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서 살아남기 - 우리가 몰랐던 신기한 전쟁의 과학
메리 로취 지음, 이한음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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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 병역을 겪었고 겪을 남성들과 그 가족에게는 더 남일 같지 않을 텐데 군대 문제와 무기 관련한 사건사고는 시시때때로 뉴스로 전해진다. 관련해 최근 이런 보도들이 내 주목을 끌었다. 하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납탄을 썼다는 사실. ‘납탄은 납 파편이 피부 조직 사이사이에 박혀 수술로도 제거하기 어렵고, 1977년 제네바 협약에 따라 전 세계에서 사용이 금지된 총알이다. 그러나 1980년 계엄군은 시민을 향해 그것을 쐈다. 납탄 후유증으로 하루 수십 알의 진통제를 먹으며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은 진상 규명을 바라고 있다. 두 번째 뉴스는 철원 사격 훈련장 근처에서 사망한 이 일병 사망 사고. 직접사인가 유탄인가 도비탄인가 논란이 많다. 사격장 주변에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던 게 가장 실책이었던 거 같고, 이번에도 군 당국이 책임을 회피하는 듯 진상 조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게 여전한 문제점으로 보인다. 전장이 아닌데도 안타까운 죽음과 그들을 잃은 가족의 고통이 이렇듯 비일비재한데 전쟁이 일어나면…….

 

메리 로치전쟁에서 살아남기는 전쟁에서 군인들이 겪는 고충, 부상, 고통들과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애쓰는 과학자들의 연구들을 밀착 취재해 이야기를 풀고 있다. 관련된 모두가 수난을 겪고 있는 게 생생히 느껴진다.

그들의 수난사

소음에 시달리는 군인

대다수의 귀마개는 소음을 30데시벨쯤 줄여 준다. 꾸준히 들려오는 지겨운 배경 소음을 줄이는 데에는 도움이 된다. 브래들리 전투 장갑차가 아스팔트 위를 덜거덕거리며 지나가는 소음(130데시벨)이나 블랙호크 헬기의 푸드득 소리(106데시벨) 같은 것들이다. 30데시벨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는 중요하다. 시끄러운 소음의 세기가 3데시벨 커질 EO마다, 청력 손실 위험이 없는 노출 가능 시간은 절반씩 줄어든다. 사람의 맨귀는 85데시벨(고속도로 소음, 혼잡한 식당)까지의 소리에는 하루에 8시간씩 노출되어도 청력 손실이 없다. 115데시벨(사슬톱, 록 콘서트 무대 바로 앞)의 소음은 안전한 노출 시간이 30초에 불과하다. AT4 대전차 화기가 뿜는 187데시벨의 소음에는 1초밖에 견디지 못하는데, 그 짧은 노출에도 보호되지 않는 맨귀는 청력이 영구적으로 저하된다.(p68)

자신이 청각 장애를 겪는다는 걸 숨기거나 보청기를 끼고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은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일인가 싶다.

 

성 기능과 불임의 불안 속 군인

위생병이 확인해 주었음에도(모두 괜찮습니다. 대위님만 다쳤어요), 한쪽 다리는 불구가 되었고 다른 한쪽은 어딘가로 날아가 버렸음에도, 화이트는 병사들을 점검하기 위해 계속 일어나려 애썼다. 상황을 파악해야 해. 지휘관이니까. 위생병은 그를 뉘어서 묶어 놓아야 했다. 좋든 나쁘든 간에, 그쪽에 관심이 집중되는 바람에 그는 자신의 부상을 자세히 살펴볼 생각조차 못했다. 폭발의 즉각적인 여파로, 그는 자신의 음경 끝이 <활짝 꽃핀flowewed out> 상태인 것을 보았지만, 얼마나 깊이 손상되었는지는 불분명했다(어울리지 않게도 꽃피다라는 동사는 IED(급조폭발물) 부상을 묘사하는 데 쓰여 왔다. 전형적인 하부 폭발 때, 다리 근육은 뼈와 분리되면서 날려가고, 그 벌어진 꽃 안으로 세균이 섞인 짙은 먼지 구름이 빠르게 몰려든다. 흙먼지로 뒤덮인 꽃은 씻어내기 힘들고, 치료하기 어려운 감염이 쉽게 일어난다.(p90~91)

"항구적 자유 작전(2001~2004년 탈레반 축출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인 미국의 군사 작전)에 참가한 퇴역 군인 중 약 300명은 부상으로 불임이 되었다. 300명을 위해 15만 명의 정자를 은행에 보관하겠어요?예산을 감축하려는 국방부의 현재 분위기에서 그렇게 하기란 쉽지 않다. 메이도프는 군 예산 편성자들이 우려하는 점이 하나 더 있을지 모른다고 추정했다. 죽은 군인의 보관된 정자를 쓰는 미망인은 아기뿐 아니라 정부 연금 수혜자까지 낳는 것일 수 있다.(p121)

군 처우가 좋다는 미국에서도 이 정도니 한국 군인의 상황 생각하면 한숨만...

 

인간을 위해 희생되는 동물들

“1960년대만 해도 전투 외상 의학을 공부하던 이들은 마취시킨 돼지와 염소를 대상으로 인명 구조법을 실습하곤 했다. (중략) 레이벌은 미 국방부가 살아 있는 조직을 대상으로 한 훈련에 쓰일 동물의 수를 2015년 수준연간 약 8,500마리에서 3~4천 마리 수준으로 줄이라고 요구하는 법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책임 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 위원회라는 동물권 옹호 단체가 배후에 있다고 한다. 환자 모형의 장치의 발달그리고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이루어진 고도로 극적인 컷슈트 시연에 힘입어서 생체 조직 실습을 옹호하는 이들의 주장은 점점 힘을 잃어 가고 있다.(p145)

(부연설명: 돼지는 인간과 내장의 크기와 배치, 혈압, 출혈 때 피가 흘러나오는 속도도 비슷하기 때문에 수난을 맞았고, 염소는 목 지방 두께가 돼지보다 절개하기 쉬워 응급 기도 확보 수술에 투입되었다.)

