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살 때 내가 사귄 남자는 여태 내가 사귀어온 남자중에서 외모로는 탑을 차지할 정도로 잘생겼지만, 사실 내가 좋아하지 않았던 남자들 중 한 명이긴 했다. 사귀자고 했는데 좋은 남자라고는 생각했으므로 그러자고 답은 했지만 내가 남성적인 매력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어느날 그는 나를 집에 바래다 주면서 우리 집 앞에서 이렇게 말했었다. 나는 한메일 검색창에 네 이름을 넣어서 검색해봤어, 라고. 나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아니, 왜? 그는 '그냥' 이라고 답했고, 나는 그런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검색창에 나같은 평범한 사람의 이름을 넣는다고 뭐가 달라지나? 그리고는 이내 이렇게도 말했다. 나는 지도를 펼쳐서 너의 집과 우리집 사이의 위치를 보기도 했어, 라고. 나는 웃었지만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나는 그를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약간은 그가 무섭기도 했다. 여차저차 그와 헤어지고 다른 남자를 사귀면서 나는 이 얘기를 했었는데, 그때 사귀던 남자는 나에게 '좋아하면 그럴수도 있어' 라고 말해서 나는 '아무리 좋아해도 어떻게 그래?' 라고 대꾸했었다.



오늘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가 양재역에서 내리고, 스벅에 들러 샌드위치 먹으며 책 몇 쪽 더 보고 가야지, 라고 생각하며 스벅앞에까지 갔다가, 업무상 오늘 일찍 나랑 처리할 일이 있다고 어제 L 과장이 말했던 게 생각나서 아, 사무실로 곧바로 가야겠구나, 하고 횡단보도 앞에 섰다.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길 기다리다가 갑자기 스물다섯, 그때 한 남자가 검색창에 내 이름을 넣었던 일이 생각났고 지도에서 우리집을 찾았었다는 것도 생각났다. 그러다 이내, 몇 년전의 내 생각이 그 위로 겹쳐왔다. 몇 년전 내가, 꼭같이 저렇게 했다는 사실이 떠오른거다. 맙소사.


몇년전의 나는 한 남자의 이름을 구글창에 넣어 검색했다. 그의 이름으로는 아무것도 검색되질 않았다. 뭐,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검색창에 넣었을 때 뭔가 좌르륵 검색되는 남자를 좋아한 게 아니었으니까. 역시 지도를 보며 그가 있는 곳과 내가 있는 곳의 거리를 가늠했었던 일도 떠올랐다. 스물다섯에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일을, 서른이 넘어 내가 하고 있었다. 오, 마이, 갓.

그러나 스물다섯의 그와 서른이후의 내가 하나 다른 점이 있었으니, 나는 내가 그러했다는 사실을 내가 좋아하는 상대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좋아했던 상대는 나에게 '무섭다'는 생각을 할 순 없었을 것이다. 뭐, 다른 일로 무섭게 했을지도 모르지만.. ( ")


그래서 그런 생각을 했다. 그때 그는, 몇해전의 나처럼, 나를 좋아하는 마음이 그렇게나 컸던걸까, 하고. 너무 커서 그렇게라도 해야했던걸까, 내가 그랬듯이. 그러다 이내 부질없단 생각이 들었다. 건너건너 알게된 그때의 그는 현재,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 있었으니까. 우연찮게 결혼식 사진도 보게 되었는데(오, 인터넷은 좋은겁니까 나쁜겁니까!), 그는 그 잘생긴 영화배우 같은 남자에서 '퉁퉁한 남자'로 변해있었다. 그리고 그와 결혼한 여자는 나와 헤어진 후 사귄 여자였다. 그 후로 한결같이 그여자만 사랑하며 지내다가 결혼한 것. 그에게 나랑 헤어진 것은 잘된일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뭐, 어쨌든 부질없는 이 기억들이 떠오른 건, 내가 출근하면서 이 책을 읽었기 때문인 것 같다.



















