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91 | 292 | 29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영원의 아이 - 하 영원의 아이
덴도 아라타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영원의 아이 하 - 덴도 아라타 (북스피어)

 

 영원의 아이는 이미 10년 전에 살림출판사에서 상,중,하 세권으로 출판되었다가 절판된 소설이다.

 

북스피어에서 2010년에 상,하권으로 새롭게 만든 이책은 1999년 발행된 단행본을 번역 저본으로 삼아 2004년 발행된 문고본을 참고하여 만들어졌으며, 작가가 직접 쓴 제작 노트 등을 자료로 활용하여 소장본으로서의 가치를 높였다고 한다. 절판되었을 당시에 마니아사이에서는 이 책을 구하지 못해서

안달났을 정도로 굉장히 유명했던 책이었다고 한다.

 

영원이 아이 하권 마지막 부분에 편집 후기가 실려있었는데 북스피어의 영원의 아이에 대한 애정이

남다름을 보여주고 있었다. 덴도 아라타의 5년하고도 8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고투한 끝에 사람들에게 내어진 '영원의 아이'를 아무렇게나 보여주기는 싫었던 탓일까

이미 나왔던 책보다 더 좋은 그에 버금가는 책을 만들기 위해 북스피어에서도

3년이라는 긴 세월을 출판에 힘을 쏟았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발행인의 마지막 유머러스한 농담도 이 책을 자신있게 내놓는다는 호기가 보였다.

 

영원의 아이 상,하는 정말 몇일에 걸쳐서 읽은 책인 것 같다. 지루해서가 아니다.

엄청나게 굵은 책이기 때문이다. 집필기간 5년, 원고지 5천매의 대작이기때문이다.

솔직히 간만에 책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병원이라는 곳에서 쇼이치로, 료헤이, 유키 이 세사람은 만나게 된다.

세명다 열 두살의 나이로 이미 오래전부터 부모에게 학대를 받아 정신적 상처를 못이겨

치료를 위해 이 병원으로 오게 된 것이다.

동물원이라고 불리는 병동에서 그들은 각자의 아픔을 담은 별명

지라프, 모울, 루핀으로 불리며 서로 상처를 보듬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자신들의 힘으로는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고통을 준다고 생각하던 그들은

아버지의 성폭행으로 괴로워하는 유키를 구해줌으로써 모든 것이 구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17년 후의 모든 일들이 그 사건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유키를 아버지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는 것.

아버지를 없애버리는 것.

그들이 17년 동안 묵묵히 지켜온 비밀!

그들 스스로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 이것이 모든 사건을 일으켜버렸다.

 

영원의 아이 상권에서 조금씩 알고 있었던 내용들의 실마리가 하나하나 풀어가는

이야기가 이 두꺼운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이유인 것 같다.

그리고 생각하지 못했던 반전에 반전이 더욱 흥미롭게 여겨진다.

 

 
묘진 숲에서 쇼이치로, 료헤이, 유키는 서로의 상처를 숨김없이 얘기한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진실을 처음으로 이야기하고 서로를 인정해준다.
이때의 기억으로 이들은 하나가 되었고 17년동안 서로를 찾게하고 사랑하게 만들었다.


괴로운 과거와 슬픈 비밀을, 공감하며 공유하고 있다.
서툰 위로의 말 따위는 하지 않고, 탓하지도 않고, 동정의 눈으로 보거나 경멸하거나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믿을 수 없다며 조금이라도 부정하는 말을 하거나
부정적인 몸짓을 하는 일도 없다.
 
영원의 아이를 읽으면서 계속 마음 속에 생각나는 것은
사람을 그 자체로 인정해주고 인정받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것인가...
라는 것이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도 결국 자신의 아픔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인정받고 알아주고
보듬어주길 바라지만... 세상에서 내쳐지고 버려지기때문에 계속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그런 생각들. 하지만 남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생각하면서
그 자체로 인정해줄 수 있는 것이 정말 가능한 일인지.


