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에밀 시오랑을 기억하며 (굿바이 서재)</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연장 마니아</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10 Feb 2012 20:49:57 +0900</lastBuildDate><image><title>굿바이</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85508195725772.jpg</url><link>http://blog.aladin.co.kr/goodbye</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굿바이</description></image><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제 5원소</category><title>그때 놀라지는 마요, 화끈거려도 말이죠 - [이스탄불을 듣는다]</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409270</link><pubDate>Wed, 08 Feb 2012 16: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40927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22526&TPaperId=540927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05/40/coveroff/893202252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22526&TPaperId=540927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스탄불을 듣는다</a><br/>오르한 웰리 카늑 지음, 술탄 훼라 야크프나르 여.이현석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11월<br/></td></tr></table><br/>서른 여섯에 요절한 시인의 직접적인 사인은 뇌출혈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를 빠르게 세상과 격리시킨 원인을 술에서 찾는 사람도&nbsp;있는 모양이다.&nbsp;시인이 늘&nbsp;취해&nbsp;있었다 하니 그런 추측이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우리는 언제가 죽게 되니&nbsp;어찌 죽으나&nbsp;뭐 그리 대수로울까 싶지만, 이건 말이 그렇지 어떤 이들은 그 죽음의 과정과 이유마저도 특별할 수 있다. 이건 시를&nbsp;읽고 난 후&nbsp;자발적으로&nbsp;동의한 생각이다.&nbsp;또한 그의 생애에서 사랑도 빼놓을 수 없다고 하는데, 이도 뭐 그리 대수로울까 싶지만 그도 그리 말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nbsp;이 역시&nbsp;시를 읽고 난 후에 든 생각이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그의 삶과 죽음이 갑자기 특별하게 느껴진 건 순전히 그의 시를 읽었기 때문이고, 그만큼&nbsp;시인의 시가 특별하게 느껴졌기 때문이고, 더 나아가&nbsp;인생에 대해 뭘 좀 안다고 말하는 자신이&nbsp;화끈거렸기 때문이다. 물론 매우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말이다. 
&nbsp;
터키에서 시인의 시는 모더니즘시 운동의 상징으로 꼽힌다고 한다. 시인은 형식적인 혹은 상투적인 어떤(터키의 서정소곡) 시작법을 벗어났고,&nbsp;현실 참여를 주장하는 리얼리즘과도 다른 길을 갔다고&nbsp;한다. 감히 짐작하건데 시의 세계에 있어 양대 산맥을 벗어났으니&nbsp;눈 밝은 독자는 즐거웠겠으나 시인은&nbsp;외로웠을 것이라 짐작만 한다.&nbsp;분석은 내 몫이 아니고, 분석할 깜냥도 없기에 그저 나는 짐작만 한다. 더 나아가 시인의 시를 읽고 이렇게 깜짝깜짝 놀라며 즐겁고 외롭게 뒹굴 뿐.&nbsp;시는 그것으로 족한 것이&nbsp;아닐까 위무까지 하면서 말이다.&nbsp;
그럼에도 뭔가 좀 아쉬워 옮긴이의 말을 또 다시 옮겨보면 이렇다. "오르한 웰리가 하층 민중들의 삶을 그들의 표현 방식을 그대로 빌려 시로 노래했을 때 문학의 후원자임을 자처했던 부르주아 계층은 이를 모욕처럼 받아들였으나 그의 시는 곧 젊은이들의 영혼을 사로잡았고 열렬히 환영받았다. 그의 시에는 어떤 과장된 영탄의 효과도, 화려한 수사도, 부풀린 이미지도 없다. 정제된 운율, 미리 결정된 형식과 리듬, 점잖은 듯 감추는 시어들에 거역하면서, 단순한 삶의 진실을 제시하고 때로는 감상적으로 보일 만큼 간결한 문체로 자신의 감정을 토로한다" 오호, 내 말이! 여튼 이제 시를 좀 읽자.
&nbsp;
나는 오래된 물건들을 산다
&nbsp;
나는 오래된 물건들을 사서
그것으로 별을 만든다
음악은 영혼의 양식이라지
난 음악에 흠뻑&nbsp;빠진다
&nbsp;
나는 시를 쓰고
그것으로 오래된 물건과 바꾸고
또 음악을 산다
&nbsp;
아, 내가 라크 술병 속 물고기라면
&nbsp;
시를 써서 오래된 물건과 바꾸고 그것으로 별을 만들고 음악에 취한&nbsp;시인을 상상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nbsp;시인이 속한 식어가는 세계(오래된 물건으로 별을 만든다면 식어가는 세계가 아닐까)와 별빛 아래&nbsp;흐르는 음악은&nbsp;어찌 좀 와닿는다. 어쩌다가 이 구절이 내게 절로 다가와 별처럼 반짝이는지 설명은 불가하나 중요한 것은 어쩌면 영원히 반복될 지도 모를 절망을 이제는 좀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이 생긴 것은 아닐까 하는. 이것도 폼을 잡는 일일 수도 있으나 그럴 수 있다,는 뭐 그런 물고기같은 마음이라면 스스로에게 설명이 가능하지 않을까. 또 이 시는 어떤가.
&nbsp;
아름다운 날들
&nbsp;
이 아름다운 날들이 나를 망쳤지
이처럼 아름답던 어느 날에 일을 그만둔
나는 성실한 관리였네
이런 날에 처음 담배를 배웠고
이런 날이면 나는 사랑에 빠졌었지
집으로 빵과 소금을 가져가는 것도
이런 날에는 잊고 말았으니 
으레 이런 날이면
시를 쓰려는 아픈 마음이 생겼네
나를 망쳤네, 
이토록 아름다운 날들이
&nbsp;
살다보면 정해진 일인지 그것과 무관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과거의 나와 작별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좀 더 편하게 설명하면 그렇게 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직감하게 되는&nbsp;살 떨리는&nbsp;날이 있다. 아찔하고 비루하고 혹은 쓸쓸하고 여튼 예전의 나와 작별하게 되는 어떤 그날. 아름다운 날들이 나를 망쳤네, 라고 쓴 시인의 저 아름다운 날들이 내가 기억하는&nbsp;뭐라&nbsp;명명하기도&nbsp;묘한 그저 살 떨렸던&nbsp;그날들과 닮아 있을까.&nbsp;모르겠다. 그저 나를 망친 그날들마저 이제는 기억 속에서 가물가물 혹은&nbsp;세련되게 조작되어&nbsp;있으니 뭐가 뭐였는지 도통 알 수 없을 뿐.&nbsp;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나마 시를 쓰려는 아픈 마음은 내게 없었다는&nbsp;것. 그러니까 마지막 정신줄, 창피해지는 일은 스스로 막았다는 것이 그저 대견할 뿐이다.&nbsp;아니다.&nbsp;이&nbsp;문장을 쓰고&nbsp;있는 내 속내는 그런 아름다운 날에 시를 쓰려는 아픈 마음이 생긴 시인이 그저 부러울 뿐이라는&nbsp;것.
