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의 배신 - 신화와 비극을 넘어서
오지의 지음, 박한선 감수 / 에이도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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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

원하는 대로만 살 수는 없지만

알 수 없는 내일이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야.

두렵기는 해도 산다는 건 다 그런 거야.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 여행스케치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1994) 노랫말 중에서 -




Ignorance is bliss. 모르면 행복하다. 이 말을 반대로 뒤집어 보자. 알면 불행하다. 정말 그렇다. 부정적인 상황을 직시하면 불안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마음이 편해진다.

 

모르는 게 약이다. 불편한 진실을 알고 나면 기분이 찝찝하다. 그럴 때 눈 딱 감고 ‘몰라(mola)라는 약을 꿀꺽 삼키면 된다. ‘몰라는 약국에 팔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스스로 이 약을 지어서 처방한다. ‘몰라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감기약보다 제일 많이 먹은 약이다꼭 알아야 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알고 싶지 않을 때 몰라를 꺼내 먹는다미혼인 사람들이 회피하고 싶은 대화 주제가 결혼이라면 기혼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대화 주제는 출산과 육아다. 이들 모두 연휴 기간에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몰라를 먹는다. 


출산은 인간의 삶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출발선이다. 이때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지만, 한편으로는 처음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인생의 최대 고비다. 출발선을 통과하기도 전에 죽는 아기가 있다. 출발선을 너무 빨리 넘어선 아기는 오래 살지 못한다. 의사들은 이 아기를 미숙아로 진단한다.


우리는 출발선을 무사히 통과해서 지금까지 잘살고 있다. 그런데 출산을 생소하게 여기거나 불편해한다. 여자들은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한다. 그녀들은 국가 소멸로 이어지는 저출산 현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정작 두려워하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픈 산고(産苦). 그뿐만 아니라 출산 후에 일어나는 몸의 변화에 거부감을 느낀다. 예전의 날씬한 몸으로 되돌리기 힘들다막연한 두려움이 커질수록 출산을 피한다출산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자세히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출산을 실제로 알고 나면 더 무섭다이럴 때 모르는 게 약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몰라를 남용한다.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잊은 그들은 행복하다. 의도적으로 무지를 복용하는 일에 익숙한 사람들은 출산이 남의 이야기로 들린다.


남자들에게 임신과 출산은 입 밖으로 먼저 꺼내기 쉽지 않은 대화 주제이다. 요즘 남편들도 출산 휴가를 사용할 수 있고(회사 눈치 보느라 마음 놓고 활용하지 못하는 배우자들이 여전히 있다), 임신한 아내를 위해 몸에 좋은 음식을 만들 줄 안다. 그래도 임신과 출산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남자들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지 않아서 신체적 · 정신적 변화를 알지 못한다.


출산의 배신: 신화와 비극을 넘어서는 출산과 양육의 세계를 덮고 있던 무지와 외면의 베일을 확 벗긴 책이다저자는 산부인과 의사다. 임신, 출산, 육아 경험이 있으며 누구보다도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전문가다. 그렇지만 저자는 산부인과 의사가 알고 있어야 할 지식과 엄마로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현실이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다지식과 현실이 서로 어긋나면서 생긴 거대한 틈에 빠진 저자는 출산과 양육이 왜 힘든 일이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저자는 임신과 출산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본인의 경험에 과학적 지식을 입혀서 설명한다임신, 출산, 육아 활동을 아우르는 삶을 전문 용어로 재생산이라고 한다저자는 여성의 재생산 활동이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출산과 양육의 부정적인 면모만 두드러졌다고 지적한다


인구 늘리기에만 골몰한 국가는 여성에게 출산을 강요한다. 심지어 출산과 육아를 한 번 경험한 여성에게도 아이를 더 낳아달라고 재촉한다. 국가의 명령에 충실한 사람들은 여성들에게 갖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한다. ‘여자는 어머니가 되면 자식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모성이다. 몸이 아프더라도 자식 건강이 우선이다.’ 아이와 함께 산전수전 겪어봤으니 다음 출산과 육아도 잘할 거라고 믿는다. 반면 자신들이 요구한 것을 실행하지 못하면 비난하고 질책한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면 엄마의 양육 방식을 문제 삼는다. 아직도 많은 사람은 불임의 책임을 여성에게만 떠넘긴다우리 사회는 여성의 재생산 활동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일단 해보라는 식으로 밀어붙인다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여성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도둑놈 심보.


출산의 배신출산과 육아가 여성만 하는 일이 아니라 모두가 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 책이 출산을 장려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은 여성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출산 문화를 비판한다. 출산과 육아는 상당히 까다롭고 힘든 일이다. 왜냐하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재생산 활동이 생각보다 아름답지 않으며 상식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우리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불편해하고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출산과 육아는 힘든 일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출산과 육아라는 단어를 들으면 호기심보다는 두려움을 더 크게 느낀다출산과 육아를 바라보는 관심이 점점 줄어들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아진다출산과 육아를 모르는 것은 절대로 약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우리에게 독이 된다무지함이 지속되면 우리 삶에 아주 밀접한 단어인 출산과 육아가 희미해져서 보이지 않게 된다그뿐만 아니라 임산부와 어머니의 삶도 제대로 보지 못한다. 출산에 대해서 누구나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우리는 출산이라는 인생의 첫 출발선을 넘은 다 큰 애들아닌가



출산한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 

원하는 대로만 살 수는 없지만, 

알 수 없는 내일이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야.






   ※ cyrus의 주석

 

 


* 38

   




 재생산과 연관된 호르몬의 파고는 확실히 평소와 다른 감정 상태를 만든고[주1] 평소에 하지 않을 법한 행동을 하게 만든다.

 


[1] 만들고의 오자.





* 196~197




 

 암컷은 언제나 스스로 낳은 아기가 분명한 자기 자식인 것을 알 수 있지만, 수컷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다. 특히 우리의 유인원 친척들처럼 다부다처제나 할렘[2]을 이루고 살아간다면 더욱 확신이 떨어진다.



