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좋은 어린이책 <지도와 그림으로 보는 실크로드 세계사>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박은봉 <한국사 편지> 저자

 

세계사 하면 수많은 외워야 할 것들, 끝도 없이 등장하는 낯선 이름들과 지명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세계사가 아니다.

 

지구 밖으로 나가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어떻게 보일까? 시시콜콜한 것들은 사라지고 지구의 전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올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마치 우주에서 지구를 보듯이 세계사를 본다. 그러므로 여느 세계사와는 달리 생소한 이름들을 늘어놓거나, 외워야 할 수많은 사건과 연도로 꽉 채워져 있지 않다. 그 대신 때로는 동쪽 아시아로, 때로는 서쪽 유럽으로, 때로는 남쪽 바다를 향해 움직이는 거대한 역사의 물결을 마치 동영상처럼 생생하게 그려 보여 준다. 독자는 그 물결들을 따라가다가 문득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은 세계사 공부가 어디 있으랴.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크고 시원한 지면을 가득 채우는 참신한 그림과 지도이다. 글을 읽지 않고 그림과 지도만 들여다보아도 그 안에 담긴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을 상상해 낼 수 있을 만큼, 정교하면서도 재미있는 그림들이 독자를 즐겁게 한다.

 

실크로드를 중심에 놓고 고대 문명부터 21세기 현대에 이르는 인류 역사를 종횡무진 그려 보이는 멋진 세계사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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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좋은 어린이책 <안녕, 베트남>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정도선(꿈꾸는책방 책방지기)

 

평화는 미안하다는 말을 통해 시작되는 것

부대에서 일병으로 근무하던 어느 날이었다. 온갖 수모와 압박을 근근이 버텨내며 새벽 근무 끝나는 시간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주어진 나만의 시간, 삶의 입맛을 되찾으려 봉지라면의 입을 벌려 뜨거운 물을 받으려는 순간 어디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 왔다. 가슴이 미친 듯이 요동치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라면을 버리고 막사로 뛰어갈까, 온 힘을 다해 소리를 지를까 찰나의 순간에 많은 걸 고민하다가 나도 모르게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주임원사였다. 안도감과 동시에 내 소중한 시간을 방해한 주임원사에게 짜증이 났다.

 

“아, 원사님 여기서 뭐 하시는 거예요!!”

 

병사들과 격 없이 친하게 지내는 분이라고 해도 무려 일병 따위가 주임원사에게 짜증을 내다니 말을 내뱉어 놓고 아까보다 더 큰 소름이 돋았다. 천천히 다가가 공손히 다시 물었다.

 

“원사님, 무슨 일 있으세요?”

 

“흐흑. 내가 월남에서 사람을 많이 죽였어. 정말 많이 죽였어.”


흐느껴 우는 그의 숨에서 지독한 술 냄새가 풍겨왔다. 원사님은 가끔 일하다가도 멍하니 하늘을 보는 일이 잦았는데, 병사들은 그때마다 애인이 생겼나, 하면서 키득거리며 웃곤 했다. 그게 아니라는 걸 그제야 알게 되었다. 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으론 의문이 생겼다.

 

