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물리학 - 세계적인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알려주는 시간에 대한 10가지 이야기
콜린 스튜어트 지음, 김노경 옮김, 지웅배 감수 / 미래의창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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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점  ★★★☆  B+






“자네들 가운데 아무도 이분을 알지 못한다는 것 잘 알아 두게.”

 

(플라톤, 향연216c~d, 강철웅 옮김, 아카넷, 2020년)




리처드 파인먼(Richard Feynman)양자역학과 전기역학을 통합한 양자전기역학을 정립한 미국의 물리학자다. 1965년에 파인먼은 양자전기역학으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물리학을 배우는 대학생들에게 양자역학에 대해 농담 섞인 진담을 남겼다.



I think it is safe to say that no one understands 

quantum mechanics.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말인즉슨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데다가 확률에 기반한 양자 세계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는 고백이기도 하다양자역학처럼 과학자들이 설명하기 곤란하게 만드는 과학 용어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시간이다.


고대 로마의 교부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는 과학자들보다 먼저 시간의 불가사의한 실체를 인정했다.



 시간이란 무엇인가? 아무도 나에게 묻지 않을 때는 잘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막상 설명하려 하면 모르겠다.



시간 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물리학 서문은 시간을 잘 모른다고 밝힌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시작한다. 책은 물리학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다룬다이 책을 쓴 과학 해설자(science communicator) 콜린 스튜어트(Collin Stuart)는 시간을 과학계의 가장 오래된 불가사의라고 소개한다. 그는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시간은 과학자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임을 알려준다. 시간에 관한 무지를 정직하게 고백한 저자의 태도는 학생들에게 양자역학의 기기묘묘함을 알리고 싶은 파인먼의 심정과 같다.


우리는 1년은 365일로 이루어져 있다고 배웠다. 그렇지만 왜 1년이 365일이 된 이유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하루의 길이는 달과 지구 사이에 생긴 중력의 영향에 따라 달라진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바닷물을 밀거나 끌어당기는 조석 현상을 일으킨다. 달의 중력을 가까이서 받는 바다의 해수면은 높아진다


바다는 자신이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모른다. 누군가는 얼음이 있는 혜성이 지구에 내려와서 바다가 생겼다고 주장한다. 혜성이 지구에 충돌하면서 거대한 얼음이 녹아 물이 된 것이다. 혜성이 아니라 물이 있는 소행성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중력의 영향으로 여러 개의 소행성이 부딪히면서 우리가 아는 태양계 행성들이 생겼다. 물이 있는 소행성과 물기가 전혀 없는 건조한 소행성이 충돌하면서 생긴 태양계 행성이 지구다


바다는 달의 중력이 가까이 올 때마다 자신의 고향이 우주임을 확신했다. 우주가 그리운 바다는 달의 중력이 내민 손을 잡고선 놓지 않는다. 하지만 스스로 도는(자전) 지구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바다가 떠나면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행성이 되고 만다. 지구의 자전 방향은 달의 반대쪽이다. 달이 바다를 당기면, 지구가 달이 있는 쪽으로 기울어진 물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긴다. 달과 지구 사이에 바다가 끼이면 지구 자전 속도는 느려지고, 하루 길이가 늘어난다. 바다는 아주 오래전부터 달과 지구 눈치를 보면서 지내왔다. 양쪽에서 자꾸 당길 때마다 엄청 아팠을 텐데 바다는 달과 지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바다가 떠날까, 남을까 고민할 때마다 하루 길이는 조금씩 조금씩 늘어났다. 지금도 하루 길이가 100년마다 0.0017초씩 길어지고 있다고 한다.


시간 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물리학은 분량이 얇은 책이다. 하지만 얇다고 해서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시계 안에 갇힌 시간을 부숴버리는 도끼와 같은 책이다. 시계 안에 갇힌 시계는 과거, 현재, 미래순으로 안정적으로 흐른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시간의 복잡한 특성을 알려준다.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시간 안에 과거, 현재, 미래 모두 있다고 생각했다. 물리학자들은 이러한 개념을 블록 우주(block universe)’라고 부른다. 이곳에 시간은 존재한다. 다만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어떤 물리학자들은 시간을 완전히 없애고 싶어 한다그들에게 시간은 복잡하게 묶여 있어서 풀기 어려운 고르디우스의 매듭(Gordian knot)’이다양자역학만큼 까다로운 시간을 없애면 시간의 실체에 대한 오래된 난제가 단번에 해결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입문서를 잘 쓰는 저자는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방대한 내용을 선별하고 요약한다. 하지만 글 쓰는 과정에서 개념이나 이론에 대한 설명을 절반 정도 생략해야 한다. 

 



* 24쪽


 원자는 매우 작다. 대서양 전체의 물을 뜨는 데 필요한 티스푼의 개수보다 물 한 티스푼 속에 들어 있는 원자 수가 더 많다. 원자를 머릿속에 그리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태양계의 축소판이라고 상상하는 것이다. 가운데에 있는 핵은 태양과 비슷하다. 행성이 태양 주위를 맴돌 듯이 전자는 핵을 맴돌고 있다.



