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가 까를 만들고 까가 빠를 만든다는 말을 다들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아직 한 번도 안들어봤다면 지금 들어봤을 것이고. 나를 포함한 사람들에겐 어떤 묘한 반항심 같은 것들이 내재되어 있어서 이를테면 베스트셀러라고 하면 안읽게 되고 펭수 너무 좋다고 꺅꺅 거리면 반감 생기고.. 뭐 그런게 있지 않나. 초창기에 나는 아이폰에 그런게 너무 심했다. 주변이 다들 애플을 칭찬하는데 멈추지를 않아서 애플 써본 적도 없이 꼴도 보기 싫어지는 그런 마음이 생겼던 것이다. 그러니까 지나친 빠는 까를 만듭니다... 


내가 이 얘기를 왜 꺼냈냐면, 제인 오스틴 때문이다.


제인 오스틴에 대해서라면 나는 싫어하지 않고 그렇다고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다. 누가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한 번도, 한 순간도 제인 오스틴을 떠올리지 않을 사람이다. 그렇다고 해서 '으으 제인 오스틴 너무 싫어' 라고도 당연히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그간 읽어온 제인 오스틴의 책은 총 네 권이다. 《오만과 편견》, 《노생거 사원》, 《설득》, 《에마》.


재독한 설득이 그나마 제일 재미있었고 에마.. 로 말하자면 캐릭터 진짜 병맛이라 너무 싫어서 욕 한바가지 페이퍼도 썼던 적이 있다.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네 권이나 읽은 까닭은, 그렇게나 사람들이 좋아하고 고전으로 회자되고 영화로 만들어지는 어떤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했는데 그게 있나봐, 그게 뭘까? 하다가 네 권에 이르게 된 것. 이런 식으로 내가 알랭 드 보통도 다섯권인가 읽었던 것 같다. 나는 별로인데 사람들 왜 열광하지? 하고 한 권 읽고, 흐음, 모르겠는데, 내가 못찾았나? 이러고 또 한 권, 아니.. 사람들이 본걸 내가 못보나? 이러고 또 한권, 분명 사람들이 좋다고 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텐데? 하면서 또... 그러다가 '나는 모르겠구나~' 하고 어느 시점에 보통 읽기를 중단했다. 그러고보면 나는 참 사람이 유연하려고 노력해. 세상 고지식하지만 그걸 알기 때문에 유연하려고 노력한다. 인간성이 참되다. 아무튼, 그래서 제인 오스틴에 대해서라면 네 권 읽고 흐음, 나는 뭐 딱히.. 라는 입장, 나에겐 인상적이지 않은 작가.. 정도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인 오스틴에 대해 다룬 영화들을 재미있게 보긴 했다. 이를테면 《제인 오스틴 북클럽》과 《비커밍 제인》같은 것들. 아,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도 재미있다, 여러분... 















아, 그리고 이런 입장도 있다. 나는 딱히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제인 오스틴의 소설 혹은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는 남자사람들에 대해서는 호감을 가진 입장. 나는 이상하게 제인 오스틴 읽고 좋다는 남자사람들이 좋더라~ 

아무튼, 이정도가 내가 제인 오스틴에 대해 가진 입장이라고 하겠다. 그런 내 앞에, 격렬한 제인 오스틴 '까'가 나타났으니, 오, 나의 전의 불타올라, 반골기질 튀어나와, 제인 오스틴을 까는 새끼들을 까고 싶어진다!!



오스틴의 사소함을 진부한 태도로 판단한 남성 중 단연 압권은 마크 트웨인일 것이다. 트웨인은 오스틴의 가장 강력한 미국인 옹호자였던 윌리엄 딘 하우얼스에게 편지를 쓸 때 오싄의 이름을 정확하게 쓸 마음도 없었다. 에드거 앨런 포의 '산문은 읽을 수 없다. 제인 오스틴의 글처럼'이라고 말하면서 둘 사이에는 한 가지 차이가 있다고 덧붙인다. '돈을 받는다면 포의 산문은 읽을 수 있지만 제인의 산문은 그렇지 않다. 제인 오스틴은 조금도 못 참겠다. 그들이 그녀를 자연사하도록 놔두었다는 것이 유감천만이다. D. H. 로런스도 오스틴을 공격하면서 여성 작가를 향한 유사한 적의를 표현했다. 로런스는 오스틴을 '인물 대신 '성격'을 전형화하며, 종합적으로 아는 것 대신 따로따로 날카롭게 아는 노처녀' 라고 비난했고, '내가 느끼기에 오스틴은 매우 불쾌하고 형편없고 인색하고 속물적이라는 의미에서' 영국적이라고 했다. -P.237



위의 문장을 읽는데 아니 이것들이 시방 지금 뭐라는겨?? 막 이런 마음이 되는거다. 놀고들 있네 진짜 ㅋㅋ 아니 그리고 로런스 너 장난하냐? 너는 그럼 고추에다가 이름 붙여서 쓴 소설이 막 자랑스럽고 그러냐? 채털리 부인의 사랑에서 정원사가 자기 고추에 이름 붙였는데 그게 뭐더라, 존이었나 스미스였나.. 아무튼 여자 성기에도 이름 붙여서 채털리 부인한테 편지 쓰고 그랬는데(내 존이랑 니 제인이랑 만나기를 기다린다, 뭐 이런..) 뭘 ㅋㅋ 채털리 부인의 사랑 자체를 내가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ㅋㅋㅋ 꼬꼬마 이십대 무렵에 재미나게 읽긴 했지만, 아니 어째서 부자 남편은 성적 능력이 없고 정원사는 성적 대마왕.. 인가요? 이거 너무 클리셰 아니냐. 마치 인력거꾼처럼.. 흠흠. 아무튼지간에 마크 트웨인이며 로런스며 글 잘 쓰고 팔릴 만큼 팔린 남자들이 여자 하나 헐뜯는 거 보는데 세상 꼴보기 싫어지는 것이다. 잘 나가는 소설 써서 똑똑한 줄 알았더니 세상을 보는 눈은 없나봐? 여자 작가가 놓인 위치에 대해서는 볼 줄 모르나봐? 이쯤에서 '시몬 드 보부아르'의 규방.. 생각이 나는 것이다.





세상은 여자를 부엌이나 규방 속에 가두어 두면서도 그녀의 시야가 좁은 것에 놀란다. 그리고 여자에게서 날개를 잘라놓고 그녀가 날지 못한다고 한탄한다. 만일 여자에게 미래를 열어 준다면 그녀는 결코 현재 속에 갇혀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제2의 성, 2권], 시몬 드 보부아르, p.776











니네가, 사회가 제인 오스틴한테 어떻게 했는데? 좁은 공간만 허락했잖아! 

게다가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일곱 살 때부터 열 살 때까지 약 삼 년여 동안 근처의 기숙 학교에 다닌 것이 공식적으로 받은 교육의 전부'(p.366) 













가르치지도 않고 바깥 세상을 보지도 않고 그렇게 살면서 써낸 소설이라 그 말이다!! 어디서 까길 까, 돌았어?

사람이 다른 사람 흉 보기는 진짜 쉽다. 그 사람의 뒷배경을 알지도 못한 채로. 사실 이미 작정하고 욕하는 사람들은 뒷배경 따위는 관심도 없겠지만. 



'경계'와 '울타리'라는 공간 이미지는 작가들이 제인 오스틴을 받아들일 때마다 확산해나가는 것 같다. 마치 오스틴이 드러내는 바에 대한 그들 자신의 불안을 보여주는 듯하다. 에드워드 피츠제럴드의 논평은 ('오스틴은 나름대로 훌륭하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거실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대표적이며,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이 오스틴의 소설을 '나름대로 완벽하다. 그것은 확실하다. 다만 멀리 나아가지 않을 뿐' 이라고 가볍게 묘사한 것도 마찬가지다. 에머슨이 오스틴의 이야기의 사소함과 하찮은 가정사에 혐오감을 느끼며 '왜 사람들이 오스틴의 소설을 그렇게 높이 평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P.236



애초에 공간적 제약을 줘놓고 그 공간 안에서만 일어나는 이야기라고 흉을 보는 거 진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지 않나. 나는 제인 오스틴이니까 저렇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공간, 한정된 교육 만으로도 이만큼의 소설을 쓰는 건, 제인 오스틴이니까 가능했다. 나였다면? 글쎄. 나는 결코 저렇게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나는 저 때의 제인 오스틴보다 더 넓은 공간이 허락되어 있고 더 많은 교육도 내가 원한다면 받을 수 있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갈 수도 있음에도 오스틴만큼 쓰지 못하지만, 저렇게 주어진 조건이 협소한데 저만큼의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은 오스틴이 얼마나 자기 내면에서 치열하게 사유하는 사람인가를 알 수 있지 않나. 헤르만 헤세 식으로 표현하면 완전 철저한 나르치스 .. 쪽이 아닐까. 나로 말하자면, 나르치스의 경향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골드문트 과인데, 그러니까 나는 경험,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기 멀리에 내가 보지 못한 다른 게 있대, 라고 하면 그걸 보고 싶어지고, 이 책 안에 내가 몰랐던 다른 이야기가 있어, 라고 해서 또 그게 읽고 싶어진단 말이다. 다른 무엇이 더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대로 가만 여기에 머물러있는 것이 나로서는 답답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고 일단 무조건 내가 경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어제 타미가 구의 증명을 읽었고(제엄마에게 사달라고 했단다), 별로 라고 내게 감상을 보내왔다. 이모 사람들이 좋다고 했는데 나는 별로였어, 라고 하길래 이모도 별로였다고 말해준 뒤,


"그런데 안읽었으면 내내 궁금햇을 거 아냐, 읽고 싶어 했잖아"


라고 했더니 타미는 '하긴 그래' 라고 했다. 나는 그것이 나쁘다 좋다 라는 것을 내 경험으로 알고 싶다. 다른 사람의 말로 알고 싶지는 않다. 그건 내가 아는게 아니지 않나. 그래서 먹고(응?) 그래서 가고, 그래서 읽는다. 그런데.. 이렇게 한다고 해서 내가 뛰어난 사람이 되었다거나 훌륭한 사람이 된 것 같진.. 않다. 나는 그냥 나인것 같고, 아무튼 제인 오스틴은 나르치스 과인것 같고, 나르치스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험담이나 하는 숱한 잘난 남자작가들 앞에 두 팔 벌리고 서서 힘껏 오스틴의 변호를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오스틴의 까들이 한순간 나를 오스틴의 빠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니네, 오스틴에게 공간과 교육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이름 떨치고 사는줄이나 알아라. 같은 조건에서 오스틴보다 잘날 가능성도 적으면서 말이 많아.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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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1-23 0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경험을 중요시하는 것 같아요. 잡히지 않는 물성에 약하구요^^; 그래서 해보는 것과 해보지 않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정된 공간과 체험 속에서 개인이 끌어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싶어요. 그래서 저는 19세기 여성작가들의 글이 더 대단하게 느껴지고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한다고 봅니다.

다락방 2022-11-23 10:12   좋아요 0 | URL
저도 경험과 무경험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데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이냐는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저는 대체적으로 경험의 편인것 같긴 합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화면에서 본다면, 으아 저걸 내 눈으로 직접 본다면 어떨까! 이런 생각이 들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알게 된다면, 그건 어떤 맛일까 내가 느껴보고 싶다! 이렇게 되고요. 물론 그것들을 직접 경험한다고 해서 언제나 최상의 결과를 제게 주진 않죠. 아주 많은 부분 에잇, 별거 아니네~ 혹은 에잇 실망이야~ 이렇게 되지만, 저는 그런 감상들도 제가 직접 하는게 좋더라고요.

저는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러나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래서 계속 회자된다는 것은 정말 좋아요!

공쟝쟝 2022-11-23 0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진짜 제인 오스틴 대천재!!!! 너무 천재!!!!

다락방 2022-11-23 10:10   좋아요 0 | URL
저는 정말 저렇게 못했을 거예요. 물론 제인 오스틴보다 더 나은 환경인 지금도 저렇게 못하지만요. 그런 면에서 보면 진짜 대단한 작가입니다.

단발머리 2022-11-23 09: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경험치에 대한 제 생각은 좀 복잡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제한된 경험으로 이런 눈부신 작품들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정말 오스틴이 위대하다고 생각해요. 마차 없으면 친구도 못 만났던 작가였던 여성들... 전부 다요.
그나저나 혹시나 하는 생각에 오스틴, 알랭 드 보통을 연이어 읽으시는 다락방님, 정말 대단합니다. 그 유연함에 제가 기립박수를 ㅋㅋㅋㅋㅋ 한없이 보내드립니다!!!

