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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커플과 중년의 커플 그리고 노년의 커플이 나오는데, 셋 중에 노년 커플의 이야기가 제일 좋았다. 이제 65세인 남자와 60세인 여자가 만나 새로이 시작되는 이야기. 남자는 독일에서 대학 교수였는데 이제 그리스로 와 정착하기로 했다고 한다. 여자는 전업주부로 살고 있었지만 매우 우울했다. 예순에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다정한 관계가 될 수 있다니, 그게 너무 좋았는데, 그래서 이들이 이대로 함께여도 좋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했다. 더이상 어딘가에 혹은 누군가에게 구속되지 않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움직이는 삶. 여자는 영어에 서툴렀고 독서에 그닥 취미도 없었지만, 천천히, 남자가 주는 책들을 읽기 시작한다. 여자는 '나는 사랑이야기가 좋아요' 라고 말했는데, 남자는 '나도 사랑이야기가 좋아요' 라고 하더라. 이런 대화도 좋다. 사랑 이야기가 좋다고 말하는 남자라니, 이런 거 너무 좋아. 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부끄럼이 없이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궁극적으로 사랑을 하고 살거면, 사랑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공부하고 그래야 되는 거 아닌가. '로맨스 소설 같은 거, 여자들이나 읽지' 하는 남자들보다 백배는 더 연인으로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사랑이야기 같이 읽고, 같이 보고, 그러고 같이 사랑에 대해 얘기 나누는 거 너무 근사하지 않나. 어쨌든 그렇게 남자가 주는 책들을 즐거이 읽었는데, 어느 날엔 남자가 여자에게 영어로 써진 책을 주는 거다. 여자는 영어에 서툴고 잘 못하므로 나한테 영어로 된 책을 주면 어떡하냐고 하지만, 남자가 자신과 함께 읽자고, 어렵지 않을 거라고 격려하고, 이에 여자는 모르는 단어를 찾아가며, 뜻을 써가며 즐거운 마음으로 천천히 한 장 한 장 읽는다. 아 너무 좋아. 나는 왜이렇게 새로운 걸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흠뻑 빠지는 지 모르겠다. 여자가 서툰 영어 원서를 읽는 게 너무 좋아서, 나도 얼른 집에 가서 영어 원서 읽어야지, 천천히... 하고 영화를 보는 동안 결심했지만, 집에 오기가 무섭게 콩나물 불고기를 해먹고 와인을 마시고 취해서 잠들었으며, 그 뒤엔 원서를 읽겠다는 생각마저 까맣게 잊었다고 한다... 인생...






중년의 커플은 여자가 너무 인상적이었는데, 헤어스타일이 진짜 너무 예쁜 거다. 게다가 까칠한 성격도 마음에 들고. 그러나 너무 냉정하달까, 그래서 남자의 마음에 상처를 준다. 그러니까 남자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여자는 우울증을 앓고 약을 먹는게 '약하다'는 거라고 생각하고, 그 점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이에 남자는 말한다.

'니가 밤에 잘 자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들어와서 너를 흔들어 깨우고 마구 때리고 집어 던진다고 생각해봐. 지금 우리 그리스 사람들은 다 이런 상황에 놓인 거라고.'

그러자 여자는 그 말을 가만 다 듣고 있다가 이렇게 말한다.

'밤에 자고 있는데 그 '누군가'는 어떻게 들어왔을까? 니가 문을 열어놓은 건 아닐까? 문단속을 잘 하지 않은 건 아닐까? 누가 침입했을 때 너에게도 잘못이 없다고 할 순 없잖아?'



여자는 북유럽 사람이고 그리스에 출장차 왔다. 회사를 합병하기 위해 온 사람인데 남자의 회사를 맡게 되고 인원을 감축한다. 약한 사람을 싫어한다고 말했던 여자고, 우울증 약을 먹는 걸 이해하지 못한 여자였지만, 한 회사의 근로자들을 자꾸 해고하면서 이제 자신이 약을 먹는 사람이 되었다. 약을 먹고 불안해하고 견디지 못하는 감정에 휩싸이다가 회사에 다른 사람을 보내달라고 요청한다. '나는 우리가 잘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내게 주어진 일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이 여자는 내가 그동안 영화를 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한 배우였는데, 너무 예쁘더라. 짧게 자른 머리도 너무 잘 어울리고 키도 훌쩍 큰 거다. 헤어스타일이 나랑 비슷한데 키는 내 두 배고 몸무게는 내 절반인건가... 자괴감이 드는 마음에 이 배우를 검색창에 넣고 검색했는데, 몇 편 안되는 영화를 찍었고 거기에 내가 본 영화는 없더라. 그리고 키가 175센치라고 나와 있었다. 우와... 크다.....멋져.  집에 와서 거울을 보았다. 내 헤어스타일과 그녀의 헤어스타일이 크게 차이가 없는데, 그런데 그녀는 그녀이고 나는 나인 것은, 키 때문인가..... 나이도 나랑 별로 차이 안나던데......하다가, 아아, 그녀가 금발이기 때문이다, 라고 결론 내렸다. 다를 게 뭐람? 눈에 띄는 차이는 뭐, 키 조금에다가, 금발이지 뭐. 나는 갈색머리, 당신은 금발..이것이 우리의 차이... 


헬로우 스트레인저.

헬로우 북유러피언.

아 임 코리언....





자 가장 젊은 커플의 이야기로 가면, 여자는 대학생이고 그리스의 경제위기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은 저마다 이민자들 탓이다를 얘기하는데, 얼마전에 성폭행을 당할 뻔한 여자주인공을 구해준 것은 이민자 였다. 그녀는 토론에 적극적으로 끼어들진 않지만, 결과적으로 이민자들을 위해서도 그들이 이 나라를 떠나야 되는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하고 있다. 여자는 그 이민자를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고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눈으로 이민자들이 얼마나 비참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본다.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는, 이민자들에 대해 정부가 손 놓고 있으므로 본인이 직접 이민자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 단체에 소속된 채 길에서 이민자들을 내쫓고 때리고 급기야 총을 들고 그들을 찾아가기도 한다. 정부도 손 놓고, 아내랑 자식은 현실을 모른다고 광광 울면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그러나 그의 아내가 말한다.

'당신이 그 일이 그렇게 자랑스럽다면 왜 당신 자식들한테 당당하게 그런다고 말하지 못해? 왜 숨겨? 당신도 알고 있는 거야. 당신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를!'

