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우리는 휴가 임대 대행업체에 집을 빌려주기로 했는데, 낯선 부엌 용품(버터 접시, 찻주전자 덮개, 그레이비소스 접시)을 갖춰달라는 요구 사항이 있는 것으로 보아 노령의 은퇴자에게 우리 집을 빌려주려는 것이려니 짐작했다. 심지어 적절한 앞 접시 수와 숙박 손님들에게 필요한 달걀 컵 삶은 달걀 한 개를 담는 작은 그릇의 정확한 비율(어떤 이유인지 1 0.75였다.)까지 요구했다. 이러한 요구 사항은 미리, 훨씬 더 미리 처리했어야 옳았다.

 

“좋아, 너무 당황하지 말자고. 찻주전자 덮개는 어디서 구하지? 요즘도 그런 게 있으려나?”

 

“더넴 밀(Dunelm Mill: 가정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나가 말했다.

 

“그게 어디 있어?”

 

“워딩(Worthing: 잉글랜드 남부 웨스트서식스 주의 휴양지).”

 

“찻주전자 덮개 하나 사러 그 먼 곳까지 가야 한다고? 그럼 베이킹 접시는 어디에서 살 생각이야? 스토크온트렌트(Stoke-on-Trent: 잉글랜드 스태퍼드셔 주의 도자기 공업으로 유명한 도시 백화점) 같은 곳에 가야겠지.”

 

“조지 가街에 있는 버트 홈스토어?”

 

“좋아, 거기서 또 뭘 사야 하지?”

 

“젤리 틀하고 그레이비소스 접시.”

 

“젤리 틀도 사야 해?”

 

“여기 쓰여 있어.”

 

“젤리를 만들려고 브라이턴까지 오는 사람도 있나?

좋아, 중요한 문제는 아니니까. 일단 가자. 내가 운전할게. 당신 얼른 타.”

 

우리는 가정용품 매장을 돌면서 점점 미쳐갔다.

내가 깜빡이를 켜둔 채, 일테면 로버트 다이어스 같은 가정용품 매장 앞에 차를 세우고 인도에 올라서면 다이나는

 

"실례합니다

랭커셔 감자 껍질 깎는 칼이 필요해요,

욕실용 깔개 있어요

미끄러움 방지되는 걸로요.

어느 통로에 있죠?"

 

 

같은 질문을 퍼부으며 매장 안으로 뛰어 들어가곤 했다.

 

‘전문 청소항목도 우리가 직접 처리했다. 아이들이 최선을 다해 우리의 노력을 수포로 되돌리는 사이 우리는 진공청소기를 밀고 침대를 정리했다. 모든 개인 물품, 즉 사진과 옷과 장난감 등은 아래층 서재에 넣어두고 방을 잠갔다. 열쇠 꾸러미를 대행업체에 맡기고 가스 안전 허가증을 복사하고, 이날을 위해 특별히 사준 색칠 공부 책에도 싫증이 난 아이 둘이서 내 무릎을 부여잡고


"날 정말 빨리빨리 빙글빙글 돌려

그런 다음 아빠 등에 올라타서 못된 사자가  거야.

 정말 무서운 사자가 되고 싶어아빠!"

 

 

라고 졸라대는 바람에 해내기가 열 배나 더 어려운 일을 백한 가지나 해냈다.

드디어 우리 모두 집 앞에서 자동차에 올라탔다.

 

“이번에는 유모차 확실히 실었지?”

 

“그럼, 확실히 실었지.”

 

“초록색 여행 가방도?”

 

“그럼, 초록색 여행 가방도. 당신도 필요한 신발류를 모두 밀반입했겠지?”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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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 전 연재

이번주 월~금 5회 김영사 알라딘 서재에서 벤 해치 가족의 좌충우돌 영국 여행기 <아빠, 우리 언제 집에 가요?> 출간 전 연재를 진행합니다.


+ 5개월 간의 여정, 네 식구가 향한 곳!

브라이턴

말로

스트래퍼드어폰에이번

글로스터셔

산타포드

버밍엄

레스터

노팅엄

벅스턴

체스터

웨일스

리버풀

블랙풀

레이크 디스트릭트

노섬버랜드

스코틀랜드

크래스터

요크셔

링컨

노퍽

콜체스터

브리스틀

콘월

시드머스

와이트섬



+ 1월 3일, 출간 예정!

 



<아빠, 우리 언제 집에 가요?>


아빠, 엄마, 네 살, 두 살.

사랑스러운 벤 가족의

웃기고도 눈물 나는 자동차 영국 일주.


다섯 달 간의 무모한 가족여행!

“어마어마하게 재미있다. 5개월 동안 명소를 찾아다니며 가족여행의 단맛 쓴맛을 모두 포착해냈다. 떠들썩한 여정인 동시에 모든 가족에게 바치는 감동 어린 찬가이다.” _댄 로즈 <티몰레온, 집으로 돌아와> 저자


저자 벤 해치


달링턴 맥도널드의 치킨 샌드위치 담당자로 일한 경험에 기초한 첫 번째 코믹소설 <잔디 깎는 유명인사, The Lawnmower Celebrity>는 2000년 라디오4의 올해의 8대 책에 선정되었다. 제멋대로 나는 커다란 발톱을 지닌 불운한 배낭여행객에 관한 두 번째 소설 <국제적인 구즈베리, The International Gooseberry>는 2001년에 출판되면서 <데일리 익스프레스>로부터 ‘신경질적이면서도 놀랍도록 슬프다.’라는 평을 들었다. 벤 해치는 2003년 <그랜타>가 뽑은 가장 전도유망한 영국의 젊은 작가 20인에 선정되었다. 아내 다이나와 함께 세 권의 여행 가이드북 <프롬머의 가족과 함께 하는 스코틀랜드 여행> <프롬머의 가족과 함께 하는 잉글랜드 여행> <프롬머의 공짜로 영국 여행>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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