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에밀 시오랑을 기억하며 (굿바이 서재) &gt; 그녀를 만나다_책으로</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category/27223938</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연장 마니아</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25 May 2012 10:26:20 +0900</lastBuildDate><image><title>굿바이</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85508195725772.jpg</url><link>http://blog.aladin.co.kr/goodbye/category/27223938</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굿바이</description></image><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목련통신</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559519</link><pubDate>Tue, 10 Apr 2012 21: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559519</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07663&TPaperId=555951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269/1/coveroff/8937407663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목련이 피었군요. 기별도 없이 찾아온 그대를 보았을 때 처럼 저는 놀랍니다. 덕분에 지각을 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렸거든요.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뭐랄까 꼭 마지막으로 보는 목련같았으니까 말이지요.&nbsp;그래서 짤리면 짤리라지,라고 중얼거렸습니다. 그런 혼자맛을 심지어 호연지기라 우기고 싶었습니다. 물론&nbsp;3초만 지나도&nbsp;후회할 일이지요. 압니다. 그래도 어쩝니까. 꽃이 피면 온 몸이 근지럽고 살아있는 것이 그저 대견하고 신기한데 말입니다. 어찌되었거나 딱히 보고싶은 것도 없고 딱히&nbsp;애타는 일도&nbsp;없는 사월인데 늘 왜 이모양인지 모르겠습니다.&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버스에서 내린 김에 커피도 한 잔 샀습니다. 그리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양해를 구한다구요. 야근을 하더라도 오늘 할 일은 다 하겠노라구요. 미친년이라고 생각해도 할 수 없지요. 혹시 압니까. 어쩌면 나는 이 밤을 넘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할 운명인지도. 그러면 저 목련을 또 어디서 본답니까. 저리 하얀 꽃을. 저리 거짓말처럼 탐스럽게 둥실 떠있는 꽃을 말입니다. 청맹과니라 손가락질 받아도 할 수 없는 일이지요.&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비가 올 것 같았습니다. 바람이 무거웠으니까요. 이런 날 비가 오다니. 걱정이 앞섭니다. 혹여 목련이 다칠까 싶었습니다. 어리숙한 마음이지요.&nbsp;그래서 빌었습니다. 이왕이면 살살살 흩어지는 봄비였으면&nbsp;좋겠다고 말이지요. 스리슬쩍 피해갈 줄 아는 봄비였으면 좋겠다고 말이지요. 누군가를 위해 기도한 적은 더러 있었는데 목련을 위해 기도하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여튼 이런 기도는 쫌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nbsp;그런데 그때 이상하게도 허연의 시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지요. 아, 그저 목련이 좋아서만 이렇게 멈춰선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구나. 저 하얀 것을 두고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구나 싶었습니다.
&nbsp;
&nbsp;
살은 굳었고 나는 상스럽다
&nbsp;
허연
&nbsp;
굳은 채 남겨진 살이 있다. 상스러웠다는 흔적. 살기 위
해 모양을 포기한 곳. 유독 몸의 몇 군데 지나치게 상스러
운 부분이 있다. 먹고살려고 상스러워졌던 곳. 포기도 못했
고 가꾸지도 못한 곳이 있다. 몸의 몇 군데
&nbsp;
흉터라면 차라리 지나간 일이지만. 끝나지도 않은 진행
형의 상스러움이 있다. 치열했으나 보여 주기 싫은 곳. 밥벌
이와 동선이 그대로 남은 곳. 절색의 여인도 상스러움 앞에
선 운다. 사투리로 운다. 살은 굳었고 나는 오늘 상스럽다.
&nbsp;
사랑했었다. 상스럽게
&nbsp;
&nbsp;
목련을 두고 무슨 생각을 했던 것일까요. 애틋함과 아련함이 어깨동무하고 찾아온 것을 보면 정녕 꽃만 바라본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직감했습니다. 이렇게 한 손을 들어 저 하얀 꽃봉오리에게 안녕,이라고 손 흔드는 날이 오늘 이후로도 몇 날은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요. 뻑뻑해진 눈을 찡긋거리며 저&nbsp;하얀 것들을 찾아다니는 날들이 또 그렇게 몇 날은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요.&nbsp;이렇게 막무가내로 쳐들어오는 봄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는 것을요.&nbsp;아니&nbsp;좀 더 살고 싶다는 것을요.&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그러다보면 혹여 어찌 어찌 상스러운 살들을 잠시 잊고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만&nbsp;그저 희망합니다. 치열하지도 못했는데 이미 굳어버린 살들을 잠시라도 모른 척 하고 살 수 있기를 말입니다.&nbsp;일&nbsp;년 열두 달 그러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그저 목련이 피는 시절에라도 말이지요. 아시겠지만 나뭇가지에 올려진 봄이라는 것이 얼마나 짧습니까. 그러니까 저도 아직 모리배는 아닙니다.&nbsp;막가지는 않겠습니다.&nbsp;&nbsp;&nbsp;&nbsp;&nbsp;&nbsp;&nbsp; 그나저나 돌아가는 길에 사탕을 하나 쪽쪽 빨았습니다. 그런데 질 나쁜 사탕이 입천장에 상처를 남겼습니다. 입천장을 타고 피냄새가 올라오는 것 같았습니다.&nbsp;기분이 좋을 리 없지요. 그런데&nbsp;그게 무슨 계시라고&nbsp;큰 깨달음을 얻은 사람처럼 혼자&nbsp;중얼거렸습니다. 사랑했었다. 다디달게,라고&nbsp;말입니다.&nbsp;봄에는 누구나 쉽게 허물어지는 모양입니다. 입천장을 혀로 달래고는 혼자 웃었습니다.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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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269/1/cover150/8937407663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07663</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의도적으로 제목을 적지 않고 남겨 둔 </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445725</link><pubDate>Fri, 24 Feb 2012 14: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445725</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761324&TPaperId=544572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152/75/coveroff/8952761324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다른 모든 요소들을 제거한 뒤에 남아 있는 하나, 
&nbsp;&nbsp; 그것이 바로 진실임에 틀림없다.
- 셜록 홈즈,&lt;네 사람의 서명&gt;
&nbsp;
&nbsp;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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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유. 기록할 이름이 하나 더 생겼다. 머리 나쁜 사람에게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여튼 기억하기로 하자. 이유는 하나. 책을 읽기 시작해 5분 안에 '이건 또 뭐야'라는 문장이 입 밖으로 툭-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사물을 가리키는 지시 대명사를&nbsp;사람에게 사용하는 것이 어찌 좀 불손해 보이지만, 순식간에&nbsp;내 입에서&nbsp;튀어나온 문장은 '이건 또 뭐야'다. 그러니까 그냥 그렇게 옮긴다.&nbsp;뭐, 작가가 이 글을 읽을 확률은 따질 필요도 없이 zero니까 말이다. 
&nbsp;
실은 '이건 또 뭐야'에는 나름의 계보가 있다. 2005년 이전의 계보는 새로울 것이 없으니 추억상자에 고이 모셔 두었고, 현재는&nbsp;'이건 또 뭐야,시즌2' 로 불릴 수 있는&nbsp;계보가 쓰여지고 있는 중이다. 살짝 리스트를 공개하면 '테드 창'과 '주노 디아스'가&nbsp;'이건 또 뭐야,시즌2'에 포진해 있다. 그리보니&nbsp;'테드 창'과 '주노 디아스' 그리고 '찰스 유'는 어찌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도 같다.&nbsp;아아-이름도 다정한 3인방이&nbsp;아닌가. 테드와 주노 그리고 찰스.&nbsp;
&nbsp;
여튼&nbsp;내게만 대단한 '이건 또 뭐야,시즌2' 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찰스의 책<SF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SF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제목이 주는 원대함, 범우주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을 것 같다는 느낌에서는&lt;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gt;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유쾌함과 허탈함 그리고 기발함도 비슷하고. 물론 양적인 면에서야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말이다. 
또한&nbsp;인생이란 거시기하게 무의미하오, 그래서 나 자신에게까지&nbsp;빵빵 총질을 가할 수 있는 것이오,라고 말하는 면에서는&nbsp;&lt;이방인&gt;과도 비교할 수도 있겠지만, 오호-까뮈의 그것과는 또 다르다.&nbsp;돌아가신 분에게 좀 죄스럽지만 찰스가 까뮈보다&nbsp;좀 더&nbsp;세련되었다. 물론 이 말은 조금 더 힘을 뺏다는 그러니까 의미과잉으로부터 좀 더 자유롭다는&nbsp;뜻이다. 몰론 이것은 우리 세대의 강박인지도 모른다.&nbsp;의미과잉을 피하려는 몸부림.&nbsp;물론&nbsp;&lt;이방인&gt;이 의미과잉이라는 뜻은 아니다. 
더 나아가&nbsp;잃어버린 가족을 찾아 나선다는 점에서는 신경숙의 &lt;엄마를 부탁해&gt;와 비슷할까 싶지만, 워워- 이건 비교가 잘못되었다. 감히!(그런데 누구에게 감히,라고 말하는 것인가!&nbsp;맞아 죽을 각오로 쓰면 신경숙이다)&nbsp;게다가 찰스가 찾는 건 아버지다!&nbsp; 그런데 정녕 아버지일까? 
한 가지 팁을 먼저 준다면 'Sf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뭐든 쉽게 답하면 안된다. 왜냐, 그러면 재미없으니까.&nbsp;재미없는 것이 뭐 그리 위험하냐고. 아니다. 재미없는 건 쉽게 무시될 수 있고&nbsp;무시되는 건 잊혀질 수 있고 잊혀지는 것들은 안전하지 않다. 게다가 진실은 뭐랄까&nbsp;상황이 무르익고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스트레스로&nbsp;각자의 페르소나 따위를 다&nbsp;던져버릴&nbsp;때, 쨔잔-하고 나타나야 제맛이다. 물론 쨔잔-하고 나타난 것이&nbsp;김빠지게도 처음에&nbsp;전두엽을&nbsp;강타했던&nbsp;생각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nbsp;쨔잔-이 중요하다. 쨔잔-&nbsp;&nbsp;
&nbsp;
자,&nbsp;이것은 시간여행,에 관한 이야기다.&nbsp;'익숙해!식상해!'라고 말할 수 있는 시간여행. 왠지 뻔할 것 같은 시간여행. 그러나 예단은 금물이다.&nbsp;이 시간여행의 배경은 전반적으로 낯설고 심지어는 어렵고&nbsp;게다가 찰스의 뻥까지 살짝 가미된 그래서&nbsp;우와- 소리가 절로 나오는 '31번 국소 우주'다. '31번 국소 우주'는 건설과정에서 가벼운 손상을 입었다. 그러니 가능성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불능의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은가. 당신과 내가 살고 있는 이곳. 거기에 너무도 당연히 타임머신이 나온다. 물론 이 책에 등장하는 타임머신 'TM-31'은&nbsp;굉장히(?)&nbsp;독창적이어서&nbsp;유리로 된&nbsp;샤워부스와 닮아있다.&nbsp;또한 'TM-31'은 '시간문법학'의 법칙에 따라, 그러니까 시제 변환을 동력으로 구동되는 기계다. 그러니까 '31번 국소 우주'의&nbsp;공간과 시간을 넘나드는 타임머신은 샤워부스의 형태를 하고 있으며 시제 변환을 동력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너무 뻔뻔하군, 찰스) 그러나 이건 아무 것도 아니다. 타임머신을 소개하는 찰스의 말을 들으면 어맛-소리를 내며 놀랄 것이다.&nbsp;찰스는 이렇게 쓰고 있다.

모두가 타임머신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타임머신이다. 단지 대부분 사람들의 타임머신은 고장 나 있을 뿐이다. 가장 이상하고 어려운 시간 여행 방법은 다른 무엇의 도움도 받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은 한&nbsp;곳에 붙잡히기도, 순환&nbsp;고리에 들어가기도 한다. 시간에 사로잡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타임머신이다. 우리 모두는 완벽하게 제작된, 우리 내부에 타고 있는&nbsp;승객에게 시간 여행을 경험하게 해주는, 시간&nbsp;여행, 상실, 그리고 이해를 경험하게 해주는&nbsp;최첨단 장비를&nbsp;갖춘 타임머신인&nbsp;것이다.&nbsp;(235쪽)
후반부를 너무 일찍 소개했지만 여튼 놀랍지 않은가. 우리가 모두 타임머신이라는 사실이. 그래서 서로가 서로의 타임머신에서 각자의 시간을 경험하거나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그러니 찰스는 만날 수 있을까. 잃어버린 아버지를. 와우- 이것이 말하려는 것은 너무 쓸쓸하지만 또한 어째 너무 낯익지 않은가. 우리들의 관계와 우리들의 시간과 우리들의 기억과. 그러나 후반부의 놀라움은 시작의 의뭉함에 비하면 또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다.&nbsp;시작은 더 의뭉하다. 시작은 이렇다.

그 일이 일어날 때, 일어나는 일은 다음과 같다: 나는 나 자신을 쏜다.
뭐랄까, 지금 말하고 있는 나 자신이 아니다. 내가 쏜 사람은 미래의 나 자신이다. 그는 타임머신에서 걸어 나와서, 자신을 찰스 유라고 소개한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나는 그를 죽인다. 나는 미래의 나 자신을 죽인다.(책의 처음)
미래의 자신을 쏜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젠장- 갑자기 엄숙해지려고 하다니. 아니다. 그럴 필요없다. 이것은 뭐랄까 엄숙하면 재미없는 그래서&nbsp;차라리 허탈해야 하는 그런 여행이니까. 그러니 지금 단호한 표정을 지을 필요는 없다. 그건 재미도 없고 어렵다. 차라리&nbsp;이 사건이 일어나기 위해 전제되어야 할 '시간문법학의 공리'를 들여다 보는 것이 옳다. 책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SF 공간 안에서, 기억과 후회는 하나로 모였을&nbsp;때 타임머신을 만들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으로 작용한다.(59쪽)
여기에 힌트가 있고 답이 있는 것 같다. 왠지 추리가 되는 날이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타임머신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여기에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한 '사소한 명제' 하나를 연결해 생각한다면 더욱 명쾌해 질 수 있다. 

사소한 명제
당신의 삶 중, 다음 명제가 진실이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내일 당신은 모든 것을 영원히 잃게 된다.(301쪽)
셜록 홈즈가 아니더라도 이제 이 책이 존재하는 이유를 대충 눈치챘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잃어버린 아버지를 만날 수 있는지도 알 것이다. 아직도 모르겠다면- 음- 방법이-있다. 기분이 나쁘더라도 책을 읽으면 된다. 당연히 알게 된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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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읽는 동안&nbsp;나만의 'TM-31'을 만들었다. 시간문법학의 법칙을 충실히 따라가면서 기억과 후회가 만나 폭발하고 있는 지점들로 잠시 여행을 떠났다. 물론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떠난 여행이기에 기쁘게 받아들였다. 어떤 밤이기도 때로는 어떤 아침이기도 했던 순간들. 상처주기 위해&nbsp;태어난 사람처럼 혹은 상처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행동했던 어리석고 약한 내가 시간축 이곳 저곳에 뒹굴고 있었다. 언제 봐도 참혹한 모습들로. 또한 그 시간축에는 타인의 시간도 엮여 있었다. 안타까운 대목이다. 관계가 어긋난 순간들을 바라보는 것은 늘 고통이다.&nbsp;그렇지만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 그 순간으로 돌아가 어리석은 나에게 아무리 소리를 쳐도 과거의 나는 요지부동이다. 과거의 나는 또 그 순간을 그렇게 최선을 다해&nbsp;머저리같이&nbsp;살아내고야&nbsp;만다. 지금의 더 머저리같은 나를 만나기 위해 전력질주를 할 뿐이다.&nbsp;물론 내게도 꽃 피고 달 뜨고 눈 내리던&nbsp;밤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nbsp;그러나 그 안에 머물 수는 없다. 기억할 수는 있지만&nbsp;재현할 수도 머무를 수도 없다.&nbsp;만약 그&nbsp;시간에 갇힐 수 있다 해도 나는 거부할 것이다.&nbsp;더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또한 그 시간에 나 혼자가 아닌 타인도 가두어야 한다는 것이 두렵다. 아니 될 말이다. 말이 아닌 것은 할 필요도 없고.
오호-또 뭔가 우울해지려 하다니. 역시 촌스럽다. 나는 그저 머저리다. 머저리라는 사실은 기쁘게 받아들이겠으나 촌스러울 수는 없다. 마지막 자존심,이라면 우습지만.&nbsp;우스워도 할 수 없다. 이건 뭐랄까&nbsp;내 존재의 사소한 명제니까&nbsp;말이다.&nbsp;우울한 분위기를&nbsp;반전하려는 의도에서 찰스의 책에서 찰스의 문장을 하나 더 소개할까 한다.&nbsp;물론 쓰면서 후회한다. 이것도 쫌 우울하군.

