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서고 버스앱을 켜니 내가 타야할 버스가 6분 후에 온다고 한다. 6분... 기다렸다 버스탈까, 택시탈까. 택시 타면 6분 되기도 전에 이미 지하철역에 도착해있을텐데...라고 고민하는 사이 내 앞에 택시가 오길래 그냥 타버렸다. 기사님은 라디오를 틀어두셨는데 세월호 인양에 대해 나오고 있었다. 어제 내가 뉴스로 볼 때는 8.3미터인가 수면 위로 나왔다고 했는데, 오늘 출근길 라디오에서는 12미터가 나왔다고 하더라. 아, 이렇게 되고 있구나. 어제 뉴스는 여동생과 함께 봤다. 나는 나의 집에서 여동생은 자신의 집에서. 서로 함께 뉴스를 보며 메세지를 주고 받았다. 우리는 안도하고, 분노하고, 슬퍼하였다. 



지난밤 꿈에 나는 결혼을 했다.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했는데, 꿈 속에서 그 남자는 나와도 결혼하고 다른 여자와도 결혼했다. 남편은 한 명, 아내는 두 명인거였다. 하루는 나랑 자고 하루는 그 여자랑 자는 거였는데, 그 여자와 나는 꿈속에서 친구였다. 남편과 그녀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었고 친했다. 그러나 나와 남편은 사랑하지 않았다. 나는 왜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했을까? 아침에 잠을 깨서 나는 너무나 편안하게 하루를 시작하는데 남편은 긴장한 것 같았다. 가까이서 보니 남편은 화장도 했더라. 당신 왜 화장했냐 물으니, 나에게는 맨얼굴을 보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남자, 남편에게 나는, 긴장할 대상이었고 편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가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편안했고 그냥 삶속의 일부였다. 꿈 속에서 나는 '그래, 나는 이걸 원했어, 편한 삶, 편안한 삶' 이라고 몇 번이나 생각했지만, 동시에 이렇게도 생각했다. '그런데 행복하지 않다'. 그러나 그 생각을 애써 편안함으로 누르려고 했다. 이건 내 선택이었어, 내가 이러고 싶어했잖아.



이런 꿈을 꾼 건 내가 읽고 잔 책 때문이었다. 이래서 자기 전에 어떤 책을 읽는지가 중요한 거다. 내가 읽은 책은, 이탈리아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라고 불리는 책이었다.


















여자 '엘레나'는 술을 마시지 않고 채식주의자이며, 미술 복원가이다. 미술을 복원하는 일을 정말 너무 좋아해서 그 일에 집중하지만, 술 없이, 파티 없이, 방탕함 없이, 화려함 없이, 고기 없이 삶을 산다.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필리포'는 엘레나에게 편안한 남자다. 함께 지루한 영화를 볼 수 있고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남자. 너무너무 편안한 남자. 필리포가 로마로 긴 출장을 가기 전에 엘레나와 친구 이상의 관계가 되기를 원하고 엘레나 역시 그래, 우리가 사귀는 건 아니지만 서로 생각해보자, 하고는 다정하게 그를 보냈는데, 그렇게 다정하게 그랑 연락하고 지내고 있었는데, 그런 그녀 앞에 일류 쉐프, 소문난 쉐프, '레오나르도'가 나타난다. 



프레스코 벽화를 복원하던 그녀는 석류를 놓고 며칠을 고민한다. 석류의 색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던 것. 이렇게도 물감을 섞어보고 저렇게도 섞어봐도 흡족한 색이 나오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레오나르도가 그녀에게 잠깐 사다리에서 내려오라 말하더니 눈을 감으라 말한다. 그리고는 자신이 들고 있는 물건을 만져보게 하고 냄새 맡게 한다. 그러다 결국은 입에 넣고 맛보게까지 하는데, 그래서 그녀는 '눈으로 보지 않고' 다른 감각들로 석류를 알게 된다. 이 장면이 에로틱해서, 아, 쉐프란 직업이 딱히 멋지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는데 이렇게 음식 가지고 에로틱한 장면을 연출하는구나, 하고 감탄했더랬다. 엘레나는 그 일이 있은 후에, 너무나 당연하게도, 석류를 완벽하게 복원해낸다. 브라보!