앨리스는 현재 서른 아홉인데 체육관에서 쓰러져 최근 십년간의 기억을 잃었다. 그녀는 자신의 나이 스물아홉에 기억이 멈춰있다. 정신이 들고 그녀가 곧 마흔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그녀는 충격에 휩싸인다. 기억나지 않는 자신의 아이가 셋이나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운동을 싫어하는 자신이 조깅을 즐기며 체육관에 다닌다는 사실에 놀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토록 뜨겁게 사랑했던 남편과 이혼과정을 밟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그럴리가 없어, 내가 어떻게 닉과 헤어져? 우리는 싸워도 곧바로 화해하곤 했는데? 그녀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남편인 닉에게 전화했을 때 남편이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낸다는 사실에 대체 이게 뭔가...어째서 이 남자가 나에게 소리를 지르는가...혼란스러워한다. 그는 이제 더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건가?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친구라며 전화를 해온 여자는, 정말이지 5분도 말을 섞고 싶지 않은 여자다. 내가 이런 여자랑 친구라고? 게다가 자신의 언니도 자신을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 나는 누구지? 왜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나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것 같지? 십 년간의 나는 대체 어떤 사람이었던거지? 왜 언니에겐 아이가 없지, 왜 엄마는 시아버지랑 결혼한거지?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그리고 내 방에 있는 꽃들, 그 꽃들 사이로 자신과의 데이트가 즐거웠다는 카드에 적혀있는 낯선 남자의 이름. 이 남자는 뭐지?


그녀는 바람을 쐬면 자신의 마음이 진정될까 싶어 집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거기에서 자신의 집에 오려던 남자 '도미니크'를 마주친다. 내게 즐거웠다고 말한 다른 남자도 있던데, 나는 닉과 헤어지고 벌써 두 번째의 남자를 만나고 있는건가. 그녀는 혼란스럽다. 그리고 당연히 도미니크가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는 묻는다. 우리, 잘  돼고 있었느냐고.



"그러니까 우리가, 음, 얼마나 오래 만났죠?"

앨리스가 물었다. 도미니크는 재빨리 앨리스를 쳐다봤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풍선 끝을 묶고, 풍선이 천장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한 달 정도죠."

아까 앨리스가 단기 기억상실증을 진단받았다고 했을 때, 도미니크는 왠지 겁을 먹은 것 같았다. 앨리스가 마치 지능에 문제가 있기라도 한 것처럼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말했다. 물론 원래 말투가 그런지도 모르지만.

"그러니까, 음, 잘돼가고 있었나요?"

앨리스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정말 기분이 이상했다. 이 남자와 키스했을까? 섹스는? 도미니크는 아주 컸다. 매력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앨리스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 때문에 불쾌하기도 했지만 조금 떨리기도 했다. 왠지 키득거리며 말하는 10대가 된 기분이었다. 세상에, 저 남자랑 섹스하는 상상을 해봐!

"그럼요!"

도미니크가 대답했다. 재미있으면서도 긴장이 된다는 듯이 입을 묘하게 움직였다. 엽기적인 괴짜가 분명했다. 도미니크는 풍선을 들어 헬륨 통 노즐에 끼웠다. 그리고 앨리스를 예의 바르게 똑바로 쳐다보면서 근엄하다 싶은 말투로 말했다.

"음, 그러니까, 난 그렇게 생각했어요." (p.231-232)




자신이 기억하는 자신이 더이상의 자신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나는 여전히 이 남자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는데-왜냐하면 나는 그때의 나이니까-, 그와 내가 헤어졌다니. 그리고 알지도 못하는 낯선 남자와 내가 즐겁게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니. 이런 일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실제로 앨리스는 사랑하는 상태에서 남편과 헤어진거라 느끼므로 가슴 아파한다. 모든 이별이 아프듯이, 그렇게 아프다. 계속 믿을 수 없어하고. 내가 만약 최근 십년간의 기억을 잃는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제일 처음 나는, 최근 나의 십년동안 잊고 싶은 남자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남자들은 만났다는 사실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싶어지니까. '실수'처럼 느껴지기도 하니까. 그러나 그들만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나로 하여금 지도를 들여다보게 하고 검색창에 이름을 넣어보게 한 남자들까지 지워진다는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 게다가 내가 아무리 실수로 느껴진다한들, 나는 그 실수로 인해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텐데, 만약 그 실수를 잊는다면, 그렇다면 나는 같은 실수를 앞으로 또 하게 될지도 모른다. 내 기억속에 그 실수는 없을테니. 만약 실수 총량의 법칙이 있다면, 반드시 나는 또 그런 남자를 만나 또 그런 실수를 하겠지. 그건 더 싫다. 그러니 여러모로 나는 기억을 잃지 않는 쪽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내가 십년전으로 돌아간다면, 그때의 나는 이별로 아파하고 있었을테니까 싫다. 허우적대고 있었을 테니까 싫다. 내가 그 당시에 얼마나 오래 질척거리고 힘들어했는지 나는 안다. 그렇지만...그렇지만....