삶이란 어떻게 보면 미래의 나 자신과 나누는 확장된 대화와도&nbsp;같은 것이다. 미래를 맞이하며 어떤 방식으로 스스로를 실망시킬 것인가에 관한 대화.(162쪽)
역시나 실패다. 우울하네. 아니다. 책은 우울하지 않다.&nbsp;엄훠-소리를 내며 낄낄 웃을 수 있는&nbsp;장면들이 가득하다. 진짜로.&nbsp;그리고 자신을 그리고&nbsp;아직은 비워진 현재를 만날 수도 있다. 이것도 진짜로.
&nbsp;
 
&nbsp;&nbsp;&nbsp;]]></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152/75/cover150/8952761324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761324</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나를 굽어보는 시간</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398289</link><pubDate>Fri, 03 Feb 2012 17: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398289</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133393&TPaperId=539828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08/36/coveroff/8901133393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오늘까지 토했으니 거의 이틀을 토한 것 같다. 생각이 생각을 넘고 마음이 마음을 떠나려는 날에는 그렇게 몸이 곡(哭)을 한다. 뭐 하나 남기지 않겠노라고.&nbsp;말간 몸과 마음으로 태어나겠노라고&nbsp;간신히 넘긴 물 한 모금도&nbsp;다 쏟아내버린다. 병원에 갈 이유가 없다. 몸이 운다고 말하면 어떤 의사가 온전히 바라보겠는가. 그저 이 모든 과정이&nbsp;언제쯤 끝날 것인지 경험으로 알기에 화장실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에 그저 누워있는다. 눈을 감고. 제발, 잠을 청하며. 
&nbsp;
그리고 지금 택배가 왔다. 초인종이 울리는데&nbsp;일어날 수가 없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내 이름을 부른다. 정녕 그 이름이 듣기 싫어 벌떡 일어난다. 현관문을 연다. 책이다. 상자를 열고 박주택의 시집만을 꺼낸다. 그리고&nbsp;시인의 [카프카와 만나는 잠의 노래]라는 시를 덜덜 떨리는 손으로 찾아 꾹꾹 눌러가며 읽는다. 그렇게라도 허기를 달래자. 시가 통째로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간다. 달다.
&nbsp;
카프카와 만나는 잠의 노래
&nbsp;
박주택
&nbsp;
그 무렵 잠에서 나 배웠네
기적이 일어나기에는 너무 게을렀고 복록을 찾기엔
너무 함부로 살았다는 것을, 잠의 해안에 배 한 척
슬그머니 풀려나 때때로 부두를 드나들 때에
쓸쓸한 노래들이 한적하게 귀를 적시기도 했었지만
내게&nbsp;病은&nbsp;높은 것 때문이&nbsp;아니라 언제나 낮은 것 때문이
었다네
유리창에 나무 그림자가 물들고 노을이 쓰르라미 소리로
삶을 열고자 할 때 물이 붙잡혀 있는 것을 보네
새들이 지저귀어 나무 전체가 소리를 내고
덮거나 씻어내려 하는 것들이 못 본 척 지나갈 때
어느 한 고개에 와 있다는 생각을 하네
나 다시 잠에 드네, 잠의 벌판에는 말이 있고
나는 말의 등에&nbsp;올라타 쏜살같이&nbsp;초원을 달리네
전율을 가르며 갈기털이 다 빠져나가도록 
폐와 팔다리가 모두 떨어져나가
마침내 말도 없고 나도 없어져 정적만 남을 때까지&nbsp;
&nbsp;
&nbsp;
 