레오나르도는 사람들 앞에서 생선을 가지고 요리를 하는데도 섹시하다. 관능이 넘친다. 엘레나랑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서 그녀에게 금기시 되어 있던 걸 다 깨주는 게 그의 목표인데, 그래서 그녀는 그의 리드에 따라서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행위(들은 19금이니 다 쓰진 않겠다)도 해보게 되고 점점 달라지게 된다. 레오나르도는 그녀에게 술과 고기도 맛보게 한다. 술은 어찌어찌 마셨지만 살아있는 건 도무지 먹을 수 없었던 엘레나라 생굴과 생고기를 먹을 때는 너무 힘들어했다. 그래도 먹고, 먹었더니 맛있었다고....


나는 금기를 깨고자 했던 레오나르도를 글쎄 좀 알듯도 하지만,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아니 굳이 채식주의자한테 꼭 그렇게 고기를 먹여야겠냐? 흐음... 그것도 생고기를? 물론 그걸 자기가 겁나 맛있게 요리 버무리고 죠리 버무린 건 알지만, 아니, 나는 이건 좀...... 어쨌든.



엘레나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금기들을 깨면서 그에게 진짜 홀딱 빠지게 된다. 로마에 필리포가 있다는 사실을 종종 잊은 채로 레오나르도의 연락만 '기다린다'. 왜 기다리기만 하냐면, 레오나르도는 자신에게 연락하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자신에게는 다른 여자도 있고, 자신은 사랑을 하고 싶지 않고, 그래서 연락은 어울리지 않고, 내가 만나자고 연락하면 그때 만나면 되고,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을 거니까 너도 나를 사랑하지 말고, 만약 네가 나를 사랑하게 되면 우리는 그때 그만둬야 해.... 라고 하는 것이다. 엘레나는 이 모든 일들이 너무 가슴 아프고 분하고 속상하지만, 그의 방에 다른 여자가 왔다갔다 하는 것도 목격하게 되지만, 그래서 너무나 화가 나지만, 그렇게 씩씩대다가 그가 문자를 보내서 다섯시까지 와라, 이러면 응, 하고 튀어간다... 하아-




"날 그만 만나려는 줄 알았어." 내가 불안한 목소리로 덧붙인다.

"무슨 말이야, 엘레나. 흥분하지 마……. 시칠리아에 갔었어." 그가 차분한 목소리로 계속해서 말한다. "급한 일이 생겨서 연락도 못 하고 떠났어. 이게 다야."

"그래도 전화 한 통 정도는 할 수 있었잖아." 나는 화가 난 말투로 다시 말한다.

그가 한숨을 쉰다.

"나한테 전화 같은 거 기대하지 마, 엘레나. 연인들 사이에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을 기대하면 안 돼. 난 자유롭게 움직여야 해. 어떤 관계 같은 건 원치 않아." (p.225)




엘레나와 레오나르도는 같이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섹스를 한다. 엘레나는 늘상 조마조마하다. 자신이 원하는 걸 말했다가 혹여라도 그가 싸늘하게 변할까봐 쫄아있다. 그래도 만나면 또 어찌나 다정하고 살갑게 대해주는지. 어찌나 자기를 원하는지, 자꾸만 바람이 커져간다. 욕심이 커져간다. 그가 연휴동안 시칠리아에 또 간다고 해서 그동안 집에서 혼자 '연락할까 말까 하면 안되겠지' 이러면서 괴로워한다. 그러다가 그가 그녀의 집으로 왔을 때 오늘 자고 갈래요? 물어보니 그가 흔쾌히 그러겠다고 해서 또 해피해피해진다. 함께 끌어안고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내 침대에 누워있는 그를 보는 게 너무 행복해 미치겠는데, 그런데 자신을 사랑하지 말라고 말한다. 자신도 사랑하지 않을거라며. 이 남자. 내 모든 금기를 깨부수기 위해 노력하고, 나한테 이렇게나 다정하고, 나를 그동안과는 다른 사람으로 만들고, 서로에게 쾌락을 있는 힘껏 주고받을 수 있는 이 남자를, 그러나 엘레나는 '내 남자다', '내 애인이다', '나랑 사귀는 사람이다' 라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가 없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 조차도. 왜냐하면 사귀는 사이는 아니니까.