[2] 할렘(harlem)’은 빈민가의 대명사로 알려진 미국 뉴욕에 있는 지역 이름이다. 중동 국가의 일부다처제로 잘못 알려진 용어하렘(harem)’으로 표기해야 한다. 하렘은 무슬림 여성들만 모여 있는 방을 뜻한다. 그런데 동양 문화를 과대평가한 18~19세기 유럽 지식인들, 소위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에 빠진 그들은 하렘을 퇴폐적인 일부다처제로 왜곡해서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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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형의 화학 공부 - 완전히 새로운 화학 입문
여인형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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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물리학, 화학, 수학. 자연과학대를 굳게 지키는 것은 이공계 삼 대장이다. 자연과학대 소속 학생들은 삼 대장을 무찔러 넘어서야 한다. 전부 날려버리지 않으면 성적이 날아간다. 대장 한 명을 상대하는 것도 버거운데 대장 두 명이 합세하면 공부해야 할 양이 많아진다.[주1] 물리학과 수학은 최강 단짝이다. 이 둘이 만날 때마다 이론과 법칙들이 태어났다. 두 대장이 과학사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똑똑한 아인슈타인(Einstein)도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물리학과 수학을 동시에 상대하느라 애먹었다치열한 지적 결투 끝에 아인슈타인은 승리했고, 과학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승전보를 남겼다. 거기에 담긴 내용이 특수상대성이론이다.[주2]


물리학과 수학이 너무 어려운 학문으로 많이 알려지다 보니 화학 공부의 어려움이 덜 알려진 편이다. 이공계 삼 대장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교과서 특유의 딱딱한 문체다. 교과서 문장은 눈으로 따라가기 벅찰 정도로 길고(만연체), 눈을 피곤하게 만들 정도로 건조하다(건조체)여기에 전문 용어까지 가세하면 공부하기가 수월하지 않다공부할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은 용어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외운다.

 

여인형의 화학 공부(약칭 화학 공부’)교과서 같지 않은 화학 교과서. 이 책은 화학 교과서가 맞다. 저자 여인형은 화학 교과서를 집필한 이력이 있는 대학교수다. 저자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사용한 화학 교과서와 교재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국내에 출판된 화학 교과서 대부분은 외국의 과학 교과서를 번역한 것이거나 외국 교과서의 주요 내용을 참고해서 쓴 것들이다. 번역하는 과정에서 원문과 용어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교과서 저자 또는 역자의 글쓰기 역량이 부족하면 피해를 보는 건 학생들이다. 단점이 많은 화학 교과서를 만난 학생들은 삼중고를 느끼면서 공부한다. 방대한 화학 이론과 생소한 전문 용어를 이해하는 것도 힘든데, 계속 읽어도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상한 문장이 공부를 방해한다.


저자는 《화학 공부》에서 기존 화학 교과서와 차별화된 글쓰기를 시도한다. 그는 화학을 우리말로 설명하거나 풀어 쓰면 학생들이 시간적 · 정신적 부담을 덜어내면서 공부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의 원래 제목은 국어로 읽는 화학이었다공부하다 보면 반드시 외워야 할 화학 지식이 있다. 특히 화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암기하는 것이 주기율표에 나오는 원소들이다저자는 자신만의 암기법을 알려준다화학 공부》를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이 책을 화학 사전’처럼 읽을 수 있평소 궁금했거나 알고 싶은 화학 이론이나 용어가 색인(찾아보기)에 있는지 찾아본다.


교과서는 지식을 가르치려고 한다. 독자의 수준을 배려하지 않은 채 설명한다. 하지만 화학 공부는 지식을 가르치기 전에 그 지식이 우리 삶에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화학 지식은 교과서나 연구실에만 있는 건 아니다. 화학에 흥미가 있으면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화학 작용을 확인할 수 있다우리 가까이에 있는 화학이라면 재미 삼아 공부해 볼 만하다.




 


[주1] 만화 <원피스>에 나오는 해군 대장 삼인방을 패러디했다. 가장 유명한 해군 대장 3인은 볼사리노, 사카즈키, 쿠잔이다. 이 세 사람의 높은 인지도 때문에 한때 삼 대장 관련 밈이 유행했다.

 


* 자연과학대를 굳게 지키는 것은 이공계 삼 대장이다.


→ 그 눈 아래에서 처형대를 굳게 지키는 것은

해군본부 최고 전력

3인의 해군 대장’ 

(<원피스> 원작 550해군본부중에서)

 


* 전부 날려버리지 않으면 성적이 날아간다.


해군 대장이든 사황이든 간에 전부 날려버리지 않으면!!!

난 해적왕이 될 수 없다고!!! (몽키 D. 루피의 대사)




[2] 필자가 쓴 B. 캐럴(Sean B. Carroll)우주의 가장 위대한 생각들: 공간, 시간, 운동》(김영태 옮김, 바다출판사, 2024년) 서평을 참고할 것.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아인슈타인은 리만 기하학을 이용해 특수상대성이론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 56~57

 




 수소 원자에서 전자의 운동을 행성의 공전에 비유하고, 전자는 불연속적인 각운동량 값만을 가질 수 있다는 모형을 처음 제시한 과학자는 네덜란드 물리학자 닐스 보어(Niels Bohr)였습니다. [3] 그 모형은 수소 원자의 방출 스펙트럼을 근거로 양자화 개념을 제시한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그는 음전하를 띠는 전자와 양전하를 띠는 원자핵 사이의 거리를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전자가 등속 원운동을 한다고 가정해 수소 원자의 반지름(52.9m)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보어 모형에는 수소 원자의 다른 특성, 그리고 수소보다 더 많은 전자를 가진 원자의 특성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존재했습니다. 더구나 양자 역학에 따르면 전자는 원운동을 하면서 일정한 고정된 궤도를 따라서 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는 것이 아니며, 원자핵으로부터 보어의 수소 반지름만큼 떨어진 위치에서 전자를 발견할 확률이 가장 크다는 식으로 서술되어야만 했습니다.


