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그렇다는 얘기.



 
 
 

'미쳐 날아가는' 봄이 돌아왔다. 

어제 날씨도 이랬지만, 오늘 나는 그 봄을 맞았다. 

사치도 비관도 아닌 말 그대로의 '죽을 것 같은' 불안한 우울. 봄이어서였구나- 

아침 라디오에서 들은 얘기인데 봄에 사람들은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봄에 입맛도 떨어지고 그런 거라고. 

봄을 타는 것은 그 스트레스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둘 사이의 관계가 둘 사이로만 이어질 수 없을 때. 

그 사이는 현실로 입장하는 걸까. 

그 시기는 언제일까. 

그것 때문에 "모든 남녀사이의 진정한 문제는 결혼 후에 나타난다"는 말이 있는 것일지. 

전초전 같다. (가족에 관련된 문제는 아님) 

나는 이 문제를 무척 심각하게 생각하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가벼이 느끼다가 그러길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가까운 시기에 말은 꺼내야 한다. 

둘이 서로 좋아한다고 애정이란 것이 순탄히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외부의 것과의 거리를 어떻게 조절하느냐, 자신을 혹은 상대를 위해서, 거기에 신경을 집중해야 할 때가 온다. 


보기만 해도 좋다. 는 말이 '너의 모든 것을 다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 관계는 어디에서건 있어서는 안 된다. 


   자만과 방심의 순간을 경멸한다. 


소중한 것을 만들어내고, 조심스럽게 다루고, 보살피는. 그 과정.



 
 
 
무취미의 권유 - 무라카미 류의 비즈니스 잠언집 
무라카미 류 지음, 유병선 옮김 / 부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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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류의 팬이었던 나는 그의 소설을 여러권 읽었고 에세이집 하나는 아주 여러 번 읽어서, 무라카미 류의 세계관이랄까, 그런 것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독자라 할 수 있다. 

그런 내게 오랜만의 신간소식은 반가웠지만, 아마도 백의 99명이 그러할 것인데, 이 책은 살만한 것이 되지 않는다. 

노안을 위한 책인가?하는 의문이 바로 들 만큼 큰 글자에 이 작은 책의 가격이란 어이가 없다. 

일본에서는 책이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으나, 아주 작고 얇은 책으로 오천원 정도 하면 괜찮을까 그런 생각이다. 

가지고 다니면서 휘릭 읽기에는 좋다. 초반 몇 챕터만 읽었지만 내용이 나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한국의 출판시장이 좁다 어쩌다는 이유로 외국처럼(프랑스나 미국정도 알고 있는데, 책 커버도 그다지 실하게 만들지 않는 문고판 류) 작고 싼 책들의 종류가 없다시피 한 현실이 그렇다 쳐도 이건 좀 너무하다 싶다. 


서점에 가서 찾아보고는 바로 내려두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있는 중이다. 

차라리 글씨를 작게 하고 여백을 더 주지 그랬나. 책 두께는 이것의 반 정도면 적당. 

나쁘지 않은 포켓 북 용. 



 
 
fiore 2012-04-07 12:31   댓글달기 | URL
하지만 나는 역시 무라카미 류(의 생각) 가 좋다.
 
무취미의 권유 - 무라카미 류의 비즈니스 잠언집 
무라카미 류 지음, 유병선 옮김 / 부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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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걸작이란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예술 작품이나 문학, 기타 창작물과 퍼포먼스에서도 창작자가 작품 활동을 통해 내놓은 일련의 작품, 즉 '작품군作品群'을 전제로 할 때에만 가능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달랑 하나의 작품이나 창작물로는 그것이 얼마나 탁월한지, '최고'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없다. '작품군'으로 한데 묶여 평가 받는 작품을 남겨놓은 인물은 그다지 많지 않다.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천재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는 구구하겠지만, 나는 '작품군'을 남겼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본다. 천재로 불리거나 후세에 이름을 남기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예술가들은 대부분 많은 작품을 남겼다. 탁월한 과학자의 업적은 대체로 '체계적이고 중층적'이다. – 28쪽
천재 하면 떠오르는 음악가 모차르트는 실로 엄청난 작품을 남겼는데, 음악에 정해진 틀이 있던 시대였음을 감안하더라도 놀라울 따름이다.
최고 걸작이라는 것을 남기기 위해서는 우선 다작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여기에는 반드시 '체계적이고 중층적重層的'인 작품군이 있어야 한다. 요컨대 평범routine을 거부하는 다작이어야 하는 것이다. 비슷한 작품을 기계적으로 생산해 내는 것, 비슷비슷한 취향과 모티브의 작품을 마치 겉옷만 갈아입히듯 해서 잇달아 내놓는 이들도 있지만, 그런 것들은 엄밀하게 말해 '재탕(남의 작품이나 자기의 옛 작품을 조금 고쳐 새로운 것인 양 가장하는 것)'이지 '작품군'이라고 할 수 없다.
최고 걸작이라는 말과 관련하여 오해가 있는 듯하다. 어떤 이는 자신의 최고 걸작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로 작품에 임한다는 따위의 언행을 천연덕스럽게 하지만 허풍도 이런 허풍이 없다. – 29쪽
예술가는 새로운 모티브를 가지고 그간 축적해 온 정보와 지식, 예술적 테크닉을 총동원하여 '마침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일 뿐 스스로에게는 '최고의 걸작'이라는 개념 따위는 없다. 혹시 작품을 완성한 후에는 지금까지 만들어 온 작품 중 가장 잘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완성하기도 전에 '최고의 걸작을 만들겠다.'고 떠벌리는 자가 있다면 그는 진정한 예술가가 아니다. 예술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끊임없이 보다 수준 높은 '작품군'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최고의 작품 어쩌고 하는 말은 (광고 카피로는 유용할지 모르나) 비평가나 매스컴이 떠들어 대도록 내버려두는 게 좋다. –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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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사야겠다. 다 읽었지만,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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