나 역시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나는 사람이,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건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잘하고 있다고!' 아무리 혼자 소리쳐봤자 남들에게 숨겨야 하는 거라면, 그 일이 정말 '잘하는' 일인걸까? 사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만나서는 너 사랑해, 오천번 사랑해,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 라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이 사람을 사랑한다' 라고 말하는 대신 자꾸 숨긴다면, 그것은, 사랑일까? 자신이 사랑한다고 '말'은 하지만, 자신의 선택에 자신이 없고, 누군가가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걸 알까봐 숨기게 된다면... 그건 대체 뭘까? 일이든 사랑이든 그게 뭐든, '응 그것이 내 선택이었어' 라고 당당히 말하는 대신, 누가 알까봐 자꾸 꽁꽁 숨기는 거라면, 그것은 그 일이 옳지 못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다는 걸 뜻할 것이다.


여자는 시리아에서 온 남자를 사랑하고 있다. 둘이 만나서는 사랑한다고 속삭이지만, 학교에 가서는 '결국은 그들이 그들 자신을 위해서라도 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자신이 시리아에서 온 남자를 사랑하고 있다고 자신의 엄마에게만 말한다. 나는, 엄마에게도 말하고 아빠에게도 말하고 친구들에게도 말하고 조카들에게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응,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이사람이야, 하고. 그리고 상대 역시 나를 사랑한다는 말을 함에 있어서 망설임과 고민이 없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숨겨야 하는 사랑이라면, 그런 사랑은 그냥 안하는 게 장땡이다. 사랑 안해도 인생 너무 재미있고요, 할 것도 많습니다. 맛있는 것 먹고 마시고 살아도 인생은 쏘해피해피야~ 사둔 책 읽으면서 지내도 시간은 잘만 흐르고요~





영화는 별로였다. 나는 그리스를 보고 싶었는데, 그리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보고나면 그리스 가고 싶다고 열병을 앓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그리스의 풍경에 대해 기억나는 건 별로 없고, 그리스가 경제 위기로 많이 어렵구나, 하는 것만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그것은 난민들에게도, 직장인들에게도, 그리고 가정에 까지도, 당연하지만, 아주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구나. 아름다운 그리스를 상상하고 그걸 보고 싶었던 건 나의 로망이었던 거다. 실제로 그리스든 어디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현재를 살고 삶을 산다. 당연히 아름다운 풍경 대신 지친 사람들의 모습이, 우울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여질 것이다. 거짓을 말하는 사람들, 신경질적인 사람들, 우울한 사람들, 비참한 사람들. 그리고 그 사이사이 웃고 사랑하는 시간들까지. 여기에는 풍경보다 더 리얼한 삶이 있는 것이다. 여행객의 시선과 그곳에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시선은 다를 수밖에 없다.



영화속에서 65세 남자가 60세 여자에게 읽으라고 주는 영어 원서의 제목이 《second chance》인데, 알라딘에도 아마존에도 검색되지 않는, 오래된 책인 것 같다. 네이버 검색해보니 'k simmons' 작가의 책이라는데, 알라딘에 검색하면 '다니엘 스틸' 책이 나오네. 나는 그냥 이 책이 그 책이다, 생각하고 다니엘 스틸을 읽어볼까...다니엘 스틸은 로맨스 소설의 대표 작가잖아... 그러고보니 내가 산드라 브라운은 많이 읽었지만 다니엘 스틸을 읽진 않았던 것 같아... 아, 지난 번에 읽겠다고 원서 샀다가 다시 팔았지.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 인생은 뭐지? 왜 샀다가 안읽고 파는 짓을 하는거지? 이번에도 또 사면 그렇게 되겠지? 그러니까 그냥 사지 말아야겠지?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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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04-24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굿모닝^^
사랑이야기 좋아요~~~~
저 요즘 다이엘 스틸 읽고 있거든요.
에구, 반가워라~~~~
<Leap of faith> 라고... ㅎㅎㅎ
저 책은 처음 본 책이예요. 저도 이 책이 그 책이다 하고 읽어볼까~~~ 합니다.

유부만두 2017-04-24 09:44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전 방금 다니엘 스틸 읽지말라고 댓글 달았는데요. 단발머리님께서 읽고 계시다니, 이거이거 저도 궁금해지네요. ^^

단발머리 2017-04-24 09:49   좋아요 0 | URL
ㅎㅎㅎ 비교적 최근에 나온 <진짜 영어공부>라는 책 있잖아요~~ 73개 언어에 도전하는 레몬쌤~~ 이라고 광고하는 책이요. 그 책에서 다니엘 스틸 책을 하도 추천해서 읽고 있거든요.
생각없이 비교적 쉽게 읽혀서...4분의 1 정도 읽었는데 유부만두님이 다니엘 스틸을 말리시는 이유... 저도 좀 알려주세요~~ 궁금궁금합니다@@

다락방 2017-04-24 10:00   좋아요 0 | URL
저도 사랑이야기 너무 좋아해요! 산드라 브라운 좋아했던 이유가 성인 여성과 성인 남성의 사랑을 아주 끈적이게 잘 표현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성적 충동, 긴장 .. 이런 거요. ㅋㅋㅋㅋㅋ 다니엘 스틸이 어떨지는 모르겠어요. 어쩌면 어릴 적에 읽어봤을 수도 있는데, 기억은 전혀 안나요. 이번 참에 한 번 읽어볼까 싶지만, 원서 읽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그러느니 사두고 안읽은 번역서 책들을 더 많이 읽는 게 낫지 않을까 싶고... 이미 집에 있는 원서도- 몇 권 안되지만- 한 권도 완독한 게 없어요. 아, 샬롯의 거미줄 읽었다!! ㅎㅎㅎㅎㅎ 그러니 더 사는 건 그냥 욕심이 똥구멍에 찬 것 밖에는 안되겠죠. 어흙-

뉴욕가서 사 온 산드라 브라운 원서도 있는데....( ˝)

유부만두 2017-04-24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설명을 재미있게 읽어내려오면서 ‘아, 찾아봐야겠다‘...했는데 영화가 별로라고 쓰셨네요. ㅎㅎ
그런데 다니엘 스틸 읽지말아요. 전에 샀다고 했던 우리의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책 읽어주세요...
다락방님 감상이 너무 궁금해요. 그나저나, 이야기 못하는 사랑을 하지 않아도 재미있게 인생을 살 수 있다....흠,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요... 그런 생각이 들어요. 방금 제인 에어를 다 읽었더니 말랑말랑한 마음입니다.