&nbsp;
시집은 오르한 웰리가 1945년 이스탄불에서 쓴 『이방인』을 위해,라는 작가의 글도&nbsp;읽을 수 있고, 새로운 시 정신을 선언한 「이방인」의 서문도 볼 수 있고, 옮긴이의 자세한 설명도 읽을 수 있다.&nbsp;모두 다 아껴 읽은 글들이었으나&nbsp;여기에 옮길 이유는&nbsp;없을 것 같다.&nbsp;시가 굳이 어떤 해석들을 기반으로 존재할&nbsp;이유없고,&nbsp;예술이 어떤 옹호들로 안전지대를 찾을 필요없겠다,싶은&nbsp;마음이라면 이것도 개폼일까.&nbsp;그래도 할 수 없고. 
제일 중요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집을 처음&nbsp;펼치면 「게믈릭으로」라는 시가 나온다. '게믈릭'은 에게 해 연안의 항구도시란다. 시의 전문은 이렇다. 이런 건 옮겨야 한다.
&nbsp;
게믈릭으로
&nbsp;
게믈릭으로 가면
바다를 볼 수 있을 거요
그때 놀라지는 마요
&nbsp;
「게믈릭으로」라는 시는 오르한 웰리 카늑의 시집 &lt;이스탄불을 듣는다&gt;를 가장 확실하게 설명하는 시다. 그러니까 "&lt;이스탄불을 듣는다&gt;를 펼치면 / 시를 읽을 수 있을 거요 / 그때 놀라지는 마요" 로 바꾸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BR>또 한 가지 중요한 이야기는 또 여기서부터. 시인의 시가 어떻게 나를 유혹했는지&nbsp;밝혀두고자 한다. 뭐랄까 "안 넘어갈 수 없었어요"라고 말하면 "왜요?"라고 물을 사람들을 위해서다. 시가 이렇게&nbsp;쓰여있고, 이렇게 읽히는데 어찌&nbsp;흔들리지&nbsp;않을 수 있다는 말인가. 물론&nbsp;취향이 영 다르면&nbsp;할 수 없지만 말이다. 그래서 또 이렇게 옮긴다. &nbsp;
&nbsp;
요염히&nbsp;눕다
&nbsp;
그녀는 몸을 늘이고 나른히 누워 있다
그녀의 치마가 조금 말려 올라갔구나
그녀가 팔을 올리니
살며시 겨드랑이 비치는데
한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보듬는구나
나는 안다,
그녀 안에 나쁜 마음이 없음을 
나는&nbsp;안다,
나 역시 그런&nbsp;생각을 품지 않음을
그러나......
저러면 안 되네
저렇게 요염히 누워선 안 되지&nbsp;&nbsp;&nbsp;
&nbsp;
&nbsp;
&nbsp;
&nbsp;]]></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405/40/cover150/8932022526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22526</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나를 굽어보는 시간</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398289</link><pubDate>Fri, 03 Feb 2012 17: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398289</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133393&TPaperId=539828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08/36/coveroff/8901133393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오늘까지 토했으니 거의 이틀을 토한 것 같다. 생각이 생각을 넘고 마음이 마음을 떠나려는 날에는 그렇게 몸이 곡(哭)을 한다. 뭐 하나 남기지 않겠노라고.&nbsp;말간 몸과 마음으로 태어나겠노라고&nbsp;간신히 넘긴 물 한 모금도&nbsp;다 쏟아내버린다. 병원에 갈 이유가 없다. 몸이 운다고 말하면 어떤 의사가 온전히 바라보겠는가. 그저 이 모든 과정이&nbsp;언제쯤 끝날 것인지 경험으로 알기에 화장실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에 그저 누워있는다. 눈을 감고. 제발, 잠을 청하며. 
&nbsp;
그리고 지금 택배가 왔다. 초인종이 울리는데&nbsp;일어날 수가 없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내 이름을 부른다. 정녕 그 이름이 듣기 싫어 벌떡 일어난다. 현관문을 연다. 책이다. 상자를 열고 박주택의 시집만을 꺼낸다. 그리고&nbsp;시인의 [카프카와 만나는 잠의 노래]라는 시를 덜덜 떨리는 손으로 찾아 꾹꾹 눌러가며 읽는다. 그렇게라도 허기를 달래자. 시가 통째로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간다. 달다.
&nbsp;
카프카와 만나는 잠의 노래
&nbsp;
박주택
&nbsp;
그 무렵 잠에서 나 배웠네
기적이 일어나기에는 너무 게을렀고 복록을 찾기엔
너무 함부로 살았다는 것을, 잠의 해안에 배 한 척
슬그머니 풀려나 때때로 부두를 드나들 때에
쓸쓸한 노래들이 한적하게 귀를 적시기도 했었지만
내게&nbsp;病은&nbsp;높은 것 때문이&nbsp;아니라 언제나 낮은 것 때문이
었다네
유리창에 나무 그림자가 물들고 노을이 쓰르라미 소리로
삶을 열고자 할 때 물이 붙잡혀 있는 것을 보네
새들이 지저귀어 나무 전체가 소리를 내고
덮거나 씻어내려 하는 것들이 못 본 척 지나갈 때
어느 한 고개에 와 있다는 생각을 하네
나 다시 잠에 드네, 잠의 벌판에는 말이 있고
나는 말의 등에&nbsp;올라타 쏜살같이&nbsp;초원을 달리네
전율을 가르며 갈기털이 다 빠져나가도록 
폐와 팔다리가 모두 떨어져나가
마침내 말도 없고 나도 없어져 정적만 남을 때까지&nbsp;
&nbsp;
&nbsp;
 
&nbsp;]]></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408/36/cover150/8901133393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133393</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강변부인</category><title>내가 만나는 모든, 사랑하는 소녀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겠어요 - [폴리나]</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364467</link><pubDate>Wed, 18 Jan 2012 13: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36446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641683&TPaperId=536446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37/68/coveroff/899064168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641683&TPaperId=536446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폴리나</a><br/>바스티앙 비베스 지음, 임순정 옮김 / 미메시스 / 2011년 12월<br/></td></tr></table><br/>&nbsp; 

&nbsp;
&nbsp;
바스티앙 비베스의 그림책을 서점에서 발견하고 3초의 망설임도 없이 집어왔다. 