[3]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처럼 원자핵 주변에 원운동을 하는 전자 모형을 처음으로 제시한 과학자는 어니스트 러더퍼드(Ernest Rutherford). 하지만 러더퍼드 원자 모형은 수소 원자의 스펙트럼을 설명하지 못했다. 그리고 원운동을 하는 전자는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에너지를 잃은 전자는 원자핵과 충돌한다. 따라서 러더퍼드 원자 모델을 따르는 모든 원자는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되지 못한다. 닐스 보어는 러더퍼드 원자 모형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양자 개념을 도입한 원자 모형을 제시했다. 보어가 네덜란드 물리학자로 잘못 소개되었다. 보어는 덴마크 출신이다.





* 60



 


 전자가 파동이라는 사실의 이해는 파동 방정식의 발명으로 이어졌습니다. 파동 방정식은 1926년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가 고안했고, 그것으로 1932 노벨 물리학상을 받습니다. [4]

 

[4] 슈뢰딩거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연도는 1933년이다. 이 해의 노벨 물리학상은 공동 수상자가 나왔는데, 또 다른 한 명은 폴 디랙(Paul Dirac)이다. 193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는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





* 88

 

 그는 노벨상을 받는 행운은 없었지만, 화학 분야에 정말로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미국의 명문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 화학과를 설립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5]

 

[5] 미국의 화학자 길버트 뉴턴 루이스(Gilbert Newton Lewis)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화학과를 설립한 사람이 아니다. 화학과가 처음으로 설립된 날짜는 1872312일이다. 길버트 뉴턴 루이스는 1912년에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화학 대학 제2대 학장으로 임명되었다. (출처: “A brief history of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chemistry.berkeley.edu)





* 559


영국 과학자, 로버트 보일(Robert Boyle, 1627~1691) [주6]

 

[주6] 로버트 보일은 아일랜드인이다. 위키피디아(Wikipedia)는 보일을 Anglo-Irish natural philosopher, chemist, physicist, alchemist and inventor’로 소개한다. 앵글로 아일랜드의 조상 대부분은 아일랜드로 이주한 잉글랜드 출신이다.





* 561~562

 

 프랑스 과학자, 자크 샤를(Jacques Charles, 1746~1823)의 이름을 딴 샤를의 법칙(C)은 일정한 압력(P)에서 기체의 부피(V)는 절대 온도(T)에 비례한다는 뜻입니다. [주7]

 

[주7] 샤를-게이뤼삭의 법칙또는 게이뤼삭의 제1 법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샤를은 1787년에 기체의 팽창 현상을 연구했으나 논문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프랑스의 물리학자 게이뤼삭(Joseph Louis Gay-Lussac)은 샤를의 실험 결과를 인용해서 1802년에 기체 팽창의 법칙을 발표했다.





참고 문헌

 





* 615


로얼드 호프만,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이덕환 옮김, 까치, 1995) [주8]

 

빌 브라이슨,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이덕환 옮김, 까치, 2003) [주9]

 





* 616


최무영,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책갈피, 2008) [10]



[주8] 초판 발행 연도는 1996이다. 2018년에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주9] 2020년에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10] 2019년에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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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4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4-01-25 07:0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제 의견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제 의견도 검토해서 고쳐야 할 부분이 있거나 더 보완해야 할 내용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다시 정리해서 쓰겠습니다.

2024-01-25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26 2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4-01-27 20:46   좋아요 0 | URL
가끔 책을 너무 많이 읽는 삶에 단점이 있다고 느껴요. 이 책 저 책에 관심을 두면 한 권의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하거든요. 그리고 책 좋아하는 이미지가 상대방이 호감을 느낄 수 있는 매력이 될 수 없거든요. 누군가는 잘난 척하는 사람으로 볼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책 밖에 몰라서 대화를 재미없게 한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인제 와서 독서의 재미를 완전히 포기하는 건 늦었구요.. ㅋㅋㅋ 이대로 살아가려고요.

페크pek0501 2024-01-28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같습니다. 그런데 6백 쪽이 넘네요. 요즘 벽돌책이 많이 나오고 많이 팔리는 것 같습니다.
이런 책을 완독하고 나면 완전 뿌듯하겠어요.^^
 
코스미그래픽 - 인류가 창조한 우주의 역사
마이클 벤슨 지음, 지웅배 옮김 / 롤러코스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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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인류가 만든 가장 멀리 떨어진 물체(Most remote man-made object). 1977년에 지구를 떠난 우주 탐사선 보이저 1(Voyager)가 남긴 기록이다. 이것은 영원히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여행자(Voyager)는 지금도 여행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 스토리>(Toy Story)의 주인공 버즈(Buzz)가 자주 외치는 말이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To Infinity, and Beyond)!’. 이 말은 모험심을 품은 심장을 요동치게 만든다. 하지만 골든 레코드(Golden Record)’를 품은 외로운 여행자의 심장은 그렇지 않다. 강철처럼 튼튼해 보이는 여행자의 심장이 구슬프게 떨린다. 가장 멀리 떨어진 여행자의 고독은 우주만큼 무한하다

 






골든 레코드는 혹시라도 만날지 모를 외계 생명체를 위해 만든 지구인의 선물이다. 금빛 선물 안에 지구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과 영상들, 여러 나라의 음악과 인사말이 함께 실려 있다(‘안녕하세요도 포함되어 있다). 보이저의 역할은 성능이 우수한 기계로 이루어진 최고급 선물 포장지이자 NASA(미국항공우주국) 소속 우주 전문 배송직원이다. 십 년 전에 NASA는 보이저가 태양계를 완전히 벗어나 성간우주(Interstellar Space)로 들어섰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계속 멀리 날아갈수록 여행자의 수명은 닮는다. 여행자의 목소리도 희미해진다. 작년 12, 여행자와의 연락이 끊어졌다. 보이저, 보이저, 들리는가. 여행자는 말이 없다…‥









코스미그래픽: 인류가 창조한 우주의 역사(Cosmigraphics)는 지구인을 위한 골든 레코드. 이 책은 우주와 예술을 사랑하는 독자를 위한 선물이다. 선물을 펼치면 고대부터 현재까지 우주를 상상하고, 바라보고, 관찰한 지구인들이 기록한 시각 자료들을 볼 수 있다.