&nbsp;]]></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408/36/cover150/8901133393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133393</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이렇게 만나는군요. 김연수씨</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347837</link><pubDate>Wed, 11 Jan 2012 13: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347837</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900893&TPaperId=534783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27/93/coveroff/8960900893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18472&TPaperId=534783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90/51/coveroff/8932018472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선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끓어 오르면 나는 정과리선생의 책을 아니 더 적확히 정과리선생의 문장을 읽는다. 한국어로 글을 쓰는 사람, 더 나아가 좋은 글을 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언어에 매달려 있는 그 모든 분들에게 경의를 표하지만 어찌되었건 선명함에 있어서 정과리의 언어와 규칙을 흉내낼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고 본다. 그래서 반복적으로 1월의 시작, 어느 지점에 오면 정과리의 책을 꺼낸다. 선명해 지고 싶은 순간이니까. 여튼 오늘 내 책상에 있는 책은 &lt;네안데르탈인의 귀향-내가 사랑한 시인들·처음&gt;이다. 그런데 이상하지. 읽히지가 않는다. 이건 정말 이상한 일이지,라고 혼자 중얼거린다. 어떤 문장도 단어도 심지어 인용된 어느 시구도 와닿지가 않는다. 더는 내게 스며들지 않는 활자들을 무기력하게 바라본다. 1월인데 나는 벌써 지친걸까. 
&nbsp;
이번에는 책꽂이를 본다. 사두고 읽지 않은 책. 김연수의 &lt;우리가 보낸 순간_날마다 읽고 쓴다는 것·시&gt;가 눈에 들어온다. 아무 기대 없이 읽는다. 
"시를 읽는&nbsp;동안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무용한 사람이 된다, 시를 읽는 일의 쓸모를 찾기란 무척 힘들기 때문이다. 아무런 목적 없이 날마다 시를 찾아서 읽으며 날마다 우리는 무용한 사람이 될 것이다. 하루 24시간 중에서&nbsp;최소한 1시간은 무용해질 수 있다.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도 뭔가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걸 순수한 존재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nbsp;
김연수의 말이다. 이상하다. 한 번도 위로받은 적 없는&nbsp;사람처럼 나는 저 문장에서 바들거린다. 무용해질 수 있다,는 말이 이렇게 큰 원을 그리며 내게 스며든 적이 있었던가.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정과리의 책을 한 켠에 밀어 놓고 김연수의 시간으로 편입한다.&nbsp;
&nbsp;
&nbsp;
그때에도
&nbsp;
신해욱
&nbsp;
나는 오늘도 
사람들과 함께 있다. 
&nbsp;
누군가의 머리는 아주 길고 
누군가는 버스를 탄다. 
&nbsp;
그때에도 
이렇게 햇빛이 비치고 있을 테지.
&nbsp;
그때에도
당연한 것들이 보고 싶겠지.
&nbsp;
신해욱의 시가 동공을 키운다. 그때에도 당연한 것들이 보고 싶겠지,라고 말하는 시인은 어떤 상징이나 은유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내 마음에 스미는 것이리라. 보고 싶다는 것은 더군다나 당연한 것들을 보고 싶다는 것은 그런 것이니까 말이다. 그런 당연한 마음을 '아, 오늘 밤에도 별이 뜨는구나'와 같은 어조로 말할 수 있는 시인이 고맙고 부러웠다.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게 말하는 것. 이것 참 낯설어진 일이었던&nbsp;모양이다. 그러니 이렇게 놀라워하는 것이겠지. 무슨 창피가 그리 많아&nbsp;당연한 것들이 왜 당연한지 묻기만 했던 것일까. 그냥 한 번 넘어갈 수도 있었던 것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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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돌아와 정과리의 책을 편다. 56쪽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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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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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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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고 우쭐할 것도 없고
알았다고 깔깔거릴 것도 없고
낄낄거릴 것도 없고
너무 배부를 것도 없고,
안다고 알았다고
우주를 제 목소리로 채울 것도 없고 
누구 죽일 궁리를 할 것도 없고
엉엉 울 것도 없다
뭐든지 간에 하여간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nbsp;
정현종의 시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의 일부분이 그곳에 있었다. 정과리는 이 시를 옮기며 "시가 딴죽 거는 자리에선, 나도 이젠 세상살이를 알 만큼은 안다고 자부하던 마음이 대책&nbsp;없이 무너져내린다."라고 썼다.&nbsp;더 나아가 "나는 내가 방금&nbsp;쏟았던&nbsp;탄식, 내 깨달음의 헛됨에 대한 탄식 자체가 지나친 과장이고 또 하나의 앎의 포즈임을&nbsp;깨닫는다."라고&nbsp;썼다.&nbsp;그러나 그것이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라고 의심하고 이어서 내 짐작을 확인한다. 물론 내 짐작이 틀렸을 수도 있다.&nbsp;선생은 선명한 문장을&nbsp;쓰고 있지만&nbsp;내가 습관처럼 오독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여튼&nbsp;정과리는 정현종의 잠언에 가까운 시를&nbsp;분석하며&nbsp;"길의 눈부신 길 없음"이라고 글을 맺었다.&nbsp;물론 이 문장 역시 정현종의 시에서 따온 것이다. 길의 눈부신 길 없음,이라는 말이&nbsp;또&nbsp;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 나는 그만 생각하기로&nbsp;했다. 그저 다시 신해욱의 시를 떠올렸다.&nbsp;
아무리 생각해도 정과리선생의 글보다 오늘은 이 시가 그리고 이 시를 소개하는 김연수가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정과리선생이 이 시를 읽었다면 그리고 내 오독이 오독이 아니었다면 그 글의 마지막을 이렇게 쓰지 않았을까 싶다.
"당연한 것들로&nbsp;붐비는 시는 슬픔이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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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nbsp;오늘 내가 나에게 하고 싶었던 위로는
"당연한 것들을 모르고 사는&nbsp;삶은 슬픔이니"가 되지 않았을까.&nbsp;&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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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90/51/cover150/8932018472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18472</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로베르토 볼라뇨 생전 프루스트 인터뷰</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342605</link><pubDate>Mon, 09 Jan 2012 14: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342605</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0219&TPaperId=534260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19/72/coveroff/8932910219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다음은 로베르토 볼라뇨의 인터뷰로&nbsp;그가 사망하기 3년 전 칠레의 일간지에 실린&nbsp;내용이다. 이러한 인터뷰를 &lt;프루스트 인터뷰&gt; 또는 &lt;프루스트 질문&gt;이라고 하는데, 이는 어떤 인물의 성격이나 성향 등을 아주 짤막하고 재치있는 질문으로 알아보는 것을 말한다. 
갑자기 이런 질문들에 대답하고 싶은 이유는 어제밤에 있었던 황군과의 대화&nbsp;때문이었다. 여튼&nbsp;나는 이책 115쪽을 폈다. 
이책은 다름아닌 이녀석. A는 로베르토 볼라뇨의 대답이고 A'는 나의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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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몇 가지 질문들을 옮기면
Q 자신의 단점 중 가장 안타까운 것은 무엇인가요?
A 나는 단점투성이인 사람입니다. 그 단점들 모두가 안타까울 뿐이죠.
A' 오호 어쩌면 나와 이렇게 동일한 생각을 하다니. 
&nbsp;
Q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의 단점 중 가장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것은요?
A 비타협, 권력 남용, 관용의 부족
A' 나와 비슷한 단점들
&nbsp;
Q 어떻게 죽음을 맞고 싶은가요?
A 사랑을 나누다가(사실 누구라도 그렇게 죽고 싶을 겁니다)
A' 목욕하고 코코아 마시고 잠옷 입고 잠들어서 깨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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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죽은 다음에 다시 지구에 태어난다면 어떤 사람이나 물건으로 돌아오고 싶습니까?
A 가능하다면 뭄무게가 채 2그램도 되지 않는, 새 중에서 가장 작은 새인 벌새가 되어 돌아오고 
&nbsp;&nbsp;&nbsp;싶습니다. 아니면 스위스 작가의 책상, 아니면 소노라 사막의 도마뱀
A' 무조건 다시 돌아오는 것은 싫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nbsp;돌아와야 한다면 무조건 고래 
&nbsp;&nbsp;&nbsp; 혹은 돌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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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소설 속 인물을 택한다면요?
A 마이티 마우스, 벅스 버니, 스피디 곤살레스
A'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로빈슨 크루소,&nbsp;그리스인 조르바
&nbsp;
Q 어떤 단어나 문장을 가장 많이 사용하시나요?
A &lt;젠장&gt;과 &lt;씨발&gt;
A' &lt;그럼에도 불구하고&gt;,&nbsp;&lt;뭐래&gt;, &lt;여튼&gt;, &lt;물 좀 주세요&gt;
&nbsp;
Q&nbsp;가장 큰 두려움이 있다면
A 아들에게 해가 될 수 있는 모든 것
A'&nbsp;화산이 터지고, 지진이 나고, 쓰나미가 오고,&nbsp;전쟁이 나고 그래도 막 살아남는 것
&nbsp;
Q 어떤 재능을 가지고 싶습니까
A 기타를 칠 줄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축구를 하고 당구도 잘 쳤으면 좋겠습니다.
A' 우와~ 너무 많네요. 몸을 쓰는 모든 행위. 머리를 쓰는 모든 행위.
&nbsp;
Q&nbsp;가장 거슬리는 게 있다면
A 버릇이 없는 것
A' 집중력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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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당신이 가장 아끼는 물건은
A 나의 책들
A' 없어요
&nbsp;
Q 여자에게서 가장 높이 사는 것은 무엇입니까?
A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명석함과 착한 마음씨. 세 번째로는 유머 감각. 물론 명석하고 착하면 
&nbsp;&nbsp; 유머는 거저 따라오긴 하지만.
A' 볼라뇨씨 여자를 너무 모르시는구나^^ 체력과 지구력(?)
&nbsp;
Q 그렇다면 남자에게서 가장 높이 사는 것은?
A 오호, 이 질문에는 이미 답한 것 같은데요. 네 번째 것을 추가하자면, 있으면 좋지만 꼭 필수적인 
&nbsp;&nbsp; 건 아닙니다. 용기.
A' 체력과 지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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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들에 대답하면서&nbsp;조금 선명해진&nbsp;사실. 이런 짧은 물음과 답변으로 한 사람의 성향이나 성격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는 것. 타인을 알기 위해서는 역시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타인을 알아간다는 것은 체력과 지구력이 필요하다는 것. 여튼 우리는 서로를 알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한 것일까. 그런 노력을 다 했다고 믿기에&nbsp;우리는 서로가 서로의 감정이나 생각에 공감할 수 없는 지점을 안타까워하는 것일까. 궁극적으로 타인을 알면 타인을 이해할 수 있을까. 에라이~! 하등에&nbsp;쓸모없는 생각들로&nbsp;바쁜 월요일. 나는야 공식 백수!&nbsp;
&nbsp;]]></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619/72/cover150/8932910219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0219</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불가능한 것들을 통해 삶과 현실을 직시</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291066</link><pubDate>Tue, 20 Dec 2011 08:2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29106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1452101248&TPaperId=5291066"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121/92/coveroff/1452101248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주변에 부쩍 채식을 한다는 사람이 늘었다. 또한 집에 놀러오겠다는 사람도 늘었다.
하여 뭔가 기쁘고 즐겁게 나눠 먹을 채식요리를&nbsp;연습하려고 하던 중&nbsp;눈이 번쩍 귀가 쫑긋한 요리책을 발견하였는데 그 녀석은 바로 이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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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주문한 &lt;Plenty : Vibrant Vegetable Recipes From London's Ottolenghi&gt;<PLENTY : Vibrant Vegetable Recipes From London?s Ottolenghi><PLENTY : Vibrant Vegetable Recipes From London?s Ottolenghi><PLENTY Vegetable Recipes From London?s Ottolenghi :Vibrant><PLENTY : Vibrant Vegetable Recipes From London?s Ottolenghi><PLENTY : Vibrant Vegetable Recipes From London?s Ottolenghi><PLENTY : Vibrant Vegetable Recipes From London?s Ottolenghi><PLENTY Vegetable Recipes From London?s Ottolenghi :Vibrant>라는 아름다운 요리책이 도착했다. 혼자 신이 나서 레시피를 훑어보다&nbsp;이내 좌절했다. 소개된 요리의 70%정도는 오븐이 필요한 요리였다. 아------&nbsp;
집에서 쉬는 동안&nbsp;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요리를 좀 해볼 요량이었는데&nbsp;정작 오븐은 없고, 오븐을 사기 위해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는가.&nbsp;아-------
우선 오븐이 필요없이도 할 수 있는 요리에 포스트잇을 붙여 놓았는데&nbsp;뭐랄까 이 수습할 수 없는&nbsp;기분이란, 김수영시인의 시를 읽고 시는 절대 아무나 쓸 수&nbsp;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은 좌절감과 흡사했다.&nbsp;&nbsp;
이 책은 야채 종류별로&nbsp;만들&nbsp;수&nbsp;있는 요리가 소개되어 있는데, 아------ 이런 생치즈랑 듣도 보도 못한 허브는 또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nbsp;오븐만 있으면 해결될 것처럼&nbsp;황군에게 말했는데 그것도 아니구나. 아-------&nbsp;&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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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숭숭한 소식을 전하는 뉴스들을 보면서 이 책을 같이 보고 있노라니 참으로 백석의 시가 떠오르는 것이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요리책을 만나서 오늘밤은 눈이나 푹푹 내려라, 눈은 푹푹 내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요리를 못하는 것은 요리책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요리 같은 건 식욕이 없어서 버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요리책은 나를 유혹하고 어데서 진열되어 있는 오븐은&nbsp;이런 내가&nbsp;좋아서 후끄후끈 달아오를 것이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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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을 손에서(정말 손에서) 놓았다는 풍문은 멀리멀리 흩어져 J의 귀에 닿았다. 일을 그만둔 지 보름인데 소문은 참으로 빠르다. 여튼 J는 다급한 목소리로 얼굴을 보자고&#160;했지만 다급함의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다. 설명하지 않았지만 대충 감을 잡은 나는 약속장소로 향했다. 마음이 무거웠다. 은행잔고는 없는데 급전이 필요하다고 하면 어쩌나, FTA를 우리 둘이 온몸으로 막아보세,라고 하면 어쩌나&#160;싶었다. 그러나 감은 틀렸다. 감나무에서 단감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감도 떨어졌다. J는 사랑에 빠져있었다.&#160;얼씨구.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사랑에 빠진 본인들의 입장에서 어디 쉬운 사랑이 있겠는가, 작은 돌뿌리도 태산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깊이 복식호흡을 하고 다 늙은 J와 마주앉아 J의 이야기를 들었다. 사랑에 빠진 J는 도리언의 초상화처럼 불멸의 삶을 살고 있는 듯 했다. 내심 부럽기도 했고 아득하기도 했다. 아- 이토록 언짢은 관음증은 정녕 질투인가. 오로지 쿠폰을 모으기 위해 주문한 스타벅스의 커피는 마침 무지하게 달았다. 뭔들.&#160;&#160;
J는 어찌하면 좋겠냐고 했다. 뭘 어찌하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물음은 먼저의 질문과 똑같았다. 그러니까 어찌하면 좋겠냐고. 나는 열심히. 간절히. 즐겁게. 후회없이. 사랑하면 될 것 아니냐고 했다. 건성으로 대답하는 것 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사랑만큼은 열심히. 간절히. 즐겁게. 후회없이가 답이라고 믿는 그러니까 내게는 거의 신앙에 가까운 원칙이다. 물론 그렇게 해도 틀어질 것은 틀어지고 억장이 무너지는 낮과 밤은 찾아오겠지만, 또 그것이 아니면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아니 할 수 있는 것이 있기는 한 지 모르겠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젠장.&#160;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지만 권위라는 것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가방에서 읽던 책을 꺼냈다. 내 말은 우스워도 저도 나도 좋아하는 강신주선생의 말은 좀 들리지 않을까 싶었다. 강신주의 책 &lt;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gt; 186쪽을 나는 힘주어 읽었다. 들어라 J여.&#160;
사랑은 타자를 신과 같은 절대자로 만들어버립니다. 그가 나를 나만큼 사랑해주기를 강제할 수 없고, 단지 바라는 것 이외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사랑에 빠진 우리가 사랑하는 바로 그 사람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긍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렇지만 이런 상태는 우리를 불안하게&#160;합니다. 기도의 이면에 사실 내 기도를 들어주었으면 하는 숨은 욕망이 있는 것처럼, 내 사랑도 그에 걸맞는 대가를 무의식적으로 원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사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로부터 사랑받으려는 욕망 아닌가요? 그래서 바르트는 사랑에 빠진 사람의 내면을 다음과 같이 서럽고 아프게 묘사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160;
이제는 바르트가 &lt;사랑의 단상&gt;에 쓴&#160;말이다. 들어라 J여.&#160;
떠나는 것은 그 사람이며, 남아 있는 것은 나 자신이다. 그 사람은 끊임없는 출발, 여행의 상태에 있다. 그의 천직은 &#160;철새, 사라지는 자이다. 그런데 사랑하고 있는 나, 나의 천직은 반대로 칩거하는 자, 움직이지 않는 자, 그 사람의 처분만을 기다리며 자리에서 꼼짝 않는, 마치 역 구석에 내팽개쳐진 수화물같이 '유보된' 자이다. 사랑의 부재는 일방통행이다. 그것은 남아 있는 사람으로부터 말해질 수 있는 것이지, 떠나는 사람으로부터 말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항상 현존하는 나는 끊임없이 부재하는 너 앞에서만 성립된다. 그러므로 부재를 말한다는 것은 곧 주체의 자리와 타자의 자리가 교환될 수 없음을 단번에 상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사랑하는 것만큼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을."&#160;
나는 책을 내려놓고 J를 바라보았다. J는 울었다. 나는 J를 때리지도 않았고 겁박하지도 않았는데 J는 울었다. 따라서 울 수도 없고 난처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 난처한 시간 동안 나는 J를 바라보았다. 예뻤다. 울고 있는 J도 예쁘고, J의 울음을 타고 흐르는 불사의 시간도 예뻤다. 물론 J가 울고 있음을 알지 못하는 돌로 쳐 죽일 놈은 뺀다. 그 놈이 내게 따져도 할 수 없는 일. 나는 무조건 J편이기 때문이다. 암뇨.&#160;
그 고요하고 아름다운 시간이 얼마간 흐르고 J는 내게 말했다. <br />
두 번 다시 가방에서 책을 꺼내 읽었다가는 숨통을 끊어놓겠노라고. <br />
아- 강신주도 바르트도 구제할 수 없는 저 무지한 인간이라니. 나는 탄식했지만 더는 말하지 않았다. J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웃었다. 더 정확히 J는 웃었다. 음- 숨통이 끊어질 위험을 무릅쓰고 나는 J를 웃겼다. 내심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160;
찻집을 나와 얼마를 같이&#160;걷는 동안&#160;J는 내게 말했다. 두렵다고.&#160;<br />
나는 또 가방에서 책을 꺼내 읽어줄까 싶었지만 참았다.&#160;대신 내게 두려웠던 시간들을 떠올렸다. 그런데 그건 또 말로 표현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걸 어찌 말로&#160;하나.&#160;분명하지만 말로 할 수 없는 것들. 그저 몸과 마음에 꽂혀있기는 한데 실을 매달아두지 않아 찾을 수 없는 바늘처럼. 어느 날 똑같은 고통으로 느낫없이 이렇게 나를 찌르는데도 나는 말로&#160;옮길 수가 없고&#160;꺼내어 보여줄 수가 없었다.&#160;다행인 것은&#160;J도 내&#160;황망한 상황을 이해한 것 같았다. 어쩌면 그것이 J에게 위안이 되었을 수도 있고. 다음에 만날 때는 뭐든 다른 이야기를 하자고 했지만 또 사랑이야기,라고 해도 나는 괜찮다.&#160;겨울 밤은 길고, 겨울은 이제 시작이니까.&#160;&#160;
&#160;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323/34/cover150/8972976601_2.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76601</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아-아-아- </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113287</link><pubDate>Fri, 30 Sep 2011 16: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113287</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2214545&TPaperId=511328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212/81/coveroff/8992214545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어디를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때는 뒤쪽을 바라보는 것이 도움이 되네"&#160;<br />
멕시코 동남부 치아파스에서 전설처럼 존재했던 안토니오 할아버지의 말이 꼭 무슨 영매의 목소리처럼 들려 허겁지겁 책을 읽어 나간다. 저 지구 반대편에서 스키마스크를 한 혁명군 마르코스의 절박함에 비하면 어디 들러붙은 껌도 안되는 마음이지만 여튼 "거기에 길이 있습니까?"라는 물음이 터져 나오는 속도는 마르코스도 나도 비슷할 듯 싶었다. 절박함에 크고 작음이 있을 수 없으니까 말이다.&#160;&#160;
"그것은 길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네. 전에 자기가 어디에 있었는지, 지금 무슨 일을 하는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기 위해서라네." 또다시 안토니오 할아버지의 말은 내게 질문을 갖게한다. 마르코스가 물어보았던 것과 똑같은 질문. "어떻게요?"&#160;
"몸을 돌려 뒤를 돌아보면서 자네는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되지. 그렇게 자네는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네. 길을 잘못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네. 뒤를 돌아보면서 자네는 또한 '아, 내가 원하는 것은 돌아가는 것이군'하고 깨닫게 된다네. 문제는 자네가 있지도 않은 길을 찾기 시작한 것이네. 그것은 만들었어야 했네."&#160;
길을 잘못 만들었다는 것을 아는 것, 그리고 다시는 자주 뒤를 돌아보지 않을 길을 만드는 것, 지구 반대편에서 시작될 혁명의 시작은 이것이다. 늘 그렇지만 창피한 것도 잠시다.&#160;&#160;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212/81/cover150/8992214545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2214545</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후후</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5034797</link><pubDate>Mon, 29 Aug 2011 16:2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5034797</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7802179&TPaperId=503479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186/73/coveroff/8927802179_2.jpg" width="75" border="0"></a>&nbsp;<br/><br/>늑대사냥꾼<br />
<br />
<br />
&#160; 박정대<br />
&#160;<br />
<br />
옛날, 글자가 없던 시절에 사람들은 돌멩이 편지를 보냈다고 해<br />
<br />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돌멩이 하나를 골라 상대편에게 주면 그걸 받은 사람은 돌멩이의&#160;생김새, 색깔, 만질 때의 느낌에 따라 보내온 사람의 마음을 짐작했겠지<br />
<br />
그리고 다른 돌멩이를 주워 답신을 보냈지<br />
<br />
몇날 며칠 그 돌멩이 편지를 어루만졌을 마음이 손바닥의 체온보다 더 따스하고 눈물겹지<br />
<br />
애틋하다는 것은 갸륵한 것이 아니고 거룩한 것<br />
<br />
몽골에 가면 그대는 암사슴 같고 나는 늑대 같겠지, 후후<br />
&#160;<br />
내가 그대에게 돌맹이 편지를 보내자 그대는 나에게 무를 보내왔지<br />
<br />
그대에게 돌멩이 편지를 보내면서 내가 간절히 바라던 답신은 무엇이었을까<br />
<br />
간절한 것은 외려 말할 수가 없지<br />
<br />
어쩌면 그냥 그대 손을 잡고 살아 있는 동안 몽골 홉스골 호수에 가고 싶었는지도 몰라<br />
<br />
홉스골 호숫가에 작은 천막을 쳐놓고 낮에는 나무 그늘 아래서 바람의 노래를 듣고 밤에는 등불 아래서 별빛의 문장을 읽으며 삶이라는 한 계절을 그대와 함께 보내고 싶었는지도 몰라<br />
<br />
나는 지금 그대가 보내온 무 한 조각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지<br />
<br />
무가 물이 되어 내 안에 갸륵한 홉스골 하나 이루려면 또 오랜 시간이 흘러가야겠지<br />
<br />
아무것도 없는 무 아래 호수 하나 생기려면 또다시 오랜 세월이 ㄹ로 흘러와 고여야겠지<br />
<br />
그러니 그대여, 돌멩이를 읽어줘<br />
<br />
그것이 지금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문장이야<br />
<br />
그리고 그대여, 읽은 돌멩이를 다시 나에게 보내줘&#160;<br />
<br />
그게 아마 내가 그토록 바라던 답신이었을 게야<br />
<br />
후후, 몽골에 가면 아마 그곳 사람들은 그대는 암사슴 같고 나는 늑대 같다고 말할 거야<br />
<br />
&#160;&#160;<br />
&#160;
&#160;
&#160;
&#160;
&#160;
---------------------------------------------------------------------------------------&#160;
일주일 동안 마음 졸였던 당신과 당신 그리고 또 당신과 당신 그리고 <br />
또 당신에게 보내는 시입니다. 부족하지만 받아주세요.&#160;<br />
<br />
그리고 오늘은 저를 보며 엉엉 울었던 당신을 위해 냉동실에서 완두콩을 꺼내 놓았습니다. <br />
완두콩을 삶고 조금&#160;식혀&#160;믹서에&#160;갈고 칼국수면을 만들어 완두콩칼국수를&#160;끓일까 합니다.<br />
8월의 피로와 허기를 달래줄&#160;수 있을 것 같습니다.<br />
연두색은 그런&#160;색이니까요, 완두콩은 그런 콩이니까요.<br />
<br />
<br />
&#160;<br />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186/73/cover150/8927802179_2.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7802179</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책상을 정리하다가</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995242</link><pubDate>Fri, 12 Aug 2011 15: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99524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339X&TPaperId=499524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00/23/coveroff/895461339x_2.jpg" width="75" border="0"></a>&nbsp;<br/><br/>엉뚱하게도 책은 읽지 않고 작가의 말만 몇 번을 읽고 쓰다듬는다. <br />
"돌이켜보니, 나는 단 한 번도 '사랑'이나 '희망'같은 단어들을 써 본 적이 없다."라는 문장이 도드라져&#160;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가는 그 이유를 겁이 많아서,였다고 썼다. 겁이 많아서.&#160;
'사랑'이나 '희망'같은 단어를 입에 달고 살았던 나는 겁이 없었을까. 아니다. 겁났다. 어느 날에는 숨 쉬는 일도 겁났다. 엄살을 떨어서가 아니라 그냥 그랬다. 그래서 덜컥 사랑하고&#160;그렇게 덜컥 시작된&#160;사랑에 어김없이 떨었다. 미련하오,라고 말하기에도&#160;안쓰러울 정도로 미련했다. 미련해서 늘 '사랑'이나 '희망'을 몰래 끄적였다.&#160;그러니까 나는 겁도 많고 미련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이다.&#160;&#160;&#160;
멀고 먼 나라로 떠난다는 친구는 같이 가자고&#160;했다. 진심이 아니었을 것이다. 진심이 아닌&#160;것을 말하는 친구도 듣는 나도 알고 있는데 둘 다 잠시&#160;머뭇거렸다.&#160;전력질주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늘 제자리인 아니 출발선보다 후퇴한 이유가 뭘까, 더 나아가 가망없는 사람들인데 생을 단념할 수도 없었던 이유가 뭘까.&#160;작가의 말처럼 늘 질문이 돌아온다.&#160;그리고 질문마저 늘 제자리이다. 정녕 겁나는 일이다.&#160;&#160;
"나는 눈이 아프도록 세상을 들여다보았다. 나는 풍경의 안쪽에서 말들이 돋아나기를 바랐는데, 풍경은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풍경은 태어나지 않은 말들을 모두 끌어안은 채 적막강산이었다."<br />
오늘 새벽 눈이 아프도록 한강을 내려다보았다. 나도 그렇게&#160;강의 안쪽에서 말들이 돋아나기를 바랐는데,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그렇게 버티는 강을&#160;보며&#160;또 다시 물었다.&#160;생을 단념할 수도 없었던 이유가 뭔지.&#160;&#160;
작가는&#160;"미수에&#160;그친 한 줄씩의 문장을 얻을 수 있었다. 그걸 버리지 못했다."라고 썼다. 미수에 그친 문장. 나는 그것이라도 얻고 싶었는데&#160;그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단념해야 할&#160;것을 하나라도 발견한 셈이다. 초점이 맞춰지는 순간이었다.&#160;불면이 늘 고통인 것은 아니다.&#160;&#160;
내가 작가의 장편소설을 다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책의 제목은 오래오래 중얼거릴 것 같다.&#160;이제는 단념할 수 있는 것들이&#160;생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출발선에서 조금이라도 멀어질 수 있을까. 그건 모를 일이다. 언제는&#160;전력질주가 아니었던가. 그건 정말 모를 일이다.&#160;&#160;&#160;&#160;&#160;&#160;
<br />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800/23/cover150/895461339x_2.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339X</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전반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968275</link><pubDate>Mon, 01 Aug 2011 15: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968275</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7074562&TPaperId=496827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19/8/coveroff/8957074562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160;&#160;&#160;&#160;&#160;&#160;&#160;&#160; 못 알아듣는 말이 점점 많아진다. 오늘 오전에는 "꿀피부"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찾아보기까지 했다. 내가 아는 "꿀"은&#160;벌이&#160;만드는 달고 끈끈한&#160;액체고 그것이 척추동물의 조직을 감싸고 있는 "피부"라는 명사와 만나면 "끈끈하게 변한 조직" 혹은 "점성이 좋은데도 흘러내리고 있는 조직"을 상상하게 된다.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는 영화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장면도 떠오르면서 말이다. 알기 쉽지 않은가. 시고니 위버를 쳐다보던 외계 생명체를 떠올리면.&#160;&#160;
그렇지만 상식적인(?) 상상과는 무관하게 "꿀피부"는 "좋은 피부" 혹은 "반짝반짝 빛나는 피부" 혹은 "건강한 피부" 뭐 이런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다. 가까스로 이유를 찾으니(할 일이 참 없구나) 꿀을 얼굴에 바르면 피부가 좋아진다(보습제로는 사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는 것에서, 그렇게 "꿀을 많이 바른 것 같은 피부", 더 나아가 "꿀을 많이 발라서 좋아진 피부", 한 발 더 나아가 "좋은 피부"로 진행된 것이 아닌지 싶다. 아무리 그래도 내 경우 "꿀피부"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160;만지면 쩍쩍 달라붙는 피부가 떠오른다.&#160;&#160;&#160;
여기까지는 그래도 참을 만했는데&#160;갑자기 "꿀피부"가&#160;꿀의&#160;맛을 떠올리며 조합된 것은&#160;아닌지 싶었다.&#160;꿀맛이다, 라고 할 때 뭔가 그 달콤하고 황홀한 맛에 피부가&#160;흘레붙은 형식. 그러면 "꿀피부"는 "달콤하고 맛있는 피부" 또는 "쪽쪽 빨고 핥아먹고 싶은 피부"!. 다시 시고니 위버를 바라보며 침 흘리던 생명체가 떠올랐다. 그들이 2011년 한국에 온다면 제일 먼저 식량으로&#160;약탈하는 생명체는&#160;"꿀피부"가 되겠구나 싶은.&#160;남들 다 알고 잘 쓰고 있는데 나만 모른다고 퉁퉁 부은 소리를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그래도 할 수 없다. 듣기도 싫고 보기도 싫은 것을. 새로 만들어져 쓰이는 말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이건 쫌 재미도 없고 통쾌함도 없고 감동적이지도 않고 미학적이지도 않다.&#160;"꿀피부"라는 말은 그저 무식하게 들릴&#160;뿐.&#160;&#160;&#160;
&#160;&#160;&#160;&#160;&#160;&#160;&#160;&#160; 사실은 정작 못 알아들었던 말이 있어서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건데 주객전도다. 그러니까 이해하기 힘든 말은 이것이었다. 자우림의 여성 보컬 김윤아씨가 어느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뱉은 말이다. "자우림은 1등과 어울리지 않아요" 또박또박 힘을 주어 하는 그녀의 말, 나는 어리둥절했다. 전반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160;
&#160;&#160;&#160;&#160;&#160;&#160;&#160;&#160; 미루야마 겐지의 &lt;달에 울다&gt;와 크리스토프 바타유의 &lt;다다를 수 없는 나라&gt;를 매일 읽고 있다. 이러다가 외우겠다. 물론 덕분에 이런저런 결정이 쉬웠다. 아직 아무 것도 손에 잡히는 것은 없고 뭐든 더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은 없지만 말이다.&#160;여튼 정말 이 대목은 외웠다. 
"봄이 되면 하얀 강아지를 키우자. 나는 그렇게 마음먹었다."&#160;「미루야마 겐지, 달에 울다 中」
&#160;
&#160;
&#160;
&#160;&#160;
&#160;
#. 참고&#160;<br />
네이버에 소개된 "꿀피부". 괘씸하게 친절한 네이버.
꿀피부&#160; <!-- N=a:wrd.entry,r:1,i:123699 -->오픈사전<!-- N=a:wrd.opendic --> <br />
꿀피부란 마치 꿀을 바른 듯 촉촉하고 윤기나는 피부를 말하는 신조어입니다.<br />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419/8/cover150/8957074562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7074562</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귀연이를 위한 3종 세트</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959587</link><pubDate>Thu, 28 Jul 2011 15: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959587</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1508332&TPaperId=495958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93/17/coveroff/899150833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7660785&TPaperId=495958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03/26/coveroff/8977660785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7660912&TPaperId=495958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30/58/coveroff/8977660912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귀연이가 이상한 다큐를&#160;시청한 모양이다. 갑자기 그간 즐기던&#160;육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겠다는 것이다.&#160;비를 너무 많이 맞은 건가 싶었지만, 그건 아닌 것&#160;같고, 사정을 물으니 아시아인들의 식습관과 관련된&#160;다큐를 본 것 같다. 대충&#160;이야기만 들어도&#160;후지고 편협한 시선으로 만들어진 게다가 감정에 절대적으로 호소하는&#160;시청각 자료가 분명했다. 당장 어버이연합에서 저런 상영물을 폐기해 멀쩡한 아이들을 지켜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절로 들었다.&#160;&#160;
일본인들이 고래를 먹고 한국인들이 개를 먹고&#160;중국인들이 고양이를 먹는다는&#160;사실이 귀연이에게는 쇼크였던 모양이다. 하기야 고래도 개도 고양이도 에니메이션이나 동화책으로 알게 된 아이에게 그래서 고래도 개도 고양이도 인격이 있는 것 처럼 느끼는 아이에게 그것은 분명 다른 세상이었을 것이다. 또한 친구가 잡아 먹히는 장면을 보고 낄낄거리는 것 보다는 정상적인 반응일 것이다. <br />
그러나 귀연아 육식이 무슨 큰 죄를&#160;짓는 것은 아니란다.&#160;인류가 사냥을 하기 시작하면서 어마어마한 도구(?)의 발전이 있을 수 있었고, 뇌 용량도 커지고,&#160;먹고 배부르기 시작하니까 예술도 하고,&#160;사랑도 하고 그랬으니 인류가 육식을 하게 된 것은 뭐랄까 운명,에 가까운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160;그랬더니 우리 귀연이 하는 말, 그럼 아시아 사람들만 이상한 거야? 라고 묻는다. 이럴 수가. 그래도 나름 천재라고 생각했던 내 조카가 이렇게 감정적인 영상물에 휘둘리다니.
실망은 나중에 하고,&#160;그래서 나는 물었다.&#160;맹도나르도&#160;버거에는 무엇이 들어 있나요? 캔자스후래자식치킨에서는 뭘 파나요? 팔자혼의 인기있는 피자 위에는 무엇이 올려 지나요? 그건 다 뭘까요? <br />
귀연이는 또 묻는다. 소, 닭, 돼지와 개, 고양이, 고래는 다르지 않냐고. 뭐가 다르냐고 물었더니 후자는 인간의 친구라고 대답한다. 그럴 리가. 귀연아 고래랑 친구하기 굉장히 힘들단다.&#160;
일단 나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다.&#160;그렇다고 고기가 없으면 안되는 사람도 아니고. 뭐든&#160;이거다 저거다 규정하기도 싫고 그럴 이유도 찾지 못하겠다.&#160;있으면 먹고 없으면 말고.&#160;물론 혐오하는 식품이 있지만&#160;그건 피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여튼 잡식동물인 나는 내 정체성에 대해 크게 저주를 퍼붓지는 않는다. 채식주의자들이 들으면 뭐라고 할 지 모르겠으나, 인간이 이 지구와 생명체들에게 못할&#160;짓을 시작한 것은 어떤 특정한 식물들 그게 감자건, 쌀이건, 밀이건 여튼 농경을&#160;시작하면서였다는 것을 그대들은 정녕 모르는가. 알면서도 심드렁하는가. 그러니까&#160;땅을 바꾸기 시작하고 생태계에 교란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은 가축을 축사에 가두기 이전 부터 일어난 일인 셈이다. 그러니 당연히 지구 생태계가 엉망이 되는 것을 육식주의자들의 탓이라고만 할 수는 없는 일.&#160;&#160;
논점은 채식주의자가 아니었으니 다시 돌아와서 친구를 먹어도 되느냐 마느냐의 문제인데. 그래서 나는 귀연이에게 말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물을 먹는 것은 안되고, 크고 뚱뚱하고 시끄러운 동물은 먹어도 되니? 너에게 있어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기준은 뭐니? 친구의 기준은 또 뭐니? 소도 누군가에게는 애정의 대상이고, 돼지도 애완동물로 길러지고, 닭은 이모도 병아리를 키운 적이 있었단다 친구로서. 그러니까 반려동물이라는 개념도 다 다를 수 있는 거란다.&#160;그렇지 않니? <br />
서양인들이 아시아인들의 식습관을 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하는데 말이다, 그들이 하루 세&#160;끼 배를 채우기 위해 도살하는 수많은 가축들은 다 편하게 죽어가는 줄 아니? 또한 가축들의 맛을 더 좋게 하기 위해&#160;그들에게 어떤 것을 먹이는지 어떻게 가두고 운동을 시키지 않는지 혹시 아니? 더 나아가&#160;식용 가축을 기르기 위해 쓰이는 연료와&#160;가축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알고 있니?&#160;
귀연아&#160;뭐든 의심하라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마이크를 잡고 떠들 때는 말이다 그&#160;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된단다. 마이크는, 특히 요즘 같은 시절에는 아무나 잡을 수 있거든.&#160;&#160;
귀연이가 더 궁금해 하는 것들이 많아서 책 몇 권을 주문해 보내 줄 예정이다.&#160;&#160;<br />
이 방면으로 누가 뭐래도 베테랑인 마이클 폴란의 책들이 당당히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160;&#160;&#160;<br />
한우사랑 귀연이 힘내라!!!!!

