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돌이 낳은 아이>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은미희(소설가)


우리의 이야기, 우리의 영웅

우리는 참 많은 이야기를 지닌 민족입니다.
앞산이고 뒷산이고 골마다 전설을 품고 있지요. 동네 초입 고목과 이름 모를 산새, 들꽃들은 물론이고, 눈길 닿는 곳마다 이야기가 녹아 있습니다. 그 이야기가 아이들을 키우고 우리를 길러냈습니다.
우리는 그 이야기들을 들으며 꿈과 상상력을 키우고, 나이를 먹고 몸피를 늘려왔습니다. 그 이야기들은 우리의 생에 있어 길라잡이였고 꿈을 긷는 우물이었습니다. 
헌데 언제부턴가 우리는 그 이야기들을 잃어버렸습니다. 잃어버렸으면서도 우리는 그런 기미마저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를 대신한 건 현대 문명의 이기와 바다 건너 서양의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우리의 잃어버린 이야기의 공간은 어느 새 서양의 전설들로 채워졌습니다. 북유럽의 전설들과 온갖 영웅들의 모험담은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고, 우리의 사고를 잠식해갔지요.
자신의 고유한 이야기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과 정신을 잃어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 와중에 만난 ‘돌이 낳은 아이’는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돌이 낳은 아이’는 화순의 고인돌을 동화로 구성한 창작물입니다.
사람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는 ‘라이언 킹’을 보는 듯, 숱한 우여곡절을 뚫고 사람들을 구해내는 호빗 족의 프로도와, 해리포터를 보는 듯 반갑기만 합니다.
영웅 전설은 아직 현재진행형입니다.
배트맨, 앤트맨, 슈퍼맨, 아이언맨…. 우리는 그 영웅들에 우리의 기대를 투사하고 그 영웅이 우리를 더 나은 세상으로 이끌어주길 기대합니다. ‘돌이 낳은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돌이 낳은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따뜻하고, 우리도 얼마든지 그런 근사한 영웅 탄생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새 희망을 갖게 됩니다.
돌아이와 돌의 정령, 그릇손과 붉은이리, 동산이는 우리에게 새로운 영웅의 이야기를 선사해 줍니다. 이들의 우정과 사랑과 역경이 부디 우리에게 새로운 신화로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돌이 낳은 아이’는 사라져가는 우리 이야기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반갑고 더 고마운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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