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 4권을 읽고 있습니다. 이제 끝이 보입니다.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퇴각이 긴박하게 진행되고 주인공 피에르와 나타샤가 정신적 성숙을 이뤄가는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참으로 긴 이야기입니다. 서사적 규모 면에서 이 작품을 능가할 소설은 없어 보입니다. 정말이지 읽어도 읽어도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톨스토이는 37세에 『전쟁과 평화』를 집필했다고 합니다. 그 나이에 이런 소설을 썼다는 건 하나의 난센스입니다. 인생의 우여곡절을 충분히 경험했다고 보기 힘든 나이에 어떻게 인류 소설사를 오롯이 덮을 만한 어마어마한 소설을 써낼 수 있는지 저로서는 잘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자세한 건 별도의 서평으로 남길 테지만 관련하여 최근 드는 깨달음은 나이의 많고 적음이 인간의 정신적 크기를 규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정신력이란 완전히 개별적입니다.

   이제 끝자락이 보입니다.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은 후 무언가의 풍성한 긍정으로 즐겁게 서평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동안 거작이 남긴 감동과 여운에 흥건히 젖어있을 생각을 하니 흐뭇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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