쫀득하갱 팥데이 - 1개 (45g) 쫀득하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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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 사용하려고 한 번 주문해봤는데 예쁘지만 너무 작다. 내가 원래 양갱을 안좋아하긴 하지만, 아니 요 쪼꼬미가 1,500원 이라니. 물가 무슨일이냐 대체 ㅠㅠ그래도 귀엽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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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4-04-01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양갱은 없나요? 요즘 유치원생도 그걸 만들던데 ㅎㅎ

다락방 2024-04-01 17:56   좋아요 1 | URL
검색해보니 군고구마양갱은 있네요!!

잠자냥 2024-04-02 09:22   좋아요 1 | URL
비비가 부릅니다~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
내가 먹고 싶었던 건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이야~~˝

건수하 2024-04-02 09:29   좋아요 1 | URL
그니깐.. 다락방님 그 노래 모르시는 것 같았습니다 ㅋㅋㅋ

잠자냥 2024-04-02 09:38   좋아요 1 | URL
🤣🤣🤣🤣🤣 군고구마양갱 검색했대서 진짜 빵 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말에는 여동생과 남동생 가족들이 오기로 되어있었다.

엄마는 둘째조카가 좋아하는 돼지갈비찜을 해두셨다. 나는 막내조카와 여동생이 좋아하는 치아바타를 굽기로 했다. 흠, 그렇다면 같이 먹을 쪽파크림치즈도 만들어야지. 첫째조카가 좋아하는 토마토스프도 해야겠다. 올케는 감바스를 좋아하지. 그렇게 토요일은 바빴다. 차례차레 동생네 가족들이 도착했을 때, 나는 마지막 빵을 구워내는 중이었다. 모든 준비를 마쳐놓고 타미야, 토마토 스프 먹을래? 물으니 좋다고 했다. 그렇게 좀전에 완성시켜둔 토마토스프를 데우고 있는데 타미는 내 옆에 와 서며 내게 말했다.


"나 온다고 토마토스프 만들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자식 ㅋㅋ 응 ㅋㅋㅋㅋㅋㅋㅋㅋ 타미는 내가 만든 보람이 있게 오자마다 토마토스프 두 그릇을 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더니 저녁에 '내가 뭘 먹은게 있다고 배가 부르지?' 한다. ㅋㅋ 치아바타에 버터 바르고 토마토스프까지 발라 먹었으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김ㅋㅋㅋㅋ


둘째 조카는 나의 쪽파크림치즈에 도대체 크림치즈에 파를 넣으면 무슨 맛이냐고 맛이 이상할 것 같다는게 아닌가. 하나 발라줄테니까 일단 조금만 먹어볼래? 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치아바타를 한 입 크기로 잘라 쪽파크림치즈를 쳐발쳐발해 입에 넣어주었다. 이내 둘째 조카는 두 눈이 커지면서 너무 맛있다고 계속 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요일, 모두가 돌아가고 집을 대청소하는데, 아이고야, 아가조카가 두고 간 장난감이 보인다. 이거 잘 가지고 놀던데. 나는 남동생에게 전화해 이거 월요일에 가져다줄게, 하니 남동생이 그러라고 한다. 그리고 아가조카를 바꿔줬는데 아가조카가 고모 그거 내일 가져다줘~ 한다. 어우 너무 귀여워. 응, 하니 전화 끊으면서 사랑해~ 한다. 귀요미 ㅋㅋㅋㅋ 그 장난감이 바로 이것.



아니 장난감도 귀엽지 않나요? 아가도 귀엽고 장난감도 귀엽다.

그런데 아가라고 부르면 안된다. 울엄마가 토요일에 아가조카에게 아기라고 했더니 아가 조카가 "나 이제 아기 아니야. 네 살이야!" 하면서 손가락 네 개를 펼쳐보이는거다.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ㅠㅠ 손꾸락도 너무 귀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일요일에, 모두 돌아가고난 뒤, 집 청소를 깨끗이 마치고, 나는 어차피 샤워할 거, 달리고나서 샤워를 하자, 하고는 스맛폰과 (유선)이어폰을 챙겨가지고 나갔다. 동네 초등학교가 오픈되어 있으려나? 만약 안되어있으면 어디로 간다? 걱정하며 갔더니 옳지, 문이 열려있다. 그렇게 나는 동제 초등학교로 들어갔다. 한낮이었고, 나는 며칠전 미리 다운 받아두었던 <런데이> 앱을 실행시켰다. 그리고 앱에서 목소리가 안내하는대로 걷기 시작한다.


5분간 천천히 걷기를 하다가 방송이 안내하는대로 천천히, 옆사람과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뛰기 시작했다. 이내, 울컥 치밀었다. 내가, 달리고 있다니.