다락방 2022-11-23 10:09   좋아요 3 | URL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처럼 저는 직접 경험을 하지 않아도 세상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해요. 더 적은 경험으로 더 많은 걸 깨닫는게 가능하고 제한된 경험으로도 사고가 확장되는게 가능한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제인 오스틴이야말로 제한된 조건에서 자기 능력을 충분히 펼쳐 보인 사람이고요. 그렇다면 제가 경험해서 시야가 넓어지는 사람이냐, 하면 사실.. 저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모든 경험을 다 해보고 싶긴 하지만-물론 기피하는 경험도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더 나은 사람이 되었느냐, 라고 하면 그건 딱히 그런것 같진 않아요. 다만 경험한 사람일 뿐이죠. 저 같은 경우에는 경험을 하나 안하나 제인 오스틴 처럼은 될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라는 사람은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나오는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철저하게 골드문트도 아니고 나르치스 면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경험을 해보자‘ 라는 것이 ‘그것이 반드시 더 나은 것이다‘가 될 순 없다.. 입니다. 그러나! 내 몸으로 알고 싶다.. 정도랄까요? 그렇기에 프란세진야를 먹어보려고 포르투갈로 가버리는 그런 사람인 것이지만, 그것을 먹어보았다고 제가 훌륭한 사람이 되었느냐 하면, 그냥 먹어본 사람에 다름 아닌..... ㅎㅎ

왜 우리가 읽었던 브리저튼 시리즈에 그거 나오잖아요. 1편에서요. ‘그 남자는 수학 과목에서 1등 했다더라‘ 고 다프네 엄마가 말하니까 다프네가 ‘저도 갔으면 1등 했을 수도 있죠‘ 라고 말하는 장면이요. 아예 기회 자체가 차단되어 내가 1등 할지 57등 할지 알 수도 없었던 삶을 살았다는 생각을 하면 미칠것 같아요. 그러니까 보내보라고, 내가 1등하나 꼴등하나 보내보라고!! 막 이렇게 됩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 저렇게 오스틴 욕하는 남자들 보니까, 오스틴과 똑같이 살았으면 그들은 어떤 글을 썼을까 싶더라고요.

단발머리 2022-11-23 10:27   좋아요 1 | URL
와아~~ 이 글에 브리저튼 저 예시 너무 찰떡 아닌가요? 겁나 적절합니다. 맞아요. 가봐야 알죠. 1등할지 57등할지. 대부분 여자들이 1등 하긴 하더라구요. 주위에서 보면 그래요.

다락방님의 나르치스/골드문트/경험 이야기 읽다보니 여러 생각이 떠오르는데 지금 잠깐 나가야 해서 저녁에 돌아와서 다시 글 써야겠어요. 우리의 경험이 우리의 세계를 어떻게 확장시키는가 혹은 경험하지 않은 세계에 대해 우리는 무엇이라 말할 수 있나,에 대해서 쓸게요. 푸하하 ㅋㅋㅋㅋㅋ 댓글 예고 댓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23 11:53   좋아요 1 | URL
1등하는 여자가 있고 아닌 여자가 있다면 저는 아닌 여자쪽.. 입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뭐 딱히 1등 해본 기억이.. 별로 없네요. 하하하하. 아주 없는 건 아니고... 한 번 있나. 근데 그것도 공부는 아니고... 하하하하하. 말할수록 부끄러워지네요. 저도 뭔가 1등하는 게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뭘로 할까요? 뭐가 없네.. 쩝.. 모두 저마다 타고난 장기가 있다는데 저는 그게 없는것 같아요. 뭘 해도 1등은 아닌 삶...
하아-

단발머리 님, 저녁에 돌아와서 꼭 글 써 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단발머리 2022-11-24 19:25   좋아요 1 | URL
늦었습니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네요.

저는 경험에 대한 다락방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경험한다는 건 사고의 확장에 도움이 되지만 경험한다고 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는가에 대한 판단이요. 혹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해서 실제적으로 그 경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느냐, 저 역시 아니라고 보거든요.

경험에 대한 만고불변의 도돌이표. 내가 해봐서 아는데,의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서는 더더욱 그럴 거 같고요.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더 ‘내가 해 봐서 아는데‘ 라고 말할 일이 많아진다는데 걱정과 염려가 도사리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그 경험이 그 사람의 사고와 행동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가로 모아진다고, 전 생각해요.

인간으로서 가장 극적인 경험 중의 하나인 임신, 출산, 부모됨을 예로 들어 본다면요. 전, 임신하지 않고도 출산하지 않고도 아이를 사랑하는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제 주위에 아들 둘인 가정이 둘 있어요. (한 분은 목사님/사모님이시고, 한 분은 아파트 옆라인이요) 두 가정 모두 아들만 둘인데 딸을 둘씩 입양하셨어요. 그 사랑, 애정, 돌봄을 저는 좀 아니까... 얼마나 마음이 따뜻한지 몰라요. 아빠가 아이를 낳지는 않죠. 하지만 낳지 않았지만 사랑과 정성으로 돌보고 아껴주고 씻겨주고 소고기 구워주고, 소고기 맛있어? 하고 물어주는 아빠가 있잖아요. 엄마의 경우도 그렇구요. 모성이 막 저절로 샘솟고 그러지는 않으니까요.

근데 임신이라는 경험 자체를 봤을 때, 나와 다른 생명체와의 강제적 동거, 그것도 물리적으로 제한된 공간 안에서 동거한다는 건, 상당히 복잡한 일이잖아요. 서로 양보해야 하지만, 아가들은 양보하지 않는것 같고요. 임신한 여성이 느끼는 불편함, 불안, 심리적 압박이라는 건 아이를 사랑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또 하나의 각별한 경험일 수 밖에 없고요. 이걸 말로 한다고 해서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결론은.... (결론이 있나요? ㅋㅋㅋㅋㅋㅋ)

다양한 경험이 존재하지만 그게 변화를 일으키는, 적어도 긍정적인 면으로 변화를 일으키는 건 어디까지나 사람마다 다르다고 봅니다. 독서, 여행을 비롯한 어떤 경험이던지, 그걸 경험한 입장에서 ‘좋은‘ 것이지 경험해 보지 않은 입장에서는 알 수 없는 것이고, 다만 경험한 사람에게는 훨씬 더 넓은 가능성의 세계가 열리니까요. 그건 경험한 사람만 누릴 수 있는 특혜일 테구요.
제게 인상깊었던 대목은 제가 위에도 썼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오스틴이나 알랭 드 보통을 찾아 읽는 다락방님의 그런 모습이었어요. 쉽게 판단하지 않은 지점이요. 유연함이라고도 할 수 있겠구요. 참된 인간성의 현대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잠자냥 2022-11-23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인간성 참된 부장님~ ㅋㅋㅋ
이 글에서 여러 번 웃고 갑니다요. ㅋㅋㅋㅋ
제인 오스틴을 멀리한 심정이 부장님의 그 이유랑 저도 비슷해요. 근데 저도 이젠 읽어봐야 할 거 같음;;
그나저나 제인 오스틴 잘 모르지만 아니 저 트웨인이랑 로렌스 저놈들이 시방 뭐라는 거예요? ㅋㅋㅋㅋㅋ
아 진짜 그러고 보니 로렌스는 ㅋㅋㅋ 채털리 부인에서 성기에 이름 붙인 그 장면...ㅠㅠ 아 다시 생각해도 빵 터지네 아 웃겨.... 그때도 웃기긴 했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이거 궁금하네요;;;ㅋㅋ

다락방 2022-11-23 11:51   좋아요 0 | URL
트웨인이랑 로렌스 별 생각 없는 작가들이었는데 확 짜증나요 ㅋㅋㅋㅋㅋ 뭐래 진짜 ㅋㅋㅋㅋㅋ 똑같은 조건에서 지들은 어떤 글 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지. 아오 빡쳐 ㅋㅋㅋㅋ 제인 오스틴에 대한 별다른 생각 없던 저를 제인 오스틴 수호대로 만들어 주네요. 하여간 모자란 놈들이에요 ㅋㅋ
잠자냥 님도 기억하시는 군요. 성기에 이름 붙인 채털리 부인의 사랑.. ㅋㅋㅋ 저는 꼬꼬마 때 읽어서 지금 읽으면 어떨까 싶긴 해요. 생각만큼 막 야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후후훗

물감 2022-11-23 1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는 전적으로 저를 위한 거라는 생각이 들죠, 왜? ㅋㅋㅋ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는 남자, 접니다 예예. (이거 전에도 댓글 썼던 거 같은데...)
그러나 작품별로 호감도가 달라서 마냥 찬양하지는 않는 쉽지 않은 그런 남자죠! (뭐래...)

나름 다락방 님하고 문학 코드가 비슷하다 느꼈던게 여기에서 이유가 드러나네요.
저도 남들이 열광하는 데에는 괜한 반감이 들어서 거리두기 하거든요.
베스트셀러는 거의 쳐다도 안봐요. 보게 된다면 입소문이 아닌 순전히 내 호기심이고요 ㅋㅋㅋ

알랭드 보통도 공감이요. 글은 잘쓰지만 그렇게까지 추앙받을만 한가 싶고.
이것도 괜히 삐딱한 마음 때문일지 모르겠어요 ㅋㅋ

<구의 증명>에 대한 다락방님과 타미님의 감상평이 저랑 일치하네요. 다들 칭찬일색인데 저만 별로였어서 살짝 쭈글모드였거든요. 알라딘에서는 정말 동지 만나기가 힘들어요 하하핳. 타미님도 빨리 알라딘 활동하라고 해주세요 ㅋㅋㅋ

<제2의 성>에 인용글 되게 좋아요. 좁은 데에 가둬놓고 시야가 좁다는 탓을 한다라. 갇힌 적은 없지만 저도 우물안 개구리 인생이라 충분히 공감되는 내용이에요. 정신이 번쩍 드네요. 근데 제인 오스틴 책 읽으면서 시야 좁다 뭐 그런 느낌을 전혀 안받았는데 뭐지. 트웨인이나 로런스 같은 사람들도 저처럼 괜히 삐딱하게 구는 건 아닐런지... (아 갑자기 자기객관화가 되고 있다. 나 되게 찌찔했네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23 12:19   좋아요 2 | URL
저는 물감 님이 이미 제인 오스틴을 읽었다는 것도 알고 좋아한다고 했던 것도 압니다. 흠흠.
알고 있다는 말씀 일단 드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는 <에마>가 싫어요!!!

사실 책 좋아하고 읽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딱히 베스트셀러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것 같아요. 베스트셀러를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건,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아니라 평소 책을 안읽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읽기에 수월한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 같아요. 달러구트도 그렇고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도 그렇고 팔랑팔랑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이잖아요. 저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읽었다가 너무 별로여서 화들짝 놀랐는데, 그 책 읽은 사람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더라고요. 베스트셀러란 무엇인가..

아직 초등학생인 타미가 구의 증명을 어떻게 읽을지, 얘가 읽어도 될지 나름 걱정이었는데, 정작 읽고 나니까 그렇게 걱정할 일은 아니었구나 싶었어요. 사실 저는 구의 증명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서 쓰여진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굳이?‘ 라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최진영 작가의 책은 한두권 더 읽어볼 의향이 있습니다. 처음 만난 최진영 약간 하드코어였어요. ㅎㅎ

제인 오스틴이 그려내는 이야기들속 배경은 한정적이긴 하잖아요.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는 어떤 모험은 없죠. 그렇지만 제인 오스틴에게 주어졌던 환경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도 제인 오스틴이 천재였기에 가능햇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자들은 재산도 받을 수 없고 교육도 받을 수 없고 결혼외에는 선택지가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주어진 환경 내에서 결혼과 여성들에게 주어진 제약에 대해 인식하고 글을 썼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트웨인이랑 로렌스 구려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1-23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빠가 까를 만들고 까가 빠를.. 이번에 처음 들어봤습니다 ㅎㅎ 그러네요. 공감이 가네요.
저도 오스틴 까는 마크 트웨인 부분 읽으면서 어이가 없었는데, 다락방님 분노의 페이퍼에 박수칩니다!!
어떤 이름도 첨 들어보는 남자가 했다는 말: ˝우리는 여성의 글을 읽으면서 ‘쓸데없는 감정‘이 넘쳐날 뿐인데도 창조적인 지성을 피워내는 에너지가 느껴진다고 오인할 위험이 있다˝ - 이거 읽으면서도 뭔 개소리??했는데요ㅎㅎ
모를 땐 그냥 읽었는데 그렇게 제한된 환경에서 써낸 작품이라 생각하니 더 대단하게 느껴져요.
경험이 중요해서 2메뉴씩 드시는 거군요? 직접 먹어봐야만 한다! ㅋㅋ 좋은 삶의 모토입니다(?). 조카님은 <구의 증명>을 결국 읽었는데 별로였군요. 열심히 찾아 읽고 자기만의 판단을 내리는 그 자세, 넘 기특하고 좋아요^^

다락방 2022-11-23 14:10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 정말 날카로우십니다. 맞습니다! 저는 저의 경험을 최고치로 치기 때문에 오늘 두 개 먹고 싶은데 하나를 참는.. 그런 류의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내가 오늘 두 메뉴를 원한다면 참지 않긔!! 바로 그런 사람인겁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저에게 쏟아붓고 싶습니다. 그래서 욜로족이 되어버린.. 하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막상 구의 증명 다 읽은 타미랑 이야기 나누다 보니 제가 너무 걱정했구나 싶더라고요. 자기가 스스로 알아서 읽고 판단할 수 있는데 뭘 그렇게 쪼그라들었는지. 제가 걱정이 많네요. ㅠㅠ

2022-11-23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4 0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 책의 1장에는 백설공주가 언급된다. 책 속 내용을 잠깐 들여다보자.