&#160;&#160;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430/58/cover150/8977660912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7660912</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오늘은 숨막히게 아름다운 11시로다</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938018</link><pubDate>Wed, 20 Jul 2011 11: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938018</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07582&TPaperId=4938018"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99/7/coveroff/8937407582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공부를 열심히 했었으면,이란 푸념이 얼마나 아름다운 아침인지.&#160;좋은 걸 보고 좋은 걸 듣고 좋은 걸 읽어도 어디가 어떻게 좋다고 표현할 수 없어 기가 찬다. 그래도&#160;실실 웃고만 있다. 왜냐하면, 이런 문장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바람이 실컷- 분다. 아, 혼자 생각하고 혼자 시라고&#160;우긴다. 그러니까 나는 쫌 시인의 감성, 직관이 있는 것이다,라고 또 실실 웃는다.&#160;&#160;
권혁웅의 시집 &lt;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gt;를 까꿍,하는 심정으로 열어 젖힌다. 까꿍,과 동시에 펼쳐진 33쪽에서 이런 구절을 발견한다. "멱따는 소리로 꿀꿀대는 이 안절부절을 어디에 버려야 하겠습니까"「섬-코1」안절부절을 꿀꿀대는 소리에 가만히 등치시키는&#160;이런 센스는 어디서 배우셨답니까, 누가 가르쳐 주더이까, 혼자 깨달았수,라는 질문이&#160;입 밖으로 뚝뚝 떨어진다. 이내 좀전에 실실 거렸던 웃음이 전속력으로 사라진다. 빌어먹을 그러나 또 얼마나 아름다운 11시인지.&#160;
서동욱은&#160;권혁웅의 &lt;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gt;를 연애 시집이라고&#160;했다. 좀 더 정확히 권혁웅이 연애 시집을 썼다,라는 문장으로 작품 해설을 시작했다. 서동욱의 해설을 읽고 나니 한결 마음이 무겁다. 이 감각적인&#160;시인을 나도 좀 칭찬해 볼 요량이었는데&#160;내가 웅얼거리기만 하고 글로&#160;쓰지 못하는 마음까정 서동욱씨는 싹쓸이를 했다.&#160;세상에 독한 놈들 진짜 많구나. 또 한 번 하는 소리.&#160;몽실몽싱 어정쩡 떠다니는 그 느낌들을 도대체 어떻게 그리 잔인하게 붙들어 놓는 거요, 그런 것들은 어디서 가르쳐&#160;주는 거요,&#160;뭔가 야로가 있다면 쫌 나눕시다, 뭐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온다. 참으로&#160;복통이 나는&#160;그렇지만 존재의 발바닥까지 핥는 얼마나 아름다운 11시인지.&#160;
"이 돌은 오래 신음해 왔으나 내 듣지 못한 것은 입도 코도 없이 그저 앙다문 표정이었기 때문이다"「울다-심장2」그렇구나. 나는 오래 신음하였지만 입도 코도 없이 그저 앙다물고 있었구나. 그러니 신음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알면 신기에 가깝지,라고 위무하는 이 어처구니 없는 시 해석에 혼자 들뜬다. 시인이 무슨 생각으로 그 많은 밤을 술로 혹은 여자로 혹은 친구로 혹은 불면으로 혹은 위장장애로 고생했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나는, 그저 몽땅 내 상황에&#160;비추어 읽어내니, 나는 참으로 괘씸하거나 귀연운 독자다. 괘씸한 것과 귀여운 것의 거리를 이렇게 좁힐&#160;줄 아는 나도 쫌 대견하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점점 기고만장해지는 그래서 또&#160;아쌀하게 아름다운 11시인지.&#160;
공부를 제대로 못했던 청춘이라면 연애라도 제대로 할 것을 싶다. 그랬으면 나도 모든&#160;기관을 날렵한 감각으로 무장하고 이런 연애 시집을 썼을 것을 말이다.&#160;그러니까 어정쩡&#160;절충했던 지난 시절이&#160;일제히&#160;몰려와 인디안밥오예,를 외치는 그런 11시다. 아 약오르고 쪽팔린다.&#160;그렇지만 진정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이렇게 쨍한 어딘지 가을 하늘&#160;흉내까지 내는, 이렇게 심란한 하늘을 머리에 이고&#160;배꼽 아래부터 울렁증이 이는 사람이라면 이 시집을 읽으시라.&#160;산낙지 소금으로 버무리는 기분을 직접 산낙지가 되어 체험할 수도 있으니 이 아니 즐거운 경험인지.&#160;서동욱이 못한 말이라고는 이 말 밖에 할 수 없지만 서동욱은 절대 할 수 없는 대놓고 좋다고 떠들 수 있는 나는 또 얼마나 갖은 것 없어 자유로운 사람인지.&#160;말도 안되는 억지에 절로 흥이 돋는 오늘은 숨막히게 아름다운 11시로다.&#160;&#160;
&#160;&#160;&#160;]]></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99/7/cover150/8937407582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07582</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어느 날 다시 찾는 김훈</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932482</link><pubDate>Mon, 18 Jul 2011 15:1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93248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9317&TPaperId=493248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76/71/coveroff/8954609317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여름의 산맥은 강건하다. 땅에 가득히 꽂히는 여름의 빗줄기는 살아 있는 것들의 물 속 깊은 곳에 가두어진 비린내를 몸 밖으로 밀어내 뜰과 거리에 가득 차게 한다. 비오는 날은 거리에서 마주치는 엇갈리는 모르는 여자들도 비린내를 풍기고, 개집 속에서 대가리만 내밀고 빗줄기를 바라보는 우리집 잡종견조차도 생명의 날비린내를 주체하지 못한다." - 김훈, &lt;풍경과 상처&gt;&#160;
케이크를 사자 빵가게 소녀가 묻는다. 초는 몇 개 드릴까요?<br />
아버지의 나이에 맞게 초를 달라고 하자니 꽂는 나도 보는 아버지도 지루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한 개를 달라고 했다. 어차피 한 해를 또 살아내셨으니 그거면 총분할 것 같았다. 그렇게 가족은 아버지의 생일을 핑계로 모였고 이제는 제법&#160;커버린 조카들은 저마다 핸드폰을 들고 뭔가를 하느라 예전처럼 소란스럽지 않았다.&#160;마당의 개도 짖지 않는 폭염이었고&#160;조용한 생일잔치였다.&#160;
저녁을 먹고&#160;거실에 모인 가족들은 TV를 보거나 새로울 것 없는 일상을 이야기했다. 에어컨이 뿜어 내는&#160;차고 건조한 바람 덕분에 표정은 온화하였으나 그렇다고 딱히 행복한 얼굴들도 아니었다. 다들 시급한 문제가 있고 시급하지는 않더라도 복잡한 속내가 있으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알 것도 같지만 알 수는 없는 마음들이 떠돌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몽매하였으니 그렇게 퉁명스러울 것도 없는 밤이었다. 그저 아직 먹고 사는 걱정에 노출되지 않은 조카들을 바라보는 일이 유일한 즐거움인 그런&#160;여름밤이었다.&#160;
언니와 올케는&#160;아이들 이야기로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160;학교, 학원, 성적, 영어...... 둘은 점점&#160;그들의 대화 속에 끌려 들어가고 있었지만 나는 어느 시간 이후로 조금 지루해졌다. 그래서 거실을&#160;벗어나 주방으로&#160;자리를 옮겼다.&#160;냉장고에&#160;차가운 맥주가 있는 것을 봐두었던 참이다. 맥주를 따서 한 모금 마시고 있으니 갑자기 거실이 조용해 진다.&#160;평소에는&#160;절대 들을 수 없는 엄마의 낮은 목소리.&#160;니들 아이들 이야기 그만 할 수 없니?&#160;어쩌면 그렇게 니들 밖에 모르냐? <br />
이어 거실은 조용해진다. 그럴 필요 없는데. 그게 아닌데. 그냥 맥주 한 잔 마시고 싶었는데.&#160;나는&#160;이제 나갈 수도 없는 주방에서 서성인다. 아버지의&#160;헛기침 소리가 들린다.&#160;얼마간 시간이 흐르고 나는 다시 거실로 나간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여전히 묵찌바 놀이를 하고 있는 조카들에게&#160;간다. 이모도 껴주라.&#160;
자정이 가까워지고 나는 이층으로 올라왔다.&#160;창문을 열자 비린내로 치면 최상급일&#160;바다&#160;냄새가 묵직하게 몰려온다. 나는 항구에 가깝게&#160;있음을 실감한다.&#160;장마가 끝났으니 뜨거울&#160;일 밖에 없을 것 같지만 이내 간간한 냄새 뒤로 헐겁게 따라 붙는 기운이 있음을 느낀다. 여름도 길 것 같지는 않다. 창문에 기대어 밖을 보고&#160;있는데, 아버지가 마당으로 나오신다.&#160;주무실 시간이 지났는데.&#160;아버지가 이층을 올려다 본다. 나와 눈이 마주친다. 어서&#160;창문을 닫으라는 손짓이다. 어서 자라는 얼굴이다. 그리고 마당에 있던 전자 모기체를 휘두르신다. 불빛이 튄다. 내&#160;탓에 죽어나가는&#160;모기가 여럿이다. 소리도 빛도&#160;괴기스러운 모기체다. 나는 가만히 생각한다. 감전사가 잔인할까 압사가 잔인할까 아니&#160;화생방이 잔인할까.&#160;주린 배 한 번&#160;채우자고 달려드는 모기 신세가 비장하기까지 하다. 창문을 닫는다. 애먼 목숨 그만 죽어도 되는 밤이기에.&#160;&#160;&#160;
김훈은 잡종견조차도 생명의 날비린내를 주체하지 못한다고 썼는데&#160;내게도 그런 비린내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어쩌면&#160;아버지가&#160;왕성하게 윙윙거리는 모기에게 화풀이를 하시는&#160;이유가&#160;거기 있는지도&#160;모른다.&#160;딸에게는 없는 비린내.&#160;여름 한&#160;철 모기에서도 풍기는 그 비린내.&#160;의도하지 않은 불효이지만 의도한 것 보다&#160;강력하다. 김훈의 책 제목이 &lt;풍경과 상처&gt;였다는 것을 다시&#160;떠올린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내가&#160;작가보다 더 한 말들을 알고 있다 해도&#160;그런 밤 이보다&#160;적확한 말은 찾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궁금해졌다. 어느 날 당신도 나만큼 난처했었는지. 막막했었는지.&#160;
"저무는 연안의 선착장에는 낡은&#160;어선 한 척 묶여 있고 갑판위에는 빈 소주병과 고추장 말라붙은 양재기 몇 개 뒹굴고 있다.&#160;땅에 들러붙은 것들의 괴로움과 땅에 들러붙지 못한 것들의 괴로움은 결국은 같은 것이었던 모양이다. 저녁의 빛들은 정주하는 문명의 가장자리를 스치며, 개펄 위를 지나 바다로 나아갔다. 일몰의 서해에서는 시간의 빛깔과 공간의 빛깔이 구별되지 않았다.&#160;말들의 구획이 무너지듯이 빛깔들은 서로를&#160;향해 무너졌고, 건너갈 수 없는 빛의 다리가 와 닿는 선착장에는 누렁개 한 마리와 여자 한 명이&#160;쪼그리고 앉아 저무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엉덩이를 깔고 앉아 허리를 곧추세운 개의 뒷모습과 무릎을 세우고 쪼그리고 앉은&#160;여자의 뒷모습은 형제처럼 닮아&#160;보였다. 그것들은 바다 앞에서 쪼그리고 앉은 포유류들이었다."-김훈, &lt;풍경과 상처&gt;&#160;
&#160;&#160;]]></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476/71/cover150/8954609317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9317</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마음사전이 필요한 월요일입니다.</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881293</link><pubDate>Mon, 27 Jun 2011 14: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881293</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900273&TPaperId=4881293"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69/72/coveroff/8960900273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5월에 귀연이와 함께 &lt;존재의 세가지 거짓말&gt;을 읽고 독후감을 나누기로 했는데 귀연이도 나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귀연이의 진술에 의하면 너무 바빠서 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단다. 내 변명은 '이모가 두통이 심했어'다. 여튼 7월&#160;중 독후감을 쓰기로 했다. 약속은 지켜져야 하니까.&#160;&#160;
나는 귀연이의 일상을 물었다.&#160;매우 빡빡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160;스스로 하고 싶어서 배우는 것들이란다.&#160;그래도&#160;나는 살짝 걱정이 되어 묻는다. 정말&#160;네가 좋아하는 것들이야? 귀연이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한다. 그럼. 나는 또 묻는다. 네가 좋아한다는 것을 어떻게 확신해?&#160;귀연이는 조금 망설이다 대답한다.&#160;이모는 이모가 좋아하는 것들을 어떻게 확신하는데?&#160;나는 말한다. 몰라.&#160;
우리 귀연이의&#160;주장에 의하면 뭐든 처음 배울 때 재미있는 것은 없었다고 한다. 마구 열심히 연습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느끼기에 잘하는 것 같고 다른 사람들도 칭찬을 해주고 그러면 더 열심히 하게 되는데, 그러던 어떤 순간에 재미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즉 뭐든 자신이 잘하는 것이 재미있는 것인데 잘하기 위해서는 재미없는 순간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재미있는 건 대부분 좋아하게 되더란다. 와우~&#160;이 어린 경험론자 앞에서 이모는 일순간 숙연해진다. 우리 귀연이 짱 먹어라!!!&#160;&#160;
여튼 이렇게 꼬마 철학자&#160;반열에 오른&#160;우리 귀연이게도 스스로 절제하기 힘든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음식이다. 고기를 좋아하는 것은 이미 전설이 되었으니 더는 할 말이 없고, 요즘 라면이라는 신물질을 접하고&#160;매우 힘들어진 모양이다. 귀연이의 모친인 꼬장꼬장 정양은 절대 라면을 끓여주는 분이 아니고 절대 끓여주지 않는 라면을 밖에서 사먹게 하는 일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어머니를 둔 귀연이가 아뿔사 친구집에서 라면이라는 신세계를 만난 것이다. 조미료를 거의 먹지 않고 자란 귀연이에게 그 맛은 천국의 맛이었을 수도 있다. 혀에 있던 수용체가 일제히 이 놀라운 자극에 나자빠졌을 수도 있다. 그래서 또 그 자극을 느끼고 싶을 것이다. 당연한 현상이다. 물론 꼬장꼬장 정양은 분노할 현상이지만 말이다.&#160;&#160;
귀연이는 이모가 자신의 모친을 설득해 자신에게 광명의 하늘을 열어 달란다. 한 달에 한 번만이라도&#160;라면을 라면이라 부르며&#160;자신의 거처에서&#160;친구들과 함께 편하게 먹을 수&#160;있게 해달라는 것이 귀연이의 요구사항이었다. 물론 나는 꼬장꼬장 정양이 조카들을 위해 뼈가 빠지게 준비하는 밥상에 대해 언제나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 그 노력과 철학, 실천이 뭐랄까 살아있는 교육이라고 믿기 때문이며 더 나아가 아이들의 몸에 보약보다 좋은 효과를 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160;실제로 우리 귀연이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지금까지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았고, 예방주사를 빼고는 병원에 간&#160;적이 없다. 하연이도 그렇고. 
그러나 귀연이의 마음을 모른 척 할 수도 없다. 몸이 건강한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건강한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160;더 나아가 귀연이에게 불필요한 죄의식이 생기는 것도 싫다. 라면을 먹는 일이 경범죄에 해당하는 것도 아닌데 엄마를 속인다는 죄책감에&#160;시달린다는 것은 옳지&#160;않다.&#160;물론 점점 그렇게 변하겠지만 꼬장꼬장 정양과 귀연이 사이에 너무 많은 비밀이 존재하는 것도 좋아보이지 않는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모지만 이럴 때 뭔가&#160;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160;나는 정양에게 전화를 했다.&#160;
나 : 잘 지내시오?&#160;&#160;<br />
<br />
꼬장꼬장 정양 :&#160;&#160;잘 지낸다. 왜?<br />
<br />
나 : 우아하게&#160;답하시오.<br />
<br />
꼬장꼬장 정양 : 왜? 귀연이가 전화했냐?<br />
<br />
나 :&#160;돗자리를 깔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소.<br />
<br />
꼬장꼬장 정양 : 용건만 말해. 귀연이 때문에 속상해 죽겠으니까.<br />
<br />
나&#160;: 귀연이가 왜?<br />
<br />
꼬장꼬장 정양 :&#160; 옷에 라면 국물을 묻혀왔어.<br />
<br />
나 :&#160;푸하하! 미숙하기는. 여튼&#160;언니 속상한 건 알겠어. 그런데 좀 융통성이 있으면 안될까?<br />
<br />
꼬장꼬장&#160;정양 :&#160; 나 위해서 이런 거 아니잖아.&#160;<br />
<br />
나 : 알아. 그래도 귀연이가 자꾸 언니에게 숨기는&#160;게 생기면 좋아? 그것도 고작 라면으로.<br />
<br />
꼬장꼬장 정양 : 그게 정말 속상해. 라면 먹으면 안된다고&#160;말했지만 더 심한 야단은 안쳤어.<br />
&#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 그런데 안하던 거짓말을 하는거야. 친구가 먹다가 묻혔다고.<br />
<br />
나 : 언니 귀연이는 지금 거짓말을 해서라도 엄마가 실망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거야. 알잖&#160; <br />
&#160;&#160;&#160;&#160;&#160; 아.&#160;귀연이가&#160;제일&#160;무서워하는&#160;것이 뭔지. 언니, 귀연이를 더 몰아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br />
&#160;&#160;&#160; &#160; 다른 것도 아니고 고작 라면이라고.<br />
<br />
꼬장꼬장 정양 : 그렇게 하나 둘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겠다고 하면? 그때는?&#160;&#160;
나 : 상황에 따라 대처하자.&#160;예를 들어 초등학교도 졸업하기 전에&#160;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결혼을&#160;&#160;<br />
&#160;&#160;&#160;&#160;&#160; 하겠다도 하면&#160;내가 언니보다 먼저&#160;말릴께. 그러니까 상황에 따라 대처하자.&#160;&#160;&#160;
꼬장꼬장 정양 : 그거 안먹는게 그렇게 힘들까? <br />
<br />
나 : 언니, 나도 커피 못 끊어. <br />
<br />
꼬장꼬장 정양&#160; : 너는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니?<br />
<br />
나&#160;: 귀연이랑 이야기를 먼저 해 봐. 그리고 어차피 언젠가&#160;먹게 될 거라면 언니가 그것도 가르쳐 <br />
&#160;&#160;&#160;&#160;&#160; 지나치지&#160;않게 적당히 즐기는 방법을 말이야.&#160;<br />
<br />
꼬장꼬장 정양 : 정말 모르겠다. 나쁜 건 멀리하게 하고 싶은데. 잘 안되네.<br />
<br />
나 : 불가능해. 그건 귀연이가 해결할 일이고. 그리고 언니, 꼭 죽는 날까지 좋은 장기를 유지할 <br />
&#160;&#160;&#160;&#160;&#160; 이유가 있을까?&#160;장기기증의 큰 뜻을 품어서 그런다면 모를까 나는 적당히 나이 들면서 몸도<br />
&#160;&#160;&#160;&#160;&#160; 상해야 한다고 생각해.&#160;&#160;<br />
<br />
꼬장꼬장 정양 :&#160;ㅎㅎㅎ.&#160;귀연이랑&#160;이야기&#160;해볼께.<br />
&#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160; 그나저나&#160;너는 귀연이 일 아니면 전화도 안하냐?<br />
<br />
나 :&#160; 언니, 나중에 통화해~ 안녕!&#160;&#160;&#160;&#160;
언니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 나는 아이가 없지만 왜 모르겠는가. 그 애틋하고 위태로운 마음을.<br />
그리고 언니는 내 말에 내심 서운했을 수도 있다. 자신의 처지를 몰라준다고. 너는 이모라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라고. 그럴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경험에 의하면 뭔가 금기를 만들 때는 신중해야 한다. 영원한 불구가 될 수도 있기에 말이다.&#160;또한 꼬장꼬장 정양이 알는 지 모르겠으나 귀연이가 내게 각별한 이유는 꼬장꼬장 정양의 딸이기 때문이다. <br />
여하간 꼬장꼬장 정양을 위로하기도 하고 귀연이의 마음을 가볍게 하기도 하고 내 마음을 편하게 하려고&#160;김소연의 &lt;마음사전&gt;을 뒤적인다. 그리고 발견한 글들. 첫번째 글은 꼬장꼬장 정양에게,&#160;다음은 귀연이에게, 마지막은 내 마음이다. 역시나 이럴 때 이만한 책이 없다.&#160;단언한다.&#160;&#160;
기대 <br />
<br />
기대하는 마음은 기대하는 대상을 조금씩 갉아먹어 가면서 무너뜨리며 동시에 자신도 무너져 내리게 한다. 누군가를 향해, 혹은 자기 자신을 향해 품었던 기대가 실망의 대가를 치르지&#160;않는 경우는 없다.&#160;-173쪽&#160;&#160;<br />