저자는 원자 모형을 태양계 구조로 빗대어 설명한다. 저자는 러더퍼드(Ernest Rutherford)가 제안한 원자 모형을 참고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를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설명하려는 저자의 의도는 좋다. 하지만 지금은 원자를 설명할 때 러더퍼드 원자 모형을 보여주지 않는다실제로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처럼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돌면 뉴턴 고전 역학과 전자기학으로 원자가 안정적인 형태로 유지되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왜냐하면 전자가 원자핵 주변을 돌면서 전자기파가 나오기 때문이다전자는 궤도를 이탈하면서 원자핵 쪽으로 향하고정면으로 충돌한다.[주1] 러더퍼드 원자 모형은 양자역학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전에 나온 것이다오늘날 원자 모형은 양자역학의 특성이 반영되어 있다. 이 모형에 핵 주변의 전자가 도는 궤도가 없다. 오직 전자가 존재할 확률만 알 수 있다. 이러한 원자 모델을 오비탈(orbital)’이라고 한다.




* 26쪽


 윤초로 두 시간 체계를 조정하지 않고 계속 두면 언젠가는 한밤중에도 시계가 정오를 가리키는 황당한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다.



지구 자전 운동은 안정적이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구 자전 운동이 느려지면 시간 길이가 달라진다. 이러면 표준 시계의 시간과 맞지 않게 된다. 이런 오차를 줄이려면 1초를 늘리는 윤초를 도입해야 한다저자는 윤초가 없으면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만 설명한다. 하지만 윤초가 있어도 문제가 생긴다. 2012년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이 윤초를 추가하자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됐다. 컴퓨터와 정보통신업계는 윤초로 인해 생기는 디지털 재난을 방지하려면 윤초를 폐지해야 한다고 줄곧 목소리를 냈다.[주2]  


작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도량형총회에서 2035년까지 윤초를 폐지하기로 결정되었다(윤초 폐지를 유일하게 반대한 국가가 러시아다). 그리고 올해 12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열린 세계전파통신회의에서 2035년까지 윤초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결의안이 채택되었다.[주3] 



* 45

 

 태양 다음으로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Proxima Centauri)4.2광년 떨어져 있다. 빛이 우리와 프록시마 센타우리 사이의 40km나 되는 거리를 이동하는 데는 4.2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별과 우주에 관심이 많은 천문학도라면 프록시마 센타우리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 미흡하다고 느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프록시마 센타우리 근처에 빛나는 또 하나의 별, 알파 센타우리(Alpha Centauri)를 언급하지 않았다. 알파 센타우리 또한 태양과 가까운 별이다.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60만 년에 한 바퀴씩 알파 센타우리 주변을 돌고 있다.[주4]




* 85

 




 그러나 파달카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그는 시속 27,500km로 지구를 돌고 있는 궤도 전초 기지인 미르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879일 동안 지상에 있는 우리보다 훨씬 빠르게 시공간을 돌진했다.



미르 국제 우주 정거장의 오자. 미르(Мир, Mir)는 러시아어로 평화를 뜻한다.






[1] 참고문헌마쓰바라 다카히코이인호 옮김 물리학은 처음인데요수식과 도표 없이 들여다보는 물리학의 세계》 (행성B, 2018년)

 


[2] <윤초, 2035년까지 폐지된다“IT 기업에게 희소식”> 이정현 기자, 지디넷코리아, 20221121일 입력.

 


[주3] <들쑥날쑥 지구 자전 속도표준시 끼워 맞추던 윤초사라지나> 홍석재 기자, 한겨레, 20231213일 입력, 14일 수정.



[주4] 참고문헌: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유영미 옮김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 불가해한 우주의 실체, 인류의 열망에 대하여(갈매나무,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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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파리
에리카 맥앨리스터 지음, 이동훈 옮김 / 마리앤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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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점  ★★★★☆  A





 

 안 형, 파리를 사랑하십니까?”

 “아니요, 아직까진‥….” 그가 말했다. 김 형은 파리를 사랑하세요?”

 .”라고 나는 대답했다. “날 수 있으니까요. 아닙니다. 날 수 있는 것으로서 동시에 내 손에 붙잡힐 수 있는 것이니까요. 날 수 있는 것으로서 손안에 잡아 본 적이 있으세요?”

 “가만 계셔 보세요.” 그는 안경 속에서 나를 멀거니 바라보며 잠시 동안 표정을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말했다. “없어요, 파리밖에는‥….”

 

- 김승옥, 서울 1964년 겨울중에서

무진기행(민음사, 2007), 43-



2024년이 한 발 한 발 다가오는 겨울을 대구에서 지내는 나. 서른다섯 살짜리 대구 출신인 나는 위대한 파리라는 책을 다 읽었을 때 갑자기 할 말이 생겼다. 마음속으로 파리에게 감사하고 나서 하고 싶은 얘기를 시작한다.[주1]

 

여러분은 파리를 사랑하세요?”