폴리나 울리노프. 이 그림책의 주인공인 여섯 살 소녀.&nbsp;그림책은 보진스키 발레 아카데미에 들어가기&nbsp;위해 시험을 치르러 가는 소녀의 뚱한 표정과 보진스키 선생의 더 뚱한 표정으로 시작한다.
&nbsp;
&nbsp; 

&nbsp;
&nbsp;
소녀의&nbsp;성장과 사랑, 예술에 대한 열정이 주된 이야기인&nbsp;이 그림책은&nbsp;군더더기 없고 유연한&nbsp;데생이&nbsp;압권이다. 그림책을 두고 그림이 좋아요,라고 말하는 것이 좀 우습지만 책장을 넘기는 동안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수백 번은 그림을 쓰다듬었다. 소녀의 춤이 보진스키 선생의 마음이 심지의 그의 얼굴을 반 이상 덮고 있는 수염이 손끝으로 전달될 것만 같아서였다. 
&nbsp;
&nbsp; 

&nbsp;
보진스키 선생이 "유연성과 우아함은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 타고나는 거야"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나는 폴리나 보다 더&nbsp;심술 난 얼굴로 그림책을 노려보았다.&nbsp;인정은 하지만&nbsp;뭐랄까 그것을 활자로 대할 때 느껴지는 열패감이란. 신음에 가까운 끙,소리가 절로 났다.&nbsp;
물론 선생은 폴리나의 재능을 이미 알아보았고, 어쩌면 오래 기억하게 될 소녀라는 것도 감지했던 것 같다.&nbsp;그렇지만 재능있는 제자를 가르침에 있어 타협은 없었다. 춤꾼의 기질을 타고났더라도 연습을 하지 않고 그것을 관객에게 전달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보진스키 선생은&nbsp;말한다. "더 경쾌하게, 쉽게 하는 것 처럼 보여야 해"&nbsp; 물론 이 말이 갖는 의미와 의도를 알면서도 나는, 이런. 말이 쉽소! 막, 이렇게 대들고 싶었다. 너무 몰입하나 싶었다. 늙었나?
&nbsp;
여튼 폴리나라는 한 소녀의 성장기가, 좀 노골적으로 말하면 환장하게 우아한 그림들로 변해 200쪽 그림책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극적인 상황도 없고, 뒤숭숭한 암시도 없고,&nbsp;애타는 관계도 등장하지 않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예술이라는 것에 투신한&nbsp;소녀의&nbsp;외로움과 두려움 그리고 희열이&nbsp;과장 없이&nbsp;전달될 수&nbsp;있었던 것 같다.&nbsp;&nbsp;여인으로 성숙한 폴리나의 춤이 그리고 보진스키 선생과 왈츠를 추는 장면이 그려진 마지막 장면은 꼭 실제하는 장면을 보는 것 처럼 아름다웠다. 쉽게 그려진 것 같은 그래서 어떤 기교도 없는 것 같은 바스티앙 비베스의 천재적인 그림 실력이&nbsp;끌어낸 감동이었다. 
&nbsp;
뭐든 대가의 그것들은 다르구나. 그것이 그림이건 춤이건 연주건 노래건 전혀 힘을 들이지 않은 것 같은 아무렇게나 슥슥,하는 것 같은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그런 건 정녕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 타고나야 하는 것, 보진스키의 입을 빌려 작가가 하는 말 "춤은 예술이고, 타고나거나 그렇지 않거나 둘 중 하나"라는 말이 이가 갈리도록 분하지만 할 수 없는 노릇. 
여튼 이 아름다운 그림책은 이제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랑하는 소녀, 더 나아가 심정적으로 여전히 소녀로 머물러 있는 그녀들에게 선물할 것이다.&nbsp;이것으로 충분하다. &nbsp;&nbsp;
&nbsp;
&nbsp;]]></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437/68/cover150/8990641683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641683</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이렇게 만나는군요. 김연수씨</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347837</link><pubDate>Wed, 11 Jan 2012 13: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347837</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900893&TPaperId=534783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27/93/coveroff/8960900893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18472&TPaperId=534783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90/51/coveroff/8932018472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선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끓어 오르면 나는 정과리선생의 책을 아니 더 적확히 정과리선생의 문장을 읽는다. 한국어로 글을 쓰는 사람, 더 나아가 좋은 글을 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언어에 매달려 있는 그 모든 분들에게 경의를 표하지만 어찌되었건 선명함에 있어서 정과리의 언어와 규칙을 흉내낼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고 본다. 그래서 반복적으로 1월의 시작, 어느 지점에 오면 정과리의 책을 꺼낸다. 선명해 지고 싶은 순간이니까. 여튼 오늘 내 책상에 있는 책은 &lt;네안데르탈인의 귀향-내가 사랑한 시인들·처음&gt;이다. 그런데 이상하지. 읽히지가 않는다. 이건 정말 이상한 일이지,라고 혼자 중얼거린다. 어떤 문장도 단어도 심지어 인용된 어느 시구도 와닿지가 않는다. 더는 내게 스며들지 않는 활자들을 무기력하게 바라본다. 1월인데 나는 벌써 지친걸까. 
&nbsp;
이번에는 책꽂이를 본다. 사두고 읽지 않은 책. 김연수의 &lt;우리가 보낸 순간_날마다 읽고 쓴다는 것·시&gt;가 눈에 들어온다. 아무 기대 없이 읽는다. 
"시를 읽는&nbsp;동안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무용한 사람이 된다, 시를 읽는 일의 쓸모를 찾기란 무척 힘들기 때문이다. 아무런 목적 없이 날마다 시를 찾아서 읽으며 날마다 우리는 무용한 사람이 될 것이다. 하루 24시간 중에서&nbsp;최소한 1시간은 무용해질 수 있다.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도 뭔가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걸 순수한 존재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nbsp;
김연수의 말이다. 이상하다. 한 번도 위로받은 적 없는&nbsp;사람처럼 나는 저 문장에서 바들거린다. 무용해질 수 있다,는 말이 이렇게 큰 원을 그리며 내게 스며든 적이 있었던가.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정과리의 책을 한 켠에 밀어 놓고 김연수의 시간으로 편입한다.&nbsp;
&nbsp;
&nbsp;
그때에도
&nbsp;
신해욱
&nbsp;
나는 오늘도 
사람들과 함께 있다. 
&nbsp;
누군가의 머리는 아주 길고 
누군가는 버스를 탄다. 
&nbsp;
그때에도 
이렇게 햇빛이 비치고 있을 테지.
&nbsp;
그때에도
당연한 것들이 보고 싶겠지.