디즈니가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로 제목을 단 이 이야기는 사실상 '백설 공주와 사악한 계모'라고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이야기의 핵심 행위(사실상 유일한 실제 행위)는 두 여성의 관계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젊고 창백한 여자와 아름답지만 늙고 사나운 여자, 딸과 어머니, 사랑스럽지만 무지하고 수동적인 여자와 교활하고 능동적인 여자, 천사 같은 여자와 명백하게 마녀인 여자. -p.125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이 백설공주는 2012년 새로이 만들어졌다. 이름하여 <스노우화이트 앤 더 헌츠맨>!

주연도 크리스틴 스튜어트라 엄청 기대하고 보았는데 어느정도 이야기를 해체했지만 어떤 변태성은 남은 영화였다. 일전에 그 영화를 보고 남긴 후기가 있는데, 그 후기가 또 최고되는 것이여.


최고되는 바로 그 후기 ☞ 치마와 공주 (aladin.co.kr) 

(2021년 6월에도 졸라 멋진 글을 썼네, 나는…)



<스노우화이트 앤 더 헌츠맨>에서는 계모의 역할인 '이블'이 그렇게 사악해서 스노우화이트를 죽이려는 이유가 나온다. 그녀가 저주에 걸렸기 때문. 너는 아름다울 것이고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한 최고 힘을 가질 것이나 너보다 더 아름다움이 나타나면 사그라질 것이다.

이건 영화속 이블에게만 가해진 주문은 아니다. 세상이 여성들에게 보내는 메세지에 다름아니다. 우리는 그 메세지에 길들여져 더 예쁘게 보이려고 화장을 하고 다이어트를 하고 수술을 하고 옷을 입고... 그러나 그것이 권력이 아니라는 것은, 여자로서 삶을 살아가다보면 자연스레 깨우치게 된다. 남자들은 진작 알았다고 본다. 아름다움이 너의 권력이야. 이건 일시적으로 권력인듯 보일 수 있다. 사람들이 아름다운 사람 주변에 몰려들고 관심을 받고자 하고 인기를 끌게 되니까, 역시 아름다움은 권력이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러나 그 권력은 허울뿐이다. 권력인척 가장한 것이다. 만약 한 남자의 말-사귀자, 섹스하자-을 거부한다면 폭력으로 되돌아온다. 상대가 언제든 거침없이 내게 무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내가 가진 권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힘을 발하는가?



스노우화이트로 하여금 이 이야기를 해체하려고 하였으나, 나는 스노우화이트보다 더 전복적인 해체를 지금의 대한민국 젊은 여성들이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코르셋을 착용하지 않겠어. 여성적이고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걸 포기하겠어. 탈코르셋은 그야말로 이블의 저주에 맞서는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애초에 더 아름다운 여자가 나타나면 수그라드는 그런 권력이라면, 그게 권력인 것도 아니지만, 그건 가지지 않느니만 못하다.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늙는다. 아름다움이 가진 힘-다시 말하지만, 그건 힘도 뭣도 아니다-은 언제까지 유효할 수 있을까? 평생을 그 저주에 걸려 발만 동동 구르면서 더, 더, 를 외치는 것보다 그 저주의 바깥으로 물러나는 것이 훨씬 자유롭지 않은가. 아름다움으로 경쟁하는 사람들 속에서 그 경쟁의 승자가 되려하는 게 아니라, 그 경쟁의 바깥으로 물러서는 일. 아니, 나는 싸우지 않아. 싸우지 않는다면, 질 일도 없다. 



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는 이 책에서 백설공주에 대해 계속 얘기한다. 결국 백설공주가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죽게된 것에 대한 그녀의 수동성에 앞서, 백설공주의 욕망이 계모의 욕망과 얼마나 닿아있었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왜 계모가 가져온 빗과 코르셋이 백설공주에게 먹혔는가. 



난쟁이들이 경고했음에도 백설 곡주가 여왕의 '선물' 유혹에 기꺼이 넘어감으로써 이야기는 전화점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이야기 전체에서 백설 공주가 드러내는 유일한 이기심은 변장한 살인자가 주는 코르셋의 끈과 빗과 사과에 대한 '자아도취적' 욕망이다. 베텔하임이 말했듯이, 이는 '계모의 유혹과 백설 공주의 내적 욕망이 얼마나 가까운지를 암시한다.' -p.131



화장품 시장이, 성형 수술 시장이, 다이어트 시장이 돈을 쓸어갈 수 있는건, 그것이 아름다움에 대한 여성의 욕망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계모의 빗이, 코르셋이 백설공주에게 무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백설공주의 욕망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걸 거부한다? 아니, 빗 따위 필요없어, 코르셋 필요없어! 라고 외친다면, 아무리 거기에 독을 쳐바른들 내게 무기가 될 수 없다. 탈코르셋은 바로 그 행위를 하고 있다. 네가 권력이라고 이름 붙여 휘두르는 독이 든 무기를 나는 거부한다. 백설공주로부터 시간이 한참 흘러, 지금 대한민국의 여성들은 완전히 백설공주 이야기를 해체하고 있는 거다. 개멋짐..



물론 이들 여자들이 살고 있는 작품 속 가부장적 왕국에서 여왕의 인생이 딸의 아름다움 때문에 그야말로 위태로워진다는 것은 사실이며, 그런 위험을 내포한 여성의 취약성을 감안한다면 가부장제에서 여성의 유대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다. -p.127


아직 빗이 그리고 코르셋이 권력인줄 알고 있는 사람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그것을 가지지 않겠노라 선언하는 것은 쉬운 일도 아니고 그 일이 부드럽게 진행될 수도 없을 터. 여성의 유대가 언제나 유대로만 이어질 수 없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가부장적 왕국에서 아름다움 때문에 위태로운 위치에 놓이느니 그 바깥으로 나가버리겠다는 선언, 여전히 가부장제가 견고함에도 불구하고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지 않겠다는 선언과 행동은 정말이지 대단하고 멋지지 않은가. 나는 아름다움은 권력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가고 싶다. 



아무튼, 오늘 출근길에도 지하철 안에서 나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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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22-11-18 1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출근길에요? 대단! 저는 거실에서 방으로 들어갈 때 가져가는 것도 손목 나갈 것만 같은데;;
1장의 탈코르셋 이야기도 그렇고, 이야기 내내 어쩜 이렇게 언젠가의, 혹은 지금의 트위터 플로우 이야기지 싶을 정도로 여전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40여년전에 쓰인 이백여년 전 이야기인데 말이죠.

다락방 2022-11-18 13:55   좋아요 1 | URL
저도 너무 무거워서 집에서만 읽으려고 했었는데 집에서 제가 읽지도 않을 뿐더러 읽어도 집중이 잘 안되더라고요. 통 진도가 안나가서 안되겠다 하고 출근길에 읽어요. 확실히 출근길에 읽는게 집중도 잘 되고 좋습니다. 다만, 가방에서 한 번에 못 꺼낼 때도 있어요. 놓쳐버려요. ㅋㅋ 부실한 손목...

여성주의에 대해 조금만 들여다본다면 탈코르셋이 답이라는 걸 알게 될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들이 꾸밈 노동을 버리지 못하는 건 엄청난 세뇌탓이라고 봅니다. 주변의 남성들과 대중매체를 통한 세뇌요. 아무튼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내용도 기대돼요!

2022-11-18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8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8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햇살과함께 2022-11-18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집에서 진도 안나가서 (퇴근 후 겨우 10-20페이지 읽는 수준..그마저도 못읽는 날도..) 제본을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락방 2022-11-18 19:02   좋아요 1 | URL
저도 좀 쪼개가지고 다닐까도 고민하다가 그냥 들고 다니고 있습니다. 그나마 집에서 보다는 조금 진도가 나가네요. 아.. 인생 뭘까요, 대체? 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11-18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지하철에서 저 책을 계속 읽는 다락방님 멋짐!!!
저 글에서 아름다움이 주는 허상의 권력을 거부하고 뛰쳐나오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연결해서 글을 쓰는 다락방님은 더 멋짐!!!

다락방 2022-11-21 10:34   좋아요 0 | URL
아이고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님.
집에서 더 읽었어야 하는데 제가 집에 있으면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들춰보지도 않네요. 하아-
역시, 오늘 출근길에 좀 읽었습니다. 왜 집에서는 안읽을까요? 왜 집에서는 책에 집중이 잘 안될까요? 에휴..
앞으로도 열심히 읽고 쓰겠습니다. 바람돌이 님, 우리 함께 합시다!

책읽는나무 2022-11-18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생각해도 멋짐!!!!ㅋㅋㅋ
그래서 어젠 딸이랑 도서관 가는 길에 다락방님 이야기를 좀 들려줬더랬어요.
알라디너 중에 이런 여성이 있단다.
출근 길에 붉은 백팩을 메는데 엄마 독서대에 올려져 있는 빨간 책 그거 봤지? 그걸 넣어 지하철에서 밑줄 그어가며 읽는다고 상상해 보라고....그리고 진짜 더 멋진 건 직원 후배에게 말없이 밥값도 계산해주는 분이셔!!! 너도 나중에 그런 여성이 되었음 한다고 일러줬습니다.ㅋㅋㅋ

다락방 2022-11-21 10:3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고 책나무 님도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를 또 부끄럽게 만드시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만 부끄러움보다는 어깨 으쓱함이 더 큽니다. 으하하하하.
열심히 읽고 쓰는 일로 책나무 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그런 멋진, 더 멋진 여성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빠샤!!

독서괭 2022-11-22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멋짐!! ㅋㅋㅋ 동의하고요, 다락방님은 +알파로 멋지십니닷!! 저도 인상적으로 읽었던 백설공주의 코르셋 물품들 인용해주셨네요!

다락방 2022-11-22 17:43   좋아요 1 | URL
안그래도 좀전에 읽은 독서괭 님의 페이퍼에서 제가 인용한 부분이 나와서 반가웠어요! ㅎㅎ 같은 책, 같은 부분을 읽어도 다른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전 정말 우리가 근사합니다, 독서괭 님!!
 
















드디어 오늘, 서문을 다 끝내고 본문으로 들어섰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하철안에서 읽기가 필요했다. 내가 책을 가장 잘 읽는 방법은 출근길 지하철에서 읽기. 출근길 지하철에서 시험에 대비해 교재를 보다가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경험을 한게 대학교 3학년 때였나, 4학년 때였나. 내가 오, 다 알겠어 머릿속에 다 들어가! 하고 시험 보러 갔다가 답을 좌르르르르르르르르륵 써서 냈고 흥분했는데, 그리고서야 아아, 이걸 너무 늦게 알았다.. 하고 안타까웠다. 진작 알았으면 내가 서울대 갔다가 사시 패스하고 지금쯤 대통령...


그만두자, 이런 얘긴..


아무튼 특히나 지하철 출근길 독서는 나를 정말로 짜릿하게 해,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고 머릿속에 쏙쏙 들어갈 때면 어쩌면... 나도 사실은 초큼 똑똑한 건 아닐까? 막 이런 생각이 든단 말이다. 으하하하. 아무튼 내가 오늘 아침에 지하철 안에서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기 시작했다는 거다. 




바로 위 사진의 오른쪽 빨간 백팩.. 책을 들고 다니기 위한 나의 백팩.. 아니 여러분 가방은 정말 백팩이 짱이지 않나요? 양 어깨에 멜 수 있는 백팩이 가방의 최고다!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만세! 두 팔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무게는 양쪽으로 균일하게 가고 어떤 무게여도 짊어질 수 있는 백팩이 나는 좋아라~


각설하고,


그렇게 읽기 시작한 본문에서 나는 아아, 생식력을 가지지 못한, 자궁을 가지지 못한, 신체적으로 임신할 수 없는 남자들의 열등감을 마주하게 된다. 책을 읽다 보면 종종 펜이 페니스를 대체.. 펜이 페니스를 상징.. 이러는데, 사실 나는 잘.. 모르겠다. 굳이 펜을 페니스의 은유로 봐야하는건지, 나는 펜을 펜이라서 쥐었을 뿐인데. 어쨌든 아주 오래전부터 펜은 남성성의 상징이 되었고 문학은 남자들만의 것, 여자들은 글을 쓸 능력도 없고 여자들이 글을 쓴다면 그것은 기이한 것이다!! 뭐 이랬다는데, 글쎄 펜이 페니스.. 나는 딱히 설득되지 않는 편인데, 그런데 펜이 페니스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사실 마리 루티도 펜을 음경으로 보고 강의할 때 가지고 다닌다고 했다), 그건 뭐 그 사람들의 마음이니 그러라고 하면 되고 내가 알게 뭐람. 어쨌든 펜이 페니스고 문학은 남자의 것! 했던 역사를 나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통해 알게 된다.