 

내 질문을 마주친 여러분은 너무 황당해서 퍼뜩 대답하지 못한다. 말문이 막힌 여러분의 머리 주변에 물음표들이 ? ?’ 거리며 날아다닌다


1964년 겨울을 서울에서 지냈던 김 형이 선술집에서 군참새 안주를 집으면서 말했던 파리. 조만간 2024년을 대구에서 만나게 되는 내가 방금 말한 파리. 이 파리는 모두 곤충이다2024년은 파리의 해다. ! 방금 말한 파리는 곤충은 아니고 프랑스의 수도다. 내년 올림픽 개최지는 파리(Paris). 전 세계 사람들이 축제의 도시로 몰려 들어오면, 날아다니는 파리도 파리행 인간의 몸을 타고 건너온다말장난 같이 들린다고? 웃자고 한 말이 아니다. 파리는 지구상에서 적응력이 뛰어난 생명체다. 파리는 어디에나 있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건 물론이고, 미국의 도시 파리(Paris)[2]에도 있다.


여러분 중 누군가가 안 형이 되어 내게 최 형은 파리를 사랑하세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라고 대답하고 싶다. 그렇게 대답한 이유는? 파리는 어디든지 살 수 있으니까. 놀랍게도 파리는 바다에서도 산다. 바다에 서식하는 파리는 단 네 종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사는 파리의 생존력은 인간 입장에서 바라보면 달갑지 않다. 파리가 우리만 보면 졸졸 따라다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만나면 반드시 피해야 할 파리도 있다. 얼굴파리는 인간 눈과 코에 나오는 분비물을 먹는다. 눈치코치 없는 얼굴파리가 인간의 눈과 코를 접시로 삼아서 식사에 열중하면 자신의 몸속에 있는 병균을 흘린다채식 파리목에 속한 과실파리와 혹파리 유충은 식물 뿌리를 먹으면서 자란다. 유충으로 인해 뿌리가 많이 손상되면 식물의 수명은 짧아진다.


무시무시한 몇몇 녀석이 날아다닌다고 해서 파리를 아무 도움이 안 되는 곤충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파리가 없으면 자연은 엉망진창이 되고, 지구가 살 수 없다. 이것이 내가 파리를 사랑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꿀벌처럼 꽃가루를 먹으면서 살아가는 파리가 있다. 꽃 찾으러 부지런하게 날아다니는 이들 덕분에 꽃들의 수분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열매가 맺어진다.


부식성 파리목에 속한 파리는 작은 청소부. 부식성(腐食性)은 사체나 썩은 고기를 먹는 생물의 식성을 뜻한다. 하지만 부식성 파리목은 말라 죽은 식물과 썩은 낙엽도 좋아한다. 부식성 파리목이 없으면 썩지 못해서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 사체와 죽은 식물이 즐비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지구는 거대한 쓰레기장이 된다.


위대한 파리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파리의 다양한 생활상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파리의 매력에 푹 빠진, 파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책에 파리뿐만 아니라 파리의 친척 모기도 등장한다. 모기는 밤이 되면 피를 훔쳐 먹고, 잠을 깨우게 만드는 성가신 녀석이다. 그런데 모든 모기가 피만 먹으면서 사는 건 아니다. 수컷 모기는 꽃가루를 먹는 채식주의자다. 암컷 모기도 꽃가루를 좋아하는데, 산란하기 전에 피를 섭취한다. 핏속에 있는 단백질은 모기알을 발달시키는 영양분이다. 우리의 소중한 피를 먹을 수밖에 없는 모기의 사정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기도 사랑하라고 강요하고 싶지 않다.

 

알면 사랑한다.”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가 자주 강조하는 말이다. 이 단순한 말을 반대로 생각해 보자. 알지 못하면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 없는 감정으로 나와 다른 존재를 대하면 그 관계 속엔 편견과 증오만이 남아 있다. 사랑까지 바라지 않는다. 일단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잘 알지 못하면서 다른 존재의 정체성과 삶의 방식 등을 왈가왈부하면 안 된다. 파리를 사랑하는 위대한 파리의 저자는 지금도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파리들이 많다면서 행복한 불만을 드러낸다. 파리가 어떤 존재인지 알면 사랑한다.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가 살아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파리가 있다는 사실만은 꼭 알아 두자.






[주1] 서평 첫 두 문장은 서울 1964년 겨울』 속 문장 일부를 빌려서 섞어 쓴 것이다모든 인용문의 출처는 무진기행(민음사).

 


* 1964년 겨울을 서울에서 지냈던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겠지만, (중략)

 

* 그는 내가 스물다섯 살짜리 시골 출신, 고등학교를 나오고 육군사관학교를 지원했다가 실패하고 나서 군대에 갔다가 임질에 한 번 걸려 본 적이 있고 (중략)

 

* 나는 새카맣게 구워진 군참새를 집을 때 할 말이 생겼기 때문에 마음속으로 군참새에게 감사하고 나서 얘기를 시작했다.

 


[2] 미국 아칸소주 로건 카운티(Logan County)에 있는 도시.






<cyrus의 주석>



   

* 166, 173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검정파리과의 검정파리 중 일부 종은 엄청나게 멀리 떨어진 사체도 탐지할 수 있다. 무려 16킬로미터 떨어진 사체를 찾아온 일도 있다.