처음으로 하늘을 유심히 바라본 지구인은 고대 점성술사였다. 미래를 알고 싶은 점성술사는 밤하늘의 별이 어떻게 반짝거리는지 확인했다. 별빛이 희미하다 싶으면 불길한 기운을 느꼈다. 별빛의 기운을 받은 하늘 바라기의 점성술은 정확하지 않다지혜를 사랑한(Philosophy) 지구인 소크라테스(Socrates)가 아테네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에게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을 때 또 다른 지혜를 사랑한 지구인들은 자연에 관심을 쏟았다. 자연 철학자로 알려진 지구인들은 신화에 묘사된 우주를 지우려고 했다. 그들은 실험과 관찰을 통해 우주를 새로 그려서 이해하려고 했다. 아리스타르코스(Aristarchus of Samos)는 우주의 중심에 지구가 아닌 태양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구 중심의 우주가 지구인들의 머릿속 한가운데에 우뚝 서서 오랫동안 지배했다. 중세 천문학자와 종교인 모두 프톨레마이오스(Ptolemaeos)의 천동설을 믿었고, 지구 중심의 우주를 제법 멋지게 그렸다.


코페르니쿠스(Copernicus)는 조심스럽게 태양 중심 우주를 그렸다. 지동설은 그가 영원히 잠들어 우주로 떠난 뒤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망원경을 비롯한 관측 기기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지구인들은 행성과 별을 관찰했다. 비록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눈동자에 맺힌 우주를 그렸다. 천문학자와 화가들은 여백처럼 남은 우주의 수수께끼를 어떻게 했을까? 그들은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상상력을 붓에 묻혀서 우주를 그럴듯하게 묘사했다







과거 지구인이 생각한 우주는 지구가 중심에 있으며 영원히 변하지 않는 공간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천문학이 발전될수록 우주의 형태를 묘사한 시각 자료들이 다양해졌다. ‘천문학은 점성학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실증적인 학문으로 자리 잡았고, ‘자연 철학자는 가설을 검증하는 과학자가 되었다. 우주의 형태뿐만 아니라 색감도 달라졌다. 우주 그림의 여백에 희미한 상상의 색깔 대신에 명확한 과학의 색깔이 입혔다. 과학과 천문학자의 시대에 나온 우주 그림은 과거에 비해 더 명징해졌다지금은 슈퍼컴퓨터가 지구인 대신에 우주를 그린다. 슈퍼컴퓨터는 축적되어 온 우주에 관한 지식을 이용해서 가늠하기 어려운 광활한 우주와 셀 수 없이 많은 별, 행성, 위성들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묘사할 수 있다.









코스미그래픽은 한 권의 타임캡슐이다. 이 타임캡슐을 개봉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는 언제든지 타임캡슐을 펼칠 수 있다. 거기에 담긴 수많은 우주 그림은 미래의 지구인들에게 보내는 편지다. 하늘과 우주에 호기심을 높이 쏘아 올린 고대 지구인들은 지구가 영원히 고정되어 있고, 변하지 않는 우주를 상상했다. 망원경으로 자신의 눈빛을 쏘아 올린 근대 지구인들은 천동설의 지배를 벗어났다. 로켓과 우주 탐사선을 쏘아 올린 현재 지구인들은 우주 전문 배송직원들이 보내는 자료들을 받아서 계속 커지고 있는 우주를 조사하고 있다서로 다른 시대를 살다 간 지구인들의 그림 편지에 묘사된 우주는 제각각 다르다. 어떤 우주 그림은 논리의 비약이 심하다면, 또 다른 우주 그림은 예술 작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은 우주를 아름답게 그린 회화 작품 중 하나다). 슈퍼컴퓨터와 우주 탐사선이 정확히 그린 우주는 그림이기보다는 기호로 가득한 지도에 가깝다. 미래에 우주를 여행하는 지구인들이 우주 지도를 참고할 수 있다.


우주 그림은 이미 지구를 떠난 사람들의 입이 되어준다. 편지에 동봉된 우주 그림은 다양하지만, 거기에서 나오는 우주의 목소리는 비슷하다. 고대인들의 지식과 예술이 버무려진 우주는 말한다


안녕하세요, 지구인. 우주는 천국보다 아름답습니다

지구인, 제 목소리 들리십니까? 








※ cyrus의 주석




* 20

 

 기원전 5세기에서 4세기에 활동한 트라키아의 레우키포스(Leucippus)[1]와 아르데라의 데모크리토스(Democritus)는 우주가 더 이상 작게 쪼갤 수 없는 작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1] 레우키포스의 출신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고대 철학자들의 생애를 모은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Diogenes Laertios)유명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사상(김주일 · 김인곤 · 김재홍 · 이정호 옮김, 나남출판, 2021, 2)에 따르면 레우키포스가 엘레아 사람인데도 누군가는 그를 압데라 사람 또는 밀레투스 사람이라고 주장한다(번역본 2권 참조). 반면 스토아학파 철학자 에피쿠로스(Epicurus)는 레우키포스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 21

 

 기원전 3세기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수석 사서였던 에라토스테네스(Eratosthenes)는 지구의 둘레를 측정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는 하짓날 태양이 가장 높이 떠 있는 정오가 되면 이집트 남부 도시 스웨네트(오늘날의 아스완)[2]에 있는 깊은 우물 아래로 태양 빛이 수직으로 들어오며 우물 속 물을 직접 비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 이 도시의 옛 지명은 시에네(Syene)’. 에라토스테네스의 지구 둘레 측정법을 설명한 대부분 책은 시에네로 표기되어 있다.





* 44~45

 

 이 그림은 1685[3]이 되어서야 뒤늦게 출판되었던 물리학자 뉴턴(Isaac Newton)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에 등장한다.

 

[3] 1687년에 라틴어로 쓰인 초판이 출간되었다. 본서 152쪽에 프린키피아》(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의 출판 연도를 ‘1687으로 쓴 문장이 나온다.





* 139


그리스의 태양신 아폴로 [주4]


[4] 그리스 표기법은 아폴론(Apollon)’이다. 아폴로(Apollo)’는 로마 표기법이다.




