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언제부터 이렇게 굿즈 천국이 된 걸까 새삼 놀란 하루.
굿즈 중독자지만 나도 생각이라는 걸 한다구.

125주년 기념으로 나온 펩시 레트로 넘 이쁘다. 코카콜라가 저런 스타일 자주 내는 거 봤고 나도 가지고 있는 게 있다. 펩시도 저런 거 하고 있었구나. 이번 건 1940~1990년대까지 디자인이라고 한다. 왜 예전 디자인이 더 멋지게 보이는 걸까. 과거의 아우라인가, 현대의 리터칭이 그렇게 보게 만드는 걸까. 그러고 보면 우리 미의 인식이 어느 기준선에서 머무른다는 느낌도 들고. 좋은 걸 보면 즉각 좋다고 느끼지. 이런 즉각적이고 기이한 미의 인식(숭고미까지 나아가는)에 대해 칸트는 《판단력 비판》에서 논한 바 있다.


 

"미란 개념 없이 필연적 만족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ㅡ 칸트 《판단력 비판》

조르조 아감벤  《내용 없는 인간》을 보면 주문 제작을 받아 창작을 하던 15~16세기 예술가들에겐 자기 작품, 자기 창작욕이라는 게 없었다고 한다.
미켈란젤로가 1508년에서 1511년까지 그린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천지창조...)는 지금에서는 미켈란젤로라는 대단한 예술가의 창조력과 작품으로 칭송받지만 당시나 기록에서는 그걸 그리게 만든 교황 율리오 2세의 능력 때문에 나온 작품이라는 관점으로 기술되고 있다.

 

"미학에는 처음부터 예술 작품을 하나의 작품opus으로 보는, 하나의 독특하고 단순화가 불가능한 노동operari, 예술적 노동의 산물로 보는 견해가 들어 있었다. 이러한 원리의 이중성, 즉 예술작품이 창조적인 활동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동시에 관람자의 감각적 이해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 미학의 역사 전체를 관통한다."

 

"16세기에만 해도 훌륭한 취향과 나쁜 취향을 구분하는 명백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과, 한 예술 작품 앞에서 그것을 이해하는 올바른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사실은 라파엘로 혹은 미켈란젤로에게 작품을 의뢰하던 세련된 후견인들에게조차도 결코 익숙한 일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ㅡ조르조 아감벤  《내용 없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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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를 만들고 있는 강력한 소비주의 아래
그래도 빛나는 구석이 있는
굿즈의 예술성, 창작력에 대해 문득 생각해봤다.
그나저나 갖고 싶네~
내 결말은 늘 이래;

 

펩시 레트로 세트로만 파는 거 같아서 환타나 먹으며 그림의 굿즈로 보고 있다-,.-)...

 

 

 

을유문화사에서 2017년 12월 1일 창립일 기념 이벤트로 제작한 빈티지 굿즈 스티커.

이런 거 더 많이 만드셔야 한다고 제언드렸다ㅎㄱ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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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3-19 2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펩시 디자인 예뻐요.
을유문화사의 빈티지 굿즈는 노트인가요??

AgalmA 2018-03-19 20:03   좋아요 2 | URL
펩시 맛을 안 좋아해서 살 거 같진 않고 몇 개는 사고 싶은데 세트로만 파는 거 같아요ㅜ
을유문화사 빈티지 굿즈는 스티커요^^

2018-03-19 2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8-03-20 00:46   좋아요 0 | URL
예전엔 좀 고리타분하다 했는데 최근 이미지는 많이 달라진 듯요^^

겨울호랑이 2018-03-19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제가 미적인 감각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굿즈에 대한 욕심이 없는 편이 그나마 다행인 것 같아요. 그렇지 않았다면, 집은 책과 굿즈로 넘쳐났을지도..ㅋㅋ

AgalmA 2018-03-20 00:48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님의 이 평정 상태 제가 존경합죠😉... 그런 사람들끼리만 모여 있음 생각만 해도 아찔; 그래서 세상이 이 난리통인지도요;;

북다이제스터 2018-03-19 2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착으로 보입니다. ㅎㅎ
제가 담배와 술, 책에 그렇듯이요. *^

AgalmA 2018-03-20 00:49   좋아요 1 | URL
비겁한 변명입니다 입니까ㅎㅎ
뭐, 저도 다 알면서 이러고 있지 말입니다. 사람 안 괴롭히는 게 어딥니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