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두려운 것은
회색 여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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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개스켈'의 책은 《남과북》을 가지고 있는데 아직 읽진 않았고, 그러나 드라마로 몇해전에 보았기에 그것이 사회의 불공평과 로맨스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안다. 일전에 그 드라마를 보고(영화였나) 엄청 다다다닥 페이퍼를 썼던 기억이 있는데 벌써 오래전의 일이다. 그러니 책으로 엘리자베스 개스켈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흄세 시리즈로는 이디스 워튼에 이어 두번째인데, 이디스 워튼에 대해서라면 와 진짜 글 잘 쓴다 감탄하며 읽었지만, 엘리자베스 개스켈에 대해서라면 글이 좀 늘어진다는 생각을 해 다소 아쉬웠지만 그러나 소설을 읽은 후에 오는 감상에 있어서라면 결코 그 크기가 작지 않다. 그렇다. 내가 대단히 빡쳐있다는 거다. 휴.. 특히 두번째 단편 <마녀 로이스> 읽으면서는 중간중간 한숨을 얼마나 쉬어야 했는지 모른다.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고 나서도 그랬다.



<회색 여인>은  이 남자랑 딱히 결혼하고 싶진 않은데, 아닌것 같은데, 하면서도 가족들과 주변인들의 성화에 못이겨 결혼하는 다소 우유부단한 여주인공이 '아나 셰러'가 등장한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라는 것이 여자가 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하는데 있다고 해도, 지금의 내가 읽는데에야 아나의 성격은 어쩔 수 없이 답답하다. 어쨌든 돈도 많고 잘생기고 누가 봐도 훌륭한 신랑감인 남자였건만, 그 남자가 살인을 저지르는 산적이라는 것을 아나는 알게 되고 아나는 하녀와 함께 남편을 피해 도망을 가게 된다. 남편은 아내를 추적하는데 그 과정에서 아내를 닮은 여자를 죽이기도 하고 아내가 아닌 여자를 죽이게도 된다.


여자가 잘 모르고 결혼했어도 혹은 잘 안다고 생각해 결혼했어도 그 남편이 연쇄살인범이나 강간범인 경우는 일어난다. 스티븐 킹도 자신의 단편 소설에서 남편이 연쇄살인범인 것을 이십년 이상 살게 된 후에 알게 된 여자가 나오고, '레이철 케인'의 소설 《스틸하우스 레이크》에도 알고 보니 남편이 연쇄살인범인 걸 알게 되는 여자가 주인공이다. 사랑하거나 혹은 사랑하지 않았어도 나랑 한동안 함께 살았던 남자가 사람을 죽이는 범죄자라면 그걸 알고 나서도 그 남자랑 계속 사는 게 가능할까? 아마 정체를 알게 된 여자를 죽이게 될 거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사실 이런 상황의 해결책은 무조건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그 연쇄살인범이 다시는 나를 쫓지 못하도록 하는 것일테다. 그런데 어떻게?


《스틸하우스 레이크》에서도 연쇄살인범은 남편이었는데 사람들은 이 아내에게 정말 몰랐을 리가 없다며 계속해 아내를 괴롭힌다. 오히려 연쇄 강간과 살인을 저지르고 감옥에 가있는 남편은 영웅화 되고. 세상의 범죄자들이 남자만 있는 게 아니고 범죄로 인해 목숨을 잃는 게 여자들에게만 일어나는 것도 아니지만, 그러나 분명히 '여자라서' 죽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왜 살인을 저지른 건 남자인데 그 남자의 아내가 도망쳐야 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여자들이 이유 없이 죽어야 될까. '내가 나쁜놈인걸 그 여자가 알고 있으니 그 여자를 죽일 거야' 라는 마음에서 출발해 그 여자랑 닮은 여자를 죽이고 그 여자를 돕는 여자를 죽이고. 여자들은 왜 나쁜 짓을 한 게 아니어도 이렇게 죽어야 될까. 그 과정에서 이 남편과 맞서 싸우는 것은 남편을 두려워하는 여자가 아니라, 그 나쁜놈에게 아내를 잃은 다른 남자이다. 죽는 건 여자인데 싸우는 건 남자인 아이러니. 언제까지 놀림 당하거나 맞거나 죽는 건 여자인데 남자들끼리 싸우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야 할까? 



<마녀 로이스>는 내가 이 단편집을 통해 가장 답답해했던 단편이고 한숨을 많이 쉬어야 했던 단편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던 것처럼 실제 있었던 마녀 재판, 마녀 사냥을 소재로 한 이야기다. 로이스가 마녀로 몰리는 이야기. 이야기의 시작, 어린 로이스는 동네에서 마녀로 몰리고 살해 당하는 여성을 보게 되는데, 그 여성은 로이스에게 '네 아빠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한다. 18세의 로이스를 마녀로 몬 것도 로이스가 함께 지내던 외삼촌네 가족이었고, 그러니 누군가 마녀로 언급되고 사형을 당하기까지 그 마녀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은 없다. 그건 실제로 그녀가 마녀이거나 아니거나와는 별 관계가 없다. 일단 저 사람이 마녀다, 라고 했으면 그 사람은 무조건 죽어 마땅한 것이다. 마녀가 아니라는 본인의 부르짖음은 닿지 않고, 고문을 당하면서 억지 자백만이 남아있으며, 그 자백 후에는 공개 처형이 당연한 수순이었다. 누군가의 한마디 말로 마녀가 되어가는 세상을 다들 어떻게 살아냈을까. 그런 상황에서라면 내가 마녀가 되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을 마녀라고 고발할 수밖에 없었던걸까. 

1692년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하는데, 무고한 사람들을 처형한 후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뉘우치고 반성을 했다고 한다. 그 반성은 그런데 무슨 효과가 있을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없는데. 죽여 놓고 하는 반성엔 얼마만큼의 의미가 있을까.


로이스는 아직 성인이 되기 전 부모를 잃고 외삼촌 댁에 가게 된다. 자신을 따뜻이 맞아줄거란 기대와 달리 외삼촌은 병들어 누워있고 가족들은 로이스를 싸늘하게 대한다. 외삼촌의 아들 머내시는 로이스와 결혼하고 싶다고 한다. 로이스는 머내시를 전혀 좋아하지 않고 결혼하고 싶지도 않아 거절하는데, 아니 이 미친 머내시는 그게 하나님의 뜻이라는거다.


"분명 하나님의 목소리가 내게 말했어. '로이스와 결혼해' 라고. 그래서 내가 답했지. '네, 주님.'"

"하지만 네가 말하는 그 목소리가 내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로이스가 대답했다.

"로이스 곧 듣게 될 거야. 그러면 복종할 거지?"

"아니, 절대 그럴 수 없어!" 로이스가 재빨리 대답했다. "그걸 오래오래 생각하면 꿈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지. 하지만 우격다짐으로 결혼할 수는 없어." -p.145



아 진짜 이 정신나간 놈이. 자기는 신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결혼을 하자고 한다. 그런데 이 상대인 로이스는 그런 목소리를 들은 적이 없을 뿐더러(당연하지 않은가!) 그렇다고 결혼을 그런 식으로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아니 저렇게 세상 미친놈을 만나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자기가 믿는 종교, 자기가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신이 자신에게 그렇게 일렀다는데, 그렇다면 어떻게든 그 뜻을 이루려 하지 않겠는가. 아니나다를까 볼 때마다 목소리 아직 안들렸냐고, 나는 점점 더 확실하게 들린다고 숫제 환영도 본다고 얘기하는거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왜 신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바로 자기 앞에 서있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질 않는거야 세상 꼴통이네 진짜.. 휴.. 

아아, 과거의 여자들이여, 그런 세상을 도대체 어떻게 살아내고 견뎌낸 겁니까. 여자들이여 ㅠㅠ


뭐, 그렇다고 현재에 저런 꼴통들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ㅠㅠ



<늙은 보모 이야기>는 유령이 나오는데, 유령이 왜 나오냐? 유령에게는 다 유령 나름의 사정이 있고 자신의 풀지 못한 한을 담고 한맺힌 공간에 오는 것.. 이 이야기 속에서도 한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자매가 나오는데, 그 남자는 딱히 정착하는 남자는 아니었고 자매들의 마음을 가지고 놀면서 한 쪽 여자에게 임신 시키고 그러나 양육의 책임은 지지 않고 자매들로부터 떠나버린다. 만약 그가 자신의 아이와 그리고 자신의 아이를 낳은 여자에게 책임을 다했다면 죽음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억울함도 끼어들지 않았을 것이며, 엄하게 자매들끼리 싸우거나 가족들의 불화가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왜 잘못은 무책임하게 아이의 아버지가 되지 않으려 한 남자가 저질렀는데 그 후의 고생과 고통과 불화, 죽음은 여자들의 몫일까. 대환장하는 지점인 것이다. 하아. 왜 여자들은 자기 잘못이 아닌데 자꾸 죽냐, 왜... ㅠㅠ


죽지마, 여자들아.. 살자, 어떻게든 살아남자. 