‘그게 그렇게 힘든 일인가? 전쟁이었으니까 당연한 일 아닌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간 이 일을 제대하고 10년이 지나서야 정확히 이해하게 되었다. 한베평화재단의 활동을 통해서.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이 저지른 민간인 학살이 약 80여 건, 그 희생자 수는 무려 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그중 어린아이도 상당수라고 한다. 전쟁이 끝난 후 3년 뒤, 베트남 여기저기서 한국군의 만행을 밝히는 증오비가 수십 군데 생겨났다. 그중에는 하루에 피죽 한 그릇도 못 먹는 가난한 이들이 쌀을 각출해 만든 증오비도 있다고 한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얼마나 증오했으면 기념이나 위로의 목적이 아닌 증오비를 세웠을까. 나는 비로소 그때 주임원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 《안녕, 베트남》에서는 주임원사와 똑같이 베트남 참전 군인이면서 평생을 고통스러워하는 순배 할아버지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다른 점이 있다면 주임원사는 죄책감을 가슴에 간직한 반면 순배할아버지는 죄책감을 드러내 용서를 구했다는 것. 오랫동안 가슴에 담아두다가 손자를 데리고 베트남으로 간 할아버지. 그곳에서 뜻밖의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 베트남전쟁 전장으로 떨어지게 된 손자 도현이는 한국군 만행으로 부모를 잃게 된 베트남 소년 티엔과 그를 도우려 했던 과거의 젊은 할아버지를 만나 가까스로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곤 이제는 할아버지가 되어 있을, 베트남 어딘가에 살고 있을 티엔을 찾아 용서를 구하려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부터 평화가 시작된다는 것을 자연스레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늘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군의 만행에 분노한다. 그 고통을 몸소 느껴봤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느꼈던 그 고통이 다른 나라 어딘가에서도 똑같이 느껴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길 바란다. 이 책을 계기로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역사를 만드는 일에 조금 더 적극적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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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좋은 어린이책 <안녕, 내 이름은 페미니즘이야>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소영 (『어린이책 읽는 법』 저자)

 

독서교실에서 어느 3학년 남자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여자아이들이 뛰는 모습을 흉내 내며 놀았던 이야기를 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좀 우스운 장면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내가 “남자 아이들 중에는 그런 애 없어? 폼 좀 잡는 애 말이야.”라고 하자, 이번에는 멋있는 척을 하며 달리는 남자아이 흉내를 냈다. 우리는 같이 웃었다. “포즈야 뭐 어때. 좀 웃긴 애도 있고 멋 내는 애도 있고 그렇지.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내가 그렇게 이야기를 정리하려는데, 잠깐 생각하던 아이가 덧붙였다.

“근데 정말, 이어달리기 응원할 때는 걔가 남잔지 여잔지도 안 보이고요, 뛰는 애들도 다 열심히 뛰고 정신없어요.”

 

여자아이는 이렇고 남자아이는 저렇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살아가는 어린이. 그리고 누구나 자기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아는 어린이. 둘 중 어느 쪽의 삶이 더 풍요로울까? 당연히 후자다. 어린이에게 페미니즘을 가르쳐야 하는지 묻는 양육자를 만나면 나는 이 일화를 이야기한다. “가르쳐야 합니다. 어린이는 빨리 배우거든요. 처음에 잘 배워야 계속 잘할 수 있어요. 성평등이야말로 조기교육이 필요합니다.”

 

《안녕, 내 이름은 페미니즘이야》는 좋은 페미니즘 안내서다. 제일 큰 장점은 페미니즘과 관련해 어린이들이 보고 듣는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는 것이다. 페미니즘의 정의, 여성 권리 운동의 역사, 성과 젠더의 개념 차이, 여성 혐오라는 말의 뜻도 두루 짚는다. 전 세계에서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미투 운동’에 대해서도 에둘러 말하지 않고, 이것이 권력의 문제이며, 책임은 가해자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 점도 좋다.

 

특히 ‘보이지 않는 차별’을 지적한 점이 반가웠다. 한 세대 전의 어린이가 ‘아들딸 차별’을 받았다면, 요즘 어린이는 적어도 대놓고 그런 차별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린이가 보고 듣는 각종 매체에서는 성차별적 장면이 적지 않다. 동화에서 흔히 그려지는 엄마(전업주부, 잔소리, 야박함)와 아빠(직장 생활, 피로, 관대함)의 모습만 비교해도 알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차별을 감지하는 연습은 곧 세상에 대해 민감해지는 연습이다. 그럴 때 자기만의 생각이 자란다.

 

작가는 또 젠더 격차 지수, 유리천장 지수,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 등의 명확한 통계와 이해하기 쉬운 사례로 독자를 설득한다. 논픽션 책으로서 어린이에게 좋은 글쓰기의 모범도 되는 것이다.  

책에서 정확히 짚은 것처럼 페미니즘은 “여자와 남자가 어떻게 하면 평등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서 출발”한다. 평등을 지향하기 때문에 성별뿐 아니라 인종, 생김새, 성적 지향, 장애, 나이 등 여러 문제와도 연결된다. 그러므로 여성만 알 일도, 여성만을 위해서 알아야 할 일도 아니다.