&nbsp;
신해욱의 시가 동공을 키운다. 그때에도 당연한 것들이 보고 싶겠지,라고 말하는 시인은 어떤 상징이나 은유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내 마음에 스미는 것이리라. 보고 싶다는 것은 더군다나 당연한 것들을 보고 싶다는 것은 그런 것이니까 말이다. 그런 당연한 마음을 '아, 오늘 밤에도 별이 뜨는구나'와 같은 어조로 말할 수 있는 시인이 고맙고 부러웠다.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게 말하는 것. 이것 참 낯설어진 일이었던&nbsp;모양이다. 그러니 이렇게 놀라워하는 것이겠지. 무슨 창피가 그리 많아&nbsp;당연한 것들이 왜 당연한지 묻기만 했던 것일까. 그냥 한 번 넘어갈 수도 있었던 것인데 말이다. 
&nbsp;
이제 다시 돌아와 정과리의 책을 편다. 56쪽 이다. 
&nbsp;
&nbsp;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nbsp;
정현종
&nbsp;
안다고 우쭐할 것도 없고
알았다고 깔깔거릴 것도 없고
낄낄거릴 것도 없고
너무 배부를 것도 없고,
안다고 알았다고
우주를 제 목소리로 채울 것도 없고 
누구 죽일 궁리를 할 것도 없고
엉엉 울 것도 없다
뭐든지 간에 하여간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nbsp;
정현종의 시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의 일부분이 그곳에 있었다. 정과리는 이 시를 옮기며 "시가 딴죽 거는 자리에선, 나도 이젠 세상살이를 알 만큼은 안다고 자부하던 마음이 대책&nbsp;없이 무너져내린다."라고 썼다.&nbsp;더 나아가 "나는 내가 방금&nbsp;쏟았던&nbsp;탄식, 내 깨달음의 헛됨에 대한 탄식 자체가 지나친 과장이고 또 하나의 앎의 포즈임을&nbsp;깨닫는다."라고&nbsp;썼다.&nbsp;그러나 그것이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라고 의심하고 이어서 내 짐작을 확인한다. 물론 내 짐작이 틀렸을 수도 있다.&nbsp;선생은 선명한 문장을&nbsp;쓰고 있지만&nbsp;내가 습관처럼 오독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여튼&nbsp;정과리는 정현종의 잠언에 가까운 시를&nbsp;분석하며&nbsp;"길의 눈부신 길 없음"이라고 글을 맺었다.&nbsp;물론 이 문장 역시 정현종의 시에서 따온 것이다. 길의 눈부신 길 없음,이라는 말이&nbsp;또&nbsp;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 나는 그만 생각하기로&nbsp;했다. 그저 다시 신해욱의 시를 떠올렸다.&nbsp;
아무리 생각해도 정과리선생의 글보다 오늘은 이 시가 그리고 이 시를 소개하는 김연수가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정과리선생이 이 시를 읽었다면 그리고 내 오독이 오독이 아니었다면 그 글의 마지막을 이렇게 쓰지 않았을까 싶다.
"당연한 것들로&nbsp;붐비는 시는 슬픔이니"라고-
&nbsp;
그리고&nbsp;오늘 내가 나에게 하고 싶었던 위로는
"당연한 것들을 모르고 사는&nbsp;삶은 슬픔이니"가 되지 않았을까.&nbsp;&nbsp;
&nbsp;
&nbsp;
&nbsp;

&nbsp;&nbsp;
&nbsp;
&nbsp;
&nbsp;]]></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90/51/cover150/8932018472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18472</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로베르토 볼라뇨 생전 프루스트 인터뷰</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342605</link><pubDate>Mon, 09 Jan 2012 14: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342605</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0219&TPaperId=534260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19/72/coveroff/8932910219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다음은 로베르토 볼라뇨의 인터뷰로&nbsp;그가 사망하기 3년 전 칠레의 일간지에 실린&nbsp;내용이다. 이러한 인터뷰를 &lt;프루스트 인터뷰&gt; 또는 &lt;프루스트 질문&gt;이라고 하는데, 이는 어떤 인물의 성격이나 성향 등을 아주 짤막하고 재치있는 질문으로 알아보는 것을 말한다. 
갑자기 이런 질문들에 대답하고 싶은 이유는 어제밤에 있었던 황군과의 대화&nbsp;때문이었다. 여튼&nbsp;나는 이책 115쪽을 폈다. 
이책은 다름아닌 이녀석. A는 로베르토 볼라뇨의 대답이고 A'는 나의 대답이다.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우선 몇 가지 질문들을 옮기면
Q 자신의 단점 중 가장 안타까운 것은 무엇인가요?
A 나는 단점투성이인 사람입니다. 그 단점들 모두가 안타까울 뿐이죠.
A' 오호 어쩌면 나와 이렇게 동일한 생각을 하다니. 
&nbsp;
Q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의 단점 중 가장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것은요?
A 비타협, 권력 남용, 관용의 부족
A' 나와 비슷한 단점들
&nbsp;
Q 어떻게 죽음을 맞고 싶은가요?
A 사랑을 나누다가(사실 누구라도 그렇게 죽고 싶을 겁니다)
A' 목욕하고 코코아 마시고 잠옷 입고 잠들어서 깨지 않는 것
&nbsp;
Q 죽은 다음에 다시 지구에 태어난다면 어떤 사람이나 물건으로 돌아오고 싶습니까?
A 가능하다면 뭄무게가 채 2그램도 되지 않는, 새 중에서 가장 작은 새인 벌새가 되어 돌아오고 
&nbsp;&nbsp;&nbsp;싶습니다. 아니면 스위스 작가의 책상, 아니면 소노라 사막의 도마뱀
A' 무조건 다시 돌아오는 것은 싫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nbsp;돌아와야 한다면 무조건 고래 
&nbsp;&nbsp;&nbsp; 혹은 돌고래
&nbsp;
Q 소설 속 인물을 택한다면요?
A 마이티 마우스, 벅스 버니, 스피디 곤살레스
A'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로빈슨 크루소,&nbsp;그리스인 조르바
&nbsp;
Q 어떤 단어나 문장을 가장 많이 사용하시나요?
A &lt;젠장&gt;과 &lt;씨발&gt;
A' &lt;그럼에도 불구하고&gt;,&nbsp;&lt;뭐래&gt;, &lt;여튼&gt;, &lt;물 좀 주세요&gt;
&nbsp;
Q&nbsp;가장 큰 두려움이 있다면
A 아들에게 해가 될 수 있는 모든 것
A'&nbsp;화산이 터지고, 지진이 나고, 쓰나미가 오고,&nbsp;전쟁이 나고 그래도 막 살아남는 것
&nbsp;
Q 어떤 재능을 가지고 싶습니까
A 기타를 칠 줄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축구를 하고 당구도 잘 쳤으면 좋겠습니다.