* 170


조르다노 부르노 [주5]



[주5] → 조르다노 브루노





* 192

 

 1781313, 윌리엄 허셜은 새로운 행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 행성에는 천왕성이라는 이름이 붙였다. 역사상 처음으로 망원경을 통해 행성을 발견한 것이었다. 그동안 발견해 온 행성들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후 프랑스 수학자 위르뱅 르베리에는 해왕성[6] 너머에 또 다른 행성이 숨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천왕성의 궤도에서 당시까지 알려진 행성들의 효과만으로는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는 궤도의 섭동을 확인하고,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을 적용하여 여덟 번째 행성의 위치를 추정했다. 해왕성[6]의 발견 이후 한 세기도 지나지 않은 1846923, 천문학자 요한 갈레는 실제 관측을 통해 그 미지의 행성을 발견했고 르베리에의 추정을 입증했다. 르베리에는 이 발견의 공로를 함께 인정받았다.

 

[6] 문장이 이상하다. 위르벵 르베리에(Urbain Jean Joseph Leverrier)와 요한 갈레(Johann Gottfried Galle)해왕성을 발견했다. 원문에 오자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번역자가 착각해서 천왕성을 해왕성으로 잘못 쓴 것인지 확인이 어렵다. 아무튼 해왕성 너머해왕성 발견 이후는 틀린 표현이다. 천왕성 너머 천왕성 발견 이후라고 써야 한다.





* 233

 

 우리는 쌍둥이자리를 카스토르와 폴룩스[7]라는 두 별로 이루어진 선으로 연결된 모습만 생각하지만, 사실 별자리 지도를 보면 쌍둥이자리는 미국의 일반적인 중서부 지역 주들처럼 불규칙한 상자 모양의 경계 안에 들어오는 한 영역을 아우른다.


[7] 카스토르(Casto)와 폴룩스(Pollux)제우스의 아들들이라는 뜻의 디오스쿠로이(Dioscuri)’로 알려진 신화 속 영웅이다. ‘폴룩스는 로마 신화에 적용되는 이름이며 그리스 신화에서는 폴리데우케스(Polydeuces)’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 238

 






 한국에서 제작한 이 둥근 구형 별자리 지도는 1777년에 출판되었다. 원래는 1395년 돌기둥에 새겨져 있던 것을 탁본으로 옮긴 것[8]을 바탕으로 다시 제작했다. 이 지도에 그려진 별자리들은 사람이나 동물 형태가 아니다. 이 지도를 연구한 한국의 학자들은 이 그림에 담긴 밤하늘이 대략 기원전 1년에 기원후 6년 사이일 것으로 추정한다. 이 그림에 담긴 정보는 수 세기에 걸쳐 마치 달리기 경주에서 계속 배턴을 넘기듯 대대로 전해져 내려왔다.

 






[8] 1395(조선 태조 4), 돌에 새겨 만든 천문도는 국보 228<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태조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은 마모 상태가 심해서 판독이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687(숙종 13)<복각 천상열차분야지도>가 만들어졌다. <복각 천상열차분야지도>는 보물 제837호로 지정되었다. 238쪽 도판으로 실린 별자리 지도 위에 한자로 된 천상열차분야지도를 확인할 수 있다.





* 249

 

 이이손과 아르고호 선원들을 태운 함선 모양의 아래쪽 별자리는 프톨레마이오스가 창안한 48개의 별자리 가운데서 지금은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별자리다. 프톨레마이오스가 만든 함선 모양의 별자리는 너무 커서 이후 18세기 말 천문학자들에 의해 여러 개의 별자리로 쪼개졌다. 이 별자리는 (각각 함선의 용골, 선미 갑판, 돛대, 돛에 해당하는) 용골자리, 선미자리[9], 나침반자리, 돛자리로 나뉘어 있다.


[9] 국제천문연맹이 공인한 별자리 목록에 제외된 아르고자리에 대한 설명이다. 선미(船尾)는 배의 끝부분에 해당한다. 또 다른 명칭은 고물이다. 선미자리가 아니라 통용되고 있는 명칭인 고물자리’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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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4-01-24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루스님 글 읽으며 이 책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가, 책 값이 장난 아니겠군 하고 생각했는데 역시 글을 다 읽고 책 정보를 보러 가보니, 제 예상이 틀리지 않았군요. 흑흑 이런 류의 책들은 항상 제 마음을 아프게 하는군요.

cyrus 2024-01-27 20:48   좋아요 0 | URL
책이 생각보다 큽니다. 전시회 도록 크기와 비슷해요. 여기에 완전 천연색 도판이 실려 있어서 책값이 비싸요. ^^;;
 
우주의 가장 위대한 생각들 : 공간, 시간, 운동 우주의 가장 위대한 생각들
숀 캐럴 지음, 김영태 옮김, 이상재 북디자이너 / 바다출판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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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과학자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의 묘비명은 시인 알렉산더 포프(Alexander Pope)가 만든 것이다. 포프는 뉴턴을 과학의 교황(Pope)으로 칭송했다.



Nature and nature’s laws lay hid in night;

God said, “Let Newton be!” and all was light.

 

자연과 자연의 법칙은 어둠에 싸여 있다.

하느님께서 뉴턴이 있으라!” 하시자 모든 것이 밝아졌다.



뉴턴은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켜 스펙트럼을 만들었다. 빛은 여러 가지 색이 혼합된 가시광선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뉴턴은 공간, 시간, 운동에 관한 법칙들을 정립했다뉴턴의 운동법칙(관성의 법칙, 가속도의 법칙,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과 만유인력의 법칙은 물체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행성운동까지 정확히 설명했다.


뉴턴이 남긴 말은 묘비명보다 제일 유명하다. 거인의 어깨라는 표현이 더 많이 알려진 뉴턴의 명언은 사실 중세 철학자가 제일 먼저 한 말이라고 한다.[주1]



“If I have seen further it is by standing on the sholders of Giants.”