배신의 개운함<br />
<br />
배신은 신뢰의 가면을 탈각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잘 자고 난 아침처럼 개운하다. 당장은 아니고 천천히. 그렇지만 완벽한 믿음의 한가운데에 있을 때보다 더 완벽하게. - 178쪽<br />

반하다<br />
<br />
'반하다'라는 말 앞에는 '홀딱'이란 수식어가 적격이다. '홀림'의 발단 단계. 그 어떤 호감들에 비해, 그만큼&#160;순도 백 퍼센트 감정에만 의존된('의존한'이 아니라) 선택인 셈이다. 순식간에 이루어지지만, 그리 쉽게 끝나지는 않는다. 어차피 아무런 판단을 동원하지 않고 행한 호감의 의식이므로. 벼락처럼, 자연재해처럼 한순간에 완결되는 감정이지만, 수습은 쉬운 일이 아니다. -122쪽&#160;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69/72/cover150/8960900273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900273</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온 날의 슬픔</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853904</link><pubDate>Tue, 14 Jun 2011 16:0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853904</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16039&TPaperId=485390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70/6/coveroff/8925516039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사랑하기로 했다. 반짝거린 적도 눈부신 적도 없었던 안쓰러운 몸이지만 여튼 받아들이기로 했다.<br />
깨달음으로 이르는 사건은 이렇다.&#160;<br />
친구가 물었다. 숨이 막히게 아쌀한 비키니는 어디서 사야하는가?<br />
나는 말했다. 나를 따르라.&#160;&#160;
나는 장담했고 친구는 20년 우정을 믿었다. 나는 기대에 보답했다.&#160;&#160;<br />
침이 꼴깍, 눈이 번쩍, 심장이 쩍, 손끝이 달달, 볼에는 홍조,&#160;귀밑머리로 불어오는 춘심.<br />
뭐든 가능하고 뭐든 꿈&#160;꿀 수 있는 비키니가 거기 있었다.&#160;<br />
그러나<br />
우리의 몸은&#160;그 비키니가 가볍게 내려앉아야 할 몸과 전혀 다른 '대립쌍'을 이루었다.&#160;
'존재하지 않는 여자'를 꿈꾸었던 죄일까. 정녕 우리의 존재는 아무런&#160;'사용가치'도 '교환가치'도 없는&#160;듯 싶었다. 이렇게 말하면 발끈할&#160;언니들이&#160;있지만 상관없다. 언니들에게&#160;맞아 죽으나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자결을 하거나 결과는 똑같을 터.&#160;&#160;
친구는 물었다. 엉덩이를 가슴으로 보낼&#160;수는 없을까? <br />
나는 말했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다.&#160;
친구는 나를 패지 않았고 나는 20년 우정의 견고함을 맛보았다. <br />
아니다. 그저 미학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우리는 비슷했을 뿐이다.&#160;&#160;&#160;
그런 쓸쓸함으로 그런 처연함으로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나는 권혁웅의 책을 기억했다.<br />
&lt;두근두근_몸에 관한 어떤 散.文.詩&gt;<br />
그리고 펼쳐진 사백칠십칠페이지.&#160;
너무 자주 만진 손잡이처럼<br />
<br />
너는, 내게로, 열리며, 빛난다.
아직도 나를 마주보고 나를 열고 빛난다고 믿어주는 그대가 있다면 <br />
나는 사랑하기로 했다.&#160;그리고 어쩔 수 없는 몸, 때나 밀기로 했다. 온천에 가서.&#160;<br />
<br />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70/6/cover150/8925516039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16039</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멀리멀리 퍼지려면 걸어서 가야한다.</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841073</link><pubDate>Wed, 08 Jun 2011 15: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841073</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5613&TPaperId=4841073"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204/43/coveroff/8954605613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불필요한 논쟁이었다. 현직 대통령의 정책에 박수치는 회장님은 무슨 사회적인 이슈만 생기면 나를 떠본다. 오늘은 등록금 문제였다. 개인적으로 회장님이 현직 대통령에게 호감이 있는 것에 나는 아무런 불만이 없다. 싫어할 수도 있고 좋아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회장님은 내가 현직 대통령의 정책에 호감이 없다는 사실이 괴로운 모양이다. 정녕 괴로운 것은 나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판단을 하는 것이 왜 그리 중요할까.&#160;설령 나를 설득한다고 해도 광화문에 앉아 있는 친구들이 설득당할 것도 아닌데. 아~ 필요없는 논쟁에 매번 덜컹거리는 마음이 문제다. 참말로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하는 오후.&#160;<br />
<br />
광화문에 다녀 온 후배가 맥주 한 잔 사달라고 한다. 맥주와 함께&#160;윤제림의 &lt;그는 걸어서 온다&gt;라는 시집 한 권 건내야겠다. 그리고 후배에게 읽어 주고 싶은 시 두 편을 미리&#160;적어본다.&#160;<br />
<br />
<br />
재춘이 엄마<br />
<br />
재춘이 엄마가 이 바닷가에 조개구이집을 낼 때<br />
생각이 모자라서, 그보가 더 멋진 이름이 없어서 <br />
그냥 '재춘이네'라는 간판을 단 것은 아니다.<br />
재춘이 엄마뿐이 아니다<br />
보아라, 저<br />
갑수네, 병섭이네, 상규네, 병호네.<br />
<br />
재춘이 엄마가 저 간월암(看月庵) 같은 절에 가서<br />
기왓장에 이름을 쓸 때,<br />
생각나는 이름이 재춘이밖에 없어서<br />
'김재춘'이라고 써놓고 오는 것은&#160;아니다.<br />
재춘이 엄마만 그러는 게 아니다<br />
가서 보아라, 갑수 엄마가 쓴 최갑수, 병섭이&#160;엄마가&#160;쓴 <br />
서병섭,<br />
상규 엄마가 쓴&#160;김상규, 병호 엄마가 쓴 엄병호.&#160;<br />
<br />
재춘아, 공부 잘해라!<br />
<br />
&#160;
공군소령 김진평<br />
<br />
싸리재 너무 <br />
비행운 떴다<br />
<br />
붉은&#160;밭고랑에서 허리를 펴며<br />
호미 든 손으로 차양을&#160;만들며 <br />
남양댁<br />
소리치겠다<br />
&#160;<br />
"저기 우리 진평이 간다"<br />
<br />
우리나라&#160;비행기는&#160;전부<br />
진평이가 몬다.&#160;&#160;&#160;
&#160;
&#160;]]></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204/43/cover150/8954605613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5613</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목울대를 울리는 맥주</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829608</link><pubDate>Thu, 02 Jun 2011 17: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829608</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8060200&TPaperId=4829608"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94/coveroff/8908060200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놀라운 일이다. 오늘 나는 올 해 들어 처음으로 무릎이 보이는 치마를 입었으니 말이다. <br />
이런 날은 무조건 맥주를 마셔야 하고 시원시원하게 웃어야 하는데&#160;나는 이미 그 빌미를 찾았다.&#160;&#160;<br />
수주 변영로선생의 &lt;명정 40년&gt;을 책상 서랍에서 꺼냈다. 그리고 다시 읽는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선생의 명정기를 읽고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것은 모지리들이나 하는 선택이다. 따라서 오늘 저녁 나의 선택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고 은혜다. <br />
&#160;<br />
우선 선생의 연보를 보면 1919년 YMCA에서 독립선언서를 영문으로 번역,했다는 이력과 1955년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초대 위원장을 지냈다는 이력이 눈에 들어온다. 물론 어느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이력도 있다. 짐작하건데 시대가 시대였으니&#160;온전한 지식인으로 사는 일이 힘겨웠으리라. 그런데&#160;멀쩡한 정신으로도&#160;휘청거리고&#160;전쟁처럼 먹고 사는 일을 처리했을&#160;시절에 흥겹게 마시는 술이야기라니. 뭔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160;그러나 이 정도의 뒤뜰도 없는 삶이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온통 도덕적 순결함으로 무장한 지식인,&#160;물론 무언가 할 수는 있을지언정&#160;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도모할 수 있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어떤 방식으로든&#160;곁을&#160;내주지 못하는&#160;사람은 매력없다.&#160;&#160;&#160;<br />
&#160;&#160;<br />
여하간 선생의 책 &lt;명정 40년&gt;은 남자가 쓴, 그것도 장난기(?)와 재치와 넉살과 따뜻함이 콸콸 넘치는 남자가 쓴 책이라는 것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오다가다 돌 맞을 소리이지만&#160;이런 남자는 왠지 처음 만난 자리일지라도 '우리 입이나 한 번 맞춰봅시다'라고 생글거려도 어디 한 구석 밉지 않을 것 같다. 아, 이럴 때 보면 나는 마초를 좋아하는구나. 빌어먹을 일이로구나.&#160;&#160;<br />
어찌되었건 쓰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160;<br />
&lt;명정 40년&gt;에는 큰 웃음이 있다. 이 시원하고 큰 웃음은&#160;한여름&#160;소나기처럼 우르르 우르르&#160;몰려다니다가 여차하면 쏟아진다. 독자는&#160;그저 놀라고 그저 깔깔거리며 소나기를 맞으면 될&#160;터. 이 즐거운 독서를 어찌 마다하겠는가. 또한 이 유쾌하고 발랄한 독서 뒤에 놓여있을 술병을 또 어찌 모른 척 할 수 있겠는가. <br />
&lt;명정 40년&gt;에는&#160;그간 듣기 어려웠거나 어르신들의&#160;수필에서나 가끔 엿볼 수 있었던&#160;1950년대 이전 풍류남들의 이야기가&#160;넘친다. 멸종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160;확연히 그 수가 준 풍류남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160;묘한 아쉬움이 차오른다. 아무렴, 저 시절에 태어났으면. 물론 남자로 말이다. <br />
말이 길었다. 억울한 마음은 이 책을 술술술 마시고&#160;술술술 이야기하며 초여름의 목요일 밤을 붙들면 되는 일. 벌써 시간은&#160;4시 30분을 넘었고.<br />
<br />
그나저나 에피소드 중 그림같은 장면이 있어&#160;하나 옮겨 적는다.&#160;
역시 혜화동 우거에서 지낼 때였다. 어느 하룻날 바커스의 후예들인지 유령(劉伶)의 직손들인지는 몰라도 주도(酒道)의 명인들인 공초(空超,吳相淳), 성재(誠齋, 李寬求), 횡보(橫步, 廉尙燮), 3주선(酒仙)이 내방하였다. 설사 주인이 불주객이란대도&#160;이런 경우를 당하여서는 별도리가 없었을 것은&#160;거의 상식 문제인데, 주인이랍시는 나 역 술 마시기로는 결코 그들에게 낙후되지&#160;않는 처지로 그야말로 불가무일배주(不可無一杯酒)이었다........우리는 참으로 하늘에나 오를 듯 유쾌하였다. 우아하게 경사진 잔디밭 위에 둘러앉았는데 어 서방은 술 심부름, 안주 장만에 혼자서 바빴다. 술은 소주였는데 우선 한 말을 올려다 놓고 안주는 별&#160;것 없이&#160;남비에 고기를 끓이었다.&#160;<br />
참으로 그날에 한하여서는 쾌음(快飮), 호음(豪飮)하였다.&#160;객담(客談), 고담(古談), 농담(弄談), 치담(痴談), 문학담(文學談)을 순서 없이 지껄이며 권커니 자커니 마셨다. <br />
이야기는 길고 술도 길었다. 이러한 복스러운 시간, 길이 계속되기를 빌며 마셨다. 그러나 호사다마랄까, 고금무류의 대기록을 우리 4인으로 하여 만들게 할&#160;천의(天意)랄까, 국면이 일변되는 사태가 의외에 발생하였다. 그때까지는 쪽빛같이&#160;푸르고 맑던 하늘에 난데없이 검은 구름 한 장이 떠돌더니, 그 구름장 삽시간에 커지고 퍼져 온 하늘을 덮으며 비가 쏟아지기를 시작하였다.......처음에는&#160;우리는 비를 피하여 볼 생의도 하였지만 인가 하나 없는 한데이고 비는 호세 있게 나리어 속수무책으로 살이 부를 지경으로&#160;흠뻑 맞았다......그 끝에&#160;공초 선지식(善知識) 참으로 공초식 발언을 하였다. 참으로 기상천외의 발언이었던바, 다름 아니라 우리는 모조리 옷을 찢어 버리자는 것이었다. 옷이란 워낙이 대자연과 인간 두 사이의 이간지물(離間之物)인 이상, 몸에 걸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럴 듯도 한 말이었다.......(51~54쪽)&#160;
다음이 궁금하시면 &lt;명정 40년&gt;을 읽어보시라. 소설 &lt;소나기&gt;와는 또 다른&#160;그림이 펼쳐질 터. <br />
어찌되었건 나는 오늘 저녁 목울대를 울리는&#160;좋은 맥주하러 간다. 좋은 사람 황군과 함께.&#160;&#160;<br />
<br />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4/94/cover150/8908060200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8060200</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내가 좋아하는 당신들.</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822242</link><pubDate>Mon, 30 May 2011 14:3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82224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6217549&TPaperId=482224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34/26/coveroff/8996217549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두통이 문제다. 살살 달래면서 잘 버텨왔는데 근래 일주일은 머리를 들 수 없을 정도다. <br />
할 수 있으면 두개골 속에 들어있는 것들을 모조리 꺼내 찬물에 좀 씻었으면 좋겠다. 여하간 덕분에 일요일은 집에서 쉴 수 있었다.&#160;황군의 극진한 간호를 받으며 맛있는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고 썰어다 준 수박을 먹으며 세간에 화제가 되고&#160;있다는 음악프로그램을 시청했다.&#160;&#160;<br />
<br />
노래를 잘한다는 것은 축복인 것 같았다.&#160;단 한 소절을 부르고 그 한 소절을 들었을&#160;뿐인데&#160;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니 말이다.&#160;여튼 열심히 노래를 하는 가수들이 있고 또 그 노래를 기쁘게 듣는 사람들이 있는 풍경은 훈훈했다.&#160;물론&#160;출연한 모든 가수의 노래를 다 좋아할 수는 없지만 그건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다. 다행인 것은 황군과 내가 음악적으로 연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하는 말을&#160;황군은 금새 알아들었고, 황군이 하는 말 역시 설명이 필요없이 이해할 수 있었다. 이건 분명 행운이다.&#160;&#160;<br />
<br />
음악프로그램은 끝났고 순위가 발표되었다. 그 순위를 보면서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것은 '대중'이라는 단어였다.&#160;또한 임재범씨가 BMK를 위로하며 한 말이 계속 맴돌았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동료들이 이해하면 되는 거다'라는 식의 말이었다. 그 생각은 꼬리를 물고 김어준과 노회찬이 나누었던 대화로 이어졌다.&#160;<br />
<br />
김어준&#160;&#160;&#160;&#160;&#160; 그러니까 진보진영은 거의, 언제나, 항상, 도덕적 우위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그리고 옳은 말이에요. 합리적이고, 논리적이고, 옳은 이야기이기&#160;때문에 반박할 수 없어요. 그런데 국민들이 학생은 아니거든요. 훈계 받거나 가르침을 받고 싶진 않은 거예요. 그런 얘길 듣다보면, 안 그러면 나쁜 놈처럼, 물론 안 그러면 나쁜&#160;놈이야 말하진 않았지만, 스스로 그렇게 느껴지니까 그쪽을 안 쳐다보도&#160;싶은 거예요. 그게 죄의식 마케팅의 한계인데, 그 마케팅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사람 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끼리 운동을 하기도 하죠. 그런데 그게 확장이 안 된다는 거죠, 전혀. 대부분의 사람들이.&#160;이게 엄청난 갭인데 그 갭을 어떻게 넘어가느냐....이 설득을 하는 방법론에 있어서의 연구는 안 한다는 거죠. 왜냐하는 우리는 옳고, 이것이&#160;정교하고 훌륭한 플랜이고, 다른 정책보다 우위에 있으니 이것으로 충분하다.&#160;우리나라 진보진영의 멘탈리티가 마치 종교운동의 그것과 비슷하다, 이런 생각도 합니다.&#160;&#160;<br />
<br />
노회찬&#160;&#160;&#160;&#160;&#160; 극복되어야 할 부분이죠.&#160;<br />
<br />
김어준&#160;&#160;&#160;&#160;&#160; 그런데 대표님처럼 이미 대중정치를 하시는 분들은 그 한계를 자각하지만, 그래도 안하시는&#160;분들도 물론 있지만, 문제는 그 한계를 인식하는 것까지만 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것을 극복하고 연구하고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다른 것만큼의 우선순위, 혹은 그보다 더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연구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느끼는 안타까움이 항상 있어요. 나는 저 사람들이 좋은데, 저 사람들이 얼마나 좋은지 사람들이 스스로 와서 공부하고&#160;알려고 하지 않는 한. 그건 소비자 보고 이&#160;물건이&#160;얼마나 좋은지 지가 알아서 공부하라 이거거든요. 장사를 하면서 팔 생각은 안 한다는 거죠. 우리 물건이 좋으니까&#160;팔릴 거야. 우리 물건은 짱이야. 자기들끼리 이런 얘기만 한다는 거죠. 자기들끼리 옳으면 뭐해. 이런 것도 있습니다.&#160;똑같은 맥락인데 종교는 구원으로 장사를 하는 거죠, 비유하자면, 그럼 진보진영은 뭘로 장사할 거냐. 진보진영의 장사&#160;패키지가 잘 안 보여요, 대중들한테는. 교회를 가는 건 구원 받으려고 가는 거거든요. 절에 가는 것도 이유가 있는 것이고, 당연히. 그걸로 장사한다고 치면 그럼 진보진영의 구원은 뭐냐, 진보진영의 구원이 예를 들어 무상교육이고 서민들 모두에게&#160;집을 가지게 하는 거라면 말이죠. 교외의 구원이 영생인데 그 사람들이 교회에 안 가고 그걸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잖아요. 그래서 교회는 일단 예배를 보게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거든요. 그걸 너무 많이 해서 욕먹죠. 그런데 진보진영은 자신들의&#160;예배당에 사람들을 끌어 들이는데 대단히 무심하다. 자신들의 교리만 발표하고 있어요, 맨날.&#160; <br />
<br />
노회찬&#160;&#160;&#160;&#160;&#160; (묵묵)&#160;&#160;<br />
<br />
김어준의 말에는, 적어도 내가 듣기에는 상대방을 향한 혹은 진보진영을 향한 애정이 충만해 보였다. 물론 미운 구석이 있겠지만 말이다. 또한 노회찬의 대답없음에는 현실을 자각하고 있는 사람으로서의 답답함이 묻어난다.&#160;<br />
<br />
노회찬&#160;&#160;&#160;&#160;&#160; 제 식으로&#160;얘기하자면, 우리가 어렵게 일을 하다 보니까, 이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되느냐보다는 지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되느냐. 또는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되느냐는 데에 너무 매몰되어온 건 사실이에요. 제가&#160;가장 문제 있다고 여기는 자세가 뭔가 하면, 나는 감옥 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 감옥 가는 걸 감수하거나 감옥 가도 변치 않겠다는 말이에요. 이것은 좋은&#160;태도긴 하지만 사실 감옥 간다는 것은 진다는 얘기거든요.&#160;<br />