변한 사람은 나다. 그녀에게 그동안 시시콜콜 다 털어놓곤 했는데 레오나르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할 수 없다. 우리가 진짜 연인 관계가 아니라고, 우리는 일종의 계약을 맺었다고, 그는 모든 것을 얻고 나는 단 하나, 나 자신을 잃는 사악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설명해야만 할 테니까. 아니, 가이아는 동의하지 않을 거다. 나를 걱정하며 그만두라고 조언하겠지. (p.233)



읽는 내내 엘레나에게 감정 이입해서 힘들었지만, 사실 엘레나가 레오나르도로부터 들어온 말들은 내가 나의 남자친구들에게 했던 말들이기도 하다. 나는 다른 남자도 만나면서 살거야, 누구나 다른 관계를 가질 수 있어, 귀찮게 전화하지마, 거리감 유지해 등등.... 나를 바꾸려고 시도하거나 나를 구속한다 치면 나는 그냥 너 안만나.... 이런 얘기를 내가 일삼었던 사람이다. 그러다가 어떤 남자한테 홀랑 빠지면서 입장이 바뀌게 되었지...그래서 나는 엘레나가 얼마나 힘들지 너무 눈에 보이는 거다. 다 알겠어... 그런데 자기는 이 남자 너무 사랑해. 너무 사랑하는데, 좋아 죽겠는데, 그런데 이 남자랑 내가 사귀는 사이라고 말할 수가 없어. 왜냐하면 상대가 그렇지 않다고 하니까.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 관계를, 이 존재를 부정해야 해. 아...쓰벌.......너무 괴롭지 않겠는가! 같이 있으면 이렇게나 다정하고 이렇게나 쾌락을 주고 이렇게나 스윗한데....... 그런데 자기는 나를 안사랑하니 나도 자기를 사랑하지 말래........... 멀리 떠나있어 며칠 연락 안되도 연락하지 말래...............내가 다른 여자 만나는 것도 내버려두래...................



야 이 씨벌놈아...



엘레나, 집어쳐라. 이 관계, 집어쳐라. 나는 수없이 엘레나에게 말했다. 그렇지만 엘레나가 집어칠 수 없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내가 더 잘안다. 나 역시 지나친 사랑에 힘겨워 '이거 그만하자'고 얼마나 많이, 수없이 되뇌었던가. 그러나 그게 마음 먹는다고 되는 일이던가.. 아, 신이시여, 엘레나를 도와주소서!

물론 레오나르도에게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어떤 상처, 아픔이 있어서 그렇다. 그래서 그가 저렇게 된 것 같은데, 아마도 앞으로 펼쳐질 2,3권에서 그것이 밝혀지겠지. 그렇다한들 엘레나가 아픈 건 아픈 거다. 나는 엘레나가 되어서 너무너무 슬프고 힘들었다. 그리고 레오나르도는 채식한다는 사람에게 고기를 먹이더니 나중엔 쓰리썸까지 시도한다......... 엘레나는 또 레오나르도를 너무 사랑해서 이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고 새롭게 태어난 자기 자신을 좋아해...사랑은..뭐지? 역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정해놓은 한계를 다 깨부수게 되는것인가...




