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일 먼저 선물 받은 책 감사 인사부터~ 

이웃 친구분께서 조르조 아감벤(글)/모니카 페란도(그림) 《말할 수 없는 소녀》를 보내주셔서 매우 매우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이 책 받아서 일전에 산 조르조 아감벤 《내용 없는 인간》도 부랴부랴 읽고 있어요. 탁월한 미학론이라고 생각해요.《말할 수 없는 소녀》도 그 연장선인 듯. 미셸 푸코가 르네 마그리트 작품으로 쓴 미술비평서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질 들뢰즈가 프란시스 베이컨 작품으로 쓴 《감각의 논리》처럼 말이에요.

아감벤도 정치와 법 이론, 사회학과 문학 비평 등 선배 철학자들에 버금가는 지평을 넓혀가는 철학자라고 생각합니다. 멋져요!

 

 

 

 

 

 

 

 

 

 

2. 2월 내가 산 책 종합

종이책 20권, e book도 최대한 줄여 12권만 샀는데
나보다 더 많이 사는 사람은 행복한 걸까요, 울상인 걸까요;

그냥 항복한 거야.... 정말 치열한 전투였지... (먼 산 본다)
예전에 산 책과 서평 책, 도서관 책 보느라 여기서 완독한 건

얇은 책 김현 《입술을 열면》과 어니스트 헤밍웨이 《깨끗하고 밝은 곳》, 에세이 정은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e book 유현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뿐;; 묵직한 책을 독파할 여건이ㅜㅜ;

마지막 며칠을 앞두고 더 읽어보려 노력 중입니다.
이번 달은 이걸로 책 지름 끝! 진짜 끝!
탐나는 중고책 알림이 와도... 그.. 그건 살지 몰라... 와르르))
이 와중에 알라딘이 한 권만 사도 굿즈 주는 행사(2/23~ 2/28)를 또 시작 ㅜㅁㅜ 안됑))))))))

 

 

 

 

헤밍웨이는 정말 소설을 잘 쓰는 사람입니다. 알려졌다시피 소설 작법을 배우기 좋은 작가.
내 취향과 상관없이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인물을 드러내는 방법, 장면 전환, 암시를 풍부히 넣은 짧은 대화 등등. 단문은 그렇게 하기 위한 장치였을 뿐 단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이 아니었다면 그는 자살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런 소설도 못 썼을 거란 생각도 들고요. 아, 이 맞물림...

 

3. 2월 알라딘 굿즈도 역시 맘에 드는 게 많았습니다(>0<)ㅇ~~

 

 

● 스트링 파우치 세트 (피너츠_화이트)
● 모지스 여권커버 & 네임택 세트 (아름다운 세상)
● 여행용 파우치 (검은튤립)
● eBook 피너츠 파우치 (카우치)

긴 여행이면 스트링 파우치가 아쉬울 때가 종종 있는데 깜찍한 피너츠 디자인으로 장만해 넘 좋아요!
모아보니 저렴한 크레마 사운드 하나 사서 어서 떠나라는 등 떠밀림을 당하는 것 같은...
알라딘, 내가 떠나면 당분간 책도 안 사고 이렇게 알라딘 굿즈 인증 동네방네 하지도 않을 텐데 그래도 좋으시겠음요?

 

'피너츠 파우치(카우치)' 보니 크레마 빨리 사야 할 거 같고ㅋ
'여행용 파우치(검은튤립)' 보니 설연휴 갔다 온지 얼마 안됐는데 다시 길 떠나야 할 거 같은ㅋ

 

 

 

4. 알라딘 굿즈 때문에 여행 가야 할 거 같은 구성; 작년 여름에도 여행서 잔뜩 보고 정말 흑흑... 했는데.

 

 

 

정은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노트라면 사족을 못 쓰는 자라 양장 노트 사은품이 탐나 샀지만 내용도 생각보다 좋네. 사진이나 그림보다 더라고 하면 실례일까나요.

