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어플에 접속해서 아래에 보면 ‘10분 독서-동영상 리뷰 OPEN’이라는 이벤트 페이지를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처음에 이걸 보면서 동영상 형식으로 리뷰를 올리는 기능이 생기는 줄 알았다. 그게 아니라 알라딘이 제작한 동영상 리뷰를 말한 것이었다. 동영상 리뷰를 보고나서 소감 댓글을 남긴 500명은 적립금 1천 원, 추첨으로 뽑힌 두 명에는 적립금 1만 원을 지급한다. 

 

 

 

 

 

 

언젠가는 알라딘에 동영상 리뷰를 올리는 기능이 나올지도 모른다. 많지는 않지만, 유튜브에 들어가 보면 책을 소개하는 동영상이 있다. 유튜브에서 활동하다가 알라딘/북플에 동영상 리뷰를 올리는 한 분이 있다. Eunju님은 일주일에 두 편의 동영상 리뷰와 책 소개 동영상을 올린다(http://blog.aladin.co.kr/Eunjubook). 동영상을 직접 촬영하고, 편집하는 작업은 까다로운 편이다. 동영상 편집에 능숙한 솜씨를 가진 사람이라도 제대로 된 동영상 한 편을 제작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을 들인다.

 

길게 나열된 텍스트로 이루어진 서평을 읽기가 지루하면 동영상 리뷰를 보면 된다. 책 내용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그리고 동영상 리뷰는 문자로 된 서평의 단점을 보완한다. 동영상 리뷰를 통해 책 표지와 디자인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내가 문자 형태로 ‘이 책은 이렇게 생겼고요, 표지가 이런 형태입니다’라고 구구절절하게 써도, 텍스트를 받아들이는 독자에게 책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어렵다. 스마트폰 혹은 컴퓨터로 문자 텍스트를 읽으면서 집중하는 시간이 1분이 채 안 된다고 한다. SNS에 발달할수록 문자 텍스트가 점점 짧아지고, 사진 및 동영상 텍스트를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 A4 용지 한 장 반 정도로 쓰인 글은 그렇게 긴 분량이 아니다. 종이신문에 실리는 칼럼의 분량은 딱 A4 용지 한 장을 채운다. 하지만 이런 글도 스마트폰으로 보면 끝까지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도 그렇다. 스마트폰으로 텍스트를 접하는 횟수가 많아진 이후로 집중력이 크게 떨어졌다. 6년 전만 해도 컴퓨터 모니터로 독자 서평을 정독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북플을 접속하면 짧은 글 위주로 보는 일이 많아졌다.

 

수십 년 후 알라딘의 미래를 상상해본다. 과연 십년 후에도 알라딘은 국내 굴지의 온라인 서점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을까? 알라딘이 아니더라도 온라인 서점에 동영상 리뷰를 올릴 수 있는 기능이 따로 만들어진다면 어떤 일이 펼쳐질까? 동영상을 편집하고 업로드하는 방법을 숙달하면 누구나 동영상 리뷰를 올릴 수 있다. 특히 글쓰기를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은 동영상 리뷰로 자신의 책 관심사를 마음껏 표출한다. 특별한 방식으로 동영상 리뷰를 만들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유명 동영상 리뷰어가 등장한다. 동영상 리뷰어가 점점 많아지자 부작용이 생긴다. 동영상 리뷰어가 책 소개를 하는 도중, ‘좋아요’를 눌러 달라고 거듭 강조한다.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본래 목적에 어긋나는 내용을 소개하는 불량 동영상 리뷰가 속출한다. 책을 제대로 안 읽었으면서 책 표지 달랑 보여주고, 대충 책 소개하는 동영상 리뷰어는 읽은 척하면서 자랑하는 독자와 같다. 늘 새로운 먹잇감을 찾으려는 악플러들은 동영상 리뷰어를 노리기 시작한다. 그들은 책 소개에 전혀 관심이 없고, 동영상 리뷰어의 외모를 비하한다. 

 

지금까지 동영상 리뷰가 유행하는 미래의 모습을 생각나는 대로 써봤다. 동영상 리뷰어가 많아진다고 해서 우리나라 독서열이 높아질 거로 기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자신의 관심사를 알리고 싶은 독자들의 참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글을 쓰는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가족, 친구들을 위해 편안하게 책을 권유하는 마음으로 부담 없이 책을 소개하면 된다. 동영상 리뷰어가 많아지는 날이 오면, 나는 글쓰기를 그만둘 것이다. 매일 글 한 편 쓰는 일이 버겁다. 동영상 리뷰어로 전향할 생각도 없다. 내 외모는 방송용으로 부적합하다. 그냥 평범하게 책 읽으면서 하루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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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2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5-22 13:34   좋아요 0 | URL
그럴 수도 있겠어요. 제가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했군요. 동영상으로 만든 다이제스트가 많아질 수 있겠어요.

:Dora 2016-05-22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지하게 읽다가 막판에 조금만 웃었어요 ...동영상 싫은 일인 추가요

cyrus 2016-05-23 17:14   좋아요 0 | URL
동영상을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에 좋은 방식이긴 한데, 요즘은 부작용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그런지 동영상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많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