친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유키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자신을 더럽고 추한 존재가
아닌 그저 상처받은 사람으로 인정해주는 진정으로 같이 공감해주는 사람들.
쇼이치로와 료헤이를 만나 점점 자신의 아픔을 치유해나간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헤쳐나갈 수 있을거라 믿는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호락호락하질 않는다.
유키의 아버지는 그때 멈췄어야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아이에게 자신의 아픔을 호소하지
않았어야했다. 하지만 그러질 못했다. 어느 누구도 유키 아버지의 고통을 나눠같지 못했다.
그녀의 어머니 마저도.
 
현실도피! 쇼이치로와 료헤이, 유키는 그것만이 그들이 살길이라 생각했다.
유키 아버지의 죽음으로 그들은 구원을 받을 수 있다 생각했다.
자신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부모를 죽임으로 모든 것이 해결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도피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못했고
모든 것을 해결해줬다고 생각한채로 17년을 살아온 동안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현실이 그들에게 더 추악한 모습으로 다가오게 된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쇼이치로, 유키, 료헤이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세 사람뿐만 아니라 각자의 부모, 주변 인물들의 생각들도 자세하게 표현되고 있어서
영원의 아이 상,하권을 읽고 나면 왠지 인간의 인생사를 전부 다 본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이를 키우는 것에서부터 연애,결혼, 그리고 치매에 걸린 부모를 모시는 일까지.
또한 근친상간, 아동학대, 살인등의 사건들도 거침없이 다룬다.
하지만 요즘 자주 언급되는 언론의 기사들을 보면 이 책의 이야기들이 정말 허구일까?
라는 생각도 하게된다. 더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이 시시각각 벌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쇼이치로는 자신을 모울로 만들어버린.
여자와의 성관계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린 치매가 걸린 어머니를 돌본다.
그토록 어릴적 자신을 돌보지 않고 버린 어머니를 말이다.
그리고 치매환자에서도 가족들이 가족이란 틀안에서 해결하려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사회와 주변의 도움을 청할 것을 권한다.
아웅다웅하며 치매노인을 모신다면서 안으로 곪지말고 기관과 여러곳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아 밝아 질것을 권하고 있다. 정말 현실적이다.
그래서 더 이 이야기들이 공감이 가는 것 같다.

살다보면 사는게 무의미하고 모든 것이 허무하다고 느껴질때가 있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것들이 언급이 된다.
왜 무엇때문에 살아야하는거지?
물론 딱 이것때문이야!라고는 말해주지 않지만 어릴적 아픔을 갖고 고통스럽지만
열심히 살아온 세사람을 보면서 어느 누가 죽어라!라는 말을 할수 있을까!
 
"살아 있어도 괜찮아. 넌......
살아 있어도 괜찮아.
정말로 살아 있어도. 괜찮아. "
 
살아가는 이유를 한번쯤 생각해보고 누군가를 위해 살아주기도 해봐야겠단 생각도 할 것이다.


모든 책들이 그렇듯이. 이 책에서도 진실을 말하는 것이 참 힘들다.
진실을 말했다면 다 해결될 일을.. 하지만 그게 다일까? 정말로?
진실을 말한다고 해결이 다 될까? 이 책은 또 이런 질문을 던진다.
상처받고 고통받고 더 세게 세상에게 밀림을 당하면 그땐 정말 도저히 살아가지 못하지 않을까.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 아닐까. 무섭지 않을까.

사람들이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후가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진실을 상대방이 알았을 경우 돌아오는 반응이. 그걸 모르기 때문에 두렵고 고통일 것이다.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이유.
모든 진실을 말해도 놀라지도 않고 의심하지도 않고 조금도 끼어들지 않고 들어주고
다 받아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기는 할까! 물론 책에는 등장하긴 하지만 말이다.
진실을 아무런 여과없이 그대로 받아들 일 수있는 사람.


옛날에는 슬픈 드라마를 봐도 우는 게 무서웠어요.
우는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고 실제 일도 아닌 일에 마음이 움직이는 나를 사람들이 바보
취급한다고 지레짐작해 버렸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인정해줘요.
멜로드라마에 우는 나도, 신문 보라는 권유를 거절하지 못하는 나도 인정해 준다고요,
청소도 빨래도 못하지만 화내지 않아요.
그냥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어요.