내가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거인의 어깨 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뉴턴에게 어깨를 내어준 거인은 뉴턴이 태어나기 전에 활동한 과학자다. 누군가는 거인의 정체가 데카르트(Descartes)라고 주장한다뉴턴은 대학생 때 남긴 노트에 제일 친한 친구를 언급했다.



“Amicus Plato, amicus Aristoteles, magis amica veritas.”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은 내 친구지만, 최고의 친구는 진리다.”

 


대부분 사람은 뉴턴을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과 함께 위대한 과학자로 거론한다. 이 때문에 뉴턴의 성취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천재성이 발현된 결과로 알려졌다. 그래서 우리는 뉴턴의 운동법칙보다 땅바닥에 떨어진 사과를 보자마자 중력의 실체를 발견한 뉴턴의 경험담을 더 기억한다. 뉴턴의 지인은 말년의 뉴턴이 사과와 관련된 일화를 들려줬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해당 주장 진위는 불분명하다.


뉴턴을 신이 내린 과학의 교황, 또는 천재로 바라보지 말자. 과학은 가설을 세운 다음에 검증을 거쳐서 진리의 탑을 세우는 학문이다. 이 진리의 탑에 맞지 않는 또 다른 가설이 진리로 확증되면 과학자들은 공든 탑을 무너뜨려야 한다. 과학이 발전하려면 검증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따라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라도 절대로 교황으로 칭송하면 안 된다과학자의 권위가 강력해지면 검증을 거부한다. 이러면 다른 가설을 제시하는 분위기가 형성할 수 없다


뉴턴의 친한 친구인 진리, 그 친구를 만나기 위해 오르려고 했던 거인은 수학과 관련이 있다. 데카르트는 좌표를 도입한 수학자다. 뉴턴은 독자적인 방식으로 미적분을 고안했다과학의 역사를 살펴볼 때 물리학자와 천문학자들은 수리적인 도구를 많이 이용했다. 그들이 많이 즐겨 쓴 수리적 도구는 방정식이다


미국의 이론물리학자 숀 캐럴(Sean M. Carroll)의 물리학 강의 3부작 우주의 가장 위대한 생각들(The Biggest Ideas in the Universe)’ 1공간, 시간, 운동(Space, Time, and Motion)은 뉴턴역학과 아인슈타인의 (특수, 일반)상대론이론 등의 고전물리학 법칙들을 탄생하게 만든 방정식을 소개한다대부분 이론물리학 분야 책은 깔끔하게 정리된 법칙만 보여주는 결과를 알려준다. 하지만 공간, 시간, 운동은 법칙이 만들어지고 지금의 형태로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필자와 같은 과학 비전공 독자는 결과만 보는 일에 익숙하다. 그러므로 수학의 언어인 방정식이 동원되면서 가설이 이론으로 발전되는 검증 과정을 읽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걱정하지 마시라. 저자는 독자들에게 방정식을 풀어보라고 과제를 내주지 않는다. 이해되지 않으면 넘어가도 좋다. 그 대신에 방정식의 역할은 꼭 알아두자. 방정식은 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을 좀 더 간결한 형태로 표현하는 데 필요한 수리적 도구다.


특수상대성이론이 위대한 생각인 이유는 뉴턴역학의 중요 개념인 절대 시간절대 공간을 뒤집어 놓았기 때문이다. 특수상대성이론을 설명할 때 언급되는 법칙이 질량(M)-에너지(E) 등가원리다. 이것을 수학의 언어로 표현하면 ‘E=MC2’.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 방정식은 원자력, 원자폭탄, 원자력 발전의 이론적 기반이 되었다. 만약 아인슈타인이 수학에 완전히 눈길을 주지 않았으면 상대성이론이 세상에 알려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리만 기하학(Riemannian geometry)을 공부했다. 똑똑한 아인슈타인이 수학을 공부했다는 표현이 낯설게 보일 것이다. 놀랍게도 사실이다


유클리드 기하학(Euclidean geometry)은 평면 위에 있는 점과 선으로 공리를 증명한다. 무조건 평면이어야 한다. 리만 기하학은 말 안장 또는 감자칩(프링글스)처럼 생긴 구부러진 곡면을 다룬다. 그래서 리만 기하학을 비 유클리드 기하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인슈타인은 유클리드 기하학에 익숙했고, 당시 리만 기하학은 소수의 수학자들만 이해할 수 있었던 생소한 수리적 도구였다. 처음에 아인슈타인도 시공간이라는 개념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혼란스러운 아인슈타인에 도움을 준 사람은 동료 물리학자가 아니라 수학자였다. 아인슈타인에게 수학을 가르친 헤르만 민코프스키(Hermann Minkowski)와 마르셀 그로스만(Marcel Grossmann)아인슈타인의 머릿속에 흐릿하게 맴돌던 시공간 개념이 태어나도록 도운 산파였다. 곡면과 곡선도 수리적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받아들인 아인슈타인은 중력이 ‘물리적인 가 아니라 구부러진 시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공간시간운동에 소개된 모든 방정식을 다 이해하지 못했다저자는 생각보다 미적분의 기본 개념들이 이해하기 쉽다(50~51)’고 했다계산하는 일에 능숙하지 못한 필자는 여전히 미적분이 어렵다수학을 깊이 공부해 본 독자라면 어느 정도 친근감이 있겠지만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접근하기 힘들 수 있다하지만 수학보다 제일 어려운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책에서 다룬 공간, 시간, 운동이다공간시간운동은 일상적으로 친숙한 용어이지만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설명하기 어렵다따라서 수학은 우리 눈이 볼 수 없는 공간시간운동이 무엇인지 보여주게 만드는 실용성을 갖춘 렌즈다수학자들은 이 렌즈를 갈고 깎아서 방정식을 만들었다공간, 시간, 운동을 다 읽고 난 후에 거인의 어깨’를 요렇게 바꿔 쓰고 싶었다. 


