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말마따나 비어있긴 커녕 가득 차있는 둥지면서

왜 이리 시시때때로 마음 한 쪽이 텅 빈 것처럼 허전하고 우울한지.

마음의 갈피를 잡기가 힘들다.

 

집이 아닌 공간에서 온전히 혼자가 되어 나를 마주해볼까 하는 마음에

처음으로 혼자만의 여행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디 데이는 딸이 수련회를 떠나는 다음 주 수요일.

혼자 여행해 본 적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다가

지난번에 갔던 선암사 전통야생차체험관이 생각났다.

혼자 조용히 지내다 오기에는 좋은 장소겠다 싶어 예약신청을 했더니

주중인데 예약이 모두 찼단다.

뭐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26일부터 28일까지 연휴다.

앞쪽에 휴가 몇 일 붙이면 일주일도 놀 수 있겠다.

돈도 가진 놈이 더 잘 쓰고,

노는 것도 놀아 본 놈이 더 잘 놀더라고

평소 빨간 날인지 파란 날인지 모르고 사는 사람이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거다...

 

그렇게 잘 곳이 불분명해지자 굳은 결심은 눈 녹듯이 사라지고

이제 소박하게 인터넷을 뒤지며 하루 여행지를 찾고 있다.

머리 희끗희끗한 아줌마가 혼자 돌아다니면

그것도 지지리 궁상일까 생각하니

이래저래 나는 혼자 돌아다닐 팔자는 못되나 보다 싶어

다시 허전하고 우울하다.

나이 먹을수록 같이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야하는건데

친구들도 다 나처럼 빨간 날, 파란 날 상관없이 살고 있으니

참... 거시기하다...



 
 
 

 

 

 

 

 

 

 

 

 

 

두 달 사이에 읽은 책들이다.

작정하고 읽은 것이 아닌데 내용에 공통점이 있다.

비워라!

쇼핑 바구니를 비우고, 번뇌를 내려 놓고, 물건과, 시간과, 사람을 정리하고

몸(에 들어가는 음식물)을 비우란다.

 

계절이 계절이니 만큼 비우기, 가볍게 하기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긴 했다.

공간마다 차 있는 물건들을 보고 있으면 갑자기 더워진다.

책장마다 가득 차 있으면서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는 책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작년 이맘때는 뭐 입고 살았나 싶을 만큼 입을 옷 없는 옷장.

날이 따뜻해지면 치워야지 하고 베란다에 방치한 물건들...

게다가  옷이 점점 얇아지면서 드러나는 감춰진 살들까지......

 

이 책들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더 이상은 쟁이지 말아야겠다는 것.

물건이 되었던 먹을 것이 되었던 잉여물을 만들지 말자.

다만 잉여물을 만들지 말자라는 생각이 새로운 스트레스가 되지 않도록 해야겠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또 다시 피로감이 몰려 온다.

세상에는 왜 이리 가르치려는 사람들이 많은지.

배울 것은 또 왜 이리 많은 것인지.

해라, 하지 마라......

코치가 넘쳐 나는 세상이다.

 

너무 많은 조언에 다시 길을 잃은 느낌이다.

이번 달에는 가르침이 없는, 마냥 신나고 재미있는 글만 읽으리라.

 

 



 
 