 하와이에서 일하는 법의곤충학자인 매디슨 리 고프(M. Lee Goff) 박사[3]는 파리들의 이동 속도 또한 매우 빠르다는 것도 알아냈다. 불과 10분 만에 온 사례도 있다. 파리는 그만큼 신속하며 또 그래야 한다. 부패하는 사체는 그 속성상 상태가 계속 변하는 식량 자원일뿐더러 다양한 성장 과정의 다양한 곤충 종이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식량 자원이기 때문이다. (중략)

 당시 고프는 의약품, 특히 코카인이 구더기의 성장에 주는 영향을 조사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책 기소하는 파리(A fly for the Prosecution)[3]에서, 실험용 토끼에서 코카인을 부여하기 투여하기 위해 동물보호 및 사용위원회에 출원했던 얘기, 그리고 합법적으로 코카인을 구매하기 위해 겪었던 일들을 매우 재미있게 들려주었다.



[3] M. 리 고프의 책 기소하는 파리파리가 잡은 범인(황적준 옮김, 해바라기, 2002)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었으나 절판되었다.





* 363~364

 

 영국의 연구자 데이브 굴슨(Dave Goulson)[주4]과 동료들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80년이 되면 기후 변화로 인해 집파리 개체수가 2005년의 244퍼센트로 늘어날 거라고 한다. 파리를 좋아하는 나에게도 너무 많은 수다. 기후 변화의 구체적 양상과 그것이 인간과 환경에 줄 영향을 완벽히 점칠 수는 없다. 그러나 파리의 삶에도 영향을 줄 것은 확실하다.



[4] 데이브 굴슨은 기후 변화로 인해 곤충이 멸종되는 현상을 우려하는 곤충학자다. 그는 자신의 책 침묵의 지구: 당신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가장 작은 종말들(이한음 옮김, 까치, 2022)에서 곤충 멸종이 지구의 풍요로운 환경을 파괴하는 지름길임을 경고한다. 굴슨은 벌 연구 권위자로 유명한데, 사라진 뒤영벌을 찾아서(이준균 옮김, 자연과생태, 2016년, 절판)도 번역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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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1-21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프랑스 파리에 관한 도서로 생각하고 그냥 패스했는데.ㅠㅠ 소개글 감사하게 읽었어요.

페넬로페 2023-11-21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면 사랑하게 된다지만
그래도 어쩐지 곤충 파리를 사랑하기에는~~
음, 흠흠 ㅎㅎ

새파랑 2023-11-21 1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날아다니는 파리군요. 저는 프랑스 파리를 생각했습니다 ㅋㅋ

파리를 사랑할 수 있다니 좀 신기하긴 합니다~!!

초란공 2023-11-22 18:05   좋아요 0 | URL
우연히 <달과 6펜스>를 들춰보다가 이런 대목이 나와서 새파랑님 생각이 났습니다. 소설의 화자가 부인과 아들을 버리고 떠난 스트릭랜드를 만나러 갔다가 스트릭랜드를 만나서 “파리를 잘 아십니까?” 이렇게 묻더라고요. ㅋㅋㅋ cyrus님은 “그럼요!”라고 대답하셨을듯 ㅋ

짜라투스트라 2023-11-21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다양한 파리도 있군요^^

서니데이 2023-11-22 0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태계에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파리랑 모기 싫어요.
이제 추워졌으니 내년까지는 자주 보지 않을 것 같아서 다행인데.^^;
cyrus님, 따뜻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은빛 2023-11-22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리는 아무래도 사랑까지 하기는 어렵죠. 날파리류라고 흔히 부르는 작은 날붙이들은 그래도 크게 귀찮지는 않은데, 파리는 그 날개짓 소리와 크기가 있어서 아무래도 거슬리는 건 사실입니다.

저는 거미는 좋아하는 편입니다. 거미가 모기를 비롯해 작은 벌레들을 해결해주니 좋아할 수 밖에 없죠. 저는 집안 구석 구석 거미집을 발견해도 잘 제거하지 않고 놔둡니다. 거미를 직접 잡는 일도 없구요.

예전에 생태전문 잡지사에 일할 때 들었는데, 우리나라에 곤충 연구자가 많지 않은데, 특히 파리 연구자는 거의 없다고 하더라구요.

순수한 생물학으로서 파리 연구보다도 범죄 수사를 위한 파리 연구가 더 활발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눈부신 심연 - 깊은 바다에 숨겨진 생물들, 지구, 인간에 관하여
헬렌 스케일스 지음,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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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점  ★★★★☆  A





 바다의 표면이 고요하다고 해서 깊은 곳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 요슈타인 가아더, 소피의 세계: 소설로 읽는 철학(합본, 장영은 옮김, 현암사, 2015) 중에서, 448쪽 - 



인명사전을 펼치면 제일 먼저 나오는 사람은 유리 가가린(Yuri Gagarin)이다. 가가린은 인류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한 구 소련의 우주인이다. 1961412일 가가린이 탄 우주선 보스토크 11시간 29분 만에 지구 한 바퀴를 돌았다. 가가린은 눈동자 속으로 들어온 지구를 유심히 지켜봤다. 그는 평생 단 한 번으로 남게 될 지구와의 눈맞춤을 이렇게 술회했다.



 “우주는 매우 어두웠지만 지구는 푸르렀습니다

모든 것이 명확하게 보였습니다.”



거대한 지구는 가가린의 기억 속에 푹 박혔다1990년 미국이 쏘아 올린 우주선 보이저 1가 우주 한가운데서 유유히 움직이는 지구를 촬영했다. 그 사진을 본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은 검은색 종이에 살짝 찍어놓은 점처럼 보이는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불렀다.