여자들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그러니까 곁에 남자들이 있으면 존재 만으로도 죽음의 대상이 되어버려서, 오래 살기 위해서라면 남자 없는 곳에서 살아야 하는 건가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결혼을 하면 한대로, 결혼을 거부하면 거부한대로, 사랑을 하면 사랑한대로, 다 죽어나가네.. 도대체 어떻게 살라는건지 모르겠다. 


똥같은 세상, 페미사이드로 넘쳐나는 세상. 

아무튼 살자, 살아남자, 여자들이여..


너무 마음이 무겁다. 

너무 무겁다.


엘리자베스 개스켈은 여자로서 살아남기 힘든 세상을 들려준다. 그것이 그녀가 보았던, 그리고 살아냈던 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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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3-31 1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엘리자베스 개스켈과 이디스 워튼의 글에 관한 느낌 저랑 정말 똑같아요! ㅎㅎㅎㅎ전 다락방님과 반대 순서로 읽었기에 (개스켈 먼저 읽음) 이디스 워튼 글에서 더 진짜 잘 쓴다! 뭐 이런 느낌 받았어요.

<마녀 로이스>의 그놈과 그놈 가족들 전부 제가 총살하고 싶었던 심정........ 어휴.. 그놈 엄마도 정말...진짜.. 하......

다락방 2022-04-01 07:44   좋아요 2 | URL
마녀 로이스의 그 엄마로 말하자면 저는 어떤 부분에서는 또 이해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병든 남편을 간호하면서 동시에 먹여 살리는 것도 다 본인의 일이고 그 와중에 그 병든 남편의 친척까지 얹혀살게 되니.. 이 여자도 나름대로 빡치겠구나 싶었어요. 물론 아들에 대한 그 맹목적인 믿음과 사랑은.... 하아
마녀 재판, 마녀 사냥에 대해 숱하게 들어오고 책에서 보기도 했지만 이렇게 소설에서 만나니 너무 답답하고 억울하고 막 미치겠더라고요. 자신의 말 한마디로 다른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것에 대한 그 무게를 왜 모를까 싶고요. 어휴 전 진짜 이 단편 읽으면서 미치는줄 알았어요. 너무 힘들었어요 ㅠㅠ

단발머리 2022-03-31 16: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디스 워튼만 읽어야지... 라고 살포시 마음 먹습니다 ㅎㅎㅎㅎㅎ

다락방 2022-04-01 07:45   좋아요 2 | URL
이디스 워튼이글을 더 잘쓰는데요 유령에 대한건 엘리자베스 개스켈이 좀 더 선명했던 것 같아요. 음, 무섭기도 개스켈이 더 무서웠나... 이디스 워튼은 어쨌든 추천입니다, 단발머리 님!!
 
여성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 - 영화, 페미니즘, 정신분석학, 개정판 여이연문화 3
바바라 크리드 지음, 손희정 옮김 /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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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 이데올로기는 여성이 스스로의 몸에 대해 지닌 자율권을 부인하는 일련의 억압적인 음모들을 통해 여성의 욕망을 통제함으로써 어머니의 힘을 억제하는 기능을 했고, 연장선상에서 모든 여성을 억압했다. 이런 방법들 중에서 가장 폭력적인 것은 가정 폭력, 강간, 그리고 여성 성기의 절단 등이다. 페니 데드만의 다큐멘터리 <의례>에서 그녀는 여성 성기의 절단은 증가 추세에 있고,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750만에서 850만의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추정한다. 성교 시에 위험한 '가시' 혹은 이빨로서의 클리토리스에 대한 두려움이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실행되고 있는 여성 성기 절단이라는 야만적인 관행 뒤에 놓여 있는 이유라고 생각된다(레데러, 1968, 46). 이는 프로이트가 「처녀성의 타부」에서 '여성 할례'로 부적절하게 묘사하고 있다. (할례는 피부의 제거를 의미하지 전체 기관의 제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클리토리스와 음순이 제거당하는 이 관행은 여성 성기에 대한 공포라는 뿌리 깊은 태도를 보여준다. 이는 멀리 퍼져 있는 태도이며, 따라서 '변태성'의 영역에 속해 있다는 식으로 간단히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관행은 또한 여성의 성기 절단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여성의 성기를 이미 거세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 역시 분명히 보여준다. 실제로 그들의 목적이란 거세를 수행하는 것이다. -p.301



생식력과 직결되는 자궁과 월경, 그것의 '없음'에 대한 열등감과 자신이 이미 가진것(페니스)을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여성혐오의 근원. 신체가 다르다는 것, 그러나 가진 것은 잃고 싶지 않고 가지지 못한 것은 갖고 싶은 마음은 나와 다른 상대를 억압하고 비하하고 혐오로 나타난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상대를 낮춘다고 해서 내가 높아지지는 않는다.


어렵지만 재미있게 읽었고 세상 어딘가에서 공포 영화로 여성혐오를 분석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진짜 자지러지게 좋다. 세상은 한 번 살아볼만한 것이고 똑똑한 사람은 내 생각보다 훨씬 많다. 만세! 무엇보다, 완독했다, 만세!!


라캉의 이론에서 페니스를 인간의 완전함의 기호로 구성하고 남근을 상징적 존재로 구성하는 것은 바로 여성의 ‘결핍‘이다. ‘페니스와 남근이 (비록 착각에 불과하지만) 동일하기 때문에 여성은 거세된 것으로 이해된다‘(그로츠, 1990, 116). 남성이 상징게적 질서를 대표할 권리를 상속 받은 반면에 여성이 상징계적 질서 안에서 ‘결핍‘을 상징하게 된 것은 여성이 ‘거세되었기‘ 때문이다. - P210

메두사의 전체 얼굴은 가격할 준비가 된 채로 기다리고 있는 이빨 달린 질의 이미지로 활기차다. - P213

C.D. 댈리는 인간의 발전에 있어 월경의 중요한 역할에 대한 분석에서 모든 터부 중에서 월경에 대한 터부가 가장 악독한 것이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런 현상의 핵심 이유는 여성의 피가 여성 성기에 의해 남성이 먹히거나 거세당할 것이라는 남성의 공포를 강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P214

<더럽혀진>(1985)은 강간-복수 영화의 가장 독특한 예를 보여준다. 강간 피해자였던 한 무리의 여성들이 서로 결속을 다진 뒤, 감옥에서 출옥하여 다시 강간을 저지르는 강간범들을 응징하기로 결정한다. 경찰관과 외과 의사를 포함하는 다양한 직업의 여성들이 이 그룹의 멤버로 참여한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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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3-29 08: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2부가 1부보다 확실히 어려웠어요ㅠㅠ 생각해보면 혐오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공포영화만한 게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질투 또는 열등감 반대로 가진 것을 상실할까봐 겁내는 심리를 왜 혐오감으로 표출할 수 밖에 없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 표현하는 영화의 묘사가 읽는 것만으로도 적나라해서 역시 영화에 도전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ㅜㅜ 하지만 이렇게 접근할 수도 있구나 해서 신선했습니다!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어요^^*

다락방 2022-03-29 08:49   좋아요 3 | URL
저는 언급된 영화중에 <더럽혀진 violated>을 보고 싶은데 검색이 안되더라고요. 또 읽고 싶은 책도 있는데 번역이 안되어 있고요. 내가 원하는걸 읽기 위해서는 더 공부해야겠구나 싶기도 했어요.
저도 언급된 영화들을 볼 수 있을 것 같진 않아요. 생각만 해도 너무 무서워요. 그래도 <캐리>는 읽어보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아마도 거슬리는 점이 많을 것 같긴한데 그건 책을 읽어봐야 알겠지요.
저도 2부가 너무 어려웠어요. 1부는 어려워도 그렇지!! 이러면서 재미있게 읽었는데 2부는 어휴 이게 무슨 말이야.. 하는 지점이 많더라고요. 그리고 <사이코> 영화 줄거리 몰랐는데 읽으면서 줄거리만으로 소름 돋았어요. 으.. 사이코 영화는 사실 좀 궁금하긴한데 도무지 혼자 볼 엄두가 안나네요.

