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의 여자는 사이다공장에서 일하다가 약지를 다치고, 그 후에 표본실의 접수라는 일자리를 구하게 된다. 딱히 간판도 없는 곳인데 사람들은 자신에게 소중한 무엇, 보관하고 싶은 무언가를 들고와서는 표본으로 만들어달라고 한다. 그렇게 사람들은 악보와 거기에 담긴 음악을 표본으로 해달라 요구하고, 반려동물의 뼈를 표본으로 해달라 요구하고, 집이 타고 남은 자리에 생긴 버섯을 표본으로 남겨달라 요구한다. 여자는 일년 남짓 이 곳에서 성실히 일했고, 그 곳의 남자 사장과 좀 더 깊고 내밀한 관계가 된다. 일하는 사람이라곤 남자 사장과 여자 접수원 단 둘 뿐이고, 퇴근 시간 후에 이들은 오래전 여성전용 아파트였던 곳의 커다란 욕실에서 데이트를 하게 된다.


하루는 이 남자가 여자에게 '네 나이보다 너무 어려보이는 구두를 신는다'며 성실히 일한만큼 구두를 선물할 수 있게 해달라 한다. 그렇게 남자는 여자에게 구두를 선물하는데, 이런 요구를 한다.



"이제부터는 매일 그 구두를 신어 줘."

세 바퀴째 열네 걸음을 걸어간 참에 그가 말했다. 나는 걸으면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철을 탈 때도, 일하는 중에도, 휴게 시간에도, 내가 보고 있을 때도 보고 있지 않을 때도, 아무튼 내내, 알았지?" (p.45)



변태새끼...도망쳐!!



나는 여자에게 도망치라고 말했다. 물론 여자는 내 말을 듣고 도망치는 대신, 그가 원하는대로 매일 그 구두를 신고 다닌다. 매일 그 구두를 신고 좀처럼 벗질 않아. 그럼 그렇지, 만약 내 말을 듣고 도망쳤다면 그게 내가 쓴 소설이지, '오가와 요코'가 쓴 소설이겠냐. 아무튼.


뭐지.. 이 새끼는 변태인가. 5센치 정도 되는 굽이라고 했는데, 그걸 어떻게 계속 신고 있으라는거야. 그거 발 아파.

여자는 그 구두를 매일 신고 있는데, 어느날 구두를 40년째(50년이랬나) 고치던 아저씨가 표본을 맡기러 와서는 그녀의 발을 보고 엄청 좋은 구두를 신었다며 한 번 닦으러 오라고 했다. 그러나 구두가 발을 먹어들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여자는 후에 손님이 없는 틈을 타 구두닦이 할아버지를 찾아간다. 그리고 구두를 닦아달라 한다. 할아버지는 벗고 도망칠 수 있는 건 지금 뿐이라고 말한다.



"글쎄, 어떤 걸까요? 지금까지 연인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과는 한 번도 사귀어 본 적이 없어서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사람과는 어떤 일이 있어도 헤어질 수 없다는 그런 마음하고 정황만은 분명해요. 그 사람 곁에 있고 싶다는 둥의 단순한 것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이고 철저한 의미에서 그에게 꽁꽁 묶여 있답니다."

"허어, 그런 어려운 얘기는 잘 모르겠지만, 그건 뭐 완전히 이 구두 탓이구만. 구두가 먹어드는 것과 남자 친구가 먹어드는 거, 그건 한 줄기로 엮여 있는 거야. 아무튼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지금 당장 이 구두를 벗지 않으면 앞으로는 영원히 도망칠 수 없고, 절대로 이 구두는 아가씨의 발을 자유롭게 해 주지 않는다는 거야." (p.109)



할아버지는 물론 자신의 의견을 말했을 뿐 여자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잠시 후 여자는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저는 이 구두를 벗을 마음은 없어요."

긴 침묵 뒤에 나는 중얼거렸다.

"자유롭게 되고 싶지 않아요. 이 구두를 신은 채 표본실에서 그 사람에게 봉인되어 있고 싶어요." (p.110)




이 책을 읽는데 나는 오래전에 본 영화, '매기 질렌할' 주연의 《세크레터리》가 생각났다. 으으- 제목은 그러니까 '비서'인데, 사장과 둘이 있으면서 뭔가 때리고 벌주고 하면서 일하는 약간 변태삘의 영화로 기억된다. 《약지의 표본》속 분위기가 이 영화 너무 생각나게 하는 것. 영화에서는 아마도 둘이 사랑해서 마지막에 결혼했던 것 같은데, 약지의 표본에서는 여자가 죽어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약간 ... 호러?


