우주는 지구 밖에만 있는 건 아니다. 지구는 아주 오래된 우주를 품고 있다. 지구가 품고 있는 이 우주는 보는 사람에 따라 푸르게 보일 수 있고, 어둡게 보일 수도 있다지구에 있는 검푸른 우주의 정체는 바로 심해다대부분 사람은 우주에 외계 생명체가 있다고 믿는다. 거대하면서도 텅 빈 우주에 인간 이외에 생명체가 살고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바다 깊숙한 곳에 있는 우주에 생명체가 살고 있다. 특히 심해어의 생김새는 마치 외계 생명체를 연상케 할 정도로 독특하다. 간혹 심해어가 바다의 표면에 나타나서 인간의 손에 포획되거나 이미 죽은 상태로 해변에 발견되면 정체불명의 괴물로 오해하기 쉽다.


미국의 소설가 H. P. 러브크래프트(H. P. Lovecraft)인간이 느끼는 가장 강력하고 오래된 공포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라고 말했다. 우리는 알 수 없는 것을 보면 두려움을 느낀다. 우주와 심해는 우리에게 호기심과 공포라는 양가적 감정을 불러일으킨다그렇지만 호기심이 공포를 억누르고 관심 어린 눈길을 천천히 넓히면 거대하고도 어두운 미지의 세계 속에 있는 눈부신 빛 한 줄기를 볼 수 있다눈부신 심연》은 검푸른색에 가려진 심해 속의 밝은 빛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심해 탐사선과 같은 책이다심해가 어떤 곳인지 알고 싶지만,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서 심해를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은 이 책에 탑승하면 된다. 종이로 만든 심해 탐사선으로 심해를 탐험하면 심해의 엄청난 수압에 의해서 일어나는 불의의 사고를 피할 수 있다. 


심해는 아주 고요한 검푸른색으로만 채워진 깊숙한 우주가 아니다. 눈부실 정도로 알록달록한 우주다. 심해 생물들은 발광 기관을 가지고 있다. 빛이 없는 척박한 환경에 적응한 심해 생물은 반딧불이처럼 스스로 빛을 낸다. 그들의 몸에서 나는 빛은 청색과 녹색이 섞여 있다. 알록달록 빛나는 심해 생물들로 가득한 심해는 어둡지 않다. 그곳에 각양각색 빛나는 생명이 명확하게 보인다


심해는 최초의 생명체가 태어나고 자랐던 아주 오래된 요람이기도 하다. 세포는 모든 생명체의 시작점이다. 원시 세포는 엄청 뜨거운 물을 마구 뿜어대는 열수구에서 처음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지금도 열수구 주변에 진귀한 심해 생물들이 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학명이 없는 미지의 생물들도 있다.


호기심이 공포심보다 많으면 심해는 더 이상 낯설고 두려운 우주로 보이지 않는다. 심해의 수심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심해에 처치 곤란한 쓰레기와 핵폐기물을 버리자고 제안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구가 소중히 품고 있는 우주이자 지구 최초의 생명체가 태어난 뜨거운 요람에 쓰레기를 버리자고? 인간은 공룡과 곤충보다 늦게 나타난 동물인데도 이기적이다. 심해를 검푸른 광산으로 여기는 국가와 기업들은 철, , 아연, 코발트 같은 광물을 채굴하는 사업을 계획한다. 인간의 탐욕스러운 손길이 우주뿐만 아니라 심해까지 뻗을 기세다. 심해가 자원이 풍부한 광산으로 알려지면 심해 생물의 보금자리는 파괴된다. 집을 잃은 심해 생물은 살기 위해 해수면 위로 올라가지만,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알록달록한 생명 다양성의 보고인 심해가 쓰레기장 혹은 광산이 되면 그곳은 빛나는 생명 한 점조차 볼 수 없는 침묵의 우주가 될 것이다.


생명을 키우는 요람이 된 심해는 느릿느릿 흔들거린다. 바닷속 뜨거운 요람을 빠르게 흔들고 싶은 인간의 손은 필요 없다. 심해는 자신의 속도에 맞춰 움직였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새로운 생명들이 태어날 수 있었다. 지금도 심해는 뜨겁고, 살아있는 존재들을 위해 천천히 요동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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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글책> ‘하루 10분 벽돌 책 함께 읽기’ 프로젝트의 네 번째 책은 요슈타인 가아더(Jostein Gaarder)의 소설 소피의 세계








사진 출처: <일글책> 인스타그램





첫 번째 벽돌 책은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장미의 이름(교보문고 한정 판매 디 에센셜 2, 열린책들, 2022)이었다. 나는 첫 번째 벽돌 책 읽기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완독 성공했다. 두 번째 벽돌 책은 단테(Dante)신곡(열린책들, 2022), 세 번째 벽돌 책은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총 균 쇠(김영사, 2023)였다. 두 번째, 세 번째 읽기 프로젝트는 참여하지 않았다.

 

소피의 세계철학사를 서간 형식으로 쉽게 풀어 쓴 소설, 철학을 처음 접해보기 시작한 독자들이 많이 추천받는 책이다.



