달리기는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내 삶에 있어서 다른 운동을 추가한다면, 그것이 달리기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달리기가 싫었다. 그리고 싫다. 학창시절 체육시간을 싫어했는데, 그 때도 제일 싫은건 달리기였다. 저 앞에서 남자 체육선생님이 달리라고 신호를 보내면 전속력으로 달려야하는데, 나는 남들보다 가슴 사이즈가 컸고, 그걸 저 앞에서 저 사람이 보고 있다는게 너무 싫었다. 느리게 달린다고 덜 흔들리는 것도 아닌데 나는 달리는 일에 최선을 다할 수가 없었다. 더 빨리 달리고 싶다는 욕망같은 건 없었고 이 가슴이 제발 출렁이지 않았으면 했고, 어서 이 시간이 빨리 지나기를 바라기만 했다. 내게 달리기는 그래서 너무 싫은 행동이었다. 주변에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런데이앱으로 효과를 본다고 말한적이 수두룩한데도 나는 그것은 나와 거리가 먼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여동생으로부터도 듣게 됐다. 여동생은 이제 런데이앱으로 달리기 시작한지 3주차가 되었다면서 달릴 때마다 얘기했고 등뒤로 땀이 나는 것의 기쁨을 이야기했다. 그래? 1,2주 정도 들으면서 나도 앱을 깔아보았다. 깔고나서 앱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본 후, 흐음, 나도 한 번 해볼까, 그렇다면 오늘 한 번, 한지가 일주일인데 막상 집에 들어간 후에 뛰려고 다시 나오는 의지가 전혀, 전. 혀. 발현되지 않았다. 그러던 일요일, 샤워하기 전에 한 번 도전해볼까? 했던거다.


앱에서 안내한 대로 5분여 걸은 뒤에 이제 뛰라는 구령에 맞춰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아, 내가 뛰고 있다. 내가 뛰고 있네! 내가 뛰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관련없어 보이는 파리의 센강 이었다. 재작년 파리에 가서 센 강 앞에 섰을 때, 와, 내가 센강에 오게 되리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인생의 이 시점에 예측하지 못한 곳에 이렇게 와있네, 하며 벅찼던 기억이 떠오른거다. 와, 내가 달리기를 할 줄은 몰랐는데, 달리고 있어!! 내가 달리고 있다!! 비록 앱에서 안내한대로 아주 천천히 달리는거지만, 이, 내가, 달린다고? 달리다니! 


1주차 1회에서는 23분동안 운동하게끔 되어있다. 그중에 내가 뛰는 시간은 1분씩 다섯번, 고작 5분이다. 그 전과후는 다 걷기로 구성되어 있다 앱에서는 이것이 인터벌 운동이며 효과가 좋다고 되어있더라. 나는 얼마전 인스타에서 보게된 설현의 짜장면 먹는 방송도 떠올렸다. 언제였는지 모르지만 <나혼자산다>에 나온 설현은 짜장면과 탕수육을 아주 잘 먹고 있었다. 그러면서 본인은 운동을 많이 해서 살이 빠지기 때문에 먹고 싶은건 마음껏 먹는 편이라고 했다. 나는 '마음껏 먹는편'이지만 그 전자, '운동을 많이 해서'와는 상관없었던 사람. 설현과 같은 거라곤 오직 먹고 싶은걸 마음껏 먹는 것에만 그쳤던 사람, 나는 설현의 그 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나도 저렇게 해보자. 많이 먹을 때 '나는 운동을 많이 해서 괜찮아!' 라는 말을 해보자.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 그렇게 나는 런데이 1회차를 마쳤다. 두둥-



동네 작은 초등학교라 몇 바퀴를 돌았네 ㅋㅋㅋ 뛸 곳이 동네에 저기 뿐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작 처음, 1회 했을 뿐이고 앞으로 내가 계속할지는 모르겟지만, 현재로는 이 앱에서 안내하는대로 8주를 모두 도전해 완료해보고 싶다. 그 뒤에 마라톤을 나가겠다는 목표 같은 건 없지만, 8주간의 꾸준한 달리기가 내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꾸준히 할 수 있을까? 노력해보아야겠다. 


이, 내가, 달린다니!! 꺄울 >.<




책을 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요일에 희망도서 찾으러 도서관에 다녀왔는데, 희망도서에 대해 말씀드리니 엄마는 '도서관에서 니가 읽고 싶은 책을 사준다고?' 하시면서, '그러면 너 책 살 필요가 없네, 집도 좁은데!!' 하셨다.


엄마...


이번주엔 적게 샀어요.

















장안의 화제 [정욕] 을 사보았다. 정이 바를 정이라, 오호라, 어디 한 번 .. 그런데 한문 정욕은 작고 한글 정욕은 커서 이거 들고 다니면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이 정욕이 그 정욕인줄 알겠지? 그래, 나 정욕 읽는다, 왜, 뭐, 뭐!!


[빨간집] 책 링크 올리려고 검색했는데 내가 산 표지가 안보여서 보니까 얼라리여, 나는 붉은집으로 검색했었네 ㅋㅋㅋ 붉은 집 검색해도 빨간집 나오게 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주엔 두 권 샀다. 만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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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1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4-01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4-04-01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욕 넘치는 다락방이 달리기하는 이유는? 정욕을 잠재우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권뿐이라니 실망이다!!!!!!!!

