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좋은 어린이책 <평등한 나라>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초등성평등연구회


진짜 평등한 나라

얼마 전, 우리나라의 유명한 은행에서 믿기 힘든 사건이 있었습니다. 일할 사람들을 뽑을 때, 남성을 많이 뽑기 위해 높은 점수의 여성들을 떨어트리고 점수가 낮은 남성들을 합격시켜 주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지요. 그 결과, 그 은행에 합격한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10:1이었습니다. 이 은행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직장에 들어갈 때에도 성차별이 존재하지만 직장에서 일하면서 일어나는 성차별 역시 굉장히 심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상위 30대 기업의 임원 중 남성은 96명에 달합니다. 반면 여성 임원은 고작 4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여성이 아무리 직장에서 능력을 발휘해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가 없는 것이지요. 더구나 직장에 들어간다고 해도 여성은 결혼이나 임신, 출산 후에는 다니던 직장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똑같은 직장을 다니고 경력이 더 많아도 여자라는 이유로 월급을 더 적게 받는 일도 많이 일어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남자가 100을 받을 때 여자는 약 63만큼밖에 받지 못한답니다.** 여성은 직장을 구하는 것도,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도, 월급을 받는 것도 모두 심각하게 차별을 받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일들은 남성에게 우선권이 가지만, 월급을 받지 않는 가사 노동의 책임은 대부분 여성에게 갑니다. 여성과 남성이 함께 직장을 다녀도 여성은 3시간 이상 가사 노동을 하는 반면 남성은 40분 정도만 합니다. 남성 혼자 직장을 다닐 경우에는 여성은 6시간의 가사 노동을 하고, 남성은 40분 정도의 가사 노동을 하고요. 하지만 놀랍게도 여성만 직장을 다닐 경우 여성은 2시간 30분가량의 가사 노동을 하고, 남성은 1시간 30분 정도밖에 하지 않습니다. 여성의 일과 남성의 일이 확실하게 결정되어 있는 셈이지요.

 

학교나 집에서도 성차별은 존재합니다. 많은 학교가 남자아이에게는 1번부터 번호를 주고 여자아이에게는 41번이나 51번부터 번호를 줍니다. 남자아이들은 힘이 세고 활발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여자아이들은 얌전하고 꼼꼼해야 한다고 가르치지요. 교복을 입을 나이가 되면 여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움직이기 불편한 작고 딱 붙는 치마를 입어야 합니다. 여학생이 속옷이 보이면 단정하지 않다고 더운 여름에도 교복 안에 옷을 겹쳐 입고 다녀야 하지요. 많은 어른들이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공부를 더 잘하고, 더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우리 사회처럼 여성과 남성을 구분 짓고 남성에게 우선권을 주면, 남성이 사회적인 힘을 더 많이 가지게 됩니다. 사회적인 힘이 어느 한 쪽에 심하게 몰리면 여러 문제가 일어납니다. 힘이 센 쪽이 재산을 더 많이 가져가거나, 힘이 약한 사람을 짓누르려고 할 때가 많기 때문이에요. 그럴수록 그들의 힘은 더 세지지요.

 

실제로 우리나라 여성의 가난함 지수는 OECD국가 중에 가장 심각합니다. 직업을 가지는 일이나 월급을 받는 일에서 많은 차별을 받기 때문이에요. 여성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무척 심합니다. 가정 폭력 피해자의 92%가 여성이고, 성폭력 피해자의 여성 비율은 98%나 됩니다.

 

이런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나라를 이끌어 나가는 지도층이 많이 바뀌어야 하는데 2018년 지방 선거 결과에서도 심각한 성차별이 나타났습니다. 시와 도를 이끌어나가는 시도지사 17명 중 여성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구청장, 시장, 군수의 자리에 226명이 당선되었는데 그중 여성은 8명뿐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절반은 여성인데 나라를 대표하는 자리에는 여성이 거의 없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지요.