그러나 낯선 이의 눈에 이들이 사랑하는 걸로 보인다는 걸 알게 된 레오나르도는 급격히 표정이 어두워지며, 자신이 처음에 말했던 대로 그녀에게 이별을 고한다. 아니, 여자는 아직 사랑해서 미쳐버릴 지경인데 그만 두자고 하다니...대체 어떻게 살라고.....엘레나는 계속 운다. 잡아봤자 안된다는 걸 알고 계속 운다. 원망하고 인정하고 이런 것들을 반복하다가 운다. 아, 이때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사랑이 안끝났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만두자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 사랑은 어긋나는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엘레나가 이별을 받아들이고자 애쓰는 그 마음가짐이, 작년의 나와 꼭같다.



나는 행복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러나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 내 고통을 객관화해야 하고 레오나르도와의 일을 내 인생에서 겪은, 너무나 아름다웠으나 되풀이할 수 없는 사건으로 생각해야 한다. 미래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를 알기만 하면 된다. 일에 정신없이 뛰어들어도 된다. 가령 아직 너무 늦은 게 아니라면 파도바에서의 일을 수락할 수 있다. 강해지고 이성적이 되고 싶다. 이제 서른 살이 가까웠으니 내 삶은 내가 알아서 중요한 일에 집중하며 이 세상에서 내 자리를 찾고 싶다. 레오나르도의 품에서 행복하고 즐거웠던 엘레나, 그의 모든 몸짓과 말을 신뢰하며 기다렸던 엘레나, 그가 원하기만 하면 무슨 일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던 엘레나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그 여자는 내가 아니다. 나는 그가 원했던 여자였다. 이제 레오나르도 없이, 나 자신으로, 엘레나에게만 속한 엘레나로 돌아와야만 한다. (p.391-392)




그녀가 겪을 감정 소모가 너무 큰 것 같아서, 내가 다 힘들어져서, 계속 그녀에게 '편하게 가자, 편하게' 라고 말했다. 이렇게 진짜 가슴 찢어지게 좋아하는 남자 만나지말고, 편안한 남자 만나자. 그러면 이런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이지 않은 채로 고요히 지낼 수 있을거야. 필리포를 선택하자, 라고 생각했다. 1권의 끝에 엘레나가 내린 결론도 이와 같다. 대체 내가 왜 필리포 대신 레오나르도를 선택했던가! 내가 늙은 걸까, 나는 이렇게 격한 감정으로 나를 몰아세우는 남자를 이제 만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제 이런 건 그만... 이거 힘들어서 더이상 못해. 물론 내 감정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남자를 만나 있는 힘껏 사랑하는 건 행복해. 그렇지만, 그 행복을 갖기 위해 내가 너무 감정적으로 너덜너덜해져. 편하게 가는 게 최고야. 그냥 나는 별로 안사랑하더라도 나를 사랑하는 착하고 다정한 남자 만나서 그냥 고요하게 물 흐르듯이 살면 돼. 거기에서도 행복은 충분히 찾을 수 있어. 나는 그냥, 초콜렛 잘 사주는 착한 남자 만나서, 그냥 매일 고기랑 술 쳐묵쳐묵 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어. 그렇게 편하게...긴장감 없이, 흥분 없이. 그러면 힘들 일도 없을거야.


이런 생각 오천번 하다가 잠들었더니 꿈에서 안사랑하는 남자랑 결혼을 했고, 꿈에서 계속 생각한거다. 



안행복해....





나란 인간..

사람은 안바뀌는 거야..

사람이 어떻게 변하니?





작년에 연인과 헤어진 후에, 멀리 있는 J 에게 편지를 보냈었다. 일상 속에서 행복들을 찾고 있다고. 그리고 이정도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그런데, 나는 더 행복하고 싶다고.

아아, 엘레나.

당신은 결국 필리포를 선택했죠. 충분히 안정된 관계일 것이고 그 나름대로 만족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더 큰 행복을 알았던 당신으로서는 거기에 만족할 수 없을 거예요.