 “내가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수학자의 어깨 위에 서서 그가 만든 방정식 망원경을 들여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 cyrus의 주석과 정오표

   



[주1] 12세기 프랑스의 스콜라 철학자 샤르트르의 베르나르(Bernard of Chartres)거인의 어깨 위에 선 난쟁이(dwarves perched on the shoulders of giants)’라는 표현을 썼다. 여기서 말하는 거인은 고대인, 난쟁이는 현대인을 뜻한다. 중세를 배경으로 한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의 소설 장미의 이름》(열린책들, 합본 154쪽)에 윌리엄 수도사가 거인의 어깨 위에 선 난쟁이’를 언급한.


 

 “그래요, 우리는 난쟁이들입니다. 그러나 실망하지 마세요. 우리는 난쟁이는 난쟁이되, 거인의 무등을 탄 난쟁이랍니다. 우리는 작지만, 그래도 때로는 거인들보다 더 먼 곳을 내다보기도 한답니다.”


  



* 54

 




 하위헌스는 원운동이 가능하도록 돌에 주어야 할 구심력의 양을 계산하는 공식을 유도했습니다(또 그는 빛의 파동이론을 제안했고, 진자시계를 발명했으며, 토성의 위상[주2]인 타이탄을 발견했습니다. 모두 그가 자신의 전성기일 때 한 일들입니다).

 

[주2] 위성(衛星)’의 오자.





* 78

 




 아이작 뉴턴이 자신의 법칙들을 발표한 이후, 기본적인 물리계에 대한 수많은 법칙이 제안되었습니다.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은 전기와 자기에 관한 일련의 방정식을 제시했습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시공간의 곡률에 관한 방정식을 제안했습니다. 에르빈 슈뢰딩거는 양자역학의 파동함수에 관한 방정식을 제안했고, 다른 많은 제안이 뒤를 따랐습니다. 이들 모두가 가진 공통점은 모두가 미분 방정식입니다. 즉 어떤 대상을 기술하든 상관없이 이들 방정식은 도함수(시간에 대한 도함수, 또 흔하게는 공간에 대한 도함수)포함하고 있다고[주3] 것입니다. 이 때문에 물리학 연구에서는 미적분이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주3] 있다는의 오자.





* 245

 




 마침내 아인슈타인은 중력이 시공간 자체의 곡률을 표현하는 것임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대단히 귀중한 깨달음이지만, 이것을 적절한 방정식들의 집합으로 나타내지 못한다면 실질적인 물리학 이론으로 볼 수 없습니다. 이런 방정식들은 기하학, 특히 리만 기하학(Riemanian geometry)[주4]에서 나올 것입니다.

 

[주4] 알파벳 ‘n’이 빠졌다. 독일의 수학자 리만의 알파벳 철자는 ‘Rieman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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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4-01-24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롭게 읽다가 방정식 얘기가 나오는 순간 흥미가 식어 버렸어요. 수학이라니! 저는 읽지 못할 책일것 같아요. 과거의 철학자들은 과학자이기도 했지만, 수학자이기도 했죠. 제가 유일하게 공감할 수 있는 과학자는 수학을 못 했던 다윈 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cyrus 2024-01-27 20:53   좋아요 0 | URL
솔직히 수학 분야의 책을 읽을 때 계산하는 방식을 설명한 내용을 과감히 건너뜁니다. 학창 시절에 답이 나올 때까지 수학 문제를 풀곤 했는데, 화장실 가는 것을 거를 정도로 계속 자리에 앉아서 수학 문제를 풀었어요. 하지만 수학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 수능 수리 영역에서 고득점을 못 받았고요. 그래서 계산하는 일이 즐겁지 않아요. ㅎㅎㅎ
 
시간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물리학 - 세계적인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알려주는 시간에 대한 10가지 이야기
콜린 스튜어트 지음, 김노경 옮김, 지웅배 감수 / 미래의창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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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점  ★★★☆  B+






“자네들 가운데 아무도 이분을 알지 못한다는 것 잘 알아 두게.”

 

(플라톤, 향연216c~d, 강철웅 옮김, 아카넷, 2020년)




리처드 파인먼(Richard Feynman)양자역학과 전기역학을 통합한 양자전기역학을 정립한 미국의 물리학자다. 1965년에 파인먼은 양자전기역학으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물리학을 배우는 대학생들에게 양자역학에 대해 농담 섞인 진담을 남겼다.



I think it is safe to say that no one understands 

quantum mechanics.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말인즉슨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데다가 확률에 기반한 양자 세계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는 고백이기도 하다양자역학처럼 과학자들이 설명하기 곤란하게 만드는 과학 용어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시간이다.


고대 로마의 교부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는 과학자들보다 먼저 시간의 불가사의한 실체를 인정했다.



 시간이란 무엇인가? 아무도 나에게 묻지 않을 때는 잘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막상 설명하려 하면 모르겠다.



시간 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물리학 서문은 시간을 잘 모른다고 밝힌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시작한다. 책은 물리학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다룬다이 책을 쓴 과학 해설자(science communicator) 콜린 스튜어트(Collin Stuart)는 시간을 과학계의 가장 오래된 불가사의라고 소개한다. 그는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시간은 과학자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임을 알려준다. 시간에 관한 무지를 정직하게 고백한 저자의 태도는 학생들에게 양자역학의 기기묘묘함을 알리고 싶은 파인먼의 심정과 같다.


우리는 1년은 365일로 이루어져 있다고 배웠다. 그렇지만 왜 1년이 365일이 된 이유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하루의 길이는 달과 지구 사이에 생긴 중력의 영향에 따라 달라진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바닷물을 밀거나 끌어당기는 조석 현상을 일으킨다. 달의 중력을 가까이서 받는 바다의 해수면은 높아진다


바다는 자신이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모른다. 누군가는 얼음이 있는 혜성이 지구에 내려와서 바다가 생겼다고 주장한다. 혜성이 지구에 충돌하면서 거대한 얼음이 녹아 물이 된 것이다. 혜성이 아니라 물이 있는 소행성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중력의 영향으로 여러 개의 소행성이 부딪히면서 우리가 아는 태양계 행성들이 생겼다. 물이 있는 소행성과 물기가 전혀 없는 건조한 소행성이 충돌하면서 생긴 태양계 행성이 지구다


바다는 달의 중력이 가까이 올 때마다 자신의 고향이 우주임을 확신했다. 우주가 그리운 바다는 달의 중력이 내민 손을 잡고선 놓지 않는다. 하지만 스스로 도는(자전) 지구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바다가 떠나면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행성이 되고 만다. 지구의 자전 방향은 달의 반대쪽이다. 달이 바다를 당기면, 지구가 달이 있는 쪽으로 기울어진 물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긴다. 달과 지구 사이에 바다가 끼이면 지구 자전 속도는 느려지고, 하루 길이가 늘어난다. 바다는 아주 오래전부터 달과 지구 눈치를 보면서 지내왔다. 양쪽에서 자꾸 당길 때마다 엄청 아팠을 텐데 바다는 달과 지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바다가 떠날까, 남을까 고민할 때마다 하루 길이는 조금씩 조금씩 늘어났다. 지금도 하루 길이가 100년마다 0.0017초씩 길어지고 있다고 한다.