와... 이 대목을 읽는데 정말 내가 정말 바라는 것도 이런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이 그 사람으로서 살고 있다는 걸 내가 그냥 인정하고 받아들여 주는 것만으로도
의자가 된다. 이 말이 정말 세상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것 아닌가!하고 말이다.
어찌나 내가 하고 싶은 말들 생각하는 말들을 딱딱 꼬집어서 얘기를 하고 있는지 속 시원하다.
안타깝게도 영원의 아이 속 인물들은 분명 자신을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늦게 알아버려서 슬픈 결말을 맺고 만다.
가슴 아팠다. 너무 뻔한 해피앤딩의 결말을 죽어라 싫어하지만
깊숙히 알아버린 쇼이치로와 료헤이, 유키가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했기에
너무나 처절한 결말이 마음 아프게 남는다.
어떻게 다들 그렇게 하나같이 갈기갈기 찢어 놓는지... 처참하다.
 
그래도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료헤이와 유키는 각자의 삶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시도해본다. 여운이 남는다. 그들은 또 다시 만나게 될지...
각자의 새로운 삶을 찾아서 행복하게 살았으면하고 바래본다.
 
정말 두툼한 책의 두께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진짜 잘만들어진 책이다.
소장가치가 있는 책을 만들고 싶다는 발행인의 말에 적극 공감!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시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 - 뉴요커에게 배우다
정용실.이규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도시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

 

화려한 도시를 배경으로 잔디밭에 맨발로 누워 한가로이 책을 보는 이 표지가 시선을 사로 잡는다.

"도시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 제목 또한 도시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쏙 들만하다.

 

멋진 도시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12가지 희망 목록으로 KBS 아나운서인 정용실과 전 조선일보 기자이며 프리랜서 미술 저널리스트인 이규현은 2년간의 뉴욕에서의 삶을 이 책에 담아내고 있다.

뉴욕의 생활을 하면서 느끼고 배운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 서울로 그대로 담아가기 위한 책이다.

그래서 뉴욕생활의 이야기를 12가지의 장으로 분류해서 잔잔하고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이야기해나간다.

 

1장 refreshment 도시에도 마음을 비워줄 장소가 숨어 있다
2장 walking 뉴요커는 늘 걷는다
3장 food 뉴욕에서 음식 탐험을 멈추지 마라
4장 play 뉴요커가 문화를 즐기는 세 가지 방식
5장 art 누구나 예술가인 도시
6장 dessert 뉴요커는 디저트를 필요로 한다
7장 party 뉴요커들은 모두 파티 플래너
8장 festival 가족이 함께 꾸는 행복한 꿈, 축제
9장 secret bar 역사 속의 시간을 사랑하는 뉴요커
10장 dream 내 삶은 내가 디자인한다
11장 shopping 뉴요커의 쇼핑엔 스토리가 있다
12장 life 팍팍한 도시의 삶을 낭만으로 만드는 뉴요커


처음에 이 책을 제목과 표지만으로 상상하기를 삭막한 도시를 탈출하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를

즐기고 뭔가 깊은 뜻이 담긴 도시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 해답을 알려줄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했던 것 같다.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그런 쇼킹하고 뒷통수를 치는 대답을 바랬는데.

그건 나의 기대가 너무 지나쳤었던 것 같다.

얻은 대답은 바쁜 가운데서도 즐길줄 아는 여유를 가져라.

많이 가지려하지 말고 소소한 것을 즐겨라. 일상을 즐길 여유를 만들어라는 것으로 통일될 것 같다.

 

그래. 도시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이 뭐 대단하게 필요할까!

도시의 삭막함을 피해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도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여유를 가지고 시간의 무료함을 즐기기 위한 것인데!

도시에 살더라도 그런 여유와 행복을 찾을 수만 있다면 그자체가 중요한 것인데 말이다.

정말 말로하기도 입아플 정도로 당연한 말인데 말이다.

 

저자는 뉴욕에서 2년간의 생활을 한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담고 있다.