다락방 2024-04-01 13:50   좋아요 0 | URL
달리기하면 정욕이 잠재워질 것 같긴 합니다. 흐음. 내 생각보다 더 열심히 달려야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망시켜드려 죄송합니다. 다음주를 한 번 기대해볼까요? ㅋㅋㅋㅋㅋ

blanca 2024-04-01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난감도 귀엽네요. ㅋㅋ 달리기, 매력 있죠. 꾸준히 달릴 수 있기를... 저도 요새 운동 좀 열심히 해보려 하고 있어요. 운동을 안하면 도리어 더 몸이 아프더라고요. 아니, 쪽파크림치즈도 만드신다고요? 와... <정욕>은 사실 저도 읽으려고 ㅋㅋㅋ 마음에 품고 장바구니에 넣어뒀는데 다락방님 반응을 좀 보고 결제할게요. 바로 클릭하게 만드는 거 보니 작가 제목 하나는 정말 기똥차게 잘 짓지 않았나요?

다락방 2024-04-01 13:58   좋아요 1 | URL
저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그 정욕이어도 거침없이 샀을거에요. 그 정욕이어도 궁금합니다. 제 관심사 ㅋㅋ
쪽파크림치즈는 전혀 어렵지 않아요. 플레인크림치즈+꿀+레몬즙+쪽파 를 섞어주기만 하면 되는걸요! 치아바타 보다는 베이글에 발라 먹는게 더 나은것 같아요. 후훗.
저도 제가 달리기를 꾸준히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간 저랑 먼 운동이라 생각했어서 좀 두렵거든요. 열심히 해볼게요!! 8주차 다 완료하고 알라딘에 보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필승!! ㅋㅋㅋㅋㅋ

blanca 2024-04-01 14:45   좋아요 0 | URL
땡스투하고 주문했어요. 쪽파크림치즈도 만들어 볼게요. 마음과 몸을 다 살찌우는 다락방님 ㅋㅋ

자목련 2024-04-01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살은 아기기 아니라는 사실, 배우고 갑니다.
귀여운 네 살 조카 님!!

다락방 2024-04-03 08:03   좋아요 0 | URL
네 살이라고 활짝 펼치는 손가락은 또 얼마나 작고 귀여운지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주 그냥 너무 예뻐요! 흑흑 ㅜㅜ

햇살과함께 2024-04-01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바른 욕망. 제목이 무척 궁금하네요.
요즘 초등학교 운동장 정말 손바닥 만해서,, 23분 동안 몇 바퀴 도신 건가요.

다락방 2024-04-03 08:03   좋아요 1 | URL
다 읽고 오늘 별 셋 리뷰 썼습니다. 영 벌로였어요. 아 제목 때문에 너무 기대했네요. ㅎㅎ

저도 저 작은 운동장 도대체 몇 바퀴 달린건지 모르겠네요. 어제도 달렸는데 초등학교 그 작은 운동장 심지어 평일 저녁엔 닫아 두더라고요. 그래서 어제 뛴 곳은 홈플러스 주변이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

독서괭 2024-04-01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쪽파크림치즈는 대체 어떤 맛인가요!! 궁금합니다. 전 파 좋아하니까 맛있을 것 같아요!
아기조카 너무 귀엽네요 ㅋㅋㅋㅋ 저희 둘째도 네살에 아기 아니라고 주장하다가 다섯살 되니 아기짓 하더라고요? 얼마전에는 제가 안고 왜이렇게 무거워~ 하니까 여섯살 형님이니까 하면서 가슴을 쭉 내밀더군요. 애기들이란.. ㅋㅋㅋㅋ
런데이앱 좋죠. 8주 달리기 성공하면 굉장히 뿌듯하답니다. 화이팅!!^^

다락방 2024-04-03 08:05   좋아요 0 | URL
쪽파크림치즈 너무 맛있어요! 요즘 제과점에 가면 베이글에 쪽파크림치즈 발라서 많이들 팔더라고요! 그런데 파에서 물이 생기기 때문에 오래 두고 먹을순 없고요, 먹기 바로 직전에 해서 드시는게 제일 좋습니다. 후훗.

어제 두번째 달리기를 마쳤는데 아... 상당히 피곤합니다. 매우 피곤합니다. 이미 그걸 완료한 제 친구가 어제 제게 말하더군요. 살은 하나도 안빠진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4-02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도 고모가 한 분 계시기는 한데, 지금까지 통틀어 10번 내외로 뵌 듯 해요.
타미의 이모이자 아가조카의 큰고모를 제 고모하면 어떨까요. 토마토스프 안 만들어주셔도 됩니다. 저의 고모가 되어주시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03 08:06   좋아요 0 | URL
저도 고모랑은 별로 친하지 않았습니다. 저희 고모들이야말로 말 그대로 먹고 살기 바쁜 분들이셨어요. 이모랑 외삼촌은 젊어서 제가 더 잘 만나고 또 함께 보낸시간이 더 길긴 합니다. 저는 부자 고모, 부자 이모가 되어서 조카들 모두를 한껏 사랑해주고 지원해주겠습니다!! 아 그런데 주말에 이것저것 해먹이느라 좀 힘들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네 살 아가가 치아바타 먹는거 보면 너무나 뿌듯합니다!!!!! >.<

