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브루 헤밍웨이 (원액) - 500ml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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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과 달리 내 입맛에는 콜드브루 셜록보다 이게 더 부드러운 느낌. 셜록을 너무 진하게 먹었던 걸까;; 미식알못;;
우유에 타 먹으면 좋다길래 샀는데 막상 우유가 없...당장 사러 갔다 왔어요; 우유에 타 먹으니 매우 부드럽군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로도 좋고☺️ 담엔 맥주에도 넣어 먹어 보겠어요♡ 역시 알라딘 콜드브루는 마약커피~
근데 헤밍웨이 하면 쿠바인데(모히토 마시며 『노인과 바다』 쓰기) 쿠바 커피가 아닌 건 좀 아쉽네요. (네가 가라, 쿠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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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 우리의 직관 너머 물리학의 눈으로 본 우주의 시간
카를로 로벨리 지음, 이중원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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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책을 좀 읽어본 사람이라면 거시 세계를 설명하는 중력 이론과 미시 세계를 설명하는 양자 이론이 서로 상충되는 게 많아 통합된 ‘양자중력 이론‘이 향후 물리학의 키 포인트가 되리라는 얘기를 자주 접한다. 카를로 로벨리는 양자중력 이론 중 루프 양자중력 이론가이다. 이 책만으로는 그 이론을 정확히 파악하긴 어려우나 아주 흥미로운 설명이 이 책에 가득하다. 예전에 로벨리의 전작 『모든 순간의 물리학』(★★★), 『보이는 것은 실재가 아니다』(★★★★)도 읽었는데, 나는 이 책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가 제일 좋았다.
‘시작‘과 ‘끝‘을 설명하기에 가장 중요한 관건 ‘시간‘이 주제여서 더 재밌었고, 양자이론을 양자역학이라고도 하는 걸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은 기존의 물리학 책과 차별된다. ‘사물‘이 아닌 ‘사건‘ 중심, ‘선형적 흐름‘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내포한 동적 변화‘, ‘에너지‘가 아니라 ‘엔트로피‘를 강조하는 등이 그렇다. 특히 ‘엔트로피‘ 설명이 매력적이다.
우리의 시간관념 형성과 오류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하는 시간의 역사학‘ 책이라고 할만한데, ‘시간‘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다행히 두껍지도 않아 땡큐ㅎ

시간의 특징적인 양상들 하나하나가 우리의 시각이 만든 오류와 근사치들의 결과물이다. 앞서 언급한 지구가 평평해 보이는 것이나 태양의 회전이 그 예이다. 그러나 인간의 지식이 성장하면서 시간에 대한 개념은 서서히 베일을 벗게 되었다. 우리가 ‘시간’이라고 부르는 것은 구조들, 즉 층들이 복잡하게 모인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시간을 구성하는 조각들을 찾아 나설 것이다. 그 조각들은 실재하는 구조물이 아니며 어설프고 서투른, 그리고 죽음을 면할 수 없는 인간이 관점이나 양상에 따라 근사近思적으로 만든 것들이다. 왜냐면 결국, 시간의 미스터리는 우주보다는 우리와 더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볼츠만은 ‘엔트로피가 존재하는 이유는 우리가 세상을 희미하게 설명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엔트로피는 우리가 희미한 시각으로 구별하지 못하는 다양한 구성들이 ‘얼마나’ 되는지를 산출하는 양이라는 점을 정확히 증명했다. 열과 엔트로피, 과거의 낮은 엔트로피 등은 자연을 대략 통계적으로 설명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과거와 미래의 차이는 이 희미함과 깊이 연결돼 있다.

살아 있는 모든 세포 내부는 복잡한 화학 공정들의 네트워크로서 낮은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문을 여닫는 구조물이다. 분자들은 촉매처럼 공정들의 얽힘을 촉진하거나, 반대로 억제하기도 한다. 각각의 모든 공정에서 엔트로피의 증가는 모든 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생명은 서로 촉매작용을 하는,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과정들의 네트워크다.