세크레터리는 영화소개 읽다보면 '오피스 로맨스'라고 되어 있던데, 약지의 표본은 오피스 로맨스보다는 호러물에 가까운 듯. 낭만이 1도 나에게는 안느껴지고 뭔가 '도망쳐'만 계속 말하고 싶어지는 거다.



약지의 표본속 사장은 살짝 변태끼가 느껴지는데, 여자가 그런 남자를 좋다고 하면, 그에게 봉인되고 싶다고 하면.. 그것은 본인의 의지이므로 그냥 두어야 하는걸까. 신발이 발을 먹어들어가고 있는데, 그것이 그녀가 원한다면 내버려둬야 하는 일인걸까. 아, 혼란스럽다.



'김종서'의 노래중에 <아름다운 구속>이란 노래가 있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에게 구속되는 것은 기꺼이 견딜만한 것이라는 의미로 '아름다운' 이란 수식어를 썼을거란 건 충분히 짐작되는 바이지만, 나는 세상에 '아름다운' 구속은 없다고 생각한다. 구속은 그 자체로 답답한 것이고 벗어나고 싶은 것이 맞다. 다만 우리가 사랑에 빠져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디고자 하는 것이지.


내 경우 연인과 이별할 때 상대랑 싸우거나 나쁜 상태로 헤어졌던 적은 없고 대체로 좋을 때 헤어졌었다. 그러니 헤어지고나면 슬프고 힘들고 아프고 울게 된다. 이제 이 사람이 없구나, 라는 상실감은 무척 커서 힘들지 않을 수가 없다. 이만큼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나를 힘들게 하고. 그렇지만 금세 해방감이 찾아온다. '이제 내 앞에 놓인 주말이 다 내꺼다!'하는 자유로움이 확- 찾아들어, 처음 그런 느낌이 찾아왔을 때는 '나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렇지만 그 자유로움은 정말 너무 좋은걸...내가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는다는 느낌, 나는 온전히 나란 느낌은 그 자체로 충만한 것이다. 기꺼이 부자유를 선택하는 마음도 뭔지 잘 알겠지만, 나도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또다시 구속으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가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나는 구속이 기본적으로 아름다울 순 없다고 생각한다.



이 약지의 표본은 프랑스에서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음.... 포스터 분위기가.... 너무.... 음....



이 책에는 <약지의 표본> 외에 <육각형의 작은 방>이라는 소설도 실려있다. 육각형의 작은 방은 이야기방을 뜻하는데, 아무도 없는 그 작은 방에 들어가서 혼자 그냥 이야기하고 나오는 방. 실제 존재할 것 같지 않은, 주인공도 어떻게 이런 곳이 있지, 하는 그런 방인데, 처음엔 낯설어하던 주인공이 그곳을 좋아하며 찾게 된다. 그 안에 들어가서 아무도 듣지 않는 말을, 누구에게도 해본 적 없던 말을 하게 되는 거다.


그녀는 헤어진 애인에 대해서 얘기한다.



그와 헤어진 일이 내 페이스를 마구 헝클고 있는 거예요. 등이 아프기 시작한 시기와도 꼭 맞아떨어집니다. 그와 헤어져서 섭섭하다든가 괴롭다든가 우울하다든가, 그런 것이 아니에요. 그런 거라면 이야기는 간단하겠지만, 사실은 좀 더 추한 것이랍니다.

