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킹스맨]을 봤다. 초반부터 너무 재미있어서 완전 초흥분. 이래서 사람들이 킹스맨 킹스맨 했구나 싶었다. 수트 입은 콜린 퍼스도 멋있지만, 저 젊은이의 등장도 예사롭지 않다. 껄렁껄렁해 보이는데 극중에서는 아이큐가 높다고 나와서 더 매력적이다. 나는 아이큐 높은 사람이 좋다. 멘사에 대한 페티시가 있다니깐? ㅋㅋㅋㅋㅋ 게다가 (역시 영화속에서)체조를 하다 중단한 젊은이인지라 액션이 아주 그냥 슝슝-
역시 남자는 수트고 남자는 스파이다. 스파이 영화 너무 좋아. 아- 한때는 스파이가 되고 싶었지. 미녀 스파이. 나는 미녀 뱀파이어가, 미녀 늑대인간이, 미녀 스파이가 되고 싶었다, 그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늙어서 스파이도 뱀파이어도 늑대인간도 될 수가 없다. 기력 딸려...
이 영화의 결말까지 보면서 퍼뜩,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랬겠지만, 젊은이들은 중동으로 가라! 고 하던 대한민국 대통령이 떠올랐다. 거기에 대한 대응으로 젊은이들은 '니가 가라, 중동' 이라고 했다지. 영화속에서 이상기후로 살기 나빠진 지구를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인간 바이러스를 죽이고자 하는 지도층들이 결국 어떻게 되는가. 바로 '니가 가라 중동' !! [킹스맨]이 다른 나라보다 유독 대한민국에서 흥행하는 이유는 바로 ,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 불꽃놀이! 장면 때문이 아닐까.
남동생이 나한테 글 조심해서 쓰라고 했는데..무서워.. 인간 바이러스 취급당해서 중동으로 쫓겨나는 건 아닐까.... 하아-
이 영화의 미덕은 로맨스에 있다. 남자주인공이 훈련 도중 만난 사이 좋은 여자 훈련생과 사랑을 이루는 영화가 아니라는 데 바로 미덕이 있는 것. 오! 세상은 구하고 볼 일이다. '공주랑 키스 해보는 게 소원'이라던 남자는, 크-,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되는데, 하아- 꿈은 꾸고 볼 일이고, 간절히 원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세상은 구하고 볼 일이다!!!!!!!!!!!!!!!!!
이건 영화를 본 사람만 알 수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을 구하자, 사람들아!!!!!!!!!!!!!!!!!!!!!!!!!!
스칸디나비아 공주 짱좋음!! ♡♥♡♥♡♥♡♥♡♥♡♥♡♥♡♥♡♥♡♥♡♥♡♥♡♥♡♥♡♥♡♥♡♥♡♥
나의 사랑스런 조카가 자기 방에 저렇게 포스트잇을 붙여놓고는 제엄마에게 '엄마, 이모방 같지?' 라고 물었단다. 하하하하하. 내가 책에 포스트잇을 읽으며 붙여놓곤 하는데, 그러다 그 책을 중고로 내놓을 때는 포스트잇을 다 떼서 책장에 저렇게 붙여두는 거다. 그러다 쓸 데 있으면 거기서 떼서 또 붙이곤 하는데, 조카가 우리집에만 오면 내 방에 있는 시간이 많아 저렇게 포스트잇 붙여진 책장을 기억했던 모양이다. 저렇게 붙여놓고는 엄마 이모방 같지? 했다는 조카 때문에 마음이 막 따뜻해졌다.
이모 방엔 책이 많아, 라고 간혹 내게 조카는 얘기하는데, 친구 누구네 집에 갔는데 책 없어, 이모 방이 많아, 라고 하는 거다. 조카가 책을 좋아하는 것 같진 않은데, 책이 많은 이모 방은 좋아하는 것 같다. 타미 친구들 집에 이모보다 더 책 많은 집 없어? 라고 물었더니 친구네집 많이 안가봤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모 방이 많다고. 그러더니 그런데 이모, 책보가 책 더 많아, 라고 한다.