다락방 2017-04-24 10:03   좋아요 0 | URL
저는 영화 별로 였거든요. 좀 작위적이란 생각이 들었고요. 그런데 영화평 찾아보면 본 사람들이 다 좋다고 달았어요. 하하하하하. 평이 좋은 영화네요. 상영관에 제가 갔을 때 관객은 저 포함 11명 이었지만....Orz

저는 이야기하지 못하는 연애를 실제로 한 적이 있었는데 별로 즐겁지도 행복하지도 않았어요. 오히려 그런 사랑을 안하고 있을 때 저 자신에게 당당하고 행복했었죠. 사람마다 다 다르니까, 각자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어떤 걸 할 때 즐거운지, 어떨 때 행복한지를 알고 그렇게 사는 방향으로 움직였으면 좋겠어요. 비밀스러운, 숨기고 싶은 사랑에서 기쁨을 찾는다면, 그렇게 하면 되고...저는 뭐가 됐든 당당한 쪽이 즐거운 사람인 것 같아요.

아,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원서....도 있죠, 제가........ 얼마전에는 책장에서 그거 보고 ‘읽지도 못하는데 저것도 팔까‘ 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전 너무 사대기만 해요.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

moonnight 2017-04-24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여쁜 북유럽 여성은 니콜 키드먼인 줄@_@; 예쁘네요♡ 저도 가끔 정신줄 놓고-_- 원서 사들일 때가 있는데 첫페이지 펴보고 고이 꽂아놓는답니다ㅜㅜ;

다락방 2017-04-24 11:47   좋아요 0 | URL
저는 심지어 표지도 안펼쳐볼 때가 대부분인데, 그런데 왜 원서를 사는걸까요, 문나잇님? 이 욕망은 뭐죠? ㅜㅜ 이상한 데에다 돈 쓰고 있어요. 흙흙 ㅠㅠ

저 여성 참 매력적이었어요. 아, 저랬으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후훗. 그런데 뭔가 차가운 여자를 연기했지만 막 차가운 느낌은 아니었어요. 전 쎈 이미지가 좋은데 말이죠. 안젤리나 졸리같은.. 아하하하하

비연 2017-04-24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리뷰를 보면서, 제방 한켠에 쌓인 원서들을 뿅 떠올려 봅니다... 한숨 푸욱.

다락방 2017-04-24 14:02   좋아요 0 | URL
대체 국내도서도 안읽고 잔뜩 쌓아두면서 원서를 거기에 왜 더할까요? 저는 심지어 원서 읽지도 못하는 여자사람인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syo 2017-04-24 1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좀, 동떨어진 이야기 같은데, 첫번째 사진 보니까 생각나서요.

다락방님 혹시 ˝윤식당˝이라는 프로그램 보시나요? 지난 주 방송분에, 중년부부-노부부 사이의 어느 지점에 있는 듯한 부부(커플?)이 등장했는데요. 서로를 보는 눈에 어찌나 꿀이 뚝뚝 떨어지는지, 세상 행복해보였어요. 그러다보니 그냥 막 작은 거 하나 하나에 다 감동하고 고마워 하더라구요. 진짜 사랑하며 온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더니......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제가 다 너무 좋으면서 싫더라구요-_-ㅎ

다락방 2017-04-25 08:22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어제 친구가 그 짤 너무 좋다고 보내줬었어요. 보면서 저도 좋더라고요. 그거 영상으로 보면 더 달달하다고... 하하하하하. 애정이 있는 관계여서 그런 것 같아요. 애정이 있는 관계여서 함께 하는 모든 순간들이 빛나고 찬란하고 아름답고 소중하고 그래서 앞으로의 시간들도 또 함께하고 싶어지고..
‘좋으면서 싫다‘라니, 어떤 감정인지 알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룩말 2017-04-24 23: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게 말이예요. 살다 보니 진짜 사랑하는 사람인데 식구들한테 도저히 말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더라구요. 지금 제가 사랑하는..앞으로 죽을 때까지 같이 가겠다고 다짐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5개월여 지났는데 식구들은 전혀 몰라요. 그냥..평생 말 안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유부남은 아니예요^^

다락방 2017-04-25 08:25   좋아요 0 | URL
아, 얼룩말님. 네,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엔 정말 아주 많은, 다양한 종류의 사랑의 형태가 있고, 그리고 그것이 경우에 따라서는 차마 말할 수 없는 경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위에서 말한 건, 얼룩말님이 덧붙이셨듯이, 어떤 제한적인 상황 같은 거였어요. 그러니까, ‘말할 수 없는‘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을텐데, 언급하셨듯 유부남이라든가, 양다리라든가 기타등등 해서 자꾸 숨기는 거 있잖아요. ‘누구야?‘ 물어도 ‘아무도 아니야‘ 라고 대답하게 되는 상황이요. 그런 상황에 대해 생각하다 글을 쓴건데, 얼룩말 님 댓글을 읽어보니 제가 글을 더 자세히, 신중하게 썼어야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흐음...

좋은 사람과 오래오래 함께하세요, 얼룩말님!!

AgalmA 2017-04-26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긴다는 건 윤리적으로 고민하는 상태라 온전히 나쁘다고 볼 순 없습니다. 상황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고.... 요즘은 숨기는 것보다 자기가 옳다고 우기고 합리화하는 게 더 문제죠ㅎ;;

다락방 2017-04-26 08:46   좋아요 1 | URL
네, 제가 너무 소수의 경우만 생각하고 써서 편파적인 글이 된 것 같아 쓰고나서 반성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이미 써둔 걸 지우자니 그것도 좀 아닌 것 같고 말이지요. 글을 쓰기전에, 그리고 쓰면서도 계속 신중해야 할 이유인 것 같아요. 저 역시 고민하는 지점은 분명 필요하다고 보고요, 또 사정상 말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점에 대해서 글에 다 넣지 못했네요.

다른 얘긴데, 오래, 반복되어 한다고 해서 반드시 잘하게 되는 건 아닌가 봅니다. 요즘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아주 많이 생각하거든요. 저는 그저 좋자고 글을 쓴거였는데, 이 글이 제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뻗어나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그것은 제 의도와 상관없이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할 수도 있고 상처를 줄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아, 할수록 완벽에 가까워지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해야겠구나 싶었어요.

아, 제가 댓글로 너무 주저리주저리 늘어놨네요. 하핫.
댓글 고맙습니다, 아갈마님.

