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좋아서 껴안았는데, 왜?>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하지영(우송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아동 안전 문제는 비단 자녀를 둔 부모나 아동을 교육하는 교사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성원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사건이 일어난 다음 해결하기보다는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아동을 대상으로, 더 나아가 사회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교육 방법이 아동의 발달에 적합하게 이루어져 왔는지, 과연 효과적인 방법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아동들에게 위험한 상황에서는 무조건 “싫어요, 안돼요.”라고 크게 소리를 지르라고 하거나,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가해자보다 힘이 약한 아동이 저항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좋아서 껴안았는데, 왜?>는 위험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는 식의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알려 주는 책이 아닙니다. ‘경계존중교육’을 통해 안전에 대한 태도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구체적인 행동보다 태도를 형성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아동에게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무슨 일이든 태도가 형성된 다음 그 태도를 바탕으로 행동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마음속에 태도가 만들어지고 나면 자연스럽게 그러한 태도가 행동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둘째는, 아동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상황들은 정말 다양해서 한 가지 대처 행동으로 적용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분명한 태도를 형성한다면 상황이 달라지더라도 자신이 가진 태도를 바탕으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좋아서 껴안았는데, 왜?>는 아동이 하루 동안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일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등교부터 수업, 놀이, 하교까지 이루어지는 일과 속에서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어떻게 경계선을 지켜야 하는지 글과 그림으로 보여 줍니다. 이 책에서 주목할 점은 아동에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소재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아동은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을 통해 학습할 때 교육적 효과가 높습니다. 자신에게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정하여 이야기한다면, 아동이 그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유괴 상황을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것과 같은 것이지요. 물론 위험 상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교육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괜한 불안감만 조성할 수 있습니다.


‘경계존중교육’은 아동들에게 자신의 권리를 지키면서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교육입니다. 자신의 몸과 물건, 감정이 소중하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중받아야 된다는 것을 알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권리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동이 서로의 경계를 소중히 여김으로써 친구 관계에서의 존중과 배려는 물론, 안전한 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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