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지성체의 방문과 인류종말의 문제에 관하여 - 대답 없는 우주에 대답을 던지는 두 지성 간의 대화
최준식.지영해 지음 / 김영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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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영해 교수의 탁월한 사고 패러다임

 

외계인 실존에 대해 지영해 교수는 "인접생명권"광역생명진화권이라는 사고 개념을 제시한다. (존경스러웠음!)

이 논리는 외계인들이 오랜 세월 수차례 지구와 접촉하고 개입하게 된 상황과 지구인 인식틀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잘 설명해준다. 

지구인의 문제라면 권력욕, 교만, 정부 정보통제 등등 다른 것도 많다-_-)...당연하지 않겠어요? 인간이니.







§ 새로운 패러다임 - "현상적 압도성"


"현상적 압도성"은 임계치가 넘어가면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관점이다. 

고전 물리학에서 현대 물리학으로 넘어간 것은 과학적 입증 때문이었다 해도, 인간 역사에서 많은 '혁명'이 "현상적 압도성"이지 않았는지?

지금 심각한 문제인 핵문제를 포함한 군축과 환경 파괴에 대한 공동 대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건 모두 동의하는 사실이다. 아래 사진에도 제시되고 있는데, 시장자본주의, 민주주의, 민족국가 체제가 그 원흉이다.

동토의 해빙으로 인해 아무리 조심해도 온실가스가 27년 이후면 임계치를 넘어갈 거라는 사형 선고 아래 

인간의 사고 패러다임이 얼마나 극적으로 변화해 줄 지 그리고 과연 해법을 제시할 지 캄캄 아니겠음? 

완전 <인터스텔라> 상황;;  

이런 촉박한 상황에서 외계인이 혼혈종을 생산하는 것은 어떤 뜻이 담긴 걸까. 좋은 뜻으로 본다면, 위에서 말한 "인접생명권" 광역생명진화권차원의 자구책이라 할 수 있겠지만, 여하간 뉴에이지 사상들이 보는 인류구원 메시아로서의 행동은 아닌 것 같다.

출현부터 생각까지 참으로 묘한 존재... 정말 파악해보고 싶다! 알아 볼 수나 있다면;



 



ps) 인류종말에 대한 대책, 인간의 욕망!은 내 선에선 무리고; 저는 이 책에서 생각의 패러다임을 집중해서 본 터라 위 얘기는 좀 심각합니다만, 납치한 지구인을 다른 집에 데려다 놓는 황당하고 귀여운 외계인에 대한 재미난 에피소드들, 그간 외계인 관련 사건 사고, 대표 선진국들의 대처 등을 종합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책입니다. 찡긋) 




나에게 ps) 앗! 이거 쓰느라 <그것이 알고 싶다>를 놓쳤ㅜㅜ! 우흐흑, 리뷰가 뭔지.....리뷰 정리하느라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겠소? Agalma씨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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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dgling 2015-09-20 0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꼭 다시보기로 보는 tv 프로그램이 일요일 오전에 하는 `서프라이즈` 입니다~ 가끔씩 외계생명체에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소재로 나와서..ㅎ따로 ufo 다큐는 수집하고 싶더라구요. 이 교수는 이해하기 쉽게 말하네요~ 읽을 만한 신간인 것 같군요! 외계생명체는 이제 100프로 있다고 믿어도 되겠죠? ㅎ우리에게 유익할지 유해할지 참... 귀신도 아직 설명이 안 되는데... 죽어봐야 알 문제들~

AgalmA 2015-09-20 01:34   좋아요 0 | URL
책에서 인용할 때마다 자료에 대해 자세하게 출처첨부가 되어있어서 도움이 되실 겁니다.
위에 물고기 얘기도 그렇지만 2차원의 개미와 3차원의 인간 사이의 이해불가능한 차원의 문제가 외계인과 인간 사이에도 있는 것 같다고 저는 이 책을 보며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
이쪽 다큐에 관심이 많으셨다니 꼭 보셔야 할 듯~ 귀신 같은 영적 문제도 다소나마 이 책에서 다룹니다. 최준식 교수가 외계인을 너무 영적 관점에서 파악하려는 건 동조가 안 되었습니다..그래서 별점 하나 뺀 것;;;

fledgling 2015-09-20 01:04   좋아요 1 | URL
세상을 다르게 보고 사유할 수 있도록 공부가 되네요. 오, 영적인 문제도 나오다니 더욱 더 기대만발~!