실수를 하지 않고 전혀 다른 사람을 만나 전혀 다른 사랑을 할 수도 있겠지? 앨리스도 앨리스의 몸이 자연스럽게 화장을 하고 옷을 입고 전화기를 사용하는 걸 기억했듯이, 어쩌면 나도 과거의 남자라던가 사건을 기억하지 못해도 자연스럽게 어떤 남자들을 피하고 멀리할 수도 있을테니까. 그렇지만....아...............안돼. 나는 기억을 잃어서는 안된다. 내 나이 서른 하나에 만났던 사람 때문에라도, 그 사람을 기억에 붙들어두기 위해서라도, 내가 아주 가끔 그를 떠올리면서 얼마나 짜릿해하는데, 이걸 놓치 않기 위해서라도 나는 기억을 잃지 않은 지금의 나여야만 한다. 어떤 남자들은 내 기억속에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친구로서 그들을 만나야 하고, 혹은 십년 뒤 이십년 뒤에 우연히 만나서 웃어주기 위해서라도 그들이 있어야 한다.





작년이었나, 내가 소설책을 좋아한다는 말을 했을 때 상대가 그런 말을 했다. 너는 현실에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책 속으로 도피하는 거라고, 그건 니 스트레스를 푸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나는 그 말을 듣고 '아, 그렇구나!' 하고 깨닫는 대신, '이 사람은 책을 안읽는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더 이상의 말을 멈추었다. 부질없는 말싸움이 이어질 것 같아서. 소설책이야 말로 얼마나 많은 현실을 담고 있는지, 그 사람은 모르는 게 틀림없었다. 내가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일들을 생각해보기도 하며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에도 눈을 돌리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게, 그게 소설 때문임을 그 사람은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어제는 몹시 지치고 힘들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에 깨서 잠깐 트윗을 확인하다가 항공기 사고 기사를 봤다. 전원 사망이라는 글자들 속에,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사건과 사망 소식에, 우리는 이러다가 점점 무뎌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 죽는다는 것, 하늘과 땅과 바다에서 사람들이 죽어간다는 것, 이런 일들이 자꾸 반복되고 반복되면, 결국 우리는 으레 '또 일어났군' 하고 무뎌지는 건 아닐까. 무뎌지다가 금세 잊진 않을까. 무뎌지고 금세 잊는다면, 우린 계속 반복할 수밖에 없을텐데. 



사무실에 도착해 커피를 내렸다. 비가 오니까 커피를 마셔야지, 했다. 비가 안와도 커피를 마시지만. 커피를 내려 컵에 따르고 책상에 가져와 한 모금을 마셨을 뿐인데, 병신같이 커터칼을 커피가 든 컵 속으로 빠뜨렸다. 윽- 하고 절로 신음소리가 나왔다. 이게 뭐야..이 커터칼 오래된 거라 드럽고 지저분한데... 다시 내리기가 귀찮아서 그냥 마실까...생각했다. 이런 나를 보고 동료가 자신이 커피를 내려주겠다고 했고, 나는 됐다고 했다. 그리고 또 고민했다. 그냥 마실까, 버리고 다시 내려 마실까. 나는 용기를 내 벌떡 일어나 커피를 버렸다. 그리고 다시 내렸다.



나는,

비가 오면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싶고, 친구들과 다정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출퇴근 길 지하철 안에서는 책을 읽고 싶다. 맛있는 샌드위치를 먹고 싶고, 많이 웃으며 지내고 싶다. 회사 복도와 계단에서 동료들을 만난다면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싶다. 여전히 누군가를 만나 설레이고 싶고, 다정한 사람들과 안부를 나눠가며 살고 싶다. 끊임없는 사건 사고 소식에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게 기적이라고 느끼는 일이 더이상은 없었으면 좋겠다. 세상 모두가 여기에서도 저기에서도,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바다에서도 땅 속에서도, 모두들 안전하고 무사하게 시간시간들을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누군가를 잃는다면,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속에 일어나기를 바란다. 고개를 끄덕이며 작별 인사를 건네고, 그렇게 마음 놓고 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억을 잃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고, 이제 태어난 사람들과 살아갈 남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무사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이런 뒤죽박죽의 기승전결 없고 짜임새도 없는 글이,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됐으면 좋겠다. 사랑과 이별과 기억, 그리고 생명이 모두 무사했으면 좋겠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두가, 모든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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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4-07-18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다섯 개 드리고 싶은 다락방표 페이퍼! ㅎㅎ 복 받는 복날 보내시길! ^^