책보는 서점을 말하는데, 책 보러 서점가자, 라고 하고 서점을 데려간 적이 있었는데 이 아이에겐 서점이라는 단어는 잘 기억이 안되고 '책보'라고 기억하는 것. 그래서 간혹 우리 책보갔었잖아, 라고 말을 하곤 한다. 책보 가서 스티커 사자, 라고 책 대신 스티커를 사러 가자는 게 함정...
이 아이는 이제 여섯 살이 되었다. 유치원에 다니고 있고, 엄청난 장난꾸러기이다. 제엄마가 스트레스 받으면 혼자 조용히 까페에 가서 아메리카노나 까페 모카를 마시는 시간을 갖는 걸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다. 이제 막 세살이 된 둘째를 제아빠에게 맡긴 채 간혹 이 아이를 데리고 여동생은 스벅에 가 커피를 마시고 쉬고 온다는데, 며칠전에 둘째 때문에 힘들었던 동생이 아 힘들어, 하고 말하자 이 아이가 그랬단다.
엄마, 힘들어? 타미랑 스벅 갈까? 가서 아메리카노 마셔. 타미는 그림 그릴게.
아, 이 말을 듣는데 코끝이 찡- 나는 항상 내 여동생의 옆에서 여동생의 힘든 육아를 응원해주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더 오지랖 떨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어졌다. 여동생에게는 이제 엄마의 기분을 알아봐주는 부쩍 자란 딸이 있으니까. 너에겐 아주 좋은 친구가 생겼네, 라고 여동생에게 말했다. 축복이다, 이 아이는. 엄마가 커피를 마시는 동안 가져간 종이나 혹은 컵 슬리브에 그림을 그리는 아이다.
밑에 사진은 나와 같이 까페 가서 스콘 먹는 아이.
밑에는 내 핸펀 가져가서 셀카 찍은 아이.
여동생 집근처에 스벅이 생겨서 여동생은 요즘 그곳을 자주 간다고 했는데, 내가 늘상 옆에서 함께 커피를 마셔주고 동생의 이야기를 들어주진 못하지만, 조금이나마 기운을 내라고 하고 싶어서 며칠전에는 스벅 카드를 스맛폰으로 선물 보냈다. 너가 원하는 때에 가서 마음껏 커피를 마시라고. 여동생은 고맙다면서 언니가 나한테 스벅카드 같은거 안보내줘도 언니는 최고야, 라고 말해주었다.
돈을 열심히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먹고 싶은 걸 먹고 내가 마시고 싶은 걸 마시고 내가 읽고 싶은 걸 읽는 것도 물론 좋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힘을 줄 수 있고, 원하는 걸 하도록 돕는 것도 돈이 있으면 더 쉬워지니까. 내가 내 힘으로 돈을 벌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새삼 내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고 고맙게 느껴지는 거다. 여동생에게 커피를 사주고, 칠봉이에게 수미칩 허니머스터드를 사주고, 남동생에게 맥주를 사주고, 아빠에게 아몬드를 사주고, 엄마에게 삼겹살을 사주고, 조카에게 스티커를 사주고, 그러면서 나는 행복을 느끼니까, 돈을 버는 게 참 좋다. 그래서 간혹 지겹고 지쳐서 집에 돌아가자마자 드러눕고 자버리지만, 다 잊고 버리고 도망치고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일어나서 다시 회사를 나오게 되는 것 같다.
다이어트 한다고 냉동실에 닭가슴살을 채워놨는데, 오늘 출근하려고 하니 엄마가 약속 있냐 물으신다. 아니 일찍 올 예정이야, 라고 하니 '너 와서 닭가슴살에 와인 먹을거지?' 한다. ㅋㅋㅋㅋㅋㅋ 그러고 싶은데 와인이 다 떨어졌어, 오면서 사오자니 무겁고...라고 하니 엄마가 오는 길에 전화하라신다. 캐리어(이걸 뭐라고 하지? 장바구니 있는 바퀴달린 거..)끌고 나오신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인 사가지고 들어오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 엄마는 나랑 와인 먹는 날만 기다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역시 열심히 돈 벌어야 해. 엄마 와인 사 먹여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칠봉이한테 고구마 말랭이도 사줘야 되고...남동생도 소고기 사달라던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빠 아몬드도 다 떨어졌고... 역시 회사를 계속 다녀야겠다. 젠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점심엔 돈까스를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