게 되는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오클랜드의 단장 빌리 빈은 경제학을 전공한 분석관을 부단장으로 영입하며 구단의 체질개선에 나서지만 "야구는 직관과 경험"이라고 주장하는 스카우터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하지만 빌리 빈은 자신의 확신에 따라 모든 반대를 물리치고 '데이터 야구'를 펼쳤다. 그것이 바로 훗날 '머니볼 이론'(Money Ball Theory)이라고 불리게 되는 전략이었다. '머니볼 이론'은 경기 데이터를 철저하게 분석해 오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배치해 승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볼넷을 하도 잘 골라 볼넷의 영웅이라 불리는 선수, 수비를 두려워하는 1루수지만 출루율은 높은 선수, 지구력은 떨어지지만 한방은 있는 노장 선수들을 활용해 출루율을 최대한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는 등 오로지 선수들의 성적 데이터를 분석해 선수들의 장점을 찾아냈고 팀을 꾸렸다. 착실하게 팀을 재정비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메이저리그 최초로 20연승이라는 신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빌리 빈이 꼴찌 구단을 최고의 구단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각 선수에 대한 풍부한 데이터와 이를 분석해내는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러한 각 선수들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알아야 하고 장점과 단점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선수의 진짜 가치를 발견한다는 것은 선수들에 대한 애정과 지대한 관심이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빌리 빈은 라커룸을 돌아다니며 선수들을 격려하지만, 자신의 뜻에 따라주지 못하는 선수는 가차 없이 잘라낸다. 빌리 빈의 리더십은 문제 있는 학생을 모두 퇴학시키고 뜻에 공감하는 교사들과 학교를 뜯어고치는 '고독한 스승'에 가깝다. 결국 머니볼 이론의 핵심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저비용 고효율'에 있으며, '반드시 이기자'가 아니라 할 수 있는 한 최대치를 만들게끔 하는 것이다.  

고정관념에 동요하지 않고 무능해보이는 선수들에게 숨어 있는 능력을 끌어올려 과감하게 경기에 출전시킨 빌리 빈의 경우, '멀티플라이어'(Mltiplier)와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멀티플라이어'란 리더십 전문가 리즈 와이즈먼과 그렉 맥커운이 공동으로 저술한 동명의 책에서 나온 용어로 상대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팀과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는 리더를 뜻한다. 스포츠계에서도 또 다른 멀티플라이어를 꼽으라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돌풍을 이끈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을 들 수도 있다. 히딩크의 리더십은 월드컵이 폐막되고 난 뒤부터 이미 조명받기 시작했는데 스타 플레이어의 천재성에 의지하지 않고, 집단의 천재성을 만드는 그의 리더십은 노력하는 멀티플라이어 리더의 전형이다.

 

멀티플라이어는 재능자석, 해방자, 도전자, 토론 주최자, 투자자처럼 행동한다. 그들은 재능 있는 사람을 모아 그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도록 유도한다.(재능자석) 그러기 위해서는 재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해방자) 자유롭게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줘야 한다.(도전자)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일하는 사람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게 만들어(투자자) 토론을 통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만든다.(토론 주최자)

 

멀티플라이어가 되기 위한 원칙과 비결을 들여다보면 누구나 다 '멀티플라이어'가 될 수 있다는 일종의 자신감(?)이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양한 성격과 재능을 조직원들로 구성된 하나의 집단 속에서 리더는 그 무리 속에서 자신이 똑똑하다는 인식을 쉽게 느낄 수 있겠지만 조직원 전체 모두 똑똑하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사실 이 지구상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 내 모든 조직의 리더들은 멀티플라이어의 반대인 디미셔너(Diminisher)에 가깝다. 디미셔너는 직원들의 재능을 사용하고 직원들에게 명령하며 스스로 결정하고 직원들을 통제한다. 멀티플라이어와 마찬가지로 분명 뛰어난 역량을 지니고 있다. 다만 조직 내부로부터 훌륭한 성과를 나오게 만드는 원동력인 조화로운 집단 지성을 끄집어내고 확산시키는 일에는 어려워한다. 이들은 조직원의 지성과 재능이 고정된 것이라서 바뀌지 않는다고 믿으며(착화된 의식구조)에는 개인의 잠재된 능력과 가치를 낭비하도록 만듦으로써 그들의 업무수행 능력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낳게 만든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리더 대다수는 자신이 조직을 나쁘게 만드는 디미셔너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직원들에게 명령하고 통제하는 상부하달 유형의 리더십이 여전히 조직 사회에서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만큼 멀티플라이어 리더가 된다는 게 책 속 내용처럼 쉬운 게 아니다. 특히나 상부하달식 관계 구조의 조직이 많은 우리나라만큼은.   