중간중간 실려진 사진들이 더 크게 책 두페이지를 다득차도록 전부 구성되었다면

뉴욕의 생활을 대리만족도 해볼텐데 생각보다 너무 작게 실려진 사진들에 아쉬웠다.

친구 가족의 스튜디오를 개조한 집의 사진도 보고 싶었는데 볼수 없었다.

음식사진들은 많던데... 진짜 뉴요커들의 실생활을 엿보는 사진들이 부족한 것 같다.

 

이 책을 보다 보면 꼭 친한 지인의 블로그 포스팅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그만큼 무겁지 않았다는 뜻이다. 저자의 일상의 엿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쉬기 위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떠난 뉴욕이지만 정말 푹... 의미있는 휴식을 취한 것 같아서

마냥 부러웠다. 이런 휴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

나에겐 절대 불!가!능!한 일이기에...

 

매일 똑같은 일상을 벗어나 비행기로 14시간이 걸리는 곳으로 떠나 2년의 색다른 삶을 산다.

그것도 일에 치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 해보고 배우며 즐긴다.

정말 죽도록 부러운 생활이 아닐 수 없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에 해당하는 삶인 듯하다.

 

뉴요커라고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과 특별하게 다른 생활을 하진 않는다.

다만 그들이 정서속에 작은 것을 즐길 줄 알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려는 삶이

현재의 도시인이 점점 잃어가는 것들을 담고 있기에

뉴요커!를 동경하게 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든다.

 

도시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에 더욱 집중해야하는데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를 할 수 있는 저자가 마냥 부러울따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앗싸라비아 - 힘을 복돋아주는 주문
박광수 글.사진 / 예담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앗싸라비아 - 박광수

 

독특한 그림과 마음을 달래주는 감동적은 글로 유명한 광수생각의 박광수님의 포토에세이

앗싸라비아를 만났다.

광수생각의 팬인 나로서는 신뽀리를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이 컸지만 포토에세이를 통해서

박광수의 눈으로 보는 일상 생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도! 신뽀리에 대한 아쉬움은 접어지진 않는다. 많은 독자들이 나와같은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욕심이라면 사진과 함께 그의 그림들이 같이 실렸다면...하고 아쉬워해본다.







이 책을 치매에 걸리신 기억을 잃어버리신 어머니에게 바친다고 적혀있다.

어머니의 기억속에서 마지막 책일지도 모를 책.

그래서 일까 이 책에는 어머니에 대한 박광수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사소한 일상에서의 어머니의 이야기.

어릴적 어머니의 가르침.

작가는 아마도 사진을 찍고 글을 적으면서 어머니를 계속 떠올렸던 것 같다.







앗싸라비아 속 사진은 저자가 말했듯이 와~ 정말 아름답다!하는 그런 사진은 아니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뭔가 감춰진 이야기가 하나쯤 있을 법한 그런 사진들이다.

소박한 사진들도 있고 제법 잡지화보 속에 나올 법한 사진들도 있다.

하지만 정감 가는 건 호떡을 붙이는 사진이나 대패 삽겹살의 소소한 사진들이다.

그리고 그에 곁들여진 박광수만의 생각들.







 

"세상을 살아가면서 멋진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 그 경이로움에 놀라 카메라에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지만, 그때 카메라를 들었다면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을 온전히 감상하긴 어려웠을 테니

후회하지는 않는다.

이 책 [앗싸라비아]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막 지나간 찰나를 느낄 수 있으며, 가장 아름다웠을 바로 앞 순간을 상상할 수 있다. 또한 카메라를 바로 꺼내들 수 없었던 그 수많은 아름다운 풍경들과 나날을 떠올리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박광수

 

 어떤 책에 보니 진정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카메라를 꺼내 담을게 아니라

멈춰서 마음에 담으라던 말이 생각난다. 정작 즐기고 느껴야할 시기에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성급함이란... 그렇지만 그 찰나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참으로 힘들다.

마음에 담고 싶지만 지워질까봐 두렵기 때문일까

다시는 그런 것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때문일까

마음에 담기보다 카메라로 영원히 내것이 되기를 바라는 나다.

