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좋은 어린이책 <사랑이 훅!>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민령(동화작가, 아동문학평론가)

 

이번엔 사랑이다. 간질간질하고 왠지 부끄럽지만 한없이 마음이 가는,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귀고 깊이 고민하는 사랑 이야기. 『기호 3번 안석뽕』과 『소리 질러, 운동장』 『우리는 돈 벌러 갑니다』의 진형민 작가가 새롭게 내놓은 작품이 사랑 이야기라는 점은 뜻밖이지만, 생각해 보면 앞선 작품들에서도 사랑과 연애는 줄곧 무겁고 웃기고 혼란스러운 이야기들 사이에 놓여 있었다. 이야기를 읽고 나면 둘은 서로의 마음을 언제쯤 깨달을까, 그래서 두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같은 설레는 질문이 남곤 했으니까. 『사랑이 훅!』은 이런 달콤한 뒷맛에 대한 충족이자 ‘진짜 사귀는 이야기’를 써 달라고 요청한 독자들에 대한 성실한 응답이다.


대개 어른들은 어린이들의 연애 감정을 진지하게 바라보려고 하지 않는다. 어린이들에게 걸맞지 않는 남사스러운 일이라거나 남는 거 하나 없이 골치만 아픈 문젯거리라고 생각하기 십상인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도 사랑과 연애는 일생일대의 사건이며,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목하 연애 중이다. 학교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공적인 삶을 들여다봤던 작가는 이제 아이들의 사랑과 ‘진짜 사귀는’ 연애를 따뜻하고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본다. 박담, 신지은, 엄선정이 겪는 세 가지 색 사랑과 연애를 읽어 가노라면 사랑과 연애란 아이들의 삶에서 아주 일상적이고 평범한 일이자 특별한 경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래 알고 지내던 아이가 문득 달라 보이는 순간이나 우정인지 사랑인지 분명치 않은 친근함, 짝사랑 때문에 혼자 애태우고 좌절하는 외로운 밤은 삶의 밀도를 단번에 높여 준다. 그리고 유일한 상대에게 집중하다 보면 결국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법. 확장된 인간관계로서의 연애가 중요한 이유는 연애할 때만큼 스스로에 대해, 세상에 대해 새로운 눈을 터득하는 경우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때로는 훅, 때로는 나도 모르게 조금씩, 때로는 기쁨으로, 때로는 슬픔으로, 어린이들에게 다가오는 여러 모양의 사랑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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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좋은 어린이책 <맨발로 축구를 한 날>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효영(수원시행복정신건강복지센터 간호사)


나눔은 친구가 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요즘 나 홀로 라이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고, 첨단 기술이 발전하여 사람들과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많은 일을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너무나 바쁘기 때문에 주변을 살펴볼 여유가 없다. 그만큼 정서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내가 일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는 매일같이 스트레스, 우울, 불안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그렇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주변에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없다. 마음을 나눌 누군가가 있다면 우리 센터를 찾아오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누군가 힘들 때에 함께해 주는 것은 내가 힘들 때 누군가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나눔’이라는 가치는 정서적 고립을 막아 주고, 정신적으로 고통 받을 때의 무게감을 훨씬 덜어 준다. 이러한 시점에서 아이들에게 마음을 나누고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앞으로 행복한 인생을 꾸려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림책 『맨발로 축구를 한 날』은 ‘나눔’이라는 개념을 머리로 이해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스며들게 한다. 이 책의 주인공 ‘수민’은 삼촌을 따라 캄보디아로 봉사를 간다. 처음에는 맨발로 축구를 하는 그곳 아이들이 더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활 환경과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마음의 거리를 차츰 좁혀 나가고, 마지막엔 너무나 자연스럽게 맨발로 아이들과 축구를 한다. 그 장면은 이 책을 몇 번이고 다시 보아도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나 역시 유럽 난민들을 돕기 위해 의료 봉사를 떠난 적이 있다. 현지의 어른들이 편하게 치료 받을 수 있도록 함께 봉사를 온 아이들에게 ‘그곳의 아이들과 놀아 주기’라는 미션을 주었다. 아이들끼리는 금세 서로 친구가 되어 온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학령기가 나눔의 가치를 체득하기 참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다.