 

 

의외의 기여

위생병들이 겪는 다소 비인도적인 훈련의 목적은 실제 겪을지 모를 상황에 대한 예비접종이자 극도의 생존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자동적으로 응급치료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조난당하는 영화 127시간이 생각난다. 내가 그 상황이라면 바위틈에 낀 내 팔을 자를 수 있을까. 훈련도 없이 내 의지는 용기를 얼마나 낼 수 있을까.

 

군의 연구는 일반인의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를테면 장관 응집성 대장균ETEC 백신을 개발하려는 군 과학자들의 노력은 연간 ETEC 사망자 380,000~500,000명의 수를 떨어뜨리는데 기여할 것이다.

“미국 질병 통제 예방 센터는 설사로 사망하는 5세 미만의 아이가 하루에 2,195명이라고 추정한다. 말라리아, 에이즈, 홍역으로 사망한 아이 수를 더한 것보다 많다.”(p186) 

 바지에 설사를 하면서도 행군을 계속했다는 한 특수대원의 인터뷰는 결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파리는 전쟁터 식중독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지만 조지 펙 같은 연구자는 구더기가 난치성 감염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걸 알아냈다. 구더기 관리 문제로 상용화되긴 어려워 보였다. 전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골칫거리인 파리가 전쟁 종식의 주역이 될 수도 있었다. 나치가 점령한 스페인령 모로코에 파리 유인제와 치명적인 병원균이 섞인 모조 똥들을 투하해 파리가 나치 음식에 살포할 것을 기대한 작전이 있었다. 이런 작전들을 보면 너무 어이가 없다. 민간인들에게까지 미칠 영향은? 척 봐도 의심스러운 작전 성공률. 그런데 일명 <누구, ? Who, Me?>라는 OSS(2차 세계 대전 때의 정보기관) 서류철 속에는 웃어야 할지 놀려야 할지 막상막하인 냄새 작전들이 가득했다. 그러나 일본인들에게 투하하기로 한 스컹크 냄새로 만든 누구, ?》 Ⅱ 최종 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미국이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을 떨어뜨린 건 아쉬운 일이었다.

 

2차 세계 대전은 미군 역사상 열대 해역과 그 상공에서 전투를 벌인 최초의 사례였다. 추락해 상어에게 공격을 받고 잡아먹히는 이야기가 해군과 공군에 떠돌자 상어 퇴치 연구가 시작되었다.

2차 세계 대전 때 바다에 추락했다가 살아난 비행사 2,500명의 증언을 검토하니, 상어를 보았다는 사람은 38명에 불과했고, 그 중에 상어에 물려서 다치거나 사망한 사람은 12명뿐이었다.”(p261)

볼드리지의 상어 공격 파일 자료 분석 결과는 정반대다. 공격을 받을 당시에 희생자가 피를 흘리고 있었던 시례는, 1,115건 중 19건에 불과했다. 그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그 많은 상어 공격 때 희생자들이 단 한 차례만 물어 뜯겼고, 커다란 상처에서 피가 마구 쏟아지는 데도 상어가 더 이상 공격하지 않고 떠났다는 점을 생각할 때, 사람의 피가 상어를 끌어들이고 흥분시킨다는 개념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p268~269)

상어 연구 진행을 보면 우리가 상어에게 느끼는 공포와 정보들이 매우 피상적이거나 잘못되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자세한 건 책에서/

 

 

마무리

수면 장애에 시달리며 카페인을 넣은 간식거리(심지어 고기에도)를 먹는 등 잠수함 생활을 하는 해군의 이모저모도 자세히 알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그들이 맞는 사고 상황에서 천안함과 세월호 사건이 오버랩 되는 부분도 많아 더 유심히 읽기도 했다.

이라크에서 미군 법의관이자 홍보 담당관이었던 폴 스톤의 말은 인상적이었다.

이라크 전쟁이 한창일 때는 매주 20~30구의 시신이 이곳을 거쳐 갔다. 2004년 이래로 이곳에서 약 6천 건의 부검이 이루어졌다. 미국에서 복무하다가 사망한 사람(그리고 개)은 모두 부검을 받는다. 늘 그랬던 것은 아니다. 2001년 이전에는 사망 당시의 목격자가 없거나, 사인이 불분명한 시신만 부검을 했다. 스톤은 살인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하나 들다가 말을 멈춘다. 학술적으로 따지면, 다 살인이지요”(p336)

그렇다. 우리가 살기 위한 전쟁이라고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는 기필코 상대를 죽인다. 부검 사진사가 시신의 전신을 담기 위해 높은 곳에 올라가는 사다리를 보고 메리 로치가 한 이 말도 참 공감됐다.

나는 전쟁도 그렇지 않을까 추측한다. 천 개의 불빛A thousand point of light이라는 말을 흔히 한다. 뒤로 물러나서 전체를 볼 때에만, 그런 뒤에야 비로소 그중 어느 한 불빛의 가치를, 그것을 꺼뜨리는 행위의 정당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바로 그 순간에, 그 전체를 조망하기란 힘겹다. 사다리를 얼마나 높이 올라가야 할지 상상하기가 버겁다.”(p339)

우리는 많은 전쟁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겪고 보고 들어왔다. 손가락 하나 베여도 화들짝하는 게 사람 아닌가. 나는 전쟁과 평화가 반대의 의미가 아니라는 걸 안다. 우리가 평화의 의지를 하나하나 잃어갈 때마다 그것이 전쟁의 색깔로 물들어간다고 느낀다. 자신과 가족과 친구가 소중하다는 걸 알면서 타인에게는 가차 없이 무기나 무력을 휘두르는 건 분명히 모순이다. 문제는 우리가 사회가 국가가 이런 상황을 만든다. 이 책에 소개된 냄새 폭탄 작전은 우습기도 했지만 비살상의 해법을 찾는 모든 노력은 박수받아야 한다. 그것을 잘 알았기에 메리 로치는 이 책을 썼고, 전쟁 뒤에 가려져 있는 이런 내용을 위트 넘치게 전달한 것도 그 일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런 노력 속에 오늘도 누군가 살아남아 삶의 기쁨을 누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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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이론 - 인간과 종교, 제사, 축제, 전쟁에 대한 성찰
조르주 바타유 지음, 조한경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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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인상적인 발제문.
《헤겔강독 서설》이 《종교이론》 서설로 등장한 게 좀 기묘하다.
군더더기 없는 2 페이지의 짧은 분량, 바로 뒤에 이어지는 바타유 발문도 같은 분량인데 매우 어울린다!
명료한 절박성, 내가 바타유 문체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독자의 눈에 지금 보이는 책은 사실 단순한 조각이 아니라, 이전의 것들에 새로운 것이 얹어진 총체이다.
책은 단순히 파편들 더미가 아니라 건축물로서의 자아의식이다.
ㅡ 조르주 바타유