cyrus 2015-09-20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접생명권`, `광역생명진화권`. 단어가 거창하군요. 뭔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요. ^^;;

AgalmA 2015-09-21 11:45   좋아요 0 | URL
거창한 단어들은 좀 거북하기도 한데, 설명을 읽어보면 정말 딱 그래요 :)

antibaal 2015-10-01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게 읽었어요

AgalmA 2015-10-01 21:01   좋아요 0 | URL
흥미로운 부분이 있죠? 감사합니다. antibaal님^^

고양이라디오 2015-11-18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UFO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들이 있나요ㅎㅎ???
꼭 보고 싶은 책이네요~

AgalmA 2015-11-20 08:31   좋아요 1 | URL
과학적인 증거라기 보다 여러 사실과 이론 사이에서 합리적인 추론을 하려는 책이라는 게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양이라디오님 과학 분야 관심 많으시니 읽는 재미는 얻으실 듯^^
 


§ 주말엔 이런 걸 듣는다


Charlatans UK [Modern Nature] (2015.02, 이하 국내 발매 기준)

알라딘 DB 수급이 늦네요. 별점을 줄 수가 없잖소!





그나저나 Charlatans UK 멤버들도 늙은 게 보여서 약간 뭉클(;_;)

바닷가에서 저러고 있으면 항상 <Knockin' On Heaven's Door>(1997) 영화가 생각난다. 





이 영화도 벌써 20년! 끼약!









HONNE [Warm On A Cold Night] (2015.05)

영국 출신 일렉트로닉 듀오. 

소울과 신스를 섞은 일렉트로닉 음악, 내가 정말 좋아하는 종류

마약이다. 무한 리플레이!



동영상이 라이언 맥긴리(Ryan McGinley)스럽고 좋네~


























라이언 맥긴리(Ryan McGinley)의 저 유명한 사진은 시규어 로스(Sigur Ros) 앨범 [Með suð i eyrum við spilum endalaust] 커버로도 쓰였다. 

참고로 2014년 대림미술관에서 라이언 맥긴리 <청춘, 그 찬란한 기록>이란 사진전이 열려 관람객의 가슴을 뜨끈하게 해준 적 있다. 










 


Alabama Shakes [Gimme All Your Love] (2015.03)

아, 멋진 블루스 락~

커버 사진도 엄청 인상적으로 찍으셨네~











Stereophonics [Keep The Village Alive] (2015.09)

믿고 듣는 Stereophonics~ 

Kelly Jones는 정말 매력적인 보컬 100선에 들어갈 신이 준 목소리! 








Spoon [They Want My Soul] (2015.05)

텍사스 주 오스틴 출신의 인디 록 밴드. 이 밴드도 결성된 지 20년이 지났다~

위의 Stereophonics도 그렇고 나는 이런 보컬을 좋아하나-_-a 한다.  


나는 왜 스케이트보드를 안 배운 것인가!!!

보호장구 차고 배우는 거 이젠 쪽팔려ㅜㅜ;









Arca [Xen (????? Edition)] (2015.05)

신기한 아티스트다. 공감각을 이끌어내는 솜씨가 탁월하다.

영화 <언더 더 스킨> 생각이 나는 커버와 음악. 동영상의 비주얼도 압권~

문득 외계인은 어떤 음악을 좋아할까. 나는 죽을 때 어떤 음악을 듣게 될까. 



 

영화 <언더 더 스킨> 스틸컷

 
















Beirut 신보 [No No No](2015.09)는 너무 소프트해졌다 할까. 보헤미안적인 매력 어디 갔어ㅡㅜ 그닥 끌리지 않아서 오랜만에 [The Rip Tide](2011)를 한 번 더 듣는다. 공연장에서 이 곡 흐를 때 울 뻔 했다구;;))

 






§§

택배기사님이 주말 일찍 책을 전달해 주셨다.