A' 우와~ 너무 많네요. 몸을 쓰는 모든 행위. 머리를 쓰는 모든 행위.
&nbsp;
Q&nbsp;가장 거슬리는 게 있다면
A 버릇이 없는 것
A' 집중력 장애
&nbsp;
Q 당신이 가장 아끼는 물건은
A 나의 책들
A' 없어요
&nbsp;
Q 여자에게서 가장 높이 사는 것은 무엇입니까?
A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명석함과 착한 마음씨. 세 번째로는 유머 감각. 물론 명석하고 착하면 
&nbsp;&nbsp; 유머는 거저 따라오긴 하지만.
A' 볼라뇨씨 여자를 너무 모르시는구나^^ 체력과 지구력(?)
&nbsp;
Q 그렇다면 남자에게서 가장 높이 사는 것은?
A 오호, 이 질문에는 이미 답한 것 같은데요. 네 번째 것을 추가하자면, 있으면 좋지만 꼭 필수적인 
&nbsp;&nbsp; 건 아닙니다. 용기.
A' 체력과 지구력(?)
&nbsp;
&nbsp;
이 질문들에 대답하면서&nbsp;조금 선명해진&nbsp;사실. 이런 짧은 물음과 답변으로 한 사람의 성향이나 성격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는 것. 타인을 알기 위해서는 역시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타인을 알아간다는 것은 체력과 지구력이 필요하다는 것. 여튼 우리는 서로를 알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한 것일까. 그런 노력을 다 했다고 믿기에&nbsp;우리는 서로가 서로의 감정이나 생각에 공감할 수 없는 지점을 안타까워하는 것일까. 궁극적으로 타인을 알면 타인을 이해할 수 있을까. 에라이~! 하등에&nbsp;쓸모없는 생각들로&nbsp;바쁜 월요일. 나는야 공식 백수!&nbsp;
&nbsp;]]></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619/72/cover150/8932910219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0219</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불가능한 것들을 통해 삶과 현실을 직시</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291066</link><pubDate>Tue, 20 Dec 2011 08:2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29106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1452101248&TPaperId=5291066"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121/92/coveroff/1452101248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주변에 부쩍 채식을 한다는 사람이 늘었다. 또한 집에 놀러오겠다는 사람도 늘었다.
하여 뭔가 기쁘고 즐겁게 나눠 먹을 채식요리를&nbsp;연습하려고 하던 중&nbsp;눈이 번쩍 귀가 쫑긋한 요리책을 발견하였는데 그 녀석은 바로 이놈이다.
<BR>&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보자마자 주문한 &lt;Plenty : Vibrant Vegetable Recipes From London's Ottolenghi&gt;<PLENTY : Vibrant Vegetable Recipes From London?s Ottolenghi><PLENTY : Vibrant Vegetable Recipes From London?s Ottolenghi><PLENTY Vegetable Recipes From London?s Ottolenghi :Vibrant><PLENTY : Vibrant Vegetable Recipes From London?s Ottolenghi><PLENTY : Vibrant Vegetable Recipes From London?s Ottolenghi><PLENTY : Vibrant Vegetable Recipes From London?s Ottolenghi><PLENTY Vegetable Recipes From London?s Ottolenghi :Vibrant>라는 아름다운 요리책이 도착했다. 혼자 신이 나서 레시피를 훑어보다&nbsp;이내 좌절했다. 소개된 요리의 70%정도는 오븐이 필요한 요리였다. 아------&nbsp;
집에서 쉬는 동안&nbsp;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요리를 좀 해볼 요량이었는데&nbsp;정작 오븐은 없고, 오븐을 사기 위해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는가.&nbsp;아-------
우선 오븐이 필요없이도 할 수 있는 요리에 포스트잇을 붙여 놓았는데&nbsp;뭐랄까 이 수습할 수 없는&nbsp;기분이란, 김수영시인의 시를 읽고 시는 절대 아무나 쓸 수&nbsp;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은 좌절감과 흡사했다.&nbsp;&nbsp;
이 책은 야채 종류별로&nbsp;만들&nbsp;수&nbsp;있는 요리가 소개되어 있는데, 아------ 이런 생치즈랑 듣도 보도 못한 허브는 또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nbsp;오븐만 있으면 해결될 것처럼&nbsp;황군에게 말했는데 그것도 아니구나. 아-------&nbsp;&nbsp;
&nbsp;
뒤숭숭한 소식을 전하는 뉴스들을 보면서 이 책을 같이 보고 있노라니 참으로 백석의 시가 떠오르는 것이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요리책을 만나서 오늘밤은 눈이나 푹푹 내려라, 눈은 푹푹 내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요리를 못하는 것은 요리책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요리 같은 건 식욕이 없어서 버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요리책은 나를 유혹하고 어데서 진열되어 있는 오븐은&nbsp;이런 내가&nbsp;좋아서 후끄후끈 달아오를 것이다, 아-------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121/92/cover150/1452101248_1.jpg</url><link>http://foreign.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1452101248</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제 4원소</category><title>&amp;lt;사랑의 단상&amp;gt;의 몬스터 버전 - [몬스터 멜랑콜리아 - 상상 동물이 전하는 열여섯 가지 사랑의 코드]</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280112</link><pubDate>Thu, 15 Dec 2011 13: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28011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83920&TPaperId=528011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57/51/coveroff/893748392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83920&TPaperId=528011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몬스터 멜랑콜리아 - 상상 동물이 전하는 열여섯 가지 사랑의 코드</a><br/>권혁웅 지음 / 민음사 / 2011년 10월<br/></td></tr></table><br/>권혁웅은 &lt;몬스터 멜랑콜리아&gt;의 글을 시작하며 괴물들(상상 동물들)을 통해 사랑의 논리를 짚어 보고자 한다,라고 썼다. 덧붙여 이 책을 롤랑 바르트가 쓴 &lt;사랑의 단상&gt;의 몬스터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시도도 근사하고 설명도 유쾌하다. 