 

바타유 이 문장은 저자가 그럴 만한 책을 썼을 때 동의 가능하다. 예전 사람의 벽돌들 마구 가져와 쓰는 부실 건축들이 요즘 워낙 많아서 말이다. 거울에 나를 비춰보고 가져와야 하는 것일까, 벽돌을 비춰보고 가져와야 하는 것일까. 거울조차 깨고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자력으로 가져와야 하는 것일까. 완벽한 거울은 이미 없었다. 무슨 수를 쓰든 모든 것의 운명은 무너짐일 거 같은데(나 요즘 이 표현 너무 자주 쓰는 거 같다...각성)... 반증 가능성을 못 찾으면 그것은 무결성의 사실이 아니라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한계나 어쩔 수 없는 신비로 빠지지 않던가.

 

가능의 정점을 정하는 것은 바로 불가능이다.
또는 말을 바꾸면 불가능에 대한 의식으로 하여금 적어도 어떤 성찰이 가능한 성찰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경계를 기웃거릴 뿐 폭력이 난무하는 집단에 머문 채, 일관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성찰을 하는 사람은 더 이상 자신이 차지할 자리가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ㅡ 조르주 바타유 

그런데 바타유 씨, 이 폭력이 난무하는 세계에서는 '외딴 생각'을 가진 자들의 자리가 더 협소한 거 같은데요. 대단할 것도 없는 나조차도 갈 곳이 없습니다. 불교에서 그토록 강조했던 욕망을 비우면 된다 그리해야 할까요. 내 욕망은 그렇게 한다 쳐도 타인은? 신에 대한 인간의 집착은 각자가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기에 더욱 필요하지 않았겠냐 말이죠. 모두에게 욕망을 허락하는 자본이 신급이 된 게 그래서죠. 대안은 사랑이라고 누구나 만병통치약처럼 말하긴 쉽지만 욕망 속에 이토록 어렵게 되었습니다. 현실적으론 법을 만들었습니다만 법조차 관습과 오류로 가득하고 더 중요한 건 모두가 지키는 건 아니죠. 인간은 각자 위치에서 제 욕망을 결국 채우려 드니까요. 부모든 자식이든 연인이든 노사 관계든 어디에서든.
사르트르는 타인을 지옥의 관문이라고 했죠. 자아 성찰이든 이용이든 타인은 필요 관문인 셈인데, 종착지를 모른다는 게 공허하게 하는지 행복하게 하는지 알 수 없군요. 지식도, 시간도 그건 해결해 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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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9-16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찔립니다, 저 말인가요?ㅠㅠ
예전 사람의 벽돌을 마구 가져와 쓰는 부실 건축물요?
괜시리 반성되고 발이 저려서요. ㅠㅠ

AgalmA 2017-09-16 19:55   좋아요 1 | URL
찔린다는 건 최소한 양심은 있다는 거 아닙니까. 북다이제스터님 놀리려고 이런 소리 하는 게 아니라 저도 찔리기 때문이죠. 북다이제스터님은 발이 저리시군요. 저는 손이 떨리더군요. 내가 이런 글을 인터넷에 마구 올려도 되는 건가 하는 뭐 그런. 업로드 버튼을 누르며 눈을 질끈 감아야 했지요. 그럼에도 말을 하는 이유는 누군가 내 잘못됨, 편견을 보고 현명한 조언을 해줄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희망을 갖기 때문이죠. 제가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건 동조를 바라는 게 아니라 이 부분이 더 큽니다.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제가 잘 압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9-16 19:57   좋아요 1 | URL
진짜 발 안 저려 보셨군요. ㅋㅋ
발 제대로 저리면 미쳐 버립니다. 손 떨리는 건 저리 가라 입니다. ㅎㅎ

AgalmA 2017-09-16 20:06   좋아요 1 | URL
저는 자다가 발이 뒤틀려 잠이 깹니다. 이 정도로 어찌 비교가 안 될까요ㅎ

AgalmA 2017-09-17 10:39   좋아요 1 | URL
타르코프스키 <봉인된 시간> 11월 15일 출간으로 카운트다운 잡혔네요. 요즘은 재출간 붐시대인 듯~ㅎ

북다이제스터 2017-09-17 19:4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ㅎ
나오자마자 사서 읽어보겠습니다.
읽어보셨죠? 어때셨나요?^^

AgalmA 2017-09-17 19:58   좋아요 1 | URL
비평가가 아닌 창작자가 쓴 훌륭한 미학론이죠.
p60~61
˝작가란 다만 형상을 통해 생각하고 독자와는 달리 자기 세계관을 이 형상의 도움을 받아 유기적으로 판을 짤 수 있는 것이다. 예술은 그 누구에게도 무엇을 가르쳐 줄 수 없다는 사실, 인류는 4천년 동안 아무것도 배울 수 없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분명하지 않단 말인가!˝
이런 문장이 수두룩^^

북다이제스터 2017-09-17 19:59   좋아요 0 | URL
맘에 듭니다. ㅎ
저자가 회의주의 혹은 염세주의자 인가 보네요. ㅎ

AgalmA 2017-09-17 21:01   좋아요 1 | URL
차라투스트라 같은 면모가 있어요. 앞 말과 어폐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종교적인 이상주의...
죽은 나무에 계속 물을 주고 인류의 구원을 위해 집을 불태우고 미치광이가 되는 <희생>을 떠올려보시면 바로 짐작되듯이.
 
