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좋은 어린이책 <내 머릿속에는 음악이 살아요!>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채훈(전 MBC PD, 클래식 컬럼니스트)
조지 거슈윈의 자유로운 음악이 들려옵니다
「랩소디 인 블루」를 들어 본 적 있나요? 조지 거슈윈의 대표 작품이자, 조지 거슈윈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 수 있는 음악입니다. 이 음악은 클라리넷이 사이렌처럼 긴 악절을 연주하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대목은 원래 악보에 없었습니다. 연습하던 중 클라리넷 연주자가 장난으로 소리를 길게 내질렀는데, 조지 거슈윈은 화를 내기는커녕 아주 재미있어하면서 클라리넷 악보에 18음계를 그려 넣었습니다. 조지 거슈윈이 열린 마음을 가진 음악가였음을 보여 주는 일화지요. 무엇보다 「랩소디 인 블루」는 그동안 누구도 들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음악이었습니다. 재즈, 래그타임, 블루스 등의 대중음악이 클래식과 어울릴 수 있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고, 조지 거슈윈은 그 일을 거뜬히 해냈지요.
조지 거슈윈이 만든 음악은 모두 독창적이었습니다. 음악에 대해 편견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다양한 음악을 가리지 않고 들었으며, 다른 갈래의 음악이 서로 어우러지도록 다듬어서 새로운 음악을 만들 줄 알았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이 소음이라 생각하는 소리들도 음악에 기꺼이 썼지요.
조지 거슈윈은 자유로운 예술가이면서 더불어 생각이 깊은 사람이었습니다. 그에 맞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당시 흑인들은 차별을 받았습니다. 버스에서 흑인은 백인한테 자리를 양보해야 했고, 백인과 함께 밥도 먹을 수 없었지요. 그런 시대에 조지 거슈윈은 용감하게 흑인들이 주인공인 「포기와 베스」라는 오페라를 만들었습니다. 흑인들의 슬픔과 기쁨을 오페라 음악에 생생하게 담아내서, 백인 중심으로 돌아가던 미국 사회를 놀라게 했지요. 조지 거슈윈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찾고자 노력했던 흑인들한테 음악으로 큰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조지 거슈윈은 서른아홉 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자유로웠기에 행복했고, 언제나 당당하게 자기 삶을 살았기에 위대했습니다. 어린이 여러분도 조지 거슈윈처럼 마음을 열고 세상 모든 소리에 귀 기울였으면 합니다. 거기서 영감을 얻고, 마음속에 멋진 예술가를 키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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