내가 산 책인데, 왜 선물받은 기분인가.....


 
















<달몰이> 책 띠지에 아트웍을 살려 완전 멋지다! (이건 못 버리겠군. 앞은 무려 황현산 교수님! 뒤는 강정시인)

내용은 이보다 더 멋지다고! 찡긋 하시는 신사 양반~


"그 인물에게서 자기 희망이었던 것을 잘라내지 않는 이상 그를 잘 모를 것이다" - p15


정말 그랬다. 그때 나는 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어서 소릴 지를 수도 없었다.

조에 부스케가 산산조각난 몸 대신 자신을 철저히 "문화-존재"로 만들려 했다면, 나는 뒤뚱거리며 철없이 하고 있었다. 





§§§

그리고 전화.

"널 떠나게 해줄께."

11월과 12월의 제주도는 어떻게 다르지?

어제와 오늘의 빛은 어떻게 다르지? 

창밖만 보지 말고 나가봐.


그때까지 건강하게 살아남아야지.

살아남는 일 하나둘.




ㅡAgalma





  




한 인간의 폐허는 그가 잃어버린 것에 따라 가늠되는 게 아니라, 그가 어떠한가에 따라 가늠된다. - p11
우리들 각자는 자기 개성 속에 감추어져 있다. 각자 삶에 대한 개념이 있지만 정작 없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정확한 시각이다. - p14

조에 부스케 <달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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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5-09-19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국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아마도 이런걸까요..?

AgalmA 2015-09-19 12:45   좋아요 0 | URL
음악은 천국의 문과 가장 가까운 형태가 아닌가 합니다. 아주 즉각적이죠. 그래서 단순한 저는 책보다 더 좋아합니다.

책읽는나무 2015-09-19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려주신 음악 들으며 설거지 중이라지요?
좋은 주말 하세요?^^

AgalmA 2015-09-19 12:45   좋아요 0 | URL
설거지ㅎㅎ 적절하게 유용해서 저도 기쁘네요^^
책읽는 나무님도 즐 주말 되세요//

수이 2015-09-19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으면서 믹스 커피랑 방울토마토 섭취하며 공사 현장에서 딩기딩가~~

AgalmA 2015-09-19 12:54   좋아요 1 | URL
그 공사는 참ㅎㅎ...
하루종일 음악 추가해 볼까요ㅎ
신보들은 유투브에 안 올라온 게 많아서 제약이 좀 있어요ㅜ;

수이 2015-09-19 12:58   좋아요 0 | URL
점심 먹고 돌아오겠습니다~^^ 반나절 동안 들을 음악!

북다이제스터 2015-09-19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굳이 제 식으로 표현하면, Dandy하고 Urban하며 Tomboy스런 음악들인 것 같습니다, Arca 제외하구요. 참 좋아요. ^^

AgalmA 2015-09-19 23:46   좋아요 1 | URL
ㅎㅎ...패션 에디터처럼 말씀하셔서 한참 킥킥 했습니다.
Arca가 좀 괴상하긴 하죠? 헌데 위 곡 중에서 가장 개성적이죠. 어떤 곡과도 다른. 저는 이런 음향에 가까운 음악을 만나면 반갑습니다. 표현방식과 비주얼이 거침없어 더러 혐오와 비호감을 줄 수도 있겠지만^^;

2015-09-25 0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5 0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5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5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우울증에 대한 대표적인 책으로 꼽는 앤드루 솔로몬 『한낮의 우울』도 읽었고(http://blog.aladin.co.kr/durepos/7296568),

최근 레나타 살레츨 『불안들』도 읽어서(http://blog.aladin.co.kr/durepos/7608324)

스콧 스토셀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도 읽어야 할 의무감이 듭니다-_-)!

 

앤드루 솔로몬이 자신의 우울증에서 출발해 우울에 대한 역사적 고찰과 여러 임상 사례와 치료법을 거론했다면, 레나타 살레츨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각자의 위치에서 겪게 되는 불안심리와 작동을 말해 주었죠.  

앤드루 솔로몬의 책도 만만치 않은 종합판이었는데, 그런 그가 스콧 스토셀의 저서를  "과학, 역사, 자서전을 엮어 써낸 불안의 종합판"이라고 격찬하니 신뢰감과 함께 확인하고 싶습니다!