나는 그 사람이 정말 견딜 수 없이 싫어졌어요. 그래서 헤어졌습니다. 그 사람 말고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것도, 그가 내게 폭력을 휘두른 것도 아닙니다. 그냥, 그저, 이유도 없이 싫어졌어요. (p.183)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나는 내가 말하는줄????????????????????????? 사귀었던 사람이 '견딜 수 없이 싫어지는 거', 내게도 이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뭔가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어서, 아아 꼴도 보기 싫다, 이런 경험, 다들 있지 않은가. 뭘 해도 미운 거, 밥 먹는 걸 쳐다봐도 화딱지가 나. 나는 밥 먹는 거 보고 화나는 나를 보며, 아 이건 회복불가능하다, 하는 걸 느꼈었지. 여자는 그런 자신을 추하다고 하지만, 나는 그것이 결코 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게다가 여자는 이유가 없다고 하지만, 이유가 없이 누군가 미워지면, 그건 추한건가? 처음 그가 꼴보기 싫어진 건 약혼식을 앞둔 요리를 준비하다 남자가 넘어지며 음식을 쏟았을 때였는데, 미안한 표정을 비롯한 여러 표정을 짓는 그를 보고 확- 마음이 사그라든 것. 실수할 수 있고 너그러이 용서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여자는 그 때 남자에 대한 애정이 식어버렸다. 단순히 요리를 쏟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쏟아진 요리안의 호출기를 보았고, 그 호출기가 그와 단둘이 있는 다정한 시간마다 울려대어 의사인 그가 환자에게 달려가야만 했던 일이 떠오르고... 이걸, 이유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일이, 여자로하여금 남자에게 애정이 식어버리게 만든 이 일이 언제고 일어날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떤 식으로 터지느냐의 문제지. 언제나 사랑하는 여자인 자신보다 위급한 환자가 중요해 달려나가는 그를 보아야만 했던 여자로서는, 그것이 의사의 본분이라 해도, 어쩌면 '이것을 그만두고 싶다', '평화로워지고 싶다' 는 생각을 했을 거라고 보여진다. 은근히 원했던 것. 그러나 어떤 정당한 이유를 댈 수는 없는 거지. 그런참에 음식이 쏟아졌고, 그런참에 그간 생각했던 것들이 와르르 쏟아져내렸던 것은 아닐까.



여자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



만일 그때 미치오가 넘어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했을까, 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상상은 무의미합니다. 그를 미워할 운명은 유전자가 만들어진 그때부터 이미 정해져 있었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지금 막 생각이 나는군요. 미도리 씨가 그 비슷한 말을 했었습니다. '여기까지 와 닿았다는 게 중요하다' 라고요.

어떤 길을 더듬건 우리는 그저 미리 정해진 장소로 향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은 없는 거예요 ……. (p.189)




본인의 의지나 노력으로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의지나 노력이라는 게 이미 운명인 거라고 나는 느낍니다. 결코 인생을 부정하려는 건 아니에요. 다음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역시 항상 내 힘으로 선택하고 판단하고 쌓아 나가지 않으면 안 되겠지요. 아무리 운명이 바꾸기 어려운 것이라 해도 미리 모든 것을 포기해 버린다는 건 너무도 어리석습니다. 누구에게나 운명의 종착역은 죽음이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살아갈 기력을 상실해 버리는 사람은 아마 별로 없을 것입니다. (p.182)




여자는 남자가 너무 싫어 헤어졌는데, 남자는 헤어진 뒤에 여자를 찾아와 문을 열어달라고 하고, 여자는 당연히 보조장치를 잠근채로 빼꼼 얼굴만 내민다. 싫어... 싫어하니까 찾아오지마 좀... ㅠㅠ 싫어하는데 막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연히 만나고 ㅠㅠㅠ 싫어하니까 보이지마, 좀 ㅠㅠㅠㅠ 싫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재작년 봄에, 그때 사랑하던 남자의 어떤 행동 때문에, 그가 한 행동이라기 보다는 그와 그가 알고 지낸 지인의 행동 때문에 너무 힘이 들었다. 나는 그게 너무 힘이 들어서 그렇게 좋아하는 상대에게 잠깐 시간을 갖자고 말했다. 그렇게 그 없이 며칠을 지내면서도 내내 괴로웠다. 그가 없다는 사실보다 '그 일'이 나를 너무 괴롭게 한거다. 이게 아무리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이해가 안되고 용납이 안되고 용서가 안됐다. 그가 단 한마디만 했어도 그런 일이 애초에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었는데, 그 한 마디 때문에 그런 일은 일어나버렸고, 그 일이 내게 고통이 되었고...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서 사랑에 대해 공부해야겟다고 생각했다. 이렇게나 좋아하는 사람인데 나를 이렇게나 괴롭게 한다면, 내가 사랑을 더 배워야 하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공부하자 사랑을' 이라고 생각한거다. 연락을 하지 않던 그 며칠동안 나는 그에게 몇 번이나 하소연하고 싶었다. 애원하고 싶었다. 제발 나를 좀 어떻게 해달라고, 이 고통속에서 나를 좀 꺼내달라고, 나는 미쳐버릴 것 같다고.



그 일이 있고난 후 우리는 헤어졌다 다시 만나고 또 헤어졌다.