책읽는나무 2024-04-02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고모가 아예 없어욧!!!
다락방 님이 제게도 고모가 되어 주시면 안될까요?^^
전 쪽파크림치즈도 먹어보고 싶고 조카들이 만세 부르며 먹는 치아바타도 먹고 싶어요.
그리고 다락방 고모는 책을 막 선물해주시며 달리기 하는 멋진 고모!!!!
아가조카처럼 저도 귀엽게 불러드릴게요.
다락빵 꼬모!!!!
저의 고모가 되어 주세욧. ㅋㅋㅋ

다락방 2024-04-03 08:08   좋아요 1 | URL
저희 아가 조카에게는 고모가 둘 이모가 셋입니다. 아주 그냥 외가 친가에서 사랑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가의 목소리가 그렇게나 큰걸까요? ㅋㅋㅋㅋㅋ우리 집에 하루 와있는데 아주 그냥 시끄러워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아가 조카는 혼자서 노래도 곧잘 부른답니다. 그게 다 제아빠랑 큰고모 닮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4-04-04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손가락 네 개 펼쳐보이는 조카 귀엽네요ㅎㅎ 요새는 장난감 선택지가 많이 넓어졌겠죠?

달리기는 저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래도 한 번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가끔 걸을 때 잠깐씩 뛰는 경우가 있거든요. 잠깐이지만 상쾌한 경험이었어요^^ 저희 집 근처에는 운동장도 있지만 아무래도 축구하러 많이들 오는지라 거기는 부담스러워서 산책로에서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다락방님의 달리기 도전 응원해요!

다락방 2024-04-07 22:06   좋아요 0 | URL
주말 잘 지내셨습니까, 거리의화가 님.

저는 오늘은 학교 운동장을 뛰는 대신 동네 허브공원 가서 뛰었는데요, 오고가는 시간이 좀 많이 걸리기 때문에 앞으로는 운동장을 뛰어야겠다 생각했어요. 다음 달리기는 수요일로 예정되어 있는데 학교 운동장을 뛰어볼 생각입니다. 후훗.

저는 달리기랑 정말 거리가 멀었던 사람이라서, 처음 달릴 때 울컥하는 지점이 있었고요, 막상 달리니 기분이 좋아서 한 번 이 앱을 완료해볼 작정입니다. 게다가 이 앱은 완전 초보자용이라 저처럼 달리기 전혀 안했던 사람도 달릴 수 있게 해주더라고요. 거리의화가 님도 도전하신다면, 응원하겠습니다!!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벌써 4월입니다, 맙소사..

3월의 책, 도나 해러웨이도 너무나 어려웠지요? ㅜㅜ

4월은 어떨까요?

자, 함께 읽어봅시다.


크리스틴 델피의 [가부장제의 정치경제학] 시리즈, 네 권입니다.


















일단 네 권이지만 한 권이 얇아서 가지고 다니기에는 좋을듯 합니다.

힘내서 읽어봅시다.

힘내서 읽고 힘내서 글도 써주세요.

여러분 뽜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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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4-04-01 09: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2권은 진짜 얇아서 산보 가듯 가벼이~ 그러나 내용은 가볍지 않다는 함정 ㅋㅋㅋ
재밌게 읽어 보아요

다락방 2024-04-01 13:58   좋아요 0 | URL
으으.. 두렵습니다. 도나 해러웨이 그렇게 어려울줄 몰랐다가 너무 대충격이었어서 크리스틴 델피, 과연..
화이팅!!

미미 2024-04-01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시리즈 궁금했는데 반갑네요! 4월은 저도 꼭 읽어보렵니다.빠샤!!>.<

다락방 2024-04-01 13:58   좋아요 1 | URL
미미 님, 꼭 같이 읽어요. 읽고 씁시다. 뽜이팅!!

단발머리 2024-04-02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틴 델피도 쉽지 않을거라는데 100원 겁니다. 4권이니까 한 주에 한 권씩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오늘 시작합니다!

다락방 2024-04-03 08:09   좋아요 0 | URL
저는 서문을 시작했다가 몇 장 읽지도 못하고 닫아버린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작을 못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님 시작하셨습니까! 저는 다음주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시작한 후에는 미친듯 달리겠어욧! >.<

관찰자 2024-04-02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날 눈으로만 보고 있다가,
저도 이번달 부터는 시작해 보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어라.
4권이군요.
흐.흐.흐.

다락방 2024-04-03 08:09   좋아요 0 | URL
1,2권은 매우 얇으니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지만, 그러나 부담없는 내용은 아닐 것이기에.. 화이팅 보내드립니다. 화이팅!!

책읽는나무 2024-04-02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전 결국 완독을 못했네요.ㅜㅜ
병원에 갈 때 해러웨이 님의 책 들고 가야하나? 고민 중입니다만...오호. 이 책을 한 권 미리 사뒀는데 이 책을 가지고 가면 좋겠군요.^^;;
가지고 가게만 될까봐 벌써 두려워집니다만..ㅋㅋㅋ

다락방 2024-04-03 08:10   좋아요 1 | URL
책나무 님, 병원에 해러웨이...안될말입니다. 가뜩이나 안읽히는 책 더 안읽힐 거예요. 해러웨이 일단 접어두시죠. 정말 어려워서 안읽혀요. 얼마나 간신히 읽었는지 몰라요 ㅠㅠ 크리스틴 델피 함께 갑시다!! 빠샤!!
 