이 책까지 읽고 나면 "불안"을 꽉 잡게 될까요?

앤드루 솔로몬씨는 이제 잘 지내시나 보군요. 다행...겸사겸사 이렇게 또 소식을 알게 되네요~

 

 

ㅡAgalma 

 

 

 

 


 

 

 

희망과 회복력을 되찾기 위한

어느 불안증 환자의 지적 여정


“과학, 역사, 자서전을 엮어 써낸 불안에 관한 종합판.”

―앤드루 솔로몬(『한낮의 우울』 저자)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 스콧 스토셀

35년 전만 해도 ‘불안장애’라는 공식 진단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신경정신과를 찾아야 하는 정신질환 중 가장 흔한 병이 되었다. 미국에서 정신건강 관리에 드는 비용의 31퍼센트가 불안 치료에 사용된다. 한국도 다르지 않아 지난 5년 사이 불안장애로 진료 받은 환자 수가 22.8퍼센트나 증가했다. 우리 시대 거의 모든 사람은 만성 스트레스를 안고 산다고 한다. 종종 불안을 근대성의 문화적 징후로 분석하기도 한다. 잇따른 경제위기, 빠르게 증가하는 소득불평등, 사회 전반적인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불안은 현대를 특징짓는 심리적 현상이다.


평생 동안 이 병을 앓아온 환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스콧 스토셀은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에서 현대병인 불안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3000년간 불안에 관해 쓰인 수십만 장의 글과 자기 자신의 삶 속으로 뛰어든다. 자신을 비롯해 살면서 한 번은 극심한 불안을 경험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불안에 관한 이해를 제공하고자 한 것이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9월 16일 ~ 9월 20일 (당첨자 발표 : 9월 21일)

발송: 9월 22일 (예정)


2. 모집인원 : 10명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필수)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10일 이내에 '알라딘'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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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9-19 0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걱정이 없으면 걱정을 안겠네..라고 한게 누구던가ㅡ니네 아부지?
^^모..드라마에서... 본 .기억나는데.불안장애 ㅡ장애가 불편치 않음 장애라 까지 누가 그럴까..하면서..그쵸?! 너그러움에 대한 생각 을 합니다. 누구도 아닌 스스로를 향한 너그러움이 가장 어려워 생기는 병 중 하나 아닌가..싶어서..그럼..또! 열심 독서의 뒷이야기 기대할게요^^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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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로봇이라는 다중의 이야기 - 패턴화

 

겉모습은 어떤 사람이랑 똑같이 생겼는데 사실은 외계 생명체가 그 안에 들어가 있어서 그 사람을 흉내내는 거. 그래서 옆 사람이 계속 저 사람이 내가 알던 그 사람이 맞나 하고 끊임없이 의심하는 거.”(p33)

 

이 대사는 <블레이드 러너> 여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로 서술되지만, 이 소설에서 우주알이 몸에 들어간 남주인공과 너는 누구였어라고 계속 묻게 되는 여주인공에 대한 암시이기도 하다. 장강명 작가는 복선이랄 것도 없이 노골적으로 이런 패턴화를 보여준다. 장강명식 패턴화는 출판계에서나 독서시장에서도 성공한 것 같다. ③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하면 인간은 찾는 재미를 느끼고 계속 읽으니까. 내 현실과 가까운 이야기일수록, 얼하면 리얼할수록 더.


그런데 이 소설의 패턴은 게임에서처럼 상향식이 아니다. 작가는 평준화된 패턴을 계속 제시한다. 박석거리 전설의 부부 이별 그믐,…』주인공들의 이별 식으로 1:1로 입력해 놓았다. ‘시공간연속체를 볼 수 없는 인간 : 로봇 : 독자를 위해. 반복의 단순패턴화에만 천착하는 작가의 논리를 위해. 남주인공과 마찬가지로 교도소로 간 이영훈 어머니에게 '우주알'이 들어간다는 설정은 반복이라기보다 인위적이었다.


