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고 아이들의 직업을 찾는 위대한 질문 - 보통 엄마의 거창고 직업십계명 3년 체험기
강현정.전성은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이른바 명석한 두뇌를 갖은 특별한 아이들의 이야기는 이제는 지칩니다.

혹시나 내 아이도 가능하지 않을까?해서 유치원때까지는 부지런히 그런 육아서, 교육서들을 봤지만 이제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을 보니

자연스럽게 아 이 아이들은 천재가 아니었어를 시작으로 나를 닮아도 너무 닮았다란 생각에 조금씩 기대치를 내려놓게 되는데요.

공부해서 1등하고 서울대가고 명문대를 가게 한다는 책이 아니라 아이에게 '내 아이가 꿈을 말하기 시작했다'라는 문구에 눈이 갔습니다.

다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를 말하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성적도 물론 포함되는 현실. 누구나 다 1등이 될 수 없는 세상이라면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직업선택의 기회는 줘야하지 않을까 싶어집니다.

네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뭐니? 뭘 할 때 가장 행복하니? 평생 뭘하고 살았으면 좋겠니?

경제적인 것들을 떠나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게 도와주고 싶습니다.

 

 

"건축가라면 그 다리는 무너지지 않고 의사라면 사람의 목숨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

판사라면 판결을 믿을 수 있고 기자라면 거짓을 전하지 않으며

교사라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다." - 거창고 졸업사 중에서

 

거창고 아이들의 직업을 찾는 위대한 질문. 그 위대한 질문이 궁금해지는데요.

거창고 졸업사를 읽고나니 뭔가 구체적인 것이 막연한 꿈과는 다르게 다가옵니다.

대통령이 청와대 회의에서 '한국을 대표할 만한 학교'로 꼽아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는 거창고.

십 대 자녀 둘을 둔 엄마로서 바람직한 부모 역할에 실패를 느꼈다고 말하는 저자가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인성과 공부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똑같은 엄마의 입장으로 과연 거창고의 취재과정 3년은 무엇을 가져다주었을지가 궁금해집니다.

자기 분야에 헌식적으로 살면서 인정받는 사람들, 남들이 볼 때는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저자의 말에 내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지금 열심히 살고 있는가. 내 삶에 부끄럽지 않은가.

 

"부모가 변하면 아이들은 달라질 수 있다." - 9page

 

직업선택의 십계

하나,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둘,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셋, 승진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넷,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다섯,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여섯,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일곱, 사회적 존경 같은 건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여덟,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아홉,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하는 곳이면 틀림이 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열,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거창고 직업선택의 십계를 읽다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 왜?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를 담았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하는 곳이라면 틀림이 없다니!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니!

도대체 이런 십계를 들려주는 이유가 무엇일지 그 뒤에 숨겨진 의도가 궁금해집니다.

 

직업선택의 십계는 삶의 원칙에 대한 이야기지 전도유망한 일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합니다.

역시 가치있는 삶이란 부를 쫓는 것과는 반대로 가는 건가봅니다.

 

"내가 부모로서 아이를 어떻게 양육하려 하는지, 이 아이와 함께 어떤 삶을 꾸려나가려 하는지, 무엇을 추구하는지,

그러기 위해 나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같은 문제에서 아무런 기준도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항상 흔들렸다." - 31page

 

이 책에는 꿈을 갖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해야한다느니 어떤 식으로 뭘 해야한다느니하는 건 없습니다.

대신 사랑, 약한 사람을 섬기라느니 내 이익을 챙기지 못하더라도 낮은 길로 좁은 길로 걸어가야하는 걸 이야기를 통해 느끼게 해줍니다.

평소 아이에게 다른 건 다 필요없다 공부만 열심히 하면 길이 열릴 것이라 말하는 부모가 읽는다면 뜨끔할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유재석씨와 김구라씨가 사춘기를 둔 가족을 상담해주는 TV 프로를 봤습니다.

그걸 보며 격하게 느낀건 내 아이에겐 참 객관적이기 힘들다란 것입니다.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배우가 되고 싶은 아이, 주변 사람들은 모두 아이의 열정을 밀어주라고 하지만!

만약 그 아이가 내 아이라면 과연 그렇게 말을 할 수 있을지... 그게 참 문제란 생각이 듭니다.

머리로는 이해하고 다른 아이라면 객관적인 시선으로 대답할 수 있지만 내 아이는 나를 보는 것 같아서 이성적인 판단이 참 어렵습니다.

아이에게 꿈을 찾게해주는 것도 마찬가지일테죠.

아이들에게 너의 이익보다 다른 사람의 이익을, 평탄한 길보다 고된 길을 가라고 차마 쉽게 입이 떨어지진 않습니다.

 

거창고의 교육을 살펴보니 이런 생각들은 지나친 보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에게 자율성을 주고 결정권을 주고 스스로 성숙하게 해주는 거창고의 생활이 확실히 아이들을 남다른 인성을 지닌 아이들로 자라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일반 학교도 이렇게 변하면 좋을텐데요.

모두들 이런 인성과 자율성보다는 주루룩 줄을 세워 시험 점수로 사람을 판단하기에 안타깝습니다.

성공을 위해 매진하는 것도 아니고 공부의 목적을 아는 아이들. 그렇게 자라면 참 좋겠습니다.

 

성공과 명예와 부에 가치를 두는 한 영원히 바른길과 빠른길 사이에서 바른길을 선택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 제가 명심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때마다 책 속 문구를 되뇌야겠습니다.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길 바라세요?" 이 질문을 계속 던지며 살아야겠습니다.

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보여주며 사는 엄마가될지... 정말 바르게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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