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엄마 - 우리는 이미 괜찮은 엄마입니다
야순님 지음 / 아우름(Aurum)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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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당신 지금 괜찮나요?

육아서를 찾는 이유가 뭘까 잠시 생각에 잠긴다.

내가 지금 뭔가 부족하고 힘들기때문이 아닐까?

귀여운 아이들, 날 흐뭇하게 하는 아이들, 자상한 남편.

떠오르면 행복한 순간들이 연속되다가 갑자기 어떤 한 이유가 모든 것을 눌러버리는 때가 있다.

나는 왜 이렇게 힘이 드는가? 아이 키우는게 왜 이리 힘든 것인가?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그 당시엔 정말 무엇보다 심각하게 나를 힘들게하는 일이었다.

"뭣이 중헌디", 이 말이 딱 어울린다.

아이의 한글떼기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고 문제집 한장 더 푸는 것이 뭐가 그렇게 중요했을까?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그렇다고 지금이 나아지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아이 키우는건 매 순간이 실전이다.

예습도 없고 복습도 없다. 무조건 실전.

뒤늦게 잘못한 걸 알아서 조치를 취해보지만 이미 늦은 경우가 참 많다.

아이도 상처받고 엄마도 상처받고. 그 모습에 후회하고 자책하고. 그런 것들이 계속 반복된다.

정말 아이를 키우는 자격증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자격증을 과연 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요즘 뉴스들을 접하면 아이는 정말 아무나 키우면 안된다.

 

"우리는 이미 괜찮은 엄마입니다." 이 말 속에 내가 들어간 순 있을까? 

 

저자 야순님은 세 아이를 야무지게 키우고 있다.

블로그나 그녀의 책을 통해 접하는 아이들은 참 행복해보인다.

첫째를 기르며 학습적인 면에 너무 치중했던 자신을 돌아보고 둘째, 셋째는 더 야무지게 키우는 중이다.

확실히 야무진 살림꾼에게도 아이 키우는 어렵다는 것에 살짝 안도한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그냥 두세요. 그냥 두고 보세요."

"더 빛나게 해주지 못한다고 해서 잘못되는 일 없어요."

 

아이에게 집착하는 이유는 나를 아이에게 오롯이 투영하기때문이다.

아이가 잘못하면 내가 잘못한 것 같고 아이가 못하면 내가 못하는 것 같고.

아이가 실패하면 내가 실패하는 것 같다.

아니 그보다 더한 좌절감을 느낀다.

그런데 아이가 실패를 하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당연한 일이다.

실패를 해야 성공도 있는 법인데 아이에겐 고통없이 꽃길만 걷게 해주고 싶으니 그게 문제다.

 

아이를 키울 수록 저자가 말하는 "그냥 두세요."라는 말의 의미를 실감하게 된다.

그게 생각처럼 쉽지않지만 뒤돌아보면 아이 키우는데 이것보다 더 중요한 말은 없는 듯하다.

부모가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해줄 수는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아이 스스로 감내애야할 것들이 세상엔 참 많다.

​​ 

"아이를 죽이는 것은 의외로 쉽다.

잘못된 체벌과 훈육(이라 여기는 분풀이),

그것으로 아이의 평생을 죽일 수도 있다.

아이를 때리는 것을 체벌이라 하고 사랑의 매라 하지만

난 사랑의 매라는 말을 제일 싫어한다.

그건 모순이고 자기 합리화고 변명일 뿐이다."

 

사랑의 매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말이 콕 박힌다.

"사랑하면, 그보다 몇 배 더한 고통을 참으며 그보다 더한 인내로 마음을 쏟고 공을 들인다."

아이가 잘못한다고 매를 들어야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내가 더 참고 아이에게 공을 들여야했는데 많은 반성을 하게 된다.

결국 아이를 향한 분풀이일뿐이다. 욱하는 마음을 다스리는 엄마의 인내는 아이키우는데 필수다.

  

언제부턴가 나의 기분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나를 보게 된다.

내가 기분 좋으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고 내가 기분이 안좋으면? 그냥 아무것도 아닌 일이 버럭버럭을 불러온다.

일본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수수한 옷을 입고 아이를 향해 정말 자상하게 말을 던지는 엄마들을 보게된다.

저런 엄마가 되고 싶다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엄마도 감정표현을 하라고 하는데 그게 아이를 향해 하라는 뜻은 아닌 것 같다.

내 감정분출은 집이 아닌 밖에서 해결을 해야하는 것인데 전업주부는 그게 참 한계가 있는 듯하다.

그걸 못하면 결국 아이에게 화살이 향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렵다.

저자는 그런 것들을 잘 해소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전업주부가 아니다. 유명한 강사이고 남편이 전업주부다. 평범한 엄마는 분명아니다.

처음부터 그녀가 평범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시어머니갑질, 모진 시댁살이도 살아봤고 세 아이를 키우며 많은 실수도 경험했다고 한다.

하지만 부단한 자기 노력으로 지금의 저자가 되었다.

​빨래와 아이들을 내팽겨치고 집안을 어질러놓은 하루.

저자의 남편은 아내를 향해 독설을 던지지 않았다.

아내가 힘들다는 것을 인정해주고 알아준다.

"오늘은 아빠가 저녁 해줄 테니까 책이랑 장난감 좀 같이 치워줄래" 하고는 넥타이도 풀지 않은 채로

싱크대로 가 설거지를 하고 저녁 준비를 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남편들은 이 상황에 빼빠지게 일하고 왔는데 저녁도 안해놓고 컴퓨터 게임만하고 있는 아내를

고운 눈으로 쳐다볼 수 있을까? 남편을 남의 편이 아닌 내편으로 만든 저자가 참 부럽다.

 

 

아이들은 계속 자란다. 어느 순간 내 손을 더이상 필요로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전부라고 생각되는 요즘 나를 위해 난 뭘하고 살고 있나를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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