우아한 관찰주의자 - 눈으로 차이를 만든다
에이미 E. 허먼 지음, 문희경 옮김 / 청림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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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위험에 처할 수 있는데 그때 응급 구조원이나 경찰이 옆에 있을 확률은? 내가 3년 내 철인 3종 경기 대회에 참가할 능력자가 될 확률보다 낮지 않을까. 이때 나는 이미 철인 3종 경기 대회에 참여해 봤지요~ 헤헤하는 분이 등장하진 마시고-,.-; 우아한 관찰주의자 저자인 에이미 E. 허먼이 이 책에서 서술하고 있는 독특한 교수법인 지각의 기술은 시각적 분석과 비판적 사고력을 연마하는 기술적 부분만이 아닌 자신에게든 타인에게든 긴급 구조원이 될 수 있는 조언까지 두루 겸비하고 있다. 2011CNN에서 선정한 영웅 중 하나인 데릭 케욘고는 미국 호텔에서 한 번 쓰고 버려지는 비누를 보고 글로벌 숍 프로젝트를 설립해 그것들을 수거해 우간다 동포들에게 나눠줬다. 이 자선 활동은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데 일조하고, 아기를 낳다 죽는 산모들이 없도록 산욕패혈증 예방에 힘쓰는가 하면 현지의 비누 제조업자에게 소액 융자를 제공해 지역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누구나 케욘고 같이 뛰어난 관찰력을 사업 성공과 훌륭한 자선 활동으로까지 가져갈 수 없겠지만 보는 법을 알게 된다면(레오나르도 다빈치 사페라 베데아레 saper vedere 개념) 세상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저자는 그런 사례와 경험들을 풍부히 이 책에 담고 있다.
 
지각의 기술강의는 네 가지 A’(평가 Assess, 분석 Analyze, 명확한 설명 Articulate, 적응 Adapt) 방법을 습득하도록 유도하는 게 핵심이다. 우리의 지각 필터는 우리가 삶에서 접한 고유한 경험에 의해 형성된다. 우리는 마음속에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정한 순서에 따라 행동하는데 자신이 정보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하는지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안다고 해도 돌발 상황이나 불확실한 상황에 처하면 제대로 기능할 수 없을 것이다. 흥미롭게도 우리가 놓치거나 모르는 게 더 많다. 아래 에드워드 호퍼의 유명한 그림을 보자. 자세히 보길 바란다.

 


그림에서 뭘 알 수 있는가 묻는다면 제목 자동판매 식당Automat(1927) 중요한 정보가 된다는 걸 지금 알게 된 이도 많을 거다. 여자의 모자도 시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저자가 제시한 다음 항목들도 생각해 봤는가.
초록색 코트를 입은 여자의 정체, 여자의 나이, 여자가 사는 곳, 여자가 일하는 곳, 여자가 자동판매 식당에 있는 이유, 여자가 마시는 음료, 여자가 이미 먹었거나 마신 것, 여자의 기분과 전반적인 성격, 여자가 밖에 혼자 있는 이유, 여자의 결혼 여부, 자동판매 식당의 이름, 이 식당이 있는 곳, 시간, 여자의 사라진 (오른쪽) 장갑이 있는 곳, 장갑이 사라진 이유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다니 당황스러울 수 있다. 저자를 더 따라가 보자. “각자의 직업이나 일상에서 주로 책임지는 일의 관점에서 위의 목록을 다시 살펴보자.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답이 무엇인지(어떤 답이 다른 답으로 이어질지) 번호를 매겨 보자. 그러면 무엇을 가장 먼저 알아야 할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각자의 우선순위 목록이 생긴다.”(p226~227)
이런 여러 요소들을 통합해 우리는 의사소통을 한다. 언어를 잘 다룬다고 해서 능사도 아니다. “UCLA의 심리학과 명예교수이자 신체 언어 연구의 선구자인 앨버트 머레이언은 메시지의 효과는 언어(단어만)7퍼센트 정도이고, 음성(어조, 억양, 기타 소리)38퍼센트, 비언어적 요소가 55퍼센트라고 계산했다. 섬세한 미술품에 감싸는 금박을 입힌 거대한 액자처럼 어조와 표정과 자세는 누군가 우리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우리가 의도하든 않든 언외言外의 의미가 상대를 끌어들일 수도 있고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p276)
저자가 소개하는 의사소통을 원활히 일어나게 할 전달 과정은 3R(반복 Repeating, 이름바꾸기 Renaming, 재구성 Reframing) 단계로 살펴볼 수 있다. 상대가 내 말을 들었는지 혹은 이해했는지 따져 묻기보다 반복해 말하게 해 서로 기분 상하지 않으면서 정보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고(Repeating), 피카소의 작품 아비뇽의 사창가를 피카소의 친구 앙드레 살몽이 아비뇽의 처녀들로 바꿔 추문을 꺼리는 당시(1916)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들며(Renaming), 유명한 광고 카피라이터가 구걸하고 있는 장님의 빈 깡통을 보고 구걸 멘트 장님이에요, 도와주세요아름다운 날이에요. 여러분은 볼 수 있지요. 전 볼 수 없답니다로 바꿔 도움을 줄 수 있다(Reframing).
이런저런 방법을 안다고 해도 편견에 갇혀 있다면 문제도 이런 문제가 없다. 다음 사진을 보자.


 

십중팔구 앞서가는 흑인을 범인으로 보기 쉽다. 상황은 예상 밖이다. “런던 경찰국 광고에 쓰인 이 사진에는 이런 제목이 붙어 있다. ”경찰의 편견을 보여주는 사례일까요? 아니면 당신의 편견을 보여주는 사례일까요?“ 대중을 꾸짖으려는 광고가 아니라 새 경찰관을 모집하는 광고였다. 이어서 이런 말이 나온다. ”경찰이 범인을 쫓는 것으로 보입니까? 아니면 경찰이 무고한 시민을 괴롭히는 것으로 보입니까? 둘 다 틀렸습니다. 사복을 입은 경찰 한 명과 다른 경찰 한 명이 다른 누군가를 쫓는 장면입니다. 저희가 왜 소수민족 출신의 신입 경찰을 더 많이 찾으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p332)
"편향이 존재하는 이유는 우리가 즉각 안전하거나 똑같거나 편안하다고 지각하는 정보를 토대로 타인에 관한 무의식적 결정을 내리도록 타고났기 때문이다.…(중략)… 일단 스스로 편향을 알아채면 편향을 직시하고 생산적으로 활용해 사실적인 정보를 더 많이 수집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p343) 
또 다른 사진을 보자. 이 사진이 정확히 뭘 보여주는지 단번에 알아채기 어렵지만 답을 알면 그렇게 보지 말라고 해도 보게 된다