 

많은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나눔의 진정한 의미와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진정한 나눔은 친구가 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 아이들의 마음속에 그러한 가치가 자연스럽게 스며든다면 앞으로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어 자원봉사를 해 나아갈 때에 ‘나눔’이라는 것을 수학, 과학처럼 어렵고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 ‘나눔’의 의미와 보람을 찾아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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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좋은 어린이책 <고래 책>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박태근(알라딘 인문MD, 고래 덕후)

 

고래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나처럼) 왜 고래를 좋아하는지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이 책을 손에 들고 펼쳤을 테지만(고래 책이 고래의 종류보다 적어서 고래를 좋아하는 이들은 나오는 족족 무조건 찾아 읽는 생태적 특성을 지녔다), 막상 누군가 왜 고래를 좋아하는지 묻는다면 “어떻게 이렇게 멋진 고래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죠?”라고 답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프리카 코끼리, 족제비, 여우, 원숭이를 거쳐 고래에 푹 빠졌다는 이 책의 작가는 이렇게 뭉뚱그려진 ‘고래를 좋아하는 이유들’을 되찾아준다. 왜 다른 물고기가 아니라 콕 집어 고래를 좋아하는 걸까. 혹시 물고기의 꼬리지느러미는 수직 방향이라 좌우로 움직이지만 고래의 꼬리지느러미는 수평 방향이라 위아래로 움직이기 때문 아닐까? 맞다! 아니면(?) 물고기의 피부는 뻣뻣한 비늘로 덮여 있지만 고래의 피부는 사람의 피부처럼 매끄럽기 때문 아닐까? 이것도 맞다!(어떻게 나도 잊었던 내 마음을 알았지?)


고래를 좋아하는 이들은 이렇게 쉽게 뜻을 한데 모으지만, 막상 어떤 고래를 좋아하는지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고래를 좋아하면서 이렇게 다른 고래를 좋아할 수 있지 싶을 정도로 취향이 달라 놀라곤 한다. 이들의 탓이라기보다는 그만큼 다양하고 각기 다른 고래의 멋 때문일 텐데, 나는 단연코 혹등고래가 가장, 무조건, 제일 좋다. 좋아하는 마음만 가득하니 역시 ‘혹등고래를 좋아하는 이유들’을 잊고 지냈는데, (나만큼 혹등고래를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의 작가는 이번에도 그 이유들을 되찾아준다. 최대 5미터에 이르러 사람의 팔처럼 보이는 긴 가슴지느러미, 공기 방울을 내뿜어 먹이를 둥근 원 안에 가둬서 잡아먹는 모습 말이다.


아직 고래를 좋아하지 않아 공감하기 어렵다고? 걱정하지 말자. 분명히 ‘고래를 좋아하게 될 이유들’도 빠뜨리지 않고 전해주니까.(역시 고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치밀한 데다, 혼자만 좋아하지 않고 함께 나누는 걸 즐기는 게 분명하다.) 고래가 처음부터 바다에 살았던 게 아니라 다른 포유류처럼 땅 위에서 네 발로 걸어 다니다 바다로 걸어 들어간 사실을 듣는다면, 이 더위에 나도 고래처럼 바다로 들어가서 살고 싶다는 꿈을 꾸지 않을 수 없을 테고, 그런 꿈을 꾸다 ‘숨을 쉬지 못하면 어쩌지’ 싶은 걱정이 된다면, 머리 위 코 ‘숨구멍’으로 멋진 ‘숨기둥’을 뿜어 올리는 고래의 모습을 떠올리며 시원하게 숨을 내쉬면 되니, 걱정은 접어두고 이 책을 펼쳐 고래를 만나기만 하면 되겠다.