세상의 엔트로피는 ‘우리와 관련돼’ 있고, 우리의 열적 시간과 함께 증가한다. 우리는 이 열적 시간을 간단히 ‘시간’이라 부르는데, 이 변수 안에서 사물들이 순서에 따라 발생하기 때문이다. 엔트로피의 증가는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구분하고 우주의 전개를 이끈다. 또한 과거에 대한 흔적과 잔존물 그리고 기억이 존재하도록 한다.(11장) 인간은 과거의 흔적들에 대한 기억으로 뭉쳐져 있는, 엔트로피 증가는 대역사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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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름다움의 진화 - 연애의 주도권을 둘러싼 성 갈등의 자연사
리처드 프럼 지음, 양병찬 옮김 / 동아시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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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획일성에 대한 욕구가 현대의 과학적 설명 속에 숨어 있는 ‘일신론monotheism’의 망령에 불과한 건 아닐까?”
이 말은 정말 명치를 때린다. 토드 로즈가 지적한 ‘평균주의‘ 상황과도 비슷하지.
과학 안팎에서 스트리트 파이팅이 활발해야 한다. 안다며 누르고 몰라서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비록 성적 아름다움이 관능적 쾌감을 유발하더라도 성선택은 자연선택의 또 다른 형태일 뿐이며, ‘갈라파고스핀치의 부리에 작용하는 진화의 힘’과 ‘최고극락조의 구애행동을 형성하는 진화의 힘’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이것은 ‘아름다움의 본질 및 유래’에 대한 나의 견해와 전혀 다르다. 약간 망설여지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하지만,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의 과정은 다소 무미건조하다”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물론 진화생물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이 자연계에서 널리 작용하는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힘이라는 점을 잘 알며, 그 무한한 중요성을 부인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그러나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의 과정은 진화 자체와 동의어가 아니다. 진화과정과 진화사를 살펴보면,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부분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 전체에 걸쳐, “진화는 종종 변덕스럽고, 기이하고, 우발적이고, 개별적이고, 예측과 일반화가 불가능하므로, 적응으로 설명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라는 점을 강조할 생각이다.
진화의 결과 탄생한 성적 장식물은 배우자의 자질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호 전달자’와 ‘선택자’의 생존능력과 생식능력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진화는 심지어 퇴폐적decadent이기까지 하다. 간단히 말해서, 개체들은 자신의 주관적 선호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부적응적인maladaptive 선택을 내릴 수도 있으며, 그로 인해 생물과 환경 간의 부적합worse fit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주류 진화론자(적응적 진화론자)들이 미적 진화 이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그것은 ‘미적 진화 이론의 선전善戰에 위기의식을 느낀 적응적 진화론자들의 자기 보호 본능’에 기인한다”라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을 말이다. 바로 그 순간 이 책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중략) 내 딴에는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장식물의 다양성에 대해, 무한한 경외심을 불러일으켰다’라고 자부했던 것이, 그에게는 절망적인 세계관으로 보였던 것이다. 만약 내 견해를 받아들인다면, 삶의 목적의식이나 의미가 완전히 사라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다시 말해서, 만약 배우자선택으로 인해 진화한 장식물이 배우자의 자질을 나타내는 게 아니라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면, 그건 우주가 합리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소리가 아니고 뭐냐는 거였다. 나는 그 순간 “진화에 관한 다윈의 미학적 견해를 완전히 소화하여,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설명하는 게 절실히 필요하겠구나”라고 되뇌었다.
나의 과학적 견해는 조류학자로서 새를 객관적·주관적으로 관찰하고, 자연사학자로서 자연계를 포괄적으로 개관한 경험에서 직접 유래한다. 나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엄청난 지적·감정적 기쁨을 누렸다. 과학자로서의 내 인생은 늘 흥미롭고 영감이 넘쳤으며, 새의 아름다움이 진화한 것을 생각하기만 해도 소름이 오싹 돋곤 했다. 나는 이 책에서 “미묘한 미적 진화 이론이 결정론적인 적응적 진화 이론보다 자연을 더욱 풍부하고 정확하고 과학적으로 이해하게 해주는 이유”를 설명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성선택을 통해 진화를 바라볼 때, 우리는 자유와 선택으로 가득한, 전율 넘치는 세상을 볼 수 있다.