다 읽어서 너무 좋아요. 거리의화가 님,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쟝쟝 2022-03-29 09: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일단 나 완독하고 다시 읽을게요. 오늘 도서관 간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3-29 10:26   좋아요 4 | URL
쟝님은 이 책의 2부를 어렵지 않게 읽어낼 것 같은데 말입니다. 쟝님, 완독을 향하여 화이팅!!

공쟝쟝 2022-03-31 22:16   좋아요 0 | URL
맞아요 ㅋ 저 어렵지 않았어요 ㅋㅋㅋㅋ (쉬운 책은 아니었는 데…) 저 천재 다됐나봐요 ㅠㅠㅠㅠㅠㅠㅠ 미쳤다 나 ㅋㅋㅋ

미미 2022-03-29 10: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들이 앞으로도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저도 번역 안된 여성주의 책들을 종종 발견하는데 영어가 익숙하다면 그런 책들도 원서로 마음껏 읽어볼텐데 하는 아쉬움이 늘 있어요. ㅠㅠ

만세!! 다락방님 완독 수고하셨어요🌹🌹🌹

다락방 2022-03-29 10:28   좋아요 3 | URL
이 책에서 바바라 크리드가 ‘슬래셔 영화에 대한 뛰어난 연구‘ 라고 하는 <그녀의 육체, 그 자신:슬래셔 영화에서의 젠더> 를 꼭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번역.. 안될것 같죠? 페이퍼라도 써야겠네요. 어느 출판사에서든 이걸 번역 좀 해달라고.. 이 책도 번역된다면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로 선정하면 좋을텐데 말예요.

미미 님, 항상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

미미 2022-03-29 10:38   좋아요 2 | URL
그런 시도 자체가 다락방님 너무 멋집니다~♡ 저도 응원할께요!!^^

얄라알라 2022-03-29 10: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분 좋은 단어 ‘완독 완독‘ 축하드립니다!!

다락방 2022-03-29 10:28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이 책 무서워서 밤에는 읽기를 포기했더니 읽는데 너무 오래 걸렸네요. 후훗.

얄라알라 2022-03-29 10:37   좋아요 3 | URL
저도 책 읽다, <오멘>이나 <캐리>같이 유명한 영화는 알아도 생소한 영화가 하도 많아서 얼마나 중간에 샛길로 샜던지....책 읽다 스마트폰 검색 이렇게나 많이 해본 적도 없는 것 같아요 ㅎ

다락방 2022-03-31 08:22   좋아요 1 | URL
저 오멘은 영화로 보기 전에 책으로 읽었거든요. 그 때 세로줄로 된 걸로 읽은 기억이 나는데 고등학생때였고 누군가에게 빌려 읽은 거였어요. 그거 읽고나서 밤에 화장실가기도 얼마나 무섭던지 ㅠㅠ

책읽는나무 2022-03-29 12: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완독의 그 기쁨!!
저도 어서 누려 보고 싶은데 왜 이리 이곳에서 딴짓만 하고 있는지???ㅋㅋㅋ
암튼 수고 많으셨어요.
기쁘게 읽으셨군요^^

다락방 2022-03-31 08:23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도 이제 완독의 기쁨을 누리고 계실테니 좋습니다. 책나무 님, 읽느라 고생하셨어요. 히히.

mini74 2022-03-29 17: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녀의 증거 중 하나가 돌출형 클리토리스 였다고 하던게 생각나에요. 다락방님 완독 축하드리옵니다 ~~

다락방 2022-03-31 08:21   좋아요 1 | URL
어휴 저 지금 읽는 소설책이 마녀재판, 마녀사냥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가슴이 너무 답답하네요. 마녀로 몰렸던 사람들 진짜 억울하고 원통해서 어떡해요. 다른 사람의 말 한마디면 마녀가 되고 말았어요. ㅠㅠ
 
시사IN(시사인) 제758호 : 2022.03.29
시사IN 편집국 지음 / 참언론(잡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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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 산불을 진화하는 소방관들의 기사, 특정 후보에게 투표한 이유, 영화 <벨파스트> 리뷰 들이 좋았다. 김이경의 책 리뷰는 마침 그 책을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 포함하려던 터라 읽는게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박지현 위원장의 인터뷰가 좋았는데, 정치를 시작하기에 앞서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디지털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정치를 시작하면 어떨까, 물었다는 것도 그리고 그들이 모두 응원한다 말해줬다는 것도 인상깊었다. 이 젊은 여성들이 있는한 이 나라가 내 걱정만큼 마냥 바닥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더 응원하고 싶어졌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겠다, 이 여성들에게 나는 힘을 실어주겠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를 알게 되는 가장 흔한 루트가 남성 지인이에요. 남동생, 아는 오빠, 남성 친구로부터 '어떤 사이트에서 너를 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어요. 결국 이 사람도 누군가의 불법 영상을 보러 사이트에 들어간 것이었죠." -p.19 <이것저것 재지 말고 사과하며 정공법으로> 中



아는 여성에게 '너를 어디에서 봤어' 라고 말하는 남성들이 존재하고, 그리고 그것이 잘못됐다, 그러면 안되는거다 라고 말하는 여성들이 공존하는 대한민국이다. 바닥으로 한없이 대한민국을 끌고 떨어지는 부류가 있고 이를 악물고 그걸 끌어올리는 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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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3-28 1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울진 산불이라고 하니...남동생이 그곳에 불 끈다고 일주일동안 동료들과 고생하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상견례를 해야 하는데 동생이 못올 수도 있으니 자기 없어도 상견례 진행하라고...이걸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주말에 비소식이 있었던지라, 늙은 남동생 겨우 참석해서 조용하게 진행했었어요.

기억의집 2022-03-28 23:21   좋아요 2 | URL
남동생분 영웅이시네요!!! 남동생 이번에 결혼 하시나요??

책읽는나무 2022-03-29 09:15   좋아요 0 | URL
어젠 뭔생각으로 다락방님 글에 영~~다른 내용의 댓글을 각각 두 개나 달았었네요?? 약 먹고, 좀 정신이 나갔었나 봅니다ㅋㅋㅋ
울진 산불 그 글자만 눈에 띄었었네요.ㅜㅜ
동생이 동료들과 일하는 얘기들을 들어 보니까, 그동안 알지 못했었던 소방관들의 노고를 좀 더 자세히 듣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동생이 평소엔 엄청 철딱서니 없어 보이는데 일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조금 철 들어 보이기도 하구요. 동생은 늦게 공부해서 늦게 들어갔는데 아직 영웅같은 행동은 하지 않는 것 같아요. 동생의 동료분들은 들어보면 영웅이신 듯 했어요.
아...이런 개인 얘기를 제 서재가 아닌 남의 서재에서...^^;;;;
다락방님 죄송요ㅋㅋㅋ

다락방 2022-03-29 11:44   좋아요 1 | URL
울진 산불 꺼주신 소방관 님이 이렇게 지척에 있었네요. 동생분께 감사한다고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책나무 님.

공쟝쟝 2022-03-28 1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를 어디서 봤....... 와 ..... 죽이고 싶다. 진짜. 죽여 다죽여버려. (월요일 아침부터 또 인류애 재기하고 있다) 여자들아 다 티스 장착하자 ㅋㅋㅋ!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3-29 11:45   좋아요 0 | URL
진짜 다 티스 장착해서 원하지 않는 침범에는 고추를 다 잘라버리고 갈아버리고 내던져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 빡쳐..

기억의집 2022-03-28 23: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불꽃 응원하고 얼굴 드러내는 거 정말 힘든 결정이었을 건데 박지현 위원장 너무 감사하고 무한 응원 할 예정입니다. 피해자분들 어떻게 하면 그들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책읽는나무 2022-03-29 09:23   좋아요 0 | URL
저도 박지현 위원장의 얘기를 다락방님 지난 글에서 알게 되었었는데, 정말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었어요.
뜻이 통하는 지인 언니께 열심히 박지현 위원장 얘기를 하면서 돌아다녔어요. 널리 알리고픈, 알려야 할 사람인 것 같아요.

역으로 남성들한테 너도 어디서 본 거 같다. 라고 말하고 다녀야 하나?? 그런 마음이 생기는 분노가!!!!
참, 어떤 해결책이 진정한 해결책인 걸까요? 이런 세상이 참 안타깝습니다.