 

그러나 빌리 빈과 히딩크가 디미셔너의 리더쉽에 익숙한 팀을 조직원들이 함께 업무에 참여하여 성과를 얻는 멀티플레이(Multiplayer)가 가능한 팀으로 만들었듯이 디미셔너도 멀티플라이어로 변신할 수 있다. 일단 독불장군식으로 조직원을 몰아 붙여서는 안 되며 조직원들에게 성과를 창출할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그 성과 창출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기대 이익을 강조하여 지혜와 능력을 자발적으로 배양시킬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권위주의적 자세를 멀리하고 각 조직원들 간의 긴밀한 의사소통을 자주함으로써 경청과 공감의 자세 또한 필요하다. 『멀티플라이어』의 저자 리즈 와이즈먼은 디미셔너가 멀티플라이어로 변신하여 성공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디 멀티플라이어가 갑자기 하늘 아래 뚝 떨어졌는가?  이 책에 소개하고 있는 다양한 멀티플라이어 리더들의 사례를 본다면 조직을 이끄는 데 있어서 겪은 시행착오 끝에 자신만의 노하우로 만들었다. 키스는 글로 배울 수 있다지만 '리더십의 역량'은 글로만 배운다해서 갑자기 얻어지는 건 아니다. 운동선수들은 오직 승리라는 성과의 증거를 경험하기 위해서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듯이 디미셔너 리더가 멀리플라이어 리더가 되기 위한 자발적인 참여와 적용을 무시한다면 영영 제대로 된 성과 하나 얻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이 이끌고 있는 조직을 부진의 늪으로 빠뜨리게 만드는 'X맨'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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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2-09-05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언제나 와도 좋은 글 많이 쓰고 계시는군요 ^^ 이런 책이 저에게도 필요한데 흠..내용 좋네요 ㅋ 후후 저도 얼렁 글이나 하나 올려야 되는데 이러고 있네요 가을입니다. 시루스님 학교 잘 다니고 계시죠 ㅋ ^^

cyrus 2012-09-10 08:50   좋아요 0 | URL
진짜 오랜만이네요, 루쉰님~~!! 잘 지내고계시죠? 요즘 저도 개강인지라 잠수타기 일부 직전인데
먼저 반가운 인사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끔씩 근황이라도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루쉰님도
행복하고 좋은 일 있기를 바라요 ^^

2012-09-05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10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The Goal (더 골)
엘리 골드렛 외 지음, 김일운 외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경영이론을 품은 소설

 

최근에 제대로 된 경영학 서적을 읽어보게 되었다. 경영학 복수전공을 신청하기 전부터 언젠가는 경영학 서적도 읽어보리라 다짐했었는데 현재 수강 중인 과목 내용과 연계되는 경영학 서적을 읽게 된 것이다. 내가 읽은 책은 경영학 전공자라면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엘리 골드렛과 제프 콕스가 함께 쓴『The Goal』이라는 책이다. 이 책이 처음 출판된 지 18년 남짓 정도 되었으며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된 지 이제 10년째 접어들 정도로 이미 경영학도 사이에서는 꼭 읽어봐야 할 '고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책,『The Goal』은 CEO, 경영인들만을 위한 경영학 필독서가 아니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직장인에게 '가정과 일'이라는 평생에 걸쳐 신경써야 할 부분에 있어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는 삶의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찌 보면 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경영 소설은 개인의 변화와 개발을 강조하거나 아니면 조직의 문제만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이 책은 생산에 관련된 경영이론을 전파하고 정보공유의 의의, 경영자가 갖춰야 하는 자질과 철학 등을 박진감 있게 소설 형식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읽는 동안 TOC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실제 업무 중 흔히 발생하는 팀 내 갈등과 일과 가정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이 시대 직장인의 모습을 다루고 있어 재미를 더한다.