AgalmA 2017-04-26 09:02   좋아요 1 | URL
우선 저는 다락방님 표현을 지적한 게 아님을 밝힙니다^^ 위에 얼룩말님 댓글도 있듯이 세상엔 우리가 미처 파악할 수 없는 많은 부분이 있죠. 다락방님 고민 저도 동감합니다. 저도 이말저말 하고서 ‘아차...‘, ‘아냐 이건....‘ 할 때 많죠; 그러나 이런 이불킥 순간들을 겪으면서도 우리가 말하고 쓰는 걸 멈출 수 없는 건 이 과정을 통해 자신과 사람을 더 잘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다고 지향하기 때문이죠. 다락방님은 이걸 잘 알고 있고 또한 스스로에게 응원도 아끼지 않는 사람이죠. 다락방님 글은 같이 생각해 볼 거리를 주셔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하고요. 의기소침하지 마시길^^/

다락방 2017-04-26 09:00   좋아요 1 | URL
아, 아갈마님. 저도 아갈마님이 저에게 어떤 지적을 하기 위해 댓글을 쓰신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다만, 이 페이퍼를 써두고나서 시간이 지난 뒤에 좀 후회하고 있었거든요. 아, 이렇게 쓰지 말걸, 아 저렇게 쓸걸, 하고 말이지요. 후회하고 반성하고 그러다보니 아갈마님의 댓글을 읽고 제가 그저 혼자 뜨끔한 겁니다. 그래저 서도 모르게 주저리주저리... 하핫;;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어제 아갈마님 서재에서 [단어의 사생활]보니, 오, 이 책은 내게 필요한 것이겠구나! 싶으면서 읽고싶어지더라고요? 계속계속 읽고 써야겠어요, 아갈마님. 이 댓글도 고마워요. 오늘 막 계속 고맙네요. ㅎㅎㅎㅎㅎ

얼룩말 2017-04-27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중하게 쓰지 말아요. 그럼 글이 재미없어지고 생기가 없는 글이 될 거예요.
서로 헤헤..헤헤..거리면서 그냥 막 얘기해요!

다락방 2017-04-28 08:3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신중하게, 재미있게, 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 그 일은 바로 내 눈앞에서 펼쳐졌다. 나는 메리보다 더 지켜보기 가까운 자리에서, 하지만 메리와 똑같이 가슴이 무너지는 마음으로 그 광경을 지켜봤다. (p.321)




누가 누군가를 '좋아한다' 혹은 '사랑한다' 하는 감정에 대해서는, 해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그러지말라' 혹은 '그렇게 해라' 라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내가 아무리 매일 세시간씩 '저 남자가 저여자랑 사랑에 빠지지 않게 해주세요' 기도한다고 해서 내 기도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게 해주세요' 하루에 세 번 절해도 되는 게 아니다. 그런 일은 그냥 어쩔 수 없고, 어쩔 수 없으므로 어떻게 해볼 수도 없다. 



















남학생 '벤'은 새로 전학온 여학생 '켈리'를 사랑하게 된다. 혼자만의 사랑이다. 언젠가는 켈리도 자신을 사랑하게 될거라며 아름다운 미래를 수십번씩 꿈꾼다. 좋아한다고 고백한 적도 없으면서 자신들이 발가벗고 사랑을 나눌거라고 기대하고, 좋아한다고 말한 적도 없으면서 나중엔 그녀와 결혼해 고향에 정착할 거라고 생각한다. 자신은 의사가 되고 켈리는 의사의 아내가 될거라고. 한 번도 그녀에게 '내가 너를 사랑해'라고 말한 적 없으면서 그의 상상은 여러갈래로 뻗쳐나가고, 한번도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적 없으면서 혹여라도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지 않을까 초조해한다. 다른 남자가 켈리에게 데이트하는 걸 보면 두려워하고 켈리그 그 데이트를 거절하면 안도한다. 혼자서 막 어쩔 줄을 모른다. 친한친구 '루크'는 벤에게 고백하라고, 안그러면 다른 남자가 생길거라고 얘기했지만, 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혼자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이 이뤄지지 않아 힘들어한다. '어떻게하면 이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켈리가 나를 사랑하게 될까'를 고민하다가, 켈리를 위험에서 구해주는 정의의 용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려면 일단 켈리가 위험에 빠져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러, 켈리를 위험속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좋아한다고 말하면 되는 문제에 있어서 이런 미친 짓을 생각하게 되는 거다. 아, 진짜 너무 싫지 않은가. 싫은 남자의 전형적인 캐릭터다... 그러면서 학교에서는 똑똑하고 공부잘하고 예의바른 남학생이다... 한심해...... 용기가 없다는 건 욕먹을 짓이 아니다. 용기가 있는 게 대단한거지, 용기 없다고 그를 한심하게 생각하진 않는다. 그런데 '나에게 반하게 하고싶어' 라는 생각이 '그녀를 위험에 빠뜨리자'라니, 너무 멍청하지 않은가. 나는 진짜 백 번 생각하고 만 번 생각해도, 멍청한 남자랑 사랑에 빠지느니 혼자 술마시고 고기 먹고 책 읽으면서 게으르게 늙어가겠다....




결국 켈리는 '다른'사랑을 하게 되고, 벤은 그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자신이 너무나 사랑하는 켈리가 다른 남자를 향해 눈동자를 반짝이는 모습을 보게되고, 자신이 너무나 사랑하는 켈리가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는 걸 켈리의 입을 통해 알게 되는 거다. 그는 무너질듯한 아픔을 느꼈다. 자신이 갖지 못할 바엔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보답받지 못하는 사랑은 이토록 벤에게 무서운 욕망을 불러일으키는데, 그러나, 그 사랑이 보답 받지 못했다기엔, 아아, 벤이여, 너는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벤은 켈리의 어떤 행동이나 말에 '나를 이정도로 좋아하는구나' 하루종일 신나했다가, 또 어떤 행동이나 말에 '나를 거부하는 군' 하며 거절당한 남자가 되어 지옥을 헤맨다. 켈리는? 그냥 켈리의 삶을 살았다.




나는 이 이루지 못한 사랑에 절망하고 온갖 못난 생각과 행동으로 자신을 둘러싼 벤 보다는 '메리'에게 더 큰 아픔으로 공감했다. 그건 내가 이루지 못한 사랑에 힘들어하는 여자들의 편이 금세 되어버리고 말기 때문인데, 그러니까 매력적이고 다정한 메리는 학교의 잘생긴 남학생 '토드'와 연인이었다. 토드에게 반해서 토드만 보고, 토드와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었으며 당연히 그리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앞에 켈리가 나타났고, 토드의 시선이 이제 켈리만 향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몹시 불안하다. 지금은 '나의 애인', '나의 남자친구'라는 포지션으로 토드가 내 옆에 있는데, 그런데, 금세 그 포지션으로부터 벗어나 나에게서 멀어질 것이라는 것을, 그녀의 촉은 감지해낸다. 말리고 싶고 말려보려고도 했다. 아니라고, 누가 그렇지 않다고 말이라도 해주기를 얼마나 바랐을까. 아니야, 토드가 켈리를 좋아할 리 없어, 토드는 너의 남자친구잖아, 라고 누군가 말해주길 얼마나 기다렸을까. 아니, 가장 바란 건 사실 토드로부터 그런 말을 듣는거였겠지. '아니, 메리, 나는 언제까지나 네 옆에 있을 거고 너만 사랑해'. 그러나, 아아, 자신이 그런 걸 아무리 바란다고 해서 세상 일이, 다른 사람의 마음이 어디 내 바람대로 되던가. 나는 메리가, 자신의 사랑과 자신의 관계가 무너지는 걸 맞닥뜨리는 장면이 진짜 너무 가슴 아팠다. 아, 메리..