 
기도 - 내려놓기 
법륜스님 지음 / 정토출판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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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주관을 객관화시킨 사람은 '내 눈에 빨갛게 보인다.'하는 것이 아니라 '저 벽이 빨갛다.'라고 생각합니다.– 127쪽
괴로움도 속박도 모두 내가 만들어낸 굴레입니다. 이 굴레를 벗어나는 길은 문제의 원인이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고, 내 마음이 지은 것이고, 그것 또한 실체가 없는 것임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129쪽
진정한 참회란, 본래 옳고 그름이 없고 서로 다를 뿐인데 내가 옳고 그름이 있다고 착각한 것을 참회하는 것입니다.– 132쪽
이렇게 '내가 잘못했습니다.'하고 참회할 때에는 잘못한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어리석음을 참회해야 합니다.– 132쪽
소중한 에너지를 남 미워하는 데 쓰느라 정작 자신의 행복을 위해 쓸 에너지가 부족하다면, 이게 현명한 삶일까요? 남의 행위에 구애받지 않는 게 자기를 위하는 길입니다.– 135쪽
존재에는 좋은 것도 없고 나쁜 것도 없습니다. 선도 없고 악도 없고, 잘 생긴 것도 없고 못생긴 것도 없습니다. 다만 그것일 뿐입니다. 이것을 空이라고 말합니다.– 140쪽
그러니 '다만 알아차리기'공부를 해야 합니다. 두려움이 일어날 때 '내가 지금 두려움이 일어나는구나'라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141쪽
숨 쉰다는 걸 아는 것과 실제로 숨 쉬는 걸 알아차리는 것은 다릅니다. 그만큼 우리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고 산만합니다. 현재에 깨어 있지 못합니다.– 142쪽
그래서 기도를 할 때에는 내가 원하는 것이 성취되느냐 안 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기도할 뿐, 그 결과는 어떤 것이듯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기도는 마음을 비우는 것이기에 어떤 결과가 나오든 모두 성취되는 것입니다.– 11쪽
바라는 바는 누구에게나 다 있지만, 그것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이루어지지 않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바라는 바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일도 아니고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일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17쪽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기를 원한다면 그것이 이루어질 수 있는 이치를 연구하고 그에 맞는 실천과 노력을 해야 합니다.– 17쪽
우리가 '기도하는 마음'이라고 할 때 그 마음은 경건한 마음을 뜻합니다. 뭔가 욕심을 내고 이루려고 하는 마음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경건하게 자기를 돌아보는 성찰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19쪽
수행은 부처님이나 하느님 같은 절대자에게 빌어서 내가 바라는 바를 이루기 위해 하는 게 아닙니다. 잘못된 생각과 마음을 버리고 올바른 이치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괴로움가 속박에서 벗어나 참자유와 행복을 누리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24쪽
그리고 허물을 미리 경계한다는 것은, 이런 결과를 받고 싶지 않다면 다시는 그러한 인연을 짓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28쪽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나를 중심에 놓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30쪽
상대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내가 행복해지기도 하고 불행해지기도 합니다. 이것이 과연 주체적인 삶일까요? 그러한 인생은 이미 나의 인생이 아닙니다.– 31쪽
그러므로 마음 깊이 맺힌 것을 찾아서 집중적으로 참회하면 내 삶에 놀라운 변화가 오게 됩니다. 우선 자신의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자신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서 다른 사람의 행동이 이해가 됩니다.– 42쪽
'내 것이다'는 소유 관념을 버리는 것이 '무소유無所有'입니다. 그리고 '내 생각이 옳다'는 고집을 내려놓는 것이 '무아집無我執'입니다. 무소유와 무아집에 도달하면 괴로움이 생겨나지 않습니다.– 50쪽
수행하는 사람은 사물을 '좋다, 나쁘다'로 보지 않습니다. 다만 있는 그대로 봅니다.– 57쪽
명상은 그냥 가만히 앉아 있는게 명상이 아닙니다. 명상에는 그것이 무슨 명상이든 과제가 있게 마련입니다...... 이렇게 주어진 과제에 정신을 모아서 집중해야 합니다.– 77쪽
일어나기 싫지만 확 일어나 버리고, 하기 싫지만 확 해버리고, 하고 싶지만 확 멈춰 버려야 합니다. 더 큰 고통을 면하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겁니다.– 87쪽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란 어떤 사람을 말할까요? 바로 자기가 자기 운명의 주인인 사람입니다. 자기 운명의 주인인 사람은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습니다.– 117쪽
언제 어디에서 일어난 어떤 괴로움일지라도, 아무리 어렵고 힘든 문제라도 원인은 다 내 안에 있습니다. 그래서 안으로 돌이켜서 보면 문제의 본질을 알 수가 있습니다.– 125쪽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 어리석은 마음이라는 것 역시 실체가 없으므로, 마음의 실체가 본래 空한 줄 알면 모든 괴로움은 저절로 사라집니다.– 125쪽


 
 
 
First, Break All the Rules - 시대이코노미총서 02 
마커스 버킹엄 & 커트 코프만 지음, 한근태 옮김 / 시대의창 / 2002년 7월
구판절판