철학자 대니얼 데닛Daniel Dennett은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적 진화’를 가리켜 “다윈의 위험한 생각”이라고 한 바 있다. 그것은 다윈의 첫 번째 걸작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의 주제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다윈의 정말로 위험한 생각”을 이야기하고자 한다.1 그것은 ‘성선택에 의한 미적 진화’라는 개념으로, 다윈의 두 번째 걸작인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The Descent of Man, and Selection in Relation to Sex』의 주제다.
다윈이 제안한 성선택이라는 개념이 그렇게 위험한 것이냐고? 무엇보다도, 다윈의 성선택은 신다윈주의자들에게 특히 위험하다. 왜냐하면 성선택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곧, ‘자연선택의 힘을 진화의 (유일한) 원동력으로 간주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생물계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데도 부족하다’라고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윈이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에서 주장한 것처럼, 자연선택은 진화의 유일한 원동력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자연선택이 우리가 생물계에서 보는 장식물의 엄청난 다양성을 전부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윈은 이 딜레마와 씨름하느라 오랜 시간을 들였다. 얼마나 고민이 많았으면 다음과 같이 말한 것으로 유명할까! “나는 공작의 꽁지에 있는 깃털을 들여다볼 때마다 구역질이 난다네!” 공작의 깃털은 자연선택의 결과로 진화한 다른 유전성 형질들과 달리, 생존가치survival value 면에서는 완전히 낭비 그 자체다. 이것은 그가 『종의 기원』에서 내세운 원리들과 완전히 배치된다. 그래서 그가 고심 끝에 최종적으로 얻은 통찰은 ‘뭔가 다른 진화적 힘이 작용하는 게 분명하다’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다윈의 정통파 적응주의 추종자들은 그것을 ‘용서할 수 없는 변절’로 간주했다. 결과적으로, 다윈의 성선택 이론은 그 후 억압되고 오해받고 재규정되어, 끝내 잊히고 말았다.
‘성선택에 의한 미적 진화’는 너무나 위험한 이론이어서, 자연선택의 전능한 설명력을 지키기 위해 다윈주의에서 배제되어야 했다. 그러나 자연계에 나타난 아름다움의 다양성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윈의 미적 진화 이론을 생물학과 문화의 주류에 복귀시켜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생물학적 아름다움을 설명할 길이 없다.

『종의 기원』이 발간된 후 맹렬한 공격에 시달리는 동안, 세 가지 문제가 다윈의 마음을 옥죄어왔다. 첫 번째 문제는 쓸 만한 유전학 이론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그레고어 멘델Gregor Mendel의 연구결과를 모르는 상황에서, (자연선택 메커니즘의 기본이 되는) 유전 이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려고 노력해봤지만 헛수고였다. 두 번째 문제는 인간의 진화적 기원, 인간의 본성, 인간의 다양성에 관한 문제였다. 인간의 진화적 기원에 관하여,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일부러 힘을 빼고 이렇게 적당히 마무리했다. “이 책을 계기로 하여, 인간의 기원과 역사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게 될 것이다.”
다윈이 세 번째로 직면한 큰 문제는 ‘실용성 없는 아름다움’의 기원이었다. 만약 자연선택이 유전성 변이heritable variation의 차별적 생존differential survival에 의해 추동된다면, 걸리적거리기만 하는 수컷 공작 꽁지의 정교한 아름다움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꽁지가 수컷 공작의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며, 굳이 효과를 따져본다면 오히려 방해될 뿐이다. 거대한 꽁지 때문에 행동이 굼뜨면 포식자에게 잡아먹히기 쉽기 때문이다. 다윈을 특히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한 것은 공작 꽁지깃에 아로새겨진 안점eyespot이었다. 그는 일찍이 “인간의 눈은 수많은 점진적 진보incremental advance가 시간이 흐르면서 누적되어 진화한 것으로 설명된다”라고 주장했다. 각각의 점진적 진보는 빛을 감지하고, 빛과 그림자를 구분하고, 초점을 맞추고, 상像을 맺고, 색깔을 구별하는 등의 능력을 미세하게 향상시키는데, 이 모든 것들이 집합적으로 동물의 생존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작의 안점이 진화하는 중간단계에서는 어떤 합목적성이 충족되었을까? 오늘날 공작의 완벽한 안점이 실제로 무슨 역할을 수행하긴 하는 걸까? 인간의 눈이 진화한 이유를 설명하는 게 지적 도전intellectual challenge이라면, 공작의 안점이 진화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지적 악몽intellectual nightmare이었다.