그들의 충동은 갑작스레 일어났다. 메리는 연극 연습 첫날부터 고통과 상심을 겪고 있었을 것이다. 메리는 토드와 켈리가 학교 강당 무대에서 주고받는 열정적인 대사를 듣고, 둘이 서로 주고받는 눈빛을 보고, 토드가 자신을 터틀 그로브에 있는 집에 내려준 다음 켈리의 집까지 먼 거리를 드라이브하는 동안 벌어졌을 일을 상상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랬던 것만큼이나 두 사람이 나누는 친밀한 속삭임과 불같은 키스도 상상했을 것이다. (p.334)



토드는 로미오로 켈리는 줄리엣으로 학교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 참여하게 된다. 연극 연습 첫날, 토드는 여자친구 메리를 당연히 집에 데려다주면서, 차를 가지고 있지 않은 켈리도 바래다 준다. 메리는 이미 그들의 눈빛과 분위기를 봤고 느꼈다. 그래서 불안하다. 그런데 메리를 먼저 내려주고 켈리를 집에 데려다준다. 그 사이, 그 사이에 그 둘은 오롯이 둘뿐이다. 차 안에. 아아, 내가 지금 뭘 어떻게 해야하지? 어떻게 그 둘을 떼어놓지? 아무런 명분도 없이? 그 둘이 있는 거 너무너무 싫어!! 그렇지만 내가 떼어놓는다고 모든 게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고통스럽다. 메리는 고통스럽다. 이 사랑이 어떤 사랑인데, 내가 토드에게 사랑받기를 얼마나 바랐는데! 우리는 연인이었는데, 켈리만 아니었다면 우린 계속 사이 좋은 연인일텐데, 차 안에서 둘은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될까, 얘네 둘을 어떻게 해야 떼어놓지 .. 기타등등. 상상하지 않았어야 훨씬 좋았을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무수히 무수히 반복될 것이다. 그러니 그런 메리가 켈리를 찾아간 건 너무나 당연한 거 아니었을까. 찾아갔지만, 찾아갔다고 해서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거라는 건, 나도 알고 당신도 알고 하늘도 알고, 개구리도 알고, 그래, 메리도 알았겠지만, 아아아아아, 그렇지만 뭐라도 해봐야겠다 싶은 그 마음, 뭐라도 붙들고 싶었던 그 마음, 그 마음을 내가 왜 모를까. 아아 메리, 너는 토드를 계속 네 옆에 두고 싶었겠지, 켈리에게로 끌리는 토드의 눈빛과 마음을 외면하고 싶었겠지, 그럴 수만 있다면 모든 걸 제자리에 두고 싶었겠지, 네가 생각하는 '제자리' ... 흙흙 ㅠㅠ



"전 기다릴 마음 없어요. 무슨 일인지 꼭 알아야겠어요." 메리의 고개가 왼쪽으로 홱 돌아갔다. 나는 메리가 노려보는 대상이 켈리임을 알 수 있었다. "너하고 토드가 어떤 사이인지 알아야겠어." 메리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켈리는 초조한 눈으로 카버 선생님과 메리를 번갈아보았다.

"알고 싶은 게 뭔데?" 갑자기 침착하고 다부지게 말했다. 오래전 무슨 일이 일어나든 비겁한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결심한 사람답게 당당하게 맞설 준비가 된 목소리였다.

이번엔 메리가 오히려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은 듯했다. "내 말은…… 그러니까 그냥 난…… ." 말을 더듬었다. "그냥 알아야겠어. 너하고 토드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일이 뭔지 말이야."

켈리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비록 내가 둘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일을 짐작하고 있었더라도 켈리의 투명하리만큼 솔직한 인정은 내게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공허함을 남겼다.

"사랑이지." 켈리가 말했다.

그 단어가 총알처럼 내 뇌리에 박혔다. 켈리가 이 단어를 말하는 순간 나는 강당 벽에 쿵하고 몸을 부딪쳤다. 메리 또한 나와 똑같은 심정이었으리라. 몸이 뻣뻣해지며 팽팽하면서도 격렬한 말을 켈리에게 내뱉은 것이다. "네가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메리는 이렇게 말했다. (p.337)



아아, 아니라는 말을, 우리는 아무일 도 없는데, 라는 말을 얼마나 듣고 싶었을까. 그럴 줄 알면서도 그렇게 굳이 물어야 했던 그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내가 보기에도 얘네 수상하고, 분명 감정의 교류가 시작됐고, 뭔가 특별해지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면 나는? 내 남자친구는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거야? 아니라고,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그렇게 말해주길 얼마나 바랐을까. 그런데 '사랑이지' 라니. 아아, 메리......... ㅠㅠ


사랑은 소중하며 아름다운 것이라고, 아주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누가 그랬던가. 


내가 그랬지... 


음....



그런데 이 사랑이, 다른 사람들 가슴에 이렇게나 아픔을 심어준다. 아아, 사랑은 무엇이여..사랑 없는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 것인가. 그래야 우리에게 가슴 아픔이 없는 것인가. 엉엉. 대성통곡 하고 싶어진다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그랬어 토드? 왜 메리랑 사귀면서 켈리한테 반했어? 흑흑. 역시 연애는 안하는 게 장땡이다. 괜히 연애해서 애인 사귀는데 막 다른 사람 보고 반하고 그래가지고 내 앞에서 야릇한 눈길 막 주고받고, 나로 하여금 '쟤네 둘이 왜 같이 있지, 단둘이 있는 이 시간 어떻게 막지' 이런거 막 머리 쥐어 뜯으며 고민하게 하고, '아니야 그럴 일 없을거야' 잠을 못이루게 하고, 그래놓고서는 내 앞에서 당당하게 '네 애인과 나는 사랑에 빠졌어' 같은 말 듣게 하고 그러면, 아아, 나는 어떡해? 역시..사랑은 안하는 게 장땡이야. 사랑을 안하면 애인이 없을 것이고 애인이 없으면 이 애인이 나 말고 다른 누구에게 가려나 싶은 걱정도 없을 것이고, 가슴이 찢어지는 일도 없을것이며,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아도 될것이고, 그렇게 지구에 평화가 찾아온다. 월드 피스...