유대인의 역사
폴 존슨 지음, 김한성 옮김 / 포이에마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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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기원, 그에 앞서 유대교와 기독교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는 것은 도움이 될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팔레스타인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잘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읽는데 오래 걸렸지만 읽기를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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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3-29 16: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천페이지 책 뽀개버린 다락방 입니다. 훗.

햇살과함께 2024-03-30 09:17   좋아요 1 | URL
역시 멋지십니다!! 완독 축하드려요 저희집에 폴 존슨의 기독교의 역사 있는데 독서대 받침용으로 잘 쓰고 있어요 ㅋㅋ 이제 듄 가시나요?

단발머리 2024-03-30 09:29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 제가 오래전부터 찜해둔 책입니다. 두꺼운건 저도 알고 있었는데, 우아.... 천페이지에요? 저, 그럼 한 번 더 생각해보는걸로 할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님 / 다정한 분이신줄 알았는데 의외입니다ㅋㅋㅋㅋㅋ 이제 막 <유대인의 역사> 끝낸 사람에게 ‘듄 가시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빡센 자세 저도 배워야겠어요. 다락방님, 얼른 듄 읽으세요! 촤락!

잠자냥 2024-03-30 09:50   좋아요 1 | URL
이제 듄 가니?! 🤣🤣🤣

햇살과함께 2024-03-30 10:04   좋아요 0 | URL
주말엔 쉬고요 1일부터!! ㅋㅋㅋㅋ

다락방 2024-03-30 11:39   좋아요 2 | URL
저기 얘들아? 좀 진정해줄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행선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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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대학생 '앙주'는 16살 소년 '피'의 프랑스어 과외 선생님이 된다.

피의 아버지는 벨기에에 거주하는 피가 프랑스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프랑스 대학입학 자격시험을 봐야 하는데 독서장애가 있어서 프랑스어 과외가 필요하다며 앙주를 고용한거다. 그렇게 앙주는 피에게 문학 작품을 읽도록 시키고 그동안 책을 읽어본 적 없었던 피는 이 과외 덕분에 책을 읽으며 그 책에 대한 감상을 앙주와 나누고 둘은 친밀한 관계가 된다. 앙주는 우정이라고 계속 강요하지만 피는 자꾸만 사랑을 이야기한다. 


19살과 16살 사이에는 고작 3년이라는 나이차이만 존재하지만, 그러나 어떤 경험치냐에 따라 그 차이는 아주 크게날 수 있다. 처음 책을 읽어보는 피에게 책은 싫은 것이었다가 재미있는 것이었다가 이제 앙주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리고 자신을 자꾸 만나러 오게 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아, 문학 작품에 대한 얘기로구나, 하고 이 책을 읽어나가다가 세상에, 이 짧은 책 한 권에서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니 책장을 넘기면서 놀라게 된다. 그러니까 앞부분만 읽었을 때, 과외를 시작하고 책을 읽고 그것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그 나름대로 책에 대한 이야기를 잔뜩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이를테면, '만약 내가 책을 읽어본 적 없는 사람에게 책을 추천한다면, 그 책은 어떤 책이어야 할까' 하는 것들. 그러나 그것 외에 아니 그것보다 더 많은 할 이야기가 이 책으로부터 나온다.


-책 이야기

물론, 당연히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교사라고 해봐야 고작 19살이고 책을 읽어야 하는 학생은 16살이다. 그런데 이들이 읽는 책의 목록이 대단하다. 시작이 '스탕달'의 [적과 흑]이며 그 다음 읽는 책이 세상에 [일리아스] 라니까? 독서인생이 그들의 두 배가 넘는 나도(계산하지 말도록 하자) 아직 일리아스를 안읽었는데? 게다가 그들이 나누는 대화도 심오하다. 단순히 재미있다 재미없다 정도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뜻을 분석하면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다. 


「넌 모든 것에 답을 갖고 있구나」 내가 웃으며 말했다.

「나쁜 거예요?」「그보다는 네 한계를 보여 주지. 오류가 있을 수 없는 추론은 스스로를 유효화해 추론 그 자체 속에 닫혀 있는 것, 그게 바로 우매함의 정의야.」 -p.96


아니, 이 젊은이들이 나누는 대화 이게 대체 무슨일이야.  조금 더 볼까?


「실망스럽긴 했겠지만, 그렇다고 그딴 걸로 엄마에대한사랑을 접다니, 정말이니?」「누군가를 업신여기면서 사랑하긴 어려워요.」 -p.99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야 비로소 이 열여섯살 소년이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누군가를 업신여기면서 사랑하기 어려워요, 라니. 그러네, 정말 그러네. 업신여기는 사람을 사랑할 순 없지. 이 소년, 책 한 번 읽어본 적도 없으면서 삶을 알아? 대단하다.. 그래서일까, 책 읽기 시작하자마자 무서운 속도로 책 속에 담긴 뜻을 그 재미를 깨닫는다. 이들이 나누는 책들에 대한 이야기, 적과흑, 일리아스, 변신, 육체의 악마, 클레브 공작부인에 대한 감상들이 너무 재미있다. 육체의 악마가 여기에 나오는구나. 내가 또 다 사놨지.



