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계속된다
이정길 지음 / 동인출판문화원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하나 나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저녁에’, 김광섭 -   * 시집 <겨울날>(창작괴비평사, 1975)*


 죽음에 대한 책을 읽은 기억이 없다. 매일 염려되는 것도 죽음이다. 어느 때에 갑자기 식구들과 이별 할지, 고약한 질병에서 죽음으로 갈지 염려된다. 


 암으로 아내를 잃은 초입의 슬픔을 잘 표현한 수필이다. 나 역시 걸으면서 내 자신이 죽음을 맞이하면 내 짝은 얼마나 목메여 슬퍼할까 생각해보면 너무나 안스럽고 짠하다는 생각을 하곤한다.


 "무덥던 여름 날, 새벽 두 시가 조금 넘어 아내가 숨을 거두어 버렸다. 말이 제대로 안 나오고,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들것에 실려 떠나는 것을 보면서, 설움이 북받쳐 시멘트 바닥에 털석 주저앉고 말았다. 사지가 후들거리고, 온 세상이 하얗게만 보인다. 이런 일도 일어나는구나, 이제는 다시는 볼 수가 없겠구나. 수 년을 조마조마하며 살면서도, 설마 이렇게 급하게 내 곁을 떠나지야 않겠지 했는데..." 


 "내 슬픔은 나를 어디로 이끌까? 그러다 어느 날, 혼자 외롭게 살아 갈 일이 두려워 이렇게 극심한 슬픔리 느껴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떠올라 깜짝 놀랐다. 떠나 보낸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면 사별의 고통은 덜해지지만, 그 고통을 자신에게 맞추면 절망과 울병에 빠질 위험은 그만큼 높아진다고 했다."


 "과거를 되돌릴 수는 없는 일, 이미 일어난 일은 받아들여야 한다. 입은 상처의 충격을 수용하고, 용기를 내어 참고 견뎌야 한다. 사별을 겪는 뒤에도 계속 살면서 주어진 삶에서 의미를 발견하도록 노력하라, 고통을 겪음으로써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선물을 받게 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주변머리 없고 융통성도 모자라는 나와 반백이 넘는 세월을 함께 해주어 고맙다. 언제 어디서 무엇으로 다시 만날까."    2312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의 대지 펭귄클래식 9
생 텍쥐페리 지음, 윌리엄 리스 해설, 허희정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 긴 하루 지나고 언덕 저 편에

  빨간 석양이 물들어 가면
  놀던 아이들은 아무 걱정없이
  집으로 하나- 둘씩 돌아가는데
  나는 왜 여기 서 있나 저 석양은
  나를 깨우고 밤이 내앞에 다시 다가오는데 "
       - '사랑한 후에', 전인권 작사 -

 

 전지적 작가 시점의 글을 읽는 것과 비슷하다. 물리적으로 높은 창공에 떠서 지상을 볼때 느끼는 광활함은 우주 비행사가 달에서 지구를 보는 것과는 다를 듯하다. 비행기 조종사의 글은 많지 않다. 배를 경유한 이야기 중에는 보름섬이나 백경 등이 있지만 비행기 안에서 물리적인 지구의 밤과 낮의 풍경과 비행기 추락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는 많지 않다. 저자는 어린왕자(1943)가 어느 행성에 착륙하기 전에 인간의 대지(1939)를 경유했다.   


 "이 세상에서 죽음은 더디게 이루어진다. 그래서 빛은 나에게서 조금씩 조금씩 사라진다. 땅과 하늘이 차츰차츰 뒤섞인다. 땅이 솟아올라 수증기처럼 퍼져 나가는 것 같다. 첫 별들이 초록빛 물속에 담긴 것처럼 떨린다. 별들이 단단한 다이아몬드로 변하려면 아직도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유성들의 고요한 놀이에 참가하려면 아직도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2312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가 - 작가가 되는 길, 작가로 사는 길
박상우 지음 / 시작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에 대한 환상과 왜곡은 작가 지망생에게 생각한 영향을 미친다. 이 세상에 완벽한 픽션, 완벽한 허구란 없다. 인간의 두뇌에서 일어나는 경험과 상상 사이의 미묘한 화학작용과 삼투작용이 모든 걸 결정한다. 그것을 분해하거나 분석했다는 학자를 나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때에, 타인에게 말해버리면 가스처럼 날아가버릴 것들에 대해, 타인의 의문이나 질문으로 되려 사라질 것 같은 신기루같은 느낌을 잡고 있을때에, 나의 생각과 느낌을 온전히 풀어 낼 수 있는 것은 글쓰기었다. 어떤 장르로서 대변할 수 없는 그 지점에서의 시작이었다.