책의 중간까지 아니, 중간을 넘어서까지, 이번 책에서의 토마스 쿡은 좀 실망스러웠다. 그간 읽은 토마스 쿡의 작품들은 '죄책감'에 대해 가장 크게 다뤘다고 생각해왔고,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이 작품 에서의 토마스 쿡은 뭔가 좀 불안하고 초조한 것 같았다. 처음부터 계속 수시로 '얘한텐 뭔가 있고, 그것이 곧 어마어마하게 터질 것이다' 같은 걸 암시하는데, 그게 과하게 느껴졌달까. 그래서 '그냥 그러지말고 그게 뭔지 얘기해버려!' 막 이런 마음이 된달까. 그런데 중간을 넘어서면서 부터, 아, 토마스 쿡은 역시 이야기하고 싶은 걸 이렇게 하는구나, 싶어졌다. 이 풋풋한 고등학생들의 사랑 이야기에 인종차별 문제를 넣어버리는 거다. 이것은 뭔가 예기치않은 형태로 끼어들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지 아는 작가다. 



한편, 부당한 것에 대해 짚고 넘어가는 여학생과, 그 여학생의 발언을 지지하는 다른 여학생들에 대한 부분도 흥미롭게 읽었다. 인종 차별이 잘못된 것이라는 켈리의 글에, 당시로서는 많은 학생들이 반대하기도 하지만 당연히 지지하는 학생들도 있는 거다. 그리고 그것은 대부분 여학생들이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켈리의 글에 격렬한 혐오를 느낀 사람들이 있는 반면 지지자들 또한 있었다. 지지는 특히 여학생들에게서 나왔다. 실라 캐머런은 켈리가 혼자 복도를 다니지 않도록 함께 걷겠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보란 듯이 켈리와 팔짱을 끼기도 했다. 그리고 베티 앤은 학우들에게 보내는 아주 비판적인 '공개서한'을 본관 게시판에 대담하게 붙여놓았다. 노렌은 다른 여학생 몇 명과 함께 켈리를 응원했다. 심지어 낯가림이 심하고 체구가 작은 이디스 스파크스까지-비록 방식이 조금 다르긴 했지만-켈리에게 "유색인들에 대한 네 발언"을 지지한다며 설탕 쿠키를 건네주었다.

남자애들로 말할 것 같으면 대부분 켈리의 기사를 여자들, 특히 양키 출신 여자들이나 하는 바보짓으로 치부하며 시끄러운 소동에서 발을 빼고 훨씬 중요한 문제인 스포츠와 섹스와 자동차 경주로 돌아갔다. 켈리를 응원하기 위해 앞으로 나선 남학생은 단 한 사람이었다. (p.254-255)




이제 막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일어나기 시작한 지역에서 자신의 생각을 글로 풀어내어 발표하기까지는 켈리에게 용기가 필요했을 거다. 켈리는 자신이 새로 이사온 지역의 역사를 스스로 공부하고 '브레이크하트 힐'의 이름에 담긴 아픈 사연을 알게 된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궁금증, 공부, 글, 그리고 용기. 이 모든 것들이 켈리에게 있었는데, 다른 많은 여학생들은 그런 켈리의 용기와 생각에 지지를 보내준다. 누군가의 생각에 동의할 수도 있고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동의한다해도 지지한다는 걸 표현할 수도 있고 표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시로서 용기를 내야 했던 그 생각과 행동에 다양한 방식으로 지지를 표하는 학생들 역시 여자들이었다니, 문득 예부터 지금까지 세상이 바뀌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용감한 여자들이 있었던걸까 싶다.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내 방 책장에 수두룩하고 사무실 책상에도 수두룩하게 쌓였다. 자, 다음 책은 뭐가 좋을까? 아아, 오늘따라 이 결정은 어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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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4-21 15: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다락방님의 이 리뷰스타일이 너무 좋아요. 막 아아아아아아아아 나오고, 흙흙ㅠㅠ나오고, 월드 피스.....

그래서 다락방님이 읽고 리뷰를 쓰면 어떻게 나올까 정말 너무너무너무 궁금한 책이 있긴해요.

다락방 2017-04-21 15:48   좋아요 0 | URL
저는 syo 님 댓글이 너무 좋아요. 글도 읽어주고 거기에 대해 느낌도 이렇게 공유해주고... 진짜 좋아요!

별개로, syo 님의 글도 좋고 말이지요. 생각을 하고 공부를 하고 이렇게 저렇게 막 갸웃갸웃하는 모습이 막 그려진달까요? 우리 열심히 읽고 열심히 쓰고 열심히 이야기 나눕시다. 심상정 화이팅이고요!!

단발머리 2017-04-21 15:53   좋아요 0 | URL
저도 다락방님의 리뷰스타일을 넘넘 좋아하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대목은.... ‘역시 연애는 안 하는게 장땡이다‘랑 ‘내가 그랬지‘랍니다.

그나저나 syo님이 다락방님 리뷰를 기대하는 책이 무엇일까 궁금하네요.^^

참, 심상정 화이팅요!

syo 2017-04-21 15:58   좋아요 0 | URL
그 책은 이유경 작가님의 ˝잘 지내나요?˝ 입니다ㅎㅎㅎㅎㅎㅎㅎ 단발머리님도 기대되지 않으세요?

단발머리 2017-04-21 16:05   좋아요 1 | URL
앗!!!!
그 책이라면 현재 알라딘 블로거 베스트셀러이자 인문학 1위에 빛나는 책 아니던가요?!? 당근 저도 다락방님의 리뷰가 궁금하기는 하지만... 워낙 바쁘셔서 가능하실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7-04-21 16:09   좋아요 2 | URL
저는 세상 모든 이들이 몰라도 단발머리님은 제 유머를 눈치채 주실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어요. 아하하하하.



아니, 그나저나 이 분들이 여기서 뭐하시는 겁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 2017-04-21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리뷰에... 화석화되어가는 저의 ‘사랑‘에 대한 기억을 이 금요일날, 억지로 되살려보려다가... 실패하고...
마지막 문장에 격한 공감을 보냅니다. 쌓여가는 책, 어려운 결정... 또 도착할 책들... 으헉.