다락방 2014-07-18 11:27   좋아요 0 | URL
점심에 삼계탕 드실거에요, 야클님?
야클님도 복 받으세요. 아울러 양파와인의 효능을 빨리 확인하실 수 있기를! 후훗

단발머리 2014-07-18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근사한 페이퍼예요.*^^*
모두, 모두 무사하길 바라는 다락방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요. 점심은 삼계탕인가요? ㅋㅎㅎ

다락방 2014-07-18 11:27   좋아요 0 | URL
점심은 아마도, 삼계탕이 될 듯 합니다.
근사하긴요.. 중구난방 ㅠㅠ

마립간 2014-07-18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체적으로 해석되지 않는데, 그냥 글이 '쨘'하네요.

다락방 2014-07-18 11:28   좋아요 0 | URL
구체적으로 혹은 논리적으로 쓰지 못하는 게 제 글의 가장 큰 단점인 것 같습니다. 이건 뭐 따로 학습을 해야되는 건지..해도 안되는건지.. Orz

아무개 2014-07-18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헤어지자고 말했던 상대방이
내가 자기랑 뭘했고
어딜갔고 무슨 이야기들을
했는지 이야기 해준적이 있었는데
정말 단 한개도 기억해내지 못해서
그친구를 꽤나 서운하게 했어요
그런데
저한테 헤어지자고
말한 사람과 했던일 갔던곳 대화뿐만 아니라
그사람 사소한것 까지 아직도 다 기억이납니다.

내가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억들은
내가 기억하려고 선택한것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싶어요

다락방 2014-07-18 17:18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의 마지막 말씀처럼,
기억은 내가 선택한 것들만 남아있는 것 같아요.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들요.
최근에도 이런 얘길 친구로부터 들었네요.
넌 니가 기억하고 싶은것만 기억하는거라고.
곰곰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는것 같아요, 아무개님.
그래서 좋았다가 그래서 슬펐다가 해요.
이 오락가락하는 사람 마음.

루쉰P 2014-07-18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현실 도피가 될 수가 없어여. 더욱 현실을 진하게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감정이 음...뭐랄까 마음이 자꾸 확장된다고 할까요?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에게도 소설 속의 주인공의 성격과 흡사한 면이 있구나 놀라기도 하고 말이죠.
사람은 태어나 한 곳에만 왠만하면 머물러 있지만 책을 읽으면 마치 그것이 하나의 워프홀? 세상을 여러 개 연결해 주는 통로처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ㅋ

오늘은 화창해요 ㅎ 그래도 커피를 내려 드시기를 ㅎ 전 집에서 커피 믹스 가져와서 컵에 다가 타서 마시며 캠퍼스를 봐요. 아무 말 없이 지나가는 학생들을 보면 힘이 솟아요. 푸하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마치 유명한 그림을 보는 듯한 기분이랄까...그들의 밝음이 참으로 좋아요. 그러다 화장실 거울에 있는 저 보고 시무룩 해 지곤 하죠. 후후후후

다락방 2014-07-18 17:20   좋아요 0 | URL
저도 거울 보면 시무룩해져요. 누구냐 넌... ㅎㅎㅎㅎㅎ

어제 루쉰님의 베가본드 리뷰 읽고 집에 가는 길에 스맛폰으로 노무사가 뭐하는 건가 검색해봤어요. 그간 관심이 없어서 잘 몰랐거든요. 그리고 검색할수록, 루쉰님이라면 아주 잘 하겠구나 싶어졌어요.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누구보다 루쉰님이 노무사가 된다면 정말 좋겠어요!>.<

시험 되게 어렵다던데, 경쟁률도 어마어마하다던데, 루쉰님, 꼭 합격하실 수 있기를 바랄게요. 아주 좋은 노무사가 될 수 있도록 제가 진짜 완전 진심으로 빌게요.
끼니 잘 챙겨먹으면서, 우울할 때는 캠퍼스를 지나가는 학생들을 보면서, 그렇게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요. 꼭!!

