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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제주여행 가이드북 - 하나쯤 소장하고 싶은, 여행지도를 담은 우리나라 제주 여행 바이블 ㅣ 에이든 가이드북
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딘가를 여행하려고 할 때 내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그곳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자고 먹고 보는 것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 장소 자체에 대한 정보를 말한다. 그곳의 역사와 이야기들을 찾아 읽는 것은 나에게 여행하기 전 신성한 의식 같은 행위이다. 그 다음이 먹고 자고 봐야 할 것들에 대한 실제적인 자료 수집이다. 사실 컨텐츠의 홍수 속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자료 수집이란 말은 인터넷 검색을 자동으로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인터넷 검색은 분명 장점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필터링이 필요하다. 광고나 홍보 글도 걸러야 하고 오래된 정보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행의 기록은 개인적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누군가 올려놓은 여행지에 대한 기록은 그 사람만의 경험이기 때문에 설사 그것이 매우 좋아보인다 하더라도 백퍼센트 같은 경험을 하고 같은 감정을 느낄거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그래서 여행에는 자기만의 계획이 필요하고 나는 그 계획을 도와줄 동반자로 가이드북을 선호한다. 가이드북은 최대한 객관적이고 선택을 고민할 수 있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야 하고 당연하지만 최신판이어야 한다. 거기에 나의 기준을 하나 더하자면 '지도'이다. 나의 가이드북 선택의 첫번째 기준은 지도이다. 지도야말로 예로부터 가장 믿을만한 정보이며 지도에 충실한 가이드북은 전적으로 신뢰해도 괜찮다. 에이든의 여행지도 시리즈는 그 중에서도 독보적이다. 이번에 출간된 <에이든 제주여행 가이드북>에도 당연히 제주지도가 다양하게 실려있지만 자세하게 기록된 지도이다보니 부분적으로 실려있을 수 밖에 없는데, 방수종이로 제작된 풀 버전의 큰 사이즈 지도를 별도로 판매하고 있어 가이드북에서 정보를 다 얻고 난 후에는 지도 한장만 간단하게 들고 나가면 어깨가 지탱해야 하는 여행의 짐을 줄일 수 있다.
<에이든 제주여행 가이드북>은 가이드북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제주를 지역별로 구분한 후 할 것, 먹을 것, 볼 것, 살 것, 잘 곳 등이 수록되어 있고 각각의 항목에 대한 추천도 빼놓지 않는다. 지도도 친절하다. 각 지역을 세분화하여 확대한 지도에 그 지역의 스팟을 기록해 놓은 것은 물론이고 '인스타 촬영 성지 지도'처럼 현대인들의 구미에 맞는 취향별 지도까지 담았다. 여행이 진화하는만큼 가이드북도 진화해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예이다.
내가 가장 감탄했던 부분은 가이드북의 마지막 부분에 수록된 백지 지도이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지역 이름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 바로 자신만의 여행을 계획하기 위한 백지 지도다. 가이드북이 소개하는 모든 여행 스팟을 가볼 수도 없을 뿐더러 갈 필요도 없다. 내가 가고 싶은 곳만 가면 된다. 친절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있는 지도는 걸리적 거린다. 내가 가기로 결정한 장소나 해야 할 일을 백지 지도에 표시해서 나만의 동선을 담은 지도를 만들어보라는 뜻이다. 내가 직접 만들고 나만이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지도라니, 그 어떤 글로된 여행의 기록보다 의미있는 계획서가 될 것이다. 이 책을 들고 제주행 비행기를 탈 수 있을 날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