나는 그 당시의 그 일에 대해 종종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화날 수밖에 없었을까, 그 일은 그렇게 용서 안되는 일이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게 큰 일도 아니고 짜증 한 번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는데, 그게 왜그렇게 화가 났을까. 시간이 지났기 때문일까. 그 일은 그렇게 관계를 위태롭게 할만한 일도 아니었는데, 그 땐 왜그렇게 내 가슴을 탕탕 치며 숨을 쉬고 싶다고 생각했을까. 만약 지금 그 일이 내게 다시 반복된다면, 나는 지금도 그 때처럼 숨도 못쉴것 같은 괴로움에 시달리게 될까?


만약 그 때 내가 화내고 괴로워하는 대신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 일을 넘겼다면, 그와 나는 어떻게 됐을까?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을까?

나는 내가 그에게 '그만두자'고 말했던 순간에 대해 자주 떠올린다. 그를 잃은 상실감이 너무 커서, 내가 계속 그의 옆에 있었어야 하는데, 내가 그 순간도 넘겼어야 했는데, 종종 생각하지만, 그렇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좋은 관계로 지냈을까? 그리고, 서운함과 속상함을 밑바닥에 꽁꽁 숨긴채로 유지되는 관계라면, 그건 과연 좋은 관계일까? 나는 '그 일'로 터져버렸지만, 결국 언제든 터질 일이 아니었을까. 내 안에 서운함과 속상함은 계속 쌓이고 있었으니까.



여자는 육각형의 작은 방을 통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것을 혼자 말하고 그러면서 자신에 대해 돌아본다. 우리가 그 때 다르게 행동했다면 지금 다른 결과가 펼쳐졌을까? 그러나 운명은 작은 우연으로 만들어지는 거라고 이 책속에도 나온다. 운명은 작은 우연으로 만들어진다. 여자는 남자가 싫어 헤어지고, 그 일로 스스로를 추하게 여기고 창피하게 여겼다해도, 그것을 꺼내놓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게될 만한 공간을 발견한다. 그 공간을 발견하게 되기까지는 수영장에서 같이 수영을 다닌 다른 회원에게 뭔가 호감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었고, 그래서 길에서 우연히 만난 그녀를 뒤에서 졸졸졸 따라갔기 때문이었다. 결국 여자는 지금 이 타이밍에 여기 와있어야 했던 것일테다. 작은 우연들은 그녀를 여기로 데려왔다.




나는 시간이 우리를 있어야 할 곳으로 데려다 놓을 거라고 곧잘 말하곤 했는데, 정말 그렇다. 재작년에 내가 그 때 그렇게나 화가 나고 고통스러웠던 일, 그렇게나 좋아하면서도 그만두자고 말했던 일,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다 순간순간의 일들이 섞이고 결정들이 만들어낸 것일테다. 그리고 앞으로는 또다른 삶이 펼쳐질텐데, 그것들 역시 작고 작은 우연과 선택들이 만들것이다. 누군가를 만나고 어떤 일을 겪고, 그러면서 여기에 이르렀듯이 또 저기 어딘가에 이르게 되겠지. 운명의 이 시점에 여기 있어야 했고 또 운명의 다른 시점에 다른 곳에 있어야 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될 것이다. 현재에는 지금 여기 있다.




책 속에 잠깐 여자의 썸남 얘기가 나온다.

여자는 썸남과 레스토랑에 가 함께 런치코스를 먹기로 했는데, 여자가 수영 끝나고 가려다가 하필 시선을 붙잡는 다른 회원과 잠시 말을 하게 됐고, 결국 약속 시간에 많이 늦었고, 결국 가고자 했던 레스토랑은 문을 닫았고, 결국 헤매다 들어가게 된 다른 레스토랑은 음식이 맛이 없었고, 결국 썸남은 그 뒤로 여자와 연락을 끊어버렸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이런 일이, 누군가의 현실에 일어났던 일인데(결국 그도 썸녀에게 그만두자고 말했고), 소설 속에도 등장하네.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은건가...




아무튼,

나는 지금 여기에 있고,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그렇다.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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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3-22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래전에 본 영화 <뿅뿅뿅>이 생각났다˝ 이런 대사를 왕왕 치시는 다락방님이 멋있고 좋아요.
아니 당최 그걸 어떻게 다 기억하지???? 난 <캡틴 마블>도 지금 벌써 아리까리한데?!😣😣😣😣

다락방 2019-03-22 10:33   좋아요 0 | URL
아이참.. 또 남들은 모르는 저만의 매력을 발견해서 좋아해주시네요? ㅋㅋㅋㅋ 참애정이다, 트루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03-22 11:18   좋아요 0 | URL
syo님 계 탔네요!!
다락방님이 트루럽이래요!!
춤 안 춰요? (덩실덩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3-22 11:2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9-03-22 11:32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다락방님을 트루럽하는 건데 춤까지 저더러 추라는 말씀이세요? 세상에 이렇게 불공평할 데가??