찰나를 느끼고 싶지만 앞으로도 카메라를 들이대는 방정맞은 유혹을 뿌리칠 순 없을 것 같다.





 

철없는 어린 아들과 고기를 먹는다. 아니, 고기를 굽고 자르기를 한다. 나는 고기를 굽는 사람. 나는 고기를 자르는 사람. 아들이 고기를 먹는 내내 나는 고기를 굽고 자르기에 여념이 없다.
아들이 고기를 먹어보라고 재촉하면 잠시 굽고 자르기를 멈추고, 가끔 아주 가끔 기름이 대부분이거나 타버린 고기를 먹는다. 갑자기 울컥하는 이유는 내 아버지도 그랬을 것이다, 내 어머니도 그랬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나는 고기를 굽는 사람. 나는 고기를 자르는 사람. 자자손손 대대로 이어온 직업. - 66~67page

 

기억에 남는 글귀다. God의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가 떠오르는 글.

철없는 어린 아들은 고기를 먹고 아들을 위해 나는 고기를 굽고 자르기에 여념이 없다.

이 글을 보며 나도 갑자기 울컥한다. 내 아버지도 그랬을 것이다. 내 어머니도 그랬을 것이다.

 

박광수의 앗싸라비아는 신뽀리의 그림이 포함되지만 않았을뿐

저자 특유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소한 이야기들로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그래도... 신뽀리가 계속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와 선인장 - 사랑에 빠졌을 때 1초는 10년보다 길다
원태연.아메바피쉬.이철원 지음 / 시루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고양이와 선인장.

 

감각적인 시인 원태연의 고양이와 선인장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독특하게 '오디오그래픽노블'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는 책으로도 유명하다.

QR코드를 통해서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직접 들을 수 있도록 되어있지만...

아쉽게도 나는 구식폰인지라 인터넷으로 직접 검색해서 동영상과 음악을 들었다.

책으로만 보는 것보다 동영상과 음악을 통해 보는 고양이와 선인장은 한마디로

너무 예쁘다!!! 책이 이래도 되는거야?

 

너무 예뻐서 다 읽고 초2 우리 딸내미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했다.

동영상을 보고 너무 예쁘다면서 고양이와 선인장 캐릭터가 그려진 머그잔과 쿠션을

사달라고 조르고 있다. 내가봐도 캐릭터들이 글과 참 잘 어울린다.

글과 그림이 잘 어울어져서 동화같은 이야기가 감동을 배로 일으키는 것 같다.





 

고양이와 선인장은 우선 보는 즐거움이 있다. 감각적이고 예쁜 그림으로 시선을 먼저 끈다.

그리고 글에서도 원태연 시인의 특유의 글체로 마음속 울림을 전한다.

시처럼 느껴지는 짧은 글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것이 원태연 시인만의 매력인 것 같다.

예전 내가 학창 시절에 한참 원태연 시인의 시로 떠들썩 했던 기억이 난다.

기존의 시들과는 차원이 다른 독특함으로 무성한 이슈를 낳았었는데 10년이라는 기간동안

책을 내지 않았다니... 놀랄따름이다.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작사가이자 영화감독이다!라는 소개글에서 또한번 놀란다.

내기억속의 원태연은 시인으로

손끝으로 원을 그려봐 니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너를 사랑해로 기억되기 때문에...

 

그리고 그가 시를 쓰기전에 사격선수!였다는 것도 놀라게 한다. 참 그의 글만큼이나 독특한

경력으로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작가의 인사말도 특이하다.

판에 박히지 않는 그의 글들이 난 참 좋다.







나는 고양이 너는 선인장.

 

고양이와 선인장은 도둑고양이와 작은 선인장화분의 사랑이야기이다.

사랑에 문을 닫아버리고 상처받기를 두려워하는 외로운  도둑고양이 외로워.

자신을 사랑해준 소년을 잃고 그리워하며 외로워를 사랑하게 된 선인장 땡큐.

이루워질 수 없는 사랑이지만 서로를 그리워하고 생각하는 것은 멈출 수가 없다.

사랑을 처음 시작하는 시기의 풋풋함과 설렘이 가득 묻어난다.