다락방 2022-03-29 11:46   좋아요 1 | URL
저도 추적단 불꽃을 언제나 응원하고 박지현 위원장도 응원합니다. 있는 힘껏 응원하고 박지현 위원장의 편에 설거예요. 안그래도 대선 이후로 박지현 위원장에 대한 나쁜 말들을-추적단 불꽃의 업적을 폄하한다거나 박지현 위원장이 버릇없다거나, 학력이 별로라거나 등등- 퍼뜨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끝까지 연대할거에요. 아오 나쁜 새끼들 진짜 ㅠㅠ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6
헤르만 헤세 지음, 임홍배 옮김 / 민음사 / 200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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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면서 나는 안나와 브론스키에 주목했다. 나와 독서 취향이 너무나 다른 한 친구는 레빈(이름 맞나?)의 생활에 재미를 느꼈다. 우리는 서로의 독서 취향이 다른 걸 알았지만 안나 카레니나에 대해서는 함께 이야기할 수 있었다. 서로 다른 취향도 어느 지점에서 만나게 해준다는 것이 고전의 매력이라고, 고전은 바로 그래서 고전인거라고 우리는 얘기햇었다.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읽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래서 고전이구나' 감탄했다. 수도원이라는 소년과 어른 남자들만 있는 환경에서 만난 서로 다른 두 친구가 서로를 동경하고 우정을 쌓고 또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이야기가 뭐 이렇게 재미있을 일이람? 처음 번역된 제목의 '지와 사랑'도 그렇고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도 제목만 들으면 세상 지루할 것 같은데, 게다가 누군가 줄거리를 물어 '수도원에서 만난 두 소년의 우정이야기' 라고 하면 또 진짜 엄청 지루할 것 같은데, 이게 책장을 펼치면 지루함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거다. 와 이래서 고전이구나, 이렇게 재미있다니. 고전을 그동안 읽는다고 열심히 읽었으면서도 나는 제목에서 오는 지루함으로 이 책은 저기 치워두고 있었던거다. 아아, 재미있다. 혹시 나같은 선입견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여러분,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재미있습니다. 진짜 재미있어요.



나르치스는 학문으로 자신을 쌓아가는 사람이다. 그는 그 자리에서 자신이 어떤 길을 가야할지를 알고 수행하는 사람이며, 그 길이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임을 알고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그 길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모두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다른 사람을 관찰하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데에도 능한데, 수도원에 새로 들어온 소년 '골드문트'의 길이 수도원에서 학문을 쌓는데 있지 않음을 금세 파악한다. 그가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억지로 누르고 있다는 것도 알고 그가 수도원 바깥으로 나가 경험하며 자신과는 다른 길로 가야 하는 사람임을 알아본다. 나르치스는 골드문트를 애정하고 골드문트 역시 나르치스에게 의지하지만 그러나 그 둘은 함께한 얼마간의 시간을 두고 각자의 길로 들어간다.



골드문트는 연애가 좋고 섹스가 좋아서 만나는 여자들마다 다 자고 다니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그 여자들을 관찰한다. 몸짓과 몸의 형태와 감정이 드러나는 면면들을 관찰하고 그들 모두를 사랑하며 그 순간들을 눈과 가슴에 담는다. 어떤 여자는 하루만 사랑하고 어떤 여자는 며칠간 사랑하면서 거기에서 뭔가 큰 통찰을 얻는듯 보이고 책에서도 그렇다고 하지만, 사실 이건 외부에서 보면 이여자 저여자 자고 다니는 젊은 놈팽이에 다름 아닌데, 그가 나중에 위대한 작품을 남긴다한들 콘돔없이 여기저기 자고 다녔던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게다가 어느 때에는 한 기사의 집에 머물면서 양쪽으로 기사의 딸자매를 뉘이기도 한다. 입으로는 언니한테 키스하고 손으로는 동생의 몸을 만지는 짓을 저지르는데, 그거 보면서 와 진짜 남자 작가들은 책을 쓰면 지 로망을 어떻게든 실현하려고 하는구나 싶어서 실소가 나왔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책을 통해 쌍둥이 자매랑 함께 지내는 장면을 쓴 적이 있고, 박범신이야 말해 뭐해, 칠십대 근육질 노인을 동경하는 미성년자 그려내지 않았던가. 펜을 쥐고 쓰는 자의 마음이라지만 골드문트가 자매들하고 한 침대에 눕는 건 진짜 어이가 없었다. 으휴 징그러운 인간들 같으니라고.


게다가 콘돔도 쓰지 않고 피임도 하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그는 그냥 그 날 마주쳐도 섹스하고 오래 공들였다 섹스하고 섹스하고 섹스하고 섹스하고 그 와중에 어떤 여성은 나 임신한 것 같다고 말하는데, 사실 그 여자만 그랬을까. 그가 섹스하고 떠나온 많은 길에 분명 아버지 없는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이 여럿이었을거다. 그러나 골드문트는 흑사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죽음을 떠올리고 수시로 나르치스를 그리워하고 또 가슴 깊이 간직한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이 모든것들을 형상화할 예술을 갈망하고 창작에 대한 욕망에 불을 지피면서도 '내가 지나온 자리에 아이 없는 아버지가 생겼을것이다'에 대한 생각은 한순간도 해보지 않는다. 


그렇게 몇 년을, 아주 오랜 시간을 방황하고 방황하고 그러다 추울 때는 누군가의 집에 신세를 지면서, 노동을 하지도 않으면서 먹고 살 수 있다니 골드문트는 운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종일관 잘생겼다는 묘사가 나오는데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백인 소년 그리고 백인 청년은 노동하지 않아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으며 심지어 애인을 만드는데에도 아무런 지장은 없는것 같다. 게다가 너무나 쉽게 백작의 애첩과도 섹스한다. 자신의 몸에 장애를 가진 한 여성은 '내가 건강했다면 니가 다른 여자랑 자러 가지 않았을텐데'하며 그를 향한 마음에 괴로워한다. 모든 여자들은 골드문트를 사랑해 둠칫두둠칫. 오래 방황하고 길에서 떠도는 남자랑 쉽게 자는 여자들에 대해서도 나는 참 거시기했던게, 일단 그의 몸이 청결한 상태가 아니었고 어디에서 누구랑 자고 어떻게 성병을 옮기고 다닐지 모르는데 어째서 왜때문에...


그만두자. 나는 골드문트와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지금, 여기를 사는 사람이다. 지금은 2022년 3월이고 곧 봄이 올 것이며 스맛폰을 사용하는 시대이고 나는 이십년이상 노동을 한 대한민국의 여자사람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재회한다. 이 책의 백미는 이들이 재회한 뒤부터라고 나는 생각한다. 골드문트는 '다만 그가 느낄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어딘가로 가는 길 위에 있다는 사실뿐'(p.163) 이라고 한것처럼 어딘가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나아갔고 그러다 나르치스와 재회한 것이다. 나르치스는 골드문트가 길에서 방황하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사랑과 죽음과 그리고 살인을 마주하는 동안 수도원장이 되어 있었다. 나르치스는 나르치스대로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대로 간 것이었다. 골드문트는 나르치스가 마련해준 작업실에서 조각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가 만들어낸 것은 예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보기에도 감동을 느낄만큼 아름답고 대단한 것이었다. 골드문트는 자신이 그동안 걸어온 길이, 겪어온 모든 것들이,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들이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한 것이라 말한다. 이때 나르치스가 자신이 공부한 학문과 이성에 대해 얘기하고 골드문트가 상상과 예술에 대해 얘기하는데 그 장면이 진짜 기가 막히게 좋다. 그 과정에서 이 책을 읽는 나는 어디쯤에 있나를 자꾸 되묻게 된다. 나는 어디쯤에 있을까?



책을 읽기 전에는 '경험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나, 여행하는 나는 골드문트에 가까울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누군가를 만나면서 헤어지면서 그리고 낯선곳에 가보고 또 낯선 일들을 경험하면서 그때마다 배우고 느끼는 게 있다고 생각하고 그러므로 골드문트가 아닐까 했던거다. 그러나 나르치스의 삶을 가만 보노라면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계속해서 공부하고 타인을 관찰하며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보는 면면들에서는 나는 나르치스와 닮지 않았나 했다. 나르치스는 물리적으로 이동하진 않지만 정신적으로 계속 나아갔던 사람이고 골드문트는 계속 나아가기 위해 물리적으로 움직여야 했던 사람이다. 나르치스는 정착해서 성장하고 골드문트는 방황하며 성장한다. 그는 정착할줄 모르고 정착할라치면 좀이 쑤시는 사람이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가 정착과 방황의 극과 극에 서있다면 나는 그 중간 어디쯤에 있을텐데, 곰곰 생각해보면 나르치스 쪽에 더 가깝지 않나 싶다. 나도 훌쩍 떠나고 싶고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거기에서 배우는 바가 있지만, 그러나 나는 반드시 돌아오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떠날 수 있는 이유는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걸 분명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떠나는 것만큼이나 돌아오는 것을 갈망하고 떠나는 것만큼이나 돌아가는 것에도 설레인다.



