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해 보니 마노아님께서 이미 퍼오셨네요. 그래도 한 번 더...   

멜라민 사태에 촛불 집회가 없는 이유는?  

[진중권 칼럼] 이해를 돕기 위한 힌트 7개  
 2008-10-02 오전 11:23:47     

  미국에서 김창준이라는 이름의 전직 연방하원의원이 재미있는 질문을 던졌다. 왜 멜라민 사태에 대해서는 촛불시위를 안 하는가?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왜 중국에 대해서만은 그렇게 관대하냐는 것이다. 여기서 그는 그 질문 못지않게 맹구스러운 결론을 도출한다. '따라서 촛불시위는 반미감정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맹구가 운을 띄우자 옆에서 맹순이가 장단을 맞춘다. 우리의 전여옥 의사. 듣자 하니 자기 블로그에 그 질문에 나름대로 해답을 올려놓았단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 광우병 촛불시위에서 허위와 거짓으로 선동한 이들이 옳지 않다는 것을 똑똑히 현실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거, 나름대로 머리 많이 써서 작성한 답안이다.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왜 멜라민에 대해서는 촛불집회가 안 일어나는 걸까? 뇌의 재료로 단백질보다 석재를 선호하는 특이한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 물음에 좀 다른 식으로 대답해 드리겠다. 즉 멜라민에 대해서도 촛불집회가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열거하는 거다. 경우에 따라서는 멜라민 사태에 대해서도 촛불집회가 일어날 수 있다. 한번 그 조건을 열거해 볼까? 

  1. 중국 정부에서 멜라민 든 식품을 계속 수입하지 않으면, 앞으로 한국에서 핸드폰이나 자동차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2. 이명박이 후진타오와 사진 한 방 찍고, 지금 내려진 멜라민이 든 중국산 식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해제하기로 결정한다.

 3. 앞으로 중국에서 멜라민 먹고 사람이 죽을 경우에도 계속 중국산 식품을 수입할 수 있도록, 검역 및 통관 절차를 대폭 완화한다. 

  4. 이명박 정부에서는 주요 일간신문에 대문짝만하게 광고를 내어 중국산 식품의 안전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5. 정부 측 전문가들은 방송에 나와 멜라민 든 식품 먹고 죽을 확률은 골프 치다가 벼락 맞아 죽을 확률보다 낮다고 주장한다.

  6. 심재철 의원은 중국산 분유라도 멜라민이 들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가루만 살살 빼서 먹으면 절대로 안전하다고 말한다.

  7. 전여옥 의원이 뉴라이트 단체와 함께 중국 대사관에서 먹는 커피크림을 구해다가 모닝커피 시음회를 연다.

 만약에 멜라민 사태에 대해서도 정부가 이렇게 쇠고기 정국 때와 같은 행동을 보여준다면, 그때는 아마 촛불 정도로 그치지 않고 아마 길거리에 화염병이 날아다닐 게다. 정 못 믿겠으면, 실사구시 정신으로 한 번 실험을 해 보든지. 전여옥 의원님, 이렇게 얘기해 드렸는데도 이해가 안 되시거든, 그때는 두뇌를 'Format:C'해서 새 인생 사시거나, 아니면 이승은 포기하고 내세를 기약하세요. 전, 바빠서 이만….  
    
 진중권/중앙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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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8-10-05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유를 들자면 몇 가지가 더 있을겁니다.
멜라민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prion' 처럼 단일 품목에 한정되어서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정부도 여태 들여오지 않던 멜라민을 새삼스레 들여오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요?

호랑녀 2008-10-05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ormat:C ^^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예전에 베이직 프로그램 나올 때 직접 저렇게 도스에 쳤던 것 같은데...

정말 몰라서 그런걸까 궁금해요.

마립간 2008-10-07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중권 교수님의 의견을 분석하자면 광우병 촛불 집회는 광우병의 과학적(의학적) 의견보다 정치적(?) 의견이었다는 결론이 되나요?

가을산 2008-10-30 07:49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도 안경좀 벗고 보세요.
 



다행히 난 제대로 된 주식이 한 주도 없다.
기증하는 셈 치고 노숙자 아저씨들 재활 사업회사에 300만원 어치 주식 취득한 것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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瑚璉 2008-10-02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학계용이군요. 일반인 용 플로우차트의 '도입이 시급합니다.'

