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지극히 개인적 일기. 단기 방학을 맞은 넋두리

 

 

어제부터 긴 연휴의 시작이다. 요즘 학교는 징검다리 휴일이면 거의 재량휴업일과 공휴일이 이어져서 단기 방학이 된다. 아이들은 신이 났지만 내 머릿속에는 12끼니 걱정뿐.

 

토요일이면 어린이미사와 교리가 있어 필사하기로 한 과제를 챙겨야 한다. 마르코복음을 첫영성체 교리 내내 자녀와 번갈아가며 써야 하는데 주중에 번갈아 쓰다 목금에 한번씩 밀리면 토요일 오전에 내가 엄청 빠른 속도로 써서 낸다. 두 아이를 한꺼번에 교리 받게 하다 보니 어제는 오전 내내 필사만 했다.

 

 

 

아들이 초창기에 쓴 건 그나마 양호하다. 손글씨 교본으로 오래 교정했는데 글씨체가 아직 자리잡지 못했다. 초등 고학년 남아가 같이 성당 다녀주고 이렇게 써주는 것만 해도 기특한 것이겠지.

 

 

 

딸아이는 일정하게 쓰는 편인데 띄는 간격이 좁은 듯하다.  그래도 늘 성실히 써서 내가 써야 할 분량을 줄여주어 고맙다.

 

 

 

 

 

 

 

 

 

 

 

 

 

 

 

 

쓰다보니 맞게 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고 필사에 좋은 문구도 소개된다니 사보고 싶다.

그리고 성경을 마치면 다른 필사도 해보고 싶다.

 

 

 

 

아이들이 미사보는 사이 양림동 메이드 인 아날로그에 들러 연필을 좀 더 샀다.

유일한 사치.

 

2층 서가 배치가 약간 바뀌었다.

오랜만에 간 것 같기는 하다.

몇 정거장 안 되는데 짬을 내서 가면 되는데

쉽지 않다.

 

 

 

여전히 테이블도 넓고 정겨운 책들도 그대로인데

교리 끝날 시간이 다가와 성당으로 향했다.

 

더 커서 얘들아, 여기 어딘데 이리로 와, 해서 간단히 한 끼 먹고 가면 좋겠다는 ㅜ.ㅠ

 

 

 

 

 

 

 

 

 

 

 

 

 

 

 

 

 

 

 

<동화 쓰는 법>은  동화를 쓰려고 본 게 아니라 좋은 동화를 소개 받으려고 읽고 있다.

 

동화를 쓰려면 내포독자를 생각하고 써야 한다. 이 내포독자 개념을 아이들 읽기에도 적용해서 우리 아이들이 어떤 성향인지 어떤 상황인지 충분히 알아야 책을 잘 고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포독자라는 건 읽기, 쓰기에 모두 정말 중요하다. 앤서니 브라운의 <터널>을 어릴 때 오누이가 읽었는데 딸아이에게는 <터널>이 인생 책이지만 아들에게는 그렇지 않았었다.

 

그리고 타성적으로 장애인, 다문화 가정 등을 약자로 설정하고 도와주어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너무나 식상하고 바르지 않다는 데 공감한다. 소개하신 제대로 된 이야기를 더 찾아 읽어야겠다.

 

 

 

 

 

 

 

 

 

 

 

 

 

 

 

 

 

 

주문한 지 한참 되었는데 기대작 <문맹>이 오지 않았다. 최근에 방문한 독립서점들도 거의 <문맹>을 구비하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살걸 그랬다.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내가 글자공장소녀였던 시절에 읽었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은 무려 초판본도 가지고 있다! 이런 건 헌책방에 가면 있으려나. 내가 좋아했던 책이 세련된 옷을 갈아입고 널리 읽히는 것도 좋지만 투박한 표지의 옛 책도 좋다. 어딘가 정겹고 진정성?이 느껴진다.

 

광주에도 규모가 축소되었지만 헌책방 거리가 있다고 하니 올해가 가기 전에 가보려고 한다. 광주고 뒷편이고 계림동이라는데 산수동 근처라니 어떻게든 찾아가봐야지. 요즘엔 새주소 보고 찾아가는 기술도 늘었다. 여전히 길치지만 헤매도 짜증나지 않을 시간을 골라 다니면 괜찮다.

 

특히 계림동에 책도 있고 커피까지 맛있는 공간이 있다고 한다. 독립 서점들을 검색하다 하나하나 알아가는 공간, 사람들이 있어 그것도 좋다. 알게 된다고 막 이웃 맺고 자주 찾아갈 성격은 안 되지만 그런 공간이 남아주어야 하니 소개도 하고 그래야겠다.

 

상업화된 지역육아 카페에도 서점 리스트를 정리해서 올렸다. '독박육아'에 지쳐 무작정 지갑, 핸드폰 챙겨 나와서 그런 공간에서 숨 좀 고르다 갈 수도 있으니.

 

역시나 조회수는 다른 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제목을 무작정 나왔는데 어쩌죠 이 ㅅㅂ ㄴ 이라고 달걸 그랬나.

 

ㅅ ㅂ ㄴ

 

참 재미있다.

고운 서방님이 되기도 하고 무자비한 상욕이 되기도 하는 마법의 초성들.

 

 

 

 

 

 

 

 

 

 

 

 

 

 

 

 

 

 

 

 

단기 방학에 읽으려고 빌려왔다. 진득히 한 권씩 봐야 하는데 이 책 저 책 떠들어보고 있다.

육아에 집중하면서 늘 읽던 종류의 책만 읽는듯해서 제대로 읽는 법을 고민하려고 빌렸다.

 

<책 먹는 법>에 소개된 책들도 읽어보고 싶고 지금 작게 하고 있는 모임에도 적용해보아야겠다.아직은 알아가는 단계라서 편한 책, 서점 탐방 정도에 머물고 있다. 다들 아이들이 어린 편이라 만나서 두세 시간 정도 있다가 헤어져야 해서 그것도 고민이다. 무엇보다 나도 독서 내공이 깊지 않고 책 읽을 시간도 많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늘 고민이다.

 

 

 

 

 

 

 

 

 

 

 

 

 

 

 

 

어제 아이들이 읽은 책이다.

날은 흐리고 집에서 캠핑의자에 앉아 줄곧 책 읽다 런닝맨 보다 했다.

 

단기 방학인데 다들 놀러간다고들 하는데 아빠가 쉬지 않으니

역시나 늘 그렇듯이 전담 육아다.

 

교외로 멀리 가기도 힘드니

지하철 타고 송정역시장 가서 책맥이 가능한 <인생가게>도 가고

애들 단짠 먹거리들도 사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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