시간 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물리학은 분량이 얇은 책이다. 하지만 얇다고 해서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시계 안에 갇힌 시간을 부숴버리는 도끼와 같은 책이다. 시계 안에 갇힌 시계는 과거, 현재, 미래순으로 안정적으로 흐른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시간의 복잡한 특성을 알려준다.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시간 안에 과거, 현재, 미래 모두 있다고 생각했다. 물리학자들은 이러한 개념을 블록 우주(block universe)’라고 부른다. 이곳에 시간은 존재한다. 다만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어떤 물리학자들은 시간을 완전히 없애고 싶어 한다그들에게 시간은 복잡하게 묶여 있어서 풀기 어려운 고르디우스의 매듭(Gordian knot)’이다양자역학만큼 까다로운 시간을 없애면 시간의 실체에 대한 오래된 난제가 단번에 해결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입문서를 잘 쓰는 저자는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방대한 내용을 선별하고 요약한다. 하지만 글 쓰는 과정에서 개념이나 이론에 대한 설명을 절반 정도 생략해야 한다. 

 



* 24쪽


 원자는 매우 작다. 대서양 전체의 물을 뜨는 데 필요한 티스푼의 개수보다 물 한 티스푼 속에 들어 있는 원자 수가 더 많다. 원자를 머릿속에 그리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태양계의 축소판이라고 상상하는 것이다. 가운데에 있는 핵은 태양과 비슷하다. 행성이 태양 주위를 맴돌 듯이 전자는 핵을 맴돌고 있다.



저자는 원자 모형을 태양계 구조로 빗대어 설명한다. 저자는 러더퍼드(Ernest Rutherford)가 제안한 원자 모형을 참고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를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설명하려는 저자의 의도는 좋다. 하지만 지금은 원자를 설명할 때 러더퍼드 원자 모형을 보여주지 않는다실제로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처럼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돌면 뉴턴 고전 역학과 전자기학으로 원자가 안정적인 형태로 유지되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왜냐하면 전자가 원자핵 주변을 돌면서 전자기파가 나오기 때문이다전자는 궤도를 이탈하면서 원자핵 쪽으로 향하고정면으로 충돌한다.[주1] 러더퍼드 원자 모형은 양자역학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전에 나온 것이다오늘날 원자 모형은 양자역학의 특성이 반영되어 있다. 이 모형에 핵 주변의 전자가 도는 궤도가 없다. 오직 전자가 존재할 확률만 알 수 있다. 이러한 원자 모델을 오비탈(orbital)’이라고 한다.




* 26쪽


 윤초로 두 시간 체계를 조정하지 않고 계속 두면 언젠가는 한밤중에도 시계가 정오를 가리키는 황당한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다.



지구 자전 운동은 안정적이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구 자전 운동이 느려지면 시간 길이가 달라진다. 이러면 표준 시계의 시간과 맞지 않게 된다. 이런 오차를 줄이려면 1초를 늘리는 윤초를 도입해야 한다저자는 윤초가 없으면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만 설명한다. 하지만 윤초가 있어도 문제가 생긴다. 2012년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이 윤초를 추가하자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됐다. 컴퓨터와 정보통신업계는 윤초로 인해 생기는 디지털 재난을 방지하려면 윤초를 폐지해야 한다고 줄곧 목소리를 냈다.[주2]  


작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도량형총회에서 2035년까지 윤초를 폐지하기로 결정되었다(윤초 폐지를 유일하게 반대한 국가가 러시아다). 그리고 올해 12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열린 세계전파통신회의에서 2035년까지 윤초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결의안이 채택되었다.[주3] 



* 45

 

 태양 다음으로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Proxima Centauri)4.2광년 떨어져 있다. 빛이 우리와 프록시마 센타우리 사이의 40km나 되는 거리를 이동하는 데는 4.2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별과 우주에 관심이 많은 천문학도라면 프록시마 센타우리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 미흡하다고 느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프록시마 센타우리 근처에 빛나는 또 하나의 별, 알파 센타우리(Alpha Centauri)를 언급하지 않았다. 알파 센타우리 또한 태양과 가까운 별이다.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60만 년에 한 바퀴씩 알파 센타우리 주변을 돌고 있다.[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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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파달카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그는 시속 27,500km로 지구를 돌고 있는 궤도 전초 기지인 미르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879일 동안 지상에 있는 우리보다 훨씬 빠르게 시공간을 돌진했다.



미르 국제 우주 정거장의 오자. 미르(Мир, Mir)는 러시아어로 평화를 뜻한다.






[1] 참고문헌마쓰바라 다카히코이인호 옮김 물리학은 처음인데요수식과 도표 없이 들여다보는 물리학의 세계》 (행성B, 2018년)

 


[2] <윤초, 2035년까지 폐지된다“IT 기업에게 희소식”> 이정현 기자, 지디넷코리아, 20221121일 입력.

 


[주3] <들쑥날쑥 지구 자전 속도표준시 끼워 맞추던 윤초사라지나> 홍석재 기자, 한겨레, 20231213일 입력, 14일 수정.



[주4] 참고문헌: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유영미 옮김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 불가해한 우주의 실체, 인류의 열망에 대하여(갈매나무,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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