가을산 2008-10-05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반인용은.... 거의 시계가 제로에 가깝지 않을까요? ㅡ,ㅡ
 


로슈는 ‘살인’을 중단하라!!


1. 귀 언론사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2. 한국로슈는 2004년 5월에 새로운 기전의 에이즈치료제 ‘푸제온’에 대한 시판허가를 받았습니다. 푸제온은 같은 해 11월에 1병당 24,996원(연간 1800만원)으로 보험등재 되었지만 지금까지 공급되지 않았습니다. 로슈는 2005년에 이어 2007년에 다시 약가‘인상’조정신청을 냈습니다. 건강보험공단과 로슈는 푸제온에 대한 약가협상을 벌였으나 약가‘인상’의 근거가 부족한데도 로슈가 요구한 약가가 터무니없이 높아 지난 1월 14일 약가협상은 결렬되었습니다. 푸제온은 ‘레트로바이러스 치료에도 불구하고 HIV복제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로, 기존 치료제의 3가지 계열(NRTI, NNRTI, PI) 약제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경우에는 진료상 반드시 필요한 약제에 해당’된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평가에 따라 약제급여조정위원회에 회부될 것으로 예� 捉퓸享윱求� 필수약제라 함은 환자들의 치료에 있어서 ‘필수적’이라는 의미이고, 이는 즉 환자들이 복용가능한 약값에 약이 반드시 공급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6월 24일 보건복지가족부는 ‘필수약제’인 푸제온을 약제급여조정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제약회사가 공급을 거부할 경우에 필수약제라할지라도 공급시킬 수 있는 법과 제도는 현재 없다며 푸제온을 공급시킬 방법은 없다고 했습니다. 


3. 한편 7월 3일 에이즈감염인단체, 시민사회단체는 울스 플루어키커 한국로슈 대표이사와 면담을 가지고 푸제온이 그토록 비싼 이유와 공급방안에 대해 물었습니다. 한국로슈는 그동안 푸제온의 ‘연구개발비가 많이 들었고, 생산과정이 복잡하여 고비용이 소요되며, 연간생산량이 한정되어 있어’ 푸제온의 약값을 비싸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연구개발비와 생산과정에 소요되는 비용을 얘기하고, 왜 1년에 2200만원을 내야만 하는지 납득시켜보라고 했으나 울스 플루어키커 대표이사는 ‘모른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의약품 공급에 관한 문제는 해당 국가 국민이 해당 의약품을 구매할 능력이 되는지, 즉 구매력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약값을 높게 받기 위한 것이 아니다. 실제 푸제온의 약값이 비싸다는 점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경제� 痴蔓�낮은 동남아지역 국가에는 푸제온 공급이 안 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울스 플루어키커 대표이사는 1)세계은행에서 소득에 따라 전 세계 국가를 3부류로 분류한 자료에 따라 한국이 고소득 국가로 분류되어있는 점, 2)2008년도 상반기 건강보험재정이 적자가 아닌점을 들어 푸제온의 가격은 선진 7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일본)의 가격을 기준삼아 약값을 정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푸제온 1병당 3만원(연간 2200만원) 미만으로는 전 세계 어디든지 공급할 수 없다는 로슈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4. 푸제온은 에이즈치료에 필수적인 약입니다. 더군다나 기존 에이즈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필요한 약입니다. 지금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에이즈환자들은 자비로 외국에서 사오든지, 외국의 구호단체를 수소문하든지, 치료를 포기하든지 선택할 것은 뻔합니다.  푸제온의 공급문제는 비단 에이즈환자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라 보건복지가족부가 밝혔듯이 약제비적정화방안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대표적’ 사례입니다. 환자의 생명이 아니라 돈벌이를 위해 약을 먹고 건강할 ‘권리’를 ‘자격’으로 둔갑시키는 ‘로슈’의 본모습앞에서는 헌법에 보장된 건강할 권리는 공문구일뿐입니다. 이에 9월 10일 환자단체들과 함께 보건의료단체, 인권운동단체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시민의 필수 의약품 접근권을 보장하지 않아 발생한 인권침해에 대해 국가인권� ㎰廢맙�진정을 하였습니다. 9월 25에는 푸제온이 공급되지 않아 생명의 위협까지 당했던 에이즈감염인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습니다.