 

어린이를 존중하는 사회에서는 어른도 당연히 존중받는다. 장애인이 이용하기 쉬운 시설은 장애가 없는 사람에게도 편리한 시설이다. 여성에게 평등한 세상은 남성에게도 평등한 세상이다. 평등한 세상은 우리 시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라는 세상이다. 그런데 최근 종종 “요즘은 페미니즘이 너무 심하다”라고 말하는 분들을 본다. ‘지나친 평등’처럼 성립이 안 되는 말이다. “페미니즘은 원래 그런 게 아닌데, 요즘 페미니즘이 문제”라는 분들도 있다. 그런 분들께 말씀 드리고 싶다.

 

“그렇다면 우리 원래 페미니즘은 무엇이고, 요즘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 책을 읽고 같이 배워볼까요? 어린이책은 어린이만을 위한 것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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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책 <헌터걸 2 : 헌터보이를 만나다>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영주(연가초등학교 사서교사)


어떤 슈퍼히어로보다 매력적인, 성장형 소녀 영웅 등장!
난세에는 영웅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엑스맨, 배트맨, 슈퍼맨 등이 바로 그들이다. 경제난, 취업난, 주택난 등 어른들의 세계는 매일 수많은 난제들로 들끓고 있다. 어른들의 세계만 어려운 건 아니다. 나쁜 어른들에게 위협받고 이용당하기 쉬운 아이들의 세계야말로 늘 유보된 난세에 처해 있다. 더 이상 어른들에게만 맡기고 어른들이 해결해 주기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 속에서 숨죽이며 아파하는 아이들이 많으니까. 그래서 새로운 영웅이 등장했다. 아이들을 지키는 아이, 헌터걸이다.

 

원더우먼을 빼면 지난 수천 년은 남자 영웅의 시대였다. 오죽하면 영웅이란 단어의 ‘웅’ 자가 수컷 웅雄일까. 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했다. 우리의 영웅, 헌터걸 강지는 토끼처럼 튀어나온 앞니가 고민인 평범한 여자아이이다. 여자 영웅이라는 것보다 더 중요한 차이점은 강지가 ‘고통받는 아이들을 구하는 아이’라는 것이다. 아직 엄청난 힘이나 초능력은 없지만, 어른들이 심어놓은 얄팍한 욕망과 시기심 등에 흔들리며 후회와 반성, 노력에 따라 능력(활쏘기)이 배가되는, 계속해서 성장하는 존재라는 점은 어떤 슈퍼히어로보다 매력적이다.

 

<헌터걸 2 : 헌터보이를 만나다>는 헌터걸의 두 번째 이야기이다. 꿈을 미끼로 아이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자신의 쾌락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이용하는 나쁜 어른들. 그리고 그런 어른들 때문에 상처받은 아이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가수를 꿈꾸던 아이들이 꿈을 잃고 노래를 멈추게 되었을까? 유일한 단서인 백거미의 정체를 파헤치기 위해 스타파크 소속사에 연습생으로 들어간 헌터걸, 그리고 헌터보이. 두 영웅은 이번에도 아이들을 위해 주문을 외운다. ‘빌 슈츤 운스(Wir schützen uns; 우리가 우리를 지킨다)!’

 

‘헌터걸’은 미션을 수행할수록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는 게임의 재미와 서양 설화인 피리 부는 사나이, 초능력이 아닌 무예(활쏘기)를 연마하는 주인공 그리고 나쁜 어른들에게 행복을 착취당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판타지로 잘 아우른 작품이다. 거기다 중간중간 내용의 이해를 돕고 재미를 더하는 만화와 헌터 테스트까지 더해져 지루할 틈 없이 긴장감 있게 이야기를 끌고 간다.