 

소를 찍은 선명하지 않은 저 사진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적의 항공기를 정확히 포착하는 군사훈련 프로그램에도 쓰였다. 가시에서 고안한 지퍼 대용 밸크로는 패션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우주에서 머물고 일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평범한 것,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는 것을 간과하지 않고 관찰하고 발견함으로써 우리는 새로운 인식 전환과 근사한 결과를 만날 수 있다.
어제(2017. 8. 20)는 문재인 정부 100일간 국정운영을 국민에게 직접 알리는 대국민 보고대회가 있었다. 국민인수위원회는 국민제안 18만건을 받았다고 한다. 그것이 하나하나 국정과제에 반영되고 있다. 앞으로 한국이 어떤 변화를 겪을지 우리는 희망 가득하다. 개인일 뿐이었던 케욘고는 관찰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숍 프로젝트로 확장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보여줬다. 우리는 비슷한 편향과 맹시(盲視)에 차 있기도 하지만 누구도 동일한 방식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에 더 좌절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시각과 사고의 다양성이 흑백의 세계에 갇힌 것보다 더 나은 해법을 찾으리란 건 동의하는 바 아닌가
  
 

어쩔 수 없이 낯선 공간에서 개인적 능력과 전문적 능력을 동원해야 한다면(대다수 사람에게 미술작품 분석이 그렇다), 완전히 새로운 사고 과정을 끌어내야 한다. 1908년에 하버드 대학교의 심리학자들은 뇌는 새로운 경험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약간 상승할 때 새로운 자료를 가장 능률적으로 학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p34

심리학자들은 휴식을 취하기만 해도 인지 통제 체계가 경계를 유지하고 장시간 집중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방법은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째, 20분마다 잠깐씩 머리를 식혀야 한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하다가 잠시 집중력을 풀어 주는 것이다. 이때는 현재 몰두하는 활동과 전혀 다른 활동을 선택해야 한다. 보고서를 읽고 있었다면 이메일을 읽을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직접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누는 식의 전혀 다른 기능을 쓰는 활동으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90분 동안 일하고 10분 휴식을 취해야 한다. p147

현재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어떤 일을 많이 생각할수록 그 일을 더 많이 기억하거나 기억을 조작할 수 있다. 특히 정서적 경험과 관련된 기억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뉴욕 대학교 심리학 및 신경과학 교수인 엘리자베스 A. 펠프스는 뇌에서 시각피질과 감정이 입력되는 편도체와 기억이 저장되는 해마가 직접 소통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떤 일이 좋든 나쁘든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면 편도체가 눈에는 더 가까이 주시하라고 지시하고, 해마에는 더 많이 기억하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정서가 개입되면 기억에 대한 자신감은 부각되지만 객관적인 정확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p 198

정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체계가 있어야 한다. 수십 가지 방법이 있고, 그중에는 난해한 이름이 붙은 방법도 있다. 예컨대 고/중/저, MoSCoW, 정점과 바닥tops and bottoms, 파레토 도표Pareto chart, 카노Kano, 행렬, 산포도, 타임박싱timeboxing이 있다. 의학계에서는 중증도 분류법triage system을 기준으로 부상이 가장 심각한 환자를 우선 찾아내어 치료한다. 군대에서는 역중증도 분류법rever triage system을 기준으로 생존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부상자부터 대피시킨다. 6시그마에는 프로젝트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행렬이 있다. SAP 제품 통합에서는 가치 매핑을 사용한다. 미국 국방부에서는 CARVER 행렬을 사용하는 한편, 농촌도시보건담당전국연합에서는 간단한 회의에서는 여러 색깔의 포커칩을 상자에 집어넣는 방법을 사용한다. 우선순위를 어떤 방법으로 정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가장 중요한 정보를 최우선에 두는 것이 관건이다. p212

정보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는 긴급한 것과 중요한 것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긴급한 사안이 우리의 관심을 끌려고 아우성치지만 대개 단기적인 해결책만 내놓을 뿐이다. 중요한 사안은 장기적인 가치를 부여한다. 긴급한 사안이 중요할 때도 있지만, 대개는 긴급한 사안이 중요한 사안을 가린다. p230~231

거의 알맞은 단어와 알맞은 단어의 차이는 사실상 중요한 문제다. 마치 반딧불과 번갯불의 차이와 같다. - 마크 트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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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8-21 1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선명하지는 않지만 명확한 메세지를 의도한대로 상대에게 표현하는 것은 참 어려운 기술인 것 같네요. 그럼에도 이러한 방식이 효과적인 것은 ‘수용자의 자발성‘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나이 40되기 전에 철인 3종 경기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다가, ‘수영‘에서 발목 잡혔네요..ㅋㅋ

AgalmA 2017-08-21 12:59   좋아요 1 | URL
상대가 나와 비슷하게 볼 것이라는 것부터 금물^^ 요즘 수용자들이 원체 까탈스러워서 말이죠ㅎㅎ; 허먼이 주관적으로 본 걸 객관적으로 수치적으로 바꿔서 전달하는 걸 잘 설명해 주더군요. 머리로는 알아도 이렇게 가끔 책으로 재차 확인하면 각성이 되지요^^
철인 3종 경기 나갈 생각을 하셨다고요-0-)˝ 겨울호랑이님 파파별(파고 파면 별종)이신 거 아녜요ㅋㅋ

겨울호랑이 2017-08-21 13:02   좋아요 1 | URL
^^: 그렇군요.. 이렇게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네요... 인생의 추억이 될 듯해서 철인3종 경기 해보려고 했는데, 바다수영에서 침몰 ㅋㅋ 제가 파파별일수도 있겠네요^^ ㅋ

페크pek0501 2017-08-21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할 만한 스타일의 책 같습니다.
˝경찰이 범인을 쫓는 것으로 보입니까˝ - 예, 그렇게 보입니다.
인간은 그냥 느끼는 대로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경향이 있지요. 때로는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믿는 경향도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얻을 것이 많은 책으로 느껴집니다. 다음 책 구입할 때 참고하겠습니다.