<br />
김어준&#160;&#160;&#160;&#160; 그리고 당한다는&#160;얘기죠.&#160;<br />
<br />
노회찬&#160;&#160;&#160;&#160;&#160;당한다는 거죠, 당하지 않고 적을&#160;무찔러야&#160;되는데, 무찔러서 어떻게 하겠다는 포부보다는 패배주의가 앞서거든요, 그러니까 그 속에는 뭐가 있냐면, 이기기는 힘들 것이다, 질 가능성이&#160;더 높다, 지더라도 변치는 않겠다, 이런 얘기라고요. 그건 생존을 위한 철학은 될 지 몰라도, 변혁을 위한, 변화를 시키는, 이겨야&#160;변화를 시키는 건데, 그 길은 많이 못 미치는, 그런 점에서 패배주의가 짙게 깔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행태나 운동방식도 그걸 못 벗어나고 있다.&#160;&#160;<br />
<br />
음악프로그램을 보다가 자연스레 이어질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나는 계속 &lt;진보의 재탄생&gt;을 뒤적였다.&#160;음악에도 낡은 진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좀 분열되어 다양한 지점들이 생기고&#160;점점 괜찮아 보여서 따라하고 싶고 좋아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160;생각이었다.&#160;이유는 한가지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세상이 좋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노회찬이 선거에서 졌다고 갑자기 홍정욱의원 흉내를 내라는 것은 아니며 이소라에게 후렴으로 가득찬 댄스곡을 주문하는 것도 아니다.&#160;그러면&#160;흉하다.&#160;아니 울 것 같다. 단지 친절하고 세련되고 달콤하게 대중을 설득하는 방법을 알아냈으면 좋겠다.&#160;건투를 빈다. 내가 좋아하는 당신들!<br />
<br />
<br />
&#160;&#160;&#160;]]></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634/26/cover150/8996217549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6217549</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이 가벼운 책이 있어 자주 걷습니다</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780341</link><pubDate>Wed, 11 May 2011 13:3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78034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1308&TPaperId=478034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4/13/coveroff/8954601308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싱싱한 봄비가&#160;강가의 늙은 나무 한 그루를 깨운다.&#160;&#160;<br />
몇 일 사이 나무 몸통에 부쩍 화색이&#160;돌고&#160;수액이 요동치는 소리가 들린다.&#160;저 기세로 가면 꽃도 피우겠다고 할 판이다. 나는 축축하고 비린 나무에 기대 가만히 듣는다. 까마득한 세월로도 쉬 떨쳐지지 않는 오래된 거짓말-'봄을 기다리지 않겠어'
머리를 말리지 않고 한강을 따라 걷는다. <br />
마음처럼 풀어진 머리카락이 무거운 바람에 자주 들썩인다. 늙은 몸통에 피가 돈다. 이 기세로 가면 강을 헤엄쳐 건너겠다고 할 판이다. 물컹한 흙길을 찾아 밟는다. 눈에 밟히는 기억들이 발등을 타고 기어오른다. 더듬어지는 세월을 앞서는&#160;오래된 거짓말-'모든 걸 다 걸겠어'
김경미의 시집을 읽는다. <br />
시를 읽는다기보다 늙은 나무와 내 거짓말을 위로하는&#160;마음을&#160;읽는다.&#160;<br />
<br />
나는야 세컨드 1&#160;
누구를 만나든 나는 그들의 세컨드다&#160;<br />
, 라고 생각하자고 한다<br />
부모든 남편이든 친구든<br />
봄날 드라이브 나가자던 자든 여자든<br />
그러니까 나는 저들의 세컨드야, 다짐한다<br />
아니, 강변의 모텔의 주차장 같은<br />
숨겨놓은 우윳빛 살결의 <br />
세컨드,가 아니라 그냥 영어로 두번째,&#160;<br />
첫번째가 아닌, 순수하게 수학적인<br />
세컨드, 그러니까 이번,이 아니라 늘 다음,인<br />
언제나 나중,인 홍길동 같은 서자,인 변방,인<br />
부적합,인 그러니까 결국 꼴찌,&#160;
그러니까 세컨드의 법칙을 아시는지<br />
삶이 본처인 양 목 졸라도 결코 목숨 놓지 말 것<br />
일상더러 자고 가라고 애원하지 말 것<br />
적자생존을 믿지 말 것 세컨드, 속에서라야<br />
정직함 비로소 처절하니<br />
진실의 아름다움, 그리움의 흡반, 생의 뇌관은,&#160;<br />
가 있게 마련이다 더욱 그곳에<br />
그러므로 자주 새끼손가락을 슬쩍슬쩍 올리며<br />
조용히 웃곤 할 것 밀교인 듯&#160;
나는야 세상의 이거야 이거&#160;&#160;
<br />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64/13/cover150/8954601308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1308</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일곱 개의 단어</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606066</link><pubDate>Tue, 08 Mar 2011 11: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60606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14388&TPaperId=4606066"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2/51/coveroff/8932014388_2.jpg" width="75" border="0"></a>&nbsp;<br/><br/>1.&#160;<br />
졸음 / 나는 그저 감기약이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닐 암스트롱이 루이 암스트롱의 음악을 들으며 달의 표면을 걷는 것처럼 거리를 걸었다. 또한 그런 속도로 배시시 웃거나 꾸벅꾸벅 졸았다. 그러나 상대방을 웃기기에는 눈이 너무 쾡한 관계로 그저 뭐랄까, 그저 없어보였다. 그런데 졸음의 원인이 노화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오늘 들었다. 노화.... 감기약을 핑계 삼기에는 내가 맞이하는 봄이 너무 여러차례인가.&#160;
2.<br />
소설&#160;/ 매주 금요일에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비타민 알람이라는 것이 있다고 예쁜 아가씨가 귀뜸해 주었는데&#160;아마 내 비타민 알람은 금요일에 맞추어져 있을 것이다. 여하간, 우연치 않게 쓰고 있던&#160;소설 스토리를 잠깐 흘렸는데, 이미 그런 스토리가 소설로 나와있다고 한다. 게다가 명작이란다. 읽어보지도 못한 소설을 표절했다. 억울했지만 따질 곳도 없다. 그래서&#160;나는 오늘 그 소설을 지웠다. 한 달을 끙끙거렸지만 기존에&#160;출간된 이야기보다 재미있을 자신도 없고, 뭔가 그럴싸할 자신도 없었다. 맨정신으로는 내 자식 목을 딸 수는 없고, 콧물감기약을 삼키고 계속 del 키를 눌렀다. 그래도 시간을 들여 너를 지웠다.&#160;몽롱하지만 아프다. 다음 생애에 만나자. 미안하고 미안하다.&#160;&#160;
3.<br />
친구 / 두 번의 결혼식에 다녀왔고, 두 번의 꽃다발을 받았다. 그런 친구가&#160;현재의 생활이 무정부상태라고&#160;한다. 나는 복리로 계산해 축의금을 돌려달라고 했다. 친구는 그 날의 꽃다발을 돌려달라고 한다. 뭔가 돌려받을 수 있다는 건 돌려줄 것이 있어야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서로 복수를 다짐했다. 꽃샘추위에 여럿 미치고 있다.&#160;&#160;
4.<br />
핸드폰 / 전화번호를 바꿔야할 때가 온 것 같다. 아니면, 그대, 술 마시고 전화하지 마라. 늙어가는 일에, 꽃피는 일에, 늘어나는 뱃살에 갑짜기 울컥하더라도 내게 전화하지 마라. 병으로 치면 내가 먼저 드러누워야 할 처지고, 꽃피면 그대가 울컥하지 않아도 울컥할 여인들이 지천이며, 늘어나는 뱃살은 그저 바지에 잘 구겨넣으면 될 것을... 보고싶다고 한 번만 더 말하면, 동네 개 모조리 푼다.&#160;
5.<br />
관음증 / 보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정류장, 추웠고, 버스는 늦었다. 그런데 정류장 차가운 나무토막 의자에 앉아있는 여자가 덜덜 떤다. 술에 취해서 약간 헝크러진 자세로 덜덜 떤다. 옆에 있던 사내는 여자를 두고&#160;근처 편의점으로 달려간다. 잠시 후, 여자 가방을 열더니 분첩을 꺼낸다. 분을 바른다. 정확한 손놀림이다. 입술도 바른다. 더 정교한 손놀림이다. 여자 잽싸게 뒤를 돌아본다. 다시 취한 듯 약간 힘겨운 자세를 유지한다. 사내가 달려온다. 손에는 따뜻한 캔커피가 들려있다. 여자에게 건낸다. 여자는&#160;천천히 눈을 뜨더니 한모금 마신다. 그리고는 사내의 어깨에 기댄다. 나는 버스를 포기하고 택시를 잡았다. 밤은 길고, 여자의 알리바이를 위해 나는 빨리 그 자리를 떠나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훔쳐본 댓가다.&#160;&#160;
6.<br />
조언&#160;/&#160;"키스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누나?"&#160;후배의 이메일을 스펨으로 착각할 뻔 했다.&#160;웃을 수도 없고 화를 낼 수도 없고. "키스를 잘한다는 것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이 장마철 수박같은 놈아?"&#160;나는 답장을 보냈다.&#160;장마철 수박같은&#160;후배는 다시 메일을 보냈다.&#160;"사랑하는 여자가 생겼어요. 누나!"&#160;나는 다시 답장을 보냈다.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그런 걸 왜 물어보는 거니?"&#160;내 답변이 신통치 않았는지 다시 답장이 왔다. "조언이 필요해서요. 진짜 급해요." 나는 황망했다. 그걸 왜 나에게 물어보는지 그것도 참.... 나의&#160;마지막 답장은 이렇다.&#160;"상대방에게 그리고 너에게 마지막으로 사랑이라고 믿는 그 헛것에 몰입해라. 최선을 다해. 이&#160;장마철 수박같은 놈아."&#160;
7.<br />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 진은영<br />
진은영의 시집 &lt;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gt;을 다시 꺼냈다. 그녀의 시 [봄이 왔다]를 읽는다.<br />
<br />
봄이 왔다<br />
<br />
사내가 초록 페인트 통을 엎지른다&#160;<br />
나는 붉은색이 없다<br />
손목을 잘라야 겠다<br />
&#160;<br />
<br />
<br />
&#160;]]></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42/51/cover150/8932014388_2.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14388</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포유류의 소리</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487195</link><pubDate>Tue, 01 Feb 2011 13:5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487195</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3802&TPaperId=448719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59/45/coveroff/8954613802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1. <br />
패자부활전은 아니지만,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지는 새해의 첫날이 오고 있으니, 2011년의 첫날 안부를 전하지 못했던 그대들, 안녕하시오. 그리고 행복하시오.&#160;
2. <br />
허수경의 시집 &lt;빌어먹을, 차가운 심장&gt;을 읽는다. 읽고 또 읽는다,가 정확한 표현이겠다. <br />
10년을 더 살아내면 저런 시를 쓸 수 있을까, 아니다,라는 것을 아는 나도 제법 철이 들었다. <br />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시간이 제법 많이 연소되어야만 알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불연소된 시간에서도 알아지는 것이 있으니, 나는 그것이 철(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160;&#160;
3. <br />
냉장고를 가득 채웠다. 저 많은 채소와 고기로 무엇을 할 지 나도 궁금하다.&#160;&#160;<br />
허수경시인은 썼다. <br />
"난 존재를 안고 있는 허당이었어요" 라고&#160;&#160;<br />
나도 쓴다. <br />
"난 식재를 안고 있는 허둥이었어요" 라고<br />
시를 더듬으며 느꼈던 휑-함을, 냉장고를 더듬으며 퀭-하게 느낀다.&#160;&#160;
4. <br />
어쩌면 허수경시인의 시를 읽으며 나는 무슨 말이든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저도, 저도, 그것을 알아요, 아-아-아 그 마음을 알아요,라고 끼어들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럴 수 없음을 실시간 깨닫는다. 나는 모른다. 나와 다른 그녀의 말뚝을.&#160;
5. <br />
나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바가 있는 당신들이 말한다. 아이를 키워보지 않았으니 어떻게 알겠느냐고, 철이 들려면 아직 멀었노라고. 음. 나는 아직 모르고, 여전히 멀었다는 것은 기꺼이 동의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내게 결핍마저 없겠는가,하면 그것은 아니다.&#160;&#160;<br />
허수경시인이&#160;썼다.&#160;&#160;<br />
"울지마, 라고 누군가 희망의 말을 하면 <br />
&#160;웃기지 마, 라고 누군가 침을 뱉었어"<br />
나도 쓴다.&#160;<br />
"웃지마, 라고 누군가에게 부탁의 말을 하면<br />
&#160;웃기지 마, 라고 누군가&#160;침을 뱉었어"&#160;
6. <br />
시인에 대해, 시에 대해, 그리고 그 시를&#160;밤새&#160;읽는 나에 대해 쓰고 싶었지만 <br />
함구하고 만다.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의 이야기니까.&#160;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859/45/cover150/8954613802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3802</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정녕 그때는 그랬습니다.</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467891</link><pubDate>Tue, 25 Jan 2011 16: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46789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8984536&TPaperId=446789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0/45/coveroff/8988984536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25일이&#160;우리 김여사님 생신인 관계로, 주말에 눈을 홈빡 맞으며 남녘땅을 밟고 왔는데, 어찌 기분이 좀 찜찜하더이다. 다른 건 매우 하등인데 직관은 우등이라, 어째 볼 일 보고 뒷처리 안한 께름칙한 마음이 드는 것은.....아, 우리 오라버니 김여사 생신을 잊었구나, 오라버니의 아내이자 내게는 올케되시는&#160;'아차차 백선생'이 김여사 생신을 쌍으로 잊었구나. 뭐 이런&#160;안타까운 상황을 혼자서 언능&#160;간파한지라.&#160;그러나 그때다. 꼬장꼬장 우리 언니 정양에게서 전화가 오는 것이라. 받지 말아야 하는 것을 받았다.&#160;습관이란 몸이 정신을 지배하는 아주&#160;못마땅한 현상인게라.&#160;
내용은 간단하다. 아차차 백선생이 스스로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한 댓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160;&#160;<br />
아차차 백선생이 무슨 죄를 지었는고 정양에게 물었더니, 사랑하는 남편을 낳아준 김여사님의 생일을 잊은 죄,라 한다. 웃으면 안되는데 웃었다. 물론 꼬장꼬장 정양에게는 사레가 들렸다 둘러댔다. 여하간, 꼬장꼬장 정양은 내게 함구령을 내렸다. 아차차 백선생에게 어떤 정보도 흘려서는 안된다는 것인게라. 음... 날이 더워 미친다는 말은 들었지만, 날이 추워 실성도 하는가 보다. 모든 것이 지구 온난화문제인게라, 우리 꼬장꼬장 정양은 아무 죄가 없다고 나는 그저 자위했다.&#160;&#160;
퇴근을 하면서 전화기를 든다. 여보쇼? 나요!&#160;&#160;&#160;<br />
아가씨 왠 일? <br />
백선생 내 말 잘 들으시오. 내일이 김여사 생신임을 잊은 거 잘 아오. 호들갑은 서로 생략하오.&#160;&#160;<br />
다만 지금이라도 대책을 마련하오. 그리고, 내게서 전화받았다는 소리를 하면 그때는 내 손에 죽소. 이만 끊으오.&#160;<br />
어맛!!!!!!! 아가씨 정녕 잊었네. 이를 어째야.....<br />
그건 그대의 일이오. 다만 나와 통화한 사실은 없는 것이오.&#160;내부 고발자를 보호해야만 정의로운 사회가 도래하오.
드디어 김여사님의 생일 그리고 불과 삼십 분 전, 김여사와 꼬장꼬장 정양의 전화를 연달아 받고, 나는 기진맥진이다.<br />
두 분의 분노는 한결같다. 너지?&#160;&#160;<br />
나의 대답도 일목요연하다. 뭐가?<br />
추궁은 이어진다. 네가 한 거 다 안다.&#160;<br />
나의 버티기도 만만하지 않다. 목적어를 말하시오.&#160;
믿지는 않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나는 혐의를 잠시 벗고, 전화도 끊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아차차 백선생의 연기가 신통치 않았던 모양인게라. 제보자의 안위를 걱정해서라도 그러면 안되는 것을, 그러나 어쩌면 나는 그래서 늘 아차차 백선생을 후원하는지도 모른다. 여하간 김여사님이야 그럴 수 있다고 해도, 꼬장꼬장 정양의 마음보는 참으로 혈연관계를 백지화시키고 싶은 심정을 들게 하니, 아프고 또 아프다. 정작 본인은 모르겠지만.<br />
아차차 백선생이 김여사님 생신을 챙기기 위한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난 것도 아니고, 더욱이 무슨 권리로 그것을 강제하냐는 말이다. 물론, 알아서 하면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이지만, 매년 실수를 하는 것도 아니고, 나이 들고 정신 사나우면 그럴 수도 있는 것을, 뭔 정의의 여신이라고 참으로 우리의 꼬장꼬장 정양은 언제나 어메이징하시다.&#160;그대 그러지 마오, 심히 쪽팔리오.
장시간의 취조를&#160;당하고&#160;나니 시장했다. 책상 위 초콜렛 한 봉지(대략 10개 들었다)와 감자깡을 먹고 커피 한 사발을 들이킨다. 그리고 핸드폰을 본다. 어쩌자고 너는 이제 이런 용도로만 쓰인다더냐 싶어 집어 던지려고 했으나 그럴 수도 없다. 가난은 작은 것에도 분노하지 못하게&#160;한다. 그 생각이 드니&#160;더 배가 고프다. 또 다시 먹다 남은 앙금빵을 먹는다. 앙금이 크레이지하게 달다. 내 앙금도 달까?&#160;그건 모를 일이고. 애써 기억을 더듬는다. 손길은 거칠지만 나름 최적화되어 있다. 빠르게 과거를 복기한다.<br />
정녕, 한 때는 쉬지 않고, 아무 때나, 즐거움을 전하는 전화기였다. 물론, 그 즐거움의 원천인 그들은 더 이상 밝힐 수 있는 신분이 아니지만서도, 어찌되었건 그들은 ♥♥이라는 이름이었다. 별 짓 다했다. 칭얼대고, 옹알거리고, 지분대고, 음란하고...이런 저런 불장난으로 밤을 낮으로, 낮을 밤으로 만들던 전화기였다. 아! 그 쿵쿵쾅쾅 나를 달구던 네가 어쩌자고 이리 되었던가. 오메!&#160;
돌아와라! 미친 척 돌아와라. 나를 가슴 뛰게 해라. 혈압 오르게 하지 말고. 전화기, 너 돈 먹은 만큼 토해내라. 은밀하고 뜨겁고 달달한 언어들을. 참으로 분통터지는 날들, 나 좀 살려다오. <br />
전화기 반응한다. 놀란다. 열어보니 스펨이다. 오호라~~~ 그래도 나는 너를 버릴 수가 없구나. <br />
꼭 가난해서 만은 아니다. 혹여 그런 시를 아느뇨? 아래 적는다. 너 읽거라. 그리고 반성하거라.&#160;
가슴에 굵은 못을 박고 사는 사람들이 생애가 저물어가도록 그 못을 차마 뽑아버리지 못하는 것은 자기 생의 가장 뜨거운 부분을 거기 걸어놓았기 때문이다. - 윤효, 못<br />
<br />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30/45/cover150/8988984536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8984536</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화양연화_花樣年華</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333842</link><pubDate>Mon, 13 Dec 2010 13: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33384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126384&TPaperId=433384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9/55/coveroff/8970126384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2010년의 겨울, 제주를 걷고 또 걷는다. <br />