많은 작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그리고 다양한 목적에서 문학적 부권 은유를 사용하는데, 모두가 하나같이 문학작품은 문자 그대로 언어의 표현일 뿐 아니라 육체로 신비롭게 구현된 권력이라는 데 동의하는 것 같다. 따라서 가부장적 서구 문화에서 텍스트의 저자는 아버지이자 창시자이며 낳는 자, 펜을 음경처럼 생산의 도구로 쓰는 미학적 가장이다. 더욱이 저자의 펜이 지닌 힘은 음경의 힘처럼 생명을 만들어내는 능력이요, 자신의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자손을 만들어내는 힘이다. 즉 저자는 사이드가 파트리지의 말을 바꿔서 표현한 대로 ‘증식시키는자, 따라서 창시자‘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펜이란 음경의 비유인칼보다 더 강력하며, 가부장제 안에서는 더더욱 성적인 울림을 던진다. -p.78



『율리시스』에서 스티븐 디덜러스가 말했듯, 부권 개념 자체는 ‘합법적 허구’, ‘믿음까지는 아니어도 상상력을 요구한다. 남자는 자신이 아버지라는 사실을 감각이나 이성으로 확인할 수 없다. 자기 아이가 자신의 자녀라는 것은 그 아이의 존재를 자기 자신에게 설명하기 위해 되뇌는 말일 뿐이다. 그런 이야기속에 내재한 불안은 (가부장적 남존여비를 암시하는) 남성의 우월함에 대한 재확인을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사이드가 묘사한 계보적 형상화가 구현한 허구처럼 말씀으로 보상하는 허구를 필요로 한다. - P76



나는 위의 구절을 읽으면서 문학적 힘이나 권위를 굳이 강조하려 했던 그들의 생각과 의도는 열등감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의 열등함은 이런식으로 발현되는구나. 한 여자가 열 남자와 섹스하고 아이를 낳아도 그 여자는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임을 안다. 알 수밖에 없다. 엄마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열 남자는 이 아이가 누구의 아이인지 알 수 없다. 내가 저 아이의 아버지일까, 의심하고 유전자 검사도 하고, 저 아이가 내 대를 잇는 아이가 아닐수도 있다는 불안함이 그의 안에 있다. 여성을 향해 혼전순결을 강요하고 정절을 강요했던 것도 왜그런지 다 알겠쥬? 그런 그들의 불안함은 다른식으로 권력 있는 아버지, 누가봐도 아버지일 수 있는 아버지가 되게끔 그들을 유도하는 것 같다. 바바라 크리드의 《여성 괴물》은 바로 그런 남자들에 대해 기술하고 있지 않았는가.
















프로이트는 남성을 공포로 물들이는 것은 특히 여성의 거세된 외양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영화들을 얼핏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겉으로 보기에 그로테스크하게 부풀어 오른 임신한 자궁이 성적 타자‘로서 여성에 대한 끌림과 두려움을 일깨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명을 창조하고자하는, 즉 출산하고 싶은 남성의 욕망은 작동 중인 더 깊은 욕망을 보여준다. 그들은 여성이 되고 싶은 것이다. - 바바라 크리드, 《여성 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P116



수잔 루리의 논문 「정신분석학과 영화에서의 "거세된 여성의 구성」은 여성괴물에 대해 일관적이고 중요한 논의를 보여준다. 닐의 주장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루리는 남성이 여성을 두려워하는 것은 여성이 거세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여성이 거세 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전통적인 프로이트적 입장에 도전한다. 루리는 남성이 여성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남성이 거세당했을 때처럼 여성이 신체가 불구인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즉, 여성은 신체적으로 완전하고, 손상되지 않았으며, 자신의 성적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거세된 여성이라는 개념은 여성이 남성에게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남성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판타지phantasy일 뿐이다. (나는 시종일관 ‘판타지fantasy‘보다는 판타지 phantasy‘라는 표현을 사용해왔다. 그것은 주체를 소망충족을 위해 활동하는 주인공으로 묘사하는 프로이트 관점에서의 ‘판타지phantasy‘를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판타지fantasy‘는 종종 기발한 행동이나 말이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는데, 이는 내가 피하고자 하는 의미다.) 특히 남성은 여성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그를 거세할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한다. 그는 자신의 페니스가 여성의 게걸스럽게 집어 삼키는 입 속으로 사라지는 성교 중에 신체적인 거세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상상한다(루리, 1981-2, 55) - 바바라 크리드, 《여성 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P29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말도 가져와보자.




원초적 어머니에 대한 두려움은 근본적으로 그녀의 생식력에 대한 두려움임이 밝혀졌다.

줄리아 크리스테바, 『공포의 권력』 - P46














글 쓰면서 그것을 아버지이자 창시자 낳는자... 다 갖다 붙이는 걸 보면 그렇게라도 해야 하는, 그 어떤 열등함이 팍팍 전해지지 않나. 그런 권위있는, 그러니까 진실한 아버지가 되는 글쓰는 일을 그런데 만약 여성들도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그들이 가진 생식력, 그 잘났다고 생각하는 생식력의 가치가 흐려진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한다? 글쓰는 여자를 후려치면 된다. 건방지게 감히, 아이도 낳으면서 글까지 쓰려고 해? 남자가 할 수 없는 것도 하면서 남자가 할 수 있는 것도 하겠다고?



‘펜을 드는 여자’는 건방지고 ‘주제넘을’ 뿐만 아니라 전적으로 구제 불능인 존재다. 어떤 미덕도 그녀의 건방진 ‘결함‘을 메울 수없다. 그녀는 자연이 내리그은 경계선을 괴물처럼 횡단해버렸기 때문이다. - P80



껄껄. 

오늘 아침에 이 책 읽으면서 나는 여성 괴물이구나, 했다. 나는 구제불능이여, 나는 건방지고, 나는 주제넘는 사람이여, 나는 괴물이여~ 나는 괴물이다. 어쩔래 ㅋㅋㅋ 용용죽겠지~~ 나는 괴물이지롱~~ 나는 그러나 타인이 나를 괴물이라고 부르든 말든 아무 상관없지롱~ 그러든지 말든지. 껄껄. 니가 나를 어떻게 보느냐는 너에게 달린 문제지 나의 문제가 아니다. 아무튼 사람은 친구도 잘 사귀어야 하고 연애도 잘 해야 한다. 어떤 사람을 사귀느냐, 어떤 사람과 벗하느냐가 나를 만든다. 나를 좋아하고 나랑 친하게 지낸다면 이런 글 다 이렇게 읽으면서 또 한층 업그레이드 될것이니 얼마나 좋아요? 나를 만난것은 네 인생의 행운이요 축복인 것이다. 나를 만난 것은 네 인생의 최고 정점, 클라이막스!






어제 점심에는 떡만두국을 시켜두고 애놀라홈즈2를 재생시켰다. 아직 내가 주문한 메뉴가 나오기 전에 타부서 남자직원이 식당으로 혼자 들어왔다. 어제는 그 직원이 업무 때문에 혼자 남들보다 좀 늦게 먹게 됐던 것. 이렇게 된거 밥이나 사줄까 싶어 부르려다가, 내가 애놀라홈즈 2 보면서 혼자 밥 먹고 싶은 것처럼 저 직원도 그런 마음일지도 모르는데 괜히 내가 불러서 부담을 주면 어쩌나 싶어 못본척 했다. 어쩌면 그 직원도 나를 보고 못본척 한걸수도 있겠다. 다행히도 내가 먼저 밥을 다 먹었고 계산을 하면서 저쪽 테이블도 계산해주세요, 라고 말했다. 계산을 마친 뒤 나는 그 직원 자리로 가 말했다. "내가 계산 했으니까 천천히 먹고 와요." 그 직원은 감사합니다! 인사했다. 나는 쿨하게 어깨 힘 뽝 주고 식당을 나섰다. 그리고 동생들과의 톡방에서 이 일화를 전한 뒤,


"나 멋진 꼰대라고 불러줘."


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퇴근후 타부서 직원하고 술마시다가 이 얘기를 하는데, 다 듣기도 전에 그 직원이,


"설마 저 테이블 것도 계산해주세요 하신거예요?"


이래가지고 그렇다고 했더니 꺅 멋져멋져 했다. ㅋㅋㅋ 그래서 내가 덧붙였다.


"칼국수 집이여서 했어, 아웃백에서 만났으면 그냥 모른척 하고 나갔을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세상 쿨내 진동하는 멋진 꼰대 되시겠다.

아무튼 나 다락방의 미친 여자 가방에 넣고 다니는 사람이다.



(책 위의 하얀건 띠지)



그리고 캐나다 가을 풍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름다워...나처럼.......





점심엔 짜장면을 먹을까 라면을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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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11-16 08: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밥 사주는 꼰대는 꼰대 아님. 밥 사주면서 잔소리해야 꼰대…. 아, 밥 안 사주고 더치하면서 잔소리하는 부장들도 있죠. 그건 인간 말종. 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다부장 진짜 건방지네. ㅋㅋㅋㅋㅋㅋㅋ 가방에 빨간 아령 있는 다부장. 이참에 근육도 키워요~

다락방 2022-11-16 08:51   좋아요 3 | URL
저는 이제 가방 안에 다락방의 미친 여자 넣고 하루에 만보 이상은 필히 걷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a good strong woman!! 그게 바로 접니다. 으르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11-16 0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저 책을 백팩으로 지하철에서??
저 안그래도 식탁위에 다미여 책 독서대에 맨날 올려두고 두께감만 재확인 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매번 저 책은 넘 무겁고 두꺼워 다락방님 지하철에 들고 다니진 못하시겠다. 우짜누?? 두 세번 걱정했었는데...완전 기우였군요??ㅋㅋㅋ
완전 멋지게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후훗‘라며 코웃음 치며 백팩 🎒 메고 머리 흩날리며 지하철로 달려가시는 듯한......ㅋㅋㅋ
감동받고 저도 얼른 진도를 빼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근데....직원 밥도 몰래 사주시고??
맞네요, 맞아!! 밥 잘 사주는 직장 선배!!
후배들 눈에 사랑과 존경이 가득하겠습니다.
아...나도 다락방님 직장 후배 하고 싶다!!!ㅋㅋㅋ

다락방 2022-11-16 14:54   좋아요 1 | URL
저 집에서는 독서가 잘 안되어서요. 저렇게 두꺼운 책 책상 위에 올려놓고 독서대에 올려두어도 잘 안보게 되더라고요. 보려고 자리 잡고 앉아도 잠이 쏟아져서.. 어쩔수없이 저는 다 읽을 때까지 근육운동 하는셈 치고 들고 다니겠습니다!! 아니, 메고 다니겠습니다!! ㅋㅋㅋ 후딱 읽어야 할텐데 오늘 아침에 보니까 출근하는 동안 몇페이지 못읽더라고요. 어쩌면 저는 12월 말까지 계속 들고다니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엉엉 ㅠㅠ

책나무님 저의 직장 후배로 들어오시면 맛있는거 많이 사드릴게요!!! 후훗.