 

생산성 악화로 폐쇄 위기에 처한 공장의 공장장인 주인공 알렉스가 3개월의 유예기간에 수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헤쳐나가 경영혁신을 이루는 과정과 그를 떠나겠다는 아내와의 갈등으로 인한 가정 파탄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나날이 늘어나는 재고와 납기지연 등으로 인한 기업 파산의 압박, 가정 불화 등의 혼돈 속에서 은사인 요나 교수의 힌트를 바탕으로 목표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제기하면서 예측할 수 없던 부분들이 다양한 과정 곳곳에 존재하고 있음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아들과의 하이킹에서 처음에는 행렬을 더디게 만드는 한 아이의 행동에만 집착했지만 배낭의 짐을 다른 아이들에게 덜어내고 행렬을 재배치하면서 마침내 해결의 코드를 찾아 낼 수 있었다. 반복해서 행렬을 지연하게 만든 것을 한 아이 탓으로만 돌렸지 근원적인 문제는 생각해보지 않은 실수를 발견하게 됐다. 또한 이런 모습은 그의 결혼생활에서도 아내와의 본질적인 대화를 피하고 해결만 바라던 점에서 일치한다고 본다.

 

특히 이 책에서는 복잡한 업무개선의 노하우를 쉽게 소개하고 있는데 공장은 운영비용을 줄이는 것으로만 이익에 공헌한다는 사고방식을 버리고 돈을 벌기 위한 프로세스를 창조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증가된 생산능력으로 최고의 고객을 유지해내는 데도 성공한다고 보고 있다. 이 프로세스의 기본을 '제약조건이론'(TOC: Theory Of Constraint)이라고 한다. 이 제약조건이론은 제약자원을 발견하고 그 제약자원에 나머지 공정을 종속시키는 것이다. 병목되는 공정에서 내보낼 수 있을 정도의 자원만 가동하는 것이다. 그 이상을 가공해 버리면 그건 재고가 된다. 재고란 투자한 돈이 뭉쳐 있는 것으로 비용만 잡아먹는 불필요한 쓰레기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공장이 효율적으로 가동된다는 것은 전체적으로는 비효율적인 운영이 된다. 즉 전체 최적화가 되기 위해서는 어느 부분은 의도된 비효율화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제약조건이론이란 무엇인가?

 

여기까지 내용만 본다면 경영학에 생소한 독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내용으로 이해할거라고 생각이 든다. 사실 엘리 골드렛이 처음으로 제약조건이론을 제안했을 당시만해도 생산관리 개선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처럼 받아들여졌으며 수많은 CEO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이 한 권의 책을 통해서 생산관리의 아이디어를 얻고자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 한 권이 단 시간만에 CEO들의 필독서로 자리잡은 것은 아니었다.  

 

기존의 생산관리 방식, 즉 대량 생산에 초점을 맞춘 생산관리에 익숙했던 일부 CEO들에게는 제약조건이론이 무척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 또한 당연했다.『The Goal』에 등장하는 주인공 알렉스나 그 밖의 생산업무 담당자들 역시 요나 교수가 전하고 있는 제약조건이론의 필요성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했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앞에서도 이 책을 '제대로 된 경영학 서적'이라고 말했던 것이 다 이유가 있다.

 

그러니까 경영학 비전공자 독자들이여, 저자가 전하고자하는 중요 이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자괴감이 빠지기 마시길.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부생들도 쉽게 읽어내는 책이 아니다. 특히 생산관리 업무에 대한 실전 감각이 전무한 채 그저 이론 자체로만 알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어려운 경영 이론을 소설 형식으로 쉽게 풀어냈다고 했어도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제약조건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봐야 한다.

 

 

 

1. 시스템의 제약요인(들)을 찾아낸다.

2. 제약요인(들)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결정한다.

3. 위의 결정에 다른 모든 것을 종속시킨다.

4. 시스템의 제약요인(들)을 향상시킨다.

5. 만일 제4단계에서 제약요인(들)이 더 이상 시스템의 성과를 제약하지 않게 되면

    다시 제1단계로 돌아간다.

 

※ 경고! 그러나 관성이 시스템의 제약요인이 되지 않도록 한다.

 

 

 - 엘리 골드렛, 제프 콕스『The Goal』동양문고, p 502 -

 

 

 

TOC의 기본 전제는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업의 목표(Goal)가 무엇인가?" 라는 평범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기업 스스로 그 존재 이유를 명확히 함으로써 보다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안목을 향상시키려 하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기업의 성과(Output)를 늘려야 한다. TOC는 바로 이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즉, 모든 기업은 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를 얻어낼 수 없도록 성과를 제약하는 병목이 반드시 하나 이상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기업은 이러한 제약 자원들을 파악하고, 개선해야만 기업의 성과(Output)를 향상 시킬 수 있다.