 "10년 동안 나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건 엉뚱하게도 과학 분야였다. 문학과 가장 먼 거리에 놓여 있다고 믿어온 그 분야에서 내가 그토록 갈망하고 궁금해하던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인간-인생-세상-우주의 생성과 소멸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확보되자 나의 내면에 누적돼 있던 인문학적 상상력이 전혀 다른 양상으로 활화산처럼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기적 유전자, 홀로그램 우주, 생명의 그물, 물질과 의식, 

 의식의 스펙트럼, 풀하우스, 과학혁명의 구조, 엔트로피,

 현대물리학이 발견한 창조주, 현대물학과 동양사상, 통섭. 


 "글의 원천은 감성이다. 지식이 곧바로 글로 변환되지는 않는다는 관점에서 창작의 생산과정은 지극히 심오하고 신비스럽다. 감정이 풍부하다고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지성이 넘친다고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다. 창조적 글줄은 그 모든 것이 하나로 융합되고 증류되는 원천에서 샘솟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원천의 이름이 감성이다." 


 "스토리와 플롯의 차이점은 무엇인가?2312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시 심리학 - 심리학의 잣대로 분석한 도시인의 욕망과 갈등
하지현 지음 / 해냄 / 200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자기 영역을 방어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듯이 상대방도 그렇다. 도시인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주는 폭탄주도 있다. 폭탄주에는 분배와 평등주의가 숨어 있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치열한 삶에서 살아남기 위해, 상처받지 않기 위해, 사람과의 관계에서 거리를 두고 이해타산을 따저 행동한다. 이런 부득불한 상황이 기묘한 배고픔을 유발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배고픔은 먹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위장이 비어서가 아니라 마음속에서의 한 공간이 비어 잇고 음식은 그걸 채워줄 수 없기 때문이다. '존재적 공허감' 이다. 


  자기확신이 없는 사람일수수록 강력한 집단이 갖는 힘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향유하는 데 거리낌이 적다. 별다은 저항을 하지 않고 집단논리를 백 퍼센트 자기 것으로 흡수한다. 집단의 논리나 지향점이 분명할 때, 혹은 집단의 소속감이나 응집력이 단단할수록 큰 존재감을 경험한다. 이는 강력한 안전감과 자아팽창으로 이어진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기회가 되면 뭉친다. 하지만 직장이나 학교와 같은 공적인 관계, 동문회나 향우회 같은 고전적 인간관계의 얽매입에서 오는 피곤함은 괴롭다. 그래서 대안을 찾는다. 인터넷 동호회의 활성화가 좋은 예이다."


 "세칭 '고양이형 인간'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이 부류의 인간들은 누구 못지않게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나만의 세계 안에서 편안함을 즐기는 나름 튼튼한 자아를 갖고 있다는 인물군이다."   


 그런고로 '슬로 라이프 운동'은 귀농을 뜻하거나 차를 타지 말고 무조건 걸으라는 것은 아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잃어버린 참을성을 되살려 삶의 본질을 재경험하자는 운동이다. 2312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침묵의 봄 - 개정판 레이첼 카슨 전집 5
레이첼 카슨 지음, 김은령 옮김, 홍욱희 감수 / 에코리브르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에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에코리브로) 은 더 이상 봄이 찾아오지 않는 한 마을에 대한 우화로 시작된다. 1964년 출간된 이 책은 살충제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경고한다.  작가의 성실한 용기에 감탄한다. 모든분야에서 침묵이 길어지면 세상은 변화되지 않는다. 존재가 잊혀진다. 침묵을 깨냐 세상은 움직이며 소통하게 된다.

 

 카슨는 과학적으로 탁월한 업적을 거둔 적 없는 아웃사이더였다. 여성이었고, 그녀가 선택한 생물학은 핵의 시대에는 별로 인정받지 못한 분야였다. 특정 학회에 가입하지 않았고 특정 기관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않았다. 그녀는 몇몇 전문가가 아닌 다수의 일반 대중을 위해 글을 쎴다.   1905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