거리의화가 2022-11-16 09: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세상 멋진 선배이십니다^^ 밥 잘사주는 선배는 꼰대 아닙니다. 암요~ㅎㅎㅎ
그리고 백팩 러버 여기있습니다! 책을 최소 2권 이상 들고 다니는지라 백팩 아니면 안되더라구요. 아무리 예쁜 가방이 넘쳐나도 온리 백팩입니다^^; 빨간색 백팩 이쁘네요. 저는 검은색 백팩 들고 다녀요~
지하철에서 읽기 그나저나 성공하셨군요~^^ 저는 어제까지 해서 2부를 끝내기는 했는데 3부가 밀턴이더라구요. 실낙원 정말 안 끌리는데 그냥 읽어야 하나 안 읽고 읽기에는 무린가 고민이 가득합니다ㅜㅜ

다락방 2022-11-16 14:56   좋아요 2 | URL
세상에서 제일 멋진 선배란 무릇 돈만 내주고 조용히 가는 선배 아니겠습니까? 저 직장 후배는 본인이 보고 싶은거 보면서 돈은 안내고 식사만 하고 나올 수 있었죠. 후훗. 후배님아, 기억해라. 후배님 회사엔 나같은 멋진 선배가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진짜 백팩 너무 좋아요. 백팩 만세입니다. 문제는 백팩 메면 그 안에 책 한 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거.. 자꾸 더 넣는다는거. 하아-
저 실낙원 읽으려고 펼쳤다가 너무..그 운문 형식의 글이.. 안읽혀서 덮었어요.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예전부터 읽으려고 생각했던 책인데 말입니다. 다시 도전해야지 싶긴한데 과연.. ㅠㅠ

공쟝쟝 2022-11-16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ㅋㅋㅋㅋ 지하철에서 ㅋㅋㅋㅋㅋㅋ 다미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짱 멋지세요!!!!
나는 괴물이지옹 용용죽겠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러니까 이런 말투는 현재 10대들의 어쩔티뷔저쩔티뷔?ㅋㅋ 맞낰ㅋㅋㅋㅋ 그것의 1970년대산 버전 인 것이죠? ㅋㅋㅋ 빵 터졌네 ㅋㅋㅋㅋ
멋꼰 ㅋㅋㅋㅋㅋㅋ 부장님 멋!!꼰!! 이셔 ㅋㅋㅋ

다락방 2022-11-16 14:57   좋아요 0 | URL
오늘 지하철 안에 자리잡고 앉아서 다락방의 미친 여자 딱 무릎 위에 놓고 형광펜 들고 읽는 내 모습은 교수님 같았을 거라고 저 혼자 생각합니다. 아무도 저에게 그렇게 말해주진 않았지만 교수님 포스 ㅋㅋㅋㅋㅋㅋㅋ

용용죽겠지 쟝님 댓글 읽고 나니까 되게부끄럽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멋진 꼰대 다락방은 이만 물러갑니다. 슝 =3=3=3=3

책읽는나무 2022-11-16 15:06   좋아요 0 | URL
용용 죽겠지~~에 빵 터지지 않은 나같은 사람은 옛날 사람!!!!ㅋㅋㅋㅋ
전 공쟝님 빵 터졌다는 대목에서 빵 터짐!!! 빵~ 터져야 하는구나!! 하면서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11-16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꼰대라도 ㅋㅋㅋㅋㅋ 밥 사주면 잔소리 들어드립니다. 저같은면요 ㅋㅋㅋㅋ
지하철에서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고 있는 여성괴물 다락방 실사컷 가지고 계시는 분에게는 제가 소정의 선물 드리려고 합니다.
셀카 안 되고요 ㅋㅋㅋㅋ 많은 도전 부탁드립니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16 14:58   좋아요 0 | URL
제가 그렇지만 잔소리를 한다고 해도 다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뼈가 되는... 아 역시 또 꼰대 마인드 나오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저는 이 속도라면 12월말까지 다락방의 미친 여자 메고 다닐 것 같으니, 여러분 지하철 안에서 절 만나면 실사컷 찍으시고 단발머리 님께 소정의 선물 받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2-11-16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멋진 거 아닌가요? 근사합니다. 다락방님이 씩 웃으며 나가는 장면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다락방 2022-11-16 14:59   좋아요 0 | URL
역시 나는 멋져 ♡
하는 자뻑에 빠져서 식당을 나섰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2-11-16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6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11-16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저 벽돌책을 가방에 넣어다니다가 지하철에서 팟하고 꺼내는데.... 멋있게 꺼내지지는 않겠군요. 그러기엔 너무 무거워서말입니다. ㅎㅎ 아 저는 아무리 지하철이 가장 잘 읽힌다고 저 무거운걸 갖고 다니겠다는 생각은 절대 못할듯요. 다락방님이 다방면에서 아주 훌륭하신 분이란걸 알고 있었지만 힘까지 천하장사인건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저 지금 기립박수중입니다. ^^

다락방님 다니는 회사 혹시 인원충원 안하나요? 저 부하직원으로 들어가게요. 저 아무일이나 잘하는데 말이죠. 식당에서 만나 간섭하지 않고 돈만 내주는 선배, 아 저의 로망입니다. 왠만하면 저도 그거 따라하기라도 하고 싶은데 우리는 급식을 먹어서 안타까울뿐이네요. ㅠㅠ.

다락방 2022-11-17 09:42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 님, 정말 잘 파악하고 계십니다. 오늘도 꺼내다가 한 번 놓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런 일을 왜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런데 그나마 이렇게 하니까 오늘도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읽었습니다. 전.. 이렇게 살아야 되는 팔자인가봐요. 책 짊어지고 다니면서 읽는 삶...이 제 운명인가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은.. 하지 않습니다. 네, 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렇지만 저는... 이렇게 살겠습니다. 아놔 ㅋㅋㅋㅋㅋㅋ 제가 힘이 장사인 건 모르겠지만 이정도는 할 수 있는 체력이 제게 있는 것 같습니다. 으하하하.

맨날 뭘 먹을지 생각하느라 저도 가끔은 급식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회사 식당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아무튼, 바람돌이 님, 저희 회사 들어오시면 제가 밥은 잘 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독서괭 2022-11-17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뜨아 다락방님 진짜 저 책을 지하철에서 읽으려고 백팩에 넣어 매고 다니신단 말입니까.. 대단한 의지력! 그리고 의지력과 함께 솟아나는 다락방님의 승모근?ㅋㅋ 식당에서 만난 후배에게 아름다운 결제를 날리시고.. 완전 최곱니다.
1장에서 여성괴물 딱 떠오르더라고요^^ 반가웠습니다. 여성주의책읽기 몇달 따라가니 뭔가 유식해지는 느낌이야..!!
다락방님, 손목 조심하시며 읽으세요~ 화이팅!

다락방 2022-11-22 16:52   좋아요 1 | URL
지하철안에서 그나마 읽긴 하는데 지하철 안에서만 읽어서 진도가 더디긴 합니다. 그래도 집에서는 아예 읽지를 않아서요 ㅋㅋㅋ 집에서는 오늘부터 빌레뜨 읽을까 생각중이에요 ㅎㅎ
1장에서 독서괭 님도 여성괴물 떠오르셨군요! 저는 그동안 숱한 여성주의 책을 읽었지만 그 중 가장 강력추천하는게 <여성괴물> 이예요. 두고두고 생각나고 써먹을 수 있는 책입니다.
오늘도 손목이 힘들었지만, 만세!! ㅎㅎㅎㅎㅎ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9월,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와... 안올것 같았던 11월도 기어코 오고야 말았네요.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정말이지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시간이 흐르기 때문에 싫고 또 시간이 흐르기 때문에 좋고. 우리는 시간의 인질인 것입니다..


자, 2022년 11월과 12월은 두 달에 걸쳐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도록 하겠습니다. 이게 어마어마한 두께라는 걸 책을 가지신 분들은 다들 아실텐데요, 모르는 분들도 검색해보면 압도적인 페이지수에 놀라게 되실 것. 그러니 두 달에 걸쳐 읽고 또 수시로 글도 쓰도록 합시다. 밑줄긋기, 페이퍼, 리뷰, 구매자평 뭐든 좋습니다. 읽다가 인상깊거나 생각나는 것들 다 기록할 수 있도록 해요, 여러분. 그동안 함께 해온 분들이라면 이미 아시겠지만, 지금 내가 읽는 책을 같이 읽는 누군가가 어떻게 읽고 있는지 아는 것은 우리의 독서 라이프에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 도움을 주기 위해서(이것이야말로 기여!!) 또 받기 위해서 부지런히 글을 쓰도록 합시다. 아시겠지만, 읽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읽고 어떻게든 그 후의 활동을 하는 것-누군가에게 얘기한다든가 글을 쓴다든가 하는-은 내가 읽은 책을 내가 잘 흡수하고 소화하기 위한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이미 이렇게 하고 계신 분들은 매우 훌륭하신 분!! (네, 저 말하는 거 맞습니다..)


우리 2022년은 다락방의 미친 여자로 웅장하게 마무리합시다.

그간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참여하지 않으셨던 분들도 이 책에 있어서만큼은 혼자 완독하기 매우 힘든 책임이 분명한 바,

이번 기회에 도전하세요.



그나저나 저는 이 두 달의 시간 앞에,


1. 매일 조금씩 읽어서 완독해 나간다

2. 11월 펑펑 놀고 12월 가열차게 달려 완독한다


중 어떤걸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읽기 싫으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여러분 고고씽, 화이팅! 우리는,


Hal Su It Da!!



오늘 알라딘 검색창에 뭐 넣었더라, 독보적 넣었던가..(독보적 이벤트 창 좀 찾으려고..이제 안하나요, 그 이벤트? 찾을 수가 없네..) 그러다가 잡지들이 쫙 떴고 맥심.. 표지 보았네요. 


(여러분 후방 주의!!)



















뭐, 저는 아무 말도 하진 않겠습니다.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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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1-02 0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매일 조금씩 읽으려고 합니다^^ 이 책이야말로 여러 명이 읽어서 도움 서로 받고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밑에 내렸다가 깜짝 놀랐네요. 표지 보기만 해도 부담스러워요ㅠㅠ 뒤에 직원 있어서 황급히 화면 스크롤 올렸습니다^^;

아 그리고 독보적 기록이요. pc 에 알라딘 서재 메인화면 오른쪽에 독보적 기록이라고 이미지 링크 있어요.

다락방 2022-11-02 10:02   좋아요 1 | URL
제가 너무 맥심표지라니.. 심했죠. 거리의화가 님의 놀란 댓글 덕에 후방주의 라는 문구도 추가하고 사진도 두 개 내렸습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많이 놀라셨죠 ㅠㅠ 죄송해요. 아니 제가 아침에 제일 첫번째 저 뒷모습 사진 표지 보고 헉 하면서.. 이걸 표지로.. 그런데 이걸 사서 봐? 그러면 내 방 책장에 이게.. 있는건가?? 이러면서 참 여러가지로 거시기한 생각이 들어버렸지 뭡니까!
저는 아직 다락방의 미친 여자 책장에서 꺼내지도 않았어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11-02 0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독보적 그 이벤트해서 지난달에 적립금 1만원 받았다요~
그 이벤트요, 모바일 알라딘 접속해서 나의 계정 볼 수 있는 페이지 클릭, 그러면 고 아래 ˝이달의 적립금 혜택 누구나 2천원+ 다양한 이벤트˝라는 배너 광고 뜰 거예요, 그거 클릭하면 맨 아래쪽에 독보적 기록 (서재지수 1천점 이상인 회원 대상) 참여하기 나와요. 거기서 이벤트 페이지 보기 클릭해서 ˝참여하기˝ 누르면 됩니다요. 자동으로 되는 듯.

pc에서는 알라딘 서재 페이지에서 오른쪽에 독보적 기록 연필 그림 있는 거 클릭........

다락방 2022-11-02 10:00   좋아요 2 | URL
저도 지난달 1만원은 받았는데요, 이번달 하려니까 어디에 있는지를 못찾겠더라고요? 방금 피씨로 참여했습니다. 으하하. 도움 감사합니다, 잠자냥 님. 어휴. 1만원 놓칠 뻔했네 ㅋㅋㅋㅋㅋ 만세!! 적립금에 도움 주셔서 베리 감사합니다.

잠자냥 2022-11-02 0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근데 맥심 표지 출근길에 핸드폰에서 보고 ㅋㅋㅋㅋㅋㅋㅋ 급당황했는데
회사에서 피시로 보니까 표지 사진 몇 개 내렸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02 09:58   좋아요 2 | URL
위에 거리의 화가 님 글 보고 내가 너무 심했구나.. 싶어서 후방 주의하라는 문구 넣고 사진 두 개 내렸습니다. 너무.. 너무잖아요. 제가 심했습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저런 표지의 책을 사는 사람이 있는 거잖아요? 자기 집 책장에 꽂아놓고...

다락방 2022-11-02 1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오 진짜 내 방 책장에 꽂힌 책이 맥심이라니... 아 나는 그런 나를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다락방 2022-11-02 10: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맥심 을 내 방 책장에 꽂아 놓는 나...
아 싫다........................받아들일 수 없어................ 나는 나에게 그런 나를 허락하지 않겠다. 아오... 나는 그 누구보다도 내 자신에게 쪽팔리고 싶지 않다..................