다락방 2017-04-21 16:56   좋아요 0 | URL
ㅎㅎ 억지로 사랑에 대한 기억을 꺼내려다가 이 금요일 오후를 보내지 말고, 우리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면서 보냅시다. 그리고 골라낸 책을 읽으면서 말이지요. 물론, 저는 책을 고르고 읽기 전에 술을 마실겁니다만.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위대한 개츠비 (양장) - 개정증보판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아직 읽지 않았으므로 제 별은 공정하지 않음을 미리 밝힙니다)

역자가 자신의 번역물에 대해 페이퍼,리뷰,백자평을 통해 반복적으로,계속해서 별 넷에서 별 다섯의 평점을 주기는..있긔없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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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04-21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moonnight 2017-04-21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헐..2ㅠㅠ;;

단발머리 2017-04-21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헐ㅠㅠ 3

시이소오 2017-04-21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정서씨는 정서와 정신에 심각한 장애가 있는듯 합니다.
그러려니 하시길. 관심주지 맙시다.
 

http://www.inews365.com/news/article.html?no=490416



충북일보 에 뜬금없이 내 책에 대한 기사가 실렸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뭔가 도입부를 보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소개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안실린 것보다는 실리는 게 나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하기로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170421010007199



오늘은 경인일보에도 떴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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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04-18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짐요!

다락방 2017-04-19 08:47   좋아요 0 | URL
좋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태우스 2017-04-18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충남살아서그런지 기사가더와닿네요ㅅㅅ

다락방 2017-04-19 08:47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 너무 책소개에서 다 가져온 것 같은 기사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쿼크 2017-04-19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넘 맘에 들어요..^^

다락방 2017-04-19 08:48   좋아요 1 | URL
헤헷 제목 정하기 너무 힘들었어요 ㅠㅠ 고맙습니다 ㅜㅜ

transient-guest 2017-04-20 0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새로 나왔네요. 다음 번 주문에 넣겠습니다.ㅎㅎ 이전의 뒷모습에서 살짝 옆모습 실루엣이면, 다음 번 책에선 전면 공개인가요??ㅎㅎㅎㅎ

다락방 2017-04-20 05:47   좋아요 1 | URL
아니 글쎄 표지인물이 제가 아니라니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몬스터 2017-04-20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하세요 :) 추카추카. 이북 사보께요

다락방 2017-04-21 08:08   좋아요 0 | URL
몬스터님, 이북이 언제 나올지 모르겠어요. 나오긴 할지... 종이책으로 보세요.

2017-04-21 0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몬스터 2017-04-21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은 해외카드 결제가 안되서 리디붕승 북사이트 이용하거든요. 다락방님 독서공감 책 나와이뜨라구요 이북으로. 시간은 쫌 걸리겠지만 곧 이번 책도 곧 이북 판매 될거시라 믿어요. 무던하게 기다릴수 있음다 ㅎㅎㅎ 아님 요청하죠뭐 ㅎㅎㅎ

다락방 2017-04-24 15:39   좋아요 0 | URL
크, 오래지 않아 나올 수 있기를 저도 바라겠습니다. ㅠㅠ
 

빨리 점심 시간 됐으면 좋겠다. 매콤 팟타이 먹고 싶은데 아직 아침 아홉시라니..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찢어질 것 같아... ㅠㅠ

시간은 가끔 너무 제멋대로 흐르는 경향이 있어서, 잡고 싶을 때는 훌쩍 달아나고, 빨리 갔으면 싶을 때는 가지를 않아... 점심 시간 빨리 오게 해주세요, 간절히 기도합니다. 흙 ㅠㅠ



책을 샀다. 친구들이 출간 축하한다며 알라딘 상품권 10만원을 줘서, 아, 너무 부자된 느낌, 행복행복하다, 하면서 쓰지는 않고 쳐다보기만 했었다. 그냥 나의계정 들어가서 상품권 금액보면 눈이 막 하트가 되어가지고 모든 걱정을 잊을 수 있었는데, 히잉, 오늘 써버렸다. 꼭 사고 싶은 책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은 나로 놓고 보자면 아무리 좋은 리뷰가 많아도 그다지 관심가지 않는 책인데, 이것이 나무와 식물과 뭐 그런 이야기라고 하니, 여동생 생각이 너무 나는 것이다! 내 여동생은 수학교사 자격증과 생물교사 자격증이 있다. 나랑은 완전히 다르게, 한 부모에서 났지만 이과적으로 발달발달 초발달 해가지고, 어떻게 나는 하나도 못하는 생물 그리고 수학을 동시에 전공할 수가 있냐... 대단하다...어쨌든 이 책을 보니까 여동생이 너무 좋아할 것 같은 거다. 그래도 그냥 보내 놓으면 내가 좀 답답할 것 같아서 일단 주문해 받아보고 내가 휘리릭 넘겨본 다음에 동생에게 줘야겠다. 좋으면 새로 사서 보내고 나는 뭔말인지 모르겠으면 내가 훑어본 걸 주면 되겠다. 아아, 뭔가 동생이 좋아할 만한 책일 것 같아서 내가 몹시 흥분된다!



내가 백수였을 때 여동생의 대학강의를 같이 들으러 간 적이 있다. 쉽게 말하면 도강이었던건데(응?), 내가 백수라 딩가딩가 놀고 있노라니, 언니 내 전공 수업 같이 들으러 가서 필기좀 해줘, 했던 거다. 책은 원서였고 교수가 설명하는 걸 필기를 하다보면 설명을 놓치기 쉽다는 것. 자신은 설명을 듣고 이해를 할테니 언니는 옆에서 필기를 해달라는 거였다. 그래서 나는 그래, 하고 따라가 강의를 들으며 진짜 미친듯이 필기를 했다. 그렇지만 무슨 말인지는 하나도 모르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숫제 그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동생은 줄기세포 연구가 왜 중요한지 황우석 박사 사건 때 내게 설명해준 적이 있었다. 뉴스에서 연신 소식을 들었지만 나는 뭔가 계속 ???????????????????? 한 상태였는데, 여동생이 차근차근 설명을 해준 거다. 나는 크게 감동해서 '아, 그게 그렇게나 중요한 거구나' 하고서는 뭔가 신세계가 열린 것 같았는데, 다음날 회사에 출근해서 다른 직원들을 모아놓고 너네들도 잘 모르겠지? 자, 내가 설명해줄게, 하고 입을 열었지만...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거 중요한데, 이거 엄청 중요한 연구인데.....나 어제는 듣고 이해했는데, 왜 누군가에게 말해주려고 했더니 기억이 1도 안나지???????? 그래서 그냥 직원들 앞에서 엄청 중요한 거라는 말만 여러차례 반복했다. 인생....Orz



