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이십대 초반, 내가 처음으로 부딪힌 커다란 벽입니다.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일. 평생 계속 하고 싶은 일. 그때의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매일매일 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 달, 두 달……. 


반년 정도 지났을 즈음입니다. 어떤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보이지 않는다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생각해 보자. 그 생각은 내게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나하나 써내려가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정말 사소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까지도 빼먹지 않고 솔직하게 떠오르는 대로 적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것도 아니기에 무엇을 써도 됩니다. 일, 삶의 방식, 생활 방식 등에 있어서 좋아하지 않는 것과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떠오르는 대로 모두 시간을 들여 써나갔습니다. 



그렇게 써나가다 보니 자신도 잊고 있던 것들이 몇 가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마음을 닫고 느끼지 않으려고 했던 것들이 불현 듯 떠오르는 것이지요. 자신의 감정을 알아가는 작업은 스스로를 새롭게 바라보는 작업입니다. 싫어하는 것의 목록을 쓰면서 나는 내 자신과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신기합니다.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모르는데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은 잘 알고 있습니다. 더욱 신기한 것은, 하고 싶지 않은 리스트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동안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렴풋이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강을 거슬러 오르는 듯한 느낌. 강어귀에서 물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자 강물의 시작이 되는 곳에 다다른 것처럼 근본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지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적은 후, 나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반 년 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보장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하고 싶은 일은 내 안에 확실하게 뿌리 내리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나아갈 방향을 알 수 없을 때, 멈춰 섰을 때 이 방법을 사용합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써내려가며 ‘지금의 자신’과 마주하는 것이지요. 


사실은 하고 싶은 일을 적는 것이 긍정적인 태도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갈등하거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 섰을 때는, 자신이 원하는 것조차도 알 수 없을 만큼 길을 잃었을 때입니다. 그래서 하고 싶지 않은 일의 목록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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