이 소설에는 반복을 위한 반전인 터닝포인트가 있다. 반전을 제시하면 반응은 대체로 두 가지 패턴을 보인다. 과거의 이야기가 모두 거짓이었고 이게 진실이군! / 과거를 모두 거짓으로 만들면서까지 진실을 보여주려 하는군! 이 반응은 이 소설의 심사평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진실이 아니라 자신의 죽음 뒤에도 여전히 살아 있을 사람들을 위한 거짓을 만들어내는 데 최선을 다하고, 그 거짓을 통해 시적 정의를 실현한다”(p168) - 강지희 문학평론가

남자가 죽고 나서야 그가 해온 거짓말이 사실은 믿을 수 없는 진실임을 깨닫고 도대체 너는 누구였어?’라고 절박하게 물어야만 했던 여자의 이별 이야기?”(p169) - 권희철 문학평론가

 

남주인공의 반전은 소설(내면) 속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외면)에서까지 진실/거짓이라는 혼동을 일으킬 예견된 패턴이다. 우려점은, 장강명 박사(어울려서 한 번 붙여봤다. 놀림은 아님)가 현실 패턴화를 소설 시스템화 하는데 경직되어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그래서 김도연 소설가의 의문’ 평과 신수정 평론가의 작위성평이 나온 것이라 짐작된다.

 

 

 



§§ 저널리즘과 환상성 환상적 사실주의? 사실적 환상주의?

 

환상적 사실주의대명사로 불리는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환상성에 방점이 크게 찍혀 회자되지만 환상적 사실주의라는 어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실주의가 더 핵심이다.

마르케스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저널리즘에서는 기사가 가짜라는 한 가지 사실만이 기사 전체에 편견을 갖게 만듭니다. 대조적으로 소설에서는 이야기가 진짜라는 한 가지 사실이 작품 전체를 정당화해 줍니다.”(작가란 무엇인가 3파리리뷰, p359)

 

저널리즘을 강조한 마르케스만의 작법은 그렇게 등장한다. 내적 독백 기법, 글에 딱 맞는 자연스러운 어조, 환상적인 것을 현실적으로 믿게 만들어줄 세세한 묘사.

 

언론계에서 온 장강명 작가 그믐,…』은 마르케스의 취지와 작법의 괘를 같이 한다. 헌데 이 소설에서 어조가 마뜩찮았다. 어조 뒤의 화자가 작품을 규정짓는 느낌이 확연했다. 분명 더 풍부하게 확장될 수 있는 소설이었는데...

소설 말미에 작가가 소설 재료들을 주머니 털 듯 보여주는 것도 이 소설의 패턴화를 보여주는 이중주이다. 표현된 이상 저의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문제는소설을 무척 도구적으로 보고 있다는 느낌. 그렇다고 해도 나쁠 건 없지. 세상 많은 것이 이미 그렇게 이용되고 있다. 시작과 끝을 우리가 인과적으로 받아들이듯이 가벼움과 무거움의 의미도 매우 자의적이다.


장강명 작가의 저널리즘에서 사랑은 느껴지지 않는다. 인물들의 관계와 사랑은 도식적인 클리셰로 다가온다. 이 작품만이 보여주는 독자적인 실존의 문제와 긍정성은 적어도 내겐 와닿는 게 없다. 작품의 긍정과 부정의 호불호를 따지자는 게 아니라 작가가 표방하며 성취하려는 저널리즘의 좌표가 나는 계속 걸렸다. 이 작품 전체는 세계에 대한 부의 어조가 짙게 배어 있. 인물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욕망과 적의로 가득차 있고, 이영훈의 어머니가 그토록 강력한 캐릭터로 작동한 것도 그 영향이라 생각된다. 단지 현실 반영일까. 평온한 내면은 '우주알'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패턴을 알고 있는 남주인공 뿐이다. 그런 현실 해법 밖엔 정녕 없었는가. 이러한 경향은 작가의 허무주의에서 기인한 걸로 보인다. 객관적인 듯 냉정한 데이터 중심에 기반한 패턴화를 보는 관점은 거기서 온 것 같다 저널리즘은 아직 많이 의심스럽다. 인터뷰를 보니 작가도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고, '어떻게'를 무척 고심하고 있는 듯했다

작가든 인간이든 극복되어야 할 현안은 같다. 외부적 패턴화와 내부 근원적인 문제는 동떨어져 있지 않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뇌간이 없으면 인간은 꿈을 꾸지 못한다. 꿈이 억압과 충동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프로이트와, 꿈은 다음날을 위한 예비연습이라는 앨런 홉슨의 분석은 차후 문제다. 패턴은 꿈 자체에 있지 않다.