 여행 좀 할까 하는 사이 어느새 끝나버려 아쉬웠어요. 여행서라 더.

 

*
심심했으나 그래서 우리는 톰슨에서 편안했다. 어느 정도 편안했느냐 하면, 그냥 여기서 더 가거나 말거나 상관없게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캐나다에서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 좋았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늙어 죽을 때까지 그러고 싶었다. 자극적인 행복은 없었지만 그곳은 내게 꼭 맞는 옷 같았다.
**
지갑 속 지폐처럼 구겨진 채로 열 몇 시간을 날아와 한다는 소리가 겨우 "직접 보니 좋더라"뿐이라니 조금은 억울했지만, 막상 그림 앞에 서니 그 말 외에 따로 더할 말이 없었다. 

'마드리드를 방문할 이유는 벨라스케스뿐'이라던 화가 마네만이 내 심정을 이해할 것이다.

 


《베트남 100배 즐기기》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마음을 팍 움직이지 못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훑어보고 어머니를 모시고 가도 괜찮을 장소를 물색하기로. 커피쟁이 어머니에게 베트남 커피를 모닝커피로 대접해 드려야징~

e book으로 사는 게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싶어요. 지도 보기도 더 편할 거 같고.

종이책으로 일단 여행 기분을 내고 싶었던 나;;

내년 개정판 나오기 전에 올해 꼭 가야 할 미션이 주어지다;;;

 

 

 

 

5. 설연휴 내 책 풍경

 

 

내려갈 때 읽은 책 : 리처드 플래너건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나는 먼 어머니에게 가는 고속도로.
<엄마 찾아 삼만 리> 만화를 볼 때 어린 마음에도 너무 동병상련을 느껴 매 회 마음 아파하고 눈물 흘렸던 기억이 난다.
꿈에서도 나는 어머니를 찾아 헤매는 마르코였다.
평생 어머니를 찾아가고 기다리던 시간, 헤어질 때마다 곡진하게 느꼈던 아픔은 다른 이와의 그러함에 기원이었다. 나는 이미 거기서부터 지쳐 버렸는지 모른다.


 

"공이 순간적으로 햇빛 속에서 정지한 것처럼 보였을 때, 도리고는 그 공이 자기 것임을 깨달았다. 유칼립투스 나무에 사는 개미들의 냄새가 느껴지고, 그가 무리를 향해 달리기 시작하면서 밧줄처럼 늘어진 가지들의 그림자가 뒤로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시간이 느려졌다."

 

 

창밖엔 끝없이 숲과 이미지의 침묵이 이어진다. 도시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굳이 산티아고까지 찾아가야 할 이유를 찾는 여러 날이다.
사람은 지구에서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준 생물이다. 두 발로 일어서고(짝짝짝~), 불과 도구를 다루며(짝짝짝~), 세계 곳곳을 개척했다(우오오오~). 적응력이 매우 칭찬받는 인간의 특성으로 강조되지만, 나는 거기서 ㅡ도대체가 가만있지 못하는ㅡ생의 강제를 본다. 불로불사도 인간의 욕망이 아니라 생의 본능 같다.


한밤에는 일에 시달리고 불면에 시달리기 일쑤인데 길에서는 잠에 취해 있다. 빛 가루처럼 잠깐잠깐 잠이 다녀가고,  설핏 무미건조해 보이지만 풍경들은 조금씩 빛에 취해 있다. 완전히 취할 밤이 오기까지 계속... 빛의 작가 카뮈는 그러한 걸 얼마나 많이 봤을까.

 

 

 엄마표 소고기 김밥과 함께~

 

명절 연휴에는 과학책을 읽는다는 나름의 방침에 따라ㅎ;

올라올 때 읽은 책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

목차 보시고 이 책에 소개된 책 3분의 1 이상 읽어 보신 분은 읽을 목록을 꿰고 계실테니 굳이 안 보셔도....