반질거리는 검은 돌들을, 푹푹 빠지는 모래해안을, 내 날숨이 미안하기만 했던 숲길을, 내 탄성이 부족하기만 했던 오름을, 자분자분하게 자리잡은 동네를, 걷고 또 걷는다. <br />
삐죽삐죽 고개를 내민 주황색 감귤나무를 지나, 검은 흙에 자리잡은 당근밭을 지나, 겨울도 비껴가는 파밭을 지나, 넉넉하게 자리잡은 무밭을 지나, 자고있는 말들을 지나, 깨어있는 덩치 큰 개들을 지나, 북극의 겨울을 피해 날아든 까마귀들을 하늘에 두고, 걷고 또 걷는다. <br />
이내 달이 뜬다. 푸른 하늘이 물러나며 별이 쏟아진다. 어둑어둑한 바다 어디선가 철새가 운다. 울음소리는 멀고도 가깝다. &#160;<br />
<br />
바람이 분다.&#160;&#160;<br />
보리수나무를 흔들고, 소나무를 흔들고, 낮게 깔린 초록의 덩굴마저 흔든다. 바람이 겉도는 숲에 구멍이 뚫렸다. 쏟아지는 바람에 끌려&#160;고개를 드니, 희고 푸른 물이 덩어리져 하늘과 닿아있다. <br />
그런 건 없었겠지만, 나는 그것을 바다라 불렀고, 그것들을 흔들어 솟구치거나, 가라앉거나, 배회하는 모든 것들을 바람이라 불렀다. 눈이 사물을 의심한다. 마음은 이미 물위를 떠돈다. 다리가 후들거린다. 다음에도 이곳에서&#160;너를 만나면 나는 돌아오지 못하리라. 마음 한 조각을 떼내어 약속하고 돌아선다. 물위를 떠돌던 햇살이 망막에 맺힌다.&#160;시야가 흐릿하다. 내 눈을 의심한다.&#160;<br />
<br />
제주의 해안, 한때는 지글거렸을 뜨거운 용암이 바다에 젖는다. <br />
식어버린 꿈이 넘지 못할 문지방에 어디로부터 떨어져 나온 귀한 돌, 닳아서 닳아서 사라질 것 만 같은데, 빛나고 때론 바람에 날려 흩어지고 이제는 넓다. 넓고 고요한 해안, 닳아서도 사라질 수 없는 용암의 뼈들은&#160;더는 견고할 수 없는 고독으로 박혀있다.&#160;하늘과 바다와 검은 암석과 모래가 꼼짝하지 않는 곳에서 나는 오히려 권태를 잊고 가망없는 욕심을 갈아낸다. <br />
<br />
같이 걸었던 내 좋은 사람들의 땀냄새와, 순한 처녀의 웃음소리와, 사뿐사뿐 걷던 총각의 뒷모습이 오늘도 이어질 것 같은 오늘, 주책없는 눈물샘에 돛단배 한 척 띄운다. 돛에 시 한 편 적어 보낸다. 서러운 것들이 펄럭이는 날에는.<br />
&#160;
<br />
그 깃발, 서럽게 펄럭이는&#160;<br />
<br />
박정대&#160;<br />
<br />
기억의 동편 기슭에서<br />
그녀가 빨래를 널고 있네, 하얀 빤스 한 장<br />
기억의 빨랫줄에 걸려 함께 허공에서 펄럭이는 낡은 집 한 채<br />
조심성 없는 바람은 창문을 마구 흔들고 가네, 그 옥탑방&#160;<br />
<br />
사랑을 하기엔 다소 좁았어도 그 위로 펼쳐진 여름이 <br />
외상장부처럼 펄럭이던 눈부신 하늘이, 외려 맑아서<br />
우리는 삶에,<br />
아름다운 그녀에게 즐겁게 외상지며 살았었는데&#160;<br />
<br />
내가 외상졌던 그녀의 입술&#160;<br />
해변처럼 부드러웠던 그녀의 허리<br />
걸어 들어갈수록 자꾸만 길을 잃던 그녀의 검은 숲 속<br />
그녀의 숲 속에서 길을 잃던 밤이면 <br />
달빛은 활처럼 내 온몸으로 쏟아지고<br />
그녀의 목소리는 리라 소리처럼 아름답게 들려왔건만<br />
내가 외상졌던 그 세월은 어느 시간의 뒷골목에<br />
그녀를 한 잎의 여자로 감춰두고 있는지&#160;<br />
<br />
옥타비오 빠스를 읽다가 문득 서러워지는 행간의 오후<br />
조심성 없는 바람은 기억의 책갈피를 마구 펼쳐놓는데<br />
내 아무리 바람 불어간들 이제는 가 닿을 수없는, 오 옥탑<br />
위의<br />
옥탑 위의 빤스, 서럽게 펄럭이는<br />
우리들 청춘의 아득한 깃발&#160;<br />
<br />
그리하여 다시 서러운 건<br />
물결처럼 밀려오는 서러움 같은 건<br />
외상처럼 사랑을 구걸하던 청춘도 빛바래어<br />
이제는 사람들 모두 돌아간 기억의 해변에서<br />
이리저리 밀리는 물결 위에 희미한 빛으로만 떠돈다는 것<br />
떠도는 빛으로만 남아 있다는 것&#160;&#160;
&#160;<br />
&#160;
&#160;]]></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49/55/cover150/8970126384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126384</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늘,제가 하는 일을,알지 못하나이다</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307370</link><pubDate>Thu, 02 Dec 2010 14: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307370</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272X&TPaperId=430737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8/48/coveroff/895460272x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복사기를 점검하러 온 젊은 청년이 2011년 탁상용 달력을 내민다. 봉투에 싸여 있는 달력은 크기로 보아 올해의 그것과 똑같아 보인다. 올해와 똑같을지도 모를 한 해가 오고 있다는 사실이, 정녕 그것이 사실인지 알 수 없지만, 난감하기만 하다.&#160;&#160;
생각하니,&#160;매일 술을 마신다.&#160;정확한&#160;기억만을&#160;더듬어도 2주째다. 2주 동안 숙취해소 음료를 세 번 마셨고, 두통약을 거르지 않았다. 그리고 어제는 급기야 정종을 두 병 마시고, 맥주로 입가심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걸어오는 길, 배는 출렁거렸지만, 하나도 춥지 않았다. 아직은 술값을 치를 돈과 카드가 남아 있음에 감사했다. 이렇게&#160;거르지않고 운동을 했으면, 아침에 바지 앞단추가 떨어지는 일은 막을 수 있었겠다. 실과 바늘을 찾는데 적어도 1시간을 쏟았는데, 결국 회장님에게 빌렸다. 난처하기만 하다.&#160;&#160;
이십대에도 멀리했던 술을 이제와 퍼마시는 까닭이 무엇인지, 바지 단추가 떨어지고 나니 궁금해졌다.&#160;무엇인지 정확히 꼬집어 낼 수는 없지만, 안다고 해도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어떤 이미지 하나가 떠오르는 것은 막을 길이 없었다. 아버지_ 84년, 늦은 겨울 밤, 알콜솜처럼 젖은 입김.&#160;풀어진 머플러, 바람에 얻어맞은 머리카락, 식어서 축축해진 호빵, 그리고 당신의 난감한 웃음_ 떠오르는&#160;이미지에&#160;따귀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다. 얼얼하기만 하다.&#160;
백석의 시집을 꺼내들고 차가워진 커피 한 사발을 들이킨다. 오늘은 살아내야 하니까. 저녁까지 끝내야 할 보고서는 마무리해야 하니까,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두통약이 아니라, 백석이다.&#160;&#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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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경寂境
신 살구를 잘도 먹드니 눈 오는 아츰&#160;<br />
나어린 아해는 첫아들을 낳았다&#160;
인가 멀은 산중에<br />
까치는 배나무에서 즞는다&#160;
컴컴한 부엌에서는 늙은 홀아비의 시아부지가 미역국을 끓인다&#160;<br />
그 마을의 외따른 집에서도 산국을 끓인다&#160;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88/48/cover150/895460272x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272X</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오, 나의 할머니_How to sew a button</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290449</link><pubDate>Thu, 25 Nov 2010 12:4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290449</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0345518756&TPaperId=429044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56/49/coveroff/0345518756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좀 앞뒤가 안맞지만, 구조적(?)으로 안맞는 것이라고 우기면서, 겨울은 오고, 아침부터 황석어찌개가 먹고 싶었던 것이었다. 배워둘 것을...그러나, 그때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뭘 가르쳐 준다고 알았겠는가 싶다. 물론 할머니는 내가 대학생이 되었을 때 까지 살아계셨지만, 누비이불 만드는 일, 옷감에 물들이는 일, 고추장 굴비 만드는 일,&#160;동치미 담그는 일, 박대 조리는 일, 시루떡 찌는 일, 텃밭 가꾸는 일들을 배우지 않았다. 그런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이렇게 어느 날 뒷목을 잡으며 아쉬워 할&#160;줄 내 어찌 알았겠는가. 어리석어라 굿바이.&#160;&#160;
하루하루&#160;폐인처럼 살아가는, 살림이라고는 고작 청소와 빨래가 전부인&#160;양 행세하는&#160;하루하루가 참으로 낭패로구나, 낭패,라는 자괴감이 몰려들어 얼굴을 들 수 없음에, 뭐랄까, 할머니 제게 힘을 주세요,를 주술사처럼 중얼거리다가 우연히 한&#160;권의 책을 발견했으니.....그러나, 이 얼마나 또 쌩뚱맞은지.&#160;바다 건너 할머니들의 이야기인지라. 그러나, 그저, 뭐랄까, 뭐든 timeless skill 이라면 뭐 바다를 건너던 산을&#160;넘던 내게 힘을 주리라는 생각으로 덥썩 주문을 하였다는. 어리석어서 또 거시기하게 짠한 굿바이.&#160;&#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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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엄청난 지식을 얻을 수 있거나, 여기에 소개된 생활의 지혜를 다 실천할 수는 없지만, 그러니까, 내 삶을 내가 가꿔보자는 의지는 얻을 수 있다는 것이,&#160;작아 보이지만 결단코 작을 수 없는 소득이었다.&#160;심지어 이 책을 읽다 벌떡 일어나, 대추와 생강을 잘 씻고, 심지어&#160;생강을 잘 저며 차를 끓였으니,&#160;작은 실천은 이미 시작된 셈.&#160;할머니 이렇게 제게 힘을 주시는군요. 오, 나의 할머니.&#160;&#160;
책의 한 대목을 옮겨보자면,&#160;좀&#160;더 정확히 긁어오자면, 아래와 같다.&#160;&#160;<br />
Nowadays, many of us “outsource” basic tasks. Food is instant, ready-made, and processed with unhealthy additives. Dry cleaners press shirts, delivery guys bring pizza, gardeners tend flowers, and, yes, tailors sew on those pesky buttons. But life can be much simpler, sweeter, and richer–and a lot more fun, too! As your grandmother might say, now is not the time to be careless with your money, and it actually pays to learn how to do things yourself!<br />
<br />
Practical and empowering, How to Sew a Button collects the treasured wisdom of nanas, bubbies, and grandmas from all across the country–as well as modern-day experts–and shares more than one hundred step-by-step essential tips for cooking, cleaning, gardening, and entertaining, including how to<br />
<br />
• polish your image by shining your own shoes<br />
• grow your own vegetables (and stash your bounty for the winter)<br />
• sweeten your day by making your own jam<br />
• use baking soda and vinegar to clean your house without toxic chemicals<br />
• feel beautiful by perfecting your posture<br />
• roll your own piecrust and find a slice of heaven<br />
• fold a fitted sheet to crisp perfection<br />
• waltz without stepping on any toes&#160;
본디 무기력하였지만, 할 수 있는 일조차 할 수 없는 일로 만드는 놀라운 기술을 보유할 필요까지는 없다 싶어서, 실은 이번 주에 김장을 하기로 했고, 이번에는 엄마가 보조를 하고 내가 메인 역할을 하기로 한 지라, 정말 어디 오다가다 산신령이던, 어디쯤의 요정이건 잡아다 놓고 힘을 달라고 할 처지라서, 이런 책도 반갑더라는 것이었다.&#160;
내가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다른 경로였는데, 알라딘에서도 구매할 수 있어 반가웠더라는, 그런데, 책 표지 그림이 실제 표지와 알라딘에 올려진 것이 다르고, 저자 정보도 잘못된 것 같아, 스마트폰도 없고, 디카도 없는 내가, 주위 사람에게 비웃음을 사며 사진 몇 장을 찍어 올리는 바. 수정이 가능하시면 수정하셔도 될 듯 합니다. 램프의 요정님~! 아이쿠나, 이 페이퍼를 읽을 리 만무하시겠구나. 그렇지만 당신의 능력을 믿어요, 램프의 요정님~!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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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356/49/cover150/0345518756_1.jpg</url><link>http://foreign.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0345518756</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쉘 위 딴스~!</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261626</link><pubDate>Fri, 12 Nov 2010 18: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26162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989469&TPaperId=4261626"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740/84/coveroff/8990989469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서른을 앞둔 어느 날, '룸바'를 배우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의지가 불끈 솟았다. 황군을 꼬드겨 역삼동에 있던 댄스홀을 찾았다. 댄스교사의 설명이 시작됨과 동시에 나는 그곳을 나왔어야 했다.&#160;이유인즉&#160;힐을 신을 수 없다는 것. 5센티 정도의 힐을 신고 서있을 수도 없는 내가 춤을 춘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무슨 얼빵신이 강림하셨는지, 아니면 이사도라신이 내리신 건지 나는 선생님에게 물었다. "맨발로 춤을 출 수는 없나요?"<br />
황당하셨겠지만 그 예쁜 등을 더 곧추세우는 일로 일단 마음을 가라앉힌 선생님은 내게 말했다. "신체적인 장애가 있다고 춤을 배울 수 없는 건 아니에요. 맨발은 위험하니까 발레슈즈를 신고 배워보는 건 어떨까요?"&#160;아~ 그러니까 나는 신체장애 판정을 댄스홀에서 받은 셈이었다.&#160;&#160;
여튼, 선생님은 내게 더 큰 장애가 있음을 그때는 몰랐으리라. 나는 몸치였다.&#160;<br />
그리하여 황군과 나는 토요일이면 두려움과 설레임을 반반씩 섞어 댄스홀에 갔고, 나올 때는 자괴감과 피로를 얻어 돌아왔다. 처음에는 처음이니까, 좀 시간이 지나면서는 그럴 수 있으니까, 더 시간이 흘러서는 뭐 선수하려는 것도 아닌데, 마지막에는 때려치워!가 됐지만, 지금도 그 시절의 일을 복기하면 유쾌하기만 하다. 그때 춤은 제대로 출 수 없었지만 춤곡(서양 고전 음악에서 춤곡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은 참 많이 들었었고, 음악을 귀가 아니라 온 몸으로 듣는 방법을 터득했으니 말이다. 깨달음을 멀고도 가깝다.&#160;&#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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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랜만에 춤과 관련된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 [춤의 유혹]은&#160;라틴댄스에서 왈츠 그리고&#160;궁정댄스에 이르기까지 흔히 사교춤이라 불리는 커플댄스를 소개하는 책이다. 물론 방법론은 아니고, 춤의 역사적 배경이라든지, 그 시절 사람들의 욕망이라든지, 그러니까&#160;춤의 미시사 정도라고 보면 무리가 없겠다. 이 책의 형식이 교본이었다면&#160;오히려 내게는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었을 것이니, 나는 이&#160;책에&#160;스텝 밟는 과정을 도식화한 발바닥&#160;그림이 실려있지&#160;않음에 감사했다.&#160;&#160;&#160;&#160;
이 책에는&#160;보기만 해도 설레고, 상상하면 더 끔찍하게 황홀한 여러 춤이 소개되고 있다. <br />
그러나,&#160;신대륙의 노예로 끌려간 흑인들의 춤인 산테리아와 캉동블레, 그리고 그것들로부터 파생된 삼바, 살사, 탱고, 집시들의 춤에서 흘러나온 플라멩코 등은&#160;단순한 여흥으로서의 춤을 넘어선다.&#160;이 춤들은 박해받는 사람들의&#160;목소리가 사회적인 언어로서의 힘을 가질 수 없었을 때 할 수 있었던 최소한의 몸부림이 실려있다.&#160;몸으로라도 표현해야만 하는 절박함과, 반복되는 고통속에서도 살아남아야 하는 오기들의 총합, 그리고 그 탈출구로서의 춤. <br />
책을 읽는 동안&#160;가슴 어디쯤이 무거웠던 까닭은,&#160;여전히 어디선가 탕탕거리는 그들의 발구름이 존재할 것 같아서였고, 끝없이 반복될&#160;것 같은&#160;힘을 가진 자들의 영원한 타락이 눈에 밟혀서였다.&#160;&#160;
그럼에도, 보란 듯이, 모든 살육의 기억들은 축제로 거듭나있다. <br />
그렇다고 축제가&#160;말 그대로 축제인 시절에 암울한 과거를 들이대며 같이 울어보자,&#160;이 축제들의 의미를 바로 세우자고 목소리를 높인다면 어쩌면 그것 역시 폭력일 것이다. 살을 부비고, 타인을 끌어안고, 플로어를 빙빙 도는 즐거움과 위안,&#160;그 한없이 가벼운&#160;유희를 뺏을 권리 또한&#160;누구에게도 없을 것이다. 브라질에서, 쿠바에서, 스페인에서,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축제들은 그 기원이 어찌되었건, 또 그 안에서 벌어지는 입에 담지 못할 폐해들이 무엇이건, 나같은 소시민에게는&#160;꿈에 그리는 일탈이다. 염치없지만 속세는&#160;그렇다고&#160;그래서 나 또한&#160;그렇다고 고백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어디 먼 이국땅까지 원정을 갈 수는 없지만, 이 밤, 금요일의&#160;이 밤, 누구 나와 함께 춤이나 추실라우?&#160;쉘 위 딴스?
&#160;&#160;]]></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740/84/cover150/8990989469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989469</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월담</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186808</link><pubDate>Tue, 12 Oct 2010 13: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186808</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22642&TPaperId=4186808"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5/83/coveroff/8936422642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불면의 밤은 안개때문이었다.&#160;&#160;<br />
한강 위를 떠도는 힘없는 안개는 강이 꾸는 꿈이었을지도 모르겠다.&#160;<br />
강은 그렇게&#160;태생적으로 북쪽을 기억하며&#160;겨울을 꿈꾸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160;&#160;<br />
깊고 날선 대기와&#160;허연 것들이&#160;꿈틀거리는 하늘을.&#160;<br />
&#160;<br />
조바심이 났다.&#160;쥐며느리처럼 몸이 말렸다. 눈이 내릴 것만 같았다.<br />
다행히&#160;밤은 강을 다독거렸고, 강의 꿈들은 서서히 걷혔다.&#160;&#160;<br />
철지난 옷을 입고 떨고 있는 내게&#160;10월은, 그러니&#160;자비다.
목련 전차,를 읽는다. <br />
그리운 것들이&#160;월담을 하는&#160;밤.<br />
내 곁을 지키는 그 환한 불빛, 목련 전차, 나아 가신다.&#160;&#160;<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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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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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분 접기 시작 --------