루쉰P 2014-07-21 09:18   좋아요 0 | URL
네!! 두 주먹 불끈쥐고 화이팅! 전 이미 8시부터 도서관이에요.

어울리신다고 하니 뭔가 정말 제가 태어난 이유는 노무사를 하기 위해서이지 않는 가란 착각까지 들어요. ㅎ

다락방님도 너무 거울 보지 마시고요! 책 마니 읽으세요!!!!


2014-07-18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8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4-07-18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보다 저는 더 많은 별을 주고 싶은 다락방님표 페이퍼!!
괜히 저를 위해서 쓰신 글 같다는 느낌도 들;;;;;;;;ㅎㅎㅎㅎ
참 좋으네요. 따뜻해...

다락방 2014-07-18 17:22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아롬님의 글을 읽으니 반가웠어요.
가끔 오셔서 그곳의 소식 들려주세요, 아롬님.
알라딘이란 다정한 공간에서, 비록 우리가 얼굴은 알지 못해도 이렇게 알고 지내는데,
계속 인연의 끈을 놓지 않은채로 서로가 어떻게 사는지 관심있게 본다는 거,
참 좋지 않아요?
:)

moonnight 2014-07-18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은 내 기억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기억도 모두 지워버리고 싶을 때가 있어요. 술마신 다음날 -_-;;;;;;;;;;;;;;;;;;;

다락방님의 멋진 페이퍼에 이런 댓글밖에 못 달다니. ㅠ_ㅠ;;;;;;;;;;

다락방 2014-07-18 17:47   좋아요 0 | URL
저 역시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기억까지 지워버리고 싶을 때가 있어요. 특히 술마신 다음날이 그렇지요. 정말 그래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문나잇님. 자, 이 더운 여름에 어떤 책들을 읽었는지 또 써주셔야죠!! >.<

느긋느긋 2014-07-18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번 페이퍼도 너무 좋네요 ㅠㅠ
지난 사람 떠올리게도 만들고
저 책이 사고 싶게도 만들고
괜시리 마음이 스산해져서 술 한잔도 생각나게 만들고,
다락방님은 능력자!!

다락방 2014-07-22 08:04   좋아요 0 | URL
술 한잔 생각나서 어떻게, 드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기억상실님.
저는 지난 한 주 너무 술술술 거려서 급기야 코피까지 쏟아버렸어요.
이번주엔 자중하고자, 어제 만난 친구와는 얌전히 갈비탕을 먹고 자몽티를 마셨습니다. 만쉐이~!
저 책 다 읽었어요. 좋았어요. 이것저것 생각도 했고 말이지요.
오늘 아침부터는 다른 책을 시작했는데, 기억상실님은 현재 무슨 책을 읽고 계신가요?

달사르 2014-07-18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미니크 불쌍..
10년 전이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이 현실이 되어 버린 상황을 어찌 풀어나갈지 궁금하네요. 간만에 장바구니에 책 하나 넣어갑니다. ^^ 책 안 읽은 지 넘 오래..

다락방님, 저도 공감이에요. 십년이든 일년이든 나의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건, 나의 일부를 잃어버리는 기분 이상일 것 같아요. 괜히 떨리는데요. 그리고 음..다락방님의 연애담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상큼하네요. ^^

다락방 2014-07-22 08:06   좋아요 0 | URL
달사르님.
이 책을 읽고 그런 생각을 했어요. 사랑할 사람, 스쳐지나갈 사람, 함께 살 사람 등이 이미 다 정해진 게 아닌가, 그런 운명이란 게 존재하는 게 아닌가, 하고 말이지요. 책 속 앨리스처럼 기억을 잃고나서야 다시 누군가와 제대로 사랑하게 되었다면, 그렇다면 그건 그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서 벌어진 일이 아니었나..하는 뭐 그런 생각말이지요. 어쨌든 말씀대로 도미니크는 불쌍합니다. 도미니크는 대체 무슨 죄에요.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서는 행복했을텐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가 서로 서로 기억을 잃지 않고 매일을 무사히 살아가는 게, 결국은 나를 위해서도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상대를 위해서도 가장 좋은 일인 것 같아요, 달사르님.
언제나처럼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