오늘날의 적응주의자들은 이렇게 자문自問해야 한다. “우리는 왜 모든 자연을 강력한 단일이론이나 과정으로 설명할 필요성을 느끼는 걸까?” “과학적 획일성에 대한 욕구가 현대의 과학적 설명 속에 숨어 있는 ‘일신론monotheism’의 망령에 불과한 건 아닐까?” 이것은 ‘다윈의 정말로 위험한 생각’에 함축된 또 하나의 시사점이다.
진화생물학이 진정한 다윈적 견해를 받아들이려면, 다윈이 그랬던 것처럼 자연선택과 성선택이 각각 독립적인 진화 메커니즘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적응적 배우자선택은 성선택과 자연선택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나는 이 책에서 ‘성선택과 자연선택 간의 상호작용’이라는 말을 계속 사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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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이여, 안녕 마카롱 에디션
진 리스 지음, 윤정길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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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미친 방‘이 주어진다면? 자살하지 않은 것이 놀림거리가 되고, ‘늙고, 비루하고 빈털터리이며, 열등하거나 미친, 이방인 여자‘라는 타인의 잔인한 평가에 괴로워하며 더더 내면으로 숨고자 한 여자. 본명마저 숨기고 투명 인간이 되고자 한 여자. 현실의 고통을 잊고자 육체와 정신을 분리시키며 존재하고자 한 여자. 이 소설이 나온 지 80년이 지나서도 가부장적 남성 중심 사회, 여성 비하, 성폭력은 여전해서 이로 인한 정신분열증적 여성 캐릭터를 또 만나게 되는 진부함에도 불구하고 진 리스의 문학성 때문에 강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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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책이 으레 그렇듯 예화도 많지만 타당성 있는 논리적 추론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설득의 달인들이 상대로부터 ‘네’라는 응답을 끌어내기 위해 사용하는 책략은 수천 가지에 이르지만, 대부분의 책략이 여섯 가지 기본 범주 중 하나에 속한다는 것이다. 이 여섯 가지 범주는 인간의 행동을 조종하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온갖 책략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적인 심리 원칙의 지배를 받는다. 이 책은 그 여섯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앞으로 이 여섯 가지 원칙(상호성의 원칙, 일관성의 원칙, 사회적 증거의 원칙, 호감의 원칙, 권위의 원칙, 희소성의 원칙)이 사회에서 담당하는 기능과, 설득의 달인들이 상대방에게 구매나 기부, 허락, 투표, 동의 등을 요청할 때 그런 원칙들을 능숙하게 적용해 그 엄청난 힘을 활용하는 방법 등을 살펴볼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최근 연구에서, 우리가 일상적인 판단을 내릴 때 사용하는 여러 가지 의사결정의 지름길을 밝혀냈다(Kahneman, Slovic, &Tversky, 1982; Todd & Gigerenzer, 2007). ‘판단의 휴리스틱스(heuristics, 모든 경우를 고려하는 대신 경험을 통해 나름대로 발견한 편리한 기준에 따라 일부만 고려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옮긴이)’라는 이 지름길은 ‘비싼 것이 좋은 것’이라는 원칙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사고 과정을 단순화시키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효과를 발휘하지만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책의 내용과 관련해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상대방의 말을 믿고 따르게 하는 휴리스틱스이다. 예를 들어 ‘전문가의 말은 진실’이라는 지름길 원칙을 생각해보자. ‘PART 6’에서 살펴보겠지만, 우리 사회는 특정 분야의 권위자로 여기는 사람의 발언과 지시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어리석은 경향이 있다. 전문가의 주장을 스스로 검토한 후 납득하는(또는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주장과는 상관없이 ‘전문가’라는 지위에 설득을 당하는 것이다. 특정 상황에서 주어진 하나의 정보에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이런 경향이 바로 ‘누르면, 작동하는’ 방식의 자동반응이다. 반면에 모든 정보를 철저히 분석한 후 반응하는 경향은 ‘통제반응(controlled responding)’이라고 말할 수 있다(Chaiken & Trope, 1999).

