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이 시는 <서른, 잔치는 끝났다>(창비)의 첫 번째 작품이다. "선운사에서"가 밤에 뜬 달과 같다면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한 낮의 해와 같다. 1980년를 전후하여 치열했던 청춘들에 대해 연민을 갖게 한다. 최근에 그의 에세이를 몇 권 읽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 그 시를 다시 읽어 본다.
꽃이 피는건 힘들어도
지는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속에 피어날때 처럼 잊는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건 쉬워도 잊는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 '선운사에서', 최영미 -
https://blog.aladin.co.kr/gigo/5800514
(민음사)는 20년 여간 4판에 119쇄를 펴냈다. 작가 '밀란 쿤데라'의 작품들은 소설 : 농담, 우스운 사람들, 삶은 다른 곳에, 이별의 왈츠, 웃음과 망각의 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불멸, 느림, 정체성, 형수, 에세이 : 소설의 기술, 배신당한 유언들, 커튼, 만남, 희곡 : 자크와 그의 주인. 그는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났으며 1975년 프랑스에 정착했다. 죽기 얼마 전 프랑스에서 체코로 국적을 옮겼다.
- '풀따기', 김소월
우리집 뒷산에는 풀이 푸르고
숲 사이의 시냇물, 모래바닥은
파아란 풀 그림자 떠서 흘러요.
흘러가는 시내의 물에 흘러서
내어던진 풀잎은 옅게 떠갈 제
물살이 해적해적 품을 헤쳐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가없는 이내 속을 둘 곳 없어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지고
흘러거는 잎이나 맘해 보아요.
- '고적한 날', 김소월
당신님의 편지를
받은 그날로
서러운 풍설이 돌았습니다.
물에 던져달라고 하신 그 뜻은
언제나 꿈꾸며 생각하라는
그 말씀인 줄 압니다.
흘려 쓰신 글씨나마
언문 글자로
눈물이라 적어 보내셨지요.
뜨거운 눈물 방울방울 흘리며,
맘 곱게 읽어달라는 말씀이지요.
https://blog.aladin.co.kr/gigo/10823689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다. 무의미함이다. 인생과 자연(우주), 카뮈가 말하는 삶의 '부조리' 와 상통하다, 우리의 의미 부여에 자연는 반응하지 않는다. 또한 인간의 도덕성은 본성에 의한 관계의 도리일 뿐이다. 집착에서 벗어나는 죽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