나르치스는 수도원장이 되었고 골드문트는 다시 없을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었다. 거기에는 그들 모두의 그간의 시간과 경험과 학문이 고스란히 쌓여있다. 그리고 골드문트는 자신이 지금 여기에 이르기까지 그 절반은 나르치스에게 잘 보이려고 했던 일이라고 말한다. 진짜 자지러지게 좋은 부분이다. 사실 나는 이 소설이 여자를 성적으로 대상화시키고 도구화시킨다고 생각하고 그 모든 여자들과 사랑하고 섹스하고 인생을 배워놓고 그들을 그저 소모품 취급한다고 생각한다. 골드문트가 그동안 만나온 그 수많은 여자들을 골드문트는 '여성' 외에 다른 걸로 생각하진 않는 것 같다. 학문을 하는 것도 성장을 하는 것도 그 여성들의 몫은 아니었다. 작품속 여성들은 사랑만 갈구한다. 이것은 1930년에 쓰여진 작품이 가지는 어쩔 수 없는 '지금의 내가 보는' 이 작품의 한계일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각자의 이유로 누군가를 도구화 삼기도 했을 것이다. 나 역시 이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고. 


그런 사건들과 그런 시간들을 거쳐 돌고돌아 결국 잘 보이고 싶었던 한 사람에게 간다는 것, 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지금까지의 삶을 살아왔다는 것은 가장 소박한듯 하면서도 그러나 가장 큰 동력이 되는 것 같다. 어쩌면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누군가 한 명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살아가는건 아닐까. 



나르치스, 내 인생의 절반은 자네한테 잘 보이려고 했던 일들이었네. 자네도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자네가 나한테 말하리라고는 한 번도 기대한 적이 없었다네. 자네는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니까. 그런데 이제 자네는 나를 사랑했다고말했네. 나한테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바로 이 순간에, 방랑도 자유도, 세상도 여자들도 모두 나를 곤경에 버려두고 있는 바로 이 순간에 말일세. 자네의 말을 받아들이겠네. 고맙네. -p.471



두 소년을 만나 그들의 여정을 따라가는 것도 재미있지만 그들이 훗날 다시 만나 각자의 삶과 이상에 대해 얘기할 때는 묵직한 감동이 찾아온다. 어른이 된 그들의 대화 부분은 다시 읽어봐도 좋을것 같다. 고전의 참재미가 이 책안에 있다.




그렇게 몇 년 동안은 얌전하게 절도 있는 생활을 했지만 그녀는 다시 예전에 춤추던 시절의 기질이 되살아나서 아버지의 근심을 사고 남자들을 유혹했다는 것이었다. 몇 날 몇 주씩 집을 비우기도 했고, 마녀라는 소문에 휩싸이기도 했으며, 남편이 몇 차례나 다시데려와서 곁에 붙들어두었지만 결국 영영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고도 한동안은 그녀에 관한 소문이 들려왔다. 그 고약한 소문은 마치 별똥별의 꼬리처럼 깜박이다가 완전히 사그라들었다. 남편은 그녀가 안겨준 불안과 경악, 치욕과 지울 수 없는 충격 속에서 몇 해를 보내다가서서히 회복되었다. 잘못되고 만 부인 대신에 이제 그는 귀여운 아들을 키우는 데에 마음을 쏟았다. 아들의 용모는 어머니를 빼어닮았다. 아버지는 한을 삭이지 못한 채 억지 신앙에 빠져들어 골드문트에게 어머니의 죄를 씻으려면 평생을 하느님께 바쳐야 한다는 믿음을 키워주었던 것이다. - P92

골드문트의 아버지가 잃어버린 아내에 관해 곧잘 이야기하는 내용은 대충 이런 것이었다. 그는 이런 이야기를 내켜하지는 않았지만, 골드문트를 수도원에 맡기면서 수도원장에게 대강의 암시를 주었다. 그리고 이 끔찍한 전설 같은 이야기가 아들이 어머니에 관해 알고 있는 전부이기도했다. 그렇지만 골드문트는 그런 이야기를 의식 한켠으로 밀쳐내고 거의 잊어버리도록 교육을 받아왔었다. 그런데 그는 어머니의 진짜 모습도 까맣게 망각하고 상실해 버렸다. 어머니의 진짜 모습은 전혀 달랐다. - P92

그의 배움은 계속되었다. 그가 단기간에 배운 것은 수많은 부류의 사랑과 사랑의 기술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수많은 애인들의 경험을 받아들이기만 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는 또한 여자들을 그들의 다양한 성향에 따라 관찰하고 느끼고 접촉하고 냄새 맡게 되었다. 그는 갖가지 부류의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는 섬세한 귀를 갖게 되었으며, 상당수의 여자들에게서는 목소리의 울림만 듣고도 그들이 지닌 사랑의 능력이 어느 정도이며 어떤 성향인가를 어김없이 알아맞힐 수 있게 되었다. 갈수록 새로운 황홀감을 느끼면서 그는 머리를 목덜미에 기대거나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결을 쓸어올리거나 또 무릎뼈를 움직일 수 있는 온갖 다양한 방법을 관찰하게 되었다. 그는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도 섬세하게 감식하는 손가락을 가지고서 어떤 여자의 머리칼이 다른 여자의 머리칼과 어떻게 다르며 또 어떤 여자의 살결과 솜털이 다른 여자의 그것과 어떻게 다른가를 알게 되었다. - P162

그는 바로 여기에 방랑 생활의 의미가 있다는 것, 즉 어쩌면 이처럼 식별과 구분의 능력을 갈수록 더 섬세하고 다양하게 그리고 깊이 있게 터득하고 단련하기 위해 한 여자로부터 다른 여자한테로 떠밀려다닌다는 것을 진작부터 직감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런방랑이 그의 운명인지도 몰랐다. - P162

마치 상당수의 음악가들이 한 가지 악기만 다룰 줄 아는 게 아니라 셋, 넷, 혹은 - 그 이상의 많은 악기를 다루듯이, 완벽의 경지에 이를 때까지 여자들과 사랑을 온갖 방식으로 그리고 수없이 다양하게 겪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물론 이런 경험이 무엇에 도움이 되고 또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그 자신도 알 수 없었다. 다만 그가 느낄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어딘가로 가는 길 위에 있다는 사실뿐이었다. 그에게 비록 라틴어나 논리학을 공부할 능력이 있다고는 해도 놀라울 만큼 비범한 재능을 타고나지는 않은 반면, 사랑의 문제 혹은 여자들과의 유희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 문제는 힘들이지 않고 익혔으며, 아무것도 잊어버리지 않았고 경험들이 저절로 축적되고 정돈되었던 것이다. - P162

한번은 골드문트가 그렇게 의도적인 속셈을 가지고 사람들한테 접근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응수하면서, 자기는 비록 그런 재주가 없지만 친절하게 부탁을 해서 손님으로서의 권리를 누리지 못한 적은 거의 없었다고 말하자 키다리 빅토르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래, 골드문트, 너는 그렇게 해도 통할지 모르지. 너는 너무나 젊고 잘생긴 데다 정말 순진해 보이니 그런 외모가 훌륭한 숙박권이 될 수 있단 말이야. 여자들한테는 호감을 주고, 남자들은 이 친구는 정말 순진무구하니까 아무한테도 나쁜 짓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거든. 하지만 보라구. 사람이란 나이를 먹게 마련이고, 동안(童顔)에도 언젠가는 수염이 나고 주름이 생기고 바지에도 구멍이 나게 마련이지. 그러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환영받지 못하는 추한 손님이 되고 말지. 그리고 눈에는 젊음과 순진함 대신에 허기진 기색만 드러나거든. 그렇게 되면 마음이 모질어지고 이 세상에서 뭔가를 배울 수밖에 없게 된단 말이야. - P210

그렇게 되면 마음이 모질어지고 이 세상에서 뭔가를 배울 수밖에 없게 된단 말이야.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두엄더미에드러누워야 하고, 개들이 오줌을 갈긴단 말이야.」 - P210