5. 또한 푸제온을 필요로 하는 에이즈환자에게 푸제온이 공급되지 않아서 죽어가는 것은 ‘살인’행위임을 전 세계의 에이즈감염인과 시민사회단체에 알렸습니다. 이에 러시아, 말라위, 남아프리카공화국, 카메룬, 짐바브웨, 잠비아,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벨기에, 말레이시아, 인도, 필리핀에 있는 환자,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로슈의 ‘살인’행위를 규탄하는 국제공동성명에 동참하겠다며 지지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프랑스 등에 있는 단체들이 ‘로슈를 규탄하는 국제공동행동’을 제안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전 세계 각지에서 로슈를 규탄하는 이유는 약이 있는데도 죽음으로 내몰려야 하는 상황,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인데 2만달러가 넘는 약값이 용인되는 상황, 가장 기본적인 인권인 생명권을 보장하지 않는 국가의 무책임함이 상식이 되는 사회라면 아� グ孤�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연간 3000만원으로 구매할 능력이 없는 한국을 포함하여 빈곤한 대륙의 에이즈감염인들을 푸제온 공급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로슈의 횡포는 전 세계의 4000만명이 넘는 에이즈감염인을 대상으로 한 ‘살인’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에이즈분포지도는 전 세계 빈곤지도라고 할 만큼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라틴아메리카에 전 세계 HIV감염인의 90%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 HIV감염인의 2/3가 살아가고 있는 아프리카에는 대부분 하루 1달러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푸제온을 필요로 하는 전 세계의 에이즈감염인에게 푸제온을 즉각 공급할 것을 촉구합니다. 

 
6. 10월 1일은 로슈 창립일입니다. 로슈가 푸제온을 공급하지 않는다면 ‘로슈는 인간의 고귀한 생명과 건강을 지키면서 성장해 온 기업’이라는 간판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10월 1일에 파리에서 시작하여 뉴욕, 필라델피아 등을 거쳐 10월 7일 서울까지 이어지는 국제공동행동을 시작합니다. 서울에서는 10월 1일부터 6일까지 한국로슈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하고 10월 7일에는 12시간 시위를 벌일 것입니다.


해가 뜨고 질 때까지 go go!
 
◇ 날짜 : 2008년 10월 7일(화), 오전 7시~저녁 7시
◇ 장소 :  한국로슈 앞(삼성역 3,4번출구 글라스타워빌딩 앞)
① 7시~9시 : 시민 선전전
② 10시 30분: 살인 기업 ‘로슈’ 규탄 기자회견. 국제공동성명 발표
③ 12시~1시 : 시민 선전전
④ 2시~4시 : 시민선전 플래카드 만들기, 횡단보도 시위
⑤ 5시~7분 : 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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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8-10-01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사를 나누기에는 조금 무거운 페이퍼이지만, 잘 지내시죠. 머쥐모임도 계속하고 계시나요?

가을산 2008-10-01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잘 지내요. 오늘부터 독감 접종철이라 바쁘기는 해요.
어제 머쥐모임이 있었어요. buddy들과 생각 나누기... 재미 있어요.
 

로쟈님의 서재에서 가디언에 실린 지젝의 Q&A 가 흥미로워서 따라해 봅니다.
http://blog.aladin.co.kr/trackback/mramor/2250312
지젝의 솔직한(?) 답이 재미있네요. 

제 답이야 뭐, 너무나 평범하겠지만, 문항이 모처럼 좋아서 해볼래요.

-------------------

가장 했복했던 때는?
중학교 3년간. 학교 다니는 것 자체가 도전이자 즐거움이었다. 
어머니도 계셨고.  

가장 두려운 것은?
언젠가 올 인간 문명의 퇴행. 그리고 그에 따른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 특히 취약한 사람들이 대책 없이 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능한 연착륙을 했으면 좋겠는데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가장 어릴 적의 기억은?
4살 때. 엄마가 떠준 모자와 목도리.

가장 존경하는 생존 인물은, 그리고 이유는?
가까운 데서 찾자면 buddy 변혜진, 우석균... 그리고 James Love.
그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사명감이 존경스럽다. 인간적으로도 소탈하다.