    
        
            
            부산에 눈이 내리면 북극곰이 운다&#160;<br />
            <br />
            북극곰이 제일 먼저 동물원 쇠창살을 흔들며<br />
            <br />
            으엉으엉 눈이 내린다고 운다<br />
            <br />
            향수병 같은 거야 잊은 지 오래지만<br />
            <br />
            제 똥을 짓뭉개고 앉아<br />
            <br />
            우울한 덩치로 늙어가는 짐승의 슬픔을 과연<br />
            <br />
            누가 알겠는가 눈이 내리면<br />
            <br />
            그도 내심 몸속의 피가 뜨거워지는 것이다<br />
            <br />
            콧김이 송골송골 맺힌 코를 벌름벌름<br />
            <br />
            알 수 없는 서러움에 사무쳐서<br />
            <br />
            북쪽을 향해 머리를 짓찧고 싶어지는 것이다<br />
            <br />
            눈이 귀한 남쪽 항구 몇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br />
            <br />
            부산에 눈이 내리면<br />
            <br />
            하나밖에 없는 동물원에 눈이 내리면<br />
            <br />
            북극곰이 정말 서럽게 운다<br />
            <br />
            긴 목에 목도리 하나 없이 겨울을 나야 하는<br />
            <br />
            기린은 이 겨울이 딱 질색이겠고<br />
            <br />
            낙타도 코끼리도 시큰둥 썰렁한 우리 안에 들어가<br />
            <br />
            전기스토브를 쬐며 덜덜 떨고 있겠지만<br />
            <br />
            눈이 내리면 북극곰 눈에는 모두가<br />
            <br />
            제 혈족으로 보이는 것이다<br />
            <br />
            흰 털가죽 뒤집어쓴 북극으로 보이는 것이다<br />
            <br />
            그래, 부산에 눈이 내리면 나도 따라 울고 싶어진다<br />
            <br />
            흰 털가죽 덮어쓰고 울타리 밖에 갇혀서<br />
            <br />
            으엉으엉 울타리 흔들고 싶어진다&#160;&#160;&#160;&#160;
            
            부산에 눈이 내리면, &lt; 목련 전차 &gt; 中, 손택수 
            
        
    

&lt;&lt; 펼친 부분 접기 &lt;&lt;

&#160;
<br />
<br />
<br />
&#160;
<br />
<br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65/83/cover150/8936422642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22642</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무등산 수박</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112200</link><pubDate>Mon, 13 Sep 2010 12: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112200</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1844116&TPaperId=411220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50/76/coveroff/8971844116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방정맞다는 생각이&#160;들기도 하지만&#160;아침에&#160;만난 바람에는&#160;매미의 울음이 없었다.&#160;
매미의 울음을 거둔 하늘 아래&#160;어린 잠자리&#160;파르르 떨며 날으는데
그 작은 떨림이 이렇게 결고운 바람을 몰고 오나 싶다.<br />
<br />
햇살 때문인지 바람 때문인지&#160;아침나절부터&#160;목이 마른다.<br />
<br />
이런 갈증에는 말이지......&#160;
칼끝이 닿자마자 '쩍' 하고 갈라져,&#160;속절없이 붉은 속살을&#160;내보이지만&#160;&#160;
'나를 베어 물면 당신도 붉은 울음을 울 것이라'며&#160;버티던 그 달고 서늘한&#160;무등산 수박이,&#160;&#160;
아! 무등산 푸랭이 수박이 간절하다.&#160;
그 때, 
언니도 시집가지 않았고 엄마는&#160;건강했고 <br />
<br />
운 좋게 살아남은 모기 한 마리도 대책없이 씩씩하게 피를 달라던 <br />
<br />
9월의 그 밤<br />
<br />
술기운이 아니면, 이 놈의 수박 들지도 못하시겠다며 굵은 땀을 뚝뚝 떨어뜨리시던 아버지의&#160;<br />
<br />
힘줄 돋은 팔뚝을 넘겨다 보며 나는 너를 받아 안았고&#160;
너를&#160;받쳐든 나는 온 몸에 쥐가 내렸지만 그렇게라도 너를 버텨내던 내가 있던&#160;&#160;
9월의 그 밤&#160;
너의&#160;붉은 속살과 내&#160;혀가 맺은 쾌락은&#160;이렇게 난삽하였던가&#160;&#160;
그 해 가을을 가슴에 담은 죄로 여직 붉은 울음을 멈출 수 없는 나는,<br />
<br />
너를&#160;잊을 수 없어,&#160;그리 저린 팔을 기억하면서도 너를&#160;안고 너를 핥고 너를 삼키고 싶은지라&#160;
또, 어김없이, 붉은 가을이 그리고 붉은 네가 달려들고 있어도 나는 꼼짝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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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수박이 충장로 거리에 나오면 광주의 가을은 시작된다. 그 거대한 수박은 여름 과일들이 모두 물러가는 9월 초부터 거리에 나온다. 여름의 가장 잔혹한 폭양 아래서만 영그는 그 수박은 무등산 산록 중에서도 폭양이 직각으로 내리 꽂히는 원효계곡 등의 산비탈에서만 자라난다. 무등산 수박의 단맛은 보통 수박의 설탕 같은 감미로움이 아니라 베이는 듯이 날카로운 서늘함의 단맛이다. 광주 사람들은, 폭양을 빨아들여 서늘함을 빚어내는 이 신비한 수박을 '푸랭이 수박'이라고 부른다.&#160;&#160;&#160;- 김훈,「내가 읽은 책과 세상」&#160;&#160;&#160;<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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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50/76/cover150/8971844116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1844116</link></image></item><item><author>굿바이</author><category>그녀를 만나다_책으로</category><title>목요일 이후, 그리고 다시 일요일 이후</title><link>http://blog.aladin.co.kr/goodbye/4090509</link><pubDate>Mon, 06 Sep 2010 18: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goodbye/4090509</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820681&TPaperId=409050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6/81/coveroff/897682068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0380410&TPaperId=409050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84/coveroff/8980380410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습관이된 카페인은 당신과 나를 닮아 각성도&#160;흥분도&#160;흐릿하기만 하다.&#160;피곤에 붙들린 몸은 아무리 많은 커피를 부어도&#160;긴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안다. 몸은 긴장하지 않지만, 마음은&#160;긴장하지 않는 몸뚱아리를 긴장하고 있다는&#160;것을.&#160;
삼일동안 새벽밥을 했다. 다른 이들은 아침밥이라고 하겠지만, 05시 30분에 짓는 밥을 나는 새벽밥이라 우기고 싶었다. 힘겨웠다는 이야기다.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나물을 무치고, 생선을 굽고, 몇 가지 밑반찬을 식탁에 올려놓는 일이 번거로웠다. 맛없는 밥상을 받아야 했던 엄마는 또 얼마나 곤란하셨을지. 내게 번거로운 일, 그럼으로 엄마에게도 고단했을 일, 더 나아가 밥이라는 고단함을 과장된 제스추어로 깨닫는 나는 여전히 어른-아이다.&#160;&#160;
엄마에게 내려진 진단은 노화다. 나는 노화가 병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엄마는 차라리 병이면 좋겠다고 하신다. 그 마음을 알겠으나, 내 마음이 그 마음일 수는 없다.&#160;간격을 메우지 못하고, 간격을 확인하는 일에 멈춰버린 딸은&#160;다급해진다.&#160;시건방지고 설익은 성찰이 쏟아진다. 가소롭고 버르장머리 없으며, 한없이 이기적인 딸년이다.&#160;&#160;&#160;
엄마가 책장을 본다. 무슨 책이 제일 재미있냐고 묻는다. 난감하다.&#160;땀이 난다. 책등을 훑어본다. 엄마에게 재미있을 책이 무엇일까&#160;또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160;모르겠거나 없다. 그렇지만 실망하는 타인의 얼굴을 보는 일에 나는 익숙하지&#160;않다. 무엇이라도 골라야&#160;했다.&#160;&#160;&#160;&#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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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엄마의 일상으로, 나는 나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더 많은 시간을 더 은밀한 마음을 나누지 못한 안쓰러움도 덤으로 따라왔다. 생각해 보면, 엄마는 자식들을 뒤짊어지고도 거침없었는데, 엄마를 채 업지도 않은 딸은 벌써 비틀거린다. 그래서일까. 보잘 것 없는 자식을 낳았다고 부모 역시 보잘 것 없는 것은 아닐진데, 돌아가는 엄마의 뒷모습은 헛헛하기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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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음은 얼굴을 추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얼굴을 규정한다. ......... 주름은 얼굴의 아름다움을 상하게 하는 동시에, 나에게 책임을 씌우는 애매하지만 명령적인 현실로서 얼굴을 구성한다. 주름진 피부를 가진 타자는 나의 적수가 아니라, 나에게 맡겨진 무거운 짐이기 때문이다. _ 알렝 핑켈크로트, &lt;사랑의 지혜&gt;부분&#160;&#160;&#160;&#160;&#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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