 

헌터걸은 앞으로 수많은 헌터들과 힘을 합해 나쁜 어른들과 그 배후에 있는 피리 부는 사나이를 응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혼자서 영웅이 되기보다는 함께 힘을 합쳐 정의로운 공동체를 이루고 마음이 자라는 것이 헌터걸의 진짜 초능력이 아닐까? 작가는 스스로 노력하고 함께 성장해 가는 평범한 아이들이 진짜 영웅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세월호 사건, 아동 학대 등 많은 뉴스들이 떠오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받고 있을지 모르는 많은 아이들이 숨기만 하지 말고, 기다리기만 하지 말고, 어른들의 말을 맹신하지 말고, 아이들이 스스로를 지키고자 할 수 있다면, 또 고통받는 친구를 돕기 위해 힘을 합칠 수 있다면……. 그 평범한 아이들이 진짜 이 세상의 영웅이 되고, 또 더는 특별한 영웅이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올 거라는 상상을 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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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책 <돌 던지는 아이>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황은희(서울 창림초 교사, <그림으로 보는 한국사> 공저자)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꾼 사람들
교과서에 나오는 ‘만적의 봉기’ 이야기는 간단하다. ‘무신정권기 최고의 권력자였던 최충헌의 노비 만적이 중심이 되어 봉기를 일으켰다 실패해 많은 천민과 함께 죽임을 당했다.’ 그리고 ‘고려 시대의 신분 해방 운동’이라는 내용 정도이다. 고려 시대 사람들의 삶은 구체적으로 어땠는지, 만적이 어떤 아픔으로 봉기를 일으켰는지, 당시 사람들은 만적의 봉기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이런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실제로 수업 시간에 들려주어야 할 이야기인데도 말이다.


<돌 던지는 아이>는 어린 몽개의 시선으로 본 고려 시대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와 만적의 봉기 과정을 풀어내며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담아냈다.


비록 역사적 사실에 상상을 더한 창작 동화이지만,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었던 몽개와 만적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 ‘만적의 마음이 이랬을 거야.’ ‘몽개처럼 영특한 아이가 정말 만적을 도왔을 거야.’ ‘만적을 이끌어 주었던 스승님 같은 그 누군가가 있었을지도 몰라.’ 이런 상상도 가능하게 한다.


아픈 동생이 죽어가는데도 신분 높은 도령에게 밀려나 의원의 손길을 기대할 수 없던 세상, 하나밖에 없는 누이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팔려 가야 했던 세상, 귀족 집에는 곡식이 남아도는데도 일반 백성들의 집에선 밥 짓는 연기조차 나지 않던 세상. 이런 세상 속에 살았던 만적은 봉기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속에 어린 몽개도 같이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어린이인 몽개가 방을 붙이고, 글을 배워 만적과 같이 봉기를 일으키려는 효삼의 입이 되고, 서찰을 전하고, 관군과 맞서며 돌을 던지는 등 그 역할을 톡톡히 하는 모습이 뭉클하면서도 대견스러웠다. 만적의 봉기라는 큰 역사적 사건에 어린이도 자신의 몫을 해내며 그 시대를 헤쳐 나갔음을 보여 주었다. ‘어린아이가 대단하네!’가 아닌 ‘어린이도 당당히 제 몫을 해내고 있는 모습’ 말이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몽개를 통해 자신도 역사의 주인공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될 것이다.


마지막 장면은 참 인상적이었다. 남아 있는 기록에서 만적은 다른 천민들과 함께 강물에 던져져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몽개에 의해 다시 살아났다. 무엇보다 몽개를 살리고 만적을 살린 것은 바로 귀족 도령인 지상이 준 조각도였다. 이 조각도는 비록 신분이 다르지만 뜻을 함께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 주고 있다.


마지막 장면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었는지도 모른다. 만적의 봉기가 일어난 해로부터 2년 뒤, 진주에서 노비들이 봉기를 일으켰을 때 키가 훌쩍 크고 발이 유난히 큰 한 남자와 손에 돌을 쥐고 다니는 소년이 함께 있다. 그들은 우리가 짐작하는 그들이다. 두 사람은 여전히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며 잘 살고 있었다.


책을 덮고 나면 만적이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세상이냐고.


또 몽개가 돌을 쥐여 준다. 세상을 향해 돌을 던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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