* [대구 책방 <일글책> ‘하루 10분 벽돌 책 함께 읽기프로젝트 네 번째 책] 요슈타인 가아더, 장영은 옮김 소피의 세계(현암사, 2015)

 

* 브라이언 클레그, 박은진 옮김 산만한 건 설탕을 먹어서 그래: 과학의 50가지 거짓말(드루, 2023)




소피의 세계에 과학자 갈릴레이뉴턴의 업적이 언급되는데, 뉴턴에 대한 내용에 당연히 그 유명한 뉴턴의 사과일화도 나온다.



 “뉴턴은 이러한 인력(중력)이 보편적이라는 점을 강조했어. 다시 말해 어디에서나, 천체들 사이에서도 인력이 작용한다는 거야. 어느 날 사과나무 아래에 앉아 있다가 이런 생각을 떠올렸다고 해. 그는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어쩌면 달도 사과를 당기는 힘과 똑같은 힘에 의해 지구로 끌어당겨지며 영원히 지구 둘레를 도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지.”


(308쪽)

 


뉴턴의 사과일화는 약간 과장된 신화다. 뉴턴과 친분이 있는 윌리엄 스터클리(William Stukeley)라는 의사가 쓴 뉴턴 전기(다른 책에서는 스터클리의 회고록이라고 되어 있다)에 따르면 뉴턴과 스터클리가 대화를 나누다가 중력의 영향을 받은 사과 이야기가 나왔다. 실제로 뉴턴은 사과나무에 가서 그곳 주변을 서성거리면서 생각에 잠기곤 했다. 하지만 자기 눈앞에 우연히 떨어진 사과 한 알을 보자마자 중력의 실체를 단번에 발견했다고 보기 어렵다. 과학 이론과 법칙이 성립되는 과정은 우리에게 알려진 일화와 다르게 극적이지 않다. 가설이 반증 불가능이라는 결론으로 만장일치할 때까지 계속 검증되어야 한다.


소피의 세계의 주인공 소피 아문센(Sophie Amundsen)는 매일 철학과 관련된 내용을 담은 편지를 받는다. 소피에게 편지를 보내는 철학 선생 알베르토 크녹스(Alberto Knox) 철학에 한층 다가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알려준다. 그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철학적 질문들을 하면 된다. 과학도 마찬가지다. 어떤 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어도 과학은 계속 의문을 제기하고, 검증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 짐 알칼릴리, 김성훈 옮김 과학의 기쁨: 세상을 구할 과학자의 8가지 생각법(윌북, 2023)




영국의 과학 해설자 짐 알-칼릴리(Jim Al-Khalili)는 과학의 기쁨 서문에서 과학이 성공적으로 발전하려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의지를 전문 용어로 표현하면 과학적 회의주의(scientific scepticism)과학적 회의주의는 과학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초자연 현상과 유사 과학을 비판하기 위한 태도다




















* 마이클 셔머, 이효석 옮김 《스켑틱: 회의주의자의 사고법(바다출판, 2020년)


* 칼 세이건, 앤 드루얀 서문, 이상헌 옮김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과학, 어둠 속의 촛불(사이언스북스, 2022년)


* 칼 세이건, 홍승효 옮김 브로카의 뇌: 과학과 과학스러움에 대하여(사이언스북스, 2020년)




가장 유명한 과학적 회의주의자는 마이클 셔머(Michael Shermer)지만, 과학적 회의주의의 선구자(과학적 회의주의자들에게는 지적 스승으로 추앙받는)는 칼 세이건(Carl Sagan)이다. 대부분 독자는 세이건을 코스모스의 저자로, 또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과학 해설자로 기억한다. 그렇지만 유사 과학을 비판하는 일에 앞장섰던 그의 생전 활동을 인상 깊게 본 독자는 세이건이 만든 헛소리 탐지 장치를 먼저 떠올린다


















* [스페셜 에디션]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공저, 이민아 옮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친화력으로 세상을 바꾸는 인류의 진화에 관하여(디플롯, 2023년)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공동 저자인 브라이언 헤어(Brian Hare)버네사 우즈(Vanessa Woods)는 책 뒷부분에 실린 감사의 말에 회의적 태도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과학에서 이견과 논쟁이란 건강하고도 신나는 일이다. 반론이 연구의 동력이 되어 진리에 관한 우리의 이해를 비약적으로 진전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진리를 찾고자 하는 과학자가 의지해야 할 것은 회의적 태도와 실증적 토론이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구판, 감사의 말, 302~303)




과학적 회의주의자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품고, 질문을 던지고, 관찰하고 실험하고 토론하려는 의지가 있다. 과학의 궁극적 목표는 완전무결한 진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수정하는 일이다.






※ 《과학의 기쁨정오표



* 36~38





 과학이 다양한 집단에 의해 소속된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과학적 지식의 특정 역영에 관한 합의가 쌓일 때, 우리는 그 객관성과 진실성을 더욱 확신하게 됩니다.


역영 영역





* 114






아이슈타인 아인슈타인





* 135

 





 음모론에 빠진 사람 대부분이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합리적인 분별력이 있는 사람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들은 단지 타인의 공포, 불안, 소외감을 먹고 사는 자들에게 현혹되었을 뿐입니다. 특히나 위기의 시기에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납니다. 그런 시기는 의심을 씨앗을 심고 온갖 거짓 아이디어를 부채질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죠.