독서괭 2022-11-02 1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10/31 딱 포르노랜드 끝내고 어제 11/1 다미여 책을 독서대에 짠 펼쳐놓았습니다 ㅋ 오늘 초판서문 들어가면 되네요ㅋ
근데 맥심 표지 저렇게 심한가요. 포르노랜드가 펼쳐지는군요 우어어

다락방 2022-11-02 12:27   좋아요 2 | URL
검색해보니까 2011 년에 표지모델이 로지 헌팅턴 휘틀리여서 제가 맥심을 한 번 샀었던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로지.. 그 때 잘 안나가던 때라 맥심 표지 모델 같은거 했나보네요.. 하아- 아무튼 지금 시점에 맥심 표지를 보는데 너무 너무 싫더라고요. 제가 오늘 저 엉덩이 뒷모습 표지 딱 처음 보고 진짜... 이런거 돈 주고 사서 보냐.. 싶더라고요.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 너무 싫으네요. 포르노랜드 읽고 나니까 저런 맥심 같은 잡지 진짜 다 너무 싫어요. 표지부터 토나와요 ㅠㅠ

다들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 진심이셔서(어쩐지 다미여 라고 쓰기 싫은 1인 ㅋㅋ) 제가 바싹 긴장해야 할 것 같아요!! 아 나도 빨리 시작해야 한다!! 막 이렇게 되네요? 아.. 그런데 읽기 싫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1-02 21:05   좋아요 2 | URL
훗!!!!!!!!!!!!!!!!!!!!!!!!!!!!!!!!!!!!!!!!!!!!!!!!!!!!!!!!!!!!!!!!!!!!!!!!!!!!!!!!!!!!!!!!!괭님 저는 서문 끝냈어여!!!!!!!!!!!!!!!!!!!!!! 근데 다미여 독서대에 펼쳐져요? ... 그 독서대 사진좀 찍어서 보여주세요!!! (안되더라고요 저는 ㅜㅜ)

독서괭 2022-11-03 07:00   좋아요 0 | URL
쟝쟝/ 저도 어제 서문 끝냈어요!!ㅋㅋㅋㅋ 이따 사진찍어 올리겠습니다🤭

햇살과함께 2022-11-02 1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벌써 11월이라니요!
저도 이 책은 완독하고 싶은데, 주중에는 많이 읽지 못해서 2달 안에 끝내지 못할 것 같아서
10월부터 꾸준하게 읽어야지 했는데, 이제 겨우 2장, 210페이지까지 읽었네요;;;
11월엔 부지런히 읽어야겠어요!

아니. 저런 표지 아무나 검색하면 볼 수 있나요. 19금 인증해야 보이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다락방 2022-11-02 14:22   좋아요 3 | URL
저 초등3학년 남자 조카아이와 교보문고 갔는데요 잡지 코너에 맥심 떡하니 진열되어 있더라고요. 조카가 그걸 보더니 이모 이런게 왜 있어? 이상해! 해서 저기로 가자 하고 다른 데로 데려갔거든요. 아 정말이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세상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아주 어릴 때부터 가까이 여성의 신체를 성적 대상화하고 팔릴 수도 있는 것이라고 알려주고 있는 것 같아요. 포르노 랜드에 우리 모두 함께 살고 있는 겁니다. 아 답답해요..

아니, 그나저나 다들 막 시작하시고 그러시니 저도 시작해야 겠습니다!!

공쟝쟝 2022-11-02 2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꿀팁 알려드렸는데 서문초판2가 고비입니다. (고비넘긴 사람 ㅋㅋㅋㅋ) 그 후로는 쭉쭉 달려도 되지 않을까 싶은 재미가 보장될 예정입니다 ㅋㅋㅋ (저는 빌레뜨를 읽느냐 마느냐가 지금 최대 고민)

아, 다락방님. 배운거 바로바로 써먹는거 정말 짱이시네요! 읽고 쓰기로 모두를 기여하게 만드는 센스라니....

다락방 2022-11-03 07:31   좋아요 1 | URL
아.. 이것도 서문이 있고 또 서문이 있고 또 서문이 있고... 그런가요. 하아- 정말 읽기 싫다. 어떡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심지어 빌레뜨를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읽어야죠, 읽겠습니다. 그런데 언제... (먼 산)

바람돌이 2022-11-02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11월에는 여전히 여성작가들의 책을 읽는걸로..... 그리고 12월에 다미여를 읽겟습니다. ㅎㅎ

다락방 2022-11-03 07:33   좋아요 1 | URL
저는 오늘 출근길에 소설책 한 권 들고 나왔어요. 요즘 너무 스트레스가 많아서 책이 잘 안읽히네요. 아무튼 저도 곧 다락방의 미친 여자 및 빌레뜨, 맨스필드 파크.. 다 읽어야겠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프레이야 2022-11-03 1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에 같이 따라가 볼까요. 다른 책들 제쳐두고 일단 다미여로요. 이미 출발한 분들 따라 한번 가보겠습니다. 12월엔 좀 바쁠 일들이 많아 이번달에 집중해야 할 거 같은데 영 심란하니 이거 뭐 글자도 눈에 잘 안 들어오고 심장은 부글거리고 스트레스 많네요.

다락방 2022-11-03 12:07   좋아요 3 | URL
오 프레이야님, 함께 읽겠다 하시니 격하게 환영합니다. 스트레스 받는 뉴스가 내내 반복되어 가슴 답답한데 우리가 함께 책을 읽는다는 것이 그리고 프레이야님이 함께 해주신다는 것이 그 와중에 순간의 기쁨이네요.
저도 읽어야 되는데.. 저도 11월에 집중해서 끝낸다면 12월 마음 편히 보낼 수 있을테니 바싹 읽어야지, 하다가도 아 읽기실다.. 이래서 아직 꺼내지도 않고 있어요. 저는 과연 언제 읽게 될까요.. 하하하하하.

함께해요, 프레이야 님!

책읽는나무 2022-11-03 16: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부지런하신 다락방님!!^^
여기 저기 신경쓰시느라 수고 많으셔요.
요즘 컨디션이 수습이 안되어 수습되면 다음 주부터라도 저도 책을 잡아 보려구요.
책장에서 저도 아직 빼지도 못했네요ㅜㅜ
암튼 다들 열심히 의기투합 하시는 모습을 보니 보기 좋네요^^
 















'게일 다인스'의 《포르노랜드》를 처음 읽었던 건 2020년 이었다. 이번에 읽으면 재독인건데 두 번째 읽는 것이니만큼 나는 내가 덜 힘들거라고 생각했건만, 웬걸, 펼치자마자 수시로 책장을 덮어야했다. 글로 묘사된 것만 읽어도 포르노의 장면장면 들은 역하고 끔찍한데, 그걸 영상으로 보는 남자들은.. 안녕한가? 글로 묘사된 일부만 조금 읽어도 멘탈이 찢어질 것 같은데, 그걸 영상으로 보는 남자들의 멘탈은 정말로, 괜찮은가? 그들의 일부는 분명히 파괴되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들었다. 아니, 나는 결코 파괴되지 않아, 포르노는 판타지야, 그건 우리가 그저 재미삼아 볼 뿐이라는 말들은, 아마도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없기 때문에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에 하는 말들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얼마나 파괴되어 있는지 혹은 무너져 있는지 모르는 채로 그들은 포르노를 현실에서 답습하고 있으니까. 


우선 게일 다인스는 이 책에서 주로 '곤조 포르노'에 대해 다룬다고 밝히고 시작한다. 잠깐 설명을 보자.



미국 주류 포르노는 크게 두 가지, 장편 포르노와 곤조 포르노로 분류된다. 플롯 중심의 장편과는 달리 곤조는 성행위만 주로 집중해서 보여주며 폭력성이 더 짙다. -p.20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의 인터넷 주류 포르노가 곤조 포르노화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들과 기성세대 들은 지금의 포르노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를 짐작도 못하고 그저 누드인채로 섹스하는 영화이겠지 생각하지만, 아닙니다. 아니다. 나는 SNS에서 뜻하지 않게 무방비상태로 포르노에 노출된 적이 있다. 그러니까 포르노 사이트로 유도하는 광고였던 것 같은데 보자마자 숨이 막혔더랬다. 남자들이 무더기로 여자 한 명을 마치 노예처럼 다루면서 학대하고 있었다. 여자의 얼굴에서는 정액이 흘러내리고 흐느끼고 있었다. 이게 내가 검색해서 본 것도 아니고 부러 찾아본 것도 아니고, 그저 트윗을 보다가 우연히 맞닥뜨리게 된 짧은 영상인데, 이걸 만약 굳이 찾아보고자 한다면, 그래서 검색어로 넣는다면 도대체 어떤 영상들이 얼만큼 펼쳐질까? 물론 게일 다인스는 검색어 하나를 넣었을 때 나오는 포르노 사이트와 그에 대한 설명들 그리고 짧은 예고편들에 대해 이 책에서 처음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아, 물론 일부만. 그것이 아주 일부임에도 그리고 글로만 읽었어도 정말로 온 몸에 힘이 빠진다. 만약 남자들이 그것이 타인과의 교류에 절대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그저 본인의 쾌감을 위해 보는 거라고 말한다면, 그렇다고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그러니까, 쾌감 혹은 쾌락을 위해서 그런 영상을 보는 멘탈은, 괜찮은거야?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




'데릭 젠슨'은 자신의 책 《문명과 혐오》에서 잠깐동안 포르노를 보았던 경험에 대해 적고 있다.





포르노는 나의 무의식적인 공상까지 바꾸어놓고 있었다. 역사적으로 나의 판타지는 대화로 이어지는 것이었다. 즉 어떤 여성을 봤는데 관심이 간다면, 즉시 ‘저 여자에게는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까?‘하고 생각했다. 어떤 창조적이고 열띤 대화를 할 수 있을지를 상상하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포르노를 보았을 뿐인데도, 가끔 여자를 보면 저 여자의 음모는 무슨 색일까, 성기는 어떤 모양일까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런 건 질색이다. 나는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고 싶다. 곧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 《문명과 혐오》, 데릭 젠슨, P179







짧은 시간 동안 본 포르노를 통해서도 여자를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되는 자신을 데릭 젠슨은 마주했다. 그렇다면 수시로 보는 남자들은 여자를 도대체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을까? 데릭 젠슨은 포르노를 보는 남자친구에 대해 얘기했던 한 여성과의 일화도 적어두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어떤 여자가 해준 이야기였다. 자기랑 같이 사는 남자가 자기한테 점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남자는 종종 밤에도 침실에 있다 말고 서재로 갔다. 여자는 그가 일을 하러 가나 보다 했는데 어느 날 따라가보니 그가 포르노를 보고 있었다. 화면에 있는 여자는 "나와 비슷해 보였다"고 그 여자는 말했다. "그러나 나는 그 여자와 경쟁해서 이길 방법이 없었어. 그 여자는 말을 안 하니까." 여자는 관계를 끝냈다. 관계라 할 만한 것이 남아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 《문명과 혐오》, 데릭 젠슨, P158



게일 다인스는 포르노가 확대되기 전에 '휴 헤프너'의 <플레이보이>가 있었음을 언급한다. 남자들에게 고급진 라이프 스타일을 선택하라고 강요하면서 그러나 그 안에 여성의 누드를 끼워 팔던 잡지. 플레이보이의 메시지는 남자들에게 꽃뱀을 조심하라고, 결혼이라는 족쇄에 매이지 말고 아내 한 명을 거느리는 대신 젊고 아름다운 여자 여러명을 거느리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1950년대, 가족을 찬양하던 미국에서. 전국적인 메세지는 여자에게 결혼하라고 하고 있었고 가정에 충실하라 하고 있었고 가족이 최고라고 말하고 있었는데, 플레이보이는 남자들아 싱글로 살면서 여러 여자를 거느리렴, 했던 거다. 




이렇듯 대중 심리학자들이 경제계가 미국 남성을 "하찮은 남자"로 전락시켰다며 비판하는 동안,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을 수행한 여자들은 미국의 남성성을 위협하는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에런라이크는 "경제계를 이끄는 자들은 냉전 시대 미국에서 비판의 대사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지목하기 쉽고 받아들일 만한 악역은 여자들이었다고 주장한다. 미국 여성은 욕심 많고, 교활하고, 게으르게 묘사되면서 남자들을 지나치게 길들여 남성성을 거세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P.59



자, 그러니까 우리는 이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 휴 헤프너와 그 이하(든 뭐든)는, 여자들은 남자들 위에 군림하려 하고 세상을 지배하려 하고 돈을 뜯어내려 하고(일하는 건 남잔데!) 남성에게 위협적이야, 그러니까 우리의 남성성을 살리고 남성의 삶을 즐기기 위해서라도 젊고 예쁜 여러 여자들을 거느리라고, 그리고 그녀들 위에 군림하자고! 라고 진행됐던 것. 결국 플레이보이라는 세미 포르노 잡지는 그저 벗은 여자와 그 벗은 여자들과 어떻게 섹스할 것인지만 슬쩍 슬쩍 보여줬다가 지금의 곤조 포르노까지 오게 된것이다. 신체에 훼손이 올 때까지 여자를 성적으로 학대하는 영상이, 여자의 감정이나 기분 혹은 욕망과는 전혀 상관없이 본인의 성기로 무조건 힘차게 박아대기만 하는 영상이. 