AgalmA 2017-08-22 06:20   좋아요 0 | URL
pek0501님과 읽은 책 겹침 생각해보면 재밌어 하실 책 맞습니다.
말씀하신 게 ‘편향‘이죠. 진화적 본능이라니 각자 극복해 갈 밖에요^^;.
 
당신은 피해자입니까, 가해자입니까 - 페미니즘이 이자혜 사건에서 말한 것과 말하지 못한 것 우리 시대의 질문 5
양효실 외 지음 / 현실문화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남의 사생활 캐고 들여다보는 걸 싫어하는데 이 책의 내용은 그걸 자세히 살펴보고 내 관점을 잡기 전에는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태도였다가 저 태도였다가 여러 날을 고민했고 지금도 고민 중인 채 이 리뷰를 쓴다. 얘기를 진행하면 뻔히 알 테지만 사건의 중심인 L 작가는 이니셜로 진행하겠다. #오타쿠_내 성폭력 해시태그로 촉발된 L 작가 사건 이후 이 책은 201610월부터 20175월까지 그 문제를 토론한 모임에서 나왔다. 9 패널의 글이 실려 있고 L 작가도 모임에 동참했으나 그 목소리는 담겨 있지 않다
 
이 책에서 가장 불만스러운 건 패널의 상당수가 객관성, 윤리성, 중립성을 내세우면서 이 폭로전의 진위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하며 멀찍이 떨어진 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판 공방 중인 사건이라 어쩔 수 없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글이 피해자 중심주의, 2차 가해 방지,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는 네티즌의 잘못됨과 한계를 문제의 핵심으로 지적하고 있다. 당신들의 프레임과 태도가 역으로 정치적 올바름을  표방한다는 진보적·페미니즘적 계몽주의로 비칠 거라는 건 모르시는지. L 작가가 자초한 자가당착처럼. 문제의 발단을 깊게 짚어보지 않고 방향을 제대로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 순진한 것 아닌가. 적어도 이 사건에서는 단순한 도덕 윤리론에 기인한 무지한 집단 폭력이라는 초점은 정확하지 않은 것 같다. 피해자 A의 고발을 철석같이 믿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2차 가해가 될지 모르는 L 작가의 만화를 거부하는 거라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가르는 이분법적 도라고 생각하는 게 이분법적이다. 여러 논의를 거칠 시간이나 기회도 없이 빠르게 진행된 이유는 뭘까. 사람은 단순하기도 하지만 사람의 심리를 건드리는 요인들은 아주 복잡하고 파급력이 크다. L 작가의 만화가 여성 혐오의 문제, 약자의 울분, 외톨이의 욕망 등을 대변해주는 문제적 작품이었다고 해도 그를 폐기처분하려는 이 움직임의 구심력은 L 작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L 작가201610191차 입장문에서 저는 평생 아무에게도 성적인 관심을 받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제 창작의 기본적인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관심을 못 받았을 뿐 아니라, 제가 친구가 없다는 것까지도 저의 창작자적 캐릭터에 포함됩니다. 저는 친구가 없고 성적인 관심을 못 받는 자신을 혐오했으며, 저와 달리 성적 관심을 즐길 수 있는 다른 여성들을 혐오했다고 밝히고서 10212차 입장문에서는 자신의 작품이 제 개인의 욕망과 배설을 투사하기 위한 얄팍한 장치에 불과하다는 것은 억울한 판단이며, “저는 세계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데에 있어 창작자로서의 소명을 가지고 있으며, 역사에서 예술이 가질 수 있는 자유만이 접근/성취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는 것을 믿으며, 동시에 일반 시민으로서의 윤리의식과 인간성을 가진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며 자기기만을 보여줬다.

오해의 세계에서 이나라는 L 작가와 작품의 별개성을 부정한다. 이나라는 L 작가와 미지의 관계를 플로베르와 엠마처럼 별개로 볼 수 없으며 버지니아 울프와 로우다’(파도)처럼 닮았다고 말한다. L 작가가 트위터 상에서 끊임없이 보인 극악한 패드립과 작품 속에서 남성을 강간하는 미러링 등은 자신을 전혀 변호해 줄 수도 정당성을 보장받을 수도 없게 한다.

글을 위한 글 같은 이론을 끌어온 글보다 L 작가의 작품 분석으로 해명하려한 이춘식의우리들의 일그러진 여왕」이 가장 진정성이 느껴진다. 이춘식은  L 작가가 피해자 A의 성폭행 사주·방조한 일을 희화한 작품으로 논란되고 있는 포도주와 포타주의 식사, 아이들을 다른 시기의 작품과 비교해 사건과 관련 없음을 증명해 보이려 하지만 작가를 지지하는 방어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사건과 연관성이 짙은 포도주와 포타주의 식사A의 사건이 일어난 즈음에 그려졌다는 게 더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L 작가가 A가 강간 당한 것은 몰랐다고 하더라도 A-B의 섹스 상황을 알고 있었고 조롱과 복수의 의도인지는 본인만 알겠지만 정황과 1%의 연관성도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많은 사람들의 추정이 답정너 빙의 상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다. 사람들의 분노는 터부를 다루는 창작의 자유를 간과해서가 아니다.  L 작가가 현실을 비틀어 가져오는 방식, 인물을 다루는 방식이 그가 내세운 "일반 시민으로서의 윤리의식과 인간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항변을 무색하게 만들며, 이 사건처럼 문제로까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와 작품을 혼동하지 말라고 지적하기엔 그가 내보인 게 너무 많다.