인간의 인식과 관련한 원칙 중에 ‘대조 원리(contrast principle)’라는 것이 있다. 두 개의 대상을 차례로 제시할 때 둘 사이의 차이를 인식하는 방법이 달라진다는 원리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두 번째 대상이 첫 번째 대상과 차이가 심할 경우에는 그 차이가 실제보다 ‘더’ 크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먼저 가벼운 물체를 들었다가 이어서 무거운 물체를 들게 되면, 무거운 물체만 들었을 때보다 훨씬 더 무겁게 느낀다. 대조 원리는 정신물리학(psychophysics, 인지현상과 자극의 물리적 성질과의 관계를 조사하는 학문 분야-옮긴이) 분야에서 정립된 원리로 무게뿐 아니라 거의 모든 종류의 인지 과정에 적용 가능하다. 모임에서 매우 매력적인 사람과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변변찮은 사람과 대화를 하게 되면, 두 번째 사람이 실제보다 훨씬 더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상호성의 원칙에 따르면, 우리는 다른 사람한테 뭔가를 받으면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누군가 우리에게 호의를 베풀면 우리도 호의로 갚아야 한다. 누군가에게 생일 선물을 받으면 우리도 상대의 생일을 기억했다가 선물을 해야 하며, 누군가 우리를 파티에 초대하면 우리도 파티를 열어 상대를 초대해야 한다. 상호성의 원칙은 타인의 호의나 선물, 초대 등이 미래에 우리가 갚아야 할 빚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중략) 사실 상호성의 원칙에서 비롯된 고도의 부채 시스템은 인류 문명의 독특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저명한 인류학자 리처드 리키(Richard Leakey)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핵심을 상호성의 체계에서 찾았다. 그는 우리가 인간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선조들이 “의무감으로 이루어진 명예로운 네트워크 안에서” 식량과 기술을 공유하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Leakey & Lewin, 1978). 문화인류학자들은 이 ‘부채의 그물망’을 인류만의 독특한 적응 메커니즘으로 평가하며, 각 개인을 대단히 효율적인 집단의 일원으로 만드는 분업,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의 교환, 상호의존성의 형성을 가능하게 했다고 본다(Ridley, 1997; Tiger& Fox,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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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9-09-15 0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주 인상적이었고 몇가지는 유용하게 씁니다 ㅎㅎ 조삼모사 같은 것들..
나머지 시리즈도 사서 읽었는데 이 책이 그중 나은것 같아요 ㅎㅎ
좋은 밤 되세요

AgalmA 2019-09-15 23:11   좋아요 1 | URL
이 시리즈가 너무 많아서 이걸 다 읽어야 하나 고민되던데 초딩 님 말씀 듣고 이 책 하나로 끝내야 겠네요ㅎㅎ🙏
그저 그런 자기계발서일까봐 안 읽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연휴가 끝나는 밤이네요. 독서보다 가을 만끽 많이 하시라는 말씀 전하고 싶네요🍁🍂🍁🍂 저도 그러고 싶은 희망에^^/

초딩 2019-09-15 23:43   좋아요 1 | URL
ㅎㅎ 넵 가을이요~
계절을 너무 잊고 산것 같습니다~ 말씀 너무너무 감사해요~ ㅎㅎㅎㅎ
좋은 밤 되세요~
전 운전한 발목 부여잡고 이제 자려합니다.

2019-09-15 0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9-15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