-(남)교수와 (여)제자

그러나 책 이야기만이 이 책안에 존재하는 게 아니다. 책 이야기만으로도 사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재미있게 읽을 순 있겠지만, 만약 그랬다면 많이 아쉬웠을 것 같다. 그런데, 아멜리 노통브는 남교수와 여제자의 사랑 이야기를 여기에 집어넣었다. 불러들였다, 는 편이 더 좋을 것이다. 다른 학생들이 싫어하는, 이 친구 하나 없는 '앙주'를 비교신화학 교수가 눈여겨보고 접근하는거다. 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자고 불러내는데, 그의 유혹에 나는 가슴 졸였다. 안돼, 허락하지마. 오십대 남자교수를 네 인생에 들이지마, 라고. 

그런데, 우리의 앙주, 교수에게 이렇게 말한다.


「제자를 유혹하는 건 비열한 짓이에요. 나쁜 학점을받을까 봐 겁이 나서 거절할 수가 없잖아요. 게다가 공개적으로 모욕당한 제자를 유혹하는 건 더 나빠요. 상대가 취약한 상태에 빠져 있을 때 공략하는 거니까.」「왜 그런 말을 하니?」 그는「그렇게 생각하니까요.」-p.107


아아, 앙주, 너무 기특하다. 이렇게 말하는 거, 아무리 유럽에 거주하는 여성이라 해도 쉽지 않았을텐데. 그런 한편 이렇게 당당히 얘기할 수 있는 건, 앙주가 엄마와 아빠를 사랑하고 그것이 앙주를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왜냐하면, 나는 이 부분에서 어김없이 한나 아렌트 생각이 났거든.

한나 아렌트는 이미 결혼해 아이가 있고 애도 있는 늙은 교수 하이데거의 접근을 두 팔벌려 환영하며 그와 연인이 된다. 한나 아렌트의 엄마는 한나 아렌트에게 다정하지 않았고, 한나 아렌트의 아버지는 매독으로 한나 아렌트가 어릴 적에 돌아가셨다. 그런 한나 아렌트에게 다정하게 접근하는 성인 남성, 게다가 한나 아렌트의 영특함을 알아보고 지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니, 한나 아렌트가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대학생 한나 아렌트에게 접근하는 하이데거에게는 당시 가진 것이 많았다. 사랑은 결핍을 채워주는 것이라면, 한나 아렌트에게 있던 결핍을 당시에 하이데거는 채워줄 수 있었던 거다.


그러나 결핍이란 무엇인가.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아직은 결핍이 더 많지 않은가. 살아가면서 알고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차곡차곡 하나씩 채워지는 것일텐데, 어릴 때에는 부족한 게 얼마나 많아. 그만큼 그 부족을 채워주기도 싶다. 샴페인만 해도 그렇다. 고작 나이 스물이 샴페인에 대해 어떻게 취향이란 게 있을 수 있을까. 앙주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도미니크는 앙주에게 샴페인을 사준다.


「정말 빨리 마시는군!

「그러네요.」「늘 이렇게 마시나?」리우스 카이사「누가 날 위해 샴페인을 주문한 건 처음이에요. 그래서 당연히 습관 같은 건 없어요.」-p.138


스무살에게 누군가 샴페인을 주문해주지 않았던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건 서른이 되도 경험하기 쉬운게 아니다. 글쎄, 마흔쯤 되면 자기 돈으로 사먹을 수 있겠지만, 스물에 그것이 처음이라면, 그걸 해줄 수 있는 상대는 당연히 나보다 가진게 많은자일 것이다. 나에게 학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나에게 샴페인도 사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이것은 얼마나 큰가. 앙주는 자신이 가는 길을 알고 있었고 끊임없이 생각을 하고 자기 감정을 돌이켜보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앙주와 교수의 관계가 안타까웠다. 그러나,


나라고 해서 안타까운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던가. 

누군가 뜯어말리고 싶었던 관계가, 나라고 없었을까. 그리고 나 역시 그 때, 나에게 있던 결핍을 상대로부터 채우려고 했던거라는 생각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했다. 돌이켜보면 '그러지말았어야' 했던 일이지만, 그래서 아주 많이 내 자신을 원망하고 살기도 했지만, 그러나 지금은 그 당시 내 나이가 젊었다는 것, 철없다는 것 때문에 나를 조금 용서하고 싶어진다. 문제는, 내가 너무 철이 늦게 들었다는 것이지만..


그런 한편, 앙주의 저 말, 제자를 유혹하는 건 비열한 짓이라는 말에, 나는 어김없이 존 쿳시의 소설 [추락]을 떠올린다.

추락에서의 남교수도 예의 자신이 가르치는 여자 제자들을 여러명 사귀었다. 젊고 예쁘고 똑똑한 여자 대학생들. 그러나 그가 교수의 권위를 잃게 되었을 때, 그가 만날 수있었던 건 비슷한 나이대의 예쁘지도 않은 여자였다. 제삼자가 '교수이고 돈도 많아서' 그를 사귀었다고 여자 제자들을 욕할 수도 있겠지만, '교수이고 돈도 많아서' 남자 교수야말로 젊은 여자들을 사귈 수 있었던 거다. 그 관계에 사귄다는 단어를 적용하는 건 적합하진 않지만. 그러나 앙주는, 뚜벅뚜벅 제 발로 알면서 걸어 들어갔고, 나는 타인의 사랑에 혹은 그 관계에 딱히 더 말을 얹고 싶지 않다. 앙주는 열아홉살이고, 앙주에게도 스물아홉, 서른아홉이 찾아올 것이며, 앙주가 선택한 것에 대한 결과는 다 앙주가 감당할 몫이다.