당신 자신에게서 당신이 가장 개탄하는 특성은?
발등에 불이 떨어질 때까지 굼뜨게 있는 것. 책 읽는 속도가 빠르지 못한 것.

타인들에게서 당신이 가장 개탄하는 특성은?
타인의 고통, 그리고 미래에 대한 방관적인 태도.

가장 당혹스러웠던 순간은?
하이텔 시절에 대화방에서 '귓속말' 기능으로 보낸 말이 전체 공개로 뜬 것.

자산을 별도로 하고, 당신이 구입했던 가장 값비싼 것은?
총액으로 하면 1등: 책,  2등: 공구

가장 소중한 소유물은?
책 읽고, 인터넷 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력, 지력, 그리고 손가락.

당신을 침울하게 만드는 것은?
왜 나는 살을 못 뺄까?

당신의 외모에서 가장 싫은 것은?
맘에 드는 부분이 별로 없다. 역시 체중?

가장 매력 없는 습관은?
습관은 아니지만.... 무대 공포증.

가장무도회의 의상을 고른다면?
난 무도회나 파티가 싫다.

가장 죄책감이 드는 쾌락은?
집안 일을 도우미 아주머니에게 맡겨 놓고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내가 하고싶은 다른 일들을 하는 것.

부모에게 빚진 것은?
DNA와 어린 시절의 경험.
행복은 재산순,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것.

미안하다고 가장 말하고 싶은 사람은, 그리고 이유는?
남편 - 별난 마누라 만나서 고생이다.

사랑의 느낌은?
수퍼에고가 흐물흐물해 진다.

일생의 사랑은 무엇 혹은 누구인가?
나름대로의 방랑.  

좋아하는 냄새는?
모닝커피향

그런 뜻이 아니면서 "널 사랑해"라고 말해본 적이 있는가?
음... 영어로 메일을 보낼 때, 가끔 'love, gaulsan' 이라고 끝맺는 경우가 있다.
사실 이 표현을 쓸 때마다 솔직하지 못하다고 느끼지만 그쪽도 그렇게 써오는데 그렇게 답하지 않는 것도 실례인 것 같다.

가장 경멸하는 생존 인물은, 그리고 이유는?
사실 한두명이 아닌데, '기득권'에 안주해서 세상이 자신을 '인정'하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히 여기는 사람들. 그 거들먹이 참으로 추하다는 것을 본인들만 모른다. 

자신의 최악의 직업은?
세일즈맨. 아마 난 굶어 죽을 것이다. 

가장 큰 실망은?
고등학생 때 교장선생님을 따라서 어른들의 오찬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다.
나름 VIP들이 호텔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강사의 강연을 듣는 자리였는데, '어른들의 수준이 이것 밖에 안되나?' 의아했었다.
문제는, 지금 생각해도 그정도면 괜찮은 수준의 모임이었다는 것이다.

당신의 과거를 편집할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겠는가?
1. 고등학교 진학. 특목고를 가지 않고 일반고를 선택했을 것이다.
2. 고3때부터 6개월에 한 번씩 엄마 내시경 하시도록 하겠다.
     (대학 2년때 엄마가 위암으로 돌아가셔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어디로 가겠는가?
공룡을 멸종시킨 운석의 충돌 장면을 보고 싶다.

어떻게 쉬는가?
몇날 몇일 강행군을 하다가.... 잔다. 

얼마나 자주 섹스를 하는가?
섹스보다 잠자는 게 더 좋다.

죽음에 가장 가까이 갔던 때는?
2년 전에 한 buddy의 차를 타고 서울에 가는데, 길이 막혀서 급정거한 우리 차를 뒷 차가 받았다. buddy의 차는 앞뒤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찌그러져서 폐차되었는데 타고 있던 3명은 타박상만 입었다.

당신의 삶의 질을 향상해줄 단 하나가 있다면?
호기심

당신의 최대 업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슨 업적 씩이나....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모든 사람들의 삶이 아름다운 것 아닐까?

삶이 당신에게 가르쳐준 가장 중요한 교훈은?
버리자.