이 여자들을 보라」에서 양효실은 비르지니 데팡트의 강간 이론을 가져와 강간을 무릅쓸 권리를 마치 피해자 A가 들으라는 듯이 말하고 있는데 핀트가 어긋나도 한참 어긋난 글이다. L 작가를 내치는 것은 문화계의 자본주의적 계산법이라고 말하는(p25) 것도 단순한 독법 아닌지. 나도 한국의 윤리의식, 도덕적 가치관에 답답함을 느끼지만 이 사건에서 L 작가의 창작 문을 닫은 건 고발자 A나 계약을 거부한 업체나 페미니즘의 숙청, 여론이 아니라 작품 안팎에서 그가 행한 위악이다. 문제의 발단이 된 건 B였지만 이처럼 눈덩이가 되어 돌아오게 만든 건 L 자신임을 이 책에서 왜 한 사람도 짚고 있지 않은가. 그 또한 피해자 L 중심주의 아닌가. 지금 결과로써는 가련하고 딱한 예술가 L이 되고 있지만 그 많은 과정 속에 자신을 무너뜨릴 탑을 쌓고 있었다. '그래, 사람들은 내게 늘 이랬지…' 하며 피해 의식을 키우고 체념을 (L 작가가 자신의 성격으로 몇 번을 강조하기도 한) '수동적 공격성'이라고 치장하고 외부에 무기로 휘두르면서 그리고(drawing) 더더 그랬지. 자신이 뭘 그리고 있는지 정말 몰랐나. 예술이니 창작이니 자유니 하면서 뒤에 숨지 말라고! 나는 이 부분이 제일 참을 수 없었다.
 
문제가 되는 사건에 대해서는 L 작가가 성폭행을 사주하고 방조했다기보다 사랑받지 못한 20대의 치기와 무신경함이 사건 발생으로 인해 칼날을 맞은 걸로 보인다. 작품 속에는 자신을 구해 달라고 관심을 가져 달라고 절규하는 캐릭터로 가득한데 현실 속에서 당신은 타인에게 얼마나 그런 노력을 했나. 이 사건에서 가장 유명인이라 L 작가가 큰 타격을 입은 건 안타깝다. 어떻게든 화를 피하고픈 심정은 알겠지만 작품과 작가의 연관성은 피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연이더라도 억울하더라도 작품의 책임까지 작가의 몫이다(이 말, 나도 잘 새겨 들어야지). 사람들의 통념과 가치관을 통렬히 비웃으면서 그들의 인정을 바라며 그림 그릴 자릴 구걸하지 마시길 바란다. 당신이 바란 예술이 고작 그 정도가 아니라면. 당신의 작품을 이용하고 죽인 당신이 당신의 작품에 생명을 불어 넣으시라(이건 응원의 뜻이다). 화간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성년자와 관련해 여러 가지 혐의가 명백히 의심스러운 B는 어디로 간 건지 사람들이 자수하라고 아직도 성토 중이다. 당시 성폭행을 인지하지 못했다던 A2013년 당시 연애처럼 보이는 블로그 글을 썼다. 인지부조화처럼 혼란한 상태를 감안하면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나는 B에게 어떤 동정도 가지 않는다. 미숙했던 이상의 고통을 받는 이에게 평안이 깃들기를 바란다.


A-B-L 작가, 이 책의 필진, 바깥의 우리 모두 각자의 도덕관념과 가치관으로 자기가 말하고 싶은 바만 말하고 있다. “동일한 사건이라 하더라도 그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내러티브에 따라 다른 경험으로 인식한다는 철학자 이언 해킹(도덕적 폭력, 허성원)의 분석처럼. 이 사건에서 객관적이고 적확한 제삼자의 시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 처방으로 부르짖는 법 또한 최소한의 처리일 뿐 해결일 수 없다. 그래서 해시태그 성토는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폐해를 인지하더라도 1%의 진실을 살리기 위해. 그것이 사회적 사형이 될지 활인(活人)이 될지 확률의 문제일 뿐일까. 우리가 집단지성의 역할인지 집단폭력의 역할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일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말의 위력을 인식하고 이렇듯 겪고 있지만 현실을 제대로 바꿀 수 있는 말을 찾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정치적 올바름에 얽매이기보다는 올바른 정보인지 따져야 한다.

ㅡ 에이미드 E. 허먼 《우아한 관찰주의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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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9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9 1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9 19: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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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진 샤프 지음, 백지은 옮김 / 현실문화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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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욕망과 자유의지, 권력 비리가 맞물려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던 드라마 밀회2014년에 제작되었다. 뒤돌아보면 특별한 비의(非意)가 많았다. 권력층에게 역술과 투자 자문을 하는 백 선생이란 자는 재능 없는 딸을 예술 학교에 입시비리로 집어넣는데, 그 딸 이름이 2016년 한국을 떠들썩하게 한 정유라다. 실기시험을 보기 위해 시험장에 온 정유라가 호명된 후 불리는 126번의 이름은 더 놀랍게도 최태민!이다.

 

 

밀회 각본을 썼던 정성주 작가는 이 모든 게 우연의 일치라고 말했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6/10/27/story_n_12667464.html

정유라 이대 입학이 2015년이라 정황상 작가가 사실을 바탕으로 의도적으로 썼다고 볼 수 없다. 한국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이름까지 이렇게 딱딱 들어맞다니 작가의 예언력만 더 높아짐↑

1995년 방영되어 20년이 넘도록 회자되는 명품 드라마 모래시계가 광주 민주 항쟁을 처음 담았듯이 밀회》가 정의(正義)의 의도를 담았다면 진 샤프가 제시한 비폭력 행동의 198가지 방법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드라마를 좋아했던 박근혜는 저 장면들을 다 봤을까.
2017년 한국은 촛불집회로 대표되는 비폭력 저항으로 새로운 민주 사회의 포문을 열었다. 진 샤프는 독재 정권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비폭력 투쟁의 승리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독재에서 민주주의로》를 읽으며 지난 정치에 대한 답답함과 앞으로의 불안을 점검해 볼 수 있었다
  
샤프 독재에서 민주주의로는 우여곡절이 많은 책이다. 이 책은 원래 버마 민주화 세력의 요청으로 저술했다. 그러나 독재적 정부를 견제할 필요를 느끼는 각국의 운동가들에 의해 28개 번역본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CIA의 제안을 거부한 대가로 여러 제단들에게 기금을 지원받지 못한 채, 지하 방 연구소에서 세계 혁명 운동 사례들을 수집하고 연구하면서 이 책의 이론을 만들었다. 2005년까지도 이 책을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이는 징역 7년을 선고받기도 했고, 또 다른 이는 진 샤프가 제시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기소되기도 했다.