산모가 신음소리를 내며 얼굴을 찡그리는 모습은 얼마나 신기했던가! 동료 빅토르가 고꾸라지면서 너무나 조용히, 너무나 빨리 피를 흘리는 모습은 또 얼마나 신기했던가! 그 자신은 또 어떠했던가, 굶주린 나날에는 죽음이 주위에서 기회를 엿보는 것이 느껴지지 않았던가! 굶주림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던가! 얼마나 추위에 떨고 또 떨었던가! 그리고 어떻게 맞서 싸웠던가! 죽음의 콧잔등을 후려갈기고, 엄청난 죽음의 불안과 격렬한 쾌감을 느끼며 저항하지 않았던가! 도무지 이보다 더 엄청난 일은 겪을 성싶지 않았다. 아마도 나르치스와는 이런 체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그 밖에는 누구와도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았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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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3-16 0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침부터 나한테 왜 그래요. 참 ㅅㅅ 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 하네요.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3-16 09:3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그런게 아니라 골드문트가 그런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섹스섹스섹스섹스 왜 말을 못해요 잠자냥 님. 섹스를 왜 섹스라고 못해, 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3-16 09:39   좋아요 1 | URL
회사라 차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3-16 0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주 예전에 읽었는데 제가 읽었던 책이 이 책이 맞나 싶네요.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삶을 움직이는 강력한 동기라는 다락방님 의견에 극공감합니다. 저도 그런 경험 있다지요. 🤭🤭🤭

다락방 2022-03-16 09:42   좋아요 2 | URL
다들 오래전에 읽은 고전을 저는 이렇게 뒤늦게 읽고 재미있다고 호들갑이네요 ㅋㅋ 그런데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수도원의 두 소년이라니, 너무 지루할 것 같지 않나요? 그런데 이렇게 재미있다니. 크- 역시 고전은 달리 고전이 아닌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삶의 동력이라고 저는 스스로 그렇게 깨달았던 적은 없는 것 같은데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아오긴 한 것 같거든요. 책은 이렇게 제가 미처 정리하지 못한 제 마음을 정리해주는 것 같아요. 그런 경험, 소중한 경험입니다, 단발머리님. 우리 앞으로도 잘 살아봅시다!

잠자냥 2022-03-16 09:3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중학생 때 <지와 사랑> 읽고 독후감 써내서 전교 최우수상 받은 기억이 있는 저에겐 좀 남다른 책인데요, 서른 넘어 다시 읽으니 골드문트는 정말 어떻게 보면 몹쓸 놈이더라고요. 그럼에도 다락방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 책의 묘미는 나르치스와 골드문트가 나중에 다시 만나서 각자의 삶과 이상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사실 중학생 때 읽을 때 골드문트의 여성편력 부분은 특별히 정독했습니다. 약간 야릇한 기분에 휩싸여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3-16 09:46   좋아요 5 | URL
세상에, 중학생 때 지와 사랑을 읽으셨다니. 몹시 조숙한 중학생이었네요. 크- 저는 지와 사랑 이라니 너무 진짜 재미없는 책제목이지 않아요? ㅋㅋ 읽을 생각을 전혀 안한 책이었어요. 그리고 지와 사랑이 뭐야, 지와 애.. 라고 해야 맞는거 아니에요? (이런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님 될성부른 나무였네요. 중학생 때 독후감 전교 최우수상이라니.. 멋져. 어릴때부터 잘썼던 사람. 태어나면서부터 독후감 썼던거 아녜요? >.<

나르치스와 골드문트가 나중에 만나 대화하는 마지막 장면은 진짜 좋더라고요, 잠자냥 님. 그 대화를 나누기 위해 그 과거의 시간들이 있었던거겠죠. 사람은 어떤 포지션이든 소중한 누군가로 인해 살아가기 마련인가봅니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어요.

사실 저도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때 읽었다면 그 약간 야릇한 기분.....으로 읽었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3-16 10:04   좋아요 1 | URL
아니 독후감 쓰면서 태어나는 상상하니까 뿜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사실 어린시절에 야릇한 재미때문에 읽은 고전 좀 많지 않아요?(엄마만 모를 뿐ㅋㅋㅋㅋ)
대표 사례 <채털리 부인> 근데 골드문트 여성편력이 더 야릇함 ㅋ

다락방 2022-03-16 10:22   좋아요 2 | URL
저는 채털리부인 20대에 읽었는데 서로 성기에 이름 붙여주는 거 보고 대충격 받았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2-03-16 11:35   좋아요 2 | URL
야릇한 상상 하느라 읽은 책 가운데 백미는 역시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 아닐까 싶은데요?
<북회귀선>은 외설 맞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야릇하게 찌르르하지 않고요 그냥 곧바로, 아이고 얘기 못허겄네.

다락방 2022-03-16 11:4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북회귀선은 책방에서 빌려다가 후다닥 넘기며 야한 부분만 골라 읽으려고 시도했던 기억이 나네요. 성공하진 못한 것 같아요. 뭔 내용을 알아야 그런 부분을 골라읽죠. 저 꼬꼬마 때도 그 소설 야하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3-19 00:41   좋아요 1 | URL
댓글이 뜨겁네요... ... 금요일 밤입니다... 나는 혼자인데...

Falstaff 2022-03-16 11:1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 서평 잘 읽었습니다. 역시 다락방님!
전 하도 오래 전에 읽어서 그런지 골드문트가 저 지랄을 하고 다녔다는 것도 다락방님 글을 읽어보고야 아하, 그랬지, 맞아, 이럴 정도였습니다. 잠자냥 님이 저번에 이 여자, 저 여자 경험한다고 해서 그냥 그러려니(한편으로는 아이고 부러워!) 했는데 이제 보니 그야말로 난리였군요!
다락방님의 4별은 무책임하게 자고 다니는 것 때문에 좀 야박하게 주신 것도 같고, 아무래도 스물다섯 살 다락방 님한테는 조금 과하게 낭만적이라서 그랬던 것도 같네요. 역시 헤세는 십대에 읽어줘야 껌벅 넘어가지 않나 싶습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2-03-16 11:39   좋아요 6 | URL
골드문트 님,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렇게 쓰니까 마치 이 책을 골드문트 님이 쓰신 것 같네요 ㅎㅎ)
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의 제가 읽기에는 다섯이 후하다고 생각하게 되네요. 과하게 낭만적이라는 표현은 틀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십대에 읽었다면, 사실 저는 음.. 뒷부분의 어른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의 대화를 잘 이해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어요. 저는 그 부분을 지금 읽어서 너무 좋았거든요. 아 고전 읽는 거 너무 재미있어요. 고전 짱입니다 진짜!! ㅋㅋㅋㅋㅋ

mini74 2022-03-16 14: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헤르만 헤세 책이 중학교때 필독서 목록이았다는게 이해가지 않는 ㅠㅠ 저는 중3때 개폼 잡으며 크놀프 삶으로부터 세 이야기 독후감 썼는데 제출도 하기전에 언니한테 걸려서 ㅠㅠ 개망신을 당한 기억이 납니다. 막 한자도 좀 섞고 ㅋㅋㅋ 넘 부끄러운 글. 우리나란 독서조차 너무 선행하는 거 같아요.

다락방 2022-03-16 14:52   좋아요 3 | URL
저는 어른이 되어 고전을 읽으면서 이걸 어릴 때 읽어서 뭘 어쩌라는가 싶더라고요. 어른이 되어야 비로소 이해되는게 있는데 말입니다. 미니님 말씀대로 우리가 독서를 너무 선행하려는 것 같아요. 그러니 독서에 재미를 느낄 수 없는거 아닐까요. 물론 아주 똑똑한 사람들은 아이때도 고전을 읽고 고전의 참재미 느끼기도 하더라고요. 저는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 읽다가 유시민이 죄와벌을 고딩때 읽고 너무 재미있어 했다는걸 알게 되면서, 아, 똑똑한 사람은 다르구나.. 했습니다. 하하하하하.

Forgettable. 2022-03-17 1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 현실과 이상은 언제나 내 갈등과 우울의 원인이었다.
난 나르치스처럼 살지도 않을테고, 골드문트처럼 살 수도 없기 때문에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내 꿈을 자극했다.
내 마음 속의 갈등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펼쳐져서 읽는 내내 슬프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했다.”
라고 2008년에 남겨 두었네요 ㅎㅎㅎ

지와 사랑이었다니 탁월하면서도 지루한 제목 ㅋㅋ 저도 엄청 좋아했는데 기억이 하나도 안나니 참 다시 읽어야겠어요.