우리에게 비밀을 하나 말해달라.
가을산은 거짓말쟁이다. 있는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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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젝 따라하기
    from 남은 건 책 밖에 없다 2008-08-21 02:40 
    서재 잠깐 둘러본 뒤 간만에 따라합니다. 워낙 기억력이 짧아서, 이런 종류 별로 안 좋아하는데...몇가지 짚어보고 싶은 질문들에 그만 낚였어요. ... 가장 했복했던 때는? 연애시절? 아니 나의 행복은 1초짜리 기억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끊임없이 지금이 제일 행복할 때라고 최면을 건다. 마구 행복했다가 금방 까먹는....한마디로 늘 오락가락. 가장 두려운 것은? 공포영화 같은 스토리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겹쳐지는 상상들. 한
 
 
마노아 2008-08-19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한 가을산님. 읽고나서 갑자기 거대한 풍차의 이미지가 떠올랐어요.
울 아부지도 저 스무살 때 위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열흘 뒤면 기일이에요.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무뎌질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요. 아빠가 저에게는 그래요.
지젝의 날것 그대로의 답변을 보다가 가을산님을 보니 따뜻해지네요.

가을산 2008-08-19 23:19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안녕하세요? ^^
그렇죠? 일찍 돌아가신 분이 오히려 더 큰 자리를 차지하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 계산을 해보았는데, 제가 이번 달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던 그 나이가 되었어요.
만감이 교차하는 것이... 하루하루의 무게가 달라졌다고나 할까요? 어머니가 저의 수퍼에고이자 롤 모델이시거든요.
아마 그래서 어머니의 이야기가 여러 번 등장한 것 같아요.

마법천자문 2008-08-20 0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진학. 특목고를 가지 않고 일반고를 선택했을 것이다.
고등학교 진학. 특목고를 가지 않고 일반고를 선택했을 것이다.
고등학교 진학. 특목고를 가지 않고 일반고를 선택했을 것이다.

우왕~~ 당신은 천재소녀!!!

가을산 2008-08-20 10:33   좋아요 0 | URL
제가 당시 특목고 간 이유가 진로보다는 '차마 일반고를 가지 못한 오만함' 때문이었어요. 당시만 해도 지금은 제가 무척 싫어하는 '난척' 하는 아이였어요.

호랑녀 2008-08-20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가을산님...
보고싶어요 ^^

경멸하는 생존인물, 최악의직업... 저랑 똑같아요.
저 경멸스러운 짓을 20대 젊은 것들이 하고 있을 때는 정말 암담했어요.
그 녀석들이 저 정신상태 그대로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그룹에 낄까봐요.

가을산 2008-08-20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호랑녀님의 푸근한 미소가 보고 싶어요. ^^
일산이라니... 너무 멀다... ^^

마늘빵 2008-08-20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대답이 이전의 대답을 허물 수 있는 구조. 하지만 가을산님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ㅋㅋㅋ

가을산 2008-08-21 00:54   좋아요 0 | URL
아녀요... 저도 지젝이나 아프님이나 다른님들 같은 답을 하고 싶었어요.
답을 쓰면서도 제 답이 맘에 안드는데... 와.. 끝까지, 나자신에게도 껍질을 둘러쓰는구나... 하구 말이죠.
그래서 마지막에 거짓말이라고 쓴거에요.

sweetmagic 2008-08-25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퍼에고가 흐물흐물...에서 흐느적하며 웃어버렸어요 ^^

비로그인 2008-09-04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창시절 때부터 존경하는 친구였어요... 말이 없는 남다른 포스... 잘 지내지? ㅎㅎㅎ
 

'KBS 스페셜' 홍보해준 <조선>, 고맙다

19일 <조선일보>가 KBS의 대표적인 시사교양프로그램 <KBS스페셜>에 대해 "쓰레기" 운운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난 17일 방송된 'KBS 스페셜-언론과 권력, 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 편에 발끈한 모양이다.  

<조선일보>는 'KBS, 이탈리아 보고 뱉은 침이 제 얼굴에 떨어지다'라는 선정적인 제목의 사설에서 그야말로 막말 수준의 비난을 쏟아냈다.

"KBS를 이렇게 만든 정연주 전 사장의 복심(腹心)들은 이런 속보이는 쓰레기 프로를 만들려고 국민 세금을 축내며 이탈리아까지 유람(遊覽)을 돌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정 전 사장을 따라 나가 딴 살림을 차려 자기 돈을 써가며 마음껏 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옳다."