 

에갈리타니아가 평등하다고 이야기하는 곰들은 모두 더 많은 힘과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 못한 곰들에게 에갈리타니아가 정말 평등한 나라라고 느껴질까요? 여러분이 지금 살고 있는 우리나라는 에갈리타니아와 안타깝게도 참 많이 닮아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진짜 평등한 나라가 되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 2018 인크루트 조사 통계
** 2017년 서울시 성(性)인지 통계

 
  

 

 

8월의 좋은 어린이책 이벤트 보러 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8월의 좋은 어린이책 <빨래는 지겨워>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송언(동화작가)

 

발상의 신선함

웅진주니어 문학상 수상작인 하서찬의 첫 동화집 <빨래는 지겨워>에는 세 편의 단편동화가 실려 있다. 이들 동화를 관통하고 있는 특징은 ‘발상의 신선함’이다. 나는 이것을 생기발랄한 문학적 상상력이라고 본다. 정말 그러한가, 세 편의 동화 속으로 여행을 떠나 보자.

 

1. 빨래는 지겨워

빨래는 왜 지겨운가.

엄마 아빠가 부부 싸움을 하면, 아이가 엄마 아빠를 빨아서 빨래처럼 널어 말려야 하는데, 엄마 아빠가 허구한 날 부부 싸움을 하니, 아이에게 빨래는 지겨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부부 싸움이 아이들을 얼마나 힘겹게 하고, 마음을 멍들게 하는 지를 말해 준다. 빤한 이야기를 전혀 빤하지 않게 풀어 나가는 작가의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전교생이 빨래를 하지 않고 전원 등교하는 게 꿈이 되어 버린 학교. 부부 싸움이 아이들의 행복을 빼앗아 가는 요인이라는 걸 아프게 각성시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재미있다.

 

2. 빵이 된 동생

 ‘엄마가 외출한 뒤 동생은 빵이 되었다.’

이런 거침없는 문장으로 이야기의 포문을 열어젖힌다. 머뭇거림 없이 앞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이야기 전개는 사뭇 매혹적이다. 한순간에 독자의 멱살을 잡아끄는 힘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남게 된 나에게 빵이 된 동생이 불쑥 나타났다는 설정은 얼마나 환상적인가. 게다가 평소에 내가 너무나 먹고 싶었던 ‘초코 카스텔라’ 빵으로 변해 버렸다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고민되는 지점이 있다. 빵을 먹고 싶기는 한데, 그 빵이 하필이면 동생이기 때문에, 차마 먹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그냥 먹어 버릴까. 참고 먹지 말까. 이런 심리적 갈등도 이야기를 출렁거리게 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새롭고 엉뚱한 상상력은 아이들을 즐거운 판타지 세계로 안내한다. 결국 동생인 빵을 먹고 나는 풍선이 되어 방 안에서 둥둥 떠다닌다. 엉뚱 발랄한 상상력이 탄생시킨 흥미로운 이야기. 아이들도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 게 틀림없다. 

 

3. 악어가 된 엄마 아빠

세 단편 가운데 문학적 완성도가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이 이야기 역시 부부 싸움이 소재다. 아들이 미술 대회에서 큰 상을 타 왔는데도 거들떠보지도 않고 으르렁거리며 부부 싸움에 몰두하는 부모. 아들은 부부 싸움을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에 빠져든다. ‘악어 같아. 날카로운 이를 가진 악어. 차라리 엄마 아빠가 악어가 되었으면 좋겠어.’라고.

그 즉시 엄마 아빠는 악어가 되어 동물원의 우리에 갇힌다. 악어가 된 엄마 아빠는 사람들이 무심코 던지는 담배꽁초와 돌멩이, 과자 등을 맞아야 하는 가련한 신세가 된다. 그 때문에 아들은 학교 대신 동물원으로 가서 엄마 아빠를 안전하게 지켜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동물원의 관리인이 귀띔해 준다. 진정으로 행복한 가족이 되면 마법에서 풀려날 것이라고. 결국 아들의 노력으로 어렵사리 마법에서 풀려난다는 이야기. 행복한 가족이야말로 모든 어린이의 소망이란 걸 새로운 방향에서 각인시켜 주는 멋진 작품이다.

 

신선한 발상, 새로운 상상력을 한껏 발휘하며 한 신인 작가가 등장했다. 기꺼이 축하해 줄 일이다. 많은 어린 독자들과 함께.

 

8월의 좋은 어린이책 이벤트 보러 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8월의 좋은 어린이책 <행복하게 나란히>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공길숙(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성폭력예방교육 전문강사)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본 양성평등 이야기
-『행복하게 나란히』를 읽고

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가 어느 날 엄마에게 “여자는 분홍색 옷을 입고, 남자는 파란색 옷을 입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 딸에게 성 역할에서 비롯된 편견과 차별을 하지 않으려 무던히 애써 왔던 터라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딸아이는 색깔을 구분한 이래 제일 좋아하는 색은 내내 ‘파란색’이었고,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은 ‘자동차’였기에 놀람은 더 컸다.