제목에 고래가 들어가고 표지에 고래 그림이 큼지막하게 나온다는 사실만으로 이 책을 펼쳤는데, 기대보다 풍성하고 예상보다 매력적인 고래와 고래 이야기가 가득하고, 있는 그대로의 사진이 아닌 고래를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긴 고래 일러스트가 끊임없이 이어져 눈과 손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는 사이에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고 말았다. 그렇게 책장을 덮고 나니 고래를 좋아하는 이유들, 혹등고래를 좋아하는 이유들이 하나둘 떠올랐고, 고래를 좋아하게 될 이유들과 아직 그 이유를 모르는 친구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작가가 그러했듯 내가 이 책과 고래 이야기를 글로 쓰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부디 여러분도 이 넘치는 마음을 느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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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좋은 어린이책 <평등한 나라>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초등성평등연구회


진짜 평등한 나라

얼마 전, 우리나라의 유명한 은행에서 믿기 힘든 사건이 있었습니다. 일할 사람들을 뽑을 때, 남성을 많이 뽑기 위해 높은 점수의 여성들을 떨어트리고 점수가 낮은 남성들을 합격시켜 주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지요. 그 결과, 그 은행에 합격한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10:1이었습니다. 이 은행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직장에 들어갈 때에도 성차별이 존재하지만 직장에서 일하면서 일어나는 성차별 역시 굉장히 심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상위 30대 기업의 임원 중 남성은 96명에 달합니다. 반면 여성 임원은 고작 4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여성이 아무리 직장에서 능력을 발휘해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가 없는 것이지요. 더구나 직장에 들어간다고 해도 여성은 결혼이나 임신, 출산 후에는 다니던 직장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똑같은 직장을 다니고 경력이 더 많아도 여자라는 이유로 월급을 더 적게 받는 일도 많이 일어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남자가 100을 받을 때 여자는 약 63만큼밖에 받지 못한답니다.** 여성은 직장을 구하는 것도,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도, 월급을 받는 것도 모두 심각하게 차별을 받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일들은 남성에게 우선권이 가지만, 월급을 받지 않는 가사 노동의 책임은 대부분 여성에게 갑니다. 여성과 남성이 함께 직장을 다녀도 여성은 3시간 이상 가사 노동을 하는 반면 남성은 40분 정도만 합니다. 남성 혼자 직장을 다닐 경우에는 여성은 6시간의 가사 노동을 하고, 남성은 40분 정도의 가사 노동을 하고요. 하지만 놀랍게도 여성만 직장을 다닐 경우 여성은 2시간 30분가량의 가사 노동을 하고, 남성은 1시간 30분 정도밖에 하지 않습니다. 여성의 일과 남성의 일이 확실하게 결정되어 있는 셈이지요.

 

학교나 집에서도 성차별은 존재합니다. 많은 학교가 남자아이에게는 1번부터 번호를 주고 여자아이에게는 41번이나 51번부터 번호를 줍니다. 남자아이들은 힘이 세고 활발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여자아이들은 얌전하고 꼼꼼해야 한다고 가르치지요. 교복을 입을 나이가 되면 여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움직이기 불편한 작고 딱 붙는 치마를 입어야 합니다. 여학생이 속옷이 보이면 단정하지 않다고 더운 여름에도 교복 안에 옷을 겹쳐 입고 다녀야 하지요. 많은 어른들이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공부를 더 잘하고, 더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우리 사회처럼 여성과 남성을 구분 짓고 남성에게 우선권을 주면, 남성이 사회적인 힘을 더 많이 가지게 됩니다. 사회적인 힘이 어느 한 쪽에 심하게 몰리면 여러 문제가 일어납니다. 힘이 센 쪽이 재산을 더 많이 가져가거나, 힘이 약한 사람을 짓누르려고 할 때가 많기 때문이에요. 그럴수록 그들의 힘은 더 세지지요.

 

실제로 우리나라 여성의 가난함 지수는 OECD국가 중에 가장 심각합니다. 직업을 가지는 일이나 월급을 받는 일에서 많은 차별을 받기 때문이에요. 여성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무척 심합니다. 가정 폭력 피해자의 92%가 여성이고, 성폭력 피해자의 여성 비율은 98%나 됩니다.

 

이런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나라를 이끌어 나가는 지도층이 많이 바뀌어야 하는데 2018년 지방 선거 결과에서도 심각한 성차별이 나타났습니다. 시와 도를 이끌어나가는 시도지사 17명 중 여성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구청장, 시장, 군수의 자리에 226명이 당선되었는데 그중 여성은 8명뿐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절반은 여성인데 나라를 대표하는 자리에는 여성이 거의 없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지요.