제작진들을 "정연주 전 사장의 복심"으로 몰면서 '너희들도 KBS를 나가라'고 주장한 것이다. 도대체 <KBS 스페셜>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었기에 <조선일보>가 이렇게까지 격앙됐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KBS 스페셜>이 매우 수준높은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언론과 권력, 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 역시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KBS 스페셜>은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통해 부와 권력, 언론이 한 몸이 되었을 때 민주주의가 어떻게 유린되는지를 차분하게, 객관적으로 보여주었다.

<조선일보>가 이런 수준높은 프로그램을 보고난 후 기껏 내놓은 사설이 'KBS의 탄핵방송도 편파보도였다' '정연주의 복심들은 KBS를 나가라'는 따위의 정치공세라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조선일보>가 <KBS 스페셜>을 이토록 비난한 이유는 뻔하다.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와 신문방송 겸영허용 등 방송구조 개편이 민주주의에 큰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이탈리아와 베를루스코니가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복합미디어 그룹'을 꿈꾸며 '수구보수 언론의 여론독과점' 사회를 바라는 <조선일보>로서는 시청자들이 이탈리아의 경우를 반면교사로 여기는 상황이 짜증났을 것이다. 그래서 '정연주 체제의 KBS도 편파방송했다'는 식의 극히 지엽적이고 왜곡되었을 뿐 아니라 유치한 반론을 편 것이다.

<KBS 스페셜>을 제대로 한 번만 본다면 조선일보의 19일 사설이 얼마나 수준 낮은 비난인지, 또 "정연주만 쫓아내면 된다"고 생각했을 조선일보가 <KBS 스페셜> 내용에 얼마나 실망하고 긴장했을지 알 수 있다. 오죽했으면 신문의 '얼굴'이라 할 사설에서 "쓰레기 프로" 운운했겠는가?

그러나 단언컨대, <조선일보>가 <KBS 스페셜>을 비난은 안 하느니만 못한 일이었다. <조선일보>의 비이성적 반응은 <KBS 스페셜>에 대한 관심만 불러일으킬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 시대 온 국민의 '필수 시청 프로그램'의 하나로 'KBS 스페셜-언론과 권력, 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 편을 시청자들에게 추천한다. '민주화를 이뤘다'고 생각한 순간 민주주의의 후퇴를 목도하고 있는 우리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성찰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면서도 시청자들이 알기 쉽게 만들어졌다. 

<KBS 스페셜>을 비롯해 KBS의 시사교양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들에게도 당부한다. 수구보수언론들의 비난은 프로그램의 공영성을 반증하는 것이다. 수구보수언론들의 비난에 흔들리지 말고 앞으로도 시청자들에게 수준 높은 시사교양프로그램을 제공해주기 바란다. 제작진들이 자존심과 중심을 잃지 않는다면 영향력에서나 신뢰도에서 <조선일보>는 결코 '국민의 방송 KBS'를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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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8-19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덕분에 놓쳤던 좋은 프로 P2P 동원해 다운받고 있습니다.

가을산 2008-08-19 23:16   좋아요 0 | URL
속닥, 이거 비밀인데요... 저도 이 기사 보고 다운받았어요. ^^;;

느티나무 2008-08-19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일보가 그런 수준을 알면 지금처럼 망가지지는 않았겠지요. 쓰레기 눈에는 쓰레기 밖에 보이지 않을 테니... 그런데, 스페셜의 그 수준도 계속 지켜나갈 수 있을까요? 불안하기만 합니다.^^;; 가을산님의 응원의 메시지를 제작진들이 꼭 봐야할텐데요...흠..

가을산 2008-08-19 23:17   좋아요 0 | URL
조선은 그정도의 수준을 지켜나가는 것이 세상을 돕는걸 겁니다. 반면교사로 말이지요. 우리나라 메이저 신문의 수준이 그정도라는 것은 안타깝지만요. ^^

BRINY 2008-08-20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프로그램 소개 감사합니다. 하나TV KBS교양채널을 뒤져봐야 겠네요. 근데, sbs스페셜이었던 '신의 길 인간의 길'3, 4부가 모종의 이유로 하나TV에서 제공이 안되더네, 설마 이건 그런 일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