 

여자는 분홍색을 입어야 여자답고, 남자는 파란색을 입어야 남자답다는 생각은 누구의 생각일까? 도대체 여자답고 남자답다는 것 자체가 무엇인가?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다는 생각을 아이들에게 알려 주고 그렇게 기르는 것은 비단 엄마의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양성평등은 가정과 학교, 사회가 성 평등을 기초로 한 교육과 제도적 뒤받침이 촘촘하게 이루어져야 제대로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송아주 작가의 신간 《행복하게 나란히》는 매우 반가운 창작동화다. 《행복하게 나란히》는 쌍둥이 남매인 수아와 수재의 열 가지 이야기를 통해 양성평등의 의미와 중요성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전해 준다.

 

첫 번째 이야기 <적성에는 남녀가 없다> 편은 성 역할에서 비롯된 고정관념이 아이들의 꿈을 억누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여자는 ‘승무원’ 남자는 ‘조종사’라는 편견을 심어 준다면 자기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지 못하고, 결국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할 수밖에 없다.

 

네 번째 이야기 <놀이동산 새치기 맘충> 편은 여성을 비하하고 놀림거리로 삼는 인터넷 문화의 문제점을 잘 보여 준다. 흔히 개똥녀, 김치녀, 된장녀로 비하되고 회자되는 것은 모두 ‘여성’이다. 같은 행동을 해도 그 대상이 ‘남성’이라면 놀림거리도 되지 않았을 거라는 점에서 이 사회가 ‘여성’을 대하는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 양성평등한 교육이란 수아 엄마처럼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어. 그런 걸 찍어서 놀리는 짓을 해서는 안 되는 거야.” 하고 얘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다섯 번째 이야기 <공포의 신체검사>는 남자는 키가 커야 하고 여자는 날씬해야 예쁘다는 편견에 대해 다뤘다. 범수는 작은 키를 키우기 위해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우유를 무리하게 마시고, 유나는 살을 빼기 위해 무작정 밥을 굶기 시작한다. 성 역할의 고정관념에서 비롯한 외모에 대한 편견은 어린이들에게도 스트레스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성 역할 고정관념은 가사노동에 대한 불협화음으로 이어질 때가 종종 있다. 직장을 다니는 여성은 직장생활과 가사를 모두 잘해야 하는 ‘슈퍼우먼’이 될 것을 강요받는다. 그러나 남성은 여성의 일인 가사를 도와주는 것일 뿐 가사가 그 자신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녀가 평등한 가정이라면 가사나 육아도 서로 도와가며 함께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아홉 번째 이야기 <엄마의 생활계획표>는 바로 우리 가정의 일처럼 다가왔다.

 

양성평등이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를 열어 주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는 것이다. 행복하게 나란히 걷는 수아와 수재처럼 양성평등을 위해 이 책을 여러분께 권한다.

 

8월의 좋은 어린이책 이벤트 보러 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8월의 좋은 어린이책 <여행 가는 날>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송지연(초록우산어린이도서관 사서)​

 

삶도 죽음도 여행

삶과 죽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삶이 있기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다. 만약 죽지 않고 영원히 산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삶이 이토록 소중하거나 아름답게 여겨지진 않을 것이다. 유한한 삶이기에 우리는 삶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이리라.

 

점점 ‘죽음’을 다루는 그림책들이 늘어나고 있다. 죽음과 관련된 그림책이나 책들에 늘 관심을 기울이는 편인데 그 목록에 당당히 서영 작가의 『여행 가는 날』을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표지부터 마음을 움직인다. ‘여행 가는 날’이라는 제목뿐만 아니라 봄날 하늘을 바라보는 할아버지 표정에 벌써부터 여행의 설렘이 전해진다. 그런데 할아버지 옆에 있는 투명하고 작은 아이의 존재가 거슬린다. 이렇게 표지에서 독자들은 설렜던 마음 한편에 작고 투명한 존재에 대한 의심의 싹을 키우며 책장을 넘길 것이다.