아무튼 그래서 내가 여동생을 위해 책을 주문했다, 이 말이다. 우하하하하. 너무 생색내고 싶어서 아직 주문도 하기 전인 이른 아침에 여동생에게 톡을 보냈더랬다. 너에게 주고 싶은 책이 있어 내가 사줄게~ 하고. ㅋㅋㅋㅋ 생색쟁이 ㅋㅋㅋㅋㅋ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초등학교 시절 엄마가 사주셨던 책 100권 중에 한 권이었다. 그때 되게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고, 옆집에 사는 아이네 집에서 또 만화책으로 보기도 해서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으므로,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볼 생각은 하질 않았더랬다. 그런데 며칠전에 읽은 책,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에 이 책이 언급된걸 보니 너무 읽고싶어지는 거다. 아아,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몬테크리스토는 도대체 어떤 맛일까? 게다가 이렇게나 양이 많은 책인데 내가 어릴 때 읽었던 책은 어째서 한 권 이었지...??



주인공이 크게 감흥한 책은 몬테크리스토 보다는 《장 크리스토프》였다.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읽어볼까, 저 책을 읽어볼까 엄청 고민하다가, 오늘 주문에는 몬테크리스토 백작 1권만을 넣었다. 다섯 권 다 넣으면 비싸.. -0- 금액이 커져 -0-


















얼마전에 카드리뷰를 보고 《미스터 하이든》을 장바구니에 넣어뒀는데, 사람들 리뷰를 좀 읽어볼라고 하니, 리뷰가 엄청 많은데 구매자 리뷰는 한 건인가 밖에 없는거다. 왜죠? 왜 때문이죠? 어째서 그렇죠? 그리고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나온 책이고 사람들이 리뷰도 썼는데 다시 예약판매가 걸려있다. 왜죠? 그래서 장바구니에 넣어뒀지만 이번 주문에선 빠졌다.



















사실, 매번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매번 빠지는 책이 있다. 그 책은 바로 이것.
















이 책은 정가가 29,000원이고 인터넷서점 구매가도 29,000원이다. 페이지수는 300페이지인데, 페이지에 비해 금액이 엄청 커서, 왜일까.. 생각만하고 주문하지 못하면서 중고알림등록을 신청해두었었다. 그런데 이거 등록한 지 1년도 넘었는데 한 번도 중고알림등록 메세지가 온 적이 없다. 이 책에 대해서는. 그렇지만 너무도 읽어보고 싶고 궁금한 나는, 새 책으로 사자, 새 책으로 사서 읽자, 라고 결심하고 매번 지를 때마다 장바구니에 넣는데, 결제하기 전에 계속 뺀다. 제기랄 ㅋㅋㅋㅋㅋㅋ 아니, 다른 책 두 권 살 돈으로 이거 한 권 사야되니까, 너무 읽고 싶어도 자꾸 뒤로 밀려. 그래서 이번엔 친구들이 상품권도 줬겠다, 그걸로 이걸 사자!! 큰 맘 먹고 다시 넣었지만..다시 뺐다. -0-


언젠가 이 책과 내가 만날 날이 올까?????




마지막으로 오늘 지른 다른 책으로는 이런 것들이 있다.



















《첫사랑은 블루》라는 책을 보니, 자연스레 몇 해전에 읽었던 《앰 아이 블루?》가 떠오른다. 검색해보니 2005년의 책이고, 품절로 뜨는구나... 아, 세월.....



















아, 진짜 마지막으로, 내 책이 알라딘 블로거 베스트셀러 종합1위에 놓여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약간 조마조마한 마음이 되어서, 아아, 언제까지 1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싶다. 몇 해전에 첫 책은 꽤 오랜 시간 1위였고, 내 밑으로 김연수 있고 뭐 그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시절이었지, 찬란한 시절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이니까 가능했지, 다른 데서는 듣보잡인데 어떻게 김연수를 이기겠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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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04-18 1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몬테크리스토백작이 5권이었군요... 예전에 읽었던 청소년판들은 전부 한권이었는데...
명작들을 제대로 다 읽어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니까요... 으흑.
그라너잔 락방님 책 좋아요! 조금씩 읽고 있답니다^^

다락방 2017-04-18 10:53   좋아요 0 | URL
저도 저게 다섯권이나 될 줄은 몰랐지 뭡니까. 일단 1권을 주문하긴 했는데, 저 다섯권을 대체 언제 다 읽을까요... 레미제라블도 다섯권 이었잖아요. 그거 엄청 재미있게 푹 빠져서 읽었는데, 몬테 크리스토백작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아, 읽을 책은 너무나 많네요..

아이코, 좋다고 말씀해주시니 고맙습니다. ㅠㅠ 훌쩍 ㅠㅠ

비공개 2017-04-18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베스트셀러 작가님이시네욧!!
북토크 한번 해주세요~ 책에 사인받고 싶어요 ㅎㅎ

비연 2017-04-18 16:10   좋아요 0 | URL
아. 북토크. 넘 좋은 제안 같아요. 야나문 같은 곳에서 북토크 추진.. 이러면 좋을텐데! ^^

다락방 2017-04-18 17:56   좋아요 0 | URL
저자가 몹시 수줍음을 많이 타는 관계로 그건 곤란하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공개 2017-04-19 16:50   좋아요 0 | URL
아 아쉬워요... ㅎㅎ 사인받을려고 책도 샀는데...는 아니지만서두 ㅋㅋㅋ

다락방 2017-04-19 16:59   좋아요 0 | URL
우앙 책 구매 감사드리고요 ㅋㅋㅋㅋㅋ 너무 감사드리는데 ㅋㅋㅋㅋㅋㅋ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우아.. 떨려요.. ㅋㅋㅋㅋㅋ

마태우스 2017-04-18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로거베스트1위에오래머무시길 빕니다 몬테크리스트는 제가 축약본의폐해얘기하면서 늘 예로드는책입다 좋은친구들 두셨네요 전조은친구가아니라서 흑

다락방 2017-04-19 08:48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은 이미 알고 계셨군요, 몬테크리스토 에 대해서 말입니다. 저도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그리고 마태우스님은 이미 저의 좋은 친구이십니다. 그 점을 잊지마세요! >.<

그렇게혜윰 2017-04-19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책 샀어요....제목이 뭐더라?.... 잘 지내나요????ㅋㅋㅋ

다락방 2017-04-19 12:1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 구매 감사드리고요. 네, 잘 지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님도 잘 지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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