&nbsp;
책은 사랑이라는&nbsp;테마를 16개의 키워드(이름, 약속, 망각, 짝사랑, 유혹, 질투, 우연/필연&nbsp;등등)로 분류하고, 각 키워드에&nbsp;부합하는&nbsp;다양한 몬스터(상상 동물)를 출현시키고 있다.&nbsp;등장하는 괴물들 중 어떤 괴물들(몽쌍씨, 강시, 골룸, 좀비, 세이렌, 미노타우로스, 스핑크스, 프랑케인슈타인, 지킬과 하이드,&nbsp;헐크,&nbsp;도리언 그레이, 체셔 고양이, 구미호 등등)은 익히 알아서 반갑고, 독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경우 낯설어 더 반가운 괴물들도 많았다.&nbsp;재미있는 것은&nbsp;초면인 괴물인데도 심정적으로 매우 가깝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었는데&nbsp;당혹스럽다기 보다 '내 안에 너 있냐?'&nbsp;라는 혼자말을 하며 찬찬히 그들의&nbsp;운명과 사연에&nbsp;몰입하고 또 마음으로 어루만졌다. 어쩌면 지구에는 실제하는 인구와&nbsp;동일한 혹은 더 많은&nbsp;수의 괴물들이&nbsp;존재하는 지도 모를 일. 다들 가슴 속에&nbsp;하나 혹은&nbsp;그 이상의&nbsp;그것들을 품고 사는 지도 모를 일이니까 말이다. 
&nbsp;
여하튼&nbsp;권혁웅의 장기인 몸의 감각을&nbsp;더듬는&nbsp;작업은 게다가 시인의 문장으로 풀어내는 작업은 이 책에서도 반짝인다. 물론 어떤 건 좀 지나치다고 느껴지는 대목도 있지만 그건 매우 지엽적인 것이라 내 경우 무시했다.&nbsp;시간의&nbsp;특징을&nbsp;들여다 보면서 서술한 [약속]이라는 키워드에는 우로보로스, 다 아이도 흐웨도, 요르뭉간드르, 지귀, 파프니르, 골룸 등의 괴물들이 출현하는데, &lt;니벨룽겐의 반지&gt;를 거쳐 톨킨의 판타지 소설 &lt;호빗&gt;과 &lt;반지의 제왕&gt;까지 이르는 사유가 매우 흥미로웠다.&nbsp;특히 내가 관심을 갖었던 [유혹]을&nbsp;다룬 부분에는 그 유명한 이제는 너무 유명해 헐리웃 미녀가 연기까지 하는 세이렌(Seiren)이&nbsp;등장하는데&nbsp;오디세우스의 이야기를 통해 유혹의 작동방법을&nbsp;성찰하는 작가의 내공은 뛰어났다. 
&nbsp;
이 책의 테마는 식상하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nbsp;그것들을&nbsp;풀어내는 작가의&nbsp;상상과 사유는, 또 한 번 강조하지만 그의 문장은&nbsp;결코&nbsp;쉽게 흉내낼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nbsp;책의 내용을&nbsp;더&nbsp;소개할까,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능력이 안되서&nbsp;그건 빠르게 포기하고 다시&nbsp;작가의 들어가는 말,을 좀 더 소개할까&nbsp;한다. 작가는 들어가는 말,에서 괴물들이 보여 주는 것은 몸의 몸이며 사랑의 사랑이다. 모든 괴물은 순수한 멜랑콜리아를 구현한다, 라고 썼다.&nbsp;그의 말 처럼 '한 몸이 되다', '반쪽이 되다', '가슴에 구멍이 나다'와 같은 비유들을 떠올리면&nbsp;신화에 등장하는 상상 동물들이 우리의 은유를 어떻게 몸소 실현하고 있는지 잘&nbsp;볼 수 있다. 그러니까 유행가 가사의 '총 맞은 것처럼'은 멀고 먼 신화 속 [관흉국인]을 그대로 모셔온 것이라 할 수 있겠다.&nbsp;물론 현실에서는 그 뚫린 가슴이&nbsp;급속도로 빠르게 채워지기도 하더라마는.
&nbsp;
시베리아에서 계속 날선 바람을 보낼 예정이라면 추워질 일만 남은 시절이고 잠 못 드는 밤이 길어질&nbsp;것은 분명하다. 이것도 저것도 하기 싫고 오로지 따뜻한&nbsp;방을 벗삼아 낡고 오래된 기억들을 들춰&nbsp;볼&nbsp;예정이라면&nbsp;몬스터들의 멜랑콜리아를&nbsp;곁들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BR>마지막으로 "고백이 목소리라면 에코야말로 고백의 정수다. 그러나 그녀는 제 고백의 내용을 채울 수가 없었다.(p.161)"라고 작가는 에코를 소개했다. 이 말이 그대로 내게 돌아왔다. 이 책의&nbsp;리뷰가 그렇다.&nbsp;그렇지만&nbsp;또 무얼 어찌하겠는가. '좋소'라고 외칠 뿐.&nbsp;&nbsp;&nbsp;&nbsp;&nbsp;&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357/51/cover150/8937483920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83920</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강변부인</category><title>가고가리 - [흑산 - 김훈 장편소설]</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261580</link><pubDate>Wed, 07 Dec 2011 00: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26158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6251622&TPaperId=526158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42/63/coveroff/8956251622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6251622&TPaperId=526158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흑산 - 김훈 장편소설</a><br/>김훈 지음 / 학고재 / 2011년 10월<br/></td></tr></table><br/>김훈의 신작 &lt;黑山&gt;의 후기 중&#160;일부분이다.&#160;
나는 흑산에 유배되어서 물고기를 들여다보다가 죽은 유자儒者의 삶과&#160;꿈, 희망과 좌절을 생각했다. 그 바다의 넓이와 거리가 내 생각을 가로막았고 나는 그 격절의 벽에 내 말들을 쏘아댔다. 새로운 삶을 증언하면서 죽임을 당한 자들이나 돌아서서 현세의 자리로 돌아온 자들이나, 누구도 삶을 단념할 수는 없다.&#160;&#160; <br />

누구도 단념할&#160;수 없는 삶,이라니. 이 대목을 중얼거리며 소설 속 인물들을 하나하나 복기했다.&#160;<br />
이내 누구도 단념할 수 없는 삶,이라는&#160;말에&#160;가로막혀 한 발도 더 나아갈 수가 없었다. 말의 낭떠러지 앞에서 상념들이 거침없이 풀렸다.<br />
남풍이 부는&#160;초겨울의 해안가를 벗어나 흑산으로 들어가는 약전에게 뭐 그리 큰 희망이 남아 있었을까, 상복을 입고 배론으로 떠나는 안개 자욱한 새벽 황사영에게 기약할 날들이 있었을까, 제 목숨 하나를 위해 염탐하고 밀고하는&#160;박차돌에게 얼마나 큰 영광이 준비되어 있었을까, 군소리없이 약전을&#160;받아들이는 순매의 몸에는 또 어떤 열락이 허락되었을까, 그럼에도 고등어나 날치나 게처럼 누구도 단념할 수 없는 삶이라니. 기막히고 뒤숭숭한 마음은 절로&#160;터져&#160;누군가에게 따진다. 신기하게도 돌아오는 응답은&#160;황사영이 무릎 꿇고 바치는 기도문이었다.&#160;&#160;
주여 우리를 매 맞아 죽지 않게 하소서.&#160;<br />
주여 우리를 굶어 죽지 않게 하소서.<br />
주여 우리 어미 아비 자식이 한데&#160;모여 살게 하소서.<br />