 

혹시나 했던 의심은 역시나 그 작고 투명한 존재가 ‘저승사자’임을 드러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저승사자의 모습도 그렇고 전체적인 내용도 그렇고 전혀 무겁지 않게 ‘죽음’을 그려낸다. 할아버지는 정말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달걀을 삶고, 장롱 밑 동전을 꺼내 여비를 마련하며, 할머니가 마중 나온다는 말에 얼굴에 팩도 하고, 오래됐지만 아끼는 양복도 꺼내 입는다. 이렇게 소소하고 일상적이며 구체적인 묘사는 죽음이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일상’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담담하고 자연스럽게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할아버지의 말과 행동은 우리가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쉽고도 따뜻하게 표현했다. 삶이 여행이듯이 죽음 역시 여행임을 특별한 클라이맥스 없이도 아주 잘 녹여내고 있다.

 

보통 ‘죽음’을 다룬 책들을 보면 남겨진 자들을 위한 내용이 많다. 죽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누구나 죽는 것이니 그리 슬퍼하지 말고 이겨내라며 힘을 주는 책들. 하지만 이 책은 온전히 ‘죽음을 맞이한 자’의 시선으로 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 어조는 어떠한가? 자기보다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아버지와 어머니, 부인을 만날 생각에 설레어하는 할아버지의 말투는 시종일관 할아버지의 여행을 응원하고 싶게끔 만들어 준다. 그래서 이 그림책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꼭 봤으면 한다.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슬프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죽음을 미리 준비하고 곁에 가까이 두어야 한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 것은 결국 삶도 제대로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나도 할아버지처럼 생의 마지막 순간, 행복했던 지난날들을 떠올리며 먼저 떠난 가족과 벗 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어하며 여행을 준비할 수 있을까? 그러려면 허투루 삶을 낭비해선 안 될 것이다. 폭염으로 몸도 마음도 지치는 요즘, 봄날처럼 따듯함이 느껴지는 그림책을 만나 더없이 기쁘다.

 

 

8월의 좋은 어린이책 이벤트 보러 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8월의 좋은 어린이책 <바다를 존중하세요 - 여성 해양학자 실비아 얼의 생각>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은희(과학 커뮤니케이터)

 

탐험하는 과학자를 꿈꾼다면, 실비아 얼처럼!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미지의 세계를 꿈꾸었어요. ‘저 하늘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간절한 호기심은 우주선을 만들어 달에 발을 디디게 했고, 화성의 표면에 로봇을 내려 주었으며, 지구에서 수십억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명왕성의 하트 무늬가 무엇인지도 밝혀냈지요. 이제는 잠깐 눈길을 아래로 돌려 봐요. 지구에도 우주처럼 우리 인류가 아직 제대로 탐험하지 못한 곳들이 있어요. 그중 하나가 지구 표면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바다랍니다. 바다는 지구 생명이 최초로 태어난 곳이면서 더불어 지구에서 가장 많은 생명체들이 사는 곳이에요. 그런 바다의 매력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차리고, 바다로 뛰어든 멋진 인물이 있어요. 바로 ‘실비아 얼’이지요.


물론 실비아 얼이 바다를 탐험했던 과정은 쉽지 않았어요.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은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없다는 것이었지요. 바다에 더 깊이 더 오래 머물려면,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했어요. 하지만 오랜 세월 쉴 새 없이 부딪쳐서 바위에 구멍을 내는 물결처럼, 사람들은 쉬지 않고 노력해서 바닷속에서 숨 쉬며 살아가는 방법을 하나하나씩 찾아냈지요. 그 흐름에 맞춰 실비아 얼은 잠수복을 입고, 공기통을 메고, 잠수함을 타고, 바닷속을 누볐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방해물이 나타났지요. 바다는 사람인 실비아 얼의 숨을 방해했지만, 사회는 여자인 실비아 얼의 꿈을 방해했대요. 사람들은 여자는 남자보다 작고 힘이 약해서 거친 바다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실비아 얼은 묵묵히 바닷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고, 여자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 주었지요.


오늘도 실비아 얼은 전 세계 바다를 건너고 있어요. 이제는 잠수함 대신 비행기를 타고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바다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바다를 지키기 위해 앞장서고 있지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세상을 상상하면서 꿈꾸었던 적이 있나요? 아직은 너무 어리고 약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그렇다면 여러분보다 먼저 꿈을 꾸고 이루어 냈던 실비아 얼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 봐요. 그 아름답고 눈부신 꿈을, 그 열정적이고 충실한 자신감을 느껴 봐요.

 

8월의 좋은 어린이책 이벤트 보러 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