...... 그 누구든 제 생각대로 고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또 그들에게 다른 누군가를 닮으라고 강요한 적도 없습니다. 다만 자신이 이미 가진 것을 잘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 했을 뿐입니다.– 18쪽
저는 직원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큰 관심을 가졌던 것은 바로 그 사람들 '자체'였습니다.– 19쪽
누구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이해해주길 기대합니다. 다르게 대우한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를 '독특한 존재'로 느끼게 합니다.– 20쪽
첫째는 올바른 사람을 뽑으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일단 사람을 뽑았으면 믿어야겠지요.
직원들로부터 최선을 기대하면, 직원들은 최선으로 보답합니다.– 21쪽
관리자는 매일 무대에 서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직원들은 모두 관리자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관리자의 행동, 말, 말하는 방식, 이 모두가 직원들에게는 커다란 단서입니다. 이 단서는 직원들의 성과에 영향을 끼칩니다. 그러므로 무대에 서 있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22쪽
질문에서 극단적인 표현을 빼면 변별력을 잃고 만다. 즉, 모든 사람들이 "매우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질문은 이미 변별력을 상실한 것이다.– 37쪽


 
 
 

 

내가 날마다 별 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는 이 글자, 한글.

오랜 역사와 고유의 글자를 가진 나라들 중에 한글처럼 만든 시기와 만든 사람이 명확하게 알려져 있는 경우가 있을까?

솔직히 모른다.

하지만 이 글자,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가 얼마나 훌륭한 글자인줄은 안다.

 

사실과 허구가 얽혀 있는 소설을 토대로 했지만 전혀 다른 느낌의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를 보면서 생각했었다.

'세종에 대해 더 알고 싶다.'

왜, 무엇이 그로 하여금 새로운 글자를 만들게 했는지.

 

그래서 읽게 된 '세종대왕실록'

지은이가 여러 실록과 참고자료를 토대로 쉽게 풀이하고,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였던 인물들을 따로 뽑아 실록 내용을 토대로 서술하는 등

겉으로 봤을 때는 부담스러운 책 두께를 잊을 수 있을 정도로 읽기는 편안했다.

 

실록이기에 훈민정음에 대한 내용이 많이 들어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건 착각이었다.

실록은 알려진 사실만 일자 순으로 기록한 것이어서 한글이 만들어진 시기와 반포일만 기록되어 있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이유는 그 서문의 내용대로 '어리석은 백성이 글을 몰라... 이를 불쌍히 여겼'기 때문이란건데.

훈민정음의 창제 이유를 알고자 했다면 차라리 해례본을 읽었어야 하는 거였나?

뭔가 극적인 내용을 바란 것인가? 드라마를 너무 열심히 봤나보다.

한석규가 너무 그럴싸하게 연기를 잘 하긴 했다.

 

세대를 뛰어 넘는 수 많은 발명품들을 보며 그 창조의 원천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실록에는 너무 책을 좋아했다, 필요한 일에 필요한 사람을 쓰는데 있어 귀천을 가리지 않았다, 허물이 있어도 재주가 있는 자는 높여 썼다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황희, 정인지, 김종서, 장영실, 박연 등등 뛰어난 능력 이면에 집안을 단속하지 못한다거나 재물에 욕심이 많았던 점 등,

개인적인 허물도 많았던 인물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맡은 일을 제대로 해낸 것은 세종이라는 능력 있는 임금을 만나서란다.

 

그래서 느낀 것.

성공을 하려면 미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내 능력을 알아 볼 상사를 만나야 한다, 기회가 왔을 때 능력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집안 단속도 잘 해야 한다, 친구도 잘 사귀어야 한다.

혹시 재수 없이 밀려나더라도 그 곳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언제 다시 기회가 올 지 모르니까.

 

그리고... 인재를 얻기 위해서 생각해 두어야 할 점.

 '너무 깨끗한 물에서는 고기가 살 수 없다.' (아아 하지만 난 깨끗한 물에서 살고 싶단 말이다~~)

아무리 재주가 좋아도 인간성이 별로면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소인배적 사고'로 일관하는 나는

그래서 능력있는 관리자가 되지 못하는 것인가 싶다.

바로 얼마 전에 읽은 책도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아 버벅대면서 감상을 적고 있는 지금,

책이란건 많이 읽기만 해서는 소용이 없고 작게든 크게든 써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아, 한살이라도 젊었을 때 좀 더 부지런히 책을 읽는 건데......

 

실록에서 해소하지 못한 호기심을 이 책으로 풀어보려 한다.

세종대왕실록만큼 두껍다. -_-;;

드라마에서는 연일 왕, 왕세자, 왕세제(왕 동생)의 로맨스가 판을 치고,

어차피 드라마처럼 왕하고 엮어질 일이 전혀 없는 현실에서,

나는 왕에 대해 읽으며 그 지혜를 빌려 내 위태한 관리자 자리나 보전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