주여 겁 많은 우리를 주님의 나라로 부르지 마시고<br />
우리들의 마음에 주님의 나라를 세우소서.<br />
주여 주를 배반한 자들을 모두 부르시고<br />
거두시어 당신의 품에 안으소서.<br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br />

저 기도문 안에는 낡고 무력하고&#160;위압적인 세상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리고 기도문 밖에는 매 맞지 않고 굶지 않고 사람이 가축처럼 팔리지 않는 세상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서성이고 있다. 또한 새로운 세상은 노래같은 기도문을 타고 사람들의 가슴에 이미 세워졌다. 꼭 올 것만 같은 세상이고 반드시 와야만 하는 세상이 매 맞고 굶어 죽는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을 이었다. 방울 세 개를 단 기발로는 어쩔 수 없는 마음들이 이미 차고 넘쳤음을, 때리는 사람도 맞는 사람도 알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분명하기에 두려운 세상이고&#160;갈급한 기도문이었을 것이다. &#160;&#160;
그럼에도&#160;내게 돌아온&#160;저 기도문이 나는&#160;더 싫었다. 차라리 <br />
어서 맞아 죽게 하소서.&#160;<br />
어서 굶어 죽게 하소서.<br />
당신 보기에 이런 우리가 불쌍하거들랑 하늘을 움직이고 땅을 엎어서라도 우리를 구하소서.<br />
그럼에도 주여 당신이 새로운 세상을&#160;내어 줄 수 없거들랑&#160;<br />
삶을 단념하는 우리를 기꺼이&#160;품에 안으소서.<br />
이렇게 고쳐서 기도하고 싶었다.&#160;<br />
기도가 될 수 없는 말이고&#160;말도 안되는 말이다.&#160;&#160;<br />
&#160;&#160;&#160;&#160;&#160;&#160;&#160;<br />
책을 덮고 속표지에 그려진 '가고가리'라는 괴수의 그림을 보았다. <br />
김훈이 시조새의 화석 사진을 보면서 그렸다는 괴수 '가고가리'는 어딘지 엉성하고 조악했다. 괴수는 태초로부터 하늘과 바다와 땅에 함께 있어야 할 풍경 같았지만 그럼에도 열외 존재처럼 느껴졌다. 모든 불행의 근원이 그림 한 장 안에 다 들어있는 듯 했다. <br />
저리 생긴 것이 가고 또 가는구나. <br />
가고 또 간다,라는 말이 그제야&#160;눈물겨웠다. <br />
처음부터 이 소설은 가고&#160;또 가야만 하는 것들의 이야기였구나. 그러니&#160;처음부터&#160;함부로 가늠하고 휘저을 수 없는&#160;이야기였구나.&#160;뭐든 끝까지 가보지 못한 내가 끝도 없이 가는 것들의 속내를 짐작이나 할 수 있었을까. 억압적이고 불평등한 세상에서 문학이라도 불온해야 하지 않을까&#160;싶은 마음이 무참했다. 끝까지 버텨보지 못한 나는 말도 마음도&#160;아꼈어야 했는데 후회는 늘 이렇게&#160;아무런 힘이 없다.&#160;<br />
<br />
눈 앞에 흑산이 보이고 해안에서 무심히 생선의 아가미를 들여다보았을 약전의 얼굴이 떠올랐다. 내심 나도 그렇게 가고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싶다. 명확하지 않은 것들을 어설프게 떠들지 않고 어줍잖게 휘젓지 않으며 그렇게 가고 또 가면 좋겠다 싶다. &#160;<br />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342/63/cover150/8956251622_3.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6251622</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하필이면 이 책이 가방에 있었을 뿐이고, J</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249450</link><pubDate>Thu, 01 Dec 2011 13: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249450</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0381808&TPaperId=524945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52/68/coveroff/898038180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76601&TPaperId=524945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23/34/coveroff/8972976601_2.jpg" width="75" border="0"></a>&nbsp;<br/><br/>11월 30일&#160;
내가 일을 손에서(정말 손에서) 놓았다는 풍문은 멀리멀리 흩어져 J의 귀에 닿았다. 일을 그만둔 지 보름인데 소문은 참으로 빠르다. 여튼 J는 다급한 목소리로 얼굴을 보자고&#160;했지만 다급함의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다. 설명하지 않았지만 대충 감을 잡은 나는 약속장소로 향했다. 마음이 무거웠다. 은행잔고는 없는데 급전이 필요하다고 하면 어쩌나, FTA를 우리 둘이 온몸으로 막아보세,라고 하면 어쩌나&#160;싶었다. 그러나 감은 틀렸다. 감나무에서 단감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감도 떨어졌다. J는 사랑에 빠져있었다.&#160;얼씨구.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사랑에 빠진 본인들의 입장에서 어디 쉬운 사랑이 있겠는가, 작은 돌뿌리도 태산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깊이 복식호흡을 하고 다 늙은 J와 마주앉아 J의 이야기를 들었다. 사랑에 빠진 J는 도리언의 초상화처럼 불멸의 삶을 살고 있는 듯 했다. 내심 부럽기도 했고 아득하기도 했다. 아- 이토록 언짢은 관음증은 정녕 질투인가. 오로지 쿠폰을 모으기 위해 주문한 스타벅스의 커피는 마침 무지하게 달았다. 뭔들.&#160;&#160;
J는 어찌하면 좋겠냐고 했다. 뭘 어찌하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물음은 먼저의 질문과 똑같았다. 그러니까 어찌하면 좋겠냐고. 나는 열심히. 간절히. 즐겁게. 후회없이. 사랑하면 될 것 아니냐고 했다. 건성으로 대답하는 것 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사랑만큼은 열심히. 간절히. 즐겁게. 후회없이가 답이라고 믿는 그러니까 내게는 거의 신앙에 가까운 원칙이다. 물론 그렇게 해도 틀어질 것은 틀어지고 억장이 무너지는 낮과 밤은 찾아오겠지만, 또 그것이 아니면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아니 할 수 있는 것이 있기는 한 지 모르겠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젠장.&#160;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지만 권위라는 것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가방에서 읽던 책을 꺼냈다. 내 말은 우스워도 저도 나도 좋아하는 강신주선생의 말은 좀 들리지 않을까 싶었다. 강신주의 책 &lt;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gt; 186쪽을 나는 힘주어 읽었다. 들어라 J여.&#160;