그렇다.

쾌락을 알고 나서는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고기 맛을 알고 나서는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페미니즘을 알고 나서는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뭐든 알고 나면 알기 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든 법이다.




이 책, 《에로티카》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와 비교되곤 하는 모양인데, 그 책보다 훨씬 세련됐다. 일단 미술복원가가 하는 일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일을 설명할 때도 구체적이다. 게다가 베네치아에 대한 묘사도 종종 등장하고 독자로 하여금 이탈리아 너무 아름답겠다고 절로 상상하게 만든다. 레오나르도가 계속 비싼 선물만 사는 건.... 글쎄, 왜 상처입고 잘생기고 섹스기술이 어마어마한 남자주인공들은 늘 부자이기도 한건지 모르겠지만, 뭐, 싼 거 주는 것보다 낫겠지. 에로틱한 소설 속에서 왜 늘 여자는 서투르고, 금기시 되어 있고, 남자는 섹스 마스터인지... 무슨 섹스 머신이야...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소설은 그레이의 오십가지 그림자보다 세련된 게 사실이다. 영화로 나온다면 《나인 하프 위크》의 영(young)버젼쯤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온갖 음식이 섹스의 매개가 되는데, 나인 하프 위크의 얼음정사씬이 떠올랐다), 이쪽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보다 더한 에로틱함을 줄 것 같다. 




아아..미치도록 사랑하는 남자가 '날 사랑하지마, 나도 널 사랑안해' 라고 하는 말을 듣고 너무나 절망하는 여자주인공 엘레나에게 너무 이입되어가지고 글이 넘나 길어졌구나.....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와 2017-03-24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 섹스마스타가 나오는 이야기 다락방이 써주시오!
작가 이름은 가명으로 냅시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7-03-24 11:28   좋아요 0 | URL
제가 너무나 쓰고 싶지만 경험이 미천하여.....Orz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7-03-24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너무.... 책커버는 이래서 필요한 것이군요 오

다락방 2017-03-24 14:20   좋아요 0 | URL
저는 잘만 들고 지하철 타고 다녔어요. 걸으면서도 읽었고요. 그런데 아주 야한 장면이 나올 때는 살짝 주변을 둘러봐야 했어요. 누가 내 책 같이 읽고있나... 하면서 두리번두리번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7-03-24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쾌락을 알고 나서는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고기 맛을 알고 나서는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페미니즘을 알고 나서는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뭐든 알고 나면 알기 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든 법이다.

이 문단 참 좋아요. 쾌락도, 고기도, 페미니즘도 알고 난 다음에는 포기할 수 없죠. ㅠㅠ
다락방님 글 읽다가 나도 모르게 엘레나가 되어버려서 레오나르도에게 욕 많이 했네요.
야 이 ㅅㅂ놈아...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7-03-24 15:5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오나르도에게 어떤 상처가 있는건지 사랑하고 사랑받는 걸 피하려고 해요. 우리 모두에겐 각자의 사정과 각자의 상처가 있지만, 나는 그를 사랑하는데, 사랑이 폭발해 미칠 지경인데, ‘날 사랑하지마‘라는 말을 들으니 너무나 슬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슬픔 대폭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보면 그레이가 아나스타샤한테 구슬을 주는 장면이 있거든요. 그걸..어..넣는 건데.. 그 장면에서 제가 너무 충격을 받았었어요. 나중에 안빠지면 어떡하지??????????? 하고 완전 쫄았는데, 이 책에서는 쓰리섬 장면에서 제가 또 엄청 충격 받았네요. 아, 저는 정말이지 ... 쾌락의 ㅋ 도 모르는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쾌락도 쾌락이지만, 내가 사랑하는 남자를 다른 여자랑 같이 막 그러고 싶지가 않아....전 얌전한 남자랑 연애할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쓰리섬 안하는 남자로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댓글이 바보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7-03-25 0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7 0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