-벨기에

뜻밖에 벨기에를 만난다.

나는 벨기에의 브뤼셀을 두 번 갔었다. 사실 갔다는 말이 부끄러울만큼 잠깐 들렀던 것에 불과하다. 한 번은 해가 쨍쨍했고 한 번은 비가 내렸다. 아직도 브뤼셀 기차역에서 번화가로 걷던 그 순간의 장면들이 생생하다. 길을 아름다웠고 몇 번이나 멈춰서서 사진을 찍었던 기억도 선하다. 그러나 내가 고작 그만큼의 시간을 머물고서 벨기에를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 내가 모르는, 내가 보지 못한 벨기에를 앙주가 말해준다.


「브뤼셀은 예쁜 도시야.」 내가 말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날씨가 좋아야 그게 보여.」

「왜 그런데요?」처음이「거의 모든 집이 양방향으로 트여 있거든. 그래서 날씨가 화창할 때는 빛이 집들을 관통해서 지나가지. 그러면 브뤼셀은 마치 광선으로 지어진 것처럼 보여. -p.116~117


브뤼셀의 집이 양방향으로 트여 있다는 사실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야 알았다. 날씨가 화창할 때는 빛이 집들을 관통해서 지나간다니, 그러면 브뤼셀은 마치 광선으로 지어진 것처럼 보인다니, 이거야말로 내가 몰랐던, 보지 못했던 브뤼셀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다시 한 번 브뤼셀에 가고 싶어졌다. 간다고 해서 내가 광선으로 지어진 브뤼셀을 보고 느낄 수 있을까?



-그리고 관계

그렇다. 관계다.

단순히 스승과 제자일 수 있었던 앙주와 피는 특별한 관계가 된다.

그 집구석 이상한 집구석이야, 애도 이상하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이상해, 라고 하면서도 앙주는 그 집에 가는 것을 끊어내지 못한다. 피가 어쩐지 마음이 쓰여서. 으리으리한 집, 거대한 서재를 갖췄지만 그 책을 읽는 이는 하나도 없었던 집에 사는 피가 어쩐지 애틋하다. 과외수업이 있을 때마다 염탐하는 아버지라니, 얼마나 변태적인가. 앙주는 돈을 받으면서 언제나 그것에 대해 비난하고 자신이 그만둘 수도 있음을 얘기한다. 그러나 피의 아버지는 앙주의 교육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서도 그녀를 붙잡는다. 아들인 피가 의지하는 사람은 앙주가 유일하다는 걸 알고 있어서.


「당신이 피에게 얼마나 절실한 사람인지 당신도 알잖소.」-p.122


김혜리 기자의 <조용한생활 3월호> 에는 경제학자 '홍기빈'이 게스트로 나왔다.

그는 대가족보다는 핵가족이 핵가족보다는 1인 가족이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는 것을 얘기한다. 뭐가 됐든 다 돈을 써야만 하는 거라고.

아이를 키우는 예를 들면서, 대가족일 때는 모든 가족들이 양육에 참여하지만, 핵가족이 되면 아이를 돌보는 일에 돈을 써야 한다고.


과외 선생에게 많은 돈을 들이면서 아이에게 책을 읽도록 하고 또 아이의 대화상대가 되도록 하는 일이, 피의 아버지가 하는 일이었다. 피의 아버지라면, 그보다는 피에게 절실한 사람이 그가 되어줬어야 하는게 아닐까. 그 서재의 많은 책들을 읽도록 독려하는게 아버지인 그가 해야 하는일 아니었을까. 아들을 염탐하는 게 아니라 아들에게 말을 걸어야 하는게 그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니었을까. 어쩌면 피와 피의 아버지도 핵가족이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지도 않고 대화도 하지 않게된 건 아닐까. 다른 가족이 그 큰 집에 더 있었다면 피도 조금 달라졌을까? 아버지와도 어머니와도 사랑을 그리고 대화를 나누지 않는 피는, 친구도 없다. 그런 그가 유일하게 대화할 수 있었던 사람이 앙주였던 거다. 그러니 앙주가 계속 이 집에 찾아오게 하고 싶다. 앙주를 계속 만나고 그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 그러나,


절실한 사람이라니.

누군가에게 절실한 사람이 되는거, 나는 피하고 싶다. 



-잔혹동화

책과, 관계와, 브뤼셀을 얘기하는 것 같았던 이 책은, 그러나 결말에 이르러 잔혹동화가 된다. 아니, 본래부터 잔혹동화였는데, 내가 그걸 모르고 읽었다는 게 더 맞을테다. 이 잔혹동화에 대한 결말은 얘기하면 스포일러가 될테니, 이렇게만 말하겠다.