의심을 씨앗을 심고 → 의심의 씨앗을 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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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1-06 1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고, 하루 10분으로 벽돌책 어느 세월에...
그리고 소피의 세계 10분만 읽기 어려울 걸? 넘 재밌어서.
너라면 앉아서 다 읽는다고 할걸? ㅋ
이 책 처음 읽기 시작할 때가 생각나는군.
이 책으로 철학에 관심 좀 생길까 했더니 이 나이 먹도록 철학은 영 친해지질...ㅠ
그래도 네가 요책을 읽는다고하니 반갑구먼.ㅋㅋ

cyrus 2023-11-20 06:16   좋아요 0 | URL
지금 <소피의 세계> 3부 절반 정도까지 읽었어요. 얼른 다 읽고 <소피의 세계> 서평 쓰려고요.. ㅎㅎㅎ

얄라알라 2023-11-17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다들 <총 균 쇠> 중 ‘총‘만 읽었다 농담하시는 그 책...저도 진짜 힘들게 읽었는데
저런 방식으로 보증금(?)까지 걸고 자극받으며 읽으면 좀 더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겠네요^ ^

페크pek0501 2023-11-17 14:59   좋아요 1 | URL
얄라알라 님, 정말 웃기십니다. 총만 읽었다는 표현 때문에 막 웃었습니다. 저도 총균쇠를 갖고 있는데 저는 아무것도 안 읽었어요. 저걸, 언제 읽나? 하고 있죠.
저도 일단 총만 읽어 둬야겠습니다.ㅋㅋ

cyrus 2023-11-20 06:17   좋아요 3 | URL
책 완독 인증을 하루 빠지지 않고 올리면 책방지기가 주는 특별한 선물을 받을 수 있어요. ^^

페크pek0501 2023-11-17 15: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타가 많네요. 출판사에는 꼼꼼히 교정 보는 사람이 꼭 있어야 해요...

cyrus 2023-11-20 06:23   좋아요 1 | URL
자신이 쓴 책에 오타가 너무 많으면 글을 열심히 고쳐 쓴 저자 입장에서는 허무함과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질 거예요. ^^;;
 
산만한 건 설탕을 먹어서 그래 - 과학의 50가지 거짓말
브라이언 클레그 지음, 박은진 옮김 / 드루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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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점  ★★★☆  B+





단맛이 나는 간식을 매우 좋아한다. 새벽에 책을 읽다가 졸음이 몰려오면 사탕과 젤리를 먹는다. 요즘 눈길 가는 간식이 탕후루. 한 입 먹으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지만, 사 먹어보진 않았다내 머릿속 동료인 뇌가 절제를 잘하나 보다. 생각보다 꽤 괜찮은 이 녀석 덕분에 나는 단맛의 노예가 되지 않았다.


갑자기 정치권이 탕후루를 즐겨 먹는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탕후루 프랜차이즈 대표가 국정감사에 소환되었다. 국회의원들은 설탕이 많이 들어간 탕후루가 소아 당뇨와 비만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탕후루는 억울하다. 국회의원들이 진심으로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아이들이 주로 언제 설탕을 많이 섭취하는지 조사해야 한다.


어떤 부모는 아이들이 설탕을 많이 먹으면 과잉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단맛은 뇌의 중추신경을 자극해 도파민을 유도한다. 도파민은 우리의 감정, 행동, 생리적 반응에 큰 영향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문제는 도파민이 너무 많이 나오면 극도의 흥분을 유발하거나 과도한 행동을 일으킬 수 있다설탕을 적게 먹으면 도파민이 적게 분비되고, 과잉 행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아이들이 지나치게 흥분한다는 주장은 속설이다. 설탕 과다 섭취와 아이들의 행동에 상관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개 나왔다. 설탕은 정신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주지 않는다.







미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과학인 척하는 속설에 속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이 과학이라고 믿고 있는 주장들의 절반은 속설이거나 사실과 다른 거짓 정보다. 산만한 건 설탕을 먹어서 그래는 과학인 척하는 속설 50가지를 소개한 책이다. 책 제목은 앞서 언급된 설탕 과다 섭취를 둘러싼 대중의 오해와 관련 있다설탕 섭취가 정신을 산만하게 만드는 원인이 아니다.


과학 도서를 읽다 보면 심심찮게 나오는 두 개의 일화가 있다. 두 개의 일화는 과학자들의 업적으로 알려졌다뉴턴(Isaac Newton)은 땅에 떨어진 사과를 보자마자 중력의 효과를 발견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는 피사의 사탑에 올라가 서로 다른 무게의 물체를 동시에 떨어뜨리는 공개 실험을 했다. 이 실험을 통해 그는 두 물체가 비슷한 속도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두 개의 일화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일화의 출처는 뉴턴과 갈릴레이의 지인이다. 이 책에서는 피사의 사탑 공개 실험이 제삼자에 의해 언급되었다고 나온다(53쪽). ‘제삼자의 정체는 갈릴레이의 제자 빈첸초 비비아니(Vincenzo Viviani). 그는 쇠약해진 스승의 연구를 도왔으며 갈릴레이의 유고를 정리했다.