(덩실덩실 더덩실 덩기덕쿵덕)

단발머리 2019-03-22 11:42   좋아요 0 | URL
음악 끝날때까지 딱! 계속 추고 있어요! 무한 반복이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3-22 11:54   좋아요 0 | URL
좋다 덩실덩실 우리모두 덩실덩실.
아니 요즘 나는 체력 딸리니까 흐느적흐느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03-22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으면서 감동하고 읽으면서 소리치는 그런 소설 읽고 싶은뎅...
손이 안 가는건 나도 모를 일 ㅠㅠ

다락방 2019-03-22 11:27   좋아요 0 | URL
저는 소설을 놓지말자고 계속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의지를 가지고 읽고 있어요. 물론 읽다보면 재미있지만. 아, 이 책이 재미있다는 건 아니고, 뭐 나쁘지도 않지만 ㅎㅎ

지금은 당분간 보관용이 아닐것 같은 책을 먼저 읽을 예정인데요, 한국여성민우회 에서 바자회용 물품을 기증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오호라, 이번엔 개인에게 방출하지말고 민우회에 보내자 싶어서, 부지런히 읽으려고요. 훗.


단발머리 2019-03-22 11:42   좋아요 0 | URL
나란 여자~ 민우회 기증 전에 책 읽어주는 여자!! 키햐!!!

다락방 2019-03-22 11:55   좋아요 0 | URL
제가 오래 안읽고 있는 책들도 쌓아두지 말고 보내버리자 싶어서 어제는 제 책장 앞에 서서 책을 골라내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왜 또 책장 앞에 서니까 죄다 읽고싶죠? 내보낼 게 없어요 아놔 ㅋㅋㅋㅋㅋ 이것은 욕심이 똥구멍까지 차서 그런걸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nine 2019-03-22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읽고 꽤 괜찮기에 저자의 다른 소설도 읽어보자 하고 집어든게 <약지의 표본>이었는데, 다 읽을때까지 저는 제대로 소설 속으로 몰입을 못하고말았어요. ‘이게 도대체 무슨 내용이지?‘ 이러면서요.
<세크리터리>는 못본 영화인데 적어주신 주인공 이름 매기 질렌할을 보니 제가 아는 제이크 질렌할이 얼른 떠올라서, 흔한 성도 아닌데 혹시 제이크 질렌할의 부인인가 하고 찾아봤더니 여동생이네요.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라는 마지막 문장이 마치 오늘의 화두처럼 다가와요.

다락방 2019-03-22 12:43   좋아요 0 | URL
저도 박사가 사랑한 수식 되게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어요. 사실 내용은 기억이 안나지만요.. 그런 참에 약지의 표본은 반가웠는데, 저도 딱히 몰입이 되는 소설은 아니더라고요. 무엇보다 구두가 발을 먹어들어가고 있는데 거기에서 나오지 않겠다는 주인공에게 공감할 수가 없어서요 ㅠㅠ 오히려 뒤에 실린 단편 <육각형의 작은 방>이 좀 더 나았던 것 같아요.

저는 어떤 영화가 처음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매기 질렌할 주연의 영화를 몇 번 보았었거든요. <스트레인저 댄 픽션>이란 영화 혹시 안보셨으면, 이거 괜찮아요, 나인님! 그 영화에서도 봤고 세크리터리에서도 봤고.. 검색해보니 <다크 나이트>, <사랑해, 파리>에도 나왔네요.

아, 그리고 매기 질렌할은 제이크 질렌할의 누나입니다! 닮았지요? 후훗.


그러고보니 저 얼마전에 <어쩌다 로맨스>라는 영화를 봤거든요? 약간 음주후에 보긴 했는데, 아니 갑자기 남조연이 크리스 햄스워스로 보이는거에요. 어? 왜 그렇게 보이지? 하고 다시 자세히 보니 아니더라고요. 영화 끝나고 찾아보니 ‘리암 햄스워스‘라고 크리스 햄스워스 동생이더라고요. 닮았어요. 아주 많이요.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