저도 몇 가지 정보를 얻었습니다만 과학책 초심자들에게 더 유익합니다.

 

 

 

 

 

 

 

6. 관심 신간 - 도서관에 사달라고 조르기

 

 

 

 

 

 

 

3월 가장 핫할 책은 단연 올리버 색스 유고《의식의 강》
철학, 종교, 과학, 진화생물학 할 거 없이 '의식'이란 주제도 늘 핫하다. 인간미 가득했던 그는 말년에 인간에 대해 어떻게 톺아보고 있었을까. 그의 뇌과학 임상에서 이미 느꼈듯이 도킨스 쪽보다는 스티븐 제이 굴드나 스티븐 핑커 쪽에 더 가깝지 않을까.

애덤 윌킨스 《얼굴은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나》
기존의 진화론 보면 보통 직립 보행 같은 폭발적 신체 변화, 지능이나 유전자를 주로 거론했다. 이 책은 얼굴을 부각해 진화를 논하는 게 좀 흥미롭다. 설마 지금 시대에 골상학이나 우생학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겠지. 재밌는 접근법 같다.

로얼드 호프만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개역판)
무려 '화학의 시인'이라 불릴 정도의 문장력을 갖춘(책 제목에서 이미 증명-ㅅ-! 처음엔 무슨 철학책인 줄ㅎ;;) 화학 교양서!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에서도 화학 교양서로 추천할 게 별로 없다고 밝힌 바 이런 책을 안 읽을 수 없징~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영웅들의 꿈》
과학소설, 탐정소설, 환상문학을 엮은 '합리적 상상력의 소설'을 쓰는 라틴문학의 대가! 보르헤스에 비해 카사레스를 그동안 내가 너무 홀대했다; 나만?
친구라지만 아부는 안 할 거 같은 보르헤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격찬해 관심 안 갈 수가 없잖아! 카사레스는 이미 능력자인데 무슨 아부를 하랴!
현대문학 요즘 내는 소설 넘 멋지심

히토 슈타이얼 《스크린의 추방자들》(개정판)
계속 보고 싶었는데 살 타이밍이 잘 안 잡혔다. 아예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갖다 놓으면 읽게 되겠지~
기대되는 미술비평서!

콜린 레이스 《자본주의의 병적 징후들》
목차 보니 최근 문제거리들이 한눈에 보인다. 안다 싶지만 심층을 더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

책 욕심을 줄이려면 도서관, 날 도와줘~

도서관이 안 사줄지도 모르고 기다리기 열불나 서평 모집 이벤트에 열심히 대쉬 중ㅎ;;;

 

 

선물 받은 《말할 수 없는 소녀》도 꾸리에에서 나온 책이었는데 이 책도 꾸리에~ 나름 색깔 있는 출판사인 듯.

버지니아 울프는 버지니아 울프다!
여성 작가란 수식을 붙이는 것도 난 맘에 안 든다! 남성 작가를 남성 작가라고 소개하지 않잖아. 그 수식은 특별 대우가 아니다! 계속되는 낙인일 뿐이다.

 

 

 

7. 1일 1그림 - Reddoor

 

"취향은 수많은 악취향으로 만들어져 있다"
- 폴 발레리

중요한 건 있고 없고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걸 어떻게 다루는가에서 예술가(전문가)와 아마추어가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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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2-25 19: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밖에 나가보니 새싹이 올라온 것과 꿀벌이 나는 것을 보니 봄이 더 느껴지네요. 1일 1그림을 보니 나무의 생명의 소리가 붉은 색 고로쇠 물(?)과 함께 밖으로 나오는 것 같네요 ㅋ 역시 난 안돼ㅜㅜ

AgalmA 2018-02-25 19:19   좋아요 2 | URL
오, 꿀벌도 벌써!
고로쇠 물ㅋㅋㅋㅋ
겨울호랑이님을 뿜유발자로 지정합니다b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