이 책의 저자는 속설이 대중문화에 의해 널리 퍼질 때 몸집을 부풀린다고 말한다. 그러면 속설과 거짓 정보는 과학과 사실로 둔갑한다. 하지만 속설이 부풀려지는 원인을 무지한 대중에게만 탓할 수 없다. 과학자와 과학 해설자도 실수하고, 착각한다. 그들의 오해가 검증 없이 널리 알려지면 속설의 몸집은 커진다.



* 50 [10장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해 공룡이 멸종했다]





공룡은 도마뱀과 달리 온혈 동물이었다.



온혈 동물은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능력이 있다. 반대인 냉혈 동물은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없어서 외부 환경의 온도에 맞춰서 체온을 변화시킨다. 요즘은 온혈 동물, 냉혈 동물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온혈 동물 대신에 정온(항온) 동물, 냉혈 동물은 변온 동물로 쓴다.







과거에 과학자들은 정온 동물 공룡가설을 지지했다. 하지만 이 가설의 한계를 지적한 과학자들은 모든 공룡이 정온 동물이 아닐 수 있다고 반박한다. 어떤 과학자는 공룡은 정온 동물과 변온 동물의 장점 모두 가진 중온성 동물이라고 주장한다. (출처: 김도윤(갈로아글 · 그림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 한빛비즈, 2019)



* 79 [18장 중세 시대에는 모든 사람이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했다]

 

 기원전 4세기경, 플라톤이 쓴 저서에는 지구를 공에 빗대어 설명하는 문장이 등장한다.



플라톤(Plato)이 지구가 둥글다고 주장했었나? 이 내용이 금시초문이라서 플라톤의 저서 티마이오스》(김유석 옮김, 아카넷, 2019년)를 확인해 봤다







플라톤은 티마이오스에서 , 공기, , 흙의 형태는 기하학적 도형이라고 주장한다. 흙은 지구와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 플라톤이 생각한 흙의 형태는 구가 아니라 정육면체.


저자는 자신이 인용한 학자들의 주장을 확인할 수 있는 출처를 언급하지 않았다책의 뒷부분에 참고문헌 목록도 없다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견해는 사실과 다른 속설로 잘못 알려질 수 있다.



* 15[2장 인간에게는 오감이 있다]

 

 인간에게 오감이 있다는 이 익숙한 개념은 고대에 처음으로 확립되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미각과 촉각, 둘 다 접촉이 필요한 감각인데도 이 둘을 분리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은 상태로 우리에게 그 유명한 다섯 가지의 감각을 알려주었다. 사실 네 가지든, 다섯 가지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상의 물질이 흙, , , 공기로 구성된다는 가설에 동의했고, 여기에 천상을 이루는 물질인 제5원소를 추가했다.

 


다섯 가지의 감각이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말한다. 감각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의 견해가 나오는 책은 영혼에 관하여(오지은 옮김, 아카넷, 2018).




* 66쪽 [15장 인간은 뇌가 가진 능력의 10퍼센트만 쓴다]

 




 미국의 과학자 윌리엄 제임스와 보리스 시디스는 인간은 자신의 역량만큼 뇌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과학자가 아니라 심리학자.




* 80 [18장 중세 시대에는 모든 사람이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했다]





 에라토스테네는 두 지점에서 태양의 각도 차이를 이용해 지구의 둘레를 쟀음.



에라토스테네에라토스테네스(Eratosthenes)의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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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11-04 0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인이 집에서 탕후루를 한 번 만들어 봤대요.
일단은 시중에서 파는 정도의 비주얼을 내려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설탕이 들어갔다고 그러더라고요.
탕후루가 또 딱딱하다고~~
이빨에는 안 좋을 것 같아요.
또 문제는 아이들이 탕후루를 한 번만 사 먹는게 아니라는거죠.
설탕이 중독증세를 일으키고 아이들은 쉽게 절제가 안되거든요~~
마라탕 계속 먹어서 위경련이 일어나는 아이도 있어요 ㅠㅠ
cyrus님께서 쓰신 글이 이런 의미가 아닌데 제가 탕후루 얘기만 했네요.

cyrus 2023-11-06 06:21   좋아요 1 | URL
제 주변에 탕후루 즐겨 먹는 지인들이 없어서 탕후루 열풍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어요. 마침 페넬로페님이 제가 궁금했던 부분을 알려주셨어요. 제가 사는 동네에 아파트 단지가 새로 들어서면서 주변 상가들까지도 생겼는데 그중 하나가 탕후루 전문 가게에요. 퇴근할 때 탕후루 가게를 지나갔는데 사람들이 가게 앞에 줄 서 있더라고요. 그런 광경은 동네 20여 년 살면서 처음 봤어요. ^^;;

얄라알라 2023-11-17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rsona님 포스팅에 이어 cyrus님 포스팅에서도^^

문제는 탕후루야! 설탕이야! ^^;;

너덜트라는 크레이에터분이 올리신 영상에서도 탕후루가 소재더라고요
줄이 얼마나 길었으면 cyrus님께서 처음 보셨다고 하실 정도일까...

cyrus 2023-11-20 06:29   좋아요 0 | URL
탕후루 가게가 생긴 지 얼마 안 돼서 동네 사람들이 먹어 보러 왔을 거예요. 번화가에 있는 탕후루 가게가 동네에 생겼으니 탕후루 좋아하는 사람은 안 갈 수가 없죠. 제가 아는 지인은 탕후루를 매일 먹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