사랑은 타자를 신과 같은 절대자로 만들어버립니다. 그가 나를 나만큼 사랑해주기를 강제할 수 없고, 단지 바라는 것 이외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사랑에 빠진 우리가 사랑하는 바로 그 사람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긍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렇지만 이런 상태는 우리를 불안하게&#160;합니다. 기도의 이면에 사실 내 기도를 들어주었으면 하는 숨은 욕망이 있는 것처럼, 내 사랑도 그에 걸맞는 대가를 무의식적으로 원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사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로부터 사랑받으려는 욕망 아닌가요? 그래서 바르트는 사랑에 빠진 사람의 내면을 다음과 같이 서럽고 아프게 묘사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160;
이제는 바르트가 &lt;사랑의 단상&gt;에 쓴&#160;말이다. 들어라 J여.&#160;
떠나는 것은 그 사람이며, 남아 있는 것은 나 자신이다. 그 사람은 끊임없는 출발, 여행의 상태에 있다. 그의 천직은 &#160;철새, 사라지는 자이다. 그런데 사랑하고 있는 나, 나의 천직은 반대로 칩거하는 자, 움직이지 않는 자, 그 사람의 처분만을 기다리며 자리에서 꼼짝 않는, 마치 역 구석에 내팽개쳐진 수화물같이 '유보된' 자이다. 사랑의 부재는 일방통행이다. 그것은 남아 있는 사람으로부터 말해질 수 있는 것이지, 떠나는 사람으로부터 말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항상 현존하는 나는 끊임없이 부재하는 너 앞에서만 성립된다. 그러므로 부재를 말한다는 것은 곧 주체의 자리와 타자의 자리가 교환될 수 없음을 단번에 상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사랑하는 것만큼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을."&#160;
나는 책을 내려놓고 J를 바라보았다. J는 울었다. 나는 J를 때리지도 않았고 겁박하지도 않았는데 J는 울었다. 따라서 울 수도 없고 난처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 난처한 시간 동안 나는 J를 바라보았다. 예뻤다. 울고 있는 J도 예쁘고, J의 울음을 타고 흐르는 불사의 시간도 예뻤다. 물론 J가 울고 있음을 알지 못하는 돌로 쳐 죽일 놈은 뺀다. 그 놈이 내게 따져도 할 수 없는 일. 나는 무조건 J편이기 때문이다. 암뇨.&#160;
그 고요하고 아름다운 시간이 얼마간 흐르고 J는 내게 말했다. <br />
두 번 다시 가방에서 책을 꺼내 읽었다가는 숨통을 끊어놓겠노라고. <br />
아- 강신주도 바르트도 구제할 수 없는 저 무지한 인간이라니. 나는 탄식했지만 더는 말하지 않았다. J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웃었다. 더 정확히 J는 웃었다. 음- 숨통이 끊어질 위험을 무릅쓰고 나는 J를 웃겼다. 내심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160;
찻집을 나와 얼마를 같이&#160;걷는 동안&#160;J는 내게 말했다. 두렵다고.&#160;<br />
나는 또 가방에서 책을 꺼내 읽어줄까 싶었지만 참았다.&#160;대신 내게 두려웠던 시간들을 떠올렸다. 그런데 그건 또 말로 표현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걸 어찌 말로&#160;하나.&#160;분명하지만 말로 할 수 없는 것들. 그저 몸과 마음에 꽂혀있기는 한데 실을 매달아두지 않아 찾을 수 없는 바늘처럼. 어느 날 똑같은 고통으로 느낫없이 이렇게 나를 찌르는데도 나는 말로&#160;옮길 수가 없고&#160;꺼내어 보여줄 수가 없었다.&#160;다행인 것은&#160;J도 내&#160;황망한 상황을 이해한 것 같았다. 어쩌면 그것이 J에게 위안이 되었을 수도 있고. 다음에 만날 때는 뭐든 다른 이야기를 하자고 했지만 또 사랑이야기,라고 해도 나는 괜찮다.&#160;겨울 밤은 길고, 겨울은 이제 시작이니까.&#160;&#160;
&#160;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323/34/cover150/8972976601_2.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76601</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category><title>야간비행</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237213</link><pubDate>Fri, 25 Nov 2011 20: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237213</guid><description><![CDATA[어둠이 찾아오는 이 가을 밤 나는 봄밤을 꿈꾸오,라고 했더니 친구는 대뜸 표절이오,라고 답한다. 루시도폴이라는 친구가 어느 노래의 시작을 그리했다오,라고 덧붙인다. 나는 젠장이오,라고 말한다. 그랬더니 친구는 사실을 말하는데 화를 내다니 촌스럽소,라고 한다. 그래서 다시 나는 말한다, 촌스러운 것이 아니라 운치있는 것이오,라고.&#160;&#160;
일주일동안 잠을 잤고 약을 먹었고 책을 읽었고 음악을 들었고 간혹 통화를 했다. 소란스럽지 않았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은 걱정을 했다. 그러나&#160;여느 때와 다르게 그 걱정들을 액면가로 받아들였다. 뭐랄까,&#160;이것 역시 다 지나가리라, 뭐 그런 마음이랄까.&#160;아니면 타인의 감정을 받아들이는&#160;일에 좀 더 세련되졌다고나 할까, 뭐 그런.&#160;&#160;&#160;
일주일동안 읽은 책들 중 몇 권의 책은&#160;감상을 남기도 싶은데 단어와 문장의&#160;섬세한 규칙들을 잊어버린 것 같기도 하고,&#160;오히려 저자나 작품을 욕보일까봐&#160;망설이고 있다.&#160;물론 뻔뻔하게 나는 리뷰를 남길 지도 모른다. 그리되면 이유는&#160;하나일 것이다. 좋았으니까.&#160;그리고 그 처음은 한강의 소설 &lt;희랍어시간&gt;이 될 것 같다.&#160;&#160;
쌩텍쥐페리의 &lt;야간비행&gt;을 펼쳤는데&#160;번쩍하며 눈에 들어오는 문장이 있다.&#160;&#160;<br />
"Return here impossible.Storm."&#160;&#160;&#160;<br />
에이-그럴리가. 나는 어찌되었건 돌아갈 것이다. 시간이 걸려도 좀 민망하거나 아찔하더라도.&#160;<br />
<br />
오늘은 여기까지. 
&#160;
&nbsp;]]></description></item></channel></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