 

 



§§§ 오래된 꿈 - 소원


뇌에서 운동을 담당하는 시스템과 꿈을 담당하는 시스템은 연결되어 있다. 뇌간에는 보다 강력한 뉴런이 작동하기 때문에 꿈속에서 우리는 현실보다 더 강력한 시뮬레이션 쾌감에 빠져들게 된다. 상상과 꿈은 인간이 지속적으로 현실로 가져오길 원한 힘이다. 오래전부터 작가와 예술가는 그것에서 영감을 가져왔다.

21세기, 장강명 작가는 이 소설의 재료들을 이렇게 밝혔다. ‘본인의 기사,  TV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3>, 미국드라마 <멘탈리스트>, 영화 <인터스텔라>, 드라마 사운드트랙으로 쓰인 최백호 <아름다운 시절>, 대니얼 카너먼 책 생각에 대한 생각, 짐 홀트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에서 우주 알(cosmic egg)‘, 메이플 학습만화 도둑시리즈 역사도둑, 마포구 설화 등.

장강명 작가의 재료들은 매우 현실적이다.

꿈에서 빌려오든 현실에서 빌려오든 우리가 세계를 기억하고 착각하는 방식은 유사해서 어느 작품에서든 공감할 수 있는 점이 있다. 결말들도 거의 동일했다. 자유에 대한 갈망. 그런 점에서 모든 소설은 이미 도착해 있는 소설이자 거짓 같은 사실이거나 사실 같은 거짓이다. 이 문장에 나는 긍정의 뜻도 부정의 뜻도 넣지 않았다. 

그믐,…』의 마지막 패턴 제목은 '소원'이.

자유로워지고 싶어”(p161)

 

그리고 끝내 덧붙이는 말은, 전달되어야 할 명철한 사실이 아니라 지극히 인간적인 탄식이었다.

오직 패턴만이 있었다”(p161, 소설 마지막 문장)

 

나는 이렇게 덧붙인다.

많은 이들은 패턴을 느낄 때 비로소 무언가를 알게 되었다고 확신했다. 그것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그렇다는 게 중요했다. 그렇게 끝없이 패턴을 만들었다.”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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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5-09-16 1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을까 말까 읽을까 말까요

AgalmA 2015-09-16 21:16   좋아요 1 | URL
남들이 좋아하지 않는 소설을 제가 열광할 때도 있어서 제가 적절한 조언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선택은 야나님 자유~ :)

[그장소] 2015-09-17 01:52   좋아요 2 | URL
읽어보셔요^^ 어렵지 않고 단순하게 풀어가니까요..
그 진면목을 Agalma님은 생눈으로 뜨고 보려니..차마...그러시는 걸지도...몰라요.
원래 진실이란면이 사악하고 사나운 면도 있고..어떤때는
단순한 면도 역시 있지않던가요?^^(말은... 참..글을 이렇게 써라ㅡ저에게 하는 말입니다) ..음..역시 미드지만 천재소년하나에게 전 우주의 그 질서에 대한 기호 프렉탈이 읽혀요.그 패턴은 연쇄작용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 보여주거나..어떤 때는 틀리는지를 보여주곤했었죠..
그믐 읽으며 그 미드 생각을 했는데..제목생각이 안나서..ㅎㅎㅎ
저는 그냥 내가 하는 어떤일이 다음에 누구에게 무슨 화학반응으로 작용하는가..식의 단순함으로만 봐도 의미 있다고여겼어요. 겉만 본 것일 수있겠지만..때론그럴 필요도있다고..(그건 역시 개인취향 일 것) 하면서요..
그치만..역시나..Agalma 님 글의 깊이는 늪이예요..빠지면..같이 잠겨야해..^^;;

북다이제스터 2015-09-16 2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패턴 인식은 본능이라 어쩌지 못할 일인 것 같습니다. 한데 패턴이란 골을 평소 잘 만들어야지 잘못된 길을 만들면 다림질로도 펴지 못 하는 것 같아 새삼 조심스럽습니다. 요즘 새삼 느낌니다.

