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좋은 어린이책 <달빛 마신 소녀>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소영(<어린이책 읽는 법> 저자)

 

『달빛 마신 소녀』는 정교한 동화다. 은유와 상징이 가득한데도 모호한 구석이 없다. 주인공부터 엑스트라까지 각자의 성격과 동기가 분명하다. 이야기가 긴박하게 전개되는데도 적당히 넘어가는 대목이 없다. 이 책을 읽는 것은 성실하게 쌓아올린 아름다운 탑을 오르는 것 같다. 끝에 이르러서야 세계 전체가 보인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음울한 습지와 무서운 숲 사이 ‘보호령’에 사는 사람들은 장로와 수녀들의 지시에 따라 해마다 가장 어린 아기를 마녀에게 바친다. 아이를 잃은 어머니는 침묵하거나 미치는데, 어느 쪽이든 가눌 수 없는 슬픔을 안고 남은 생을 견딘다. 그리고 이 슬픔을 먹음으로써 살아가는 누군가가 있다. 마녀가 아닌 누군가가.

 

강요된 비극을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 - 예민하고, 정직하고, 질문이 많고, 다정한 사람들이(그리고 괴물과 용이) 거짓과 비밀을 파헤친다. 사랑 넘치는 대화와 귀여운 유머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슬픔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손수건을 들고 읽기 시작해야 한다. 문학의 아름다움을, 문학이 왜 ‘여기에 있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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