다락방 2022-03-17 15:17   좋아요 3 | URL
저는 아주 재미있게 읽고 마지막 그들의 대화가 참 좋았는데 이걸 어릴 때 읽으면 제가 그만큼 감동받을 수 있었을까 싶더라고요. 저는 만약 이걸 좀 더 어릴때 읽었다면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ㅇ
뽀는 2008년에 읽었다니, 완전 꼬꼬마 때 읽었네요. 애긔애긔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3-19 0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오 너무 잼써!!ㅋㅋㅋ 제가 이거 읽고 이렇게 유튜브에 썼던거 같은데?.. 나&골 두분 사랑 영원히...*
전 다락방님이 골드문트과일거라고 생각했는 데, 의외로 나르치스 쪽이라고 해서 좀 신기하기도 하고..... 그런데 또 저는 요즘 제 안에 골드문트를 발견하는 중이고요? (아, 막 자고다닌다는 뜻은 아니고요... ㅋㅋㅋ저 다 끊었어요? 응? 아무도 안궁금해..ㅋㅋ 모험심?)

다락방 2022-03-21 11:34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온갖 여자랑 사랑해놓고 결국 돌아가는 건 나르치스.. 인생 뭐 이래요? ㅋㅋㅋ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의 사랑 뽀에벌~ 역시 사람은 누구를 사랑하는지를 분명히 알아야 하는것 같아요. 그걸 모르니까 자꾸 방황한다. 그렇지만 방황이 또 인생의 묘미가 아니던가..

저는 우리 인간의 마음 속에는 저마다의 나르치스와 저마다의 골드문트가 있고 그것들이 자기만의 비율로 섞여서 발현된다고 생각하비다. 저는 골드문트 이 자식에게 여자들이 모두 빠져드는게 너무 싫어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도 다 끊었어요!!! (뭘?)

공쟝쟝 2022-03-21 12:18   좋아요 1 | URL
천하의 잡놈 골드문트 라고 외쳤다가 갑자기 알라딘의 골드문트님이 떠올랐는데…. 네?
저 끊은 거 겠죠? 왠지 탈락된 것 같아… 응?

다락방 2022-03-21 13:44   좋아요 2 | URL
일단 우리 끊은거야. 근데... 요즘 연애소설 읽는데 남주가 근육질이라서 .. 아 지금 복잡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3-21 15:24   좋아요 1 | URL
아 근육 집착 진짜.. 그 버릇을 고치…지말자… 난 주말에 본 드라마의 남주혁 얼굴이 안잊히네 …(얼빠..)

다락방 2022-03-21 15:26   좋아요 1 | URL
왜 다들 그렇게 남주혁에 난리지? ㅋㅋ 오늘 아침에도 수연님과 단발님이 남주혁 좋다고 그러시던데 쟝님이 또 그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 남주혁 안좋지롱~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나는 지금 외국배우 등근육 보고 정신줄 놓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끊을 수 있을까? ㅜㅜ

공쟝쟝 2022-03-21 15:28   좋아요 0 | URL
있어 그런게 눈물 그렁하면 마음 녹아내리는 무언가가 있다고 ㅋㅋㅋㅋㅋㅋ 알아요 다락방님 취향은 더뤼섹싀 전완근 이두근 광배근(??) 응?? … 끊어야하는 데 ㅋㅋㅋ 참 저 티스 봤어요 ㅋㅋㅋㅋ 아프겠더라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3-21 15:3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프겠더라‘ 가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졸라 아프겠더라‘ 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3-21 15:36   좋아요 1 | URL
웅… ㅋㅋㅋㅋㅋ 졸라….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앍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락방님이 빵터졋다니까 ㅋㅋㅋ 같이 빵터지넼ㅋㅋㅋㅋㅋ? 많이 졸라 많이 아프겟더라 ㅋㅋㅋ 그러게 *을 아무데나…

얄라알라 2022-04-09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에도 당선작에 당근 다락방님 글
페이퍼와 리뷰,
따블로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다락방님 서재에만 들어오면 ㅋㅋㅋ왤케 즐거워지는지요. 범접, 흉내 불가 케미이십니다

얄라알라 2022-04-09 0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서재 단골인데, 저는 왜 이 글을 놓쳤던 걸까요?^^:; 선정 축하드리러 왔다가 잘 읽고 갑니다^^
다락방님 닉넴 지우고 올린 후, ‘누구 작품?‘ 요렇게 물어도 플친님들 찾으실 것 같아요. 뭐가 시그니처인거지?^^ 생각해봅니다.


저는 <지와 사랑>일 때 읽었는데, 제목이 어느 시점엔가 다르게 번역되었나보네요. 2022년 3월, 스맛폰 쓰시는 다락방님 시점에서 본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너무 재밌습니다!

또 한 번 축하드려요

새파랑 2022-04-09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작가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 작가의 리뷰는 역시 다르고 뭔가 쎄네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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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분류학자이다. 스탠포드 대학에서는 그를 기리고 있을만큼 수많은 종류의 물고기들을 새로 발견해내고 이름 붙인 사람이 그다. 어릴적부터 이름모를 작은 꽃에도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다. 이 책의 저자 '룰루 밀러'는 혼돈에 대처하는 그의 자세를 우연히 알고 강한 인상을 받으면서 그가 궁금해진다. 그렇게 그의 회고록을 읽는다. 


데이비드가 자신의 커리어를 찬찬히 쌓아가는 일이 당연히 그 회고록에서 보여진다. 교수가 되고 학장이 되고 아내를 얻고 결혼을 하는 시간의 흐름과 삶. 그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물고기들을 잡고 이름을 붙여야 하기 때문에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지 않다. 첫 아이가 아직 열살도 되지 않았을 때 아내가 병으로 죽고 그러자 데이비드는 2년도 안되어 제자 한 명과 재혼한다. 새로운 아내는 아직 스무살이 되지 않았고, 열살이 된 데이비드의 큰 딸과 동생을 기숙학교로 보내버린다. 그리고 남편이 떠나는 모든 연구를 위한 여행에 동행할 것을 선언한다. 아내로서 남편의 여행에 동행하는 것이야 뭐 그리 대수겠냐마는, 나는 전아내로부터 낳은 이 어린아이들을 기숙학교에 넣고는 새로운 젊은 아내와 세계를 돌아다니는 데이비드가 싫었다. 처음 룰루 밀러가 그의 혼돈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언급했을 때에는 오, 대단한 사람인데?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해결하는 사람이군, 좋아, 라고 생각해서 흐름을 좇아 읽다가 그가 어린 아이들을 기숙학교에 넣고 아내와 돌아다니는 걸 읽노라니 이 데이비드란 남자가 싫었다. 룰루 밀러는 데이비드에게 매력을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닌데? 나는 이 남자 싫은데? 


얼마전에 본 데이비드 포스터의 다큐도 떠올랐다. 왜 어마어마한 업적을 남기거나 천재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사생활이 이모양일까. 그래야만 업적을 남길수 있나? 왜 어린 자식들을 이렇게 방치하는거지? 나는 싫었다. 위대한 업적을 남겨 그 사람이 후대에 이름을 널리 알릴지언정, 이런식의 사생활로 주변의 약자들에게 상처를 입힌다는 것, 불행한 어린시절을 기억으로 남긴다는 것이 싫었다. 세상이란 그렇지만 결국은 약자와 사소한 일들에 신경쓰는 사람들 때문에 유지되는 건 아닐까. 나는 위대한 업적을 좇는 사람보다는 주변 사람들을 버려두지 않는, 특히나 어린아이들을 버려두지 않는 사람들 쪽이 더 좋아. 나는 그들의 가치를 믿어.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이 책을 계속 더 읽어야 하는걸까 고민하게 됐다. 다른 사람의 관심의 대상이 나의 관심의 대상과 일치하지 않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데, 그런데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가진 사람이 영 내가 좋아할만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런것 역시 어쩔 수 없지 않나. 내가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룰루 밀러가 파고드는 사람이 영 내가 보기엔 별로인데, 그런데 읽어야 할까? 룰루 밀러는 이런 거는 개의치 않는건가? 룰루 밀러에게는 그가 얼마나 위대한 분류학자인지만 중요한건가? 나는 룰루 밀러까지 별로가 되려고 했다. 그렇게 책의 중간이 되기전까지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하나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 책에 대한 호평을 숱하게 들어온터라 어쩌면 이 책을 안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유일할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도 했다. 그만 읽고 '나는 별로' 라고 평을 쓸까, 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그러나 나는 계속 읽기로 한다. 이 데이비드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아이들을 방치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선행을 한 사람인가? 나는 이 책의 앞으로의 전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면서 계속 읽는다. 그리고 중간에 뭐야, 하고 소름끼치게 이 책이 미스테리 소설같아짐에 놀라고, 아니 그래서.. 이건 지금 뭐가 어떻게 되는거지..하는 가운데 룰루 밀러가 끌고가는 대로 이끌리고야 만다. 그리고 룰루 밀러가 말하는 결말에 이르게 되면, 눈물을 펑펑 쏟는다. 아이고야, 이런 얘기를 어떻게 이렇게 진행해요, 하고 울게 된다. 아침에 읽어도 울게 되고 다시 떠올려도 울게 된다. 아니, 룰루 밀러, 이 사람 진짜 뭐지. 글 쓰기 위해 태어난 천재인가. 이 이야기를 이렇게 시작해서 이렇게 끝내기 위해 머릿속에 큰 그림 그려둔건가, 아니면 펜에 몸을 맡겼더니 둠칫 두둠칫 이렇게 되었나. 