 

폭군은 우리가 저항할 힘이 부족한 만큼만 고통을 가한다.”_크리슈날랄 슈리다라니


정치권력은 협조와 복종과 지원을 통해 역량(권위, 인적자원, 기술과 지식, 무형의 요소들, 물적 자원 제재)을 확대해 나간다. 정부 권력이 통제 정도를 결정하는 세 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부 권력을 견제하고자 하는 대중의 상대적인 욕구, 둘째, 피통치자 조직과 단체들이 정부로부터 권력의 원천을 집단적으로 철회할 수 있는 상대적인 , 마지막으로, 정부에 대한 동의와 지지를 보류할 수 있는 대중의 상대적인 능력.
막강한 권력을 가진 독재 정권과의 갈등 상황에서 쿠데타, 선거, 외부의 구원자, 협상은 일시적이거나 효과적이지 않다. 성공은 가장 적절하고 강력한 저항 방법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것에 따라 결정된다

 

저항하는 민중을 다시 복종하고 지배받는 상태로 돌려놓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하다”_19세기 영국 법학자 존 오스틴


폭력적인 방식이 중앙집권화를 초래하는 것과 반대로 비폭력 저항과 투쟁은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정치적·사회적 민주화 효과도 끌어낸다. 이 복잡한 사회적 행동 기술은 전략적 계획이 필요하다. 진 샤프의 다음 지적에서 대부분 자신의 순진함과 안일함에 뜨끔할 것이다.

 

“어떤 개인이나 집단은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해방 운동에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그들은 순진하게도 그들의 목표를 열심히 오랫동안 주장하기만 하면 언젠가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을 가지고 생각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살아남아 원칙과 이념에 따라 살아가며 어려운 상황을 목격하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인도주의적 목표를 고양하고 이상에 충실한 것은 충분히 훌륭한 일이지만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자유를 쟁취하는 데는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어떤 민주화 운동이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세우지 못하는 대신 당면한 문제에만 집중하는 것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자신들의 힘으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진정으로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략) 독재자는 이 군사력과 경찰력으로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들은 비록 희망을 잃었지만 강직함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어쩌면 역사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독재정권에 저항합니다. 그들 스스로는 이것을 인정하지 않고 어쩌면 의식조차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자신의 행동이 무력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들에게 장기적인 종합적 전략을 세우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폭력, 자기중심적 접근, 반짝하는 기발한 발상, 형편없이 계획된 행동들의 두서없는 조합은 독재정권과 지배력과 권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줄 뿐이다. 진 샤프는 민주화 세력이 大전략, 전략, 전술, 방법을 세밀하게 구상하고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략에 신경 쓴다면 독재정권의 대응과 탄압 특히 폭력을 행사하는 시점을 가늠하는 역량을 키우고, 독재자의 군인 및 공무원을 포섭하는 등의 여러 방법, 독재정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최소한 중립으로 바뀌도록 유도할 수 있다.
 
독재 정권에 대항한 비폭력 저항의 역사는 깊다. 진 샤프에 따르면 귀족에게 협조하지 않기로 결정한 기원전 494까지 거슬러올라간다.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도 않았다.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아프리카, 아메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 태평양 군도 전역까지 여러 시대에 걸쳐 사용해왔다. 그는 과거에 일어났던 즉흥적으로 조직된 정치적 저항운동이 파업이나 대규모 시위 같은 한두 가지 방법에만 의존한 공통적인 실수를 강하게 지적했다. 군사력을 장악하는 독재 정권에 폭력 투쟁으로 맞서는 것은 현명한 전략 전술이 아니다. 그는 비폭력 투쟁이 군사적 수단과 달리 쟁점이 되는 사안에 직접 초점을 맞출 수 있고 정치적 저항은 권력의 원천을 단절시키는 데 특히 적합하다고 말하며 독재 정권의 약점과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즉 항의와 설득, 비협조, 개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항의와 설득은 대개 상징적인 시위인데, 행진, 가두시위, 철야농성을 포함하여 54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비협조는 다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범주로 나뉩니다. 사회적 비협조 16가지, 보이콧 26가지와 파업 23가지를 포함하는 경제적 비협조, 그리고 정치적 비협조 38가지가 그것입니다. 마지막 범주인 개입은 심리적·물리적·사회적·경제적·정치적 방법을 사용하며, 이러한 방법에는 단식, 비폭력 점거, 대안 정부 수립을 포함해서 모두 41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이들 198가지 방법의 목록은 이 책에 부록으로 실려 있습니다.”


진 샤프가 주목한 변화를 가져오는 작동 방식은 네 가지. 내부의 전향(거의 일어나지 않거나 무의미할 때가 많다), 조정(ex 파업), “대중적인 비협조와 저항이 사회적·정치적 상황과 특히 권력관계를 변화시킴으로써 정부와 사회의 경제적·사회적·정치적 과정에 대한 독재자의 지배력을 빼앗”는 비폭력 강제, 저항세력의 주체성과 비협조, 저항이 너무 강력해 촉발되는 정권의 붕괴 등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2016-2017년 한국의 비폭력 저항의 열쇠였던 최순실 게이트에서 내부 고발-전향이 중요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알다시피 조정, 비폭력 강제, 붕괴 등이 연달아 조성되었다.
 
진 샤프는 ‘1970년대와 1980년대의 폴란드 저항운동이 사회의 기능과 조직을 재탈환한 좋은 예라고 말하며, 독재정권의 와해 후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의 토대를 위한 예방책으로 쿠데타 세력의 봉쇄, 헌법 제정, 민주적 안보 정책을 제시했다.
 
비폭력 투쟁의 경험은 민주주의와 시민의 자유, 소수자의 권리, 지역, , 지방정부와 비정부 조직의 특권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제시할 거라는 진 샤프의 진단이 한국의 미래를 조금 긍정적으로 보게 한다. 그러나 내 탄생과 삶이 공짜가 아니었듯이 이 자유도 공짜가 아니란 걸 안다. 역사를 예측 불가능한 것이라고 보든 예측 가능한 것이라고 보든 이 저항은 언제나 확장되어야 할 일이다. 그렇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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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6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6-27 13:59   좋아요 1 | URL
진 샤프 이 책을 핵심적으로 말하는 문장을 노 대통령이 말씀하셨죠.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자본적 독재에 대항해서도 결국 이 힘이 가장 중요한 무기입니다. 결국은 안될 거 같다거나 혼자만의 확신과 이념, 의심 그런 게 이 저항에 가장 걸림돌이죠.

2017-06-27 2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28 00: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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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8 2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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