AgalmA 2015-09-16 22:44   좋아요 2 | URL
저도 깊이 공감합니다. 제 자신에 대해서도요.

2015-09-17 0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7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8 15: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8 16: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9 0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9 0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

한때 시에서 자연과의 비유가 지긋지긋했다.

 

다시 읽으며 전봇대와 모래가 유독 눈에 뜨인다. 그것은 마치 뼈와 피처럼. ‘덩쿨은 살점 정도 되려나. 인간이라는 상징 진흙과 나라는 표상 얼굴의 조합인 이 시집의 제목이 이미 그런 것들을 명시하고 있었다.

 

 

 

 

철학의 생성논리나 과학의 사실근거보다 이런 언어의 은유가 더 와 닿을 때, 무엇을 설명해야 할까. 우리 자체가 이미 담지체이자 탐지자인데. 언어는 급기야 버려지고 사라져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일종의 자유라고, 지금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또 지금 불가피하게 거듭 서성인다.

 

내가 자연 속으로 돌아갈 시계 초침 같은 것들, ‘달라붙는진눈깨비, 벚꽃, 벌레들, 나를 두려워하며.

 

 

 

 

 

 

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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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09-14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방금 읽은 책도 비유와 상징에 관한 것인데요. 인간은 흙이 아닌 물에서 왔다고 일종 은유로 표현합니다. 제가 느끼기에 흙보다 물이 맞는듯 합니다. ^^

AgalmA 2015-09-14 16:35   좋아요 2 | URL
대체로 동의합니다. 다만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요. 인간의 몸이 대부분 수분이고 물 속에서 출현했지만, 흙이라는 물질이 이쪽 세계에서의 형상화(육체)에 필수적이었다고. 꼭 흙이 아니더라도 육신이 될 매개체가 있어야 하니까. 정신과 육체의 문제라고 할까...우리는 자신이 의식할 수 있는 걸로 파악하고 표현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이런저런 비유가 출현한...

그런데, 북다이제스터님이랑 서로 읽고 있는 책 생각을 나누는 일이 잦으니 재밌네요. 서로 고심하는 세상사가 비슷해서 일까요. :)

책읽는나무 2015-09-14 2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연과의 비유~~~
식상한 듯도 하지만,시간이 자꾸 흘러 나이가 들고,죽음이란 것에 대해 생각이 머물다 보니 인간은 결국 자연의 일부가 되어가는 것이구나!그런 생각이 들곤해요
그래서 인간을 더욱더 자연과 비유하지 않을까?싶기도 하구요
인간은 자연 그 자체인 듯해요!

AgalmA 2015-09-15 12:55   좋아요 0 | URL
자연에서 왔는데, 그 성질도 돌아갈 곳도 달리 있겠나요~_~
헌데 얼마전 <외계지성체의 방문과 인류종말의 문제에 관하여>를 읽고...생각의 실타래들이 많아져 아직도 곰곰이 생각중인데요. 차원이 다른 지성체는 (현실적으로) 어떤 식으로 생각할까 그게 참 궁금하더라는. 2차원 세계 개미가 3차원 세계 인간이 개입한 현상을 이해못하듯, 우리도 외계인에 관련한 현상을 이해하기 어렵고(이미 그렇고) 그 심층 생각은 더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죠. 그 책에 의하면 일단 감정이 없다시피해서 인간이 예술을 향유하는 것 같은 것도 없는 것 같고(그들 나름으로 있다 해도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성질이겠지만)....
인간이 아닌 지성체는(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그 인간 말고;, 귀신 같은 것도 말고;;) 어떤 것일까, 그 삶은, 그 세계는...

책읽는나무 2015-09-15 10:41   좋아요 1 | URL
음~~한 번 읽어봐야겠군요 일단 보관함에 담았습니다

2015-09-15 1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