 

에갈리타니아가 평등하다고 이야기하는 곰들은 모두 더 많은 힘과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 못한 곰들에게 에갈리타니아가 정말 평등한 나라라고 느껴질까요? 여러분이 지금 살고 있는 우리나라는 에갈리타니아와 안타깝게도 참 많이 닮아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진짜 평등한 나라가 되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 2018 인크루트 조사 통계
** 2017년 서울시 성(性)인지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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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좋은 어린이책 <빨래는 지겨워>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송언(동화작가)

 

발상의 신선함

웅진주니어 문학상 수상작인 하서찬의 첫 동화집 <빨래는 지겨워>에는 세 편의 단편동화가 실려 있다. 이들 동화를 관통하고 있는 특징은 ‘발상의 신선함’이다. 나는 이것을 생기발랄한 문학적 상상력이라고 본다. 정말 그러한가, 세 편의 동화 속으로 여행을 떠나 보자.

 

1. 빨래는 지겨워

빨래는 왜 지겨운가.

엄마 아빠가 부부 싸움을 하면, 아이가 엄마 아빠를 빨아서 빨래처럼 널어 말려야 하는데, 엄마 아빠가 허구한 날 부부 싸움을 하니, 아이에게 빨래는 지겨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부부 싸움이 아이들을 얼마나 힘겹게 하고, 마음을 멍들게 하는 지를 말해 준다. 빤한 이야기를 전혀 빤하지 않게 풀어 나가는 작가의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전교생이 빨래를 하지 않고 전원 등교하는 게 꿈이 되어 버린 학교. 부부 싸움이 아이들의 행복을 빼앗아 가는 요인이라는 걸 아프게 각성시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재미있다.

 

2. 빵이 된 동생

 ‘엄마가 외출한 뒤 동생은 빵이 되었다.’

이런 거침없는 문장으로 이야기의 포문을 열어젖힌다. 머뭇거림 없이 앞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이야기 전개는 사뭇 매혹적이다. 한순간에 독자의 멱살을 잡아끄는 힘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남게 된 나에게 빵이 된 동생이 불쑥 나타났다는 설정은 얼마나 환상적인가. 게다가 평소에 내가 너무나 먹고 싶었던 ‘초코 카스텔라’ 빵으로 변해 버렸다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고민되는 지점이 있다. 빵을 먹고 싶기는 한데, 그 빵이 하필이면 동생이기 때문에, 차마 먹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그냥 먹어 버릴까. 참고 먹지 말까. 이런 심리적 갈등도 이야기를 출렁거리게 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새롭고 엉뚱한 상상력은 아이들을 즐거운 판타지 세계로 안내한다. 결국 동생인 빵을 먹고 나는 풍선이 되어 방 안에서 둥둥 떠다닌다. 엉뚱 발랄한 상상력이 탄생시킨 흥미로운 이야기. 아이들도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 게 틀림없다. 

 

3. 악어가 된 엄마 아빠

세 단편 가운데 문학적 완성도가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이 이야기 역시 부부 싸움이 소재다. 아들이 미술 대회에서 큰 상을 타 왔는데도 거들떠보지도 않고 으르렁거리며 부부 싸움에 몰두하는 부모. 아들은 부부 싸움을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에 빠져든다. ‘악어 같아. 날카로운 이를 가진 악어. 차라리 엄마 아빠가 악어가 되었으면 좋겠어.’라고.

그 즉시 엄마 아빠는 악어가 되어 동물원의 우리에 갇힌다. 악어가 된 엄마 아빠는 사람들이 무심코 던지는 담배꽁초와 돌멩이, 과자 등을 맞아야 하는 가련한 신세가 된다. 그 때문에 아들은 학교 대신 동물원으로 가서 엄마 아빠를 안전하게 지켜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동물원의 관리인이 귀띔해 준다. 진정으로 행복한 가족이 되면 마법에서 풀려날 것이라고. 결국 아들의 노력으로 어렵사리 마법에서 풀려난다는 이야기. 행복한 가족이야말로 모든 어린이의 소망이란 걸 새로운 방향에서 각인시켜 주는 멋진 작품이다.

 

신선한 발상, 새로운 상상력을 한껏 발휘하며 한 신인 작가가 등장했다. 기꺼이 축하해 줄 일이다. 많은 어린 독자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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