글도 물론 좋지만 그림을 통한 캐릭터들의 감정몰입도가 상당하다.

고양이와 선인장을 다 읽다보면 그저 귀엽기만해보이는 이 캐릭터들에게 어느새 정이 들어버린다. 







마지막 함께하는 이둘의 모습에서 왠지 눈물도 찡해진다.

사랑에 상처받았던 사랑 받지 못했던 간에 두려워하지 말고 사랑을 향해 손을 뻗으라고 권한다.

이 책 참 따뜻하다.

웹툰으로 연재되었고 책으로 실리지 않는 아직 남아있는 시리즈들이 있다고 하던데

나머지 이야기들이 너무나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도 보이니? 7 - 신나는 보물선 탐험 달리 지식 그림책 9
월터 윅 지음, 박소연 옮김 / 달리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도 보이니?

-달리출판사

 

"너도 보이니?" 이 책은 누나랑 동생이랑 엄마랑 가족 모두 같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에요.
엄마가 일방적으로 읽어주는 책이 아니라 가족끼리 서로 이야기를 나눠가면서
볼수 있는 책이라서 더욱 마음에 들었어요.

 

글씨없는 그림책에 숨을 그림 찾기가 더해진 책이라고 할까요?

너도 보이니?에는 이야기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서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를 꾸며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황금동전에서 점점 크게 볼수록 보물상자에서 유리병에 배 그리고 백사장의 사진까지.

아이가 책속 사진을 보면서 정말 신기해할 것 같아요.

이와 비슷한 형식을 보여주는 책들이 많았는데요. 이 책은 숨은그림찾기!라는 재미요소를 더했네요.

 

그리고 책 표지의 그림이 담긴 퍼즐이 함께 포함되어있어서

아이들이 더 좋아하네요. 놀이북으로서 아주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책속 사진들이 아기자기하고 참 예쁘게 찍혀져 있어서 아이들이

한눈에 보고 좋아하게 끔 만들어져있어요.

 

퍼즐은 5살이 하기에도 무난하네요. 처음에는 못해서 끙끙대더니만 몇번 맞춰보기를 반복하고

책표지를 보면서 맞추더니 재미를 느끼고 이제는 금새 완성하네요.

숨은 그림 찾기나 퍼즐은 아이에게 집중력과 끈기를 요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겠죠? 집중력과 끈기!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도 아니고 정말 힘든 것이죠.

 

너도 보이니?를 통해서 집중력이 생길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역시나..였어요. 어찌나 정신을 집중해서 하는지요. 입을 앙다물고 미간에 주름이

생기는 것도 모르는지 책만 뚤어지게 보면서 찾더라구요.

금방 찾아질것 같지만 저도 찾아보니 집중해서 살펴보지 않으면 바로 찾긴 힘들었어요.

 

한번에 다 찾아보려는 욕심은 버렸구요.

처음에는 책한번 읽어서 스토리를 대략 생각하게 하고서

그 다음에는 점점 크게 볼수록 황금동전에서 사진속 가게까지 보이는 것을 알려주었어요.

그리고 숨은그림 찾기에 도전해봤어요.

 

준비물은 연필과 지우개!

한번 하고 버릴 책이 아니니 연필을 준비해야겠죠? 코팅이 되어있어서 연필로

살짝 동그라미를 쳐주면서 찾았어요. 여러번 할수 있게 말이죠.

 

서로 먼저 한다고 해서 처음에는 한명씩 기다리면서 했어요.

일반 동화책을 보면서도 찾기 놀이를 가끔할때가 있었는데요.

단순한 그림에서는 그런 놀이를 하기가 참 힘들었어요.

아이가 책속 그림을 통해서 숨은 그림찾기를 참 좋아한다는 것은 맘들이 더 잘 알 것 같아요.

책 속 그림찾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예전에는 미로찾기에 푹빠져서 미로찾기책을 시리즈로 다 사더니만...

이제는 숨은그림 찾기 너도 보이니? 시리즈를 다 사달라고 조르네요.

조만간 5권부터 찬찬히 들여줘야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91 | 292 | 29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