 

TOC의 적용 과정은 맨 처음에 시스템 제약요인, 즉 병목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프로세스의 다양성이 높아진다거나 가동준비시간이 길어지면 병목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병목을 쉽게 찾기 위해서는 작업자나 감독자에게 병목의 위치를 물어볼 수 있거나 또는 작업장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병목이 생산과정에 제한을 준다고 해서 해소하기보다는 이것을 최대한 촉진시켜줘야 한다. 병목의 용량을 촉진시켜줄 수 있는 방법은 무척 다양하다. 장비와 시설 확장에 투자를 확대하거나 주간 가동시간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또 노동인력을 더 고용한다거나 하루 교대횟수를 늘리는 등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병목을 해소할 수 있다. 나머지 비병목자원의 의사결정은 병목자원의 일정을 지원할 수 있게 작성해야 한다. 이러한 단계의 과정을 거치고 난 후에도 생산과정에서의 병목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적용 과정을 반복하여 새로운 병목이 발견하고 관리해야 한다.

 

 

 

 생각의 변화가 있어야 기업이 발전할 수 있다

 

경영학 비전공자인 독자에게는 '제약조건이론'의 핵심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결국 저자가 요나 교수의 입을 빌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중요한 메시지는 제약 요소의 근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이를 해결하는 것이 조직 전체, 즉 기업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조직'이라는 사회의 작고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책의 핵심 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직 목표의 달성'이라는 말이 매우 애매하고 막연하게 사용되기는 하지만 하나의 조직체를 이끌어나가는 리더, 지도자뿐만 아니라 그 조직 구성원들 역시 자신들이 속하고 있는 조직의 목표가 달성되기를 갈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특정 조직체의 존재와 성립 목적 자체를 명확하게 드러나게 해주는 것 또한 조직의 목표이다. 목표 없는 조직은 오랫동안 유지될 수 없으며 이합집산할 수 밖에 없다.

 

조직의 목표가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 및 과정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조직의 운명은 우수한 지도층의 탁월한 리더십을 통해서 결정된다. 가정이나 직장 그리고 사회 어디에든 성과의 흐름을 방해 하는 제약요소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 제약사항을 발견하여 그 요소를 해결 혹은 완화시킴으로써 전체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거나 질적인 발전을 이루게 하는 것도 조직을 이끄는 지도자의 리더십에 따라 결정되어진다.  조직의 지도자는 항상 조직 전체 모두 발전 향상을 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어려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변화, 혁신을 과감하게 할 줄 아는 적극적인 경영자적 마인드(Mind) 또한 필요하다.

 

우리나라 기업체들이 '효율적인 생산관리운영'과 고수익 보장'이라는 두 가지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소수의 조직 지도자들의 권한에만 집중되어 있는 엘리트만을 강조하는 조직사회보다는 먼저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의식구조의 개선 등 조직 내에 '질병'처럼 자리잡은 제약요소를 발견하는 게 급선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제약이론을 조직에 적용시킨다면 생산관리운영의 제약요소를 발견하고 이를 통과하는 흐름을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 좀더 빠르게 조직 목표의 달성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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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2-05-24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직의 병폐를 바로잡으려다 좌절하는 과정은 인류역사에 정말 흔하디 흔한 일이죠.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조직을 만들었는데 그 조직이 또 결국은 관료주의에 매몰되고...상의하달은 잘 되는데 하의상달은 잘 안 되고...

하하하...Cyrus 님이 너무 전문적인 내용을 써서 그런지 댓글이 하나도 없군요.제약조건이론에 대해 좀더 알아보고 싶은데요.

cyrus 2012-05-26 11:0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이 책에서도 조직 내부에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볼 수 있어요.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수업시간 과제 때문에 읽게 되었어요.
과제는 이렇게 감상문 형식으로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책의 핵심 이론을 설명하고 있는 내용을 인용해서 그것을 요약 정리하는 것이었어요. 막상
감상문 형식으로 쓰려고 해보니 전문적인 내용을 좀 더 쉽게 설명하는 데
실패한 거 같아요 ㅎㅎㅎㅎ

반응은 없어도 강의시간에 배운 지식을 다시 한 번 정리한다는 마음으로 써보는 것도 좋은거 같아요,.사실 제약조건이론이 곧 치게 될 기말고사
시험범위 내용에도 포함되거든요 ^^;;

이번에 제가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한 번은 경영학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토대로 페이퍼를 써보는 게 목표를 가진 적이 있었는데 학업 일상에
치이다보니 제대로 써본 적이 없었습니다. 방학 때 1학기 때 배운
경영 이론들을 주제 삼아 글 한 번 써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