이 책의 중간 이후부터를 말하는 것은 이 책의 스포일러가 된다. 아마도 그래서 이 책을 대단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어떤 결말에 대한 것인지를 말하지 않는 것같다. 나부터도 그렇다. 이 감동은, 모르는채로 룰루 밀러가 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좇아가며 들었을 때 나를 집어던진다. 단언컨대, 이 책을 읽게 될 모든 사람들은, 그 누구도 예외없이, 이야기가 이렇게 흐를 줄은 몰랐을 것이다.



책의 앞부분, 룰루 밀러가 어린 시절 인생의 의미에 대해 아버지에게 물었을 때, 아버지가 아무 의미도 없다고, 그 어린 룰루 밀러에게 너는 개미 한마리보다 가치가 없다고 말해주었을 때, 그래서 어린 룰루 밀러가 그렇다면 우리는 왜 살고 있는거야? 고민하는 걸 보면서, 나는 보부아르의 책을 건네주고 싶었다. 아니야, 그런거 아니야, 우리가 살아가는 건 그대로의 의미가 있어. 보부아르는 말했지. 우리가 스키를 타고 내려오기 위해 저 위로 오르는 것은, 그걸 타고 내려오기 위한 목표가 있는 행동이라고, 내려올 걸 뭐하러 올라가, 라는 냉소는 필요치 않다고, 그런 냉소는 냉소가의 몫이지 스키를 타기로 한 사람이 결정한것이 아니라고. 그런 이야기들이 가득 담긴 보부아르의 [모든 사람은 혼자다]를 건네주고 싶었다. 아니, 의미가 없지 않아, 우리가 무얼 하고자 하고 그 결말에 이르기 위해 과정을 거쳐내는 것들은 그것 나름대로의 종합적 의미가 있어,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인생은 허무한 것이 아니라고, 우리의 삶은 그렇게 공허한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룰루 밀러는 스스로 깨닫는다. 이 책 한 권을 얘기하면서 의문을 갖고 의심을 하고 그리고 나름의 결론을 내린다. 내가 괜히, 그런 룰루 밀러에게 오지랖을 부릴 뻔 했어. 나는 진짜 내 오지랖 고쳐야 돼 증말. 



책을 읽기 전에도 왜 제목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지 궁금했는데, 책을 읽으면서도 도대체 이 제목은 왜인가, 했다. 아마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러나 책을 다 읽어갈 쯤이면 이 책 제목이 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인지 알게될 것이고, 그리고 큰 소리로 외치고 싶어질 것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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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3-01 1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오늘 출근하신 줄 알았어요. 다부장님을 휴일에도 컴터 켜고 글 쓰게 만드는 책이군요. 꼭 읽어보겠삼!

다락방 2022-03-01 15:30   좋아요 2 | URL
네네, 꼭 읽어보세요 잠자냥 님.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ㅎㅎ

바람돌이 2022-03-01 11: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닛 정말 이렇게 쓰시면 너무 궁금해서 책을 안읽을수가 없잖아요. ㅎㅎ

다락방 2022-03-01 15:31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 님, 이 책 읽어보세요. 두껍지도 않아서 금세 읽으실 거예요. 그리고 분명 놀라워하실 겁니다!

새파랑 2022-03-01 11: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고기는 없나요? 이 책 이작가님의 세번째 책에 소개되겠군요 ^^ 저도 갑자기 급 궁금해집니다~!!

다락방 2022-03-01 15:31   좋아요 2 | URL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새파랑 님. ㅋㅋㅋㅋㅋ 그건 책을 읽어보면 아실겁니다. 후훗.

꼬마요정 2022-03-01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 저도 모르게 장바구니에 넣고 주문을… ㅠㅠ 읽을 책이 너무 많습니다ㅠㅠ 기뻐해야 할까요, 슬퍼해야 할까요.ㅠㅠ 이건 슬픔의 눈물이 아닙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2-03-03 09:02   좋아요 1 | URL
이제 눈물을 닦으시고 책을 사세요, 꼬마요정 님! 그리고 읽으시면 됩니다. 좋은 책을 읽으면 또 우리 마음이 참 좋아지지 않습니까. 가치있는 소비라고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3-01 17: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다락방님 리뷰 읽으니 너무 궁금해지는 책입니다! 대체 왜 제목이 저리 지어졌으며 뒤집어질만한 결말까지의 모험은 왜인가^^ 이번달은 못 읽겠지만 나중에라도 꼭 경험해봐야겠네요. 스포는 안 알려주셔서 감사해요.ㅋㅋ

다락방 2022-03-03 09:03   좋아요 0 | URL
이 책에 대한 리뷰중에는 읽으면서 계속 장르가 바뀌는걸 경험한다는 것도 있던데, 거리의화가 님, 언제라도 읽으시기를 단호하게 추천합니다. 놀라운 책이었어요!

등롱 2022-03-01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아니 이 리뷰를 보니까 초반 몇 장 읽고 더 읽어야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덮었는데 다시 펴봐야겠어요!!!! 다락방님의 리뷰를 보니 다른 사람들의 호평을 보고도 시큰둥했던 마음이 단숨에 바뀌었어요~~!

다락방 2022-03-03 09:05   좋아요 0 | URL
등롱 님, 중간까지 ‘이게 뭐여.. ‘하면서도 책장을 넘기다보면 그 다음부터는 ‘뭐라고?!‘ 하게 되고요 결말에 닿게 되면 ‘아 맙소사 이런 얘길 하려고 한거였어?‘ 하게 됩니다. 눈물도 동반하게 됩니다. 그러니 중간까지의 지루함이나 의문스러움, 갸웃함과 싸우시고 끝까지 가보세요!!

그레이스 2022-03-01 2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 더 궁금해지네요^^

다락방 2022-03-03 09:05   좋아요 2 | URL
좋은 책이에요, 그레이스 님. 후훗.

고양이라디오 2022-03-14 1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리뷰 보니깐 엄청 궁금하네요. 이 책 봐야겠어요!!ㅎㅎ

다락방 2022-03-14 14:17   좋아요 2 | URL
꼭 읽어보세요 고양이라디오 님!!

헤스티아 2022-04-12 22: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사려고 리뷰보는데 첫번째에 다락방님 리뷰가...^^ 반가워서 댓글달아요. 여전히 많이 읽고 쓰시네요~ 잘 지내시죠? ^^

독서괭 2022-04-23 11: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물고기 책 다 읽어서, 드디어 리뷰들을 시원하게 읽으니 좋습니다😄

공쟝쟝 2022-07-04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부장님! 말씀대로 의미없지 않아요! 하지만 (저같은) 의미주의자들에겐 의미없음에 대한 이야기가 꼭 필요합니다! 룰루 밀러가 냉소로 그자신을 공격하면서 스스로 몸부림 치는 시간을 거치지 않았다면, 그가 존경하려고 노력했던 인물 같은 자기 기만 환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다락방님이 눈물흘린 그 장면에서 (와, 연출자의 기획의도 넘나리 보여서) 못 울고 좀 울컥했습니다. 전 마지막 부분에 자신이 믿는 것을 용감하게 뒤집어 엎고 다른 것을 같은 마음으로 다시 준비하는 과학자들 보면서 주말에 이야기 나눴던 페미니즘 정치에 대해서 생각했어요. 다 내던지고 너무 멀리 와버린 제 자신이 기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