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다의 비밀 편지
스텐 나돌니 지음, 이지윤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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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겐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마법이 있나요? [마틸다의 비밀 편지]

 

 

 

해리포터의 마법 학교 이야기가 나왔을 때사람들은 열광했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이야기가 툭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기차역 중간의 벽 사이로  뛰어들어가면 마법학교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고

거인과 상상 속의 동물들이 존재하며 마법 지팡이와 마법 빗자루로 휘리릭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세계.

아직 어리며 수업 중인 호그와트 마법 학교 학생들이 주인공이며, 부차적인 인물로 나오던 선생님들도 시리즈가 지나면서 점차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서 어른들까지 단숨에 판타지 속으로 빨려들게 만드는 흡인력까지.

상상력을 자극하던 책의 내용은 곧 각 장면을 그대로 현실에 옮겨놓은 듯한 영화로 상영되었고

해리포터 신드롬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해리포터를 능가하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 걸까.

여기, 해리포터와는 또다른 결로 마법을 이야기하는 이야기가 있다.

[마틸다의 비밀 편지]는 111세까지 살았던 마법사 파흐로크가 손녀에게 전하는 편지로 이루어져 있다.

영화화 될 것을 미리 예견하기라도 한 듯,

파흐로크를 주인공으로 상정한 시나리오 형식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파흐로크가 손녀 마틸다를 보다가 깃털에 잉크를 묻혀 편지를 쓰는 장면으로 넘어간다.

노인이 1955년 아들에게 썼던 편지를 60년이 지나 젖먹이 손녀에게 고쳐 쓰는 이유가 회상을 통해 밝혀진다.

마틸다는 성년이 되어 이 편지를 읽게 될 것이다...

 

2005년에 태어난 마법사 파흐로크는 1955년부터 중병에 걸린 아들 존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는데, 나중에 손녀 마틸다에게 보내는 편지로 고쳐쓴다.

마법사 능력은 부모에게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유전적 불모지에서 예기치 않게 나타나는 거라서 그는 꼬마 마법사를 얻기 위해 계속해서 아이를 낳았다.

2012년 아직 넉 달도 되지 않은 마틸다가 요람 밖으로 팔을 길게 늘여서 그의 코에 걸쳐 있던 안경을 잡아채 던지자 그 때 마법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아기가 태어난 걸 알게 되었다.

그는 편지로 중요한 마법 경험들을 전한다.

편지 한 통에 마법 한 가지씩 주제로 삼아 쓴 것이다.

그 편지에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12가지 마법이 실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팔 늘이기부터 시작해 아름답게 그리고 다르게 보이기, 공중에 뜨기와 날기, 사랑 찾기, 투명 인간 되기, 벽 통과하기, 강철 되기, 생각 읽기, 돈 만들기, 사람을 번창하게 만들기, 지혜에 도달하기, 세상에 이별 고하기.

 

이 편지들 속 이야기를 읽으면 현실과 마법의 경계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게 될 것이다. 정말 이게 가능해?거짓말 아니야?

물론, 소설 속 이야기를 믿고 안 믿고는 독자의 마음이다.

웬만하면 믿는다는 마음으로 읽고 싶지만, 에이, 그게 가능하겠어? 라는 의문이 반 이상이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가 매력을 가지는 것은, 우화 형식으로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삶의 지혜 혹은 진실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도 더 오래 살고 싶다. 그동안 알고 지냈고 보고 싶고 때로는 사랑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편지를 보내오지 않지만, 삶의 아름다움은 구하기 어려울수록 귀중한 법이지.-39

 

내 삶에서 마법이 늘 함께했지만 그건 부차적인 요소였어. 인생의 어느 시점부터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 또 크고 작은 어떤 일들을 도모하고 실행해왔는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때가 온단다. 그 때부터 우리 인생은 부지런히 떨어지고 새로 돋아나지만, 전체 잎사귀의 숫자는 한결같은 나무 한 그루처럼 서 있는 자리를 무던하게 지키지. -307

 

남을 돕는 일이 마법의 진의에 포함되는지는 잘 모르겠구나. 하지만 삶의 진의에는 일부분이나마 포함되는 것 같단다. 다른 사람을 돌볼 수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이 정상에 가깝다는 증거가 아니겠니. 가끔은 의지할 곳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을 통해 자기 삶을 회복하기도 한단다.-315

 

정말 심각한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동료 의사에게 보냈어. 하지만 정상적인 불행아들은 내 방식만으로도 충분했지. 나는 그 누구도 고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의 눈을 열어줄 수는 있다고 생각했어. 공명심에 골몰하는 대신 두 발로 걷고 코로 호흡하며 자신의 경험 중 감사할 만한 것을 찾아내는 법을 가르쳤지. 그들은 감사할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깨닫고 놀라워했단다.-337

 

지혜에 이르는 마법은 없어. 하지만 그게 아쉽지도 않단다. 그런 통찰은 대부분 성공보다 좌절과 함께 온단다. 어떤 통찰에 이르는 과정은 언제나 고통스럽게 마련이야. 고통 없이는 무분별함이 선물한 안락함에서 헤어날 수 없단다. -343

 

젊은 시절부터 공중을 마음대로 날아다닐 수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벽을 통과하거나 몇 초 동안 강철이 되는 능력을 익혔던 마법사 파흐로크. 그는 이 기술들 덕분에 두 번의 세계대전에서 무사히 살아남는다. 돈을 자유자재로 만드는 능력이 있어 금세 마법의 대가 반열에 오르지만, 라디오 수리공, 발명가, 심리치료사 등으로 역사의 흐름에 몸을 맡기며 변신을 거듭한다. 그랬던 그가 106세 되던 해에 손녀 마틸다를 위해 쓰기 시작한 편지는 열 두 통이 되어 첫 번째 부인 엠마와 여러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그가 얻은 지혜를 담아낸다. 둘째 부인 레일란더는 그 편지를 마틸다에게 전달하는 임무를 맡았고 [마틸다의 비밀 편지]프롤로그를 열게 된다.

 

하늘을 날거나 죽고 난 뒤에 나뭇잎으로 변하게 될지라도 돈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거나 가방을 시시각각 바꿔 들고 다닐 수 있는 마법은 없지만, 내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마법 하나 쯤은 갖고 싶지 않은가?

남 앞에 서면, 남들이 내 말을 귀 기울여 듣게 만드는 마법이라든지

사람들이 지갑을 열 수 있게 만드는 마법...같은 것?

생각해 보면, 이것들은 마법이 아니라도 조금만 수련을 하거나 마음을 쓰면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인 것 같다.

마법이라는 이름을 씌우고 보면 마법이 되지만 조금만 시각을 달리 해서 보면 굳이 마법이랄 것 까진 할 수 없는 것들.

삶을 바꿀 수 있는 마법 같은 지혜를,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덤으로 팔 늘이기 기술도 하나 장착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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