자극적인 말과 영상은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생각을 하지 못하는 시간이 쌓이고 길어질수록 생각을 하지 않게 되고 노출되는 매체에 내 몸을 맡기는 일은 자연스레 일어난다. 둠칫 두둠칫. 휴 헤프너의 생각과 시도는 남성들로 하여금 플레이보이를 사게 만들었고 여자들을 무릎 꿇(고 성기를 핥)게 만들었으며 조금 더 심한 영상과 조금 더 심한 자극을 찾도록 했다. 그래서 사고를 멈추면 안된다. 생각을 멈추는 순간 우리는 누군가의 지배하에 들어가기가 쉽다. 휴 헤프너가 지배한 세계에 그리고 포르노가 지배하는 세계는 아주 쉽게 남자들을 점령했다. 그렇다면 남자들만 점령해서 여자들은 자유로워졌냐 하면, 그게 그럴 수가 없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사랑을 받고 또 주고 싶은 동물이다. 그런 과정에서 성인 여성과 성인 남성이 만나 좋은 감정으로 관계를 시작하려고 했고 또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남자가 나에게 원하는 건 날 무릎 꿇게 하고 내 얼굴에 정액을 싸버리는 일이라고 한다. 그런 포르노 영상을 한 번도 본 적 없던 나는 혼란속으로 빠져든다. 이거 기분 나쁜데, 그런데 내버려둬야 하나? 이게 이 사람을 기분 좋게 하나? 이게.. 사랑이라고? 섹스할 때마다 매번 여기까지는, 이만큼은.. 하다가 어느 순간 나는 포르노속 여성들이 처한 상황에 놓이게 되고 포르노는 그대로 현실 세계로 넘어와 내 세계가 된다. 이 책의 제목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적절하다. 내가 포르노를 보지 않아도 내가 이성애 연애를 하고 있다면 나는 포르노 세상을 산다. 아니, 내가 이성애 연애를 하지 않고 있어도 포르노 세상을 산다. 모든 광고와 영상은 포르노속 여성들을 재현하고 재연하고 있으니까. 여자들은 어느틈에 섹시한 것이 최상의 찬사인듯 하며 자신을 꾸민다. 이건 내 자유야, 라며 남성의 자신에 대한 욕망을 욕망하게 된다.



『플레이보이』가 가판대에 등장한 때는 여성을 혐오하고 가족을 찬양하던 바로 이 시기였다. 1950년대의 테마를 취사 선택한 『플레이보이』편집자들은 창간호에서부터 싱글 여자를 『플레이보이』독자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규정했다. 싱글 여자가 남자에게 결혼이라는 족쇄를 채우고 재정적 출혈을 일으킬 기회를 노린다는 이유에서였다. -P.60


잘 차려입고 세련된 이 남자는 "감정적으로 얽히지 않고 여성이 제공해야 하는 모든 쾌락을 즐길"줄 안다. 『플레이보이』는 플레이보이를 꿈꾸는 남자들에게 매뉴얼이 되어 주고자 했는데, 물질적 빈곤(대공황과 2차 대전)과 성보수주의의 시대에 나고 자란 이 남자들이 상품과 여성을 소비하는 씀씀이 큰 고급품 소비자가 되려면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P.62



그러니까 이게 남자들만의 문제가 될 수 없다. 자, 씀씀이 크게 여성을 소비하자는 것이 남자들의 주장이고 그렇게 살기 위해서라면, 소비되는 여성이 있어야 한다. 휴 헤프너와 그의 일당들이 주장했던 바는 남성들만 너무 일한다는 거였고 여자들은 집에 머물면서 돈만 뜯어 먹는다는 거였는데, 그렇다면 그 시절, 왜 그래야 했는데? 여자들에게도 남자들만큼의 일자리가 주어지고 함께 일할 수 있었다면, 그랬다면 다 괜찮았잖아. 애초에 여자들에게 집에 머물라고 그게 여자들의 할 일이라고 말한게 누군데. 그래놓고서 이제는 여자들이 집에 머문다고 지랄들이야. 자, 여러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내가 얘기해줄게 잘 들어봐요. 1953년 휴 헤프너는 플레이보이를 창간했다. 1963년에는 누가 뭘 썼을까?



베티 프리단이《여성성의 신화》를 썼다!! 소름돋지 않나요? 휴 헤프너가 여자들은 일하지도 않으면서 남자들 돈이나 뜯어 먹는다! 하고 있는데, 베티 프리단은, 집안에 있는 여성들이 이름붙일 수 없는 문제에 휘둘리고 있다고 얘기했다고!!!!



1950년대와 1960년대에 문제를 느낀 여성들은 결혼 생활이나 자기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여성들은 자기 생활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부엌 바닥에 윤을 내면서 불가사의한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도대체 자기는 어떻게 된 여성이란 말인가? 그런 여성은 자기 불만을 인정하는 행동을 너무 부끄러워했다. 그래서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같은 불만을 지니고 있는지 결코 알 수 없었다. 남편에게 말해보려고 애썼지만 남편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조차도 정말로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15년 넘게 미국 여성들은 섹스보다 이 문제를 이야기하는 게 훨씬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신과 의사들조차 이런 증상에 이름을 붙일 수 없었다. 많은 여성들이 그랬듯이 정신과 의사에게 도움을 구하러 간 어느 여성은 "무척 수치스러워요" 또는 "전 절망적일 정도로 신경질적이에요"라고 말했다. 교외의 어느 정신과 의사는 불안해하며 말했다. "요새 여자들이 뭐가 문제인지 통 모르겠어요. 우연찮게도 환자가 대부분 여성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겠어요. 성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것도 알겠는데……." 그러나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여성들은 대체로 정신과 의사에게 가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계속 되뇌었다. "정말 문제될 게 없어. 아무 문제도 없단 말이야."

1959년 4월의 어느 날 아침, 나는 뉴욕에서 15마일 떨어진 교외의 새 주택가에서 주부 네 명과 커피를 마시다가 아이가 넷 있는 엄마가 절망적인 어조로 조용히 '그 문제'를 언급하는 것을 들었다. 나머지 부인들은 그가 남편이나 아이들 또는 가정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내 알아차렸다. 그 자리에 있던 여성들은 자신들이 모두 똑같은 문제, 설명할 수도 없는 그 문제를 같이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갑작스레 깨달았다. 그들은 주저하면서도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아이들을 보육원에서 데려와서 낮잠을 재운 두 명은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순수한 안도감에 울음을 터뜨렸다. -《여성성의 신화》, 베티 프리단, p.67-68




결혼하고 남편이 돈 벌어오기를 기다리면서 집안일을 하는 것이 여성들에게 정말 끔찍했다고, 그게 여성들을 괴롭혔다고 여자들은 이미 깨닫고 말하고 있었다. 다만 남자들은 그 점에 대해 알려고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을 뿐이지. 



휴 헤프너가 남성들을 자신의 뜻대로 계몽(?)시키기 위해 주장했던 모든 것들은 읽을 때마다 '백래시네' 라고 중얼거리게 만들었다. 여성들을 '소비하기' 위한 백래시, 여성들을 '기죽이기 위한' 백래시. 그러나 그보다 더 크게는, 자신이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한 백래시. 

휴 헤프너는 말했다. 결혼한 남성은 여성에게 종속되는 거라고 여자들에게 돈을 뜯긴다고. 그러니 가정으로 들어가려 하지 말고 젊고 예쁜 여자들을 여럿 거느리는 삶을 살라고.



그리고 아, 우리의 '수전 팔루디'는 휴 헤프너가 주장한 바가 모두 틀렸다는 것을 1991년 《백래시》에서 밝혀주었다.
















미시건 대학교 사회연구소 Institute for Social Research에서 남성의 정신 건강 변화를 추적하는 로널드 케슬러 Ronald Kessler는 이렇게 말한다 "실제로 돌아가는 상황을 들여다보면 싱글 여성으로 지내는 게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떠들어 대는 모든 활동들은 대단히 황당무계해 보입니다. 여기서 가장 악전고투하는 건 싱글 남성들이에요. 남성이 결혼을 하면 정신 건강이 크게 향상되죠. -《백래시》, 수전 팔루디, p.71


실제 싱글 남성들은 기혼 남성들보다 시무룩하고 소극적이며 혐오증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백래시》, 수전 팔루디, p.71


싱글 남성들은 싱글 여성에 비해 숱한 정신 건강상의 문제로 힘들어할 가능성이 두 배 더 높다. 더 우울해하고, 소극적이며, 신경쇠약을 겪을 가능성이 높고, 기절에서 불면증에 이르기까지 온갖 심리적 고난의 증상에 시달릴 공산이 크다. 한 연구에서는 싱글 남성의 3분의 1이 중증 신경증에서 높은 수치를 기록한 반면, 싱글 여성의 경우는 겨우 4퍼센트 뿐이었다. -《백래시》, 수전 팔루디, p.72


여성의 우울증에 대한 모든 문헌을 검토하고 유전학에서부터 월경 전 증후군, 피임약 등 다양한 요인들을 테스트해 본 저명한 정신 건강 연구자 제럴드 클러먼 Gerald Kleman과 미르나 와이즈먼Myrna Weissman은 여성 우울증에는 두 가지 큰 원인밖에 없음을 확인했다. 그것은 바로 낮은 사회적 지위와 결혼이었다. -《백래시》, 수전 팔루디, p.97


문학 비평가 샌드라 길버트Sandra M. Gilbert와 수전 구바Susan Gubar가 전후 시대에 대해 논평한 것처럼 "뇌를 써서 돈을 버는 여성들이 늘어갈수록 소설, 연극, 시에서 여성을 육체밖에 없는 존재로 재현하는 남성들이 늘어났다." -《백래시》, 수전 팔루디, p.118



휴 헤프너가 한 짓은 휴 헤프너에게 가장 큰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플레이보이 는 날개돋힌 듯 팔렸으니까. 고급진 라이프를 자기것이 될거라 착각했던 남자들은 휴 헤프너에게 재정적 도움을 주었다. 소설 몇 개 끼워 넣으면서 고급 잡지인척, 고급 라이프스타일 파는 척, 그는 여성을 소비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없어진 강간 모의 사이트 소라넷도 성인 소설을 연재했더랬다. 소라넷에 소설을 연재했던 사람들은 '그러나 나는 강간 모의는 하지 않았는 걸' 하고 자유로울까? 휴 헤프너는 『뉴요커New Yorker』편집자였던 콩트 스펙토스키를 고용해 플레이보이의 문학란을 키우고자 했고 콩트 는 그런 능력을 가진 자였지만, 그러나 그는 잡지의 성적인 콘텐츠를 불편해하며 휴 헤프너와 자주 충돌했다. 소라넷에서 소설을 연재하던 남자들은 결국 소라넷의 컨텐츠가 불편했을까? 소라넷에서 소설 연재했던 걸 자랑스런 이력인양 삼는 이도 있던데? 포르노를 야한 동영상이라며 그걸 보는 내가 쿨하고 성에 개방적인 거라고 살다가 멘탈 이미 찢어진 걸 알아차리지 못하는 수가 있다. 대부분 그렇다. 나는 포르노에 뇌가 절여지는 남자들이야말로 악으로 귀결되는 삶을 살게 된다고 생각한다. 생각하지 않음, 애쓰지 않음. 무지와 게으름. 이에 따른 욕망의 실현은 악이다. 



1953년에 휴 헤프너가 플레이보이를 만들어 떼돈을 벌고 1963년 베티 프리단이 여성성의 신화를 쓰고 1991년 수전 팔루디가 백래시를 쓰고 2011년 게일 다인스가 포르노랜드를 써서 휴 헤프너를 꼬집는다. 

이 세상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자, 더 읽어보겠다.

2020년에 포르노랜드 읽고 썼던 글들과 혹은 관련된 글들을 덧붙여둔다.


《포르노랜드》그것이 정말 당신을 위해서인가? 


《포르노랜드》우리가 살고 있는 포르노랜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아무튼 이런 교감이 미치도록 좋다 


정작 봐야할 놈들은 안보겠지. 


《포르노에 도전한다》only words 


[포르노그래피] 남자들은 그만 말하고 그만 써야 한다. 