책을 읽으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더 좋은 사람이 될 가능성도 열리지만, 그러나, 꼭 그런 것도 아니고 모두 그런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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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3-27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책 참 잘 읽는다~!! 아마도 아맬리 노통브가 이런 독자를 기다리고 썼울 거 같은 그런 책.

저는 마지막 결말 상징으로 읽었습니다. 책을 통해 자기 세계를 구축한 자의 갇힌 세계 탈출 뭐 그런 거요.

다락방 2024-03-28 08:44   좋아요 2 | URL
마지막 결말은 피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지만,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그것이 선으로 가진 않았고 가족과 스스로에게 그리고 앙주라는 타인에게까지 결코 좋은 영향을 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어떤 사람이 어떤 수단과 만나느냐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이 책 처음부터 좋진 않아서 리뷰까지 쓸 줄 몰랐는데 점점 더 좋아져서 결국 할 말이 많아져버리고 말았어요. ㅎㅎ
덕분에 책 잘 읽었습니다, 잠자냥 님. 오래되어 기억 안나긴 하지만, 제가 읽은 아멜리 노통브 책들 중에서 이 책이 제일 나은 것 같아요.

잠자냥 2024-03-27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너무 진지하게 달았어~!! ㅋㅋㅋㅋ 난 다락방 안 업신여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3-28 08:53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이 저를 업신여기지 않는다는 건 제가 잘 압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자 2024-03-29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고난 재능과 다독으로 단련된 훈련이 만나 이런 리뷰가 나오는 군요 정말 다락님 리뷰를 읽을 때 마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 정말 다락방님의 팬이어요... 개인적으로 책을 읽고 후기를 남기는 게 전 그렇게 쉽지 않더라구요. 가슴 저릿한 책을 읽으면 그거대로 뻐렁찬 제 가슴을 조리있게 설명해 줄 말을 찾지 못해 남기지 못하고, 그저 그런 책은 또 그거대고 딱히 뭐라고 써야할 지 모르겠고.. 그냥 언어화되지 않은 감정들이 몽글몽글 가슴과 머리 주변만 멤돌다가 증발되어버리는 느낌이랄까요.

아무튼, 이 책!
아멜리 노통브 책 중에 일본 회사에서 벌어지는 소설 두권 (제목이 기억이 안나네요) 읽었는데 한권은 재밌었고 그래서 읽은 두번째 책은 그저 그래서 그냥 그렇게 끝나버린.. 특히 제가 사는 곳에선 너무나 자주 지하철 광고판에 보이는 작가 얼굴과 이름인데, 오히려 그래서 관심을 덜 갖게 되나봐요. 그런데 이 책은 다락방님 후기를 읽으니 읽어보고 싶어져요!!

다락방 2024-04-03 08:13   좋아요 1 | URL
아 달자 님. 달자 님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입니까? 아, 프랑스에서 오신 천사입니까? 타고난 재능이라뇨. 과찬이십니다. 저는 언제나 저의 재능 없음을 탓합니다. 저에게 재능이 있는건 아니지만 달자 님이 제 팬이라고 말씀해주신다면, 그건 아마도 제 글이 달자 님께 재미있게 읽히기 때문이겠지요. 재능이라요 ㅠㅠ 없습니다ㅠㅠ 다만 열심히, 좋아서 읽고 쓸 뿐.. 그러나 말씀은 정말 감사합니다. 팬이라니 흑흑흑 ㅠㅠ

저는 아멜리 노통브 처음 나올 때 살인자의 건강법인가, 그거랑 적의 화장법 읽었던 것 같은데 딱히 강하게 기억되진 않고요, 그런데 이 책은 결말 때문에 좀 놀라버렸네요. 아니, 그럴 것까진 없지 않았나 싶기도 하면서...
제가 읽었던 아멜리 노통브 중에서는 이 책이 제일 좋았습니다. (세 권정도 밖에 안읽은것 같지만요 ㅋ)

건조기후 2024-03-30 1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책을 당장 읽고 싶게 만드는 다락방님ㅎㅎ 오늘도 뽐뿌질에 넘어가고 맙니당!

다락방 2024-04-03 08:14   좋아요 0 | URL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시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건조기후 님! ㅎㅎ

단발머리 2024-04-02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말 때문에 꼭 읽어보고 싶어요. 저 아멜리 노통브 책은 한 권도 안 읽었는데... 이름도 어렵군요. 아멜리 노통브.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잔혹동화라니요...... 궁금궁금!

잠자냥 2024-04-02 09:23   좋아요 1 | URL
결말 제가 알려드릴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4-02 09:24   좋아요 0 | URL
네네넨넼ㅋㅋㅋㅋㅋㅋ 저 결말 미리 알아도 되는ㅋㅋㅋㅋㅋ아 그래도 남겨둘까요? 아…. 어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03 08:15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도서관에 없다면 희망도서로 신청하시고요. 전 요즘 희망도서 신청하는게 너무 좋아서 막 신청하고 도착했다 하면 가서 찾아오고 그럽니다. 읽고 가져다줄 때도 있지만 안읽고 가져다줄 때는 더 많다는 사실도 고백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말은 미리 알고 보지 마시고요, 책으로 확인하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