폴댄스는 이제 매우 대중적인 스포츠가 되었다. 메릴랜드 대학교 캠퍼스에서는 학생들이 포르노 영화를 상영했고, 인디애나 대학교에서는 포르노 배우이자 감독인 조애나 에인절Joanna Angel을 섹슈얼리티 강의의 연사로 초빙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할 얘기는 많지만, 이들 사례만으로도 포르노가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깊게 스며들어 있는지, 또 굳이 언급하기도 새삼스러울 만큼 빠른 속도로 우리 삶의 평범한 일부가 되어가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중대한 질문을 하나 던지자면, 이러한 포화 상태가 우리의 문화, 세규얼리티, 성역할에 관한 인식,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무도 확신할 수 없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현재 대대적인 사회 실험이 진행 중이고, 그 실험실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며, 실험에 참여하겠다고 동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그 영향이 미칠 것이다. - P17

나와 대화를 나눈 여자 대학생들은 대부분 곤조 포르노를 본 적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곤조는 점점 더 그들의 섹슈얼리티를 잠식하고 있다. 남자 파트너가 포르노 섹스를 그들의 몸에 시도해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섹스 파트너가 항문성교를 강요하거나, 얼굴에 사정하고 싶어 하거나, 포르노를 섹스 보조용으로 이용할 때마다, 이 여자들은 포르노 문화의 최전방에 서게 된다. 이들 중 몇몇은 항복하고, 일부는 협상하며, 다수는 자신의 섹스, 데이트, 결혼 상대인 남자가 왜 항상 성적 한계선을 넘어서려고 하는지 혼란스러워한다. - P22

주류 잡지, 포르노 업계, 심지어는 일부 페미니스트조차 이런 변화를 두고 우리 사회가 점점 더 성적으로 자유로워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축배를 드는 동안, 나와 대화를 나누는 많은 여학생들은 그 축제를 즐기지 못한다. 그들은 압박받고, 교묘하게 조종당하고, 획일화된 모습을 따르도록 강요받는다고 느낀다. 이들이 만나는 남자는 포르노 섹스를 기대한다. 그것은 유대감도 친밀함도 없이 익명으로 전개되는 섹스이며, 그것을 얻지 못한 남자는 그저 다른 여자를 찾아 나설 뿐이다. 여자가 남자의 기대에 부응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포르노 문화에서는 어떤 여자든 어느 정도까지 통상적인 ‘섹시함‘의 기준을 충족한다면 다른 여자와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 P23

앞서 언급했듯, 남아가 처음 포르노를 접하는 나이는 평균 11세이고, 그때쯤이면 이미 컴퓨터를 꽤 잘 다루기 때문에 이들 중 대부분이 위에서 묘사한 여러 웹사이트에 얼마든지 접근할 수 있게 된다. 포르노 문외한이라면 내가 방금 묘사한 장면들이 이 업계에서 가장 심한 경우에 속하는 특수 사례처럼 보이겠지만, 안타깝게도 이 이미지들은 인터넷과 대량 생산되는 영화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을 너무나도 잘 대표하고 있다. - P38

남자가 성적 흥분과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 포르노를 본다면 남는 것은 단순한 사정 그 이상이다. 포르노의 이야기가 성적 정체성의 핵심에 스며들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섹스를 단순히 생물학적 욕구로만, 현실 세계에서 그것이 구성, 인식, 수행되는 사회적 맥락을 제거하고 바라보는 것이다. 어떠한 생물학적 욕구도 문화적 의미나 표현 없이 순수한 형태로 존재할 수 없으며, 미국 사회에서 포르노는 남자에게 성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는 가장 가시적이고, 접근하기 쉬우며, 알아듣기 좋은 스토리텔러다. - P40

포르노가 유포하는 여성에 관한 메시지는 몇 가지 핵심적인 특성으로 수렴된다. 여자는 언제나 섹스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남자가 원한다면 그 행위가 아무리 고통스럽고, 굴욕적이고, 해롭더라도 뭐든 하려고 안달 나 있다. 포르노 속 여자들의 어휘에 ‘싫어‘라는 말이 존재하지 않음은 너무나 분명하다. 이 여자들은 부디 자기 몸에 있는 구멍이 한계에 다다를 때까지, 호은 그 한계를 넘을 정도로 벌려지기를 바라는 듯 보이며, 그 행위가 더 기괴하고 굴욕적일수록 성적 흥분도 더 많이 느끼는 듯하다. - P41

이 여자들은 박히기를 원하기는 하지만, 하고 싶은 섹스에 대한 자기만의 상상은 없는 듯하다. 이들의 욕구는 언제나 남자의 욕구를 그대로 비춘다. 사실상 그들이 남자에게 요구하는 건 더 세게 박아달라는 것 뿐이다. - P41

야동의 세계에 사는 여자는 자신에게 경멸과 혐오만을 표출하는 남자와의 섹스를 진심으로 즐기는 것처럼 보이며, 대개는 그 모욕이 심하면 심할수록 당사자 모두가 더욱더 황홀한 오르가슴을 느끼는 듯하다. 이곳은 여성에게 동일 임금, 의료 및 보육 서비스, 은퇴 후 계획, 자녀를 위한 양질의 교육, 안전한 주거 환경 같은 건 필요치 않은 단순한 세계다. 이 세계는 일차원적 여성, 구멍의 집합에 지나지 않는 여자들로 가득하다.
포르노가 전달하는 남자에 관한 메시지는 사실 훨씬 단순하다. 포르노 속 남자는 영혼도, 감정도, 도덕 관념도 없이 발기한 음경만을 위해 존재하는 생명 유지 체계로,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여자를 이용할 권리를 갖는다. 이 남자들은 섹스 상대인 여자가 얼마나 불편해하든, 고통스러워하든 신경 쓰지 않으며 어떠한 공감이나 존중, 애정도 보이지 않는다. 야동의 세계에 사는 남자의 가장 특징적인 요소를 꼽자면 성적 흥분을 표출하는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음경은 곧추서 있지만 - P42

실제 포르노의 ‘판타지‘ 섹스는 사랑을 나누는 행위보다는 성폭력에 가까워 보인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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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10-19 11: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남자들은 그만 말하고 그만 써야 한다! 딩!!동!!!댕!!!!!!! 저도 어제 시작했어요, 부장님!!!
지면 주지마 마이크 주지마. 포르노 없는 감옥에서 뇌좀 헹구고 와!!!

다락방 2022-10-20 09:57   좋아요 2 | URL
휴 헤프너가 플레이보이 만들고 그 뒤로 펜트하우스랑 허슬러 나오면서 여성의 성을 보란듯이 파는게 더 급속화되고 더 극단적이 되고.
어제는 문득 남자들은 문제를 일으키고 여자들은 문제를 해결하려 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플레이보이지 만드는 남자가 있는데 여자들의 문제를 지적하는 여성성의 신화가 쓰이고
디지털성폭력 저지르는데 디지털 성폭력 고발하는 박지현이 나오고.

남자들은 진짜 쓸데없네요. 그만 말하고 그만 써야 돼요, 진짜.

단발머리 2022-10-19 11: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아! 우리가 읽은 책들을 총망라하는 이런 명품 페이퍼라니요! @@ 휘둥그레! 천천히, 천천히 읽습니다.

이성애 연애를 하지 않아도 우리가 포르노세상을 산다는 걸… 우리는 알죠. 이런 모든 끔찍한 일이 돈과 연결된다는것도 참 안타깝고요. 답을 찾아야할텐데요…. 답을…. 흐미…

잠자냥 2022-10-19 14:14   좋아요 2 | URL
˝우아! 우리가.......... (아니 여러분들이) 읽은 책들을 총망라하는 이런 명품 페이퍼라니요.˝ <- 제 말이 바로 그 말입니다.

다락방 2022-10-20 09:59   좋아요 2 | URL
베티 프리단이 그리고 수전 팔루디가 또 다른 페미니스트들이 남자들이 틀린 말과 행동을 할 때마다 그걸 지적해주고 밝혀주는 것 같아요. 한쪽은 헛소리하고 한쪽은 그걸 바로잡고자 하고. 역사는 그런식으로 진행되어 오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문제를 일으키고 또 잘못하는 남자들과 함께 사느라 우리 여자들이 참 고생이 많아요 ㅠㅠ

거리의화가 2022-10-19 12: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는 머리말의 충격이 가장 컸어요! 어찌나 놀랐는지. 재독이시라니 더 힘드실듯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링크해주신 글들도 찬찬히 읽어볼게요^^

다락방 2022-10-20 10:00   좋아요 0 | URL
저는 두번째라 처음이 아니라서 더 괜찮을 줄 알았거든요. 와 너무 힘들더라고요. 세상에, 재독도 힘들다니.
그런 한편 여러분들게 이 책을 같이 읽자고 한게 많이 미안해졌어요. 어휴. 이렇게 힘든 책을 함께 읽자고 했다니. 으, 너무 잔인했다 싶더라고요 ㅠㅠ

잠자냥 2022-10-19 13: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점심 먹으면서 이 글 읽는데도 힘든데(인용 구절마다 왜케 적나라해요;;) 아니 그걸 보고 또 그걸 실제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휴... 인간 대체 무엇.... 곤조 포르노라는 장르(?)가 또 따로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아갑니다....

다락방 2022-10-20 10:01   좋아요 0 | URL
여기 인용된 영상들의 장면들은 아주 진짜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런 영상을 만들어서 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고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웃긴건(안웃김) 그 영상을 보고 후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어요. 너무.. 악이죠. 그냥 악이죠. 잔혹한 성학대 영상을 보고 후기를 나누는 삶을 사는 자기 자신에 대한 어떤 자각도 없겠죠.

점점 더 자극적이 되어가는 포르노 세계에서 이제는 대부분의 포르노가 곤조 포르노화 되었다고 해요 ㅠㅠ

건수하 2022-10-19 1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포르노랜드 읽고 요즘 마음이 너무 추워요..

잠자냥 2022-10-19 14:13   좋아요 2 | URL
어휴, 요즘 이거 읽는 분들 대단하십니다요.....;;

다락방 2022-10-20 10:02   좋아요 1 | URL
힘들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더 힘들어요 ㅠㅠ 여러분에게 같이 읽자고 한 게 미안해질 정도로요 ㅠㅠ

건수하 2022-10-20 17:00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그래도 읽은 제가 좋습니다! ㅎㅎ

건수하 2022-10-20 17:00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아니에요 읽고 나니 읽어서 너무 다행이고 제가 대견하고 (응?) 그렇습니다!

미미 2022-10-19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 글을 프린트해서 정독하고 PC에서도 다시 읽었습니다. 우리가 현재
포르노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말에 아프게 공감합니다. 저는 크롭티가 유행하고
여성들이 자신감있게 노출하는 옷을 입는것에 갈수록 더 당당해지고 있는거라고
1차원적으로 생각했었는데요. 여성들 사이에 유행하는 노출된 스타일이
다름아닌 남성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졌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그리고 아이돌의
관문과도 같은 교복 스타일도, 아이같은 복장들도요.

다락방 2022-10-20 10:04   좋아요 1 | URL
네, 여성들이 아무리 ‘나는 이렇게 해야 기분이 좋아‘라고 말해봣자, 그건 나를 욕망하는 남성들의 시선을 욕망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크롭티와 노출 풀메이크업이 정말 자신을 행복하게 한다면, 혼자 집에 있을 때에도 그렇게 해야 하지만, 그러지는 않잖아요. 어디까지 타인-특히나 성적대상화 시키는 대상-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지요. 저는 페미니즘 책을 읽어가면서 점점 더 화장을 안하게 되었고 이제는 노메이크업으로 다니거든요. 머리도 짧고요. 털도 안깎아요 ㅋㅋㅋ 그런데 이렇게 사니까 세상 편해요. 남자들은 처음부터 이렇게 살았다고 하니 어쩐지 억울하고요. 하아-

얄라알라 2022-10-23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번 느끼지만, 정말 좋은 리뷰를 읽어도
본인이 그 책을 직접 읽고 리뷰를 읽는 것과, 서문만 읽었거나 읽다 말고 리뷰를 접하는 건 천지 차이인것 같습니다.

다락방님께서 2020년 저리 촘촘히, 그리고 격렬하게 분노하면 읽으셨던 책을 2022년 다시 읽으시니

중간 중간 따라오라고 징검다리 많이 놔주실 수 있는 거네요.

<포르노랜드>도 덕분에 진짜 신나게 읽었습니다(오해는 마시어요. 이 주제를 생각해보게 되어 쾌속 읽었습니다.)
감사드려요 다락방님,
여러 인용서 중에서 특히
˝부엌 바닥에 윤을 내면서 불가사의한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도대체 자기는 어떻게 된 여성이란 말인가? ˝ 문장을 접하는 순간, 나는 여태 <여성성의 신화>를 다른 분들 리뷰로만 겉핥기 하고 넘어가왔구나, 현타 왔습니다...

계속 징검다리 타고 걸어가보겠습니다!

다락방 2022-10-25 08:44   좋아요 0 | URL
저도 어제 포르노랜드 완독했습니다. 저 역시도 신나게 읽었어요. 어떤 결의 같은게 막 타오르면서 지금 젊은 여성들이 마주한 세상이 어떤건지 알게 되면서 모르는 것보다 확실히 아는게 낫다, 그래야 갈 길을 정할 수 있다 생각하면서 신나게 읽었습니다. 상세한 포르노 묘사들이 너무 힘들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책을 읽는게 저는 저에게 매우 좋았다고 생각해요. 뭔가 저에게 더 단단한 근육이 생긴 것 같달까요.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얄라알라 님! 그리고 읽느라 고생 하셨고요. 자, 우리는 계속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